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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매출 100조 찍고도 ‘과잉투자’ 질문 받은 SK하이닉스…“2029년까지 사실상 솔드아웃”

AI 투자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을 넘어섰다. 회사가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의 '고점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한 만큼, 이 같은 자신감이 내년 실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 632% 증가한 수치로,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3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0%에 달해 1000원어치를 팔아 800원을 남긴 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또다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실적을 이끈 건 D램이었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된 데다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었고, 낸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SSD(eSSD) 판매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제품 전반이 고르게 성장했다. 재무구조도 한층 탄탄해졌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조5000억원 늘어난 반면, 차입금은 15조8000억원으로 줄면서 순현금은 98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곳간이 넉넉해지자 주주환원 규모도 키웠다. SK하이닉스는 2026 회계연도 기준으로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을 포함한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 등 약 100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회사 측은 배당과 자사주의 배분 기준을 묻는 질문에 “현재 주가는 창출하는 이익과 현금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저평가돼 있다"며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CEO)이 직접 나서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검토를 접은 배경도 밝혔다. 곽 CEO는 “IPO는 외부 자본을 활용해 솔리다임의 생산시설 확충 재원을 마련하고, 당사의 투자 부담을 덜어 주주환원 여력도 넓히기 위한 방안이었다"며 “다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외부 자금 조달 카드를 내려놓은 대신 곽 CEO는 전략적 투자의 성과를 주주와 나누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 그 대부분을 주주들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주주환원 여력을 그 성과로 채워,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이어가면서도 주주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배당금을 주당 2만원으로 정하면서 실적 개선분 1만원에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나누는 특별배당 1만원을 더한 것도 이 원칙에 따른 것이다. 곽 CEO는 “앞으로도 이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 주주들이 전략적 투자의 성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적은 역대급이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에 쏠렸다. 첫 질문부터 AI 인프라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화 속도가 더디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를 짚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고객들이 개별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과 수익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투자 시점과 속도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30~80% 성장하고 수주잔고도 2~5배 늘어난 만큼 AI 투자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투자 주체가 소수 빅테크에서 일반 기업과 소버린 AI, 온프레미스 수요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며 “특정 주체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수요 확대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솔드아웃' 하이닉스, 과잉투자 괜찮나 SK하이닉스가 내세운 버팀목은 장기공급계약(LTA)이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고객과 LTA를 맺었으며, 통상 5년인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일부 고객과 선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가격은 고객과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구조로 정했고, 고객의 구매 계획이 실제 주문과 출하로 이어지도록 예치금 등 이행 장치도 계약에 담았다. 이렇게 확보한 물량은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를 웃돈다. 회사 측은 “이미 확보한 LTA 물량과 현재 협의 중인 수요를 종합하면 2029년까지 향후 3년간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모두 솔드아웃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건 과거 메모리 사이클의 기억 때문이다. 호황기에 앞다퉈 늘린 생산능력이 수요 둔화와 맞물리면서 업황 급락을 부른 전례가 있어서다. 이날도 용인 클러스터와 M17 등 신규 팹 투자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수요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회사 측은 “투자 규모나 신규 팹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 공급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HBM 등 고성능 제품 비중이 커지고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같은 양을 생산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만큼, 지금의 투자는 단순한 증설이 아니라 기술 전환을 위한 기반 확보 성격이 짙다는 설명이다. 투자 집행 방식도 단계적이다. 건물 골조에 해당하는 셸 공사는 앞당기되 클린룸은 단계별로 나눠 열고,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장비 반입과 양산 확대는 수요에 맞춰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고객이 제시하는 설비투자나 수요 전망만 보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재무 건전성과 자금 조달 여력까지 함께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BM 수요에 대해서는 더욱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일부 고객이 HBM 적층 단수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회사 측은 “한정된 물량으로 더 많은 AI 가속기를 만들려는 전략일 뿐"이라며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어 “고객의 요청 물량은 당사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의 2배를 넘는다"고 말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SK하이닉스는 3분기 92일 동안 하루 평균 9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올해 약속한 주주환원 100조원이 3분기 영업이익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하려면 지금의 수익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 결국 호황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내년 실제 수요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연말까지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HBM4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4분기에는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앞지르며 주력 제품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는 4분기 중 321단 공정 비중을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용인 1기 팹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외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매입을 마친 자사주 40조원은 조만간 소각하고, 키옥시아 특별배당 가운데 나머지는 올해 결산 배당에 포함해 지급할 전망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미래에셋증권 “대우건설, 실적은 개선됐지만 해외 수주가 관건”

미래에셋증권은 28일 대우건설에 대해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주요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가 지연되면서 구체적 성과를 통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2만4000원에서 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1조8420억원, 영업이익은 223.7% 증가한 18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693억원을 8% 웃돌았다. 주택·건축 부문의 외형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 관련 대손충당금 733억원이 설정되면서 손익 개선 폭은 제한됐다. 토목 부문에서는 이라크, 필리핀 등 해외 준공 현장에서 약 107억원의 이익이 반영됐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매출 감소와 원가 영향이 반영됐다. 향후 실적의 관건은 주요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 성과가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신규 수주는 약 12조5000억원으로 연간 상향 조정 가이던스 27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연간 수주 상향의 근거였던 체코 두코바니 원전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올해 3분기 추가 수주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대우건설은 이달 상도 15구역 재개발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서 각각 약 1조4000억원, 약 4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이를 고려해 미래에셋증권은 대우건설의 올해 연간 수주 실적이 지난해의 14조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외 원전·LNG 기대감 축소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구체적 성과를 통한 증명이 멀티플 상향 근거의 전제 조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LS증권 “네이버, 브룩필드 계약으로 AI팩토리 가시화…고객 확보가 관건”

네이버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AI팩토리 인프라 계약을 맺으면서 신성장 동력이 가시화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다만 18조원대 지급보증이 따르는 만큼 최종 고객 확보가 수익성을 가를 변수로 꼽혔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브룩필드와 AI팩토리 인프라 계약을 체결하고 18조7400억원 규모 지급보증을 공시했다. 브룩필드가 최대 90억달러 규모 인프라를 조성하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를 GPU 서비스(GPUaaS) 형태로 공급받아 고객에게 재판매하고, 네이버 본사가 지급의무를 보증하는 구조다. 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외부 자본으로 초기 투자 부담을 분산했고, 엔비디아 지분투자와 맞물려 실행 기반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브룩필드 자금과 엔비디아의 약 10억달러 투자로 2028년까지 목표한 200MW 컴퓨팅 인프라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송·죽전 데이터센터에 상면을 이미 확보해 수익화 속도에서도 유리하다고 봤다. 부담 요인도 짚었다. 지급보증액은 90억달러를 전액 집행할 경우의 장기 공급대금 명목 총액으로, 실제 지급의무는 배치별로 6년간 발생한다. 선 연구원은 공급 이후 판매가 부진하면 지급 부담이 남을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 구축 예정인 55MW의 고객 확보와 계약 조건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빛과전자, 美 광통신업체 광트랜시버 신규 수주…두자릿수 급등

28일 장 초반 빛과전자가 강세다. 미국 광통신 장비업체로부터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7분 현재 빛과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15.48%) 오른 37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빛과전자는 미국 주요 광트랜시버 공급업체인 H사로부터 케이블 TV망에 활용되는 소형 폼팩터 플러거블(SFP) 트랜시버의 초도 양산 물량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25기가비피에스(Gbps)급이며, 하나의 장비로 여러 광통신 파장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망 운영에 필요한 장비 수를 줄이고 망 확장·장애 복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빛과전자는 제품 개발과 샘플 제공을 거쳐 양산에 착수했으며, 내년부터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발주 규모와 거래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맥쿼리, 가비아·KINX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추진…급등

케이아이엔엑스I(KINX)와 가비아 주가가 28일 장 초반 급등하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이 가비아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고, KINX도 전량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5분 현재 KINX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6%(3만6100원) 오른 15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가비아 주가도 26.43%(1만700원) 오른 5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전날 맥쿼리와 협상을 통해 가비아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5만3000원으로 인상하고 KINX도 주당 19만원에 전량 공개매수하는 것에 합의했다. 맥쿼리운용은 두 회사의 남은 지분을 모두 매수한 뒤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합의는 지난 9월 1차 공개매수 무산 직후 제시한 ▲가비아 일반주주에 대한 기존보다 나은 조건 확보 ▲KINX 등 상장 자회사 일반주주 보호 해법 마련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모두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환 대표는 “이번 합의는 얼라인의 적극적 주주관여 및 여러 일반주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의 결과"라며 “일반주주의 요구를 반영해 가격과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 가비아와 KINX 양사 주주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 맥쿼리 측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조각투자 스타트업 루센트블록 “금융위 예비인가 불공정…추가 인가 해야”

조각투자(STO) 사업자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금융위원회의 심사 과정에 불공정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지만, 과거 심사 과정을 재조사하는 것보다 추가 인가를 통해 시장에서 사업성을 평가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 허세영 대표 “서운한 것 맞지만…우선순위는 추가 인가" 27일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에 STO 추가 인가를 촉구했다. 예비인가 심사 과정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도, 해당 사안을 전면 재조사하기보다는 조속한 추가 인가를 통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허 대표는 “불공정하게 탈락한 데 대해 서운함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지나간 일에 대해 전면 재조사해달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 대응을 당연히 검토하고 있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이라며 “우리 사업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인가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STO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9년차 스타트업이다. '소유'는 고가의 부동산을 쪼개 소액으로 사고팔 수 있게 하는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지난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규제샌드박스)로 지정돼 사업을 시작한 이후 약 5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사실상 STO 시장을 개척한 스타트업이지만, 루센트블록은 지난 2월 금융위가 진행한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4년 간 사업을 운영하도록 허용한 기업이 정작 정식 인가에서는 배제된 셈이다.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된 곳은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는 NXT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가 주도하는 KDX였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3개 상임위원회의 여야 의원 7명이 STO 장외거래소 인가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 “우리는 자신 있다…시장에서 평가 받을 것" 이날 허 대표는 금융위의 예비 인가 절차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허 대표는 “우리를 존재할 수 있게 해준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는 샌드박스 사업자가 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이 21조에 명시돼 있다"며 이어 “하지만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소집권은 금융위원장에게만 있고, 그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우리가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2개 사업자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금융위는 의결 없이 보고만으로 사업자 수를 최대 2곳으로 제한했다"며 “금융위는 위원 9인의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위원회의 결정은 의결을 말한다. 9명이 정하지 않은 건 금융위원회가 정한 게 아니므로 위원회의 결정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같은 시행령으로 제도화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의 경우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우선 인가 심사를 진행하면서, STO 유통 플랫폼에는 신규 사업자와 경쟁하는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허 대표는 “우리가 선정됐다면 이미 2분기에 정식 서비스를 충분히 시작하고도 남았겠지만, 지금 선정된 두 곳은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지도 못했다"며 “향후 추가 인가를 열어두겠다고 했지만, 그게 1년 후가 될지 3년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건 '혜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사람다운 '공정'"이라며 “우리는 이 업을 잘 할 자신이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며 잘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대체 ‘진지한 제안’은 어떻게 하는 건가…국회, ‘진지한’의 정의 입법화 중[자본법안 와치]

상장사 이사회가 인수제안을 받으면 그 내용과 판단 이유를 공시하도록 하는 '한국형 베어허그' 법안을 두고 '진지한 인수제안' 정의와 공시 의무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개매수 단계에서 이사회의 의견 표명을 의무화하는 데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쟁점은 공개매수 이전 단계의 '진지한 인수제안'이었다. 이를 법률로 정의할 수 있는지, 허위 제안이 불공정거래의 면죄부가 되지 않을지가 논란이 됐다. 인수제안이 이사회가 아닌 지배주주에게 향하는 국내 소유구조에서 공시 의무가 제대로 작동할지를 두고도 시각이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김남근·김현정·박홍배 의원과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형 베어허그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지난 9월 '한국형 베어허그' 법안을 대표 발의(개정안)한 오기형 의원은 개회사에서 “11월 법안소위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 그동안 논의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쟁점은 공개매수에 앞선 인수제안을 어디까지 공시 대상으로 볼지였다. 개정안은 주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수제안을 받은 이사회가 접수 내용과 검토 계획을 주요사항보고서로 공시하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위는 시행령에 맡겼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개매수 단계와 그 이전 단계를 나눠 봐야 한다고 했다. 황 연구위원은 “공개매수는 신고서가 접수되면 철회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이어 “그 전에 회사에 인수하겠다고 한 제안은 언제든 철회할 수 있어, 그중 정말 진지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도 진지한 인수제안을 법률로 정의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황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경영진과 작전세력이 결탁하면 불공정거래로 처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진지한 인수제안이었기 때문에 공시했다'는 면죄부가 생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제안이 철회되거나 협상이 결렬됐을 때 후속 공시를 어떻게 의무화할지도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그 사이 오른 주가에 주식을 산 투자자의 피해를 어떻게 설명할지도 과제로 꼽았다. 금융당국도 비슷한 고민을 내비쳤다.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인수제안 공시 의무를 언제부터 부과할지 전문가 의견을 들었을 때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큰 이유는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제안이 섣불리 공개돼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거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무 현장에서는 공시 시점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철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인지한 때'를 가능한 한 구체화해야 언제 공시 의무가 생기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구속력 없이 오가는 초기 제안까지 즉시 공시하게 해 중구난방으로 퍼지는 것이 과연 모두에게 이익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밀유지 등을 이유로 공시를 미루거나 면제할 수 있는 예외 사유를 두자고 제안했다. 발제를 맡은 심혜섭 변호사는 대안을 제시했다. 매수가격, 거래조건, 인수 후 경영방침, 자금조달계획 등 뒷받침하는 자료를 갖춘 제안을 '진지한 인수제안'으로 보고 세부 요건은 시행령에 위임하자는 것이다. 공시 사유는 세 시점으로 나눴다. 이사회가 이런 제안을 인지한 때, 검토 결과를 확정한 때,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한 때다. 공개매수 단계의 의견표명 의무화에는 이견이 거의 없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 대상 회사가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만 규정한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제출된 공개매수신고서는 113건이었다. 이 가운데 이사회가 의견을 밝힌 경우는 18건(15.9%)에 그쳤다. 반대 의견 3건은 모두 경영권 분쟁 상황의 적대적 공개매수였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담은 개정 상법이 시행된 뒤에는 38건 중 13건(34.2%)으로 표명 비율이 높아졌다. 황 연구위원은 “해외 주요국은 공개매수 단계의 의견표명을 모두 의무화하고 있다"며 “의무화에 매우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처럼 대상회사가 공개매수자에게 공개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절차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김유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의 초점을 이사회의 의무에 맞췄다. 김 교수는 “베어허그 입법의 본질은 베어허그를 규제하는 게 아니라, 베어허그 상황에서 이사회에 어떤 의무를 부과할 것인가"라고 했다. 그 법이론적 근거로는 2025년 7월 도입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들었다. 이사의 책임 범위에는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공개매수에 반대했는데 이후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충실의무 위반이 인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 소유구조에서 베어허그가 작동할 수 있는지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렸다. 황 연구위원은 개정안이 인수제안이 이사회로 간다는 것을 전제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국내 상장사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등 내부 지분율은 평균 42.39%에 이른다. 그만큼 인수희망자는 이사회가 아니라 지배주주에게 제안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공시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저PBR 하위 30개사의 평균 내부 지분율이 55.25%로 오히려 더 높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러면서 “베어허그가 그 자체로 저PBR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좌장인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 M&A는 지배주주 지분을 사는 형태가 90% 이상"이라고 짚었다. 심 변호사는 지배주주 존재보다 공정한 인수제도가 없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베어허그는 독자적인 제도가 아니라 전략"이라며 “공정한 인수제도를 만들면 베어허그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재계는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송승혁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팀장은 저PBR 해소라는 정책 취지에는 경제계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범규준이나 행동지침 형태로 먼저 시행해 실효성을 검증한 뒤 법제화 여부와 수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공시 의무만 도입되면 공격과 방어의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송 팀장은 몇 가지 보완책도 제안했다. 이사회가 찬성·반대·중립 가운데 하나를 반드시 고르게 하기보다 미국처럼 '의견 유보'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이사들의 형사상 배임 리스크까지 포괄하는 면책 조항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김미정 과장은 “제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의식과 관행이 문제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주주 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이 일정 부분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금융위가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속 ‘콜옵션’ 가격 공개…영풍 이사회 배임 리스크 논란

영풍과 장형진 고문 측이 MBK파트너스(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영풍 이사회의 배임 가능성 및 재무적 손실 위험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27일 법조계 및 자본시장 업계 등에 따르면 영풍이 2024년 9월 13일 MBK 측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착수하며 체결한 경영협력계약 문서에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의 구체적 행사가격이 확인됐다. 계약서상 MBK 측은 '공개매수 완료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날' 또는 '영풍·MBK가 추천한 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점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부터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7만 91주를 주당 '70만 원+연 5% 이자 가산' 금액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에 성공하지 못함에 따라 1차 옵션 기준일은 공개매수 완료일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이 된다. 제출된 경영협력계약 문건에 따르면 MBK가 보유한 콜옵션은 행사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일회 또는 수회에 걸쳐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MBK 측은 고려아연 투자 회수 전에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별도의 계약 변경 공시가 없는 한 권리 행사 결정권은 3개월 내 MBK 측에 남게 된다. 고려아연 주가가 최근 3개월간 80만~100만원 이상 형성된 상황을 감안할 때, MBK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영풍은 시가 매각 대비 수천억 원 수준의 잠재적 이익 기회를 상실하고 해당 차액만큼의 재무적 손실 위험을 안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콜옵션 계약 체결 자체가 영풍 이사회의 배임죄(배임성립) 쟁점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법원 판례상 배임죄는 배임 행위로 인해 회사에 실제 손해가 발생한 시점뿐만 아니라,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초래된 때에도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MBK 측의 실제 콜옵션 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영풍 이사회가 2024년 9월 계약 체결 당시 영풍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거나 시가 대비 저가로 주식을 넘겨줄 의무를 부담시키는 계약을 승인함으로써 회사에 구체적인 손해 발생 위험을 제공했는지가 향후 사법적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영풍 제출 자료 내 “당사자들이 별도로 합의하는 경우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정한 날"이라는 예외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추가 합의 가능성도 있다. 계약 내용이 변경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공시 의무가 수반된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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