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온의 건설생태계]국내 첫 ‘역세권 협동조합 공공임대’ 가보니…청년·신혼 주거사다리 이을까?](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2.4c6016c66dc34d1bbea576d9d9e08ad9_T1.png)
정부가 공공주택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공임대 강화' 기조를 밝힌 가운데, 최근 국토교통부가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인 '위스테이'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에 장기 거주, 입주민이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를 결합한 위스테이는 청년·신혼 세대의 끊어진 주거 사다리를 일부 복원할 수 있는 모델로 거론된다. 영국과 유럽 등에서는 협동조합·사회주택이 이미 보편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소수 사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원 조달 방식과 공급 규모, 확장 가능성 등을 둘러싼 구조적 한계를 함께 짚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협동조합 방식 특성상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위스테이는 2016년 중산층 주거 대안으로 도입한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이다. 2020년 첫 입주가 시작된 '위스테이 별내'가 국내 1호 단지다. 건설사가 시행과 임대를 맡는 뉴스테이와 달리 위스테이는 입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시행자이자 운영 주체가 되는 점이 핵심적인 차이다. 시세 대비 20~30% 낮은 임대료와 최대 8년의 장기 거주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는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와 고양 덕양구 위스테이 지축 두 곳만 운영 중이다. 지난 9일 위스테이 별내를 직접 찾아가봤다. 조용하고 한적한 신도시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아파트였다. 4호선 끝자락이라는 인식이 강한 노원역을 지나 별내가람역에 내려,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 단지까지 걸어가 보니 체감 도보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단지 인근 초등학교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 통학 여건이 나쁘지 않았고, 주변에는 편의점과 카페, 소규모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생활 편의시설 접근성도 준수한 편이었다. 인근에는 자이, 아이파크 등 대형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도 들어서 있어 전체적인 생활 인프라만 놓고 보면 '외진 변방'이라기보다는 기본기를 갖춘 신도시 주거지에 가깝게 느껴졌다. 위스테이 별내는 협동조합형 사회임대 아파트, 즉 '아파트형 마을공동체'로 불린다. 이러한 이름에 걸맞게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동네책방' '동네체육관' '동네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 이름에 '동네'라는 단어가 반복돼 마치 단지 전체가 하나의 마을과 같은 느낌을 줬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는 젊은 부부들, 놀이터와 마당에서 손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노년 부부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세대가 섞인 가족 단위 입주민이 이 '마을'의 주된 얼굴임을 자연스럽게 실감하게 했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에게는 조용한 신도시 환경과 촘촘한 커뮤니티 시설이 어우러진 '살기 괜찮은 곳'으로 느껴질 만한 풍경이었다.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7일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위스테이 별내를 찾아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정부가 건설사 대신 입주민이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을 중산층까지 넓혀 '값싸고 질 좋은 임대주택'을 늘리려는 구상을 밝힌 것과 연결돼 있다. 위스테이와 같은 사회주택은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주거 유형에 가깝다. 영국의 경우 지방정부와 '하우징 어소시에이션(housing association)' 등 등록 사회임대인이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주택을 공급하고, 부족분은 주거보조금(housing benefit)을 통해 국가가 뒷받침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민간 주택협회가 사회주택 공급의 주력으로, 저소득층을 넘어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임대주택을 지역 수요에 맞춰 공급하면서 장기 임대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해왔다. 전문가들은 협동조합형 사회임대주택이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거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적 주거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협동조합형 사회임대주택의 강점으로 임대료와 거주 기간의 예측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일반 민간 임대시장은 금리나 집값 변동에 따라 임대료가 빠르게 반응하지만, 협동조합형 임대는 수익 극대화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료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임차인 입장에서는 주거비 부담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회임대주택이 주거 불안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장기 임대주택이 일정 규모로 공급되면 주택을 반드시 매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줄이고 시장의 불안 심리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동조합형 사회임대주택이 주택난의 단기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교수는 “협동조합 방식은 입주민의 참여와 합의가 전제되는 만큼 대규모·속도감 있는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며 “토지 확보와 금융 지원, 조합 운영 역량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의미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한 교수는 “지금 한국 주택시장은 분양과 매매 중심 구조가 지나치게 고착화돼 있다"며 “사회임대주택은 주택을 '투자 자산'이 아니라 '거주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과 민간 사이의 중간 영역에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주체를 키우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위스테이와 같은 모델은 향후 주택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실제 공급을 본격적으로 늘리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특히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질 좋은 집'을 향한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는 데 비해 사회주택이 전반적으로 비좁고 마감재 등의 수준이 떨어지는 데다 평형 구성에서 기존 아파트들보다 일반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신혼부부 등은 임대료 수준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 교육·교통 환경, 브랜드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따지는 만큼 사회주택이 여전히 '차선책' 혹은 '임시 거처' 정도로 인식되는 상황에서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 구조도 숙제로 남는다.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은 공공택지 공급, 정책금융, 보증 지원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야 사업성이 나오는 구조다. 어느 하나만 어긋나도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 취지대로 작동하려면 장기간 안정적인 재원 조달 구조가 전제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개별 단지 위주의 소규모 실험에 머무르면 민간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낮은 임대료를 유지하면서도 건설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려면 정책금융, 보증, 공공택지 공급이 패키지로 설계돼야 하는데, 어느 하나라도 끊기면 사업이 '그림의 떡'으로 끝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 예산 사정에 따라 규모가 쉽게 줄고 늘어나는 '이벤트성 사업'이 아니라 주거복지 체계 안에서 중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와 재정 지원을 보다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임대주택이라도 입지·커뮤니티·디자인이 모두 갖춰진 미래형 주택을 선호하는 만큼 사회주택도 단순히 싸게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주거 서비스를 실험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세대와 계층이 섞여 사는 복합 단지 구성을 통해 청년·신혼·고령층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모델로 발전해야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 저소득층만을 위한 '복지주택'이 아니라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보편적 임대 옵션으로 자리매김해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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