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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래소 JPYC 급등 반복…유동성 제한에 가격 출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본래 가치와 달리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업비트에 상장된 일본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제이피와이코인(JPYC)은 상장 당일인 17일 오후 6시에 12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한 시간 만에 37.6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해외 시장에서는 8원대에 거래됐으나, 국내에서는 유통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단기간 급등했다. 업비트는 가격 변동성에 대응해 이더리움 네트워크 외에도 카이아와 폴리곤 네트워크를 통한 입금 지원을 추가했다. 이후 JPYC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아 8원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가격 급등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이유알코인(EURC)은 업비트에서 13일 3,300원까지, 이튿날 빗썸에서는 7,86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평소 1,500원 내외에서 거래되던 가격의 4~5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10월 10일에는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1,655원,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는 1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날 빗썸에서도 USDT와 USD1 가격이 각각 5,755원, 9,005원까지 뛰었다. 당시 이들 코인은 1,500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각 거래소의 호가와 주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 매수세가 몰리면 가격이 쉽게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해외 거래소의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확보하려 하면서 가격 변동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JPYC 사례와는 배경이 다르지만, 특정 시점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원화 기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거래소에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 활동이 금지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법인과 금융기관의 참여가 막혀 개인 유동성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전문 시장조성자가 있다면 이런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연구원도 신규 자산 거래지원 전후로 충분한 물량이 유통되고, 독립적인 마켓메이커가 안정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불안정성은 중앙은행이 법정통화 대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국장 시절 강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이 법정 화폐의 '신뢰의 앵커' 역할을 지켜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배당주의 계절 돌아왔다…배당수익률 1위 종목은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배당금을 추정한 종목 가운데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국지역난방공사로 나타났다. 배당수익률은 증권사가 추정한 보통주 기준 주당배당금(DPS)을 지난 17일 종가로 나눠 산출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지난 17일 종가는 7만5000원으로, 올해 예상 DPS는 6520원이다. 이에 따른 예상 배당수익률은 8.69%에 달한다. 예상 DPS도 지난해 6157원보다 363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AJ네트웍스가 8.33%로 뒤를 이었다. 올해 예상 DPS는 343원으로 지난해 330원보다 13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주도 고배당 종목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7.99%, 삼성증권은 7.98%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의 예상 DPS는 2031원으로 지난해보다 731원 늘고, 삼성증권은 6867원으로 2867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 영향이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3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삼성증권은 2조3117억원으로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웹젠이 7.96%, SOOP 7.27%, 제일기획 7.23%, 키움증권 7.15%, 한국금융지주 6.84% 등의 순으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았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종목은 총 29개사로 집계됐다. 다만 높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당수익률은 DPS를 현재 주가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한 경우에도 수치상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주가가 1만원인 기업이 500원을 배당하면 배당수익률은 5%지만, 주가가 5000원으로 반토막 나면 같은 500원을 배당하더라도 배당수익률은 10%로 높아진다. 실제로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웹젠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6%,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SOOP과 제일기획 역시 각각 25%, 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올해가 배당주에 주목할 만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과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올해부터 배당금이 전년보다 줄지 않으면서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이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배당금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 등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최근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형성된 고금리 환경도 배당주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기술주 등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커지는 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스피 상승세 꺾이나”…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막바지

그동안 국내 증시의 하방을 지지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당초 계획보다 빠른 다음 달 중순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까지 끝날 경우 수급 공백이 커지면서 지수의 상승 모멘텀이 한층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최근 20거래일 동안 자사주 3980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매입 예정 물량 5328만5968주의 74.69%에 해당한다. 누적 매입 금액은 10조3078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0일부터 22거래일 동안 자사주 1415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예정 물량 2407만주의 58.79%로, 누적 매입액은 24조3900억원이다. 두 회사의 자사주 누적 매입액을 합하면 34조6978억원에 달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21일,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보다 상당히 이른 시점에 매입을 끝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하루 평균 약 200만주를 매입하고 있다. 남은 물량이 1348만5968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6~7거래일이면 매입을 마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루 평균 약 65만주를 사들이고 있어 남은 992만주를 소화하는 데 약 15~16거래일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대체휴일, 한글날 등 휴장일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달 중순께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모두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고금리, 주요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론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사이드카가 발동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등의 영향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효과 역시 지수의 하방을 지지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끝난 이후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고 거래대금마저 감소하면서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 수급을 제외하면 시장을 뚜렷하게 이끌 매수 주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합산 비중이 50%를 넘는 만큼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될 경우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여부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에는 대외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전쟁 장기화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에 육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최근 다시 상승해 달러당 1385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요인이 남아 있다. 반면 다음 달부터 본격화하는 3분기 실적 시즌은 외국인 수급을 되돌릴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을 확인할 경우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을 외국인이 일부 메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연휴 이후 예정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국내 반도체주의 3분기 실적과 업황을 가늠할 선행 지표로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투자 우려에 금리 부담까지…추석 앞둔 코스피 변동성 커지나 [주간증시]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속도 조절론과 고유가, 고금리의 3중고에 시달리며 소폭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물가 상승 압력 조절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한 데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국제유가 역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는 이 같은 변동성과 추석 연휴를 앞둔 수급 공백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부진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0.23%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반도체·수출주 업종 약세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14일 하루에만 KRX 반도체지수는 3.77% 하락했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86% 급락했다. AI 관련주 투자심리 악화의 배경으로는 AI 속도조절론이 꼽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 프론티어 모델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AI 능력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와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해당 의견에 지지를 표명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왔다. 새로운 AI 모델 개발과 출시가 지연될 경우 모델 상용화와 매출 발생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익 실현이 늦어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인프라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대규모 학습 일정이 조정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장비 주문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AI 모델 개발과 출시 지연이 인프라 발주와 이익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실제 주문 감소 전임에도 투자 경로의 불확실성과 할인율 부담이 함께 반영된 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유가 역시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대체 수송로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까지 피격당했다. 이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우려를 자아내며 고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지난 16~1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FOMC는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5bp(1bp=0.01%포인트) 인상되며 3.75~4.00%로 결정됐다. 케빈 워시 Fed 의장은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견조한 경제 상황과 높은 물가 상승 압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했다. 유가가 더 이상 원자재 가격 변수가 아닌 금리 하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높은 장기 금리는 기간 프리미엄 중심의 실질금리에 더해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더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코스피 멀티플과 이익 양쪽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현재처럼 미국 장기금리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적 인플레이션 기대로 연결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금리 국면에 추석 연휴가 맞물리면서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연휴를 앞두고는 수급이 줄어들고, 연휴 이후에 수급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10년간 추석 연휴 전 5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평균적으로 0.42% 내려앉은 반면, 연휴 이후 5거래일 간 평균 수익률은 0.68%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파적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추석 연휴를 앞둔 만큼 경계 매물이 쏟아지며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는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구간에 있어, 정상화에 따른 상향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법 시행 전에 지분부터 채워라’…의무공개매수 앞두고 ‘50%+1주’ 쏠림 경고[자본법안와치]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겨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법 시행 전에 지배주주 지분율을 '50%+1주' 위로 미리 채워두려는 움직임이 자본시장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상장회사 경영권이 바뀔 때 일반주주도 최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 남았다. 여야가 정기국회 내 처리에 합의한 만큼 연내 통과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에서 제도가 시행되면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와 부분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50%+1주'로 일제히 맞추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1997년 도입됐다가 외환위기 직후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이듬해 폐지됐다. 이번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을 사들여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미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려 할 경우 공개매수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개매수 대상은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주식총수의 '50%+1주'까지다. 청약이 목표치에 못 미치면 응모한 주식만 사들이면 된다. 공개매수 물량 산정에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분도 포함되지만, 이미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주주의 추가 매수와 부실 징후·회생절차 기업 인수 등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당초 정부와 일부 여당 의원들은 잔여지분 전부를 공개매수 대상으로 하는 '100%안'을 추진했지만, 여야는 인수자 부담을 고려해 '50%+1주' 선에서 절충했다. 제도 시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경영권 인수를 노리는 사모펀드(PEF)업계다. 기업가치 1조원인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종전 지분 30% 기준 3000억원 안팎에서 '50%+1주' 기준 5000억원가량으로 급증한다.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춰 잡는 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처음 제시하는 인수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상장사 대신 비상장사 인수로 눈을 돌리는 PEF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액주주 보호를 요구해온 쪽도 이번 개정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7일 논평에서 '50%+1주' 부분매수를 “'반쪽'이 아니라 '나쁜 제도'"라고 규정하며 “보완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입법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포럼은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일반주주는 이번 개정안으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눠 받거나 회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분율이 과반에 못 미치는 기업 역시, 최대주주는 지분 전량을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는 안분비례로 일부만 매각할 수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고 봤다. 포럼은 또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과반에 못 미치는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와 부분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50%+1주'로 일제히 맞추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지배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일반주주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리파인의 2대주주 머스트자산운용은 최근 최대주주 측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지분 30%를 공개매수하려는 배경에 '50%+1주 확보로 향후 공개매수 없는 경영권 매각이 가능해진다'는 문구가 투자설명서에 담겼다며, 입법 회피 목적의 사전 대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럼은 해외 사례도 비교했다. 영국·유럽연합(EU)·홍콩·싱가포르는 지배권을 넘길 때 잔여주식 전부를 공개매수하도록 강제한다. 미국은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로 강압적 인수를 통제한다. 세계 각국의 제도가 이 두 갈래로 수렴했다는 것이다. 포럼은 그 중간 지점인 부분 의무공개매수를 선진국 흐름과 동떨어진 별개의 나쁜 제도라고 진단했다. 보완책도 제시했다. 하나는 지배주주도 공개매수를 통해서만 지분을 팔게 하는 '안분매수'다. 다른 하나는 부분매수 성립을 독립주주 과반 승인에 걸고, 반대 주주에게도 같은 조건의 매각 기회를 주는 '투표와 매각의 분리'다. 정무위 표결에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상정된 의무공개매수제는 허울뿐이고 기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업계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직 검토가 더 필요한 설익은 제도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기권했다. 법안은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최종 의결 과정에서 이 같은 보완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원화 스테이블코인, 민간 준비는 ‘척척’…상용화는 ‘2단계법’에 발 묶여

국내 금융·플랫폼 기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정산 서비스의 기술적 밑그림을 잇달아 완성하고 있다. 글로벌 발행사와 업무협약을 넘어 실제 서비스 환경에 가까운 기술 실증(PoC)까지 마친 사례도 나왔다. 하지만 이를 상용 서비스로 연결할 발행·운영 기준은 디지털자산 2단계 법제화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면서 공백 상태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법 시행 세부규칙 마련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경쟁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제도 정비가 늦어질수록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과 업무협약을 맺고 원화 기반 디지털자산과 글로벌 결제·송금 분야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토스·토스뱅크도 같은 달 서클과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 및 스테이블코인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부는 업무협약을 넘어 실제 기술 검증 단계로 나아갔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카카오페이머니 지갑을 스테이블코인 등 온체인 자산까지 관리할 수 있는 통합형 지갑으로 확장하는 기술 실증을 마쳤다. 쿠팡과 우리은행은 쿠팡이 초기 파트너이자 투자사로 참여한 레이어1 블록체인 '템포(Tempo)'를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 주문 결제 건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가맹점주에게 실시간 송금·정산되는 과정과, 전자지갑·은행계좌를 연계해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를 상호 전환하는 온·오프램프 과정을 상용 서비스와 동일한 환경에서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기술 검증이 곧바로 사업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어떤 사업자에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지, 준비자산을 어떻게 관리할지, 이용자의 상환 요구를 어떻게 보장할지 등 핵심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다. 기업들이 실제 서비스 구조와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려면 이 기준이 먼저 확정돼야 한다.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금융 서비스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한층 빨라졌다. 미 재무부는 지난 8월 17일 지니어스법(GENIUS Act) 이행을 위한 세부 규칙안을 공개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판매 범위와 인가 기준 등 실제 법 시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민간 경쟁도 개별 서비스를 넘어 인프라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운영 중이고, 비자는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범사업에 이어 금융회사·핀테크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보관·이체·상환을 지원하는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VSP)'을 내놨다. 개별 발행·결제를 넘어 다른 금융사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운영을 지원하는 인프라 영역으로 경쟁 축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입법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은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금융 혁신 사례와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이달 중 공청회를 열고, 국정감사가 끝나는 11월께 법안소위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적 기준이 마련된다고 해서 곧바로 상용 서비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기업이 실제 사업에 나서려면 새로 정해질 발행·준비자산·상환 기준에 맞춰 시스템과 내부 절차를 다시 정비하고 서비스 구조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도 마련이 늦어지는 만큼 실제 시장 진입 시점도 그만큼 뒤로 밀리는 구조인 셈이다. 한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마련된 이후에도 기업들이 실제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새 기준에 맞춰 시스템과 내부 절차 등을 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일찌감치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의 준비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제도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기업들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동양, 가덕도 신공항·AI 데이터센터 기대감…上

18일 장 초반 동양이 강세다. 가덕도 신공항 수혜와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기대에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8분 현재 동양은 전 거래일 대비 312원(29.97%) 오른 1353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동양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따른 레미콘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동양은 전국 17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개가 경상도 지역에 위치해 있다. 가덕도신공항 추진이 내년 이후 동양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도심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동양은 지난 2022년부터 AI와 데이터 인프라 수요 확대에 주목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데이터센터 준공이 끝난 후 매각 차익에 따른 수익 발생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강세…美 반도체주 훈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8일 장 초반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기술주가 반등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7% 오른 2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53% 상승한 182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가 2% 넘게 올랐고 마이크론도 5%대 상승했다. 퀄컴과 인텔 등 AI 반도체 관련 종목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급등했던 미 국채금리가 진정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금리·물가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칩 판매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같은 날 청약, 덕산넵코어스는 상단·글로벌테크놀로지는 하단 미만…무엇이 흥행 갈랐나

같은 날 일반청약에 나선 덕산넵코어스와 글로벌테크놀로지에 대한 기관투자자 평가가 엇갈렸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덕산넵코어스에 상대적으로 강한 수요가 몰렸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비율 역시 덕산넵코어스가 더 높다. 반면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주식은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적어 상장 이후 수급 조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기업 이익의 성장성과 가시성이 결과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덕산넵코어스와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이날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덕산넵코어스는 대신증권, 글로벌테크놀로지는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차이가 뚜렷했다. 덕산넵코어스는 86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인 1만4600원으로 확정했다. 글로벌테크놀로지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23.2대 1로 집계됐으며 공모가는 희망범위 1만3000~1만5000원을 밑도는 1만원으로 결정됐다. 다만 상장 이후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물량을 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덕산넵코어스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비율은 기관투자자 최종 배정 결과를 반영할 때 약 33%다. 당초 증권신고서에서 40.15%였던 유통가능비율이 약 7%포인트 낮아졌다. 글로벌테크놀로지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비율은 22.19%다. 상장 직후 시장이 소화해야 할 물량은 글로벌테크놀로지가 더 적은 구조다. 이는 절대적인 금액 규모 차이로도 이어졌다. 덕산넵코어스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약 629만주다. 공모가를 적용하면 918억원 규모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약 436만주로 공모가 기준 약 436억원이다. 반면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유통 가능한 주식 자체를 처음부터 적게 가져가는 구조다. 글로벌테크놀로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후 1개월 뒤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 지분 대비 22.19%다. 상장 후 3개월과 6개월 뒤 유통 가능한 물량은 각각 32.44%, 32.64%다.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상장 초기 유통물량을 20%대로 낮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주주 지분에 걸린 장기 보호예수가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 등에 걸린 공모 후 매각제한 물량 비중은 59.33%다. 이중 최대주주 본인인 김민선 글로벌테크놀로지 대표이사의 비중은31.03%로, 4년의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됐다. 덕산넵코어스 역시 최대주주 지분 등에 장기간 보호예수를 설정했지만, 기관투자자 최종 배정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보호예수 물량을 늘리면서 초기 유통물량을 추가적으로 줄였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당초 제기됐던 오버행 가능성이 상당 부분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물량으로 배정된 주식은 128만8389주로 기관 배정 물량 225만주의 57.3%다. 대신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물량 중 확약 기간이 1개월인 물량은 약 63만8000주로 기관 배정 물량의 28.3%를 차지한다. 확약 기간이 3개월과 6개월인 물량은 각각 약 27만2000주와 26만1000주로 기관 배정 물량의 12.1%, 11.6% 수준이다. 덕산넵코어스의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증권인수업무 규정이 꼽힌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15일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한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공모주식의 10% 이상, 벤처기업투자신탁에는 30% 이상을 배정해야 한다. 발행사 성장성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믿음도 의무보유 물량을 늘린 요인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부터 작년에 이르기까지 덕산넵코어스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54.5%다. 영업이익을 보면, 20223년에는 58억31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20억원, 40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기업 성장 가시성은 수요예측의 흥행과도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테크놀로지 역시 동 기간 129%의 매출 CAGR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2023년 30억82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4년과 2025년 각각 20억원과 59억5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는 성장 가능성과 전망을 믿고 의무보유 물량을 늘린 것"이라며 “의무보유확약을 하고 받는 물량과 미확약으로 받는 물량은 5~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FSN, ‘알짜 자회사’ 부스터즈 거취 연내 결정…상장·매각·합병 ‘세 갈림길’

코스닥 상장사 FSN이 핵심 자회사 부스터즈의 구조 개편 방안을 연내 결단하기로 했다. 상장, 매각, 합병 세 가지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데, 어느 쪽을 택하든 기존 주주와 부스터즈 투자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 순탄치 않은 협상이 예상된다. 배경에는 뚜렷한 저평가 문제가 있다. FSN은 지난해 매출 2723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592억원에 그친다. 회사가 자체 평가한 그룹 지분가치 약 1688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부스터즈 매출·영업이익이 FSN 연결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3%, 109%를 넘어 사실상 본체나 다름없어졌다. 하지만 부스터즈 이익이 커질수록 회계상 파생상품평가손실만 불어나는 역설적 구조도 문제로 지목된다. 부스터즈가 발행한 전환사채(CB)·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지난해에만 161억원, 올해 상반기에도 56억원 추가로 반영됐다. FSN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주주간담회를 열고 부스터즈의 상장·매각·합병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서정교 FSN 대표는 “올해 안에 방향을 결정해 공표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방안은 부스터즈가 FSN 자회사 지위를 유지한 채 별도 상장하는 것이다. FSN이 최대주주 지위와 연결 실적을 그대로 보유하면서 부스터즈 성장의 과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방안이다. 문제는 올해 8월부터 금융당국이 시행한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방침이다.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자회사가 영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부스터즈는 FSN 매출의 70∼80%, 영업이익의 10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대해졌다. 서 대표도 간담회에서 “다른 중복상장 성공 사례와 달리 부스터즈가 상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FSN 매출·이익 비중 중 부스터즈 몫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FSN 소액주주 과반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두 번째는 FSN이 부스터즈 지분을 전량 또는 일부 매각해 중복상장 이슈 자체를 없앤 뒤 부스터즈가 독립 법인으로 상장하는 방안이다. 전량 매각 시 현재 밸류에이션(약 2215억원) 기준 약 895억원, 5000억원 밸류로 성사되면 최대 1200억원의 현금이 FSN에 유입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다만 부스터즈를 연결 실적에서 제외하면 FSN의 지난해 매출은 2723억원에서 약 73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05억원에서 마이너스 29억원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성장 스토리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 방안은 FSN이 부스터즈의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서 대표는 부스터즈 창업 이래로 쭉 대표이사를 맡았다. 서 대표 역시 “부스터즈를 성장시키는 게 제 미션"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분을 모은 FSN 소액주주연대도 “잘 크고 있는 알짜 자회사를 넘기는 격"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 번째는 FSN이 부스터즈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해 흡수합병하는 방안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부스터즈 실적이 연결이 아닌 FSN 자체 실적으로 곧바로 반영돼 펀더멘털이 개선된다. CB·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발목을 잡던 파생상품평가손실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서 대표는 “현재 FSN은 디지털 광고 회사 연합으로 평가받지만, 부스터즈와 합병하면 에코마케팅이나 APR 같은 브랜드를 성장하는 회사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인수 자금과 합병 비율이다. FSN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합병에 필요한 순조달 자금은 615억∼802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을 웃도는 규모다. 신주 발행 규모에 따라 기존 FSN 주주 지분율은 최소 43.8%까지 낮아질 수 있다. 부스터즈에 투자한 십여개 기관 투자자와 합병비율 협상도 쉽지 않다. 이들은 FSN 기업가치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FSN 지분을 받게 돼 합병에 우호적이지만, FSN 주가가 오르면 오히려 자체 상장을 선호하게 되는 구조여서다. 실제 일부 기관은 낮은 FSN 밸류를 전제로 합병에 찬성할 수 있다는 의향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방안 가운데 소액주주연대가 유일하게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3안이다. 다만 지분 희석에 대한 보상으로 주당 200원 배당과 매년 영업이익 20% 이상 주주환원 공식화, 최근 국회를 통과한 합병가액을 시가가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내용을 반영한 FSN 가치 산정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세 방안을 관통하는 변수는 FSN 주가 그 자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FSN 주가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1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이날 종가는 1308원이다. 주가가 낮은 상태가 이어질수록 1안(상장 특례심사에서 주주 설득)과 2안(매각가 협상)은 불리해지는 반면, 3안은 부스터즈 투자자들이 오히려 낮은 FSN 밸류를 반길 유인이 생겨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구조다. 서 대표도 “가장 쉬운 방법은 FSN 주가가 올라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는 소액주주에게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3안의 성사 가능성이 커질수록 그만큼 지분 희석 폭도 커지기 때문이다. FSN은 이르면 11월, 늦어도 12월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종 선택이 어느 쪽으로 향하든, 합병비율 산정이나 매각가 협상, 상장 예외심사 통과 여부 등 각 방안의 후속 절차가 본격화하는 시점의 주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스터즈의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의사결정에 FSN 밸류에이션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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