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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종환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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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건설업 불황에 임금체불 역대 최대…처벌 강화에도 백약이 무효

임금체불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불 규모가 작년에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상습 체불 근절을 위해 사업주 처벌과 제재를 강화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불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임금체불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떠안고 있다. 대구의 한 편의점에서 일했던 이모씨(40)는 “근무 중에도 임금이 밀렸고, 사장이 자주 연락을 끊어버렸다"며 “월급 이야기를 계속 했고 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 받지 못했다. '버티면 끝'이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동청에 신고까지 했지만 사장이 너무 괘심하다"며 “힘들게 일한 피 같은 돈을 반드시 받고 싶다. 당연한 정당한 권리인데 법이 너무 약하고 '벌금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 근로자는 세 곳의 직장에서 연달아 임금체불을 당하는 황당한 일까지 겪었다. 서울에서 대형마트 배송 보조기사와 고객센터 등에서 근무했던 지모씨(37)는 “각기 다른 회사에서 6월부터 세 번 연속으로 임금체불을 당했다"며 “일을 해도 돈을 제때 받지 못해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대금, 대출 상환 등 고정 지출이 있는데 당장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며 “스트레스성 탈모가 생기고 몸무게도 15㎏이나 빠지는 등 건강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건설업에서는 공사를 마친 뒤 장비 사용이 없었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경기도에서 장비 임대업에 대표로 종사했던 김모씨(53)는 “체불 규모는 29명, 총 36건에 약 4억 8000만원"이라며 “신용회복위원회에 파산 조정을 신청한 사람도 있고 연락이 두절된 분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관행이 여전해 민사재판에서 증거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업을 마치고 쓰는 '작업 확인서'가 있는데 회사 측이 이를 부정하고 허위 청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갑과 을의 관계에서 대부분 계약서가 없는데 이를 악용해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소송에서 지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2조 44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조 5830억원이던 체불액이 2023년 1조 7845억원으로 늘어났고 작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7월까지 이미 1조 3420억원이 체불돼 연말 기준으로 작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상습체불 근절을 위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같은날 출범한 범정부 합동 전담팀(TF)은 지난달 2일 발표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의 부처별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상습체불사업주에 대한 공공부문 재정 투입 제한, 출국금지 절차 등 개정 근로기준법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한 협조 사항을 점검했다. 개정 근로기준법을 보면 3개월분 이상 임금을 체불하거나 5회 이상으로 총 3000만원 이상의 임금을 체불해 상습체불사업주로 확정된 사업주는 신용정보기관에 체불 정보가 공유되어 대출, 이자율 산정 등 금융거래 시 불이익을 받게 되고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지원사업 참여도 제한된다. 임금체불로 2회 이상 유죄 확정을 받아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는 체불임금을 청산하기 전까지 해외 출국도 금지되며, 명단공개기간(3년) 중 다시 임금을 체불할 경우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피해노동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체불 피해 노동자에 대한 구제도 강화된다. 퇴직자에게만 적용되던 체불임금 지연이자(연 20%)가 재직자로 확대되고, 명백한 고의에 의한 체불이나 3개월 이상의 장기 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고용노동부에 진정 제기와 별개로 법원에 체불임금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시행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전체 임금체불에서 제조업이 27.4%, 건설업이 23.4%를 차지하며 각각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12.9%, 운수창고 및 통신업 12.1%, 금융보험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 10.6%, 전기가스 및 수도업 0.4%, 기타 12.3%, 확인불가 0.9% 순이다. 이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부진이 임금체불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제조업의 경우 저성장 국면 속에서 중소·영세기업이 많은 산업 구조와 납품·결제 관행이 임금체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원자재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납품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면 자금 확보를 위해 임금 지급이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하청 구조 속에서 납품대금 회수가 지연되면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제조업체가 타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또한 비정규직과 단기 계약직 비중이 높아 체불 발생 시 근로자들이 문제 제기나 법적 대응을 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있다. 건설업 역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정부의 규제 강화가 업계 위축으로 이어지며 임금체불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청에서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와 일용직 비중이 높아 규제가 강화될수록 공사 중단이나 수주 부진 시 인건비 체불로 직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욱·윤재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산재 엄벌 기조'가 오히려 건설산업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하면서도 “안전 문제는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고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임금체불을 줄이기 위해 사업주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금주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근로기준법에는 지연이자, 임금채권 우선변제, 체불사업장 명단공개 등 제도가 있지만 실제로는 사업주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금이 가장 좀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데 사업주 인식 개선과 함께 제재 방안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임금체불은 경제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처벌이나 기소보다는 경제적 제재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정부세종청사 보안시스템 허술…테러 등 범죄에 무방비 노출

정부세종청사의 보안 체계가 허술해 테러 등 범죄에 무방비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인화물질 난동 사건'을 비롯해 가스총 소지자와 마약 투약자 침입 등 유사 사례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5일 고용노동부 청사 6층에서 인화물질을 들고 장관실을 침입해 불을 붙이려 했으나, 직원들의 제지로 실제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인화물질을 넣은 페트병을 담은 가방을 들고 고용부 청사에 설치된 유리문을 뛰어넘어 청사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직원 A씨는 “유리막을 뛰어넘어 들어온 남성이 휘발유를 그대로 뿌려버렸다"며 “불을 붙였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세종청사는 1급 보안시설로 절대 뚫려서는 안 되는 곳인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져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가스총을 들고 보안 게이트를 통과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23년 한 남성이 가스총을 허리춤에 지닌 채 세종청사 5동 보안 게이트를 통과해 내부로 들어왔는데 보안 검색 과정에서 가스총 소지 사실이 즉각 인지되지 않았고, 나가는 과정에서 방호관이 수상함을 느껴 적발했다. 마약을 투약하고 세종청사를 장시간 돌아다닌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21년에 한 남성이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세종청사 보건복지부 건물에 몰래 침입해 복지부 장관 집무실 근처까지 접근하고 약 3시간 동안 건물 내를 돌아다닌 뒤 빠져나와 서울로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신분증만으로 출입이 가능한 구조를 문제로 지적한다. 현재 세종청사는 방문객이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만 제시하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출입하는 과정에서 방문 목적이나 이동 경로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1층 내부까지 접근이 가능한 만큼 마음만 먹으면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무원들은 “신분증만 보여주면 들어올 수 있는 사실상 개방된 청사나 다름없다"며 “출입 목적과 동선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어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사 자체의 설계 구조도 문제다. 세종청사는 애초 '공유와 개방'을 기조로 한 '열린 청사' 개념으로 설계됐다. 청사 완공 이후 국가정보원의 보안 강화 요구에 따라 담장을 추가로 설치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 누구나 손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낮은 높이다. 특히 청사 옥상에 조성된 3.5km 길이의 녹지공원이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고 주요 주변 도로가 집회·시위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점도 보안 위협 요인이다. 공무원들은 “청사 자체가 외부인 접근이 너무 쉽고, 주변에서 집회·시위가 자주 발생하면 불안할 때가 많다"며 “보안시설이라기보다 일반 공공건물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보안 인력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2021년 정부세종청사 경비를 담당하던 세종경찰청 청사경비대 의무경찰이 병역자원 부족으로 철수하면서 현재는 청사관리본부 소속 청원경찰 기동대가 보안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운영이 빡빡해지면서 현장에서는 불편이 커지고 있다. 공무원노동조합도 청사관리본부와 주기적으로 만나 보안 문제를 건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세종청사 방호 인력들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기조로 운영되다 보니 게이트별 보안 수준이 다소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인력이 줄어들면서 야간이나 특정 시간대에 출입 가능한 게이트 수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방호 전문가들도 허술하고 느슨한 보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방호전문가는 “청사 내 CCTV 관제 등 기본적인 방호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출입 절차가 신분증 확인 수준에 머물러 실제 보안은 허술한 편"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일시적으로 강화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느슨해지는 '반복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예전에도 항만이나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조차 카트칼 같은 위험 물품을 소지한 채 통과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를 걸러내지 못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보안 강화를 위해 제도나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방문객 편의성과 예산 부담을 이유로 실제 반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사 출입 동선 관리 강화와 소지품 검색 강화, 접견 공간 분리 운영 등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사건을 계기로 별도의 출입 절차 없이 청사 로비까지 민원인이 출입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 외부에 안내동을 마련해 출입 동선 관리를 추진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안내데스크 주변 불필요한 적치물를 제거하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안내데스크와 키오스크 위치를 조정할 것"이라면서 “스피드게이트 주변 유리 차단벽 높이 보강하고 방호 인력 대상으로는 보안 강화 교육 실시 등 조치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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