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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공개매수제도가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겨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법 시행 전에 지배주주 지분율을 '50%+1주' 위로 미리 채워두려는 움직임이 자본시장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상장회사 경영권이 바뀔 때 일반주주도 최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 남았다. 여야가 정기국회 내 처리에 합의한 만큼 연내 통과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에서 제도가 시행되면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와 부분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50%+1주'로 일제히 맞추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1997년 도입됐다가 외환위기 직후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이듬해 폐지됐다. 이번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을 사들여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미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려 할 경우 공개매수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개매수 대상은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주식총수의 '50%+1주'까지다. 청약이 목표치에 못 미치면 응모한 주식만 사들이면 된다. 공개매수 물량 산정에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분도 포함되지만, 이미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주주의 추가 매수와 부실 징후·회생절차 기업 인수 등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당초 정부와 일부 여당 의원들은 잔여지분 전부를 공개매수 대상으로 하는 '100%안'을 추진했지만, 여야는 인수자 부담을 고려해 '50%+1주' 선에서 절충했다. 제도 시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경영권 인수를 노리는 사모펀드(PEF)업계다. 기업가치 1조원인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종전 지분 30% 기준 3000억원 안팎에서 '50%+1주' 기준 5000억원가량으로 급증한다.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춰 잡는 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처음 제시하는 인수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상장사 대신 비상장사 인수로 눈을 돌리는 PEF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액주주 보호를 요구해온 쪽도 이번 개정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7일 논평에서 '50%+1주' 부분매수를 “'반쪽'이 아니라 '나쁜 제도'"라고 규정하며 “보완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입법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포럼은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일반주주는 이번 개정안으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눠 받거나 회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분율이 과반에 못 미치는 기업 역시, 최대주주는 지분 전량을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는 안분비례로 일부만 매각할 수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고 봤다. 포럼은 또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과반에 못 미치는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와 부분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50%+1주'로 일제히 맞추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지배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일반주주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리파인의 2대주주 머스트자산운용은 최근 최대주주 측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지분 30%를 공개매수하려는 배경에 '50%+1주 확보로 향후 공개매수 없는 경영권 매각이 가능해진다'는 문구가 투자설명서에 담겼다며, 입법 회피 목적의 사전 대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럼은 해외 사례도 비교했다. 영국·유럽연합(EU)·홍콩·싱가포르는 지배권을 넘길 때 잔여주식 전부를 공개매수하도록 강제한다. 미국은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로 강압적 인수를 통제한다. 세계 각국의 제도가 이 두 갈래로 수렴했다는 것이다. 포럼은 그 중간 지점인 부분 의무공개매수를 선진국 흐름과 동떨어진 별개의 나쁜 제도라고 진단했다. 보완책도 제시했다. 하나는 지배주주도 공개매수를 통해서만 지분을 팔게 하는 '안분매수'다. 다른 하나는 부분매수 성립을 독립주주 과반 승인에 걸고, 반대 주주에게도 같은 조건의 매각 기회를 주는 '투표와 매각의 분리'다. 정무위 표결에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상정된 의무공개매수제는 허울뿐이고 기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업계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직 검토가 더 필요한 설익은 제도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기권했다. 법안은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최종 의결 과정에서 이 같은 보완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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