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메타 재채기’에 코스피 급락…반도체 조정 장세 가능성은 ‘글쎄’ [마감시황]

미국발 인공지능(AI) 수요 둔화 불안에 국민연금 자산 배분 재조정(리밸런싱) 우려가 겹치며 국내증시가 급락했다. 시장은 우상향 추세를 그리던 국내증시가 조정 장세에 들어서는 것인지 불안해 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AI 수요 둔화 불안과 국민연금 리밸런싱 우려에도 조정 장세 가능성에 대해 모두 “현실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코스피는 5% 급락해 8000선을 내준 채 출발했다. 이날 장 마감까지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55.32포인트(7.89%)하락한 7648.09로 80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62.63포인트(6.74%) 하락하며 866.72까지 밀려났다. 1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반도체 업종 조정으로 크게 흔들렸다. 거대기술기업(빅테크) 메타가 잉여 AI 연산 능력을 활용해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AI 투자 사이클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반도체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며 주가 상승을 견인해 왔다. 잉여 연산 능력을 활용한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 이 같은 구조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불안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투자 대비 수요가 예상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타가 이제 컴퓨팅 파워를 사는 쪽에서 파는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현재 이들이 대규모로 투자한 것에 비해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증시가 흔들리자 국내증시 반도체 업종 주가도 급락했다. 반도체 기업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며 차익실현 욕구가 쌓이던 와중에 반도체 투자 과잉 우려가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수요 대비 과도한 투자의 결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정 장세의 시작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이미 메타는 상반기에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예고해 왔으며, 이번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투자 과잉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타가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며 컴퓨팅 파워를 팔겠다는 것은 결국 메타 AI의 수요가 크지 않아서 발생한 것인데, 이를 전체적인 AI 수요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리밸런싱도 반도체 주가 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성이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국내 주식 비중 허용 범위를 맞추기 위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이 한꺼번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자산배분(SAA)과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 범위를 적용할 경우, 국내 주식 비중 최대 허용 범위는 28.8%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이를 초과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TAA를 적용하면 28.8%까지 된다고 하는데, 국민연금 국내 주식시장 자산 비중이 이를 얼마나 초과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짚으며 “SAA만 적용하더라도 26.8%까지 가능한데, 이 비중을 한번에 맞출 것인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맞출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이렘, 2년 만에 또 주주에 손…안전판 사라진 ‘흥행 시험대’ [장하은의 유증 리포트]

무상감자로 재무 부담을 일부 덜어낸 이렘이 다시 주주 지갑을 열고 있다. 2년 만의 유상증자지만 안전판은 사라졌고, 청약률이 곧 조달 규모로 직결되는 만큼 흥행 부담은 더 커졌다. 유상증자가 성공하더라도, 시장의 평가는 결국 무너진 영업력이 실제로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렘은 최근 113억28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시설투자에 14억6000만원, 운영 78억6800만원, 채무상환 20억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시설자금은 부안공장 설비 투자에, 운영자금은 스테인리스 강관 생산에 필요한 코일(Coil) 원자재 매입에 쓰인다. 이번 유상증자는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이렘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82억1250만원을 조달했다. 당시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발행 예정 주식 1550만주 가운데 구주주 청약으로 소화된 물량은 851만709주(54.9%)였다. 초과청약으로는 93만4597주(6.0%)가 추가 배정됐다. 일반공모에서도 19만5000주(1.3%)만 청약되면서 시장 수요는 사실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남은 585만9694주(37.8%)는 대표주관사 한양증권과 SK증권이 인수했다. 전체 자금조달은 완료됐지만, 실제 시장에서 소화된 물량은 62.2%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구조가 달라졌다. 일반공모 절차가 없다. 구주주 청약과 초과청약 이후 발생하는 실권주는 발행하지 않는다. 청약률이 곧 실제 조달 금액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2년 전처럼 증권사가 잔여 물량을 인수해 조달 규모를 맞춰주는 안전판도 사라졌다. 최대주주의 참여 규모도 흥행을 좌우할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이렘의 최대주주인 에스앤티제1호투자조합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 물량의 30% 이상 청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권주가 미발행되는 구조인 만큼 최대주주의 참여 규모가 실제 청약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2024년 구주주 청약률이 54.9%에 그쳤던 데다 당시보다 매출은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확대되는 등 펀더멘털이 오히려 악화됐다"며 “실권주를 발행하지 않는 구조인 만큼 이번 유상증자의 흥행 부담은 2년 전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최대주주의 책임청약 의지인데, 배정 물량의 약 30%만 참여하는 수준이라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주들의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감자로 결손금을 정리했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렘은 유상증자에 앞서 9대 1 무상감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줄이고 약 323억원 규모의 결손금을 상계했다. 감자는 장부상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지만 현금을 유입시키지는 못한다. 결국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 실제 영업력 회복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야 재무 정상화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렘의 영업수익성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이자보상배율이다. 이렘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1분기 -4.32배, 2025년 -4.47배, 2024년 -1.0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로 평가한다. 또 3년 연속 1배를 밑도는 기업은 통상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렘의 경우 올해도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준에 해당하게 된다. 이렘의 영업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2023년 9억7900만원으로 소규모지만 영업이익을 냈으나, 2024년 47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139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 부진은 곧바로 차입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15.7%에 불과했지만 2024년 40.2%로 급증했다. 총차입금이 2023년 약 90억원 수준에서 500억원대로 불어난 영향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에 44.6%까지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에도 43.6%를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40%를 넘어서면 경고 구간으로 평가된다. 이렘은 유상증자로 운영자금과 설비 투자 재원을 확보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감자를 통해 결손금을 정리했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생산과 원재료 조달에 투입하면 재무구조도 점차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유상증자가 곧바로 재무건전성 정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만으로 재무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감자는 결손금을 줄여 재무제표를 정리하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며 “결국 이자비용을 감당할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시간이 지나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유상증자의 성패는 영업력 회복에 달려 있는 셈이다. 감자로 결손금을 정리하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본업이 살아나지 못하면 재무 개선 효과는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이렘의 매출 구조는 강관 사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올해 1분기 현재 강관사업이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하고, 슈퍼데크 사업은 16%, 기타 부문은 2% 수준이다. 하지만 강관사업의 사업환경은 녹록지 않다. 강관 사업은 배관용과 구조용 등으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강관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이다. 플랜트와 조선, 건설, 기계 등 전방산업의 투자와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수요가 줄거나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실적도 곧바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경쟁도 치열하다. 세아제강과 현대제철, 휴스틸, 넥스틸 등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렘의 시장점유율도 최근 들어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렘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8.2%에서 2023년 8.5%, 2024년 9.4%까지 상승했지만 지난해 9.3%로 소폭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다시 8.2%까지 떨어지며 202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새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슈퍼데크 사업도 아직은 검증이 필요하다. 이렘은 지난해 1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코스틸로부터 약 480억원 규모의 슈퍼데크 사업부문을 양수했다. 경쟁사에 없는 '와이드 타입 일체형 데크'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전방산업이다. 데크플레이트는 공장과 물류센터, 상업시설 등 비주거 건축물 착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신규 착공이 줄어들면서 시장 규모 자체가 축소되는 구조다. 특히 금리와 부동산 경기, 기업들의 설비투자에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업황 변동성이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2026년 주요 산업별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건설업이 하반기에도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분양 해소 지연과 대출 규제, 경기 둔화 등이 이어지면서 건설 투자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이렘도 증권신고서에서 같은 우려를 담았다. 회사는 건축 착공면적 감소로 시장이 축소되고 있으며, 국내 업체 간 경쟁 심화가 수익성과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달액 113억원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68억원에도 못 미치는 규모라, 지금 속도의 적자라면 1~2년 내 다시 소진될 수 있다"면서 “2024년 이후 유증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본확충만으로는 구조적 적자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관계자는 “유증으로 부채비율이나 이자부담은 완화되겠지만, 매출 회복과 원가구조 개선 같은 영업 턴어라운드가 병행되지 않으면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코스피 6% 급락에 매도 사이드카…장 초반 7800선 내줘[개장시황]

코스피 지수가 2일 장 초반 6%대 급락하며 7800선까지 말렸다. 코스피가 8000 아래로 내려간 건 15거래일만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종목들이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50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7%(537.53포인트) 하락한 7765.88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6% 하락한 7933.10으로 출발했다. 이날 9시7분경 코스피200선물지수가 1분간 5% 이상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30번째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5280억원, 208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2조899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7.31%)와 SK하이닉스(-8.79%)도 급락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메타(+8.81%)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중 잉여 컴퓨팅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메타는 AI 인프라 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수익성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급등했다. 반면 AI 서비스에 대한 자체 수요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면서 빅테크 과잉 투자 논란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27% 급락했다. 마이크론(-10.57%), 샌디스크(-10.62%), 인텔(-9.03%), AMD(-6.89%) 등도 급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SK스퀘어(-9.73%), 삼성전기(-10.84%), 현대차(-3.59%) 등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5.09%(47.38포인트) 하락한 881.97이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61억원, 29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92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내린 1552.3원으로 출발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한화오션, KDDX 우협 선정…강세

2일 장 초반 한화오션이 강세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7분 현재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5300원(5.13%) 상승한 10만8600원에 거래 중이다. 2일 한화오션은 전일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계약 금액과 계약 기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번 사업으로 선체부터 전투체계까지 국내기술을 적용한 이지스급 구축함이 건조된다.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앞으로 방산 부문에서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약세…반도체 투자심리 냉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일 장 초반 나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68% 내린 29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7.81% 하락한 236만원을 기록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10% 넘게 급락했고, 샌디스크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AMD와 인텔 역시 큰 폭으로 내렸으며, 엔비디아도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뒤 그동안 큰 폭으로 올랐던 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건전한 재무상태에도 배당은 ‘쥐꼬리’…트러스톤, 태광산업 부실 밸류업 직격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태광산업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조만간 해당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개주주서한도 발송할 방침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의 최소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한 부실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과 정량 목표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2배에 머무는 핵심 원인으로 소수주주를 배제한 '폐쇄적 자본배분'을 꼽았다. 지난해 태광산업의 결산 배당금 총액은 15억원이지만, 지배주주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5억원으로 시가총액의 0.06%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태광산업이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과 뷰티·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이유로 배당 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트러스톤은 “부채비율이 13.5%에 불과하고 사내에 쌓인 이익잉여금만 4조원대여서 신사업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며 “일반주주 몫의 배당을 논할 때만 적자를 이유로 드는 것은 지독한 자기모순이자 주주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보유 중인 자사주 24.4%(27만1769주)를 소각하지 않고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비판했다. 회사 스스로 PBR 0.22배의 극단적인 저평가를 인정하면서 자사주를 처분하겠다는 것은 주주 자산을 헐값에 넘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어 “즉각 소각해도 부족할 자사주를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이유로 묶어두겠다는 것은 소각을 회피하기 위한 사후적 핑계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으로는 대주주의 우호지분을 유지하고 주주환원 의무를 영구히 회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은 특히 태광산업이 제시한 '2030년 매출 5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8%' 목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2년 주주들의 압박 속에 발표했던 12조원 규모 투자계획이 사실상 이행되지 않았는데도 이번에도 유사한 청사진만 제시했다는 것이다.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방치해 지난해 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도 같은 방식의 계획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제시한 ROE 8% 역시 국내 화학업종의 평균 자기자본비용(8~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사회 내 독립이사 4인에게도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트러스톤은 “정부 가이드라인이 권고한 이사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상법 개정 취지에 맞게 모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해 이번 계획의 결함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밸류업 계획이 수립된 의사결정 과정의 지배구조상 문제점과 이사회 독립성 확보 방안을 담은 공개주주서한을 조만간 이사회에 발송하고, 이를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MBK, 日서는 2조 엑싯·1조 투자…韓 홈플러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일본 시장에서 뚜렷한 투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최근 일본의 대형 시니어케어(노인 요양) 지주회사인 '재팬웰빙'을 미국계 PEF 운용사인 어드벤트인터내셔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2000억 엔(한화 약 2조 원) 수준에 달하는 메가 딜로 평가받는다. 재팬웰빙은 MBK가 2021년 일본 현지 요양 서비스 기업인 '쓰쿠이'의 지분을 인수한 후, 차례로 또 다른 요양 기업 '소요카제'를 받아들여 2022년에 출범시킨 지주회사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고 기업결합(인수 후 통합·PMI)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후, 3~4년 만에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한 대표적인 랜드마크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로 꼽힌다. MBK의 일본 내 행보는 자금 회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회수한 재원과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내 우량 제조 기업을 새로 들이는 등 신규 투자 보폭도 대폭 넓히고 있다. MBK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로부터 일본의 알루미늄 패키징 전문 기업 '알테미라홀딩스'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를 최근 최종 마무리했다. 알테미라홀딩스의 기업가치(EV) 기준 인수 금액은 약 1000억 엔대 초반으로, 한화로는 약 1조 1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 규모다. 알테미라는 알루미늄 캔, 포일, 압연 및 압출 제품 등을 폭넓게 생산하는 일본 내 선두 기업이다. 특히 폐음료캔의 수거부터 가공, 주조, 압연을 거쳐 최종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친환경 자원 재활용(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완벽히 구축해 ESG 투자 관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의 대형 딜과 맞물려 국내에서도 MBK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자산의 회수 가능성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매물로 거론되는 곳이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인 '골프존카운티'다. 지난 4월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골프존카운티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구체적으로 보도됐다. 골프존카운티는 MBK가 지분 58.3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현재 전국에 21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알짜 자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국내 골프 인구 확대로 기업 가치가 크게 치솟은 만큼, MBK가 적절한 매각 시점을 저울질하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자산 최적화와 현금화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처럼 화려한 글로벌 투자 성과와 막대한 자금 동원력 뒤에는 국내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 사태'라는 짙은 그늘이 자리 잡고 있다. MBK가 운용하는 전체 자산(AUM)은 약 325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로 스스로를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 소개해 왔다. 창업자인 김병주 회장은 2026년 포브스 기준 한국 부자 순위 2위(추정 자산 99억 달러)에 오를 만큼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럼에도 대형 오프라인 마트의 업황 악화와 경영 부진 속에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대주주로서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조 단위 대박을 터뜨리고 조 단위 신규 투자를 이어가는 행보가 알려지자, 시민사회와 노동계, 채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홈플러스 사태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분노는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MBK 본사 앞으로 몰려가 고강도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요구는 홈플러스 실질적 주인인 MBK와 김병주 회장이 직접 책임자본을 출연하고 사재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비대위 측은 “현재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회생하고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당장 수혈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대주주인 MBK는 고작 1000억 원 수준의 지급보증을 서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진정으로 홈플러스를 살릴 의지가 있다면 기존 채권자나 전단채 피해자보다 후순위로 담보를 잡거나 사재를 털어 진정성 있는 책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권도 MBK의 독특한 지원 방식을 두고 대대적인 리스크 지적이 제기됐다. 홈플러스 금융 지원에 깊숙이 관여해 온 메리츠금융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MBK를 정면으로 정조준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공언한 홈플러스 지원 규모 4000억 원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김병주 회장의 순수한 현금성 지원은 약 4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이어 “나머지 금액은 향후 최우선으로 돌려받는 공익채권 형태의 대출이거나 기존에 져야 했던 보증채무를 단순히 다른 형태로 대체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메리츠금융은 이를 두고 “경영 실패에 따른 고통과 손실 부담은 전적으로 금융기관과 채권자 등 사회에 전가하면서, 투자 성공으로 얻은 수천억 원의 보수와 이익은 대주주와 투자자가 독식하는 전형적인 '수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이자 시장 상식에 반하는 공정성 훼손"이라고 힐난했다.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MBK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과 함께 사모펀드 고유의 구조적 특성을 항변하고 있다. MBK 관계자는 “그동안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와 회생을 위해 신규 자금 대여 및 수차례의 지급보증 등을 실행하며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법적·재무적 지원을 지속해 왔다"고 반박했다. 또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가 특정 국가(일본)의 포트폴리오를 매각해 벌어들인 이익을 다른 국가(한국)의 부실 기업에 임의로 교차 투입하는 것은 개별 펀드의 독립적 운용 구조와 출자자(LP) 간의 엄격한 계약(약정) 조건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즉, 일본 재팬웰빙을 팔아 생긴 2조 원은 해당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들에게 약정대로 분배되어야 하는 자금일 뿐, 한국 홈플러스의 소방수로 전용할 수 있는 프리캐시(여유 현금)가 아니라는 논리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코스피, 8300선으로 후퇴…개인만 샀다 [마감시황]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약세에 2% 넘게 하락하며 8300선으로 밀려났다. 외국인 순매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3.07포인트(2.04%) 내린 8303.41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이 1조740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7029억원, 711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5.84%), LG에너지솔루션(-3.87%), SK하이닉스(-3.40%), 삼성생명(-3.49%), 현대차(-1.52%), 삼성물산(-7.36%) 등이 하락했다. SK스퀘어(+3.54%), 삼성전기(+0.96%), 삼성바이오로직스(+0.36%)는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강세였으나 국내 반도체 업종 강세로 연결되지는 못했다"며 “대형 반도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업종별 순환매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17포인트(1.44%) 오른 929.35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다. 에코프로(-12.76%), 에코프로비엠(-6.88%), HLB(-3.46%), 리노공업(-2.74%), 원익IPS(-1.49%), 알테오젠(-0.83%) 등이 밀려났다. 주성엔지니어링(+20.40%), 피에스케이(+7.85%) 등은 크게 올랐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5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