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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찬란한 K-방산의 이면, 그리고 참사의 기억법

2018년 5월 29일 폭발 사고(5명 사망), 2019년 2월 14일 폭발 사고(3명 사망), 그리고 2026년 6월 1일 폭발 사고(5명 사망·2명 부상). 불과 8년 새 국내 방위산업 현장에서는 도합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들이 유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반복됐다. K-방산의 눈부신 기술 발달과 전례 없는 수출 호황으로 매 국면마다 수조 원대 수주 잭팟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고, 국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장밋빛 전망들이 판을 쳐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는 모습이 일상화됐다. 이런 호황 속에서 중심을 잡고 현장의 안전을 객관적으로 통제해야 할 방위산업체 경영진과 유관 기관은 실질적인 유해·위험 요인 파악을 소홀히 해 무기체계 생산 실적과 시험 평가 일정에 목을 맨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비극이 채 잊히기도 전인 이달 1일, 추진제를 닦아내는 56동 세척공실에서 또다시 원인 미상의 폭발이 일어났다. 지난 8년간 무려 44건의 배기 장치 교체 등 안전 개선 요구를 받고도 묵살하고 배관이 막힌 잔류 화약 찌꺼기(슬러지)에 작업자들이 직접 손과 공구를 대도록 사지로 내몬 상황이 누적된 결과다. 왜 K-방산의 이면에서는 피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가. 최근 학계에 발표된 방위산업 안전 관련 3편의 내용을 깊이 교차 분석해 보면 이 비극은 철저히 구조화된 인재(人災)임이 명백해진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법과 제도의 방관'이다. 2024년 '안전문화연구(31호)' 실증 연구에 따르면 민간 방산 종사자들은 무기체계 시험 평가와 정비를 위해 군사 통제 구역에 들어가 위험천만한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현행 안전 지침인 '국방 안전 훈령'의 적용 범위는 국방부·소속 군 기관으로만 한정돼 있어 방산 종사자들은 철저한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온전한 적용은 커녕 사고 발생 시 명확한 피해 보상 제도조차 붕 떠 있는 실정이다. 방산 현장의 민낯은 더 처참하다. 2025년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안전보건융합공학과에서 발표된 박사 학위 논문의 '지오르기(Giorgi) 현상학적 심층 면담' 결과를 보면 종사자들은 “시험 평가 일정이 최우선이라 사소한 안전 문제는 무리하게 감수해야 한다", “사전 안전 점검은 서류상으로만 끝나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또 시야가 차단돼 위험한 장갑차 내부를 다루면서 작업자 간 의사소통 오류를 방치하거나 폭우·폭염과 같은 기상 상황 악화 속에서도 무리하게 야외 일정을 강행하는 부끄러운 행태도 목격됐다. 방산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 외부 안전 교육이나 전담 통제 인력조차 없이 사고가 터져야만 사후 대처가 이뤄지는 환경에서 작업자들은 매일같이 극도의 불안감을 안고 화약고로 출근하고 있었던 셈이다. 나아가 방산업체들은 무거운 기계 장비를 옮기거나 폭발물을 취급하는 시험 평가 현장에 전담 안전 인력도 없이 종사자들을 반복적으로 내몰아 위험천만한 작업을 강행했다. 때문에 현업자들에게 큰 위험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줬지만 이 같은 관행은 10년간 1570건의 방산 사업 현장에서 산업 재해가 발생했다는 통계로 이어졌다. 당연하게도 방위산업 조직 내 안전 관리 활동의 핵심은 '경영층의 확고한 안전 책무'를, '방산 현장에 맞춘 실질적 안전 교육'을, '투명한 의사소통'을, '사전 유해·위험 식별'을, '페널티가 아닌 포상 중심의 안전 문화'를 명시하고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무시되기 일쑤다. 시간이 지나도 실적 앞에서 참사를 대하는 업계의 자세는 변하지 않아 '현장 안전제일'은 공염불에 불과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고질적 병폐를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2025년 '한국안전학회지(40권 1호)'에 게재된 연구는 279명의 방산 종사자 데이터를 구조 방정식(PROCESS Macro Model 7)으로 분석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연구는 조직의 겉치레식 안전 관리 관행이 실제 작업자의 '안전 행동'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매개하고 조절하는 경영진과 관리 감독자의 실천적인 '안전 리더십'이 절대적임을 통계적으로 입증했다. 학계는 이를 억지로라도 끌어내기 위해 강력한 외부 통제력을 주문한다.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부가 직접 나서 방산업체 정기 안전 점검을 제도화하고, 규정 위반 업체에는 정부 방위사업 입찰 시 치명적인 타격이 될 '감산점(Penalty Point)'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스스로 안전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실적으로 직결되는 압박을 통해서라도 통제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나아가 현장 종사자들에게는 처벌(페널티)에만 급급한 문화를 넘어 자발적 안전 준수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포상 문화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러한 안팎의 엄중한 지적과 잇따른 참사 비판에 직면하자 사고 당사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지난 14일 회사는 화공 분야 권위자인 연세대 문일 명예 특임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독립기구 '안전문화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외부 전문가 11명과 노조가 추천한 현장 직원 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를 통해 화약 등 위험물 취급 사업장의 표준 작업 절차를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2단계 종합 진단을 거쳐 오는 9월 노사 합동 '신(新) 안전 문화 혁신 선포식'을 개최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전 환경 개선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도 약속했다. 2023년 538억 원, 2024년 1114억 원, 2025년 2470억 원으로 안전 투자비를 매년 배 이상 늘려왔으며, 올해는 무려 4524억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한 개선 조치를 취하고, 막대한 예산과 외부의 객관적 시선을 수혈해 무너진 현장의 신뢰를 재건하겠다는 경영진의 늦었지만 절박한 결단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러한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과 화려한 위원회 출범 그 자체가 온전한 '안전 리더십'을 단번에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 거창한 계획이 과거 종사자들이 토로했던 '서류상으로만 끝나는 요식 행위'로 또 다시 전락하지 않으려면 앞서 지적된 '44건의 배기 장치 교체 요구 묵살'과 같은 안일한 실적 지상주의부터 철저히 뜯어고쳐야 한다. 새롭게 개편될 시스템이 현장 최말단 작업자의 투명한 의사소통과 실질적 안전 행동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선포식 역시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일부 엄격한 통제 구역에서는 크레인 취급 인원 제한 등 철저한 규정 강화를 통해 대대적인 사고 예방 효과가 나타났고, 안전 선진 기업들은 대형 참사 이후 재해 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혁해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 문화를 구축했다. 참사를 기억하고 예방하는 방식이 곧 그 사회와 산업의 성숙도를 반영하는 법이다. 그런 만큼 제도적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서류로만 남기는 요식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 K-방산의 찬란한 금자탑이 언제까지 근로자의 피와 땀 위에 위태롭게 서 있어야 하는가.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전·하이닉스’에 코스피 9000찍은 날…JP모건이 던진 ‘반도체 경고’ [머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 9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경고가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5% 오른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23% 오른 8884.92로 출발해 장중 전고점(2일·8933.62)을 갈아치우더니 낮 12시 57분께 9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한때 9106.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의 상승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에서 4000선까지 오르는 데 129일이 걸렸고, 4000선에서 5000선까지는 87일, 5000선에서 6000선까지는 34일이 소요됐다. 이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7000선 돌파에는 70일이 걸렸지만 7000선에서 8000선까지는 9일 만에 도달했다. 이날 9000선 돌파까지는 34일이 걸렸다. 코스피 랠리의 중심에는 대형 반도체주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4.62% 오른 3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6.51% 상승한 268만5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273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처럼 반도체주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가 이끄는 JP모건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주가 이번 주 사상 최고치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위험가치(VaR)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험가치 충격은 시장 가격이 급격히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이 사전에 설정한 위험 한도를 초과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내부 위험관리 규정에 따라 보유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보고서는 “위험가치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시장은 변동성에 의해 유발되는 자기강화적 매도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적)는 이달 초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과열됐다는 우려로 지난 5일에만 10%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반등하며 지난 15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이번 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반도체주 롱포지션(매수)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전략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고, 지난달 말 50%를 돌파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비중을 각각 28.58%와 25.81%까지 늘려 총 54%를 넘기며 사상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위험가치 충격이 발생하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서서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글로벌 증시 급락 직전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으며 시장 유동성 역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도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에서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당 기업들의 매출 비중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제 매출 성장 속도가 시가총액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 대비 매출 비중 비율은 약 6배 수준으로, S&P500 지수 내 매그니피센트7(M7)의 동일 지표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융위, ‘경영권 프리미엄 주주 공유’ 27년만 재추진…핵심쟁점은?[자본법안 와치]

금융위원회는 하반기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우선 입법과제로 선정했다. 1997년 처음 도입됐다가 이듬해 외환위기 속에 폐지된 지 27년 만이다. 어떤 모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합동회의를 열고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우선순위 정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에서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주식 양수도 방식의 M&A에서 발생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 주주가 같이 누릴 수 있도록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무공개매수는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 인수자가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사들이면 나머지 모든 주주에게도 같은 가격에 주식을 살 기회를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규정이다. 도입 취지는 주주 평등 대우의 원칙을 구현하는 것이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지배주주나 일반주주주 모두 공평하게 팔 기회를 주고, 같은 가격에 팔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주주 평등 원칙을 구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없는 상황에선 지배주주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독차지하는 사례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이다. 국내 M&A 과정에 지배주주가 장외에서 주식을 양도하면서 프리미엄을 독점하는 거래 방식은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IMM PE가 한샘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받은 주당 매각가는 22만2550원으로 거래 당일 종가 11만6500원 대비 91%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 창업주 일가는 지분 27.7%를 총 1조4500억원에 매각했다. 나머지 72%를 보유한 일반주주는 이 가격에 팔 기회가 없었다. 인수 이듬해 한샘 주가는 3만원대로 폭락했고, 이후에도 4만원 중반대에 머물렀다. 증권업계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2016년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지분 22.56%를 인수할 때 지배주주는 주당 2만3182원에 매각했지만, 소액주주에게는 주당 6737원의 주식매수청구권만 부여됐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때도 지배주주에게는 주당 1만6518원을 지급했지만, 소액주주에게는 그 절반도 못 미치는 7999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줬다. 같은 회사 주식 한 주가 거래 구조에 따라 최대 3.4배 다른 가격에 팔리는 셈이다. 이런 구조가 굳어진 데는 이유가 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지배주주 지분만 사면 충분하다. 소수 지분만으로 회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에서 인수자는 지배주주에게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사고 나머지 소액주주에게는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1972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2026년 초 기준, OECD 38개국 중 29개국이 채택했다. 제도 설계는 크게 영국형과 일본형으로 나뉜다. 영국은 의결권 30% 이상 취득 시 잔여 전 주주에게 12개월 내 최고 지급가로 전량 매수 청약을 의무화한다. 소수주주에게 회사를 떠날 권리, 즉 '퇴출권'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연합(EU) 대부분 국가가 이 모델을 따른다. 일본은 3분의 1 초과 지분 취득 자체를 공개매수로 강제하되 전량 매수 의무는 없다. 지배권 거래의 투명성 확보가 목적이어서 소수주주의 실질적인 퇴출권 보장 면에서는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시장 거래나 제3자 배정으로 3분의 1을 초과해도 공개매수 의무가 없어 규제 회피가 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제도 자체가 없다. 대신 이사회의 신의성실 의무와 주(州) 회사법 판례가 소수주주를 간접적으로 보호한다. 1998년 한국이 의무공개매수를 폐지하면서 미국 모델을 따른 셈이지만, 미국과 달리 한국은 회사법 판례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2022년 12월 당시 발표한 도입 방안은 발동 기준 25%, 매수 범위 50%+1주를 골자로 한다. 학계에서는 이 방안의 설계 수준에 이견을 제시한다. 김우찬 교수는 전날 세미나 발표에서 제도 도입 시 '50%+1주'가 아닌 '잔여 주식 전량'을 공개매수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주주가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하는 수준에 도달할 경우 매수를 원하는 잔여 주주들의 주식 전량에 대해 공개매수 제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는 유인을 높이기 위해서도 전량 인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가 검토 중인 '50%+1주' 방안에 대해 지배주주로부터 지분 40%를 인수한 뒤 10%만 공개매수하는 경우 일반주주 중 16.7%만 평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 가격 산정 기간을 과거 12개월로 길게 설정하고, 발행주식 50%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개매수를 무효화하는 인수 수락 조건을 둘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발동 기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김순석 교수는 논문에서 “국내 상장회사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이 41.2%로 높고, EU 11개국이 30%를 채택하고 있어 발동 기준을 25%에서 30%로 상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위 현행안과 다른 입장이다. 재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M&A 시장 위축 우려를 두고는 '실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우찬 교수는 “의무공개매수가 도입되면 일반주주에게도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해 인수 비용이 늘고 M&A 건수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실제로는 지배권 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주당 인수 비용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한 차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시행했다가 스스로 폐지했다. 1997년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도입했지만, 1998년 1년 만에 사라졌다. 당시 IMF 외환위기 속에 기업 구조조정 촉진을 이유로 폐지 요구가 있었다. 이후 2020년대 들어 도입 논의는 이어졌지만, 입법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12월 발동 기준 25%, 매수 범위 50%+1주를 골자로 한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하반기 핵심 입법 과제로 못 박았다. 상장사 합병가액 산정 기준을 공정가액 방식으로 변경하는 법안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고,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은 아직 정무위에 계류 중이다. 사모펀드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모펀드 입장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로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선 상장폐지까지 용이하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M&A가 더 활성화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메리츠, “홈플러스 정상화, 최대주주 MBK가 먼저 책임져야”…수익 사유화 비판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향해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을 채권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책임 있는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메리츠금융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는 운용자산 약 325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의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 연간 수천억 원의 운용보수와 막대한 성과보수를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브스 기준 한국 부자 순위 2위인 김병주 회장의 자산(추정 99억 달러)과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지급된 17억 달러의 분배금을 언급하며 MBK파트너스의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강조했다. MBK파트너스의 바이아웃펀드 3호는 홈플러스 투자 부진에도 지난해 15.4%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 대한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메리츠금융은 “경영권을 보유해 온 최대주주가 금융 지원을 해온 채권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방식은 시장의 상식과 책임경영 원칙에 어긋난다"며,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MBK파트너스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자금 지원 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사태는 대형 오프라인 마트의 업황 악화 속에서 지분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사모펀드의 '바이아웃' 모델이 한계에 직면하며, 투자 성과를 둘러싼 자본시장 내 대형 금융사 간의 책임 공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다음은 메리츠금융그룹 입장문.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스스로를 동북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라고 소개해 왔습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의 운용자산은 약 325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하며, 업계 통상 수준의 기본 운용보수 1%이상을 고려하더라도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투자 성과에 따른 성과보수까지 감안하면 실제 수익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MBK파트너스의 창업자인 김병주 회장의 추정 자산은 99억달러로 2026년 포브스 한국 부자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포브스는 김 회장의 자산이 MBK파트너스를 통한 대형 인수합병(M&A)과 투자 성과를 기반으로 형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올해 3월 연례서한을 통해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17억달러 규모의 분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홈플러스가 포함된 바이아웃펀드 3호는 홈플러스 투자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대한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그 부담을 채권자들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이자 경영권을 보유해 온 MBK파트너스야말로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입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에 대한 금융 지원 과정에서 채권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투자 성과를 통해 얻은 수익은 투자자와 함께 향유하면서도 경영 실패에 따른 부담은 채권자들에게 전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상식과 책임경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손실 부담이 선행돼야 합니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투자 성과에 따른 이익을 누려왔습니다. 이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수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 있는 해결을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먼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 노력과 자금 지원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에너지공단, 에너지 수요통계 전문가 협의체 출범…통계 신뢰성 강화

한국에너지공단이 에너지 수요통계의 신뢰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출범하고 국가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 수립에 필요한 통계 품질 제고에 나선다. 에너지공단은 1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26년도 에너지 수요통계 전문가 협의체'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수요통계 전문가 협의체는 국내 에너지 수요통계의 신뢰성과 활용성을 높이고 통계사업의 전주기적 관리를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기호 공단 재생에너지기반본부 이사를 비롯해 협의체 위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협의체 운영계획과 통계사업 추진 현황 소개, 위촉장 수여 등이 진행됐다. 협의체는 에너지사용량 신고 통계, 산업 데이터베이스 통계, 에너지 총조사 수송통계, 에너지 인공지능(AI) 통계 등 4개 분과로 구성된다. 산·학·연 에너지 기술 전문가와 통계관리·분석 전문가, 업종별 현장 전문가 등 총 20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앞으로 협의체는 통계자료의 신뢰성 강화와 검증·평가 방안 마련, 정책 홍보 및 고객지향적 데이터 제공 방안 도출, 통계 관련 연구사업 평가·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수송통계 분과는 3년 주기로 실시되는 에너지 총조사의 수송부문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수송부문의 에너지 소비 구조와 수요 특성을 분석하고 조사 결과를 정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해당 결과는 국가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과 중장기 에너지 계획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공단은 오는 6월부터 10월까지 월 1회 분과회의를 운영하고, 주요 성과를 11월 성과발표회를 통해 공유한 뒤 2027년도 에너지 수요통계 조사 사업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노조 “발전 5사 단일 통합 환영…정부 독단 결정은 안 돼”

노동계가 발전공기업 통합 연구용역의 1사 통합 권고안을 환영하며 에너지 전환과 일자리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발전공기업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로드맵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발전공기업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1사 체제를 가장 적합한 안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권역별 2~3개 회사 체제와 △지주사 아래 권역별 자회사 체제를 고려했다. 연구용역 중간결과 발표 이후에 진행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간 토론에서 통합 당사자인 노동계는 대체로 1사 통합안을 환영했다. 이들은 발전공기업 통합이 단순한 조직 재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석탄화력발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일자리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태석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단일 통합 모델을 제안했다는 것만으로도 발전공기업이 에너지 전환기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첫발을 뗀 것"이라며 “통합은 고용 안정을 전제로 한 직무 전환의 핵심이며, 석탄에서 햇빛과 바람으로 일자리가 전환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상임부위원장도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연구용역 권고안을 환영한다"며 “통합 과정에서 핵심 이해관계자인 노동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고,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용순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통합 발전공기업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협력사 노동자 재고용, 정비 기능 전환 등을 포함한 장기적인 계획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발전 5개사가 통합됐을 때 여러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로드맵과 통합 발전사의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조영상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발전공기업 통합은 단순히 회사 수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과정에서 공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로드맵과 구성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환 중앙대 공과대학 교수는 “발전 5개사가 통합될 경우 통합 법인의 역할과 국민이 얻을 수 있는 편익, 달성해야 할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 보수체계가 서로 다른 기관들이 결합하는 만큼 화학적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발전공기업이 과도한 부채를 떠안은 공기업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재무구조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발전공기업이 하나로 통합되더라도 재생에너지 확대나 신사업 성과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통합 이후에도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과정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재원 조달 방안과 지원 체계를 함께 마련해 통합 발전공기업이 과도한 부채를 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통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내부 효율성 저하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며 “인력관리본부를 별도로 두고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노동자 고용 플랫폼 제도를 도입해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전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넥슨·크래프톤이 밝힌 ‘게임산업 AX’의 시행착오는? [현장]

경기도 판교에서 개최 중인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2026'에서 국내 게임산업의 리딩 기업인 넥슨과 크래프톤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총괄하는 리더들이 마주 앉았다. 각 사가 인공지능 전환(AX)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강덕원 넥슨 AI 본부장은 18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 지하 2층 국제회의장에서 '넥슨과 크래프톤의 AX 여정 - 무엇을 시도하고 무엇을 포기했나'를 주제로 열린 대담 세션에서 게임업계 AX의 방향성을 '사람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특별한 정답이 정해져 있지는 않은 만큼, 타 산업과 달리 AX를 적용하기 쉬운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 중요한 것은 '창의성'…'사람'의 가치 재정의 강 본부장은 “게임 산업에서의 AX 적용은 주로 '재미'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 포커싱이 돼 있다"며 “창의성과 판단이 중요한 영역의 일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이 해야 한다. 게임산업에서 AX가 더 본격화 되면 결국 사람의 역할과 가치를 다시 정의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과 대담한 임경영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부문 총괄도 게임 산업의 AX가 타 산업의 AX와 다를 수밖에 없는 핵심적인 차이를 '창의성'에서 찾았다. 과거 커머스와 블록체인 금융 분야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임 총괄은 “커머스나 금융 분야는 거버넌스 차원에서의 규제가 많은 만큼 막바로 AI를 수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반면, 게임 산업은 AI 도입에 유리한 지점이 있다"면서 “게임산업의 AX 적용이 고도화될수록 핵심은 '창의성'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AX를 추진하면서 조직 내 AX 성공 사례들을 전파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게임산업의 특성 상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가 많은 만큼, 한 조직 안에서의 AX 성공 사례가 다른 조직으로 전파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화두는 “AX 성공경험의 조직 내 확산" 강 본부장은 “슬랙(Slack, 프로젝트 기반 협업 툴)에 3000명이 넘는 넥슨인들이 참여하는 AI 채팅방이 있고 이곳에서 사례 공유도 많이 일어나는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초기에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AX 확산을 추진했다면, 지금은 톱다운(top-down)을 병행하면서 AI 본부가 조직 별 AX 추진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AX 적용이 더딘 조직이 있다면 적절히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임 총괄은 “현업의 AX를 지원하는 FD를 파견하고 있다"며 “FD는 AX 교육을 별도로 받고 있고, FD의 자리에는 'AI에 대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명찰을 붙여놨다"고 말했다. 또 “구성원들이 접근할 수 있는 AX 포털을 만들어서 일종의 마켓 플레이스처럼 활용하고 있다"며 “AX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을 올리면 구성원 누구나 접근해서 시도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크래프톤도 지난해 11월 김창한 대표가 'AI 퍼스트'를 선언했다"며 “AX에 대한 최상위 조직장의 의지 표현은 전사 차원의 AX 확산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 커지는 AI 도입 비용, 어떻게 관리하나 기업의 AI 도입은 숙명이 된 시대이지만, 남겨진 숙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AI 도입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 문제다. 강 본부장은 “AI 도입 초기 AX 성공 사례 확산을 위해 다양한 AI 도구를 구성원들에게 지원했는데, AI 도입 비용이 예상치를 뛰어넘어 빠르게 증가했다"며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고 해서 단순히 '얼마까지만 써라'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AI 도입이 프로젝트 기간 단축 등의 충분한 가치로 연결된다는 걸 보여주면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며 “지금은 토큰 사용량과 생산성 향상의 관계를 데이터로 분석해 AI 도입에 따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총괄은 “조직과 현업 상황에 따라 AI 도입 비용이 다른 만큼, 크래프톤은 각 실무 조직 별로 스스로 AI 도입에 드는 비용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중앙에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 별로 어떤 모델이 가성비가 좋은지 단가표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LLM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쓰기 위해 파트너사들과 단가를 낮추는 협의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임 총괄은 “크래프톤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을 만드는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 역시 AX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시행착오로 노하우 쌓는다…중요한 건 '실패 경험의 자산화' 강 본부장과 임 총괄은 회사의 AI 전환 과정이 결국은 미래를 위한 초석이라는 데 공감했다. 지금 당장은 AI 도입에 따른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하더라도,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노하우를 쌓으면 현재의 비용을 뛰어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 본부장은 “AX를 추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거기서 얻은 교훈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지속가능한 것은 다르다는 부분"이라며 “AX는 성공 사례만 늘리는 것보다 빠르게 시도해보고 아니라고 판단되면 빠르게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으니 안 돼'가 아니라 '빠른 시도'"라고 강조했다. 임 총괄은 “AI는 여러 분야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반 기술이고, 크래프톤은 AX로 향하는 여정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실패에 대한 측정보다는 AI 도입 시도에 따른 실패 경험을 자산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 본부장은 “돌이켜보면 게임업계는 늘 변화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AI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에 무게추를 두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마음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임 총괄은 “AI는 미래를 바꾸는 강력한 도구(tool)"라며 “기존의 인력만으로는 할 수 없었던 크리에이티브의 출발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행 6차 석유 최고가격 유지…“호르무즈 해협 재개 시 종료 판단”

당분간 현행 6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지속된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등으로 유지된다. 정부는 7차 최고가격 종료 여부 관련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국제 유가 상황 등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 산업통상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새로 최고가격을 지정하기 앞서 6차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고가격제를 무기한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주말과 내주 초까지 종전 진전 여부 등을 보고 종료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최고가격제 종료 3가지 조건으로 중동 정세 안정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이하 안정화 등을 꼽았다. 종전 합의 후에도 아직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려워 종료 시점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통항 재개가 가장 우선돼야 하고, 그 조건이 마련되면 민생과 재정부담, 해제 후 국내 유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3월 27일부터 시행한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1차(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이후 3차부터 6차까지 동결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 기준을 담은 고시도 1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고시에는 손실 보전을 위한 재정 지원의 원칙과 기준, 산정 절차, 최고액 정산위원회 구성·운영 방안 등의 규정이 담겼다. 우선, 재정 지원의 기준 금액은 당초 정부 방침대로 석유 정제업자가 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투입한 원가를 기준으로 정했다. 산업부 장관이 정하되 적정 수준의 마진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원가에는 원유와 석유제품 구입가격·운송비·보험료 등을 포함한 원유도입비용, 감가상각비·인건비·연료비·국내 유통비를 비롯한 생산 및 판매비용, 그 밖의 관련 비용이 포함된다. 최초 정산 기간은 처음 최고가격을 지정한 날로부터 3개월로 이달 말까지 적용된다. 재정은 분기 단위로 지급한다.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회계·법률·석유시장 분야 전문가와 정부위원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원가 산정과 마진 결정, 재정지원 신청 서류 검증, 지원금액 지급 여부 등 안건을 심의한다. 앞서, 정부는 최고가격제 6개월 유지를 전제로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한 목적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손해액이 4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실장은 “업계가 주장하는 4조원 이상 손실액 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예산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CJ푸드빌 뚜레쥬르, 과일 형태 디저트 ‘아그작’ 케이크 신제품 2종 출시

단단한 초콜릿 코팅 안에 부드러운 무스와 과육을 채워 넣은 뚜레쥬르의 직영점 한정 디저트 '아그작' 케이크가 레몬과 멜론 2종의 신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직영 매장에서 한정 판매 중인 아그작 케이크 카테고리에 레몬과 멜론 플레이버 2종을 추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3월 뚜레쥬르 본점에서 처음 선보인 아그작 케이크는 과일 형태의 단단한 초콜릿 코팅 안에 무스와 과육을 채워 넣은 디저트 제품이다. 겉면의 초콜릿을 베어 물 때 나는 소리를 제품명에 직관적으로 적용했으며 출시 이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소비자 인증 사진이 공유되며 준비 수량이 조기 소진되는 등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복숭아와 망고 및 피스타치오 맛으로 운영되던 해당 제품군에 지난 11일 레몬 퓨레를 넣은 '아그작 레몬'과 멜론 과육 및 크림을 조합한 '아그작 멜론' 2종이 추가됐다. 추가된 신제품 2종은 뚜레쥬르 본점에서 판매된다. 뚜레쥬르는 이 같은 특화 제품을 통해 본점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직영 매장인 본점에서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여 소비자 반응을 검증한 뒤 해당 성공 경험을 전국 가맹점 등 브랜드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아그작 케이크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디저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뚜레쥬르의 기획력을 집약해 선보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맛과 품질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 선보여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10년 옹기 숙성 원액 담았다…국순당여주명주, 증류소주 ‘려’ 박람회 출품

농업법인 국순당여주명주가 18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 참가해 옹기에서 장기 숙성한 고구마 증류소주 '려'를 선보인다. 국순당여주명주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에서 고구마 증류소주 '려 2013 본(本)'과 '려 2026 병오년 에디션'을 전시한다고 18일 밝혔다. 국순당여주명주는 전통주 기업 국순당과 여주 고구마 농가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농업법인이다. 고구마 증류소주 려는 조선시대 옛 문헌에 기록된 감저(고구마의 옛 이름)소주 제법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수확 후 7일 이내의 여주산 고구마와 물 및 국순당이 배양한 누룩을 첨가해 제조한다. 여주 강천 지역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동 재질의 단식 증류기를 활용해 상압증류 방식으로 증류액을 추출한다. 전시 품목 중 려 2013 본은 여주 고구마와 쌀을 원료로 2013년 첫 증류한 원액을 유약을 바르지 않은 옹기에서 10년간 숙성한 제품이다. 비냉각여과 방식을 적용해 제조했으며 2024년 한정품으로 판매된 이후 잔여 숙성 원액 물량을 고려해 추가 판매를 진행 중이다. 려 2026 병오년 에디션은 고구마 100%를 원료로 제조해 1000일 이상 옹기에서 숙성한 제품으로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에 맞춰 브랜드명에 포함된 말의 시각적 이미지를 포장에 적용했다. 박람회 기간 동안 국순당여주명주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시음 행사와 제품 판매를 진행하며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기념품을 제공한다. 해당 제품군인 고구마 증류소주 려는 2022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상과 202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국순당여주명주는 농식품 상생협력 경연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국순당여주명주 관계자는 “여주산 고구마를 원료로 옛 문헌에 기록된 제법으로 빚고 옹기에서 숙성한 전통 증류소주 제품을 박람회 현장에서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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