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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변방의 고수’ 박진영-배수철-최종근 반란, 태풍급?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현재 경륜 특선급은 수성팀과 김포팀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동서울, 세종팀이 뒤를 쫓는 형세다. 두터운 선수층을 갖춘 주류팀들이 끈끈한 연대와 조직력을 앞세워 특선급을 주도하고 있지만, 수적 열세 속에서도 강자들을 제압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선수들도 있다. 창원 상남팀 박진영(24기, S1), 전주팀 배수철(26기, S3), 미원팀 최종근(20기, S1)이 대표적이다. 창원 상남팀 박진영은 임채빈(25기, SS, 수성), 정종진(20기, SS, 김포) 등 최강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주류팀 2진급 강좌들과 비교해 보면 손색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박진영은 매 회차 금요일 열리는 예선전에서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왕중왕전에서도 인기 순위 4위로 출전해 공태민(24기, SS, 김포)에 이어 2착, 준결승에서 인기 순위 5위로 임채빈에 이어 다시 2착을 차지하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더구나 박진영은 '강자 사냥'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배수철의 선행을 활용해 슈퍼 특선 공태민을 꺾었고, 같은 달 수성팀 젊은 피 김옥철(27기, S1)도 제압했다. 3월에는 김태범(25기, S1, 서울 개인), 5월에는 정하늘(21기, S1, 동서울), 6월에는 황승호(19기, S1, 서울 개인)를 연거푸 잡아내며 강자 킬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전주팀 배수철은 가히 올해 특선급의 '히트상품'이다. 작년 하반기 우수급으로 강급되며 특선급에선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시즌 초반부터 적극적인 선행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운 배수철은 2월 조주현(23기, S1, 세종)의 선공을 젖히기로 넘어서 1위를 차지했고, 4월25일 15경주에서 당시 인기 순위 1위 인치환(17기, S2, 김포)을 제압했고, 다음날에도 연속 1위를 거뒀다. 최근에는 선행 전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법을 구사하며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이라 눈길을 끈다. 미원팀 최종근 역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종근 강점은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다. 지난 1일에는 팀 동료 유다훈(25기, S3)의 선행을 차분히 추주하면서 인기 순위 1-2위 김태범과 엄정일(19기, S2, 김포) 반격을 막아내고 우승했다. 7일에도 30기 수석 윤명호(30기, S2, 진주) 선행을 활용해 수성팀 슈퍼 특선 류재열(19기, SS, 수성)을 2착으로 밀어내는 이변을 선보이기도 했다. 예상지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28일 “박진영, 배수철, 최종근은 수적 불리함 속에서도 우승을 만들어 내는 요주의 선수다. 수도권 팀에선 왕중왕전 결승에서 임채빈을 4착으로 밀어내고 준우승을 차지한 이재림(25기, S1, 신사), 단순한 경주 운영에서 탈피한 정재완(18기, S1, 서울 한남)이 주류팀 강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평가했다. 특선급은 여전히 김포-수성 등 주류팀 조직력이 강한 무대이지만, 개인 기량과 과감한 승부로 그 틈을 파고드는 선수들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변방의 고수'들이 만들어 내는 짜릿한 승리는 남은 시즌 특선급 판도에 긴장감을 더해갈 것이란 전망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내시경 척추수술, ‘작은 절개’ 못지 않게 ‘숙련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 청담 우리들병원(회장 이상호, 병원장 신상하) 연구팀이 전 세계 내시경 척추수술의 학습곡선 연구를 종합 분석하고, 안전한 기술 확산을 위해 표준화된 교육과 객관적인 숙련도 평가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들병원은 2002년부터 전 세계 척추 전문의를 대상으로 1주일간 진행되는 '국제 최소침습 척추수술 미스코스(MISS Course)'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제116회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병원 측은 28일 “신상하 병원장과 이상호 회장, 배준석 명예원장, 금한중·김신재·최용수 원장 등이 멕시코 연구진과 공동으로 진행한 논문 '내시경 척추수술의 학습곡선: 글로벌 연구 동향, 지식 공백과 미래 방'이 최근 국제학술지 '아시아 신경외과학 저널(Asian Journal of Neurosurgery)'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척추 내시경수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병변 부위에 접근함으로써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법이다. 의료진은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좁은 수술 통로 안에서 신경과 주변 조직을 구분하고 수술 기구를 정밀하게 조작해야 하므로 체계적인 교육과 충분한 임상 경험이 필수적이다. 학습곡선은 의료진이 새로운 수술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수술 시간, 정확도, 술기 수행 능력 등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 데이터베이스(웹 오브 사이언스 코어 컬렉션)에서 2026년 3월까지 발표된 관련 문헌을 검색했다. 이후 내시경 척추수술의 학습곡선을 구체적으로 다룬 연구 53편을 최종 분석했다. 초기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특정 척추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술적 연구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의료진이 언제 일정한 숙련도에 도달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수술 성과의 누적 변화를 분석하는 누적합 분석(CUSUM)과 의료진의 술기 수행 능력을 단계별로 평가하는 방법이 특히 주목받았다. 신 병원장은 “내시경 척추수술 연구의 중심이 '수술이 가능한가'에서 '숙련도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확인할 것인가'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해당 질환과 치료법에 충분한 임상경험을 갖춘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데이터센터 8곳 품고 독립…‘SK호라이즌’에 3조원 투자 몰렸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떼어내 'SK호라이즌'을 신설한다. 신설법인이 넘겨받는 순자산은 SK브로드밴드 전체의 16.49%지만, KKR 등 외부 투자자가 참여하는 거래 규모는 3조800억원에 달한다. SK호라이즌은 기존 데이터센터 8곳과 울산, 구로 신규 거점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운영과 확장을 맡는다. 28일 SK텔레콤과 관련 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존속회사 SK브로드밴드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한다. SK호라이즌은 데이터센터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서비스, 자가 해저케이블 기반 국제전용회선 사업을 넘겨받는다. 유선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기존 SK브로드밴드에 남는다. ◇ 3조원대 투자 유치…49% 외부에 분할비율은 올해 3월 말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SK브로드밴드 83.51%, SK호라이즌 16.49%다. SK호라이즌으로 이전되는 자산은 2조613억원, 부채는 1조5855억원으로 순자산은 4758억원이다. 최근 사업연도 기준 이전 대상 사업의 매출은 3477억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외부 투자 규모다. SK텔레콤은 KKR과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3조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다만 3조800억원 전액이 SK호라이즌에 신규 자금으로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이 보유하게 될 SK호라이즌 지분 일부를 KKR과 IMM 컨소시엄에 1조8811억원에 매각하고, 이후 SK호라이즌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이들 투자자가 인수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SK텔레콤 51%, KKR 29%, IMM 컨소시엄 20%가 된다. SK텔레콤은 과반 지분을 유지하면서 구주 매각 대금을 확보하고, SK호라이즌은 신주 발행으로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과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구주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 유입을 확보하는 한편, 외부 자본을 통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분산 조달하는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데이터센터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것도 사업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고 외부 자금 유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유선과 미디어 등 규모가 큰 여러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면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사업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는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자체 재원뿐 아니라 외부 투자자의 자금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별도 법인화를 통해 외부 투자를 보다 수월하게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8개 DC 품고 출범…137MW에서 318MW로 SK호라이즌의 핵심 자산은 SK브로드밴드가 이미 운영 중이거나 구축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다. 현재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는 서초, 일산 2곳, 분당, 가산, 센텀, 양주, 판교 등 모두 8곳이다. 이 가운데 판교 데이터센터는 30MW 규모로 지난해 SK AX로부터 인수했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은 137MW다. 여기에 울산과 구로 AI 데이터센터가 추가된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2027년 41MW 규모의 1단계 가동을 시작해 2029년 2단계까지 누적 103MW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로 AI 데이터센터는 75MW 규모로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시설과 신규 데이터센터를 합쳐 SK호라이즌이 담당할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총 318MW 규모다. 현재 137MW의 두 배를 웃돈다. SK텔레콤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 318MW,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확장의 중심에는 울산 AI 데이터센터가 있다.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이 시설의 총 투자 규모는 약 7조원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참여하고 SK브로드밴드가 소유와 운영을 맡는다. SK하이닉스는 HBM 기반 AI 반도체 공급, SK이노베이션과 SK가스는 전력 공급, SK에코플랜트는 설계와 시공 등에 참여한다. 다만 현재 확정된 데이터센터 확대 계획은 울산과 구로까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운영 중인 8개 데이터센터와 구축 중인 울산, 구로 데이터센터까지가 확정된 계획"이라며 “향후 추가 확대 여부는 사업 확장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호라이즌은 운영, 하이퍼는 개발 SK호라이즌 출범을 계기로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사업 체계도 3사 체제로 재편된다. SK텔레콤과 SK호라이즌, SK하이퍼가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 전반의 전략과 방향을 총괄하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담당한다. SK호라이즌은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과 증설, 현재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사업을 맡는다. 지난달 설립한 SK하이퍼는 GW급 신규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담당한다. SK하이퍼는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에 총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33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나머지 4200억원은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출자할 예정이다. SK하이퍼가 추진하는 신규 데이터센터는 GW급이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중장기적으로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공시했다. 우선 5GW 규모를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열고, 사업 진행 상황과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2035년까지 10GW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두 법인의 차이는 운영과 사업 개발에 있다. SK호라이즌이 이미 확보했거나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확장한다면, SK하이퍼는 대규모 신규 데이터센터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하이퍼는 사업 개발에 초점이 맞춰진 회사"라며 15GW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부지 선정과 매입, 수전 확보부터 실제 데이터센터 구축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SK호라이즌은 기존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울산, 구로처럼 현재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의 운영과 구축, 향후 확장을 담당한다"며 “두 회사는 담당하는 사업 영역과 역할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SK호라이즌의 분할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정부 인허가와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 지분 51%를 보유해 경영권을 유지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검찰, ‘해직교사 특채’ 김석준 부산교육감 2심 무죄에 상고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해직 교사 특별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석준 부산교육감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전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교육감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항소심의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상고했다. 김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통일학교 해직 교사들을 특별채용하도록 지시하는 등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교육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직을 잃는다. 하지만 항소심은 지난 20일 특별채용의 목적이 정당하고 채용 방법과 절차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질주는 빠르게, 전기차는 신중하게…‘전기 슈퍼카’ 전성기 오나

자동차 산업 전반에 전기차 전환이 확대되면서 슈퍼카 업계에서도 전동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주요 슈퍼카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안정화하는 한편 순수전기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에 요구되는 주행 성능과 전동화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만큼 브랜드별 전환 전략과 속도는 서로 다르다. 페라리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페라리 전시장에서 첫 순수전기 스포츠카 '루체'를 국내에 공개했다. 122킬로와트시(kWh) 배터리와 4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했으며 합산 최고출력은 1050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10㎞다. 페라리 최초의 4도어·5인승 모델이기도 하다. 통상 슈퍼카의 전동화는 일반 승용차보다 까다롭다. 고성능과 효율뿐 아니라 차량의 주행 특성까지 함께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려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상품성을 높일 수 있지만, 스포츠카에서는 배터리 무게가 차량의 운동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차량 중량이 증가하고 이는 가속뿐 아니라 제동과 코너링 성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출력 주행에 필요한 열관리도 주요 과제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는 높은 출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열이 발생하며, 배터리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출력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스포츠카는 반복적인 가감속과 고부하 주행에서도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배터리와 구동계의 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차량 설계 단계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내연기관 스포츠카는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의 배치에 맞춰 차체를 설계하지만 순수전기차는 대형 배터리 팩이 차체 하부에 배치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배터리의 무게와 위치를 고려해 차체 강성과 무게중심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기존 스포츠카의 주행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차의 구조적 장점을 구현해야 하는 것이다. 엔진음과 배기음 같은 감각적 요소도 순수전기 스포츠카가 넘어야 할 과제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엔진음과 배기음 같은 고유의 소리 특성이 없다. 이에 따라 전기 스포츠카에서는 가상 사운드를 통해 가속과 주행 상황에 따른 음향을 별도로 구현하기도 한다. 성능 수치만으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슈퍼카 특유의 주행 경험을 전기차에서도 구현해야 하는 셈이다. 이 같은 기술적 과제 때문에 슈퍼카 업체들은 순수전기차에 앞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해왔다. 페라리는 2022년 첫 순수전기차를 2025년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공개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지난 24일에서야 이뤄졌다. 다만 그동안 라페라리와 SF90 스트라달레, 296 GTB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순수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전동화 기술을 먼저 확대해온 셈이다. 페라리는 지난해 전략발표 당시 2030년까지 내연기관 40%, 하이브리드 40%, 순수전기차 20%의 제품 구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람보르기니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순수전기차로 동력원을 전환하기보다 기존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결합하는 것이다. 레부엘토와 우루스 SE, 테메라리 등에 이러한 전동화 시스템이 적용된다. 특히 레부엘토는 자연흡기 V12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1015마력이다. 지난 14일 공개된 레부엘토 SV 역시 자연흡기 V12 엔진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를 결합해 1065마력을 구축했다. 포르쉐는 순수전기 스포츠카를 일찍 선보인 사례다. 2019년 타이칸을 출시했지만 최근 생산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독일 경제지 비르트샤프트보헤는 지난 13일 포르쉐가 타이칸 생산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포르쉐는 지난 25일 이를 공식 부인했다. 타이칸 전체 라인업을 폐지할 계획은 없으며 단기적으로 모델을 단종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생산 복잡성을 낮추기 위해 타이칸의 파생 모델을 줄이는 방침을 설명했다. 전기 스포츠카 생산을 중단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라인업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슈퍼카 시장에서 전동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전기차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스포츠카의 상품성을 전동화 이후에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이라며 “배터리 중량과 열관리, 고부하 주행 성능은 물론 엔진음과 주행 감각 등 기존 내연기관 스포츠카가 제공해온 경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는 기존 내연기관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를 통해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카 업체들이 선택하기 용이한 방식"이라며 “순수전기차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전동화 자체는 계속되겠지만, 브랜드마다 시장 상황과 제품 특성에 따라 전환 속도와 동력원 구성은 당분간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한마음협의회 개최…노사 소통 강화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경영진과 임직원이 회사의 새로운 도약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함께 나누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28일 구성원 대표 6명과 회사 대표 6명 등이 자리한 가운데, '한마음협의회'를 열고 새 운영 체제 전환 이후 나타난 변화와 매장 운영 현황을 공유했다고 이날 밝혔다. 참석자들은 향후 운영 방침 과관련해 논의했고, 각자의 위치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서로 적극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새 운영 체제 안에서 임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업무에 임하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마음협의회는 구성원 대표와 회사 대표가 참여해 근무 환경과 복지, 매장 운영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공식 노사협의 기구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별도 법인으로서 독자적인 운영 체계를 갖추고, 한마음협의회를 축으로 삼아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며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지난 6월 23일 새로운 운영 체제를 출범한 이후 전국 284개 매장의 상품 공급과 매장 운영을 안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주요 상품군 공급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면서 매출과 고객 관련 지표에서도 빠른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19일까지의 하루 평균 매출은 5월 23일부터 6월 22일까지의 매출 대비 146% 늘었다. 같은 기간 방문 고객 수는 100%, 고객 1인당 구매 단가는 23% 증가했으며, 신선식품과 공산품 매출도 167%, 187%씩 신장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한마음협의회를 구심점으로 구성원 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다져가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이다. 오는 9월부터는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려 새로운 운영 체제 아래 달라진 모습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조항목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대표이사는 “새로운 운영 체제 출범 이후 구성원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힘을 모아준 덕분에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빠르게 갖춰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마음협의회를 중심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고,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삼전닉스, ‘트럼프 관세’에 美 공장 속도 낸다

미국이 반도체 관세 부과 범위를 완제품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지 생산 규모와 관세 감면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거점 확충으로 대응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서 첫 미국 생산기지 기공식을 열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에서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기공식을 열었다. 2024년 4월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2년 4개월 만으로, 38억7000만달러(약 5조3600억원)를 투입하는 인디애나주 사상 최대 단일 프로젝트다. 행사에는 토드 영 연방 상원의원,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곽노정 CEO는 “오늘은 미국과 SK하이닉스가 함께 AI의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날"이라며 “인디애나 팹은 미국에 처음으로 '메이드 인 USA' HBM을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천에서 생산한 웨이퍼를 인디애나로 들여와 패키징·테스트를 거쳐 '메이드 인 USA' HBM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한다. 2029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이며, 미 정부는 반도체법에 근거해 최대 4억5000만달러 보조금과 5억달러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내 생산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총 37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공장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최종 준비에 들어갔고, 이르면 9월 시험생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한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나노 선단공정을 찾는 고객 수요 증가에 대응해 2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1년 테일러 부지를 확보한 이후 최대 10개 공장을 지을 수 있는 1268에이커(약 513만㎡) 규모로 부지를 넓혀왔으며, 주정부 신고 자료 기준 전체 투자 여력은 최대 1846억달러로 추산된다. 현지 인력 확보 경쟁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부터 텍사스A&M·UT오스틴·조지아공대·퍼듀대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엔 일리노이대·위스콘신대로 채용 행보를 넓힌다. 2023년 UT오스틴에 370만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누적 지원액은 600만달러로 늘었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미국의 통상 압박과 맞물려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대만 기업이 현지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최대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해왔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뿐 아니라 노트북·서버 등 완제품까지 관세 부과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국가별 관세율과 쿼터를 설정해 현지 생산 비중에 따라 관세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특정 첨단 AI 반도체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미국의 관세 확대 검토가 현실화하면 해외 위탁생산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그만큼 막대한 비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동포 여학생 살해한 베트남 유학생, 병원서 긴급체포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동포 여학생을 살해하고 달아난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병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20대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1시15분쯤 부산 중구에 있는 20대 여성 B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한 뒤 테이프로 입과 손을 묶고 현금을 빼앗는 과정에서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며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찾아간 지인이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A씨를 추적해 같은 날 오후 6시15분쯤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다쳐 병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피크론 일축’…SK하닉 사장 “메모리 공급난, 2030년까지 간다”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이 메모리 피크론(정점론)을 일축하며 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는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4년 뒤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인디애나 팹) 기공식 직후, 곽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모리 공급 과잉과 다운턴(반도체 산업 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부족이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다운턴의 뚜렷한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어 이 상황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과거엔 100% 완전생산품…AI시대는 맞춤형 그는 “다음 다운턴이 오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과거에는 메모리 사업이 사실상 완전 생산품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생산량을 늘려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했고, 수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적정 생산량 조절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프로세서 칩에 맞춰 제작하는 맞춤형 제품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AI 시대에는 완전 생산품이 부분 맞춤형 또는 완전 맞춤형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고객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고 시스템 성능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시장 수요를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다운턴이 오더라도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완만한 감소나 보합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이라며 “2030년 이후에는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AI 산업 전체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솔리다임 상장은 '아직'…추가투자 “어디든 열려있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여부에 대해 곽 사장은 “아직 논의 단계"라며 “철회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답변을 드리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뒤 2021년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로, SK하이닉스는 올 1월 솔리다임을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낸드플래시 사업을 신설 자회사로 이전하는 구조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나스닥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인디애나 팹에 이은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추려 놓은 후보 목록은 없다"면서도 “최태원 회장이 설명한 것처럼 물·전력·인재·보조금과 같은 자원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일본 메모리 기업 키옥시아 지분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거나 확정된 계획은 없다"면서도 “미국의 AI 산업에 기여하듯 일본 반도체 산업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어떻게 함께 시장을 키워 나갈 수 있을지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SK 리밸런싱, 매각에서 통합으로…부진 자회사 흡수

SK그룹이 연속으로 핵심 계열사의 자회사 합병을 결정하며 사업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흡수하기로 한 데 이어,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를, SK에코플랜트는 SK에코엔지니어링을 각각 합병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주력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해 재무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사업 연관성이 높지만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한 자회사를 본체에 흡수해 자금과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하는 단계로 넘어간 모습이다. 28일 업계에서는 외형 확대와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을 분리하던 과거 전략이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쳐 정유·배터리 사업의 변동성을 LNG·발전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보완했다. 이후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해 재무 부담을 낮추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연쇄 합병은 리밸런싱의 무게중심이 자산 매각에서 법인 통폐합과 사업 운영 효율화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 전기차 둔화 직격탄 맞은 SKIET…상장 6년 만에 소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SKIET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의 합병비율은 1대 0.1174540이며 합병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SKIET는 상장 6년 만에 소멸하고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SK이노베이션 주식 0.117454주를 받게 된다. SKIET는 2019년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출범한 뒤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을 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북미시장 회복 지연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을 통해 분리막 사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생산·판매 의사결정을 직접 관리할 방침이다. 조직과 기능 통폐합 등을 통해 연간 약 6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개선을 이루고 합병 후 2년 이내 EBITDA 흑자, 2029년 영업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전기차에 집중된 분리막 수요처를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연계해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독립법인 상태에서는 차입금 상환과 추가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합병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SKIET 소액주주에게 SK이노베이션 신주를 발행하면서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의 지분이 일부 희석되는 점은 변수다. SKIET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3500억원을 넘으면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 ◇ 4년 연속 적자 SK어드밴스드…SK가스가 재무 부담 흡수 SK가스는 26일 프로판탈수소화(PDH) 사업 자회사인 SK어드밴스드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4일이다. SK가스가 실질적으로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1대 0의 무증자 합병으로 진행돼 기존 주주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SK가스가 해외에서 프로판을 조달해 공급하면 SK어드밴스드가 이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구조다.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연결돼 있지만 원료 구매와 생산·판매, 자금조달은 서로 다른 법인에서 이뤄져 왔다. SK어드밴스드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에 따른 프로필렌 공급 과잉으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1400억원, 순손실은 약 2450억원에 달했고 올해 3월 말 부채비율도 400%를 넘어섰다. 합병 후에는 프로판 가격과 프로필렌 판매가격을 함께 고려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고 원료 조달부터 제품 판매까지 손익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SK가스의 AA급 신용도를 활용해 SK어드밴스드의 차입금을 차환하면 금융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외부 합작사 지분을 정리한 데 이어 법인까지 흡수하면서 향후 설비 전환이나 감산 등 구조조정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프로필렌 공급 과잉이 장기화하면 자회사가 부담하던 화학사업 손실이 SK가스 본체의 별도 실적과 재무구조에 직접 반영된다. 안정적인 LPG·LNG·발전사업의 현금흐름으로 부진한 화학사업을 얼마나 정상화할 수 있는지가 합병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 5년 전 떼어낸 플랜트 다시 품는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도 27일 100%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2021년 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사업을 물적분할해 만든 회사다. 배터리와 바이오, 복합화력·열병합발전, 터미널 등 첨단·에너지 플랜트의 설계·조달·시공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배터리업계의 투자 축소와 계열사 발주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2월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를 약 3620억원에 매입해 SK에코엔지니어링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고, 한 달 뒤 5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반복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별도 법인을 유지할 실익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합병으로 SK에코엔지니어링의 설계 역량과 SK에코플랜트의 시공·사업관리 역량이 하나의 법인에 모인다. 반도체 생산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초기 기획과 설계부터 조달·시공·준공까지 일괄 수행해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그룹 내 반도체·AI 인프라 투자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 자회사 부채 사라지는 것은 아냐…통합 이후 성과가 관건 세 합병은 모두 법인 수를 줄이고 중복 관리비용과 내부거래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별도로 운영하던 이사회와 회계·세무·인사·자금조달 조직을 통합하고 인력과 현금을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직접 배분할 수 있다. 다만 합병만으로 SK그룹 전체의 부채와 손실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자회사 실적과 차입금은 이미 모회사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에는 자회사의 사업 위험이 모회사 별도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된다. 이번 연쇄 합병의 성패는 단순한 계열사 수 감축보다 SKIET와 SK어드밴스드의 적자 축소, SK에코플랜트의 반도체·AI 인프라 수주 확대 등 실제 사업 성과로 판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성장사업을 분리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전략이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중복 법인을 없애고 그룹의 자금과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리밸런싱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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