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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젠슨 황 만난 최태원 “HBM 개발 속도 엔비디아 요구 넘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를 계기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황 CEO와 만났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황 CEO를 만난 건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상대편(엔비디아)이 더 빨리 (HBM 다음 세대를) 개발해달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어선 것을 확인했다"며 “언제 뒤집힐지 모르지만, 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개발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황 CEO와 피지컬 AI, AI 로봇을 주제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한국은 제조업이 강하고 노하우가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며 “코스모스 플랫폼도 존재하니 그런 것과 연관해서 앞으로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연일 AI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은 “AI는 선택 사항이 아니고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지 뒤따를지에 따라 부침의 형태도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이 CES 현장을 찾은 것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SK그룹은 이번에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부스를 꾸리고 AI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비롯해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HBM3E 16단을 포함한 AI 반도체, 반도체 공정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SKC의 유리 기판 기술 등을 선보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동국씨엠, 아주스틸 인수 완료…이현식 대표 선임

동국제강그룹 냉연도금·컬러강판 전문회사 동국씨엠이 아주스틸 인수를 마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편입도 신청할 예정이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구주·신주대금 납입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아주스틸 최대주주는 동국씨엠으로 변경된다. 이는 컬러강판 내수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DK컬러 비전 2030'에 따라 지속성장을 위한 솔루션 마련을 위한 행보다.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원·부재료 통합 구매로 구매력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컬러강판 '1인자' 지위를 다지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내수와 수출을 합한 시장 점유율을 29.7%에서 34.4%로 끌어올리고, 100만t 체제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매출 3조2000억원과 5% 이상의 영업이익률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해외거점도 5개국 6곳에서 7개국 12곳으로 늘린다. 아주스틸은 컬러강판 업계 4위 사업자로, 가전용 제품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동국씨엠은 B2B와 B2C 사업을 분리하고, 부산·김천·구미공장 등 거점별 역할을 차별화해 운영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동국씨엠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양수도 대상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권한을 위임 받을 계획으로, 일정기간 자본적지출을 마무리한 아주스틸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현식 대표는 동국제강 미국법인장·동국씨엠 영업실장 등을 지냈고, 인수 후 통합(PMI)추진단장으로 전략적 조율 및 통합관리도 이끌고 있다. 한편, 동국씨엠은 지난해 1~3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6576억원·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 설비 합리화 및 기존 설비 개체보완 등을 진행 중으로, 컬러강판용 생분해 보호필름 개발을 비롯한 연구개발(R&D) 성과를 내고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CES 2025]에쓰오일 최고경영층, 전시장 방문…“통찰력 향상 기회”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 현장을 찾았다. 8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이번 참관에는 류열 사장, 정영관 신사업부문장, 임종인 IT부문장이 함께했다. 이들은 삼성SDS·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국내외 기업의 전시장을 방문했다. 특히 삼성SDS가 선보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기반한 기업의 하이퍼오토메이션 등 디지털 전환 전략 및 신사업 확장을 위한 최신 기술 동향을 확인했다. 삼성SDS는 에쓰오일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차세대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수행을 비롯해 IT 컨설팅과 어플리케이션 개발 분야 핵심 파트너로서 자리잡았다. 알 히즈아지 CEO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선보인 최신 제품과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면서 AI 기술과 결합한 시장환경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며 “에너지 기업이 이를 활용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 전환 △차량 전동화 △청정 에너지원 수요 등의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운영하는 전략 방향을 점검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메가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하고, 지능형 공장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LG CNS, 증시불황에도 상장 추진하는 이유는?

LG CNS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 시장에선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나, 증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사모펀드인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 위반을 피하기 위해 IPO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살펴보면 공모 주식은 총 1937만7190주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3700~6만1900원이며, 공모예정금액은 1조406억~1조1994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은 최대 6조원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주관사를 선정한 후 상장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시황 악화를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2조원대 후반(약 2조9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올해 국내 증시 상황은 2022년보다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환율 급등과 내수 침체 심화로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썬 단기적인 추세적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연결기준 60% 수준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LG CNS가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이유는 2대 주주이자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 조건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는 2020년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맥쿼리PE에 LG CNS 지분을 1주당 3만2838원에 약 35%가량 매각했다. 이를 통해 LG는 LG CNS 지분을 84.95%에서 49.95%로 줄였다. 당시 LG는 중대한 요건을 어길 시 맥쿼리PE 측이 LG가 보유한 LG CNS 주식 매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 LG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투자업계에선 '중대한 요건' 중 하나가 IPO 추진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기업들이 상장 전 투자유치 단계에서 사모펀드 등 FI로부터 투자받을 땐 IPO에 관한 약속을 명시하기 때문. 이 때 체결된 주주 간 계약을 보면, 상장 기한을 올해 4월 29일까지로 정했다. 기한 내 상장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LG는 맥쿼리에 투자금 회수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선택지로 콜옵션과 상장 재추진이 포함됐다. 상장 추진 약속 기한이 임박했음을 감안하면, 계약위반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LG CNS의 IPO 추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 강(强)달러 현상이 두드러지는 점이 변수다. 원화가치가 급락해 외국계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고,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실제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선 해외 투자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사모펀드 매각을 추진한 게 이번 IPO를 다소 무리하게 추진하는 상황으로 온 게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상장 성공 시 밸류업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반대 상황이 벌어졌을 때의 리스크도 적잖기 때문.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와 경영 전략에 복잡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 입장에선 IPO가 불발돼 맥쿼리PE가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 차례 IPO를 연기한 전적이 있음을 고려하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2018년 IPO를 추진했으나 한 차례 불발된 전적이 있다. 이에 투자자인 어퍼니티가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으나 신창재 회장이 이를 거부하며 국제 중재로 불거진 바 있다. 증권가에선 LG CNS의 주요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프리IPO 지분의 오버행 이슈가 리스크로 작용하며 기관 확약률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개정된 코스피 200 지수의 신규상장 수시변경 특례, 정기변경 대형주 특례 규정은 유동시가총액 50% 또는 6개월 상장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일각에선 IPO가 쉽게 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IPO 시기 조절 등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투자수익 확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투자자와의 계약 사항을 변경할 순 있지만, 구체적인 노력이 증명돼야 이에 대한 설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제주항공 “3월 29일까지 1878편 감축 운항…30여편 추가 예정”

8일 제주항공은 이달 6일부터 동계 스케줄이 종료되는 시점인 3월 29일까지 적용되는 2차 비운항 공지를 올렸다. 이날 추가된 국제선 감편량은 총 574편으로 집계됐다. 기존 안내된 국내선 838편과 무안발 국제선 278편, 부산발 국제선 188편을 포함해 총 1878편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인천발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부산~나리타 등 5개 일본 노선에서 268편을 줄인다. 인천-다낭·방콕·보홀 등 3개 동남아 노선에서는 112편이 빠진다. 인천-괌, 부산-사이판 등 2개 대양주 노선에서는 136편을 운항하지 않는다. 인천-홍콩, 제주-홍콩 등 2개 중화권 노선에서는 58개편을 띄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공항별 국제선 감축량은 인천발 390편, 부산발 342편, 무안발 278편, 제주발 30편이다. 제주항공은 앞으로 약 30편을 추가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추가 비운항 노선은 확정되는 대로 안내하겠다"며 “비운항이 결정된 항공편은 당사 인접편으로 스케줄 변경 또는 환불 조치를 통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 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ES 2025]안경 없이도 3D 체험…삼성전자 가장 진화된 모니터 선봬

삼성전자가 CES 2025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CES 2025'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초대형 TV와 게이밍 모니터 등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시제품은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5년형 Neo QLED 8K(QN990F) TV다.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개발한 가장 진보된 TV 모델이다. Neo QLED 8K는 저화질 콘텐츠를 8K로 업스케일링하는 '8K AI 업스케일링 Pro'와 컬러와 입체감을 향상시키는 '오토 HDR 리마스터링 Pro'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구글과 공동 개발한 3D 오디오 기술 '이클립사 오디오'를 탑재해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다른 초대형 TV 라인업도 대폭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115형과 100형 Neo QLED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98형 Neo QLED 8K, 85형 Neo QLED 4K, 83형 OLED까지 다양한 대화면 제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도 101형, 114형, 144형 등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모니터 부문에서는 총 5종의 혁신 제품을 공개했다. 32형 스마트 모니터 M9(M90SF)은 자발광 OLED 패널과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해 콘텐츠별 최적화된 화질을 제공한다. 4K 해상도와 165Hz 주사율을 지원하며, 화상회의용 4K 빌트인 카메라도 탑재했다.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도 강화됐다. 오디세이 OLED G8(G81SF)은 업계 최초로 27형 크기에 4K 해상도와 240Hz 주사율을 구현했으며, 오디세이 OLED G6(G60SF)는 OLED 최초로 500Hz 주사율을 달성했다. 특히 오디세이 3D(G90XF)는 특수 안경 없이도 3차원 경험이 가능한 무안경 3D 기술을 적용했다. 업무용 모니터 시장을 겨냥한 37형 뷰피니티 S8(S80UD)도 공개됐다. 업계 최초로 16:9 비율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독일 TUV 라인란드로부터 '인체공학적 작업 공간 향상' 인증을 받았다.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업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더 프리미어 5'를 선보였다. 터치 솔루션을 탑재해 교육, 비즈니스,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직관적인 UI로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미래형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끌었다. CES 2025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홀로 디스플레이는 물리적 매질 없이 공중에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미러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 기술로 거울 폼팩터를 구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스마트 모니터에 '코파일럿'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구글과는 '이클립사 오디오'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해 에스파의 'Whiplash' 영상으로 새로운 오디오 기술도 시연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은 단순한 시청 기기를 넘어 생활의 중심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개인화된 AI 경험 제공할 것”

삼성전자가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스마트홈 전략을 본격화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간 유기적 연결을 통한 'Home AI' 구현 계획을 밝혔다. 10년 이상의 스마트홈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번 전략은 AI 기술과 스마트싱스 연결성을 강화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5에서 다양해진 주거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Home AI'를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맞춰주는 'Home AI'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보안 강화도 핵심 과제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와 하드웨어 보안칩 '녹스 볼트'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녹스 매트릭스는 연결된 기기들의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와 생체 인식 데이터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별도 하드웨어 보안칩에 저장해 해킹 공격을 막는다. 이미 글로벌 안전 과학 분야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가전업계 최다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 한 부회장은 “연결된 기기들이 상황에 맞는 기능을 수행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가족과 반려동물까지 세심히 케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Home AI'를 이동수단과 사무공간, 상업시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CES에서 공개한 '스마트싱스 프로'는 상업시설과 사무실, 호텔, 학교 등에서 에너지 통합관리와 설비 유지보수를 효율화하는 B2B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B2B 솔루션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X부문장 산하에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또 CTO 전경훈 사장 직속으로 AI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연구소와 각 사업부에 AI 전담조직을 뒀다. 한 부회장은 “품질 확보와 고객 중심의 초격차 기술 혁신이 업의 본질"이라며 “인재와 기술 확보,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더욱 확대해 'Home AI'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겠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2나노 파운드리 시대, 삼성전자·인텔·TSMC ‘GAA 전략 삼분지계’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 공정의 기준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삼성전자·인텔·대만반도체제조(TSMC)가 전통적인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 Field Effect Transistor)'에서 탈피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3사의 GAA 구조는 목표 시장 만큼이나 서로 달라 트랜지스터의 특성과 공정 방식도 달리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부품의 크기를 점점 줄여나가는 미세 공정의 기준은 점차 3나노에서 2나노로 상향되고 있다. 과거 2차원의 평면적인 형태로 반도체의 전류 흐름을 관장했던 20나노 공정까지는 '플라나' 구조가 주요 사용됐다. 이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배치된 방식으로, 초기 반도체 기술에서 사용됐다. 하지만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이뤄지며 게이트가 채널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해 누설 전류량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면적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한 핀펫 구조로 발전했다. 이는 채널이 수직으로 돌출된 '핀' 형태를 지녀 게이트가 채널의 상단·좌측·우측 등 3면을 감싸는 방식으로 설계돼 누설 전류를 줄이고 전력 효율이 향상됐다. 또 지스터 크기를 줄이더라도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소형화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3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핀의 크기를 더욱 작게 만들기 어려워졌고, 채널의 단면적이 한정돼있어 더 많은 전류를 처리함에 있어 한계에 봉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GAA 공정이다. 이는 채널을 4면에서 완전히 감싸는 구조여서 게이트가 전류 흐름을 훨씬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매우 얇은 판 모양의 구조를 가진 트랜지스터인 '나노시트'의 구조적 설계를 통해 채널 간 간섭을 줄이고,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 또 채널 높이와 두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설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용도에 맞춘 최적의 트랜지스터 설계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GAA는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되는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해 더 많은 소자를 칩에 집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GAA는 2nm 이하 공정에서도 트랜지스터 집적도와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GAA 공정을 채택한 업체는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TSMC·인텔이다. 그러나 각 회사별 브랜드 네임과 특징이 서로 다른 만큼 시장 전략도 판이하다. 우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인 '멀티 브릿지 채널 펫(MBCFET)'은 여러 나노시트를 수직으로 쌓은 형태다. 각 나노시트는 다리(브릿지)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모든 나노시트를 4면에서 감싸 채널을 제어한다. MBCFET은 저전력·고성능 특성을 지녀 모바일·자율 주행·사물 인터넷(IoT)·데이터 센터·인공지능(AI) 가속기에 알맞다. MBCFET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미래의 첨단 응용 분야에서 요구되는 성능과 효율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기술적 도약이다. 인텔의 '리본 펫'은 삼성전자 MBCFET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이는 채널을 얇고 긴 리본 형태로 제작해 설계 유연성을 강조했다. 또 리본을 수직으로 적층해 채널 수를 늘렸다는 특징이 있다. 리본 펫은 전력 효율이 높으면서도 높은 전류를 처리할 수 있어 전성비 측면에서 AI 가속기·고성능 컴퓨팅(HPC)·데이터 센터·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적합하다. 인텔은 2나노 공정부터 리본 펫을 적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TSMC는 올해 안으로 2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애플·AMD·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TSMC는 광범위한 수요를 경쟁사들 대비 안정적인 수율로 처리하는 것이 강점이다. TSMC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은 2나노 IP 설계를 완료하고 실리콘 검증을 시작했다"며 “2나노 기술은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에 대한 증가하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노드 성능과 전력 이점을 제공할 것이고, 파생 제품들을 통해 미래에도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ES 2025] “中 못 따라올 걸”…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띄운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 신제품을 공개하며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에 대응해 고급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존을 마련했다. LG 시그니처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다. LG 시그니처 제품군에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레인지 등이 포함됐다. 고품격 디자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는 AI 기반 식재료 관리 솔루션을 결합했다. AI가 내부 카메라로 냉장고에 들어오고 나가는 식품을 자동으로 인식하며, 연동된 LG 씽큐 푸드 앱을 통해 보관 목록과 위치까지 보여준다.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적용해 고객은 평상 시 표출되는 커버 스크린에 원하는 사진을 액자처럼 띄워놓거나 제공된 영상을 재생시킬 수도 있다. '식기세척기'에는 '팝아웃 핸들' 기능이 적용됐다. 평소에는 외부로 돌출되는 부분이 없다가 사용자의 손이 가까이 다가오면 핸들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구조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대화하는 수준의 초저소음을 구현한 점도 이목을 끈다.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에는 내부 카메라로 음식물을 인식해 메뉴를 추천해 주는 '고메AI' 기술이 적용됐다. 바게트와 크로와상, 머핀 등 베이커리 3종은 고객이 굽기 정도를 선택하면 AI가 요리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전면에 달린 27인치 LCD 화면을 통해 조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도 LG 시그니처존에 자리했다. 고객이 시그니처 전자레인지와 오븐을 서로 연동하면,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의 조리 상황을 전자레인지의 디스플레이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중국 제조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 가전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올 3분기까지 가전 매출은 약 26조원으로 메이디그룹(약 63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열린 'IFA 2024'에서 중국 가전업체에 대해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로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 특성상 아직까지 고급 시장에서는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초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인 만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 등으로 인해) 국내 가전업체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초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스코·현대제철, 작년 4분기 아쉽지만 올해 판매량은 기대

철강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작년 4분기를 거친 후 올해 들어서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확대로 판매량 증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원·영업이익 6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수치지만, 전분기 보다는 낮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를 1000억원 가량 밑돈다. 철강 부문(포스코)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5% 이상 불어났으나, 탄소강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이 원재료 투입단가 인하폭 보다 크게 나타난 까닭으로 풀이된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프레드가 같은 기간 t당 5000원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단협으로 인한 인건비를 비롯한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준 요소로 꼽힌다. 포스코 노사의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경영목표 달성 동참 격려금 300만원 △노사화합 격려금 300만원 △출산장려금 인상 △명절격려금 확대 등이 담겼다. 일부 설비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이슈도 영업외 손익에 반영됐다. 현대제철도 매출 5조7000억원·영업이익 900억원의 안팎의 실적을 시현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분기 대비 나아졌음에도 당초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봉형강 내수 부진이 판매량 확대를 저해하고, 고로·전기로 제품 ASP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재료값 하락이 마진 향상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재고평가손실·감산 관련 비용·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을 비롯한 요소가 악영향을 끼쳤으나,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일부 제품 판매량이 많아지고, 스프레드도 확대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포스코 매출이 소폭 줄겠으나, 영업이익은 25%(7000억원)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제철도 매출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00% 넘게 불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지난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0.9% 감소한 반면, 올해는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도를 비롯한 국가가 이같은 현상을 이끌 전망이다. 포스코가 인도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선 것도 이같은 호재를 활용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올해 국내 기업들의 철강 수출이 5%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p 개선된 수치다. 유럽연합(EU) 내수 둔화가 완화되고, 신흥국 수요 여건을 토대로 물량이 증가한다는 논리다. 원자재값 상승과 중국 내수 가격 상승이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중국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면서도 신흥국 경기를 국내 철강 수출 증가율을 좌우할 요소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값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다"며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반등하는 등 경기부양책 효과도 점진적이나마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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