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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질서 파괴”…‘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사형 구형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12·3 불법 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06일 만이다. 내란 특검은 이날 저녁 9시35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주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 행위를 엄정히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이어 “(12·3 비상계엄을)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악용해 저지른 지능적·계획적·조직적 범죄"로 규정했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가 없었음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내란 우두머리)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박 특검보는 “이 사건은 대통령 등의 단순한 권한 남용이나 위법한 국정 운영의 차원을 넘어,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이 설계한 국가 작동 구조를 무력화하고 군사력과 경찰력으로 국가 권력과 통치 구조를 재편하려 한 내란 범행"이라며 “현직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은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했으나 실패하자, 정치 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몰아 계엄을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특검의 논고를 들으며 헛웃음을 짓거나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을 보였다. 내란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용서받을 마음도 태도도 없어 보인다"며 “반성이 전혀 없어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에 어떤 중대한 침해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성찰하지 않았다"며 “가장 큰 피해자는 독재와 권위주의에 맞서 희생으로 이를 지켜낸 국민"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비상계엄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사회 전반의 갈등과 국론 분열이 심화됐으며, 경제와 국가 신인도 또한 크게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은 전두환씨 이후 30년 만이다. 전씨는 1996년 같은 재판정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내란수괴(우두머리) 및 내란목적 살인 혐의로 사형이 구형됐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행위에 대해 끝내 반성이나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망상이고 소설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군사 행정 독재가 아니라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헌정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에 의해 나라의 위기가 초래됐기 때문에 주권자인 국민을 깨우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번 구형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9일로 예정됐다. 재판부는 특검의 구형량과 감경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결정하게 된다. 다만 감경 범위는 제한돼 사형은 무기징역 또는 20~50년의 징역·금고형으로만 감형이 가능하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청와대는 “내란 특검의 구형에 대해 사법부가 법과 원칙,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여 판결할 것으로 본다"고만 밝혔다. 여권은 “헌정 파괴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며 사법부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결을 촉구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필귀정"이라며 “역사의 심판정에서도 현실 법정에서도 내란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전두환(전 대통령)처럼"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특검의 사형 구형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 주권을 무력으로 뒤엎으려 한 행위에 대해 법이 예정한 가장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일 결심 공판이 연기됐을 당시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당을 떠난 분"이라며 “국민의힘은 중립적인 재판부의 판결을 담담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게임 덕후’ 조현민, 다시 ‘롤’판으로…㈜한진, 브리온 품었다

재계의 소문난 '게임 덕후(매니아)' 조현민 ㈜한진 사장이 다시 한번 e스포츠 판을 흔든다. 과거 대한항공 재직 시절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후원하고, 진에어 부사장으로서 '진에어 그린윙스' 게임단을 직접 운영했던 그가 이번에는 종합 물류 기업 ㈜한진의 이름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롤)' 무대에 복귀했다. 14일 ㈜한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사옥에서 브리온이스포츠와 네이밍 스폰서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조현민 사장과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 임우택 브리온이스포츠 대표가 참석해 손을 맞잡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진은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브리온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며, 당장 2026년 LCK 정규 시즌부터 팀명은 '한진 브리온'으로 변경된다. 이번 스폰서십은 단순한 마케팅 투자를 넘어 조 사장의 남다른 '게임 사랑'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에 재직하던 2010년, 조 사장은 당시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위기를 겪을 때 '대한항공배 스타리그'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그는 대한항공을 메인 스폰서로 참여시키며 당시 격납고 결승전 등 파격적인 기획을 주도해 e스포츠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진에어 마케팅 본부장 재임 시절에는 e스포츠 게임단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해 2020년까지 약 8년간 운영하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비록 항공 업황 악화 등으로 진에어 게임단 운영은 종료됐지만, 조 사장은 물류 기업인 한진의 경영을 맡으면서도 e스포츠를 통한 소통의 끈을 놓지 않은 셈이다. ㈜한진이 수많은 스포츠 종목 중 다시 롤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젊음'과 '글로벌'이다. 택배와 항만 하역 등 전통적인 물류업은 자칫 보수적이고 낡은 이미지로 비치기 쉽다. ㈜한진은 전 세계 6억 4000만 명이 시청하고, 2030세대를 넘어 10대와 40대까지 아우르는 LCK를 통해 '젊고 혁신적인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025년 선포한 신규 CI를 LCK 중계 화면과 유니폼, SNS 등을 통해 전 세계 미래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랜드 마크인 '브리온 성수' 외벽 광고 등을 활용한 오프라인 마케팅도 병행한다. 홍보 외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한다. ㈜한진은 자사의 글로벌 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TOWN)'과 디지털 물류 플랫폼 '원클릭'을 e스포츠 팬덤 비즈니스와 연계한다. 요컨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브리온의 해외 팬들이 훗타운을 통해 팀 굿즈를 주문하면 ㈜한진의 글로벌 물류망을 통해 배송해 주는 식이다. 이는 e스포츠 팬덤을 한진의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물류 취급량을 늘리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전망이다. ㈜한진 관계자는 “LCK는 전 세계 미래 세대의 지지를 받는 파급력 있는 글로벌 콘텐츠"라며 “한진 브리온을 통해 글로벌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당사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더욱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개미 반도체 살 때 외인은 ‘조·방·원’ 담았다…수주·정책 산업에 쏠린 자금

개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것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택은 조선·방산·원전이었다. 연초 코스피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은 수주와 정책 기대가 맞물린 산업으로 쏠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유가증권 시장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약 1조원(1조176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주도로 상승했지만, 수급 주체별 매매 흐름은 엇갈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약 3조3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1위는 조선주인 한화오션으로, 596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이러한 흐름이 더욱 뚜렷하다.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중공업(2503억원)과 삼성중공업(2027억원)도 외국인 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선박 발주 회복과 함께 군함·특수선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선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수주 환경 개선 기대가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증권가에 따르면 미 해군 함정 발주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한국 조선소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미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에 대한 MRO 사업을 수주하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미 해군 MRO 계약을 확보했다. 대형 LNG선과 초대형 가스선 발주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만CBM급 LNG운반선(LNGC) 4척을 척당 약 2억6000만 달러에 수주했으며, 옵션 계약을 포함할 경우 최대 8척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중공업 역시 일본과 인도 발주처로부터 초대형 가스선(VLEC) 수주를 확보하며 수주 잔고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등 대형 방산·특수선 프로젝트도 조선 업종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당 사업을 앞두고 한국 정부와 조선·방산 기업들이 캐나다를 합동 방문할 예정으로,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수주 기대가 부각되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 해군의 함정 발주 확대와 MRO 수요 증가로 한국 조선소에 선체 블록 제작 형태의 하도급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미 함정 건조에 최적화된 도크와 설비, 전문 인력과 공급망을 갖춘 한국 조선소는 납기 지연과 비용 상승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이자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조선업 재건과 해군력 강화를 위한 관련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후 하반기에는 미 해군 함정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방산주로의 매수세도 뚜렷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3296억원, 한화시스템을 2132억원 순매수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재부각되면서 방위산업에 대한 중장기 수요 확대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높아진 점도 방산주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방비 증액 기조에 더해 이란 내 시위 격화와 미국 개입 가능성 등 글로벌 각지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방산주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전력 관련 종목 역시 외국인 수급의 한 축을 형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068억원, 한국전력은 1652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원전 정책 기조 전환과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이 맞물리며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매수 흐름을 정책·수주 산업 중심의 순환매로 해석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한 이후, 외국인 자금이 조선·방산·원전처럼 국가 단위 투자와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선 업종은 상선 발주 회복에 더해 미 해군 MRO, 특수선, 잠수함 등 방산 연계 수요까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며 “방산과 원전 역시 정책 연속성이 높은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장기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자본법안 와칭] 금융위 ‘대주주 지분 제한’에 가상자산 거래소 ‘정면 반발’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핵심 인프라'로 보고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대표 명의를 걸고 공개 반대에 나섰다. 업계는 “사후적으로 민간기업 소유 구조를 강제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용자 보호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앞두고 거래소의 공적 성격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이 포함된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쟁점 조율방안'을 제출했다. 관련 문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용자 1100만명에 달하는 거래소를 가상자산 유통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이어 “아직 소수의 창업자·주주가 거래소 운영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수수료 등 운용수익이 집중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에 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하고 소유 분산 기준(15~20%)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의결권 주식의 15%를 초과 소유할 수 없다. 다만 공모펀드나 금융위의 별도 승인을 받은 경우 예외적으로 3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 기준이 확정되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모두 대주주 지분을 팔아야 한다. 현재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은 25~73%에 이른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은 지분 25.5%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가 조율하는 안대로 확정되면, 송치형 회장은 5~10%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특히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주식교환을 통한 사실상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규제안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른 거래소도 안이 확정되면 최대주주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은 비슷하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은 전체 지분의 73%를 빗썸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코인원과 코빗도 각각 최대주주 지분은 53%(차명훈 의장)와 60%(NXC)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13일 입장문에서 “해당 규제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과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위적으로 민간기업의 소유 구조를 변경하려는 시도는 자생적으로 성장해 온 디지털자산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고 했다. 닥사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모인 협의체다. 입장문은 오경석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닥사 의장), 이성현 코인원 대표, 최한결 스트리미(고팍스) 부대표 명의로 작성됐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정부안에 반발해 공식 반대 입장을 낸 건 처음이며,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낸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벤처기업협회도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소유 지분 제한을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14일 입장문에서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인위적인 지분 규제가 자칫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업계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는 불만이 나온다. 지난 10여 년간 가상자산은 도박 또는 투기판으로 취급되며 비제도권에서 성장해 왔는데, 그 과정에 외부 투자를 받기 어려워 창업자의 지분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비제도권에서 벤처 기업인 거래소가 성장하는 과정에 창업주 지분이 많은 건 불가피했다"며 “ATS는 애초에 지분율을 15%로 제한해서 만들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매각은 사후적인 강제 조정이라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전례를 봐도 거래소는 늘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따르려고 했고 당국 입장에 반기를 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지나친 규제 관점에서 실익도 적은 대주주 지분 제한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거래소에 공적 기능이 있다는 취지가 이해된다는 점과 사유재산권 침해 주장도 일리가 있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래소는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금융위가 하는 얘기가 맞다"면서도 “소유 지분을 제한한다는 것 자체가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닥사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 통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디지털자산기본법 당론안을 오는 20일 TF 회의에서 논의한 뒤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요건과 거래소 지배구조 등 쟁점에 대한 논의를 거쳐 방향성을 잡을 계획이다. 민주당 TF 소속 의원실 한 관계자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규정도 아직 논의하고 있다"면서 “20일 회의 때 여러 안을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구조 개편 등 2단계법 주요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면서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종근당,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유럽 최초 임상 1상 승인

종근당은 유럽의약품청(EMA) 및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로부터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바이오시밀러 'CKD-706'이 유럽 최초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종근당은 유럽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CKD-706과 오리지널 품목인 듀피젠트와의 약동학적 동등성을 입증하고, 약력학과 안전성,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필루맙은 인간 단클론항체로, 제2형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인터루킨(IL)-4 및 인터루킨(IL)-13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수용체(IL-4Rα)에 결합하여 해당 신호 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기전의 바이오의약품이다. 이 약물은 현재 미국 FDA 기준으로 아토피 피부염, 천식, 만성 비부비동염, 호산구성 식도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 8개 적응증에 대해 승인받았으며, 지속적인 적응증 확대를 통해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매출은 지난 2024년 약 20조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는 약 24조원이 예상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양한 적응증 추가와 사용 연령 확대에 따라 2032년에는 약 28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유럽 임상 1상 승인을 통해 CKD-706의 글로벌 개발이 본격화됐다"며, “신속한 임상 진행으로 듀피젠트와의 동등성을 조기에 입증하여 전 세계 염증성 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화, ‘조선·방산·에너지’-‘기계·서비스’로 쪼갠다…4562억 자사주 소각 ‘통 큰 결단’

㈜한화가 회사를 둘로 쪼개는 인적 분할을 단행한다. 방산과 에너지 등 중후장대형 사업과 기계·서비스 등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분리해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유 중인 456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배당금을 대폭 늘리는 등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도 함께 내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 안건을 결의했다. 이번 분할은 ㈜한화가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으로 나뉘는 형태로 진행되며,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존속 법인인 ㈜한화에는 △방산·우주항공 △조선·해양, 에너지/케미컬 △금융 부문이 남는다. 핵심 계열사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이 포함된다. 반면 신설 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는 테크(Tech)와 라이프(Life) 솔루션 부문을 맡게 된다. 여기에는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가 속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존속법인 약 76.3%, 신설법인 약 23.7%로 산정됐다. 기존 주주들은 이 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이번 인적 분할의 핵심 명분은 '기업 가치 제고'다. 그동안 ㈜한화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업군들이 하나로 묶여 있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에 시달려왔다.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방산·에너지 분야와 민첩한 시장 대응이 필수적인 기계·서비스 분야가 혼재돼 있어 전략 수립과 자본 배분에 비효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화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회사가 독자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 모두 시장에서 재평가받으면 지주사 가치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2024년 비방산 부문을 인적 분할한 뒤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35% 상승한 바 있어 이번 분할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인적 분할 그 자체보다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다. ㈜한화는 이날 '주주가치 제고 방안 패키지'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보통주 445만 주(발행 주식 총수의 5.9%)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월 13일 종가 기준 약 4562억 원 규모로, 현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자사주 소각 중 최대 규모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인적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해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는 편법인 '자사주의 마법'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상장 폐지된 구형 우선주 19만 9033주도 장외 매수 방식으로 전량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배당 정책도 강화했다. ㈜한화는 올해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 배당금(DPS)을 전년 800원 대비 25% 인상한 1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분할 이후 청사진도 명확히 했다. 신설되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피지컬(Physical) AI' 솔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는 AI·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F&B',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지능형 물류 체계인 '스마트 로지스틱스' 등 3대 핵심 영역을 선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한화비전이 AI 기반 영상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한화세미텍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장비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갤러리아, 아워홈 등 유통·레저 계열사들도 각각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와 밸류체인 솔루션 개발에 집중한다. 존속 법인인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 등 주력 사업의 전문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목표로 한다. 정책 민감도가 높은 사업 특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한화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독립적 감사지원부서를 설치하고 CEO 승계 정책을 마련하는 등 투명 경영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놨다. ㈜한화 관계자는 “매출 성장과 주주 환원 확대를 핵심 관리 지표로 삼아 주주·투자자들과의 신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그라운디댄스학원, 유튜브 채널 1000만 조회수 돌파

전국구 댄스 교육 브랜드 '그라운디댄스학원'이 유튜브 콘텐츠 누적 10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그라운디댄스학원이 최근 선보인 '골든(Golden)' 커버 영상은 완성도 높은 안무 구성과 퍼포먼스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무엇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끌어내며 글로벌 K-댄스 콘텐츠 채널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라운디댄스학원은 지방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엔터테인먼트 수준의 트레이닝과 제작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현업 수준의 안무 디렉팅, 무대 연출, 영상 제작 경험을 교육 과정에 포함시킨 가운데 학생들이 실제 엔터테인먼트 환경과 유사한 흐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확장해왔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을 넘어 무대 퍼포먼스, 영상 콘텐츠, 대형 행사 공연까지 직접 경험하며 댄서이자 크리에이터로서의 역량을 함께 키워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회사 그라운디 본사 관계자는 “유튜브 1,000만 조회수 돌파는 그라운디가 지향하는 엔터테인먼트형 교육 모델이 시장과 대중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지역에 상관없이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과 콘텐츠 제작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댄스, 미디어를 결합한 교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6 F/W 서울패션위크, 오는 2월 3일 막 올려

서울패션위크가 2026 F/W 시즌을 맞아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한다. 2026 F/W 서울패션위크는 오는 2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개최된다. 이번 시즌은 패션쇼 15개 브랜드, 프레젠테이션 9개 브랜드, 트레이드쇼 1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제2회 서울패션포럼이 함께 진행돼 한층 풍성한 프로그램 구성을 완성한다. 앞서 지난해 9월에 열린 2026 S/S 시즌 서울패션위크는 덕수궁길에서 진행된 앤더슨벨의 오프닝쇼를 시작으로, 서울 도심 곳곳으로 무대를 확장하며 주목받았다. 개최 2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은 연일 화제를 모았으며, 50여 건이 넘는 지면 보도와 600여 건이 넘는 SNS 콘텐츠 노출, 3,700여 건에 달하는 해외보도를 비롯한 국내외 매체의 뜨거운 취재를 통해 대중과 글로벌 패션 관계자들의 관심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특히 서울패션위크 공식 SNS 채널의 총 조회수는 1,500만 회를 돌파하며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대중적 파급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6 F/W 시즌은 또 다른 방향성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 서울 패션위크는 런웨이와 프레젠테이션, 트레이드쇼, 포럼을 DDP 중심으로 집약 운영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각 프로그램 간 유기적인 흐름을 강화한다. 아트홀 1관에는 총 10면의 LED패널로 펼쳐지는 파노라마틱한 런웨이가 조성돼 360도 시야를 확보하고, 브랜드 별 다양한 퍼포먼스 연출을 통해 몰입감과 현장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아트홀 2관에서는 대형 스크린과 라운드형 무대를 활용한 다양한 연출을, 이간수문 전시장에서는 컬렉션 룩에 집중한 서사 중심형 퍼포먼스가 연출될 예정이다. 더불어 청담과 북촌 등 브랜드 개별 쇼룸에서의 진행을 통해 공간의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다층적인 프레젠테이션 구성을 선보인다. 개막을 앞두고 서울패션위크는 서울 도심 전역에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이어가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먼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삼성동·코엑스 일대와 강남역·신논현역 일대, 중구와 종로구 등에 홍보물을 설치했으며, 총 13,000여 개의 서울 시내 지하철 및 버스 광고를 통해서도 노출돼 시민들의 관심을 한층 높이고 있다. 글로벌 행보도 이어진다. 서울패션위크는 밀라노 패션위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국제 패션 무대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김해김(KIMHEKIM), 아모멘토(AMOMENTO), 제이든초(JADEN CHO), 비스퍽(BESFXXK), 데일리미러(DAILY MIRROR) 5개 브랜드가 2026 F/W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 중 현지에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서울패션위크 참여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패션위크는 매 시즌 운영 방식과 콘텐츠를 달리하며 변화해 왔다. 2026 F/W 서울패션위크는 DDP를 중심으로 한 집중된 구성과 글로벌 연계를 통해, K-패션의 현재와 방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자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가전 브랜드 하이얼, 에너지효율 1등급 6인용 식기세척기로 생활가전 영역 확대

글로벌 가전 브랜드 하이얼이 식기세척기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넓히며, 생활가전 전반으로의 확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냉장고와 와인셀러 등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온 하이얼은, 약 두 달 전부터 6인용 식기세척기를 판매하며 일상 가전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하이얼 6인용 식기세척기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부담 없는 사이즈를 갖춘 제품으로, 일상에서 사용하기 좋은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 출시된 6인용 식기세척기 가운데 에너지효율 1등급을 충족한 제품으로, 성능과 효율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다. 제품에는 상·하단 듀얼 세척 날개가 적용돼 식기 위치에 따른 세척 편차를 줄였다. 한쪽에만 세척 날개를 적용한 제품과 달리, 상·하단에서 동시에 분사되는 물살로 깊은 그릇이나 가장자리까지 비교적 균일한 세척이 가능하다. 또한 70℃ 고온 세척을 지원해 밥풀이나 소스처럼 쉽게 눌어붙는 음식물도 별도의 불림 과정 없이 세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애벌 설거지 없이 바로 식기를 넣어도 부담이 적어,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 맞춘 기능으로 평가된다. 세척 후에는 자동문열림 기능을 통해 내부 습기를 배출하며, ABT 항균 필터와 UV 살균 시스템을 적용해 세척 과정 이후까지 위생 관리에 신경 썼다. 식기를 꺼내는 순간까지 위생을 고려한 구성이다. 사용 편의성도 강화했다. 식기의 오염도를 감지해 세척 강도와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 세척 모드를 탑재했으며, 총 8가지 맞춤 세척 코스를 제공해 상황에 맞는 운용이 가능하다. 수납 구조는 상단 바스켓에 수저와 소형 식기를, 하단 바스켓에 접시와 그릇을 배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최대 47개의 식기를 한 번에 수납할 수 있다. 하이얼 관계자는 “식기세척기는 하이얼이 생활가전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보인 제품"이라며 “크기나 설치, 비용 등의 부담으로 식기세척기 도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얼 6인용 식기세척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하이얼 공식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생명보다 기업이 먼저?”…美 EPA, 미세먼지 절감 ‘건강 가치’ 산정 중단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기오염물질 규제에 따른 질병·사망 예방 효과를 경제적으로 환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4일 EPA가 최근 공개한 가스터빈 발전소 배출 기준에 대한 경제적 영향 평가 및 규정 보고서에 따르면 유해 물질인 미세먼지(PM-2.5)와 오존을 규제함으로써 예방되는 의료비 절감 및 조기 사망 감소 효과에 대한 경제적 가치 산정이 중단됐다. AP통신은 “이번 변경으로 EPA가 미세먼지·오존 규제 기준을 산업계 비용에만 초점을 맞추게 됐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친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던 여러 정책을 되돌리는 흐름과 맞물린다"고 전했다. EPA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광범위한 환경 규제 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산하기구 31개와 비(非) 유엔기구 35개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각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EPA는 온실가스를 대기오염 물질로 규제할 수 있는 연방정부의 권한을 철회하는 규정도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환경 보호와 규제를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EPA는 1990년대 이후 천식 발작으로 인한 입원 예방, 노동 손실 및 학생 결석 감소, 조기 사망 예방 등 환경 규제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해 왔다. 환경단체 등은 의료비 절감, 생산성 향상, 조기 사망 예방 효과 등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 산업계 부담이 상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 규제가 10년 이상 기간에 걸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순이익을 창출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계는 대기오염 저감에 따른 이익은 과대평가된 반면 기업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과소평가됐다고 반박해왔다. EPA의 이번 조치는 산업계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공회의소도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려는 EPA의 방식에 비판해 온 바 있다. 실제 보고서에선 “과거의 분석 관행은 경제적 효과가 과학이 실제로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보다 대중에게 잘못된 정확성과 과도한 신뢰감을 제공했다"며 “특히 전체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고 영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과거 EPA는 배출량 범위를 측정하거나 정량화하는 대신 추정치를 제공함으로써 대중이 EPA가 미세먼지·오존의 경제적 영향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며 “이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 EPA는 미세먼지와 오존 규제에 대한 영향을 금전적으로 환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EPA는 미세먼지 규제로 2032년까지 최대 45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하고 29만 일의 노동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PA는 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1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보건 분야에서 최대 77달러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전직 EPA 관계자들과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강하게 비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당시 EPA에 근무했던 조세프 고프만은 “미세입자 감축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는 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현재의 주장은 오염물질 감축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축소하려는 산업계의 최신 전략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영리단체 에버그린 액션의 레나 모핏 사무총장은 “대기오염 규제는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그것이 EPA의 전부이자 유일한 사명"이라며 “이번 결정은 사람들을 더 아프게 만들고 지역사회를 덜 안전하게 만들며 치솟는 공공요금 문제 해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예방할 수 있었던 사망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EPA 대변인은 “경제적 가치를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인체 건강 영향을 고려하지 않거나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며 “EPA는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한다는 핵심 사명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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