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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천연식품으로 만든 밥상이 건강의 보약입니다”

영상의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한 한만청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영상의학교실)가 8일 오전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4년 10월 독립운동가 월봉 한기악 선생(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법무위원이자 언론인)의 막내로 태어난 故 한만청 교수는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피터 벤트 브리검 병원을 거쳤다. 고인은 혈관조영술, 중재적 방사선학 등 새로운 영상기술을 도입해 국내 영상의학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영상진단 외 혈관조영술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행동적 방사선과학' 도입을 주장해 국내에서 중재적 방사선학의 기틀을 닦았다. 아울러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단층영상기법을 활용한 해부학 교과서 '인체 단면 해부학'(Sectional Human Anatomy)을 국내외에서 출간했다. 이 책은 북미방사선학회(RSNA, 현 세계영상의학회) 학술지 리뷰(서평)에서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고인은 당시 서울대병원장이었는데, 기본적으로 20%는 비판을 하는 것이 'RSNA 리뷰의 정석'이라며 리뷰가 실린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며 즐거워했다. 고인은 혈관조영 및 중재적 방사선과학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남겼으며 우리나라 방사선과학을 국제적 수준으로 높였고 대한PACS학회 및 한국의료QA학회 등을 창립했다. 혈관중재영상의학에의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미국영상의학전문의학회(ACR) 명예 펠로우와 북미영상의학회(RSNA) 종신 명예회원으로 추대됐다. 대한의용생체공학회 의공학상,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 아시아오세아니아방사선의학회 골드메달 등을 수상했고,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지난 2018년에는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도 받았다. 고인은 은퇴 후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로 '한만청 연구기금'을 설립해 후학들 지원에 나섰다. ◇故 한만청 명예교수, 국내 방사선과학을 국제 수준으로 높인 선구자 서울대병원장 재직(1993.5~1995.5) 시에는 세계적 수준의 임상의학연구소를 착공했고 의료정보실과 건강증진센터 등을 신설했다. 주차장 준공, 병원 환경 개선, 환자편의향상위원회 발족 등 연구중심·환자중심 병원을 만드는 기틀을 마련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건립추진단을 발족해 후임병원장이 된 이영우 내과과장을 단장에 임명했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한국전쟁을 몸소 겪었던 고인에게 64세이던 1998년에 암 선고라는 고비가 찾아왔다. 14㎝의 간암이 발견돼 간이식의 대가인 서울아산병원 외과 이승규 교수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으나 한 달여 후에 폐암으로 전이된 것이 발견돼 말기암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특유의 긍정적 사고와 건강한 생활습관, 그리고 의학적 치료 덕에 항암제가 특효를 발휘함으로써 기적적으로 완치됐다. 이후 자신의 투병기(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를 펴내는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 신뢰 구축과 건강한 삶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며 암과 싸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희망을 줬다. 이후 그의 건강법이 화제를 모았다. 아침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어나자마자 45~50분 정도 스트레칭을 매일 한다. 우선 누운 자세에서 주먹을 폈다 쥐었다 하는 '잼잼', 발만 직각으로 구부렸다 펴는 것, 항문을 조였다 푸는 것, 회음부 마사지를 100번씩 한다. 이어 손을 올리고 숨을 마음껏 들이마시고 버텼다가 손 내리면서 숨뱉기, 무릎 모아 위아래로 뒹굴며 숫자 열까지 세기를 10번씩 한다. 그리고 자전거 타기 50번, 발바닥 치기 50번, 등과 배만 올리기 20번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일어나 선 자세로 등을 굽히고 팔을 뻗는 동작 스트레칭 50번, 한쪽 팔을 반대로 끼고 돌리는 스트레칭 좌우 각 10번, 무릎 굽히기 운동 50번으로 마무리한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만든 밥상을 맞이하는데, 식생활에서 3가지 원칙을 지킨다. 첫째 신선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둘째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음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셋째 짜게 먹지 않는다. 그리고 친구들과 자주 만나 즐겁게 식사를 한다. 70대 후반, 80대 초반까지도 골프를 일주일에 1~2회 정도 꼭 쳤다. 그는 자칭 '활자 애호가'다. 독서량이 대단하다. 2012년 당시 일간지 3개, 월간잡지 3개(일본 1개 포함), 미국·일본·유럽에서 오는 학술잡지 4개, 동창회보 3개, 신간 서적 한 달에 3~4권 등을 보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모르는 조어나 신조어는 꼭 메모하고 외웠다. 친구나 후배, 제자들에게 질문으로 써먹기 위해서다. 바둑TV도 즐겨보고 신문은 1면부터 끝까지 세세히 읽는다. 이 밖에 드라마 (녹화해서)보기도 즐겼다. ◇말기암 판정 받고 완치 기적…“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 고인은 특히 “암과 싸우지 말라"고 주변에 당부하곤 했다. 한 교수의 '암 친구론'은 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논리다. 암을 언젠가는 돌려보낼 수 있는 친구처럼 여기고,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믿고, 여유와 자신감을 갖고, 의사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교수의 암 극복은 눈물겨운 고통과 각고의 노력, 그리고 체계적인 전략전술이 녹아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지론은 '현대 의학을 대체할 암 치료법은 없다'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 검증 안된 비방이나 대체요법,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그로 인해 치료 기회를 놓치면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인은 의학자이자 교수로서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조직을 발전시킨 것은 물론, 후학을 가르치는 큰 스승으로 평생을 일관하는 삶을 살았다. 삶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더욱 단단해졌고, 그 경험을 많은 이들에게 실천으로 보여주며 희망과 용기를 건넸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김종효 교수(클라리파이 대표)의 정년퇴임 기념 심포지엄 및 기념식과 만찬에 참석했다. 91세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원고 없이 '일사천리 달변' 축사를 해서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고인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CT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솔루션의 육성과 발전에 업계뿐 아니라 보건당국 및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큰형 고 한만춘 씨는 연세대 초대 이공대 학장을, 작은형 고 한만년 씨는 출판사 일조각 대표로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을 지냈다. 조카 한성구와 한준구는 각각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와 영상의학과 교수를 지냈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봉애 씨, 딸 숙현·금현·지현 씨, 사위 조규완(이화산업㈜ 회장)·백상익(풍원산업㈜ 대표)·장재훈(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7시이다. 유해는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강원도 원주시 선영에 안장된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윤종오 “정년 65세 연장, 올해 안 처리해야…민주당안은 말장난”

정년 연장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범여권 내에서 빠른 합의와 조기 시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년을 뒤로 미루면 노동자는 소득 공백이 더 길어진다는 비판이다. 원내 4석을 보유한 진보당의 윤종오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나 “국회의원이 안 됐으면 나도 지금 소득이 전혀 없었을 것이다. 더 어린 사람들은 소득공백 상태가 4~5년씩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1963년생인 윤 원내대표는 2023년 말 퇴직한 뒤 내년 8월에서야 국민연금을 받는다. 최소 2~3년의 '무소득 공백'이 불가피한 구조다. 따라서 정년 연장은 연금개혁과 함께 다뤄야 한다는 것도 그의 주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정년 연장 문제는 국민연금 개혁 시기에 함께 발의되고 통과됐어야 한다"며 “연금만 먼저 손대고 정년을 나중에 추진하니 마치 특정 세대에게만 마치 '특혜'를 주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정년 연장+재고용 혼합 모델'에 대해서도 “지금 민주당 안은 정년을 늘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소득 공백은 그대로 두겠다는 의미"라며 “결국 당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문제만 더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이번달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청년 문제 대응 TF를 새로 띄우는 데 대해 “올해 안에 처리하겠다던 민주당이 12월에 청년 TF를 만든다는 건 시간 끄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또 정년연장특위 여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과도 수시로 통화하고 있다며 “나도 압박할 곳이 민주당밖에 없다. '약속 지켜라, 하기로 했으면 해야 한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그동안 주력했던 입법 활동은? ▲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다. 진보당은 일하는 사람의 정당 아니겠나. 가장 중요한 게 노조법 23조 개선이었다. 윤석열 정부 때 두 차례나 거부당했던 법이 정권이 바뀌고 통과됐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20년 넘게 노동자들의 핵심 과제였지 않나. IMF 이후 구조조정으로 비정규직이 대량 양산됐다. 저임금에 고용 불안까지 겪는 비정규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진짜사장 교섭법(2조), 손배가압류 폭탄 금지법(3조)이 통과됐다. - 국토교통위원으로서 생활물류 관련 법안도 발의했던데? ▲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밀접한 게 택배와 라이더 배달이다. 많이 이용하면서도 그 노동자들이 어떤 조건에서 일하는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저녁에 주문하면 아침에 와 있지 않나.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고생하는지 모른다.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 경쟁이 심해지면서 주7일 배송, 심야 배송이 늘고 과로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단가는 떨어지고 표준계약서도 지켜지지 않는다. 최소한 표준계약서를 지키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라이더의 경우 유상운송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 급하게 사람을 모집하려고 '보험 없어도 된다'며 광고까지 한다. 택시는 운전하려면 기본 교육이 필요한데 라이더는 교육조차 없다. 이런 것들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어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건설 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문제도 심각하다. 부실공사가 많고 안전한 일터가 되지 못한다.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계관리법 등을 발의해 놓았고, 국토부도 동의한 법안이라 잘 통과될 것으로 본다.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쿠팡 새벽배송 금지'를 비판했는데? ▲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엘리트 의식이 가득한 발언이다. 직접 심야 노동을 오랜 기간 해봤다. 심야노동은 제2의 발암물질이라 할 정도로 인체에 폐해가 많다. 우리가 주장하는 게 새벽배송을 무조건 없애자는 게 아니다. 필요한 사람이 시키되, 배달료를 1000원 정도 더 부담하면 된다. 그러면 필요 없는 사람은 안 할 것 아닌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지, 무조건 편리한 걸 왜 막느냐고 접근하는 건 잘못된 사고다. - 최근 민주당이 '정년+재고용 혼합 모델'을 제안했는데? ▲ 정년 연장은 국민적 합의가 매우 높은 상황인데, 그렇게 밀려서 후퇴한 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정년 연장 문제는 국민연금을 개혁할 때 수급 시기와 맞춰서 함께 법안이 발의되고 통과됐어야 했다. 연금만 먼저 하고 이제서야 정년 연장하려니까 마치 엄청나게 정년을 늘리는 사람들한테 특별한 혜택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저는 1963년생이라 2023년 말에 퇴직했다. 국회의원이 안 됐으면 지금 소득 공백 기간이다. 내년 8월에 연금을 수급하는데, 최소한 2년에서 3년 사이가 펑크가 나는 것이다.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은 현행 법이 계속 존재한다면 4년 공백, 5년 공백까지 되는 것 아닌가. 프랑스 노동자들은 정년 연장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왜 반대하겠나. 정년을 늘리면 연금도 늦게 받을 것 아닌가. 우리는 정년연장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가 안 맞기 때문에 지금 빨리 정년 연장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만 맞으면 이렇게 강하게 요구할 필요가 없다. - 현실절충안이라는데? ▲ 현 민주당 안은 재계의 의견을 많이 받은 안이라고 본다. 재계의 요구가 뭔가. 정년 일괄 연장은 안되고 필요한 사람만 선별해 임금을 적게 주면서 쓰겠다는 것이다. 이건 사실 지금도 오히려 일부 대기업에서 아주 숙달된, 숙련된 고급 인력을 재고용에서 많이 쓰고 있다. 근데 안정성은 없다. 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정년을 법적으로 연장하자고 하는 것 아닌가. (현재 민주당 안은) 그동안 경영계가 주장하는 부분들을 대폭 수용한, 실제적으로 정년 연장 효과가 없는 안이다. - 경영계는 현재 임금 체계 유지 상태에서 정년만 올라가는 결과를 우려하는데. ▲ 정년이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별로 가면 임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가 남는다. 임금 부분은 노사 자율에 맡기면 된다. 이걸 꼭 무 자르듯이 몇 퍼센트를 어떻게 해야 된다 이렇게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2016년 60세 정년될 때도 첫해 임금 동결하고 10% 깎았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유가 청년 취업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과연 그만큼 청년을 재고용했나. 거의 안 했다.(웃음) 개인 소신은 삭감 없는 65세 정년이 이뤄져야 하고, 청년 문제는 별도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청년 고용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 대기업이 퇴직하는 만큼 청년들을 뽑으면 정년 연장 요구 안 할 것이다.(웃음) 현대차는 올해도 2000명 이상 퇴직하고, 기아차도 수천, 수백명 퇴직한다. 그런데 정년연장의 경우 겨우 2년에 걸쳐서 700명, 500명 이렇게 뽑는다. 나머지는 시니어촉탁, 주니어촉탁, 비정규직으로 1년, 6개월, 2년 이내로 소모품처럼 쓰고 버린다. 좀 좋은 일자리로 안정되게 일할 수 있는 체계로 가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청년 일자리만 이야기해서도 안 맞다. 청년들이 하는 일하고 중장년층이 일하는 거하고 직무가 조금 다르다. 물론 같은 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이 훨씬 많다. 기업들이나 공기업에서 특히 청년들 의무 고용 약속을 제대로 지켜야 된다. 이런 변동 시기에는 정부가 더 노력해서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새로운 제도가 들어서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때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서 같이 가야 한다. - 노사 간에 명시적 합의를 하지 않고 있는데, 왜 그렇다고 보나? ▲ 민주당이 12월 초에 청년 문제 대비 TF를 다시 출범한다고 한다. 12월 초에 시작하면 구성하고 의제 만들고 연구해야 하는데, 이건 올해 안에 안 하겠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아주 유감스럽다. 지난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손 치더라도 올해 안에 처리하겠다는 것이 그런 명분으로 미뤄지는 것에 대해서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청년 문제는 옛날부터 있었다. 2016년 정년 연장할 때도 제기됐다. 지금 정년 연장 문제 논의될 때 가장 첫 번째 이야기가 늘 청년 문제 이야기였다. 지금 청년 문제 논의한다 해서 아주 특별한 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지금 시간 끄는 것밖에 안 된다고 본다. 청년 문제를 별도로 봐야 되는 것이다. - 정년 연장 특위 여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은 연내 입법이 가능한 것처럼 열어놨는데. ▲ 김주영 의원과 최근에도 통화했다. 내가 자주 통화하는 이유는 나도 정년 연장 법안을 발의했고, 내 주변에 정년을 지금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됩니까? 올 한 해도 됩니까?" 특히 65년생 분들이 원래 현대차 등에서 임단협을 하는 과정에 아주 큰 쟁점 중 하나였다. (민주당에선) 결론적으로는 정부의 입법 과정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올해 안에 입법이 되면 정년 연장 문제가 지금 한 달 남은 사람들도 회생될 길이 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나를 압박한다. 나도 압박할 데가 어디 있나. 민주당을 압박해야지. “너희 약속 지켜라. 하기로 했으니까 해야 된다" 이렇게 했다. - 김주영 의원은 어떤 입장이었나? ▲ 최근 다시 김주영 의원 말씀을 들으니 “대기업이 좀 선도적으로 치고 나가야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제 와서 그 이야기를 하니까 “의원님 너무 좀 늦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진작 언질을 주시고 같이 양측을 더 압박을 했으면 입법이 좀 더 나았겠죠" 이런 얘기를 했다. 임단협에서 상당 부분 정년 연장과 관련된 기본 합의가 어느 정도 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여기서 언질을 주고 먼저 시행하고 정부는 입법하는 데 부담이 좀 줄어들었을 것 아닌가. 지금 민주당은 김주영 의원이 간사하고, 소병훈 의원이 위원장이다. 현재로는 연내 입법 부분이 조금 불투명하게 보이는데, 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 고리 2호기 수명 연장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 에너지 정책을 비판했는데. ▲ 불만이 많다. 야당 때 했던 이야기와 집권 후 하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설계 수명 30년으로 만든 원전을 10년씩 연장할 때 드는 비용, 기간, 얻는 이익, 안전 우려를 다 감안해야 한다. 신규 원전은 이미 많이 계획돼 있고 용량도 크다. 과거엔 30만 킬로와트(㎾)였지만 지금은 120만 킬로와트(㎾)다. 옛날 4개가 지금 1개와 같다. 문재인 정부 때는 500명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결정했다. 계획된 원전은 짓고, 수명 다한 것은 연장 안 하고, 신재생에너지는 늘리는 방향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논의 없이 신재생에너지를 확 줄이고 원전 중심으로 갔다. 이번에 거꾸로 돌아가려면 최소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답습하는 건 맞지 않다. 12차 전기본 수립할 때는 원전 추가 건설이 안 되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이재명 정부가 친(親)원전에 가깝다고 보나? ▲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정권 바뀌고 나니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안전성을 강화한다 해도 원전 자체가 안전하지 않다. AI 때문에 전력 수급이 중요하다지만, 핵발전소 안전 문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하면서 원자력을 보완 수단으로 가면 괜찮다. 주 전력 수단으로 계속 자리매김해서는 안 된다. -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에너지경제신문 독자들은 산업 전환, 에너지 부분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지금 AI를 비롯해 산업이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생산성 극대화, 경제성에만 집중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에너지 전환, 산업 전환이 실제로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생각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지 않고, 기술 발달로 일자리를 잃지 않고, 국민 전체 삶이 상향 평준화되는 세상을 함께 꿈꿔야 한다. 효율만 극대화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쪽으로만 나아가서는 안 된다. 그런 정책이 잘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에너지경제신문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길 바란다. 1963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부산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를 마쳤다. 울산 현장 노동자 출신으로 노조 활동과 지역 정치에 헌신해왔으며, 울산 북구의회 의원과 울산시의원, 울산 북구청장을 거쳤다. 2016년 울산 북구에서 무소속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고, 21대 총선에서 진보당 후보로 다시 당선되며 진보당 최초 지역구 의원이 됐다. 현재 22대 국회 재선 의원이자 진보당 원내대표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노조법 개정·생활물류법·건설산업기본법 등 노동 현장 입법과 월성·고리 인접 지역구 특성을 반영한 에너지 안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대차그룹, 연말 이웃사랑 성금 350억원 기부

현대자동차그룹이 연말을 맞아 이웃사랑 성금 3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현대차그룹은 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희망 2026 나눔캠페인' 성금 전달식을 가졌다. '희망나눔 캠페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펼치는 기부 행사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부터 매년 캠페인에 동참해 성금을 전달해왔다. 올해까지 23년간 기탁한 성금의 누적 총액은 464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성금 전달 외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유소년 스포츠단 활성화 지원을 위한 '기프트카' △학대 피해아동 지원 및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아이케어' △글로벌 인재 육성 및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H-점프스쿨'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나눔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힘이 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책임 있는 발걸음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슈+]코스닥, 이번엔 다를까?…강세론 무르익지만 그림자 여전

코스닥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별다른 정책 발표가 없었는데도 '활성화 대책이 나온다'는 기대감만으로 투자심리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시장이 반응한 지점은 단순 기대감이 아니다.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른 몇 가지 구조적 신호가 동시에 포착되고 있어서다. '이번은 다르다'는 기대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경계가 공존하는 국면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코스닥은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5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4일 장중 사상 첫 500조원 돌파에 이은 겹경사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400조 원을 넘은 이후 약 4년 11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정부의 정책 기대감과 기술주 중심의 성장세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 기대가 재점화되면서, 시장은 강세장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도 강세장의 전형적 패턴과 유사하다. 이런 강세 흐름이 당연한 수순처럼 읽히지만 '아직은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 열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숙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먼저 과거 사례부터 꺼내 들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가 화두에 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05년 거래소 통합, 2013년 코넥스 개설, 2018년 벤처펀드 도입 등 세 차례의 '코스닥 모멘텀'이 모두 '반짝 급등 후 장기 부진'으로 끝났다는 점을 짚는다. 겉으로는 제도 변화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수급 구조를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통된 문제로는 △거래소 통합에도 '2부 리그' 인식이 그대로였던 점 △코넥스 개설이 수요 없이 공급만 늘린 점 △벤처펀드가 코스닥으로 유입돼야 할 유동성을 메자닌(CB·BW) 시장으로 돌려버린 점 등이 지적된다. 우량 기업 이탈과 개인 투자자 중심 구조도 정책 효과를 희석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에도 '언론 헤드라인만 보고 베팅하는 건 위험하다'며, 실효성 있는 핵심 변수를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책 방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금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 가운데 시장이 특히 기대를 거는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2018년 당시 코스닥 랠리를 이끌었던 세제 유인책을 한 단계 강화하는 것이다. 이는 고액 자산가의 자금을 다시 코스닥으로 끌어들이는 직접적인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 대목이다. 다른 하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모험자본 약 20조원을 코스닥·벤처 시장에 유입시키는 구상이다. 증권사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를 모험자본으로 묶어 코스닥에 투입한다는 그림이다. 개인 수급 위주의 시장을 기관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번 사이클의 지속성을 가르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는 '헤드라인과 실제 효과를 구분해야 하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정부가 목표 비중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운용지침·위험 관리 규정이 뒤따라 바뀌지 않으면 실제 매입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기금 코스닥 비중 확대'라는 문구보다, 연금 운용 규정이 얼마나 수정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상인증권은 보다 '현미경'에 가까운 시각을 내놓는다. 단기적으로는 정책 기대감과 수급 회복이 맞물리며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종목으로의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상상인증권은 코스닥 실적 모멘텀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 일부 성장주·플랫폼·소부장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내년 이익 증가율 전망도 코스피 대비 우위를 보이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익과 무관한 이벤트성 재료, 무상증자·특례상장·단기 테마에 기대 주가가 먼저 치솟는 패턴이 반복될 경우 다시 조정 국면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사이클을 질적으로 다른 코스닥 강세의 초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단순한 부양책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나증권은 이번 대책의 키워드를 '하이브리드 전환(JIT+JIC)'으로 설명한다. 과거에는 효율성(Just-in-Time·JIT)을 극대화하는 쪽에 방점이 찍혔다면, 이제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여유 자본과 완충 장치를 두는 위험 대비(Just-in-Case·JIC) 요소가 함께 도입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코스닥 정책에도 이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해석이다. 구체적으로는 두 축이 동시에 움직인다. 첫째, 선별적 정화 장치다. 시가총액 150억원 미만 종목의 자동 퇴출, 2심제 심사 기간 단축 등은 '소형·부실 종목을 장기적으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작전주·테마주 논란의 진앙이 됐던 극단적인 저유동성 종목을 구조적으로 정리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둘째, 대규모 자금 버퍼다. 하나증권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증권사 모험자본 17조원 등 약 167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 구상을 주목한다. 여기에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 상향 목표와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5000만원 상향, 특례상장 문턱 완화 등이 더해지면 '외부 충격이 와도 시장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방화벽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증권은 이를 두고 2018년 대책이 성장에 치우친 JIT형이었다면, 2025년 대책은 성장과 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JIT+JIC 하이브리드 모델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단기 랠리를 노리는 정책이 아니라, 코스닥을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쪽에 방점이 찍혔다는 설명이다. 섹터 관점에서도 구조적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나증권은 과거 코스닥이 코스피를 앞섰던 시기(2008년, 2014년, 2022년)를 복기해 보면 공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업종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제약·바이오, 조선, 화장품, 상사·자본재 및 기계 등이 그 중심이다. 이번에도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상대 강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이들 섹터가 다시 알파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코스피와의 연동성도 변수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밸류체인이 여전히 견조한 만큼, 고대역폭 메모리(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축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강세를 보일 여지가 크다고 본다. 코스닥이 '정책·수급 장'이라면, 코스피는 AI·반도체 실적 장세가 이어지는 구도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연말·연초 코스닥 시장은 2018년과는 다른 질적 차원의 강한 시세 국면으로 진입할 개연성이 크다"며 “코스피의 동반 상승까지 더해진다면, 2026년은 한국 증시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세종사이버대 기계공학과, 2026학년도 봄학기 입학설명회 성료… 미래 기술 기반 온라인 공학 교육 소개

세종사이버대학교 기계공학과가 한국폴리텍1대학과 함께 '2026학년도 봄학기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며 산업현장 중심의 미래공학 교육 비전을 공유했다. 한국폴리텍1대학은 9일 정수캠퍼스 기계설계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입학 설명회를 열고, 폴리텍대학 졸업 후 학사학위 취득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세종사이버대 기계공학과의 강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고 밝혔다. 참석 학생들은 온라인 기반 학사과정의 구조와 AI·빅데이터·메타버스 등 미래기술을 반영한 세종사이버대의 혁신 교육 시스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입학설명회를 진행한 이봉구 기계공학과장은 “세종사이버대는 시간·장소의 제약 없는 양질의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기반으로 산업 수요에 맞춘 실무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미래 기술과 공학 교육을 융합해 학습자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설명회 현장에서는 IT·공학, 인문·사회, 디자인, 예술 등 관심 계열에 따라 교수진과 입학처 관계자들이 참여한 1:1 맞춤형 상담이 이뤄져 학과별 커리큘럼, 진로, 장학제도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했다. 한편, 세종사이버대 기계공학과는 12월 1일부터 2026학년도 봄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1차 접수 기간은 2025년 12월 1일부터 2026년 1월 15일 22시까지다. 세종사이버대는 재학생 장학 혜택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재학생 2만894명 중 86%가 장학금을 수혜했으며, 1인당 연평균 지급액은 200만 원으로 국내 주요 사이버대(재학생 5000명 이상) 중 최고 수준이다. 2026학년도에는 직장인 장학, 전업주부 장학, 만학도 장학, 특성화인재 장학, IT인재 장학, 배움터 장학 등 학습자 특성에 맞춘 다양한 장학제도가 운영되며, 1년 연속학기 등록금 30% 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자세한 모집요강 및 장학 안내는 세종사이버대학교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현장] 사람 손보다 빠르고 정교하다…한국쓰리엠, 로봇 접착테이프 자동화로 ‘제조 혁신’

지난 8일 경기 화성 동탄에 자리잡은 한국쓰리엠(3M) 고객기술센터. 이 곳에서 6축 다관절 로봇 끝에 달린 접착제 도포장치(어플리케이터)가 S자 곡선으로 휘어진 부품 위를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지나가는 모습이 시연됐다. 로봇이 지나간 자리에는 양면 테이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끄럽게 부착돼 있고, 절단작업(커팅)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한국쓰리엠이 이날 고객기술센터(CTC)에서 마련한 '산업자동화 솔루션 테크' 행사는 일반인에게 문구용 스카치 테이프나 박스 포장용 테이프로 떠올리기 쉬운 '테이프'가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모품이 아니라 첨단 제조 공정의 핵심 부품이자 자동화 솔루션으로 진화했음을 확인해 주는 자리였다. ◇ “볼트·너트·용접 없는 세상…'레벨 4' 자동화로 간다" 이날 고객기술센터의 시연에 앞서 한국쓰리엠 정세훈 접착제·테이프 사업부 영업팀장(부장)은 3M이 지향하는 자동화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부장은 “3M은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연간 246억 달러(약 37조원) 매출을 올리는 과학기업"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공정 혁신을 돕는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이어 3M이 자동화를 단순 수작업인 '레벨 1'부터 완전 자동화인 '레벨 4'까지 구현하며, 3M 솔루션은 최고 단계인 '유연한 자동화(Flexible Automation)'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과거에는 볼트·너트·리벳·용접이 제조업의 체결을 담당했지만 이제는 경량화와 디자인 자유도가 중요해지면서 접착제와 테이프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계의 인건비 상승과 숙련공 부족으로 자동화 수요가 큰데 구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작업자가 2~3명인 소규모 라인보다는 10명, 20명 이상의 대규모 라인에서 도입했을 때 비용 절감 효과가 훨씬 크다"고 정 부장은 답변했다. 다만, 소규모 공정에서는 오히려 초기 투자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여 말했다. 김정민 한국쓰리엠 이사는 “회사가 강조하고 싶은 건 자동화의 목적이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는 점"이라며 “작업자의 컨디션이나 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들쭉날쭉하는 변수를 막고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했던 로봇팔 이날 투어의 백미는 단연 지하 랩실에서 진행된 '3M 로보테이프(RoboTape)' 시연이었다. 현장을 안내한 최보경 한국쓰리엠 수석연구원은 로봇 팔이 사람의 손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원리를 상세히 설명했다. 시연에서 6축 다관절 로봇 끝에 달린 도포 장치(어플리케이터)는 S자 곡선으로 휘어진 부품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로봇이 지나간 자리에는 양면 테이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끄럽게 부착돼 있었고, 커팅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최 연구원은 “사람이 붙일 때는 10~20초가 걸리고 숙련도에 따라 품질 편차가 생기지만, 로봇은 최대 속도로 일관된 품질을 만들어낸다"며 “특히 사람이 작업하기 힘든 복잡한 곡면 구간도 로봇은 한 번에 정확하게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대비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낫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속도는 로봇이 낼 수 있는 맥시멈까지 올릴 수 있어 생산성이 압도적이며, 무엇보다 곡면 구간에서 사람이 낼 수 없는 정밀도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3M 로보테이프의 핵심은 '레벨 와인딩(Level Winding)' 기술이었다. 최 연구원은 “일반적인 롤 테이프는 길이가 짧아 공정 중 자주 교체해야 하지만, 3M은 마치 낚싯줄이나 실타래처럼 아주 길게 감긴 대용량 스풀을 공급한다"며 “이런 긴 길이의 레벨 와인딩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적으로도 3M을 포함해 몇 곳 되지 않으며, 이를 통해 공정 중단 없는 연속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치약처럼 짜서 쓰는데 굳힐 필요 없는 3M VHB 압출형 테이프 최보경 수석연구원은 이어 기존 테이프의 고정 관념을 깬 '3M VHB 압출형 테이프(Extrudable Tape)'를 소개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인 양면 테이프는 평평한 곳에는 잘 붙지만, 굴곡지거나 표면이 거친 곳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짜서 쓰는' 테이프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글로벌 장비 업체인 '노드슨(Nordson)'의 프로본드(ProBond) 시스템과 결합된 솔루션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고체 상태의 테이프 소재를 미니 압출기에 넣어 약 190~200℃의 열로 녹인 뒤 치약처럼 원하는 모양으로 토출하는 방식"이라며 “액체 접착제처럼 보이지만, 식으면 즉시 고체 테이프의 성질을 회복하기 때문에 별도의 경화 시간이 필요 없다"고 역설했다. 자동화 라인에서 내부 기포나 도포량 불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느냐고 묻자 최 연구원은 “부착 후에 엑스레이 같은 비파괴 검사를 전수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대신 사전에 고객사와 물성 평가를 철저히 진행하고, 공정 변수(Parameter)를 검증해 불량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한다"고 답했다. 이어 “PP나 PE 등 난접착 소재에도 별도의 표면 처리(Primer) 없이 강력하게 붙고, IPX8 등급의 방수 성능을 자랑한다"며 “이형지(Liner)가 없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솔루션"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 “1000만 번 충격 견디고, 필요할 땐 열린다…전기차 난제 해결" 주형석 한국3M 상무는 전기자동차(EV) 시장을 겨냥한 두 가지 핵심 소재와 기능성 솔루션을 소개했다. 먼저 소개된 '배터리 팩 실런트 SZ1000'은 전기차 배터리의 '밀봉'과 '재개봉'이라는 모순된 과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주 상무는 “배터리 팩은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완벽히 밀봉(IPX8)되어야 하지만, 수리를 위해 필요할 때는 케이스를 파손하지 않고 열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제품은 배터리 팩을 완벽히 보호하면서도, AS가 필요할 때는 깔끔하게 떼어낼 수 있는 '재개봉'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화재 안전성을 위해 난연 등급(UL94 V-0)을 확보한 점도 빠트리지 않았다. 이어 소개된 '구조용 접착제 SA9820'은 용접을 대체하는 고강도 접착제다. 주 상무는 “차체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 이종 소재 사용이 늘면서 용접이 불가능한 영역이 생겼다"며 “SA9820은 나사나 용접 없이도 알루미늄 기준 20MPa 이상의 전단 강도와 1000만 사이클 이상의 피로 수명을 자랑한다"고 전했다. 특히, 약 80℃의 저온 경화가 가능해 고열에 약한 복합소재 부품의 열변형을 최소화시킨 점을 부각시켰다. 디스펜서 같은 장비가 막힐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주 상무는 “우리는 일방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쓰라고 하지 않고, 설비 초기개발 단계부터 로봇·디스펜싱 업체와 소재 물성을 조율하며 같이 만들어 간다. 막힘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공하고 사전 예방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밖에 기존 용접을 대체하는 구조용 접착제의 비중과 관련해 그는 “아직은 초기 단계이나 경량화와 고강도 체결을 위해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고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 절대 안 떨어지는 테이프? '떼었다 붙였다 1000번'의 기술 체험 3M 로보테이프 시연 이후 한국쓰리엠 원천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현사래 한국쓰리엠 연구원은 일반 폼테이프와 VHB 테이프를 비교하는 시연을 진행했다. 기자가 직접 두 테이프 제품을 번갈아 양손으로 힘껏 잡아당겨 보았지만 VHB 테이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현 연구원은 “VHB는 아크릴 폼 전체가 점착 성분을 가지고 있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며 “나사나 못 없이 킥보드 프레임이나 냉장고 손잡이를 조립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3M이 개발한 삼각형 세라믹 입자의 큐비트론(Cubitron) 연마제는 연마 시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미세하게 깨지면서 스스로 날카로운 날을 다시 세우는 성질이 있다"며 “이 덕분에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작업자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 “빛과 소리, 진동을 제어하다"…자동차 속 숨은 3M 기술 현 연구원은 자동차 도어와 휠 가드 내부에 들어가는 하얀색 흡음재 '신슐레이트(Thinsulate)'를 가리키며 “단순한 솜처럼 보이지만 초극세사 섬유층이 소음 에너지를 포집해 열에너지로 바꿔 배출하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고 말했다. 이는 패딩 점퍼의 보온 소재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노면 소음을 잡는 핵심 소재로 쓰인다. 새 차를 탔을 때 나는 퀴퀴한 냄새의 원인인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를 억제하는 테이프 기술도 소개됐다. 현 연구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화되는 유해 물질을 줄여 탑승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용 파란색 번호판도 있었다. 현 연구원은 “번호판 내부에는 피라미드 모양의 미세한 프리즘 구조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며 “빛을 받으면 광원 방향으로 그대로 빛을 돌려보내는 '재귀 반사(Retro-reflection)' 성질 덕분에 일반 번호판보다 3배 이상 밝게 보여 야간 사고를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대시보드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면서 야간에 앞 유리에 화면이 비치는 '고스트 현상'이 문제로 떠올랐다. 현 연구원은 “3M의 '라이트 컨트롤 필름'은 마치 셔터처럼 빛의 방향을 제어해, 운전자에게는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앞 유리창에는 빛이 반사되지 않게 막아준다"고 시연했다. 일명 '찍찍이(벨크로)'와 비슷해 보이지만 '듀얼락(Dual Lock)'의 원리는 달랐다. 현 연구원은 “암수가 구별되는 벨크로와 달리, 버섯 머리 모양의 동일한 구조물이 서로 맞물려 '탁' 소리와 함께 결합된다"며 “1000번 이상 떼었다 붙여도 결합력이 유지돼 수리가 필요한 자동차 내장재 고정 등에 쓰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내내 한국쓰리엠 관계자들이 강조한 것은 납품이 아닌 '협업'이었다. 김정민 이사는 “3M은 제품을 만들어놓고 일방적으로 사가라고 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고객사가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거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초기 단계부터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고객사와의 협업에 대해 묻자 주형석 상무는 “엄격한 요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며 “한국 고객사의 기준을 통과하면 글로벌 어디에서도 통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전했다. '붙이기'를 넘어 초정밀 스펙과 자동화 기술, 그리고 고객과의 끈끈한 협업으로 무장한 3M. 이들의 '테이프'가 제조업의 생산 현장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동네가 복지관 된다…서울시, 고립가구 지원 체계 대폭 확대

서울시가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을 대폭 확대하며 고립가구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는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을 2021년 25개소에서 올해 89개소로 늘려 지역 돌봄 안전망을 확충했다고 9일 밝혔다. 지역 밀착형 사회복지관은 건물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센터·교회·카페 등 동네 생활권 거점으로 직접 찾아가는 모델이다. 시는 지역 내 공간을 발굴·조성 후 각종 복지사업·서비스·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거점공간형 31개소와 지역으로 나가서 민관협력체계에 기반한 동별 특화사업을 진행하는 복지사업형 5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복지재단 성과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은 뚜렷한 성과를 냈다. 고립가구 지원 인원은 복지관당 평균 218.5명에서 691.8명으로 약 3배 증가했고, 취약계층 지원 인원도 361.3명에서 741.3명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주민관계망 형성 활동도 연평균 112회(1079명 참여)에 달하며 고립 상태의 주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됐다. 복지관당 평균 공공기관 7.6곳, 민간기관 19.4곳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주민센터와 함께 동 단위 복지안전망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운영 공간도 확대돼 현재 고정형 47개소, 유동형 201개소가 주민센터·교회·카페·경로당 등 다양한 생활자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이용자들의 인식도 변화되는 성과를 거뒀다. 복지관을 취약계층만 이용하는 기관으로 보던 과거와 달리 지역밀착형 복지관 전환 이후에는 '우리 동네 복지관', '생활 속 사랑방'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복지사는 주민들에게 '안전지대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특히 고립된 1인 가구와 중장년층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관계망을 회복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지난 8일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25년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 실천공유회'를 개최했다. 공유회에서는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의 성과와 실천 사례, 사회복지사 개인 경험 발표, 실무자 토론 등이 진행됐다. 이수진 서울시복지재단 고립예방센터장은 “복지관이 건물을 벗어나 지역 안으로 들어갔을 때 비로소 주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변화를 만들 수 있었다"며 “실천공유회가 새로운 시작점이 되어 더 많은 지역밀착형 복지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오세훈, 정원오에 “남다른 식견”…이례적 공개 칭찬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잠재적 경쟁자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식견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구청장이 최근 여권 유력 주자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공개적으로 우호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오 시장은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현지 식당에서 동행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일찌감치 일하는 능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던 것처럼 (정 구청장이) 조금은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정 구청장을 두고 “일이 훌륭하다"고 밝히면서도 “혹시 적군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 이상 후하게 (평가)해야 하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은 특히 최근 여권과 민주당 사이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한강버스' 논란과 관련해 정 구청장의 태도 차이를 지적했다. 그는 “(정 구청장은) '한강버스 사업은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성공할 사업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초기 시행착오에 초점을 맞춘 비판을 하기보다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구청장을 제외한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서울의 도시 브랜드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전혀 이해 못 하고 시행착오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식견을 보면서 한계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향후 공천 과정에서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선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했다. 오 시장은 “이른바 정치 논평을 하는 패널들이 더 걱정을 해 주고 있다"며 “당심 70%, 민심 30%가 잘못된 길이고 '지방선거 필패의 길'이라는 칼럼이나 논평을 자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은) 플레이어로서 참여해야 할 입장에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정 구청장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라는 격려를 받은 뒤 여당 내 경쟁 구도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SNS에서 성동구 구정 만족도 조사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고 밝히며 정 구청장을 치켜세웠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CU, 2026년 가맹점 상생안 발표…“연 최대 818만원 지원”

BGF리테일의 편의점 CU가 가맹점의 실질적인 수익 향상과 안정적인 점포 운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2026 가맹점 상생지원안'을 체결한다고 9일 밝혔다. 새롭게 마련된 2026년 가맹점 상생안은 상품 도입부터 판매, 철수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 가맹점이 부담 없이 점포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간편식·냉장 디저트 등 핵심 카테고리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가맹점 매출 안정화를 뒷받침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먼저 CU는 신상품 도입률에 따라 지급해온 '신상품 도입 지원금'을 연간 최대 180만원에서 최대 192만 원으로 상향한다. 기존의 전체 신상품 도입률과 함께 간편식, 냉장디저트 카테고리 신상품 도입률을 기반으로 산정한다. 올해 '신상품 순환 지원금'도 신설해 신상품 출시 후 약 2개월간 판매, 폐기, 철수 등으로 초도 물량을 소진한 비율에 따라 연간 최대 36만원을 제공한다 아울러 연간 최대 600만원을 지급하는 '폐기 지원금 제도'를 통해 점포의 폐기 부담도 낮춘다. 이들 지원금을 모두 합치면 점당 연간 최대 828만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손지욱 BGF리테일 상생협력실장은 “CU의 상생지원안은 단순한 비용 보조가 아니라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라며 “상품 경쟁력과 점포 운영력을 강화해 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본부와 가맹점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수익 향상 상생안을 적용하면서 CU의 가맹점 매출도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CU에 따르면, 수익 향상 상생안을 적용하기 이전인 2021년 대비 올해 CU 가맹점의 신상품 하루 매출은 60%, 냉장 폐기지원 대상 상품 매출은 20% 증가했다. 한편, CU는 가맹점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상생협력펀드 금리 지원제도'도 운영 중이다. 이는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에게 대출 금리 일부를 본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로, 최대 1억원의 대출금에 대해 연 2% 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CU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생산물배상책임보험, 화재배상책임보험 등 보험 7종 무료 가입 △노무∙법무∙세무 무료 상담 △장기운영점 혜택 △경조사 지원 △기업형 복지 프로그램 △통합유지보수 관리 대상 품목 교체 등의 상생∙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경북, 현장 중심 정책·교육 성과 잇달아

◇NEAR 국제포럼, 지방의회 첫 참여… 동북아 협력 새 모델 제시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동북아시아지방정부연합(NEAR) 사무국이 주최하고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후원한 '2025 NEAR 동북아 지방의회협력 국제포럼'이 9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6개국 21개 지방의회 대표단과 관계기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지방의회 차원의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지방의회가 NEAR 협력체계에 공식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는 환담을 시작으로 개회식, 지방의회 세션, 1:1 교류, 문화탐방, 환영 만찬 등으로 이어지며 하루 종일 실질적인 협의와 네트워킹이 진행됐다. 개회식에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각국 지방의회 대표단과 주한 외교단을 만나 상호 관심사와 향후 협력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NEAR 협력체계를 통해 지방정부뿐 아니라 지방의회 간 교류와 이해가 더욱 두터워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지방외교에 의회의 참여 폭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진 개회식에서는 임병진 NEAR 사무총장이 “회원정부 확대와 협력 활성화로 NEAR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개회사를 통해 설명했ek. 이철우 지사가 환영사를 통해 “NEAR는 지난 29년 동안 동북아 지방정부 협력의 중심에 서왔다"며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 복합적인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정부 간 연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성장 잠재력과 도전이 공존하는 동북아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공존을 모색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고, 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 외교 대표들도 NEAR를 “29년간 신뢰를 쌓아온 굳건한 협력 기반"으로 평가했다. 지방의회 세션에서는 각국 대표단이 지방의회 구성과 주요 활동을 소개하며 상호 이해를 넓혔고, 지방의회의 정책 경험과 의정활동 사례를 공유했다. NEAR 사무국은 다자 간 논의뿐 아니라 총 7건의 양자 교류도 별도로 주선해 실질적인 후속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NEAR는 지방정부 중심 협의체에서 지방의회가 함께 참여하는 복합 협력 모델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NEAR는 1996년 창설된 동북아 최대 지방정부 협력 기구로, 현재 9개국 91개 광역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다. 경북도는 초대 의장단체로 설립을 주도했고, 2005년 포항에 상설사무국을 유치해 동북아 지역협력의 거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26년 PATA 연차총회, 경주·포항 공동 무대…'POST APEC' 관광 전략 시동 경북도는 9일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에서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경주시, 포항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와 함께 '2026년 PATA 연차총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5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PATA 연차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부, 지자체, 관광업계가 참여하는 대표적인 국제 관광 행사로, 내년 총회는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포항 라한호텔(1일차), 경주 HICO(2~3일차)에서 개최된다. 경북이 보유한 해양·문화·역사 자원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일정 구성이다. 협약식에는 누어 아흐마드 하미드 PATA CEO, 김병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김남일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 경주시·포항시 관계자 등이 참석해 총회 준비 방향과 경북 관광 활성화 전략을 논의했다. 5개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연차총회 개최를 위한 기반시설·프로그램 제공 등 행·재정 지원, 경주·포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 홍보 강화 등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PATA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과 개최 도시 브랜드 제고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협약식 이후에는 PATA 본사 관계자들이 9일부터 4일간 교통 동선, 행사장과 숙박시설, 주요 관광지, 한식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직접 점검하는 현장실사도 진행한다. 경북도는 이번 실사를 계기로 연차총회의 세부 프로그램과 손님 맞이 준비를 본격화한다. 경북도와 문화관광공사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 이후를 겨냥해 국제행사 유치를 중점 과제로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2026년 PATA 연차총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얻었다. 도는 내년 연차총회가 'POST APEC' 시대 경주·포항의 글로벌 관광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곤 국장은 “내년 PATA 연차총회는 APEC 정상회의에 이어 경북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 번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무대"라며 “행사를 빈틈없이 준비해 경주·포항이 동북아 대표 관광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에 문 연 '경북AX랩', 제조업 AI 융합 거점 본격 가동 경북도는 지역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확산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경북AX랩'을 구축하고, 8일 포항테크노파크에서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개소식에는 도내 제조기업과 AI기업,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사업' 2차 연도 추진 성과도 함께 공유했다. 경북AX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고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가 함께 추진 중인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경북도는 포항시와 협력해 철강을 중심으로 한 지역 주력 제조업의 현안 과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 운영은 (재)포항테크노파크 경북디지털혁신본부가 맡고 있다. 경북AX랩은 △AI 융합 기술·전시 체험실 △AI 학습모델 생성을 위한 데이터 분석실 △AI 솔루션 개발용 GPU 서버실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AX지원실 등으로 구성됐다. 기업이 단독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데이터 분석·모델 개발 환경을 공동으로 제공해, 비용 부담 없이 AI 솔루션을 개발·실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AI 교육 프로그램, 최신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세미나, 기업 간 기술 교류 지원, AI 도입 기업 대상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제조업체의 디지털 전환 역량을 체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개소식 이후 열린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사업' 2차 연도 성과 보고회에서는 올해 수행된 AI 솔루션 과제들이 전시·발표됐다. 과제들은 △제조환경(위험 분석 및 사고 예방) △제조설비(공정 최적화, 예지보전) △노동력(불량 검출 자동화) △에너지(탄소배출 예측) △원재료(수요예측, 재고관리) 등 철강 제조공정 전반의 현안을 다루며, AI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함께 상생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최혁준 경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AI는 제조 혁신의 핵심 기술로, 이번 사업을 통해 철강 제조공정의 생산·안전·에너지 관리 전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했다"며 “경북AX랩을 지역 기업들이 부담 없이 AI 모델을 개발·실증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운영해 AI 활용 효과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0년 이어온 '건강마을'…주민 주도 건강공동체, 다음 10년 준비 경북도는 9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 컨벤션 홀에서 '2025년 건강마을 조성사업 10주년 기념 성과대회'를 열고,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공유하며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행사에는 32개 건강마을 주민과 시·군 보건소 관계자, 경상북도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 교수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건강마을 조성사업은 2014년 시작된 경북도의 대표적인 주민 주도형 건강증진 사업으로, 주민이 스스로 건강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생활밀착형 건강공동체 모델이다. 현재 22개 시·군 32개 마을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52개 마을이 걷기, 식생활 개선, 마음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표준화 사망률 감소와 건강행태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민이 이끈 10년, 건강마을의 내일을 잇다!'를 비전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성과 공유, 기념 퍼포먼스, 토크쇼, 주민 어울림 한마당 등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유공자 및 유공 기관에 대한 표창 수여, 건강마을 10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 사업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홍남수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는 '건강마을 10년의 성과와 향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건강공동체 모델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김호섭 경북도 복지건강국장, 김건엽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장, 건강마을 주민대표, 보건소 담당자 등 10명이 참여한 '10주년 기념 퍼포먼스 및 비전 선언'을 통해 도민이 함께 만드는 건강한 미래를 다짐했다. 2부 토크쇼 '함께 만든 변화, 함께 나누는 이야기'에서는 방송인 기웅아재(한기웅)의 진행으로 김미한 경일대 간호학과 교수, 건강마을 주민대표, 보건소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지난 10년간의 변화와 체감 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나눴다. 이어 각 마을에서 준비한 노래·댄스·난타 공연이 어울림 한마당으로 펼쳐져 주민 간 교류와 화합의 시간을 만들었다. 김호섭 국장은 “건강마을은 행정이 아닌 주민의 손으로 만들어 온 10년의 변화"라며 “앞으로도 주민 주도형 건강공동체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경북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 '소통대길 톡' 경산에서 개최…현안 공유·AI 요약으로 디지털 소통 실험 경북교육청은 9일 경산학생교육지원관에서 '2025 경산교육 소통대길 톡'을 열고, 경산 지역 교육공동체 220명과 함께 교육 현안과 미래 방향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임종식 경북교육감, 박채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 차주식 교육위원, 이철식 의원, 조현일 경산시장, 지역 교육계 원로, 학교장, 학부모회, 녹색어머니회,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등 경산을 대표하는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 중심 소통에 힘을 보탰다. 행사는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주요 업무보고, 교육감 시 낭송 및 인사말, '이슈톡' 영상 질의, '고민종식 톡' 대화, AI 요약 및 마무리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업무보고에서는 경산 지역에 추진 중인 학교복합시설 2개소 건립과 (가칭) 중산초 신설, 교육발전특구 운영 현황 등이 소개됐다. (구)하양초 화성분교 부지와 경산중앙초 일대에 조성되는 복합시설은 총 475억 원 규모로, 각각 2028년과 2029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산동 4392세대 대규모 입주에 대비해 871억 원 규모, 50학급 규모의 (가칭) 중산초 신설도 추진 중으로 지역의 기대가 크다. '이슈톡'에서는 학생·학부모·교직원이 직접 제작한 영상 질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교육감에게 전달됐다. 용성중 학생이 교육감의 성장 과정과 진로 형성 경험을 묻자, 임 교육감은 “꿈은 작은 도전과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며 '도전! 꿈 성취 인증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 지원 방안을 묻는 학부모 질문에는 마음 건강 위기관리 전담팀 운영, 학생 검사비·치료비 지원, 마음 건강 콘텐츠 보급 등 경북교육청의 정책을 자세히 소개했다. 교직원의 질문에는 '질문이 넘치는 교실', '시울림 학교'를 중심 정책으로 제시하며 따뜻한 배움과 소통을 강조했다. '고민종식 톡'에서는 중산초 신설, 학생 안전,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 등 지역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과 학교 현장의 고민이 폭넓게 논의됐다. 행사 말미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전체 대화를 즉시 요약하고 주요 키워드를 시각화하는 시연이 이뤄져, 디지털 기반 소통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경산은 교육발전특구를 기반으로 미래형 교육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는 도시"라며 “오늘 들려주신 한마디 한마디를 경북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아이들이 질문하고 마음을 돌보며 스스로 꿈을 만들어가는 따뜻한 교육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불수능' 속에서도 고득점자 57% 증가…공교육 수능 대비 체계 성과 경북교육청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수능'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경북 수험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오히려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교육청 분석 결과, 국어·수학·탐구 영역 백분위 합산 300점 만점 기준 290점 이상 고득점자 수가 지난해보다 5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은 이를 수험생의 노력과 함께, 그동안 구축해 온 공교육 중심 수능 대비 시스템의 성과로 보고 있다. 우선 '수능 경북 모의평가'는 현직 교사 61명이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연 2회 직접 문항을 출제했다. 실제 수능과 난이도·유형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성해 사설 모의고사보다 실전 적합성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실제 수능과 문제 흐름이 비슷했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고난도 시험에도 흔들리지 않는 실력 형성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도내 고등학교에서는 '레벨UP! 수능 심화 학습 동아리' 280개가 운영되며, 학생들이 기출 분석, 오답 유형 분류, 고난도 문항 토론 등 학생 주도형 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방과후·방학 집중 프로그램과 교사 밀착 피드백도 고난도 문항 대응 능력 향상에 기여했다. 경북진학지원센터는 진학·상담 지원 기능을 강화해 학습 상담과 진로 설계를 함께 돕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센터를 통해 수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정시·수시 전략에 대한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임종식 교육감은 “수능이 어려워질수록 공교육 기반의 체계적인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한 해"라며 “앞으로도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공교육 중심 수능 대비 시스템을 정교하게 발전시켜 누구나 준비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 정시모집 대비 집중 상담…4개 권역·온·오프 병행 지원 경북교육청은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2026학년도 정시모집 대비 집중 상담 기간'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집중 상담은 15일부터 26일까지 12일간 진행되며, 안동·포항·구미·경산 4개 권역 대입상담실에서 대면 상담을 실시하는 동시에 전화·화상 상담 등 비대면 상담도 병행한다. 상담은 경북진학지원센터 소속 전문 대입지원관과 경북진학지원단 소속 진학 전문 교사가 전담하며, 수험생 개개인의 성적과 희망 진로를 반영한 맞춤형 정시 전략을 제시한다. 상담 예약은 경북진학지원센터 누리집에서 상시 가능하며, 수험생과 학부모는 권역별 상담 신청 메뉴를 통해 원하는 시간과 상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교육청은 이번 기간 동안 상담 기회를 크게 확대했다. 권역별 대입상담실은 매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총 6회 운영하고, 화상상담은 하루 2회, 전화상담은 하루 5회 운영해 총 300건 이상 상담이 가능하도록 상담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정시모집 상담을 희망하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방식과 시간대에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이번 집중 상담 기간은 현장에서 상담 전문성을 쌓아 온 진학지원센터와 진학지원단의 역량이 집약된 프로그램"이라며 “정시모집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과 궁금증을 해소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진학 전략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교육공무직 총파업에도 급식·돌봄 '큰 혼란 없이'…현장 대응 강화 경북교육청은 지난 5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에 대응해 급식·돌봄 등 학교 현장의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유지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경북 지역 교육공무직원은 전체 10261명 중 7.25%인 744명으로, 지난해 파업 당시 1092명보다 348명 감소했다. 영남권(경북·대구·부산·울산·경남) 전체 파업 참여율이 10.6%였던 것과 비교하면 경북의 참여율은 3.3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급식 운영 상황을 보면, 도내 전체 943개 학교 중 751개교가 정상 급식을 실시했고, 177개교는 대체 급식을 제공했으며, 15개교는 학사일정을 조정해 대응했다. 정상 급식이 어려웠던 학교 수는 지난해 213개교에서 올해 192개교로 21개 줄어, 파업에 따른 현장 부담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교육청은 파업 기간 동안 종합상황실을 신속히 가동해 각급 학교의 급식 및 늘봄(돌봄) 교실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교육활동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지원했다. 급식과 돌봄이 특히 우려되는 학교에는 대체 인력 투입, 간편식 제공 등 맞춤형 대책을 마련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파업 당일 경주 동천초를 찾아 간편식을 직접 배식하며 학생들을 격려했고, 권성연 부교육감은 구미 해마루초를 방문해 돌봄 운영 대책을 점검하는 등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대응 상황을 챙겼다. 임 교육감은 “급식과 늘봄(돌봄) 등 학부모와 학생의 불편이 우려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대응해 학교 현장의 큰 혼란 없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학생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학교 현장과 학부모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더욱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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