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대 관전 포인트는 감사위원인 독립이사 표결이다. 의결권 자문사 대다수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쪽 후보를 지지하면서 시장에선 최 회장 쪽이 유리한 판세로 보고 있다. 지분율로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앞서지만, 상법 개정으로 확대된 '합산 3%룰'로 의결권이 제한되면서다. 다만 일각에선 '합산 3%룰' 적용 방식을 놓고 엇갈린 해석도 나온다. 자본시장법상 MBK와 영풍이 공동보유자로 공시하지만, 상법상 '합산 3%룰'을 적용하는 특수관계인은 아니라 MBK는 영풍과 별도로 최대 3%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최윤범 회장이 영풍 계열회사인 고려아연 등기이사로 분류되면서 영풍의 합산 3%룰에 편입된다는 분석이다. 결국 양쪽 모두 3%룰로 인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만큼 기관투자자와 일부 소액주주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선임한다. 1대 주주인 영풍·MBK 컨소시엄과 2대 주주로 경영권을 쥔 최윤범 회장 쪽은 각각 독립이사 2명과 감사위원 후보 1명을 추천했다. 관심은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향방으로 모이고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백인규 단국대 교수, 컨소시엄은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담당 임원을 추천했다. 지난 7월 시행한 개정 상법에 따라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는 합산 3%룰이 적용된다. 최대주주가 지분 10%, 특수관계인이 지분 5%를 보유해도 감사위원 선임에는 통합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중 8곳은 감사위원 선임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 손을 들어줬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평가원은 지난 1일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보고서를 내고 “경영권 안정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현 경영진 지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국ESG평가원은 현 경영진 체제에서 나타난 경영 성과와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확대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PIRC, 서스틴베스트, ESG연구소, 한국의결권자문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고려아연 측 백 후보를 지지하고 영풍·MBK 쪽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에 대한 반대를 권고했다. 박유경 후보를 지지한 곳은 한국ESG기준원 한 곳뿐이다. 한국ESG기준원은 백인규 후보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백 후보가 과거 한국 딜라이트그룹 이사회 의장 및 ESG센터장을 지냈는데 한국 딜로이트그룹이 고려아연의 주요 전략 사업 관련 재무실사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백 후보를 고려아연과 중요한 거래를 맺은 법인의 특수관계인으로 판단한 것이다. 자문사 권고와 별개로, 지분 구도만 놓고 보면 최 회장 쪽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그동안 시장의 중론이었다. 개정 상법상 최대주주는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더해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지만, 나머지 주주는 각자 3% 한도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지위에 있는 영풍은 지분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고, 단일 최대주주가 아닌 최 회장 쪽은 이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논리다. 시장에서는 영풍·MBK 컨소시엄이 지분 42.1%, 최 회장 쪽은 38%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정하고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로 대량보유상황을 공시했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합쳐 42%에 달하는 지분을 갖고도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3%로 묶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와 상법 시행령이 정한 특수관계인은 별개의 개념이어서, MBK는 영풍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3%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이 해석의 요지다. 대신 최윤범 회장 쪽이 영풍과 합산 대상에 걸린다고 볼 수 있다. 상법 시행령 제34조 4항은 최대주주가 법인일 때 그 계열회사와 계열회사 임원까지 특수관계인으로 규정한다. 현재 고려아연 최대주주는 영풍이 세운 와이피씨(YPC)다. 고려아연이 영풍그룹 계열사로 분류되는 이상 그 계열사의 등기이사인 최 회장도 영풍 측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최 회장 쪽이 베인캐피탈 지분을 인수하려 세운 특수목적법인(P23파트너스)까지 영풍과 합산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영풍과 최 회장 쪽이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만큼, 합산된 3% 한도는 실제로 두 진영의 지분 비율에 맞춰 각자 지지 후보에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해석 모두 3%룰로 양쪽 의결권이 크게 깎이는 구도라는 점은 같다. 표결의 향방은 양쪽 지분 구도보다 남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쪽이든 간에 영풍·MBK와 최윤범 회장 쪽 모두 보유 지분 전부를 표결에 행사할 수는 없다"며 “결국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이 결정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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