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가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건의하면서 왕송하수처리장·왕송호수캠핑장 하부 차량기지 설치 가능성을 공식 자료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곡동 주민 대상 사전 설명회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돼, 오는 7월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를 앞두고 차량기지 입지와 주민 수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의왕시는 2024년 5월 경기도를 통해 국토부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건의사업으로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왕송하수처리장 및 왕송호수캠핑장 하부를 활용한 차량기지 설치 가능성이 건의자료에 포함됐다. 의왕시는 본지 질의에 해당 자료가 경기도를 통해 국토교통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 추진을 건의한 자료라고 밝혔다. 시는 “국토교통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사업신청서상 주요 경유지, 차량기지 확보 여부, 사업 노선 내 인근 지자체 협의사항 및 분쟁 가능성 등을 기재하도록 서식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은 의왕시가 오랜 기간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의왕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1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쳐 2024년 3월 경기도 철도기본계획에 반영됐다. GTX-C 의왕역 정차, 동탄~인덕원선 등과 맞물리면 의왕역 일대가 수도권 남부 교통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어 지역에서는 교통 호재 기대감도 컸다. 쟁점은 차량기지다. 사전타당성조사 당시에는 과천시 소재 서울대공원 주차장 하부 차량기지를 확장·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국토부 건의 당시 과천시로부터 공용 사용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게 의왕시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의왕시는 과천시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대안으로 시유지인 왕송하수처리장 및 왕송호수캠핑장 하부 차량기지 설치안의 추가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의왕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차량기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검토 가능성이나 반영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어 의왕역이 종점인 만큼 그 인근 시유지에 차량기지를 설치할 수 있는지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거기에 차량기지를 놓겠다거나 설치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의왕시는 해당 자료가 통상적 내부 결재를 거쳐 공식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부시장·국장·과장 등 구체적인 결재·보고 라인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해당 안에 대해 “별도의 기술 검토 등 추가 절차는 이행된 바 없다"며 “향후 국토교통부 주관 기본계획,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 설계 절차가 진행되면 차량기지 위치의 적정성, 이용수요 검증,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병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은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지구단위계획 승인 이전부터 추진된 사업으로, 소각장 후보지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곡동 주민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확정 여부'가 아니다. 왕송하수처리장·왕송호수캠핑장 하부라는 구체적 생활권이 차량기지 대안으로 공식 건의자료에 포함됐음에도, 사전에 주민설명회나 안내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의왕시 관계자도 “설치가 확정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부곡동 쪽 안내나 설명회는 진행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부곡동 주민 A씨는 “철도 연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왕송호수 일대가 차량기지 대안으로 검토되는 과정에서 주민 사전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소각장 논란 때도 사전 공유가 없었고, 파크골프장과 의왕도시공사 관련 사안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며 “부곡동 주민들은 차량기지 하나만이 아니라 지역 생활권에 부담시설과 행정 논란이 반복된다고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여부가 곧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반영 이후 주민들이 통보받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차량기지 대안이 건의자료에 포함됐다면 사전에 주민 협의를 거쳤어야 했다"고 말했다. 본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왕송호수캠핑장과 왕송맑은물처리장 일대는 호수, 캠핑장, 산책로, 상업시설이 맞닿아 있는 생활·휴양권역이었다. 의왕ICD 일대 역시 대형 화물차와 컨테이너 물류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왕송호수 일대와 가까운 장안지구 등 주거지도 형성돼 있어 차량기지 검토 논란은 단순 철도시설 입지 문제를 넘어 주거환경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와 경기도는 현 단계에서 차량기지 입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에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는 노선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부분"이라며 “실제 차량기지 위치나 구체적 계획은 해당 사업이 반영된 이후 기본계획이나 예비타당성조사, 사전타당성조사 등의 과정에서 검토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주민 의견수렴 절차에 대해서도 “향후 예타나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역시 현 단계에서 차량기지 입지를 확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은 의왕시가 건의해 경기도가 국토부에 건의한 사업"이라며 “아직 실체가 있는 노선이라기보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차량기지가 어디에 들어가는지를 검토하지 않으며, 국가철도망에 반영된 뒤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철도시설을 끌고 오려면 차량기지 같은 부대시설 문제도 해결돼야 하는 만큼 사업을 준비한 주체인 의왕시 입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문제의 핵심은 철도 연장 찬반이 아니라 행정 절차의 투명성이라고 지적한다. 한채훈 의왕시의원은 본지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을 위해 의왕시가 노력한 것은 맞지만, 그 검토 과정에서 차량기지를 부곡동 왕송호수 일대에 두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신청자료에 명시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것은 맞지만, 문제는 왜 그런 방식으로 검토했느냐는 것"이라며 “주민 설명회도 없었고, 의회와 협의하거나 보고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은 공문서로 대답해야 한다"며 “말로는 검토일 뿐이라고 해도 공문서에 특정 부지가 명시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례~과천선 연장에 따른 이익은 의왕 전체가 공유하지만 차량기지 같은 부대시설 부담은 부곡동 주민이 일방적으로 감당하는 구조"라며 “이런 내용을 주민에게 사전에 설명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성제 국민의힘 의왕시장 후보 측은 관련 논란에 대해 앞서 입장문을 내고 “2024년 국가철도망 관련 검토 문건의 일부 표현만으로 부곡동 차량기지가 확정 추진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 측은 해당 문건이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건의 과정에서 작성된 검토자료일 뿐이며, 문건 어디에도 '부곡동 차량기지 확정'이나 '추진 결정'이라는 표현은 없다고 밝혔다. 또 차량기지 관련 문구는 철도 운영시설 가능성을 향후 '추가 검토 예정' 수준으로 기재한 행정적 표현이라며, 실제 추진이나 협의, 후속 검토가 진행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은 '철도 연장 반대'가 아니라 '차량기지 대안 검토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사안의 쟁점도 차량기지가 곧바로 왕송호수에 들어서느냐가 아니다. 국토부와 의왕시 모두 현 단계에서 입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문제는 왕송하수처리장·왕송호수캠핑장 하부라는 구체적 생활권이 공식 건의자료에 포함됐고, 해당 자료가 내부 결재를 거쳐 경기도와 국토부로 제출됐음에도 주민 설명은 없었다는 점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광역교통망 확충 과정에서 부대시설 입지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초기 검토 단계부터 주민 수용성을 관리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광역철도 연장은 장기적으로 지역 가치 상승 요인이지만, 차량기지 입지 논란은 해당 생활권에는 국지적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특히 왕송호수처럼 수변·휴양 이미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교통 호재보다 생활환경 훼손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