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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부터 화장품·건기식까지…제약바이오 ‘항노화’ 개발 열풍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항노화' 트렌드를 중심으로 의약품부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고령사회 진입이 가속화함에 따라 관련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조기 대응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텍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턴 바이오)의 'ERA 플랫폼'을 승계하는 합의를 완료하고 관련 기술과 권리를 지난 20일 최종 확보했다. ERA 플랫폼은 노화된 인체 세포에 유전정보를 운반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형태의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전달해 기능을 회복하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의 일종이다. 리프로그래밍이란, 특정 세포를 노화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세포 노화에 따른 질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기술을 말한다. 다만,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통해 세포를 초기상태인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리는 '완전 리프로그래밍'의 경우, 세포 정체성이 손실돼 초기화된 세포의 분열·증식을 통제하기 어려워 종양으로 변질되는 등의 한계가 존재했다. ERA 플랫폼은 이러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mRNA 전달 기술을 접목시켜, 세포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세포 노화로 인해 저하된 기능만 선택적으로 개선하는 '부분 리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화된 세포를 초기 상태로 완전히 초기화하는 것이 아닌, 젊고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기술인 셈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ERA 플랫폼 도입을 통해, 지난 2024년 원권리자인 턴 바이오와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던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 등 항노화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이 유전자 기술을 통해 세포의 노화 시계를 되감는 방식을 택했다면, 한미그룹은 비만치료제와 화장품을 통해 노화질환과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항노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한미그룹은 지난해 말 개최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항노화·역노화'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을 추진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인크레틴 계열 약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골자로, 비만-노화 질환 간 병리 기전이 일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이에 프로젝트 주체인 한미약품은 인크레틴 약물을 통해 항노화 효과를 규명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미그룹은 오는 2030년께 이 같은 연구 성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미그룹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지난 21일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ADESII'를 론칭하고 피부 항노화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특히 ADESII는 독자원료인 'H-EGTI'를 활용한 고농축 항노화 케어 세럼을 브랜드 론칭과 함께 출시한 가운데, 미백·주름 개선·리프팅 등 항노화 중심 라인업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H-EGTI 원료는 항산화 특성의 자연유래 천연 아미노산 'EGT'와 식물 유래 플라보노이드 성분 '레지스트레스'를 결합한 복합 소재다. 유한양행 역시 자사 의약품 R&D 역량을 접목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딘시'를 통해 피부 저속노화 수요를 공략 중이다. 이달 진행 중인 저속노화 캠페인의 핵심 제품인 세럼의 경우, 노화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NMN·레티날·아스타잔틴 등 성분에 자사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차바이오그룹은 최근 계열사 CMG제약의 건기식 전문 브랜드 'CMG건강연구소'를 '차바이오건강'으로 리뉴얼하고 '저속노화 케어' 브랜드 정체성 강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는 국내외 고령화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항노화 트렌드가 지속 성장하며 의약품과 피부미용, 식품 등 헬스앤뷰티(H&B) 사업 전분야에 걸쳐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가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항노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779억6000만달러(약118조원)에서 오는 2035년 1495억4000만달러(226조4000억원)까지 10년간 약 91.8% 수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항노화의 경우 피부미용 시장에서는 이미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주류 트렌드로 나아가고 있다"며 “고령화가 지속 심화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H&B 전분야에서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제자리걸음’ 기후테크, 특별법 ‘승부수’…“대기업 품고 스타트업 깨운다” [창간기획]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산업으로 '기후테크' 산업이 떠오르면서 신속한 혁신이 가능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 중 하나로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가칭)' 제정을 제시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정부·공공기관·기업간 상시 소통창구인 '기후테크 혁신 연합'도 출범시켰다. 올해 하반기 제정을 목표로 하는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은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의 법적 기반을 확고히 마련하고, 각종 규제 샌드박스 및 금융 지원을 통해 기후테크 연구개발(R&D) 및 산업화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은 벤처·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중견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기후·에너지 분야 특성상 기후테크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이 협업관계를 구축해야 함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기후테크 스타트업, 관심·지원 비해 성장 '지지부진'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기술과 산업 전반을 뜻한다.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현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분류한 기후테크 분야는 크게 5가지로 △재생에너지·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다루는 '클린테크' △탄소포집·저장(CCUS) 등 탄소 저감 기술 중심의 '카본테크' △자원순환·업사이클링 분야의 '에코테크' △저탄소 식품 생산과 대체식품 기술을 포함한 '푸드테크' △기후 데이터·탄소 모니터링·기상정보 활용 산업인 '지오테크'가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국내 기후테크 산업은 정책적 관심과 지원에 비해 산업으로서의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이는 개별 스타트업에 대한 일회성 지원 위주의 육성 정책을 비롯해 국내 법체계 미비, 정보 및 투자 부족, 대기업·공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존 탄소감축 산업이 정부와 공기업·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이미 구축된 사업 관계 위주로 시장이 운영돼 왔고, 이로 인해 새로운 기술이나 사업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기후테크 전문매체 그리니엄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기업)은 2024년 1월 현재 총 54개로,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25개, 중국 기업이 19개로 두 나라 비중이 80%를 넘는다. 나머지도 독일,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스위스, 캐나다, 이스라엘 등 소수 국가에 국한돼 있다. 일례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기후테크 스타트업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2009년 창업 이래 누적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유니콘 기업이면서 동시에 직접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탄소 감축 기술(DAC·직접공기포집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아직 공기중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이 대규모 상업성이나 경제성은 검증 중인 단계라 할 수 있지만,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지하에 돌처럼 반영구적으로 매립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꼽힌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후테크 분야에서는 아직 유니콘 기업 없이 예비유니콘 기업만 존재하는 수준이다. 일례로 국내 폐기물 재활용 기술 스타트업 수퍼빈은 인공지능(AI) 선별기술이 탑재된 무인회수기를 통해 시민이 배출한 투명 페트(PET)병을 수거하고 분리 운송해 자체 공장에서 고품질 재활용 페트(r-PET) 재생원료를 만드는 기업으로, 2015년 설립돼 현재까지 누적 2000억원 가량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국내 기후테크 분야 대표적 예비 유니콘 후보 기업이지만, 아직 유니콘 기업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테크 산업은 특정 기업과 기술에 편중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24년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테크 관련 특허의 절반 이상이 2차전지·전기차·재생에너지·정보통신기술 등 4개 기술 분야에 집중돼 있다. 반면, 화학·정유·철강 등 탄소 다배출산업의 탄소저감기술이나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 핵심유망기술에서는 특허 실적이 부진했다. 더욱이 2차전지·전기차·재생에너지 등 주력 기술 분야에서도 대부분의 질적 특허평가지표가 10대 선도국(특허출원건수 상위국)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자생력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많은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은 자생적인 매출보다는 정부의 보조금 및 탄소감축 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정부의 기술개발 보조금 및 정책금융 의존도가 60%를 웃도는 반면, 세제 혜택이나 민간투자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산업 전망 여전히 밝아…스타트업이 기술 혁신 중심 돼야 그러나 기후테크 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231억달러(약 31조3468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그린테크 및 지속가능성 시장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3.1%의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30년 796억5000만달러(약 108조180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 역시 기후테크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대상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체 '딜룸(Dealroom)'에 따르면, 기후테크에 대한 글로벌 모험자본(VC) 투자 규모는 2015년 87억 달러(약 13조원)에서 2023년 498억 달러(약 75조원)로 4.7배 증가했다. 전 세계 45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탄소중립 금융 연합체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맹(GFANZ)'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약 100조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후테크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빠르고 과감한 혁신이 가능한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기후대응 기술이 개발돼 왔지만 실제 상업화에 도달한 기술은 많지 않고 대표적 기술인 태양광이나 전기차 배터리 기술도 상용화까지 수십년이 걸렸는데 탄소중립 달성 목표시점인 2050년까지 남은 기간이 30년도 안되는 만큼 기후테크 기술개발과 상용화 속도가 지금까지의 속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추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용욱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내부 자원은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 규모를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특히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육성은 기존 중소기업의 친환경 전환(GX)을 촉진할 기술·설비 공급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기후테크 스타트업 기구 '그린테크얼라이언스' 출범…“스타트업 목소리 모을 것" 전문가들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서는 민간 투자 확대와 정부의 종합적 지원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보조금 지원을 넘어 투자·기술·제도 개선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먼저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기업의 '기후가치평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기후테크육성실 관계자는 “민간 기업과 투자기관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 판단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기후테크 기술이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공신력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가치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실제 탄소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를 전문적이고 공신력 있게 평가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재 투자 시장에서는 기술의 환경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기준이 부족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후부가 추진하는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이 주목된다. 현재 추진 중인 특별법에는 기후가치평가 체계 구축과 기술·금융·규제 지원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관련 법과 정책이 본격 시행될 경우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 확대와 함께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 전환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분산돼 있던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기구가 출범한 것도 고무적이다. 국내 27개 기후테크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그린테크얼라이언스'는 지난 4월 기후부 인가를 받고 공식 출범했다. 폐기물 수거서비스 '업박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리코'의 김근호 대표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는 앞으로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와 대기업 등에 전달하는 한편 기후테크 산업이 직면한 제도적·기술적 장벽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 제언 활동을 할 것임을 다짐했다. 김근호 회장은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가장 바라는 과제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라며 “기후·환경 분야에는 대기업·공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들의 결집된 목소리를 전달해 대기업·공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을 모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김혜민·김유진 인턴기자 kch0054@ekn.kr

“외국인 매도 80%가 삼전닉스”…AI주는 쓸어담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12거래일 연속 '팔자'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한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10조원 넘게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팔아치우며 올해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로봇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AI 관련 간접 수혜주는 순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기타외국인 포함)는 지난 18~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5조3270억원, 삼성전자 5조258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4조4477억원 순매도했다. 이 중 73%에 달하는 10조5857억원어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매도가 이뤄진 것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 12거래일 내내 비슷하게 나타났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7000선에 도달한 다음 날인 지난 7일 순매수 우위에서 방향을 전환해 지난 2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팔자를 취해 총 46조338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1, 2위 종목은 SK하이닉스(19조5314억원)와 삼성전자(18조8688억원)로, 82.9%(38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현대모비스(7143억원)였다. 이어 △현대차(5953억원) △LG전자(3149억원) △삼성전기(2934억원) 등이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로봇과 ESS, 2차전지 및 코스닥 시장으로 향했다. 지난 한 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두산로보틱스(3700억원)와 삼성SDI(1489억원)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와 달리 코스닥에서 지난 한 주간 1조2926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매수 상위 종목은 △파두(1556억원) △서진시스템(1280억원) △에코프로(1175억원) 등이었다. 이 중 두산로보틱스와 파두는 피지컬AI와 데이터센터 등 AI인프라 관련주로 꼽힌다. 삼성SDI와 서진시스템도 각각 AI산업에서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된다. 에너지전문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40년까지 3330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실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ESS 수요가 많아질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에 현재 외국인의 순매도 흐름은 반도체주 급상승에 따른 기계적 매도일 가능성이 높고 이와 동시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다른 테마주로 자금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반도체주만 가파른 상승세로 인한 비중이 커지자 매도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맞물려 이익은 개선되는 동시에 주가는 빠진 테마주 위주로 자금이 도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모두 발표되면서 수급이 빠질 수 있으나 6월 초 전에 순매도 폭이 축소된다면 장기적인 조정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파업 막았더니 후폭풍”...삼성 계열사, 보상체계 흔들린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후폭풍이 삼성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 신설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가 공개되자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내부에서는 “왜 우리만 빠지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은 이미 올해 초 2026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협상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달성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특별경영성과급 약 5억5000만원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총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도 DS 공통 재원(40%) 배분 구조에 따라 특별경영성과급만으로 최소 1억6000만원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공통 OPI까지 더하면 2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자 부서도 억대"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과 박탈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평소 삼성전자에 비해 처우가 뒤떨어진다는 의미로 '삼성후자(後者)'라며 자조해 온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의 임금 인상률은 각각 6.2%, 4.0%, 5.9%로 삼성전자(6.2%)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성과급 산정 방식 자체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OPI 제도(최대 연봉의 50%)의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 10%로 바꾸기로 합의했으나, 계열사들은 여전히 EVA 기준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과거 흑자를 내고도 OPI 비율이 낮았던 계열사일수록 반발 기류가 강하다. 삼성전기의 경우 2023년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에 그쳤다. 신입사원 초봉 기준으로 약 50만원 수준이다. 이후 2024년과 2025년에도 OPI 지급률은 5∼6%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올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안팎의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되는 만큼, 성과급 확대 요구가 더욱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직격탄으로 지난해 OPI '0'을 기록한 삼성SDI도 적자 사업부까지 챙기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내부 동요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 노사 간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 등을 사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OPI 산정 방식을 EVA 20% 또는 영업이익 10%로 변경하기 위한 임직원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사례가 그룹 전반의 노사 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파업 압박을 통한 요구 관철' 사례가 이어지면서 계열사 노조들도 조직 확대와 연대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한 뒤 현재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파업 위기를 피하기 위해 기존 3.0%였던 임금 인상률을 4.3%로 높여 교섭을 타결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성우 시평] 환경과 안보가 끌고 경제가 밀어야 하는 이유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에너지 전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는 세가지로, 환경(탈탄소), 안보(안정성), 경제(수익성)을 꼽는다. 탄소배출을 줄여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에너지 전환은 방향 제시에는 성공했으나 기후변화를 멈추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그 속도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반복되는 전쟁이 '안보'를 위협하면서 보다 안정적 에너지로의 전환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전쟁은 과거 오일쇼크와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 및 산업의 복합 위기로, 이러한 복합적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태양광발전소와 배터리를 결합해 에너지를 자국내에서 생산하면, LNG·석유 등 연료 가격 변동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너지 안보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을 과거 여느 때 보다 부각시킴과 동시에, 화석연료 발전소처럼 전력 공급 안정성이 뛰어난 자산들의 필요성도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서 수익성 중심의 '경제'라는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기고문에서 필자가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가격과 금리의 조건이 필수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무리 친환경/국내산 에너지라도 너무 비싸면 전환에 한계가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정책과 별개로 시장에서 알아서 확산되기 마련이다. 청정에너지가 정부 정책 방향과 달리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미국을 예로 들어 보자. 작년 한 해 동안 청정에너지 축소와 화석연료 확대 정책에 집중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들어서는 자동차나 발전소 그리고 공장의 탄소 배출 제한의 근거로 삼아 왔던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 조차도 폐기하고 환경보호청(EPA) 내년 예산을 52% 삭감해 제안하는 등 반기후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발전소 투자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발표한 공식 전망에 따르면, 2026년 새롭게 설치되는 발전소 계획용량은 총 86GW인데, 그 중 93%가 태양광(51%), 풍력(14%), 에너지저장장치(24%)이다. 이는 저렴하고 빠르게 공급 가능한 에너지를 시장에서 요구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우는 정책 방향까지 에너지 전환을 거들다 보니 수출 확대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10년 전부터 에너지자급률 제고를 목표로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등 자국내 자원과 역량을 결집하고 전기차 보급 등 수송부문의 에너지 전환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금번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가격 상승에 영향을 덜 받는다.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 실적을 바탕으로 에너지전환 기술의(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재생너지설비 등) 수출도 늘고 있다. 2025년 중국은, 전기차의 경우 전세계 생산량의 3/4에 육박하고,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세계 제조용량의 80%, 태양광 패널은 8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사태 이후 주유소 제품가격이 올라가자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에너지 국산화를 위해 에너지저장장치와 재생에너지가 확산되는 등 글로벌 에너지전환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도 에너지전환 기술의 가격 경쟁력, 즉 경제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에너지수입 의존도가 84%를 넘어 에너지자립 기반이 취약한 한국은, 역으로 말하자면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내시장 잠재력이 크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간 제품 포트폴리오가 갖추어져 있고 고밀도 기술력을 장착한 배터리 제조기업들을 포함해 원자력/재생에너지/전력기기 등 에너지전환 산업생태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시장과 산업을 활용해 (가격경쟁력 포함) 수출경쟁력 확보로 연계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 육성되지 않은 기술을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에너지자급률 제고를 위한 국내 에너지전환 시장 확대 정책을,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출 정책과도 연결하는 종합적 장기 산업 정책이 절실하다. 가장 극심한 기상이변의 예보와 중동사태의 복합 여파의 예고 속에서 올 여름을 초조하게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초조함은 앞으로도 반복될 확률이 높기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환경과 안보라는 요소가 끌고 경제라는 요소가 밀어야 하는 이유다. ekn@ekn.kr

“은행도 아닌데 4200억 굴린다”...스타벅스는 왜 금융규제 비켜가나

고객 돈 4200억원을 미리 받아 운용하면서도 금융당국 규제는 받지 않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업 구조를 두고 제도 공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불충전금을 기반으로 사실상 금융업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전국 직영 매장이 하나의 사업장으로 묶이는 '단일 가맹점' 구조로 분류되면서 전자금융업 규제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어서다.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업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스타벅스 같은 대형 직영 플랫폼은 제도 밖에 남겨지면서 금융당국 감독 체계가 현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4275억631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950억8377만원)보다 325억원(8.22%) 늘어난 규모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이나 카드에 미리 넣어두는 금액이다. 지난해 한 해 새로 충전된 1조7497억원에서 사용·환불액 1조7172억원을 뺀 325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0년 이후 이 선불충전금을 은행 예치금과 신탁 등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해 최근까지 약 408억원의 이자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직접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은 발행처와 사용처가 다른 경우에만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해 금융당국의 등록·감독 대상으로 분류한다. 스타벅스는 발행처와 사용처가 모두 스타벅스코리아로, 전국 매장을 직영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법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취급된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 코리아의 선불충전금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같은 등록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라, 선결제를 받는 '동네 식당'과 유사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환불 규정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기준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으려면 잔액의 60% 이상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 대기업이지만 골목상권 수준의 규제를 받는 상황이다 보니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꾸준이 제기됐다. 앞서 국회는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업 규제를 강화한 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에도 스타벅스 등 대형 직영 기업을 규제망에 포함할지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제3자 선불금 사용 가능성이 작다는 점, 멤버십·포인트 등 제도 전반에 규제가 과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유였다. 또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은 전자상거래법상 선수금 규제를 적용받는다. 해당 법령은 선수금의 최소 10% 이상에 대해 상환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서울보증보험(SGI)을 통해 선불금의 94.1%인 4024억5997만원을 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태로, 법적 의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전체 잔액 중 약 251억원은 보증보험에 반영되지 않았고, 선불금 운용 현황 등 세부 내역은 공시되지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자금 규모가 커진 만큼 전금법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에 미사용 스타벅스 코리아 카드 잔액 반환 지급명령을 신청한 법무법인 이공 양홍석 변호사는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의 전금법 적용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적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전자금융거래법상 조치를 취할 것이냐, 소비자 보호 관련 규정을 적용할 것이냐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규모를 이유로 한 규제 강화에는 신중론도 내놨다. 양 변호사는 “액수가 크다고 해서 새로운 법률 이슈가 생기는 건 아니다"며 “1억이든 400억이든 동일한 상태라면 동일한 규제를 하는 게 맞고, 사업을 열심히 할수록 규제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는 결제 가능한 곳이 많아 통화 대체 효과가 크지만, 스타벅스는 스타벅스에서만 쓸 수 있어 동일한 방식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며 “다른 지류형·선불형 상품권 사업자들과의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이후 정부 압박도 가속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타벅스 카드 약관에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공정 약관이 포함돼 있는지를 점검 중이다. 탈퇴 시 잔액 유무와 관계없이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를 모두 해지하도록 한 약관 등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공정위는 아울러 60% 이상 사용 시에만 잔액 환불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의 개정 여부도 살피고 있다.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금융권으로도 번졌다. NH농협은행은 논란 직후 올원뱅크 앱에서 NC다이노스 경기 승패 적중 시 지급하던 스타벅스 쿠폰을 다른 업체 사은품으로 교체했다. 광주은행은 본점 각 부서와 영업점에서 진행하던 스타벅스 관련 행사를 중단했고, 신한카드는 '스타벅스 신한카드' 출시 시점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전금법상 스타벅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요인은 없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권 전반의 선불충전금 리스크를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월 2만원대로 ‘데이터 무제한’ 사용…이통3사, 통합요금제 ‘시동’

이동통신 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과 롱텀에볼루션(LTE)의 구분을 없앤 통합요금제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6월부터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KT도 조만간 새 요금제 상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6월 1일 5G와 LTE 네트워크를 구분하지 않은 새로운 요금제 상품을 출시한다. 2만원대 저가 요금제에도 데이터 안심옵션을 적용하고 시니어와 청소년 대상 혜택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오는 7월 2일부터 기존의 5G·LTE 요금제 총 67종의 신규가입을 중단하고 통합요금제를 선보인다. 기존 가입자는 변경·해지 전까지 기존 요금제를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신규·번호이동 고객은 새로운 통합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저가 요금제에도 데이터 안심옵션을 적용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7월 이후 관련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KT는 해킹 사태 후속 보상안 조치로 전체 가입자에게 매달 100GB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요금제 개편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맞춰 통합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고객 편익을 고려해 속도감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3사의 이번 요금제 개편은 정부의 민생물가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저가 요금제를 포함한 모든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이 적용되는 만큼 이용자는 별도의 요금 인상 없이 모든 요금제를 '데이터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월 2만원대에 모든 이용자가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통 3사가 2만원대 초저가 요금제를 선보인다는 소식에 알뜰폰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알뜰폰업계는 이통3사가 저가 요금제를 선보일 때마다 이용자 이탈을 우려해왔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업계는 중저가 LTE 시장이 주력 시장인데 이번 통합요금제로 상당한 충격이 우려된다"며 “전파사용료 감면, 데이터 안심옵션 도입 등 알뜰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농협회장 한 번 뽑는데 400억”...직선제 선거비 ‘딜레마’

농협중앙회가 회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선거 진행 방식과 법 개정 등 각종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광역단체장급 규모로 유권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부터 회당 선거 비용이 4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막대한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이 과제로 대두된 가운데 정부의 자금 지원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등에 따르면 조합원 직선제 도입 시 현행 중앙회장 선거(선거인단 1110명)의 유권자 수가 약 187만명으로 늘어난다. 농협중앙회 조합원 약 204만명 중 단위 농협에 중복으로 가입한 조합원을 제외한 숫자다. 이는 약 177만5000명에 이르는 전라남도 인구보다 많은 수준으로 광역 행정 체계 내에서도 상위권인 수치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광역단체장에 준하는 규모와 대표성 등을 띄게 되는 것이다. 중앙회장 선거는 기존 약 1100명의 조합장이 선거를 치르는 간선제 방식이었으나 정부와 여당의 농협 개혁안 요구를 농협 측이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조합원 직선제로 변경하게 됐다. 2028년 치러지는 차기 선거부터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농협은 1961년 8월 15일 출범 이후 대통령 임명제와 조합장 직선제, 대의원회 간선제 등 여러 방식을 거쳐오다 완전 직선제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선거의 민주성 강화와 부패 방지를 위해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선거 비용이 난제 중 하나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 14대~21대 회장 선거에 걸쳐 활용된 조합장 직선제 당시에도 과도한 비용 지출이 문제로 지목되며 22대 회장 선거부터 대의원 간선제를 도입했던 만큼 농협은 선거 비용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껴왔다. 이번 직선제로의 변경에 따라 △투표 안내 및 투표소 설치 △투·개표 관리 인력 운영 △홍보물 제작·배포 △시스템 구축 등 선거 전반에 드는 비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중앙회 추산 406억2000만원(위탁선거비 318억8000만원·선거운동비 51억5000만원)이다. 현행 조합장 방식의 중앙회장 선거 비용은 약 4800만원으로 비용 부담이 향후 최대 800배 넘게 불어나는 셈이다. 당정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에는 선거 공영제 방식의 비용 부담 주체를 중앙회로 명시하고 있어 막대한 비용의 출처를 두고 제도적 장치 마련이 과제로 대두된 상태다. 농협은 대표성 강화와 민주적 통제라는 측면에서 직선제를 수용했지만, 선거 비용 부담 및 금권·정치화 우려가 커진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선거 공영제 도입이나 일정 부분 지원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없이는 농협 본연의 역할인 농업인 지원 사업도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표명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21일 조합원 직선제를 수용하는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조합원 지원 재원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선거 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 공영제의 비용 보전 제도의 경우 공직 선거에만 활용되고 있어 농협중앙회장의 선거 비용 분담을 위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정부와 국회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와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꺼내기도 했지만 추후 농협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선거 공영제의 도입이나 국가 예산 지원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편, 직선제 도입에 따라올 각종 부작용도 우려된다. 선거 과열이나 공약 남발 가능성, 자율성 및 정치적 중립성 훼손으로 경영 부실 등이 유발될 수 있어서다. 협동조합 조합원의 회장 직선제는 해외를 포함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제도인 만큼 현장의 다양성과 협동조합의 운영 원리를 균형있게 조율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협은 앞서 중앙회가 조합원→조합→중앙회로 이어지는 '2차 연합회' 조직으로, 중앙회 회원인 조합이 투표권을 갖는 것이 조직 원리에 부합하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직선제가 참여 확대라는 의미를 갖게되는 만큼 기존 연합회 체계와 조합원의 직접 참여 원리를 조화롭게 설계하는데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87만명의 지지에 따라 선출된 중앙회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자산 800조원 규모의 농협경제지주·금융지주와 중앙회 산하 33개 계열사 인사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농식품부는 6·3 지방선거 이후 조합원 직선제를 비롯한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 및 여론 수렴을 지속한 뒤 국회와 법 수정·보완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소모적 보조금 줄이고 선진국 ‘인수창업’ 벤치마킹 해야 [창간기획]

해외 주요 선진국은 중소기업 인수창업을 활성화하고 은퇴를 앞둔 고령 창업자의 '흑자 폐업'을 막기 위해 어떤 제도를 활용하고 있을까. 정부 주도의 강력한 지원책으로 가시적인 성공을 거둔 대표적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8년 '경영승계원활화법' 제정 이후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에 '사업승계·인수지원센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자산과 기술력을 갖추고도 후계자가 없던 수많은 '흑자 노포'들을 젊은 창업가들과 연결하는데 기여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니가타현의 사케 양조회사 '이마요츠카사 주조회사'(今代司酒造株式会社)가 IT 벤처 출신 창업가에게 인수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장인의 감에 의존하던 사케 발효 공정에 'IoT 온도 센서' 데이터를 도입하고 글로벌 직구망을 구축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부활하는 등 성공적인 인수창업 스토리를 만들었다.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도 성공의 기폭제가 됐다. 제3자 인수를 추진하는 창업자가 피인수 기업의 주식을 취득할 때 취득 금액의 최대 100%를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해 초기 부담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또한 M&A 실사 비용(최대 600만 엔)과 인수 후 디지털전환(DX) 설비투자 보조금(최대 800만 엔)을 직접 지원하며, 위험을 낮춘 청년들이 기존 기업의 무형 신용과 인허가권을 레버리지(Leverage)해 신속하게 기업가치(Value-up)를 끌어올리는 상생 모델을 완성했다. 즉, 청년이 낡은 기업을 살 때 발생하는 금액을 '지출 비용'으로 전액 인정해, 첫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핵심 원리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는 실사 비용은 물론, 인수 후 공장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을 구축하는 비용까지 국가에서 현금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자비를 크게 들이지 않고도 기존 기업이 가진 '단골'과 '은행 신용'을 발판 삼아 청년 창업가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 주는 셈이다. 한편, 미국은 민간 금융 기법을 결합한 '서치펀드(Search Fund)' 모델로 성공을 거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명문 경영대학원(MBA) 출신의 젊은 인재(서처, 인수희망자)가 우량 기업을 발굴하겠다고 나서면 투자자들이 1단계로 활동비를 지원하고, 실제 중소기업을 찾아내면 2단계로 본격적인 인수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즉, 서치펀드는 '돈 없는 청년 인재'가 투자자의 자금과 정부 보증을 지렛대 삼아 검증된 알짜 기업을 인수해 CEO로 거듭나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가업 승계가 막힌 낙후된 에그카턴스(달걀 포장재) 제조 중소기업을 인수해 활성화한 사라 무어(Sarah Moore)가 있다. 무일푼의 하버드대생이던 사라 무어는 서치펀드를 통해 중소기업 '에그카턴스(EggCartons)'를 인수한 취임 직후부터 아날로그 공정을 디지털화하고 B2B 유통채널을 변화해 수십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가로 거듭났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들이 입증한 중소기업 인수창업의 성공 방식은 최고경영자 고령화와 지방 뿌리산업 공동화 위기를 동시에 맞이한 한국에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부실기업이나 폐업 자영업자에게 단발성 보조금을 쥐여주는 소모적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수한 산업 유산이 청년들의 혁신적인 역량과 결합해 국가적 자산으로 영속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제도적 인센티브와 미국의 선진 인수금융 등을 참고해 '한국형 인수창업 생태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철훈 기자, 김유진 인턴기자 kch0054@ekn.kr

[이슈&인사이트] AI 투자 랠리, 채권시장 불안 넘을 수 있나

지난 15일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코스피도 6%가 넘는 하락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 금리 인상이라는 이슈가 부상했다. 채권 시장의 소리 없는 외침을 주식 투자자들이 이제야 듣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채권 시장의 약세(금리 상승)에도 주식과 채권은 디커플링이 유지되었다. 금리 시장은 미국-이란의 충돌로 유가가 상승하자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전쟁 중에도 주식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 시장의 강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AI 산업의 핑크 빛 전망과 전쟁 이후 재건을 기대하는 주식들을 중심으로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가 된다고 해도 이 주식들이 인플레이션 헤지를 할 거라는 인식으로 강세를 이어왔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AI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엄청난 설비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설비 투자는 성장을 지지하면서 주가를 끌어 올리고 금리나 물가가 높더라도 그런 우려를 상쇄할 수 있고도 남을 정도의 기세가 있었기에 전쟁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강세를 이끌어 가는 동인이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런 요인들이 모두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이후에도 인플레가 꺾이지 않을 거라 두려워하고 있다. 새로 임기를 시작한 캐빈 워시의 어설픈 통화 완화에 대한 두려움, 즉 인플레이션이 통제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금리가 낮아지는 게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 지출이다. 성장을 방어하기 위해 채권 발행의 증가하고 있다. 채권 공급의 증가와 함께 금리가 뛰는 문제를 만들게 된다. AI의 설비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회사들이 유보된 현금을 통해 설비 투자를 늘려왔지만 이제는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는 순간이 도래했다.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채 공급의 증가로 채권 시장에 부담을 주는데 빅테크마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국가와 빅테크가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형국이 되고 있다. 게다가 역설적이지만 설비 투자로 강한 성장이 나오게 되면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물가도 높고 성장도 강하다. 그럼 채권 금리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써 지는 거다. 전쟁 이후에도 AI 산업에 대한 빅테크들의 투자와 AI가 인픞레이션을 만회하는 성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주식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상승하였지만 채권 금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평가에 상위에 올려 놓으면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금리를 올리고 재정 지출을 늘린다고 한다. 호주와 노르웨이는 이미 금리를 인상했고 ECB도 6월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은 규모 없이 쓴 재정이 문제가 되어 스타머 정권이 불안한 상태다. 길트 금리도 상승 중이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마지노 선인 4.5%를 넘어 4.6%까지 뛰어올랐다, 경기 둔화 우려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까지 모으면서 1년 전에 2.6%까지 낮춰졌던 한국 국고채 10년 금리는 지금 4.2%를 넘어섰다. 한은도 7월에는 25bp 금리를 인상할 거라는 게 다수의 생각이고 연말에는 3%까지 올라갈 거라 예상하고 있다. 그럼 주식 시장은 좋은데 채권 시장은 나쁘니 채권 시장에서 돈이 빠져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을 거다. 그럼 채권 시장의 약세(금리 상승)가 더 심해지고 결국은 높아진 채권 금리가 주식 시장의 상승에 발을 걸 것이다. 그러한 징조가 나왔기에 주식 시장이 서서히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채권 시장의 추이를 봐야 할 시점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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