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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發 증시 랠리에 ‘ELS’ 떠들썩한데…은행권 “안팔아요”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 랠리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대한 투심도 성황하고 있다. 다만 증권사 중심으로 ELS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홍콩H지수 ELS 사태 후유증 등으로 판매 경쟁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7.95p(0.11%) 오른 7498.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엔 7511.01까지 올라 고점을 찍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로 코스피가 7500선까지 넘나들게 된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영국을 제치고 8위에 올라선 상태다. 이에 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ELS 상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3월25일~4월24일) ELS 발행 상위 10개 증권사의 ELS(원화 기준) 발행 금액은 2조2808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6408억원) 대비 39%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발행량은 686개에서 933개로 36% 증가했다. 특히 ELS 발행 종목 수(원화 기준)는 국내 주식형(종목형)이 122개로 전년 동기(30개)와 비교해 92개 늘었다. ELS 상위 10개 기초자산 비중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ELS 시장 활황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LS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기초자산)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으로, 만기까지 일정 수준 미만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시장의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지만 지수형 ELS 수익률 개선에 따른 판매 경쟁에서 은행권은 소외된 모습이다. 지난 홍콩 H지수 ELS 사태 이후 주요 시중은행 상당수는 ELS의 판매 중단 또는 축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증권사 판매 위주인데다, 주력으로 판매하던 코스피 200 관련 상품 역시 판매에 미온적이다. 우리은행만이 과거 ELS 전성기 대비 절반 수준의 판매를 지속하고 있을 뿐 다수 시중은행은 대규모 과징금과 규제 부담으로 인해 ELS 판매 재개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 H지수 사태 이후 ELS 판매 자체도 은행 전 점포가 아닌 요건을 갖춘 일부 거점 점포 등으로 제한된 상태다. 은행권은 대규모 원금 손실과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자율배상을 진행하면서 수익보다 평판 리스크가 중요해졌다는 입장이다. 특히 ELS에 대한 소비자 보호 규제에 따라 고난도 상품 판매에 녹취와 설명의무 등이 강화되면서 판매 비용도 올라갔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PB채널에서의 ELS 판매는 아직 위축된 상태로 최근 시장 분위기에도 판매 재개에 적극적이진 않다"며 “ELS를 안전자산 대체 느낌으로 팔던 구조가 어려워졌기에 ELD나 ELB등으로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국세청,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특별세무조사...다른 은행도 ‘긴장’

국세청이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다른 은행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금융기관을 향해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고 질타하며 고강도 압박을 이어간 상황에서 국세청이 이례적으로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검사 방향에 따라 타 금융지주사, 은행도 타깃이 될 수 있어 은행권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전날 서울 중구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본상에 인력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조사 외에 기업의 비자금 조성, 탈세 의혹 등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재계에서는 '저승사자'라고 불린다. 시중은행은 4~5년 주기로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이 금융지주사와 은행권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은 2022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의 탈세 혐의와 불공정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은행권을 향해 '공공성'을 강조하며 강하게 질타한 점을 주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기관은 준공공기관'이라고 했는데 아주 잘 지적하셨다"라며 “금융기관은 금융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국가 질서의 일부이기도 하다.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수익성에 비해)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라며 “포용금융이라는 게 금융기관의 의무 중 하나라는 것을 계속 주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이번 조사도 현 정부가 은행권의 공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게다가 국세청이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배경을 두고 추측만 나오고 있어 타 금융지주, 은행권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강원도, 포천~철원 고속도로·반도체·AI 국비전 총력

강원=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가 2027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포천~철원 고속도로부터 반도체·바이오·AI·스포츠관광까지 미래 산업과 SOC 사업을 정부 예산안에 반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여중협 도지사 권한대행이 직접 기획예산처를 찾아 국비 지원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강원도의 '미래산업 중심지 전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원도는 지난 7일 국립세종도서관에서 열린 '2026년 지방재정협의회'에 참석해 총 78억5000만원 규모의 2027년도 주요 현안사업 5건에 대한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이번 지방재정협의회는 기획예산처가 매년 주관하는 협의체로 다음 연도 예산편성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 현안사업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과 국·과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도별 릴레이 개별 면담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원도가 건의한 주요 사업은 △포천~철원 고속도로 건설(10억원) △항체의약품 공정개발·검증 테스트베드 구축(10억5000만원) △반도체 K-소재·부품 생산거점 구축(18억원) △곤충자원 소재화산업 AI 서버 및 플랫폼 구축(20억원) △올림픽 유산시설 활용 스포츠관광 플랫폼 구축(20억원) 등이다. 도가 이번 사업들이 단순 지역 현안을 넘어 강원 미래 먹거리 산업구조 전환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부품 생산거점 구축은 강원형 첨단산업 육성 전략과 맞물려 있고, 항체의약품 테스트베드는 바이오·의료산업 고도화를 목표로 한다. 곤충자원 소재화산업 AI 플랫폼 구축 사업 역시 식품·바이오·친환경 산업을 결합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 모델로 평가된다. SOC 분야에서는 포천~철원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강원 북부권 교통망 확충과 접경지역 접근성 개선, 물류 효율 강화 차원에서 조기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필요성을 정부에 집중 건의했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시설을 활용한 스포츠관광 플랫폼 구축 사업도 포함되면서 '올림픽 레거시 관광산업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여중협 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협의회에서 “강원도의 SOC 확충과 미래산업 육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재정투자가 필요하다"며 “핵심 사업들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강원도가 건의한 사업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내년도 정부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부처별 예산심의는 이달 중 진행되며, 기획예산처 심의는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강원도는 주요 사업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 대응과 정치권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정이한 ‘청년 입 막았다’…무기한 단식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가 TV토론회 배제에 반발하며 부산시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정 후보는 9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도시철도 1번 출구 인근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 오후 천막을 설치한 뒤 단식에 들어갔다. 정 후보는 “이번 TV토론 배제는 청년 후보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법적 요건을 모두 갖췄는데도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는 건 결국 청년 정치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부산MBC와 KNN, 부산CBS 등에서 네 차례 토론회를 열기로 한 상태다. 정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마지막 토론회에만 참여할 수 있다. 정 후보는 “유권자들이 후보 정책을 비교하고 검증할 기회조차 막히고 있다"며 “토론을 해야 시민들도 후보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데 시작부터 기회를 막아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8년과 2022년 부산시장 선거 때는 제3당 후보들도 토론에 참여했다"며 “왜 이번에는 배제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이나 부산 야구장 문제처럼 시민 생활과 연결된 현안을 두고 다른 후보들과 직접 토론하고 싶었다"며 “청년 정치인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알리기 위해 끝까지 버티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단식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부산은 청년이 계속 떠나는 도시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정작 청년 후보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건 심각한 문제다"며 “선거는 정책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지금은 기득권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토론을 해야 정책을 알리고 지지율도 오를 수 있는데,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토론을 막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신입사원 뽑으면서 경력만 요구하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과거 지방선거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는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도 시민 앞에서 정책을 설명할 기회를 받았다"며 “그때 가능했던 일이 왜 지금 청년 후보에게는 허락되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 후보 단식 현장에는 지지자들과 시민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TV토론 배제 문제와 관련한 지지 성명을 전달할 예정이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도 10일 현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연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패트롤]정선군-정선아리랑문화재단-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 고생대의 시간을 품은 정선이 이번에는 '버스로 즐기는 지질공원'으로 단순 관람형 관광을 넘어 체험·해설·체류형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7일 정선군에 따르면 군은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의 지질자원을 활용한 '2층 버스 연계 지질투어 프로그램'을 오는 6월 7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가족 체험부터 인문학 여행, 전문가 해설 프로그램까지 세분화하면서 '교육형 관광'과 '체류형 관광'을 동시에 추진한다. 지역의 대표 지질명소를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묶어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담겼다. 이번 프로그램은 정선공설운동장 아라리공원을 출발지로 해 총 7회 운영된다. 당일형 6회와 체류형 1회로 구성해 회차별 20명씩 총 140명을 모집한다. 전문 운영업체와 지질공원 해설사가 함께 참여해 현장 해설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군은 단순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 대상별 맞춤형 콘텐츠를 구성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가족 단위 프로그램인 'GEO 탐험대'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교육 코스로 운영된다. 쥐라기역암과 광덕뼝대, 가수리 붉은뼝대 등을 탐방하며 워크북과 체험 활동을 결합해 지질을 쉽고 흥미롭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오의 버스'는 자연경관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와인잔 폭포와 대촌마을 등을 둘러보며 자연의 생성 과정과 삶의 의미를 연결하는 해설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심화 형태인 'GEO이야기 버스'는 지질 전문가와 함께 망하마을과 광덕뼝대, 가수리 붉은뼝대 등을 탐방하며 전문 해설과 토론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정선군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질명소를 관광자원으로 체계화하고 다양한 수요층을 아우르는 관광 콘텐츠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순 경유형 관광이 아닌 체류형 관광 모델로 발전시켜 지역 상권과 연계 효과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군은 향후 홈페이지와 SNS 홍보, 사전 예약 운영, 참여자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지속 보완할 방침이다. 신원선 정선군 관광과장은 “정선의 지질자원은 학술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정선만의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체험형 관광 모델로 발전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예약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정선 지질공원 버스투어'를 검색하면 가능하다.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공연예술 전문 컨설팅 지원기관으로 선정되며 지역 공연예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전통문화 보존을 넘어 공연 기획과 제작 역량까지 체계적으로 키우겠다는 움직임이다. 연간 150회 이상 공연을 운영하는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지역 기반 공연예술 플랫폼 기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선아리랑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사무실에서 공연예술 기획·제작 컨설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2026년 문예회관 공연예술 기획·제작 컨설팅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전국 11개 선정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재단은 현재 600석 규모의 아리랑홀과 아리랑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제50회 정선아리랑제를 개최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공연과 축제, 관광 연계 사업 등을 포함해 연간 30여 개 이상의 문화예술 사업도 추진 중이다. 특히 지역 문화재단 가운데서는 드물게 상설공연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한 공연 '뗏꾼'과 '아리아라리'를 상설 운영하고 있으며 기획·특별공연까지 포함하면 연간 공연 횟수는 150회를 넘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는 정선아리랑문화재단에 공연예술 전문 컨설턴트를 파견한다. 전문 컨설턴트는 7일부터 정선아리랑문화재단에서 본격적인 파견 근무를 시작하며, 협약은 별도 종료 협의가 없는 한 2027년까지 유지한다. 컨설턴트는 공연 기획과 제작, 운영 시스템 개선, 실무 협의체계 구축 등을 지원하게 된다. 또 워크숍과 설명회, 성과평가, 성과 공유회 등도 함께 운영하며 지역 공연예술 발전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수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이사장은 “정선아리랑의 전통은 지키되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공연 콘텐츠와 운영 방식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번 컨설팅이 지역 공연예술 발전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민주당, 평창·정선·태백 지자체장 후보 개소식 개최…우상호 후보 순회하며 ‘지역 맞춤형 공약’발표

강원=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가 평창·정선·태백을 잇달아 방문하며 강원 남부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림픽 유산 활용과 폐광지역 산업 전환, 교통망 확충 등 지역별 맞춤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염동열 전 국회의원의 지지 선언까지 이어지며 강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 후보는 7일 평창·정선·태백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원 유세를 펼쳤다. 현장에는 지지자와 주민들이 몰리며 지방선거 분위기가 본격 달아오르는 모습이었다. 한왕기 예비후보는 7일 오전 평창읍 평창중앙로 42에 마련한 선거사무소에서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 개소식에는 우상호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와 백승아 국회의원, 민주당 평창군수 경선 참가자들이 함께 해 당내 '원팀' 결의를 다졌다. 지역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도 참석해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또한 지지자와 군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선거 열기를 더했다. 우상호 예비후보는 축사에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치러낸 평창은 강원도 내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 평창이다"라며 “한왕기 후보와 제가 동반 당선돼 평창의 눈부신 발전을 반드시 함께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산을 사계절 운영 가능한 스포츠·관광·마이스 산업기반으로 전환해 가족이 찾고, 청년이 즐기며, 관광객이 머무는 평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왕기 예비후보는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거치며 군민들의 열망을 다시 확인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내가 지면 평창의 미래가 지고 우리 모두가 진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창한 공약보다 군민 여러분께 진한 감사를 먼저 전하고 싶다"며 “화려한 정책보다 군민의 삶을 바꾸는 진심 어린 실천으로 보답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한 예비후보 캠프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 체제에 돌입했다. 최승준 정선군수도 이날 정선읍 봉양6길 23에 마련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개소식에는 우상호 도지사후보, 김도균 강원도당 위원장, 전영기 정선군의장을 비롯해 도·군의원 후보자 및 지자등이 참여해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십자로 중아로에서 개소식을 축하하며 힘을 실었다. 우 후보는 “정선을 교통 오지 오명에서 탈출시키겠다"고 말하며, KTX 평창-정선선 조기 추진,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 추진을 약속했다. 덧붙여 우 후보는 “최 후보와 호흡을 맞춰 인문·역사 자원과 숲·자연 자원을 결합한 '복합 힐링 거점'을 조성하고, 강원랜드를 가족단위 복합리조트로 발전시켜 정선을 관광과 휴양, 문화와 레저가 결합된 강원 남부권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역설했다. 최 후보는 경험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군정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기본소득 정책이 지속 가능한 기본사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힘 있는 여당 군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김동구 태백시장 후보 개소식을 찾아 폐광지역 산업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우 후보는 “AI 기반 '고랭지 스마트농업' 등 폐광지역을 '첨단 스마트팜 단지' 로 전환하고, 산림·목재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태백의 산림과 목재, 농업 및 풍력 자원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의 강력한 기반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 후보는 “평창·정선·태백의 미래가 곧 강원도의 미래"라며 “지역 후보들과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남부권 발전 전략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염동열 전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강원 정치권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우상호 후보 측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염 전 의원은 정파를 넘어 강원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인물"이라며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실천해 온 뜻을 깊이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염 전 의원은 평소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실천하며 정파를 넘어 오직 강원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인물"이라며 “재임 시절 보여준 강원 발전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은 여야를 막론하고 높게 평가받아 왔다"고 강조했다.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우 후보는 조만간 염 전 의원과 직접 만나 강원 발전과 민생경제 회복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염 전 의원님의 뜻을 받들어 더욱 낮은 자세로 도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고 강원의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의 정치를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 남부권에서 염 전 의원의 지지 선언은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포용금융 파도 만난 카드업계…‘건전성 부담’ 커진다

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여신전문금융업권을 사잇돌대출 취급기관으로 추가했다. 수익원 축소와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로서는 또다른 파도를 만난 셈이다. 기업들은 중신용자를 돕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취급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중 코리아크레딧뷰 기준 신용점수 600~800점대 차주들에게 적용된 평균 금리는 14.74%였다. 800점대는 12.24%, 700점대는 14.75%, 600점대는 17.25%로 집계됐다. 이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사잇돌대출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주들의 신용점수 구간이다. 800점대 초반을 넘어가면 고신용자, 600점대 초반을 밑돌면 저신용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잇돌대출의 금리는 8~12%로, 기존 상품과 5%포인트(p) 이상의 격차가 있다. 카드사로서는 대출을 통해 기대하는 수익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정부가 중신용자 고객 기반이 넓은 카드사를 중심으로 5000억원 규모의 공급을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으나, 카드사들이 사잇돌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대출상품 의존도가 커진 상황에서 자산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격이기 때문이다. 업계로서는 건전성 개선 흐름이 무색해지는 것도 난제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인해 카드사로 고신용자가 몰리고, 우량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연체율이 하락했는데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낮은 중신용자향 대출을 늘리면 다시금 수치가 악화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수익성과 리스크를 함께 관리 가능한 솔루션을 만든다는 방침이지만, 원가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비롯한 방법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문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파 기조 등이 여전채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최근 3년물 AA+ 등급 여전채 금리는 4.1% 수준이다. 기존 채권을 상환하고 새로 발행하면 이자 부담 확대를 피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이뤄지는 카드론 취급 규제와 중금리대출 확대가 상충되는 측면도 있다"며 “포용금융을 펼치는 금융사를 포용하는 대안이 부재한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바이오 노사, ‘빈손 협상’에 형사고발까지…CDMO 경쟁력 ‘몸살 장기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8일 고용노동부 중재 노사정 3자 대면 협상에 나섰으나 협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빈손'로 돌아갔다. 사측이 노조 집행부 등을 상대로 형사고발을 이어가며 양자갈등은 오히려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오후 2시 30분부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 하에 약 3시간에 걸친 노사정 3자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임금인상과 성과급 등 주요 안건에 대한 노사 입장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대면 협상은 결국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부분 파업에 이어 지난 1~5일 닷새간 전면 파업을 진행한 뒤 6일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쟁의 행위 본격화에 앞서 △1인당 3000만원 규모 격려금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협상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협상안에는 신규채용과 인사고과, 인수합병(M&A) 등 핵심 경영사안에 대한 '노조 사전동의' 절차 역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는 “회사의 지급 여력과 향후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를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고, 기업의 인사권 및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사항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며 임금을 6.2% 인상하고 600만원을 일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이를 수용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협상 결렬 후 “대면협상에서 구체적인 안건까지 도출되지는 않았으나, 고용노동부가 중재하고 있는 점과 삼성전자도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한 점을 고려해 조금 더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정부측 권고를 수용해 협의는 당분간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측 역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협상을 위해 비공개 협의 방식으로 노사간 대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노사 모두 대화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협상 결렬에 따른 2차 파업으로 사태가 악화하지는 않았지만, 갈등 국면은 노조의 준법 투쟁이 장기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측이 박재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등 노조원에 대해 잇따라 형사고발을 진행하면서다. 사측은 전날 박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 3명과 현장 관리자급 노조원 3명 등 총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인천연수경찰서에 고소했다. 전면 파업에 앞서 법원이 의약품 변질·부패 방지 업무 관련 쟁의 행위를 사실상 제한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으나, 노조 집행부가 해당 업무자에게도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는 이유다. 앞서 사측은 지난 4일에도 품질 담당자가 아닌 노조원이 생산 현장에 출입해 공정을 감시하는 등 조업 방해 행위를 벌였다는 점을 들어 해당 노조원 1명을 관할서에 동일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내비치면서 2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회사의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경쟁력까지 저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노조측의 준법 투쟁은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별도 설정 기한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24시간 가동되는 CDMO 공정 특성상 준법 투쟁만으로도 정상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측 집계에 따르면, 전면 파업이 한창이었던 지난 4일 기준으로 이미 약 15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사태 장기화로 이 같은 손실 규모 역시 지속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속한 협상으로 노사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며 “파업 관련 외신 보도가 계속되면서 실적뿐만 아니라 빅파마 수주 확대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본격 AI·뉴 스페이스 시대…“항공우주 혁신 막는 낡은 규제 깨고 ‘법적 나침반’ 새로 만들어야”

인공 지능(AI) 기술의 급진전과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항공우주 산업의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하지만 눈부신 기술의 발전 속도를 기존의 낡은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이른바 '규제 지체'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규범적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오후 1시 30분, 법무법인 율촌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39층 렉처 홀에서 항공우주정책·법학회 2026 춘계 학술대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AI 시대, 항공우주 법적 현안과 정책 과제'였다. 현장에는 학계와 법조계, 산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치열한 연구 끝에 도출된 정책적 대안을 나누며 다가올 미래를 논의했다. ◇“AI 시대일수록 방향 제시하는 법학·인문학 통찰 절실해" 이근영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1988년 창립 이래 대한민국의 항공우주 정책 개발과 법적 문제 연구를 통해 관련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온 우리 학회가 앞으로도 든든한 연구 플랫폼이 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손금주 율촌 방산우주항공전략센터장(변호사)은 “우리는 지금 AI가 항공과 우주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환기에 서 있으며, 피지컬 AI(Physical AI)가 곧 우리 곁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술의 진보가 법의 공백 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제도적인 개혁을 이끄는 시발점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황창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 역시 축사에서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항공기와 위성 발사체 설계·제작·운영 등 전 과정에 이미 깊숙이 스며든 현재의 기술이 됐다"며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합리적인 법과 정책의 뒷받침 없이는 산업으로 꽃피울 수 없으며, 반대로 현장의 기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는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기술과 제도의 동반 성장을 역설했다. 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전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교수)은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학문의 역할을 강하게 주문했다. 황 원장은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문제들은 과거의 방식이 아닌 창의성 있게 함께 지혜를 모아 소통하며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I 시대가 도래하고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 법이 질서를 부여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역설적으로 가장 필요한 학문은 인문학과 법학"이라며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법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철학적 통찰을 남겼다. ◇복잡해지는 AI 항공기 사고…피해자 증명 부담의 거대한 벽을 깨라 '항공 교통 체계의 법적 안정성과 안전 관리 거버넌스'를 주제로 진행된 제1 세션의 서막이자 이번 행사의 서두는 서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정책대학원 교수가 장식했다. 서 교수는 '제조물 책임법상 증명 부담의 완화 가능성에 대한 비교법적 검토'를 주제로 고도화된 항공기와 AI 소프트웨어 결함 시 피해자가 겪는 입증의 한계를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서 교수는 조종사의 과실·기체 결함·부적절한 구조물 등 여러 사고 차단 방벽들의 틈새가 일렬로 겹칠 때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스위스 치즈 모델(Swiss Cheese Model)' 시각 자료를 띄우며, 지난 2024년 12월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를 거론했다. 해당 사고의 일부 유족들은 기체 제조사인 보잉을 상대로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지적한 그는 “소송 대리인은 실체적 측면뿐만 아니라 소송 진행이라는 절차적 측면에서도 미국 내 제소가 유가족들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언급했다"며 사법학자로서 피해자들의 증명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서 교수는 통상적인 제조물 소송에서 피해자인 원고가 직면하는 거대한 장벽으로 세 가지를 꼽으며 심층 분석을 이어갔다. 첫째는 핵심 증거와 기술이 제조사에 집중된 '증거 편재' 현상이다. 그는 “현대형 소송의 증거는 물리·법률적으로 제조사에 편제돼 있다"며 “백신 관련 증거가 제약사의 영업 비밀인 것처럼 항공기 제조물 또한 완성품·부품·원재료 제조자 등 다수가 복잡하게 개입돼 있어 증거 편재 문제가 배가된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이를 규명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의 문제다. 서 교수는 “증명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다면 원고 승소 판결은 요원하다"며 승강기를 해체하고 분석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홍콩의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 판례를 방증으로 제시했다. 셋째는 물리적·내용적 접근성의 한계다. 흉부에 이식된 심장박동기 사례처럼 생명 유지와 직결된 제조물은 물리적 접근성이 떨어지며 한 분야의 전문가라 하더라도 다른 분야에는 일반인에 불과해 내용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AI가 항공기에 본격 탑재되는 'AX(AI Transformation)' 시대에는 이 증명 부담의 벽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I 소프트웨어가 단독으로 확대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증거 편재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대용량의 변경·훼손이 쉬운 전자 문서를 다루는 '디지털 포렌식' 과정이 큰 시간과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AI의 자율성, 예측 불가능성, 설명 불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본질 때문에 개발자조차 결함과 오작동에 대한 규명이 훨씬 어려워져 내용적 접근성이 극도로 심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서 교수는 양 당사자가 소송 전 자료를 상호 의무적으로 생성·제출하는 미국의 '디스커버리(증거 개시)' 제도 도입을 제안하면서도 “비례성과 비용 부담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가장 핵심적인 해법으로 그는 미국 판례법의 '기능 이상 이론(Malfunction Theory)' 취지를 살려 우리 제조물 책임법을 해석·개정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 교수는 “우리 제조물 책임법 제3조의 2가 미국의 기능 이상 이론을 계수했기 때문에 이 취지를 그대로 살리면 된다"며 “비정상적 사용이 부재한 사실과 합리적 2차 요인이 부재한 사실이 증명되면 확대 손해를 발생시킬 결함을 내재한 제조물로 법률 판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관이 요구하는 증명도 역시 “영미법계(커먼로)처럼 '과반의 개연성(balance of probability)'을 취해 현실 세계에서 피해자의 땀과 노력으로 직접 할 수 있는 최선의 증명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서 교수는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마련한 조력형-조화형-자유형 등 항공 AI 3단계 로드맵 시각 자료를 띄우며 정책적 제언을 던졌다. 그는 “사람인 조종사의 권한이 인공지능으로 양도되는 것에 비례해 조종사의 과실 책임이 항공 인공지능의 '제조물 책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법률적 함의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토교통부가 준비 중인 한국형 AI 로드맵에도 이러한 민사 책임의 전환 논의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지훈 공군 항공안전단 전문관은 '도심항공교통(UAM) 운영에 따른 공군 영향 분석 및 안전 확보 방안'을 다뤘다. 박 전문관은 성남 비행장(제15특수임무비행단) 인근에 설정된 잠실-수서 UAM 실증 노선을 지도로 보여주며 군 공역 침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UAM 실증 및 초기 비행은 회전익 항공기의 시계 비행(VFR)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성남 비행장은 VIP들이 이용하는 공항이자 기지 남북으로 육군 회전익 항공기 다수가 비행하고, 상공으로 항공로가 통과해 항공기 운항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V자 형태인 활주로와 UAM 실증 노선이 수평 거리 480~800m, 수직 300~600m 수준으로 인접하게 된다. 통상 회전익 항공기는 불규칙한 비행을 하므로 기상이나 장비에 따라 상하좌우로 이동 시 수송기 등 기존 항공기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는 게 그의 평가다. 박 전문관은 “우리나라 공역은 굉장히 협소한데 밀도가 높고, 분단 국가라 민간이 쓸 수 있는 공역이 적다"며 “국내 공역 상황을 반영해 UAM 기체에 자동 종속 감시 시설(ADS-B) 등 장비를 의무화해 관제 시설에서 식별 가능하도록 조화로운 비행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석대 한국공항공사 변호사는 'UAM 운용 체계상 신규 사업의 국내법적 구현 한계'를 조목조목 짚었다. 강 변호사는 도심 항공교통법은 UAM 산업 진흥·운영 체계 도입 정리를 위한 과도기적 성격이 아주 강하다며 두 가지 구체적인 입법적 불비를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K-UAM 운용개념서 1.5'에 비도심 공공 관광형 모델이 있는데, 정작 현재 도심 항공교통법에는 '관광 비행' 모델이 적용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 법령은 버티포트(이착륙장)를 지정할 때 도심항공교통회랑을 동반적으로 같이 지정하도록 돼있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운영 개념 1.0을 아예 바탕으로 한 것으로서 지금의 1.5 모델의 유연성을 소화할 수 없는 규정이라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본격 상용화 시점인 1.5 모델은 국가 공역 시스템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을 선명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국내 항공 4법 중심으로 통합적 UAM 규범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심우주 탐사·상업 위성 폭증…낡은 우주법·조달 체계 뜯어고쳐야 제2 세션에서는 '민간 우주 비즈니스의 걸림돌과 해법'을 주제로 우주 산업 생태계 전반의 정책적 한계와 개선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주 활동 영역의 확장과 국가의 관리 감독'을 주제로 강단에 올랐다. 이 연구원은 다누리호의 성공과 향후 화성 착륙선 추진 등 우주 활동의 영역이 지구 궤도를 넘어 심우주로 뻗어나가는 현실과 민간 상업용 위성의 폭발적인 증가로 지구 궤도가 유례없는 혼잡 상태에 이르렀음을 데이터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외기권 조약에 따라 우주 활동이 국가 활동이 됐건 정부 활동이 됐건 민간 활동이 됐건, 일어나는 책임은 국가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고 전제했다. 이 연구원은 “지구 궤도상에 있는 우주 물체의 개수가 엄청나게 급증하고 있으며, 통제 불가한 상태가 돼 '지구 궤도는 이미 실패했다'는 이야기마저 듣고 있다"며 “이제는 무분별한 활동으로 달이나 다른 천체가 오염될 것을 미리 막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달 표면 기지 건설 등 심우주 활동 시 타국 활동 방해 금지나 우주 환경 오염 회피 등 복합적인 요소를 국가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요컨대 우리 민간 기업이 달에 기지를 세우겠다고 했을 때 국가는 관리 감독 책임이 있으니 그냥 하라고 할 수 없어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서 허가를 해줘야 한다"며 “여태까지 우주 물체가 어디에 있다는 단순한 정보만을 '등록' 받던 개념을 넘어 이제는 '허가'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권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안보·상업 융합 우주 비즈니스의 법·정책적 과제'를 심층 분석하며 산업계의 체증을 풀어냈다. 김 연구위원은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지닌 민간 우주 자산이 국가 안보 역량과 직결되는 융합 시대를 맞았지만 한국의 경직된 국방 조달 체계가 그 시너지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방위사업법은 획득 체계가 진짜 '물품'을 사다가 쓰는 것으로 표현이 돼 있다"며 “예를 들어 우리가 민간 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국방에서 쓴다고 했을 때, 이 '서비스'를 국방에서 계약으로 취득할 수 있느냐 하면 현재 법문상으로는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물리적 무기체계 확보를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법으로는 민간의 발사 '서비스'나 데이터 '이용'을 계약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국가가 물건을 직접 소유했을 때는 절차가 엄청 복잡해진다. 그럴 바에는 일정한 서비스를 외부 민간 기업에 맡겨서 쓰고, 국가는 원하는 효과만 얻으면 될 수 있도록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달 개념의 확장을 주문했다. 나아가 그는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한 인허가의 복잡성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은 “발사체 한 번 쏘려고 할 때 우주개발진흥법 제11조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개별 부처를 일일이 다 찾아가 서류를 각각 제출하는 것은 민간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 맞지 않으므로, 규제 해소보다는 '합리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힘 안동·예천 공천 확정…권기창·안병윤 본선행

안동·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8일 안동시장과 예천군수 재선거 후보를 최종 확정 발표하면서 지역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됐다. 이번 공천은 당원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당심과 민심을 함께 고려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동시장 후보에는 현직인 권기창 시장이 공천을 받으며 재선 도전에 나서게 됐다. 국민의힘은 시정 운영의 연속성과 지역 현안 추진력, 조직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권 시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후보는 민선 8기 들어 원도심 활성화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기업 유치 확대,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 등 지역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해 왔다. 특히 안동 바이오·백신 산업 육성과 미래 신산업 기반 구축에 힘을 쏟으며 지역경제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등 세계유산과 전통문화 자원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며 안동의 문화관광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행정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와 함께 시민 생활과 직결된 교통·복지·정주환경 개선 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시정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 결과를 두고 현직 프리미엄뿐 아니라 시정 경험과 조직 경쟁력, 인지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 후보는 향후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청년 정착 기반 확대, 생활밀착형 행정 강화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예천군수 후보에는 안병윤 전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이 공천됐다. 안 후보는 행정안전부와 경북도, 부산시 등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거친 정통 행정관료 출신으로, 폭넓은 행정 경험과 정책 추진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안 후보는 경북도 경제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며 지역 경제정책과 재정 운영, 균형발전 전략 수립 등을 담당했으며, 이후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으로 재직하며 대규모 도시 행정과 현안 조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방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중앙정부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예천의 미래 성장 전략과 지역 현안 해결 능력, 안정적인 군정 운영 역량 등을 고려해 안 후보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향후 농업 경쟁력 강화와 관광자원 개발, 생활 SOC 확충, 정주여건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민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천 발표로 안동과 예천 지역의 선거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각 후보 진영은 조직 정비와 정책 개발, 지역 민심 확보에 속도를 내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재선거가 지역 발전 방향과 향후 지방행정의 안정성 등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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