에너지경제 포토

최태현

cth@ekn.kr

최태현기자 기사모음




[증권사1Q실적] 영업이익 1위 한투증권…‘1호 IMA’에 한 뼘 남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06 06:00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수익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운용 부문과 IB부문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4조9731억원, 영업이익 5188억원, 순이익 448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수익은 13.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2.41%, 순이익은 21.57% 각각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 회원으로 등록된 60개 증권사 중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규모로 1위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3462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보다 영업이익이 66% 높다.


운용 부문 121% 급성장 “채권과 발행어음 운용수익 확대"…IB 부문 14% 성장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운용>IB>브로커리지>브로커리지 이자>자산관리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더한 금액이다.


한국투자증권 순영업수익 부문별 내역

▲한국투자증권 순영업수익 부문별 내역

올해 1분기 운용 부문 순영업수익은 4374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중 51.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79억원에 견줘 121% 늘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과 발행어음의 운용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7조61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한도가 별도 기준 자기자본 2배인 약 2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을 운용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는데,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한도에 가깝게 발행해 자금을 조달,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해 운용 수익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마진은 180bp(1bp=0.01%) 수준이며 금리 인하에 따라 조달 비용 감소로 마진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진 개선 10bp당 세전이익은 176억원 증가가 예상되며 잔고 증가에 따른 영향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부문 실적은 2022년 1471억원을 기점으로 2023년 3977억원, 2024년 7237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 다음으로, IB부문에서 순영업수익 188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644억원에 견줘 14.4% 늘었다. IB부문에서는 PF와 M&A 관련 수익이 77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50.4%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ECM과 DCM 부문의 고른 실적과 PF부문 신규 딜도 늘었다"고 밝혔다.


그밖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913억원, 브로커리지 이자 818억원, 자산관리 408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 디지털 혁신, 리스크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 부문별로 포트폴리오를 잘 갖춰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대표 “전 사업부문의 글로벌화" “운용 역량과 리테일 기반 강화"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1월 김성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성환 대표는 취임사에서 “전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주창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는 올해 IB부문 선두 지위는 유지하고 운용 역량과 리테일 기반을 강화한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통상 2년 임기를 주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대표 임기가 1년이다. 1년 후 연임을 결정하는 일종의 재신임 방식이다.


김성환 대표이사도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뉴욕, 홍콩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기업설명회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칼라일, 골드만삭스, 스티펄 등 해외 굴지의 투자은행(IB)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전임 정일문 대표이사는 2019년 임기를 시작한 뒤 5연임에 성공해 2023년 말까지 재임했다. 정 전임 대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전임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수익을 위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해외 수익 창출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 등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운용 그룹 내 운용전략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종합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 FICC본부, Macro Trading 본부에 운용전략본부를 더해 5개 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 역량을 끌어올린 배경에 '1호 IMA 지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지정할 계획이다.


IMA 신청 요건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으로 현재 조건을 충족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호 IMA 지정에 더 적극적이라고 전해진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7조 610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7조7023억원)에 견줘 2배 이상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국내 첫 발행어음 사업자로 인가받아 다음 발행어음 사업자가 나오기 전까지 발행어음 시장을 독점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IMA에 지정되면,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 합산 한도가 별도 기준 자기자본의 300%까지 늘어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신사업인 IMA 1호 사업자 유력 후보"라며 “발행어음잔고 17조6000억원(한도 19조9000억원)으로 추가 레버리지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제도가 갖춰져 있으니 IMA 지정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