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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 톺아보기] 도성훈표 학생성공시대, “교육의 근본을 다시 묻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19 08:49

읽기·걷기·쓰기에서 시작되는 공교육 혁신의 출발점

인천시교육청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제공=인천시교육창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교육의 근본은 무엇일까.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어쩌면 이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현실 자체가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이어지지만 정작 교육의 본질을 다시 세우려는 분명한 의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경쟁과 성적 중심의 구조 속에서 교육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듯한 모습이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떻게 잘 살 것인가'보다 '어떻게 남보다 앞설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 많은 답을 요구해왔다. 성적과 서열 중심의 경쟁이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교육의 본래 목적은 점점 흐려졌다. 교육이 삶을 가르치기보다 경쟁을 훈련하는 제도로 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근본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본말전도(本末顚倒)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천교육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성적 중심 경쟁에서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교육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있다.




도 교육감이 내세운 '학생성공시대'는 공교육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라 해야 옳다. 성공의 기준을 점수와 서열이라기 보다는 학생의 성장과 삶의 가능성에서 찾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미래교육의 출발점,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다

인천시교육청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읽걷쓰'를 강조했다 제공=인천시교육청

이 정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읽기·걷기·쓰기', 이른바 읽걷쓰라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자리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신, 미래교육이라는 논의가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교육의 출발선을 다시 긋겠다는 접근이다.


읽기는 생각의 깊이를 만들고, 쓰기는 사고를 정리하며, 걷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감각을 넓힌다. 단순한 활동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사고력과 인문적 감수성을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 방식이다.


프랑스 사상가 미셸 드 몽테뉴는 “잘 채워진 머리보다 잘 만들어진 머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삶을 이해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읽걷쓰가 지향하는 교육 역시 바로 이 점에 닿아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미래 사회를 살아갈 주체는 사람이다. 그래서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의 사고력과 감수성, 그리고 삶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주는데 있다.


도 교육감이 말하는 성공은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과 거리가 있다. 명문대 진학, 좋은 직장, 높은 소득 같은 외형적 지표는 더 이상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 도 교육감은 성공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정의한다.


도 교유감의 이런 교육철학은 교육정책 전반에 그대로 반영된다. 핵심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다. 학습부진 학생은 물론이고 학교 밖 청소년, 장애학생까지 교육의 범주 안으로 끌어안는다.


이는 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경쟁에서 탈락한 학생을 방치하는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사회를 유지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마디로 학생성공시대는 '누가 더 앞서느냐'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는가'를 묻는 질문인 셈이다.


경쟁을 넘어 성장으로...'학생 성공시대'의 지향점

인천시교육청

▲제공=페북 캡처

하지만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입시 중심 구조 속에서 움직여왔다. 학생은 점수로 평가되고 학교는 진학률로 서열화됐다.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성장보다는 결과와 성취에 맞춰진 구조였다.


이런 교육 방식이 아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질문이 남는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지만 학생들의 행복과 삶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학생성공시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공의 기준을 성적이나 대학 진학이 아니라 삶의 성장과 가능성으로 넓혀보자는 것이다.


이는 교육이 지식을 전달하는 제도임과 동시에 학생 한 사람의 삶을 지지하는 공공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공교육의 역할을 '경쟁의 장'이 아니라 '성장의 토대'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공교육 회복의 시험대, 인천...'올바로·결대로·세계로'라는 비전도

인천시교육청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 17일 인천-뉴욕 고교생 국제교류단 참가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인천시교육청

인천교육은 이제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올바로·결대로·세계로'라는 비전 아래 학생 개개인의 성장 경로를 존중하는 맞춤형 교육이 추진되고 있다.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각자의 속도와 방향을 인정하는 구조다.


그렇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읽걷쓰' 중심 교육이 일회성 정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학교 간 편차를 줄이고 교사의 수업역량을 뒷받침할 체계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교육격차 문제 역시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기초학력 보장은 선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정교한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지점은 신뢰 회복이다. 교권침해, 학부모 갈등 등으로 흔들린 교육 현장은 정책만으로는 복원되기 어렵다. 교사·학생·학부모 간의 관계를 다시 세우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


도 교육감의 '학생성공시대'는 이처럼 항상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간다. “교육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학생은 무엇을 통해 성장하는가"이다


그 답을 도 교육감은 '읽걷쓰'에서 찾고 있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방법이어서 그렇다 할 수 있다. 교육의 경쟁력은 생각하는 힘에서 나온다. '읽고·쓰고',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학생을 길러내는 것(걷고). 그것이야말로 공교육이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다.


도 교육감이 시작한 이 변화가 일시적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교육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방향이다. 그 방향이 옳다는 판단이다.


교육은 사람을 세우는 일...'본립도생'의 지혜 필요

인천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제공=인천시교육청

여하튼 교육의 변화는 언제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가 하는 질문이다.


읽기와 걷기, 그리고 쓰기. 이 소박한 세 가지 활동은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처럼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이 단순한 질문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 인천교육이 시도하는 변화는 가장 오래된 교육의 길을 다시 찾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근본을 바로 세우면 길이 열린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지혜처럼 교육 역시 기본에서 다시 시작할 때 미래를 말할 수 있다.


'학생성공시대'라는 이름 아래 시작된 인천교육의 변화가 우리 교육이 잊고 있던 질문을 다시 꺼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교육의 본질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교육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할 공교육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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