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전쟁 이전 수준 다가가는 코스피...코스닥도 상승 [마감시황]

16일 국내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며 미국·이란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전쟁 진정 국면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유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4.66포인트(2.21%) 오른 6226.05에 장을 마쳤다.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연출되면서, 전날 대폭 상승했던 건설업종에서는 차익 실현 움직임도 나타났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44억원, 1조103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806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3.08%), SK하이닉스(+1.67%) 등 대형 반도체 종목이 오름세였고, 현대차(+5.12%), 기아(+4.22%) 등 자동차주가 큰 폭으로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1.96%), 삼성바이오로직스(+0.87%) 등은 소폭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4포인트(0.91%) 오른 1162.97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상승했다. 에코프로(+0.88%), 에코프로비엠(+1.23%), 코오롱티슈진(+3.72%), 리노공업(+1.95%) 등은 강세였으나, 삼천당제약(-9.01%), 알테오젠(-0.94%), HLB(-6.60%) 등은 약세를 보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9원 내린 1474.60원에 마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정부 ‘중복상장’ 현미경 검증 본격화…기업·VC “자본조달 효율성 저하”

정부가 기업 중복상장 심사에서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투자자 보호 등 3대 기준 중 단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장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의지다. 기업들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인수·합병과 신사업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회사 상장을 일괄적으로 규제하면 자본 조달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중복상장 제도 개선 공개 세미나'를 열고 중복상장 제도 개선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3월 발표된 '중복상장 원칙금지 방안' 관련 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열렸다. 기관·개인 투자자와 상장사협의회, 벤처캐피탈협회, 학계·법조계에서 토론자로 참석했다. 거래소는 이달 중 중복상장 규정을 마련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중복상장 원칙금지의 의미를 “새로 도입된 주주 충실의무를 상장 제도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지배주주가 실질적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사업부문과 계열사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중복상장을 이용해 왔다"며 “이 과정에 일반주주는 자회사 성장의 성과를 공정하게 누리지 못했고 주가 디스카운트를 감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장'과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 상장'을 엄격히 구분해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상장 세칙에 '중복상장 심사 특례'를 신설했다. 신설 특례에는 심사 대상과 기준을 별도로 두고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영향 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의무를 부과하는 세부 안이 담겼다. 심사 기준은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투자자 보호를 제시했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항목을 가장 핵심 기준으로 꼽았다. 투자자 보호 항목은 상장 배경과 목적, 자금조달의 불가피성, 미래 성장성,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여부 등이다.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주주 보호라는 건 결국 주주에 대한 설득이라고 보면 된다"며 “중복상장임에도 다른 대안이 없고, 회사와 주주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기업공개(IPO)가 필수적이라는 부분을 주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주주 보호 노력을 이행한 점을 입증하면 저희가 심사할 때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사 대상은 단순 모자회사 관계만 보지 않고 경제적 동일체로 인식되는 종속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경우도 포함하기로 했다. 연결 재무제표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거나 동일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로 수직적 지배관계인 경우 포함된다. 물적분할뿐 아니라 설립·인수한 자회사 상장도 심사대상에 포함됐다. 발제 직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세부 기준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별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투자자 측은 대체로 중복상장 원칙 금지에 찬성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중복상장 원칙 금지 기조에 동의하면서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에는 왜 중복상장이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에 부합하는지 대안과 비교해 상세히 공시하고, 지배주주를 제외한 모회사 일반주주 과반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외처럼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분하는 스핀오프 방식을 예외로 인정하고, 이때 배당 소득세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반면 기업 측은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반주주 동의'를 사실상 핵심 요건으로 삼는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춘 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상장 시점의 찬반만으로 일반주주 보호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상장을 막는 것만으로 주주가치가 자동으로 보호되는 것도 아니고, 동의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주주가치가 보호되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분할·자회사 형성·상장·상장 이후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종합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자회사 배당이나 현금흐름이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실질적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세제와 배당 구조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며 “모회사와 자회사의 경영이 법적으로 구분되는 만큼 자회사 IPO 결정 구조와 모회사 이사회의 충실의무가 법적으로 정합적으로 맞물리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인수한 자회사 상장까지 일괄적으로 묶어 규제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안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상장사가 성장한 벤처·기술기업을 인수한 뒤 그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경우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 인수·합병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대외 신뢰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은 기존에도 M&A를 통한 회수 시장이 작은데, 인수 자회사의 IPO까지 막히면 벤처 생태계의 회수 경로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상장의 필요성은 기업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획일적 세부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각 기업이 왜 중복상장이 불가피한지와 어떤 방식으로 주주를 설득했는지를 입증하도록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일반주주 동의 역시 단일한 통과 요건으로 고정하기보다는 설문조사, 주주 간담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실질적인 설득과 소통이 있었는지를 보겠다는 설명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안이 신규 중복상장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기존 중복상장 해소 유인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기별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의무 공시, 자회사 합병·상장폐지 시 세제 인센티브, 관련 세금 면제, 상장 자회사 배당의 일정 비율을 모회사 주주에게 재배당하도록 하는 장치, 상장 자회사 유지 부담금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동시에 IPO 시장 일부에서 상장 전 실적 부풀리기와 고평가 관행, 정보 비대칭이 여전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공모시장 전반의 질적 관리 강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로봇 만드는 현대차,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에 6%대 상승

현대차 주가는 16일 장 초반 강세다. 미국-이란 종전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현대차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45분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10%(3만1000원) 오른 53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2분기부터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본격화로 인한 이익과 시장 점유율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제조업 역량에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가치가 더해질 현대차는 프리미엄을 줘야 마땅하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비에이치, 북미 공급 확대 전망에 4%대↑

16일 장 초반 비에이치가 강세다. 북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생산을 늘리는 추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 현재 비에이치는 전장 대비 1150원(4.8%) 오른 2만5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에이치의 실적 개선은 올해를 지나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SK증권은 리포트에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각각 1180억원과 1433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전년 대비 77% 증가에 해당한다. 북미 스마트폰 제조사는 내년에 5% 이상 추가 증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올해 스마트폰 증산을 결정한 것에 이은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부품 가격 부담에 고전할 때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비에이치는 연쇄회로기판(FPCB)을 비롯한 정보기술(IT)산업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디스플레이 FPCB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독보적인 기업으로 평가된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미·이란 종전 기대감에 코스피·코스닥 1%대 상승 [개장시황]

미국과 이란 종전 기대감에 코스피는 3일 연속 오르고 있다. 전날까지 큰 폭으로 오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0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4%(45.68포인트) 오른 6137.07이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255억원, 149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80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0.24%), 현대차(+5.71%), LG에너지솔루션(+0.61%), SK스퀘어(+0.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9%) 등은 오름세다. SK하이닉스(-0.35%), 삼성전자우(-0.41%)는 내림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1%(8.25포인트) 오른 1160.68이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148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46억원, 4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0.74%), 에코프로비엠(+1.23%), 레인보우로보틱스(+0.82%), 에이비엘바이오(+1.04%), 코오롱티슈진(+1.72%)은 오름세다. 삼천당제약(-5.59%), HLB(-2.79%), 리노공업(-1.15%)은 내림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 대비 0.6원 내린 1473.6원으로 개장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TF 경쟁, 이제 수수료 할인보다 상품·운용 전략…한투운용 남용수 본부장[ETF딥다이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양적 성장 국면을 지나 구조 재편 단계로 들어섰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신규 운용사 진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단순 점유율 경쟁이나 수수료 인하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ETF 시장의 승부는 어떤 상품으로 연금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 본사에서 남용수 ETF운용본부장을 만나 ETF 시장 변화와 향후 경쟁 구도에 대해 들었다. 남 본부장은 ETF 산업의 핵심 변수로 연금 자금 유입,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 재편, 액티브 ETF의 역할 확대를 꼽았다. 투자 전략 측면에선 여전히 인공지능(AI) 밸류체인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남 본부장은 최근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으로 공모펀드 시장 침체와 ETF 시장 성장세를 들었다. 기존 ETF 운용사뿐 아니라 후발 주자도 새 먹거리를 찾아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경쟁이 과도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여러 운용사의 핵심성과지표가 시장 점유율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수수료를 낮추거나 과장 광고를 통해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숫자 경쟁보다 상품의 지속 가능성과 운용 일관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ETF 시장의 투자자 성격 변화도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과거 ETF 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형성되고 트레이딩 수단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개인 중심의 장기 투자 수단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상품 개발과 마케팅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남 본부장은 “기관은 자산 배분을 통해 ETF를 편입하기 때문에 지수형이나 기관 특성에 맞는 채권형 ETF를 선호했다"면서 “개인은 관심 있는 종목 중심으로 ETF를 만드는 테마형과 대표 종목에 집중하는 압축형 ETF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운용도 최근 개인 투자자 니즈를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전일 한투운용이 출시한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개인 투자자 관심이 높은 우주항공 테마를 겨냥한 상품이다. 앞서 지난 13일 출시한 'ACE K수출핵심TOP10산업액티브'는 수출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압축형 상품이다. 그는 앞으로 ETF 산업의 핵심 수요처로 연금 시장을 지목했다. 지난해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496조원에 달한다. 남 본부장은 “10년 안에 퇴직연금 시장은 1000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구조 변화도 ETF 업계에 우호적이다. 회사가 돈을 굴리는 확정급여형(DB)에서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DC형이 확대될수록 투자자가 직접 ETF를 편입할 여지가 커진다. 예금 같은 원리금보장형에만 머물지 않고 ETF 같은 투자 자산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남 본부장은 연금 시장의 성장 여력은 아직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DC형 안에서도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아직 18%에 그친다"며 “연금 시장에서 투자자가 오래 갖고 갈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과 이를 제대로 전달하는 메시지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의 경쟁력에 관해서는 패시브 ETF보다 높은 유연성을 꼽았다. 미래 산업이나 신성장 테마는 사전에 고정된 룰로 완결된 지수를 짜기 어려운 만큼, 액티브 ETF가 산업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액티브라는 이름 아래 상품의 주제와 무관한 종목을 담거나 단기 주가 흐름에 과도하게 기대는 운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액티브 ETF의 역할은 아무 종목이나 넣어 수익률만 높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패시브 구조가 가진 한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보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인기를 끈 코스닥 액티브 ETF는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정부 정책 기대, 종목 선별 수요, 출시 시점이 맞아떨어지면서 흥행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코스닥 시장 자체의 기업 질 개선이 먼저라는 것이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 AI 테마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특히 AI 서비스 기업보다 반도체·전력 공급 등 이른바 '픽 앤 쇼벨(Pick & Shovel)' 영역이 더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픽 앤 쇼벨은 직접 경쟁보다 그 경쟁을 뒷받침하는 기술이나 인프라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어떤 AI 서비스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지는 예측이 어렵지만, 그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밸류체인 기업은 구조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관점이다. 남 본부장은 “골드러시 때 금광을 캐는 기업보다 청바지와 삽을 팔던 기업, 밸류체인상 앞단이나 뒷단에 있는 기업처럼 반도체를 만들고 전력을 공급하는 기업을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며 “서비스 기업은 경쟁이 정말 치열하기 때문에 차차 정리가 되겠지만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밸류체인에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고배당·월배당 상품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분배율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상품이라고 볼 수 없고, 가격 하락으로 분배율이 높아 보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적립식 투자자에게 커버드콜형 상품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방을 제한하고 미래 수익의 일부를 현재 분배금으로 당겨오는 구조인 만큼, 장기 적립에서 중요한 복리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월배당과 고수익 콘셉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투자 단계와 목적에 따라 적합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수 인하 경쟁에 대해서는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봤다. ETF는 운용사만의 사업이 아니라 사무수탁사, 수탁은행, 평가사, 증권사 등 여러 참여자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인데, 지나친 가격 경쟁이 이어지면 결국 상품 품질과 관리 역량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ETF 시장이 글로벌 기준으로도 지나치게 낮은 보수 체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3년 전만 해도 보수 몇 bp 차이를 과하게 광고하고 마케팅 소재로 활용했고, 이것이 머니무브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가격 경쟁만으로 점유율을 빼앗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체의 재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남 본부장은 앞으로 3년 안에 ETF 시장의 승자와 패자를 가를 변수로도 결국 “장기 신뢰와 운용의 일관성"을 꼽았다. 상품을 얼마나 빨리 내놓고 보수를 얼마나 더 낮추느냐보다, 장기 자금이 머물 수 있는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시장 변화에 맞게 운용 철학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TF 시장의 경쟁은 여전히 점유율 싸움이지만, 이제는 단기 자금 유치보다 연금 같은 장기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6000선 돌파 코스피...美·이란 재협상 기대감 솔솔 [마감시황]

15일 국내증시가 강세장으로 마무리했다. 미국·이란 간 종전협상 재개 기대가 점화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64포인트(2.07%) 오른 6091.39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5522억원을 순매수하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24억원, 9356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대체로 상승했다. 삼성전자(+2.18%), SK하이닉스(+2.99%) 등 반도체 대장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차(+3.36%), 기아(+1.54%) 등 자동차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4.30%), 셀트리온(+1.46%)등 바이오주 역시 상승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92%), 현대로템(-0.71%),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4.39%) 등 방산주는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55포인트(2.72%) 오른 1152.43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일제히 강세였다. 삼천당제약(+6.73%), 코오롱티슈진(+9.74%), 알테오젠(+5.67%)등이 크게 올랐다. 리노공업(+1.08%), 펩트론(+1.15%), 에코프로비엠(+2.38%) 등은 소폭 상승했다. 증시 반등의 배경으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가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2차 협상을 시사하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0원 내린 1474.2원에 마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글로벌 증시, 지표 안정 속 반등…전쟁보다 ‘AI·실적’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이란 간 협상 결렬보다 타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쟁 변동성에도 국내외 증시는 우상향했다. 원유·외환·채권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가 안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이번주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도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276억원, 1조2545억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통상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 수급현황은 현재 국면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만큼, 투자자들은 종전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75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KB증권은 전날 코스피가 7500선 현실화 구간에 진입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적과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춰 코스피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코스피 7500을 제시한 곳은 KB증권이 처음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반등하는 흐름이다. 전쟁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5000선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코스피지수는 전날 장 중 6000선을 돌파했다. 이어 이날에는 종가 기준으로도 6091.39로 장을 마감, 60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가 종가로 6000선을 넘긴 것은 전쟁 발발 당일인 지난 2월27일 이후 32거래일만이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제외한 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S&P500)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의 13일 종가는 각각 6886.24와 23,183.74로, 전쟁 이전인 2월 27일 종가인 6878.88과 22,668.21을 상회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턴어라운드에 대해 “국내 시장이 중동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미리 선반영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증시 또한, 미국이 전쟁당사국임에도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은 극한상황의 정점은 지났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는 오히려 전쟁 리스크가 아닌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집중하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 수요 등 긍정적인 기업 이익 전망이 변동성 국면에서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미국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전쟁 노이즈로 이벤트 변동성은 커지지만, 하단은 휴전 재협상 가능성·금융주 실적 등으로 받쳐지는 구간이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시장도 협상 최종 결렬보다는 타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협상 결렬 소식과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에도 유가 상승폭은 제한적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제유가는 협상 결렬 실망감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기준 배럴 당 10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3일 100달러 밑으로 내려간 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협상 진전을 시사하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과 미국·이란 간 2차 협상이 임박했다는 소식 등이 들려오면서다. 국채 금리 역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쟁이 격화되며 4.5%선을 바라보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4.2%대를 유지했다. 중앙은행 금리정책 기조를 반영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지난달 26일 3.98%에서 정점을 찍고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 안정이 회사채 금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쟁발발 직후 국채금리와 동반 급등했던 미국 AAA 회사채 금리도 대폭 하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 역시 약세 흐름을 보이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현재 달러 인덱스는 7일 연속 하락했다.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흐름이 미국 증시의 반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종전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의제인 우라늄 농축에서 미국과 이란이 구체적인 유예기간을 논의한 것 자체가 통상적인 협상이라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직전 협상은 결렬이 아닌 합의 전 정치적으로 유보된 협상으로 보인다"며 “휴전 시한인 이달 22일 전후로 합의 도출 가능성이 있고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이란의 내수경제를 고려하면 오래 못 버틸 상황"이라며 “양국의 니즈가 맞아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는 협상테이블에서 옵션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부연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이슈&인사이트] 삼성전자에 사회적 배당을 요구한다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리 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보상 요구안에 따르면 계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반도체 부문 노동자 1인당 최대 6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노동의 가치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며, 기업이 거둔 이윤을 노동자가 나누는 것은 건강한 자본주의를 위해 바람직한 모습이다. 하지만 노조의 이번 요구안은 과했다. 과해도 너무 과했다. 물론 협상수단으로 들고 나왔겠지만 국민과 사회의 지지와 후원을 받는 건강한 노조가 되는 데엔 분명한 전략적 실수다.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과 산업 생태계의 불균형이라는 과제를 언론은 지적한다. 특히 주주 배당과 관련하여 “배당의 몇 배" 운운하며 과도함을 지적하는 관점이 많다. 또한 R&D 등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여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도 있다. 가능한 비판이지만 여기에 빠진 게 있다. 삼성전자가 거둔 천문학적 이윤이 오로지 주주와 노동자, 그리고 기업만의 전유물인가? 경제학과 사회학의 관점에서 기업의 성장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공동체가 지불한 비용은 막대하다. 일례로 1990년대 초, 기술적 불확실성이 컸던 CDMA 방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때 우리 국민은 기꺼이 테스트베드가 되어 주었다. 정부의 대규모 R&D 지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적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우수 인재의 결집이 있었기에 오늘의 삼성이 존재한다. 삼성의 이윤 속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기여가 녹아 있다. 시민이 낸 세금으로 닦인 도로를 이용해 물류가 이뤄지고, 공적 교육 시스템이 길러낸 인재를 활용하며, 국가가 보증한 법적·경제적 안정성 속에서 영업 활동을 영위한다. 기업의 성공은 사회의 공통부 위에서 피어난 꽃이다. 그 공통부를 똑같이 활용해 다른 탁월한 결과를 낸 것은 삼성의 역량이지만 삼성이 그런 방식으로 국가와 사회에 빚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기업의 초과 이윤 중 일부는 이 유무형의 자원을 제공한 사회 공동체의 몫, 즉 사회의 지분으로 환원되어야 마땅하다. 세금을 내고 있지 않느냐고? 턱 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기업들은 그동안 사회공헌 기금(Social Fund)이라는 이름으로 이윤 혹은 이익의 일부를 환원했다. 기금은 대개 기업의 선의에 기반한 시혜의 성격이 짙으며, 경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따라서 사회적 배당(Social Dividend)이 필요하다. 간단하게 말해 사회적 배당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기업 성장을 가능케 한 공통 자산의 '공동 주주'라는 권리에 기반한다. 노사가 또 주주가 이익의 분배를 놓고 갈등하며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는 대신, 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회적 배당으로 설정하여 시민에게 직접 혹은 보편적 복지 재원으로 돌려주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결코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2022년 지분 100%를 환경 재단과 신탁에 기부하며 “이제 우리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라고 선언했다. 지분 변동과 별개로 창립 이래 매년 이익이 아닌 매출액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을 실천하고 있다. 스위스의 유통 기업 미그로 또한 정관을 통해 매출액의 1%를 문화 및 사회 사업에 투입하는 '미그로 문화 퍼센트'를 실천한다. 국민기업 삼성은, 주주와 노동자 외에 사회라는 핵심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한다. 시혜가 아니라 의무로 인식해야 하며 주주와 노동자 또한 사회적 배당을 인정해야 한다. 삼성이 사회적 배당을 가장 먼저 실천한 초일류 기업이 되기를 희망하고 또한 강력히 요구한다. bienns@ekn.co.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