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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납셔츠 만들다 ‘파산위기’…중소기업 울린 조달청 ‘관례’

군납셔츠(컴뱃셔츠)를 납품하던 영세 중소기업인 '캠프리본'이 조달청과의 분쟁으로 20억원 가까이 피해를 입고 폐업 위기에 몰렸다. 원단 검사 과정에서 검사기관 변경과 관련한 공문이나 계약서 변경이 없었음에도 공급 지연에 대한 책임을 업체에게만 묻고 있다는 것이 캠프리본의 주장이다. 소송을 피하기 위한 조정기구인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가 업체 손을 들어줬음에도 조달청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쟁은 민사소송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군납셔츠 납품 절차상 업체는 사전에 검사기관으로부터 원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으면 셔츠를 생산해 수요처인 육군 군수사령부에 납품하는 구조다. 총 계약금액을 낙찰받은 뒤 여러 차례에 걸쳐서 분할 납품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입수해 확인한 계약서에는 “시험성적서는 공인된 시험기관으로부터 발급된 것을 우선 적용하고, 공인된 시험기관의 시험이 불가한 경우 자체(제조회사) 시험성적서로 대체 할 수 있으며, 공인된 시험기관 시험이 불가한 것은 계약상대자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여기서 공인된 시험기관은 한국인정기구(KOLAS) 등록 시험기관을 말한다. KOLAS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조직이다. 법령 및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 정한 국제기준에 따라 조직, 자원, 프로세스, 품질시스템의 공신력을 인정한다. 시험기관과 검사기관 등 적합성 평가기관을 국제기준으로 평가하는 만큼 KOLAS 인정을 받으면 국제기준과도 부합한다. 킴프리본은 해당 계약을 3차례에 걸쳐 수주했으며 1·2차분은 적기에 납품을 완료했다. 문제는 기관 간 업무이관에 따라 지난 2022년 6월분부터 검사기관이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조달청은 품질인증검사를 KOTITI시험연구원, KATRI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세 곳 중 한 곳에 맡기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했다. 업체는 계약조건에 없는 내용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업무상 관례"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품질인증검사 기관 변경과 관련한 공문도, 계약서 변경도 없었다. 이전까지 문제없이 납품해오던 원단이 불합격을 받자 업체는 이에 의문을 가지고 조달청이 제시한 나머지 두 기관을 포함한 KOLAS 등록 기관 네 곳에 시험의뢰를 했다. 결과는 모두 합격이었다. 캠프리본은 조달청에 재검사를 요구했지만 조달청은 원칙을 내세워 거절했다. 전체 원단으로 검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이유였다. 업체는 잔존 원단이나 완성품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원단 성질은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과거에도 완성품을 대상으로 국방기술연구원 시험을 통과해 납품한 사례가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검사기관 이관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규정에 따르면 일부 사항에서 불합격이 나왔을 경우 감액을 조건으로 납품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캠프리본은 육군 군수사에 감액납품 승인을 청원했다. 군수사는 “4개 검사기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업체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청은 끝내 재검사를 수용하지 않았고 업체가 시험 방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사이 납품이 지연됐다. 조달청은 납품 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 보증금을 국고로 귀속시켰다. 동시에 조달청은 업체에 지체상금 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캠프리본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재검사 기회를 달라는 것과 지체상금을 감액 또는 면제해달라는 취지였다. 국가계약분쟁조정제도는 소송 전 단계에서 분쟁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하려는 대체적분쟁해결제도(ADR)다.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조정 성립시 재판상 화해 효력을 갖는다. 위원회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소속이다. 조달청은 모든 지체의 책임이 업체에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업체가 조달청 답변을 받지 못해 지체상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조달청은 감액 검토 요청과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을 회신했다고 반박했다. 위원회는 캠프리본 손을 들어줬다.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른 결론이었다. 기획재정부는 “계약보증금의 국고 귀속은 계약의 불이행을, 지체상금은 계약의 지체이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계약 해지가 이뤄져 보증금을 이미 국가로 귀속했다면 지체상금을 별도로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조달청은 이의를 제기했고 조정은 결렬됐다.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체는 이의제기 사유도 모른채 조정이 결렬돼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이의제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조달청 관계자는 “소송 진행 중인 사안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캠프리본은 지체상금과 받지 못한 납품대금 등을 합하면 20억원 가량 자금이 묶여 있다. 한때 70명을 고용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이 걸려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이 그때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용적률 400% 건물들에 밀려난 성수 벽돌건물 정체성

용적률 400% 건물들에 성수 벽돌 건물이 밀려나고 있다. 성수는 이제 감각적인 카페와 디자이너브랜드들과 예술가들의 거리를 넘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관광지로서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젠틀몬스터·올리브영 이런 규모 있는 기업들이 성수에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과거·현재·미래가 성수에서 어우러진다고 봤다. 문화적 가치를 보고 온 것이다. 그러나 거대 자본이 들어오는 순간 공간의 결은 바뀔 수밖에 없다. 성수의 향방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신구의 조화에 있다. 성수는 1960년대부터 준공업지구였다. 1970~1980년대는 수제화와 인쇄업같은 전통 제조업이 강세였지만 1990년대에 들어 IMF위기를 맞았다.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으로 산업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 것도 침체의 원인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울시는 도시의 폐공장을 문화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저렴한 임대료로 젊은 예술가와 창업가들을 모았다.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성수는 개성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발돋움했다. 벽돌의 골조를 살리면서 카페와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대림창고'가 주목받으면서 성수 특유의 레트로 분위기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각인됐다. 대림창고는 1970년대 쓰이던 정미소이자 물류창고였다. 2016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건물의 투박한 외관과 산업시설의 흔적은 보존하되 내부는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그대로 드러난 콘크리트 벽면, 높은 천장, 대형 유리창이 핵심이었다. 이는 성수 도시재생에 있어 여러 기회를 만들어낸 공간이었다. 2020년대 이후에는 IT·R&D 기업들과 패션브랜드가 한데 모인 융합의 공간이 됐다. 미래 전략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창업허브와 국내외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들어왔다. 2023년부터 무신사·젠틀몬스터·올리브영이 높은 빌딩을 올려 성수를 거점으로 삼았다. 높은 빌딩이 들어서기 전 부지에는 공통적으로 성수 수제화 거리 시절 업체들이 있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은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용적률이 478.79%다. 2023년 6월에 사용 승인된 지하 4층, 지상 10층 건물이다. 1,2층만 무신사 스탠다드로 개방하고 나머지는 사무실이다. 2021년 8월에 무신사 빌딩이 착공되기 전 2021년 2월에는 2층짜리 건물인 남일상사가 있었다. 대스키(피할)·하리(가죽이나 천을 접착제로 붙임)·갑보(신발 윗부분 안쪽에 덧대는 보강재)는 모두 가죽 가공 및 신발 부자재와 관련된 용어들이다. 젠틀몬스터와 템버린즈, 누데이크가 함께 있는 아이아이컴바인드 사옥은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용적률이 421.47%다. 2025년 6월에 사용 승인됐고 지하는 5층까지, 지상으론 14층까지 있다. 2019년 5월에 아이아이컴바인드 빌딩이 착공되기 전 2019년 2월에는 2층짜리 건물인 컴퓨터 그레딩·제화 철형 전문 업체가 있었다. 컴퓨터 그레딩(Computer Grading)은 신발을 만들 때 기본 사이즈 패턴을 만들고, 사이즈별로 비율에 맞게 확대 축소하는 작업이다. 제화철형은 가죽이나 원단을 신발 도안 모양대로 한 번에 찍어내는 강철 칼날 틀을 말한다. 올리브영 N 성수는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용적률이 472.98%다. 2024년 2월 29일에 사용 승인돼 지하 5층, 지상 10층까지 있다. 원래 올리브영 자리에는 2021년 4월까지 소규모 제조공장이 있었다. 성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답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낮은 벽돌 빌라'였다. 성수를 방문한 사람들에게서 답을 구할 수 있었다. 무신사를 방문한 A씨는 성수의 매력에 대해 “성수의 낮은 건물들이 좋다"며 “특히 벽돌건물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B씨는 "원래 반지하는 꺼려지기 마련인데, 성수에서 통유리로 터놓은 반지하는 매력적“이라며 인근 빌라 건물을 리모델링한 한 카페를 추천했다. 새로 지어지는 매끈한 빌딩이 기존의 성수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경계해야 할 것은 '획일성'이다. 올리브영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 C씨는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면서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한 장 올려야 한다면 카페 골목에서 찍은 사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에 있는 올리브영도 이미 다녀왔다는 이유에서다. 31일 평일 저녁 성수에는 절반 이상이 관광 온 외국인이었다. 일본 여행가서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유니클로와 돈키호테가 꼽히는 것처럼 한국에서는 무신사와 올리브영이 언급된다. 사랑받는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이것이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지역의 개성은 결국 개인들에게서 나온다. 성수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카페 창업을 위한 임대료가 평당 100만원이 넘어간다. 권리금도 2억원에서 7억원까지 뛰어 이제는 개인이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상권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성수를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한다. 붉은 벽돌 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들만이 이유는 아니다. 예술가들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과 스타트업·IT 기반 기업이 유입됐다는 사실도 공통적이다. 브루클린 항은 뉴욕항과 더불어 잘 나가는 항구였다. 미국 최고의 소비시장 중 하나인 맨하탄에 가장 빨리 물자를 공급할 수 있었던 곳이 브루클린 공장이었다. 옛날 항구 시절 뉴욕은 창고가 많았다. 항구가 빠지면서 그 빈 창고 공간이 럭셔리 로프트나 사무공간이 됐다. 점차 브루클린 항에 화물선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지역이 쇠락하자 브루클린도 뉴욕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공장이 꼭 브루클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지자 공장부지가 빈 채로 남게 됐다. 브루클린의 빈 공장 부지와 창고에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맨해튼 소호지역의 렌트비가 비싸지면서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그린포인트, 덤보 등지로 이동한 것이다. 예술가들이 먼저 자리잡자 부자들도 그 예술을 즐기러 브루클린에 모이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투트리(Two Trees) 부동산개발업체가 이런 빈 공장 부지들을 사들여 고급 레지던스로 바꾼다. 이곳에 주로 이사오는 사람들은 테크업계 종사자들이다. 맨하탄과 가깝기 때문에 벤처투자를 받기 용이하고, 큰 옛날 공장이 많아 벤처 사무실을 얻기도 용이한 것이다. 브루클린은 우리보다 앞서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온 곳이다. 뉴욕의 건축·도시 연구단체 아키텍처럴 리그 오브 뉴욕(The Architectural League of New York)이 운영하는 도시 전문지는 브루클린을 두고 한때 도시의 랜드마크였던 빨간색·흰색 체크무늬의 가스 탱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유리 타워가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으로 자리 잡은 윌리엄스버그는 살인적인 주택 가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솟는 주택 가격의 원인으로 우후죽순 발생하는 고가 럭셔리 개발을 짚는다. 결국 핵심은 '건축적 맥락'이라는 진단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건축평론가인 저스틴 데이비슨(Justin Davidson)은 고층 유리건물이 들어선 브루클린 시내에 대해 “밀레니얼 시대의 건축적 평범함의 상징이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19세기 붉은 벽돌창고를 재활성화하려는 시도는 미약하다"고 덧붙였다. 성동구청은 성수동 전역에 대해 붉은 벽돌 집수리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신청을 받고있으며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대수선할 때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현재 11.9억원에 대해 보조금 지원 결정이 이뤄졌고 실제 지급된 것은 10.5억원이다. 구청 관계자는 “붉은 벽돌 건축물을 지역 건축 자산으로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고층건물에 대해서는 따로 정책이 없고 상권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측면도 있다" 고 덧붙였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1분기부터 흔들...손보업계, 투자성과 축소·자보 부진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부터 수익성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본업 수익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 급등 여파로 채권 등 이자부자산 평가손익까지 악화되며 실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대형 화재 등 개별 악재까지 겹치면서 체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화재 예상 연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은 60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높다. 현대해상 별도 순이익은 2265억원으로 같은 기간 11.4%, DB손해보험(4537억원)도 1.5%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1월에 이어 2월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중후반으로 집계되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반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의 합산 실적이 1조2124억원으로 1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보험료 상위 4곳의 손해율을 보면 삼성화재 88.8%, KB손해보험 87.9%, DB손보 87.8%, 현대해상 82.4%로 집계됐다. 자보는 손해율이 84%를 넘어가면 적자구간에 진입한다. 사업비를 포함한 합산비율이 100%를 밑돌아야 수익이 나지만, 사업비가 15~16% 가량 차지하는 까닭이다. 1.3% 안팎의 보험료 인상분도 보험 갱신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가시적인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도 시장금리 상승이 채권을 비롯한 이자부자산 가치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기업들이 △고수익 자산 발굴 △포트폴리오 조정 △이자소득 질적 개선 등 투자손익 향상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모래주머니'가 무겁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477%로 전날 대비 10.7bp(1bp=0.01%포인트) 올랐다. 10년물은 3.804%로 11.5bp 높아졌다. 중동전쟁 등에 따른 불안정성 심화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지난해 상반기 2.9%(3년물), 3.2%(10년물) 수준까지 낮아졌던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손보사들이 매입했던 채권의 평가액에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무보증 AAA금 금융채 금리와 AA- 3년물 회사채 금리를 비롯한 지표도 투자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 스프레드도 1년여 만에 최고치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 끝나고 인상 가능성이 대두된 영향이다. 기업별 '아픈 손가락'도 수익성 하락을 야기하는 요소다. 김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보험손익 감소폭이 크지 않고 삼성전자발 배당 수익 확대로 4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퇴직금 추가 산입을 비롯한 이슈가 순이익(5890억원, -3.1%) 하락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DB손보의 순이익은 3786억원(-15.3%)으로 예상했다. 일반보험의 경우 영남과 미국 LA 등에서 발생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점쳤다. 올해도 공장 화재 등 고액사고가 있었던 탓이다. 최근 불이 난 대전 대덕구 소재 안전공업은 DB손보에 685억원 규모의 화재보험을 들었다. 정확한 보험금 지급액은 아직 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해상(1462억원, -28.1%)은 기저효과에 울고 웃은 모양새다. 예실차 개선으로 보험손익이 상승한 반면, 투자손익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화손보(982억원, -31.2%)는 캐롯손보 인수로 자보 수익성이 하락했고, 영업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생긴 사업비도 반영되고 있다. 투자손익은 손상차손 환입과 주식 매각에 힘입어 하락폭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독감 유행 등으로 예실차가 예상 보다 부진했다면 실제 성적표는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금리 상승이 향후 투자손익 개선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디저트 예술을 넘어 경영까지… 한호전, 미래형 파티시에 배출의 산실로 부상

최근 프리미엄 디저트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단순한 기술자를 넘어선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이하 한호전)가 선보이는 차별화된 실무 중심 교육 시스템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호전은 단순히 빵을 굽는 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호텔 및 외식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전체 교육 과정의 80% 이상을 실기 수업으로 편성해 학생들이 현장 감각을 몸소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기본 제과 품목부터 트렌디한 시즌 메뉴, 호텔 스타일의 디저트 뷔페 제품까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며 실전 역량을 쌓는다. 교육 환경 역시 실제 산업 현장과 흡사하게 구축됐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실습실은 물론, 학교가 보유한 호텔 인프라를 활용해 베이커리 경영 실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졸업 후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즉각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인재를 키워내기 위함이다. 학생들의 진로 지원 또한 다각도로 이뤄진다. 파티시에나 호텔 셰프를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창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메뉴 개발부터 원가 계산, 매장 운영 노하우까지 포괄적인 창업 교육을 병행한다. 또한 학교 측이 운영하는 호텔 기숙사 시스템은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호텔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며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한호전은 2027학년도 신입생 선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수험생의 잠재력과 열정을 다각도로 평가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으며, 면접 전형을 중심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신입생을 위한 장학 제도도 운영한다. 모집 분야는 4년제 과정인 호텔베이커리·카페경영학과를 비롯해 2년제 호텔제과제빵과, 호텔베이커리·디저트공예과 등이다. 구체적인 모집 요강 및 지원 접수는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애경산업, AGE20’S 앞세워 중국 진출 ‘화력 집중’

뷰티 기업 애경산업이 대표 색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20'S)를 전면에 내세워 중국 시장에서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경쟁력 확보를 선언했다. 애경산업은 지난달 31일 중국 항저우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국 이커머스 전문 기업 넷탑스와의 전략 파트너십 행사를 열고 현지 일반무역 독점 총판을 넷탑스로 공식 지정했다. 애경산업과 넷탑스의 인연은 지난 8년간 역직구 유통 협업을 이어오며 에이지투웨니스의 중국 시장 성장을 함께 이끌어왔다. 이러한 협업 성과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넷탑스가 중국 일반무역을 총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번 넷탑스와의 전략 파트너십을 통해 애경산업은 중국 시장 내 유통 질서를 재정비하고, 가격 및 채널 운영을 통합 관리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의 새로운 슬로건 '리얼 뷰티, 리얼 리절트'(Real Beauty, Real Results)를 공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이어 대표 제품인 '에이지투웨니스 수퍼 엑토인 프라임 파운데이션 팩트'과 '에이지투웨니스 벨벳 래스팅 파운데이션 팩트'를 소개하며 '에이지투웨니스 2.0 시대'를 목표로 세웠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올해는 에이지투웨니스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넷탑스와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비전을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삼성바이오, 미국 생산시설 인수 완료…글로벌 CDMO 거점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의 인수 작업을 마치며 해외 첫 생산거점 확보를 완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시설은 두 개 제조동으로 구성된 총 6만리터(ℓ) 규모 원료의약품(DS) 생산공장이다. 임상단계부터 상업생산까지 항체의약품 생산 주기를 아우르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인수계약 체결을 발표한 이후 약 3개월에 걸쳐 후속 절차를 마무리했다. 해당 시설의 인수 주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가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캐파)을 종전 78만5000ℓ에서 84만5000ℓ로 확대했다. 이에 글로벌 2위 수준 캐파를 보유한 중국 CL바이오로직스(70만ℓ, 2024년 기준)와 격차도 약 14만5000ℓ로 확대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지역 내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 대응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인천 송도-미국 록빌로 이원화된 생산체계를 토대로 안정적이고 유연한 글로벌 생산 옵션을 갖췄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지 전문인력 전원(약 500명)을 고용 승계해 운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외 거점간 통합 과정을 통해 기존 생산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신규 수주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장기 CDMO 수요와 공장 가동 상황을 고려해 미국 생산시설의 케파 확대와 기술 고도화를 겨냥한 추가 투자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의미있는 전진"이라며 “록빌 시설의 전문인력과 함께 운영 연속설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지비엠에스, 고창군과 손잡고 ‘복분자 산업 생태계’ 구축

건강기능식품 제조·유통 기업 ㈜지비엠에스(GBMS)가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과 손잡고 국내 대표 특산물인 '고창 복분자'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본격 추진한다고 3일 전했다. 지비엠에스는 지난 2일 고창군청에서 심덕섭 고창군수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창 복분자 원물 공급 및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우수 원물의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창은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 환경을 갖춘 곳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복분자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비타민 등 다양한 유효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비엠에스는 고창산 복분자 원료를 활용해 제품 신뢰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비엠에스는 수확된 복분자를 자사의 특화 가공 기술로 처리해 영양 성분 손실을 줄인 '고농축 복분자 분말'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다. 분말 제품은 보관과 섭취가 간편해 활용성이 높으며, 미세 분쇄 공정을 통해 씨앗에 포함된 유효 성분까지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협약은 지역 농가와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지비엠에스는 계약 재배 물량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지원하고, 고창군은 행정 지원과 품질 관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고창군은 “지비엠에스와의 협력이 지역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밝혔다. 지비엠에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고창 복분자 100% 분말' 제품의 원료 수급 안정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당 제품은 2025년 8월 NS홈쇼핑 론칭 이후 현대홈쇼핑, CJ온스타일, 공영쇼핑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며 약 7개월 만에 누적 매출 50억 원을 달성했으며 단일 구성 상품으로 최단 기간 26년도 매출 2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삼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유통망을 기반으로 고창군과 협력해 복분자 외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도 검토하고, 향후 타 지자체와의 협력을 확대해 '상생 경영'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지비엠에스 관계자는 “고창 복분자를 시작으로 경쟁력 있는 원물을 발굴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며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농가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이투스247학원, 반수생 위한 ‘2027 조기반수반’ 모집

독학재수 전문 학원 이투스247이 '2027 조기반수반' 모집을 시작했다고 3일 전했다. 이번 2027 조기반수반은 반수생들이 수능 준비 기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학습 관리 전문가가 개인별 학습 계획을 점검하고, 생활 관리 담당자는 전자기기 사용 조절과 건강·멘탈 관리 등을 지원해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과목별 전문 강사진을 통한 1:1 질의응답 시스템을 운영해 학습 중 발생하는 궁금증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습 공백을 줄이고 집중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입시 관리 전문가가 수시·정시 전략 상담을 진행하며, 학생별 상황에 맞춘 학습 방향을 설계해 반수 준비 과정 전반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3월 리뉴얼된 MY247 앱도 조기반수반 운영에 적극 활용된다. 해당 앱은 학습 성향 진단(LMTI)과 학습 성취도 진단(LMAT)을 통해 개인별 학습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인강과 교재를 추천한다. '나만의 시간표' 기능을 통해 개인 맞춤형 학습 계획과 순공 시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메디컬 및 서울대 합격생 등 상위권 학생들과의 과목별 학습 균형 비교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한 자기주도 학습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수능 실전 대비를 위한 다양한 모의고사도 제공된다. 한수 모의고사, 이감 모의고사, 시대인재 서바이벌, 서바이벌 프로, 상상 모의고사 등 주요 콘텐츠를 활용해 실전 감각을 점검하고 취약 영역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콘텐츠는 이투스ECI 자사몰 '마켓ECI'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희재 기자 hjhur@ekn.kr

다우닝, 판교서 O2O 행사 ‘블라썸 페스티벌 2026’ 진행

소파 브랜드 다우닝은 3일 라운지 판교에서 O2O 행사 'DAUNING Blossom Festival 2026'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운영되며,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 중심으로 구성됐다. 라운지 판교 5층을 중심으로 마련된 공간에서 방문객은 라운지와 드웰 스튜디오를 오가며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행사 기간 동안 다우닝 라운지 판교와 드웰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스탬프투어와 경품 이벤트가 함께 운영된다. 리클라이너 소파를 포함한 다양한 경품이 마련되며, 포토존과 키즈존도 함께 조성돼 가족 단위 방문객도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커피 쿠폰, 룸스프레이, 레더 굿즈, 쿠션 등 사은품이 제공되며, 전시 상품을 대상으로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CJ 온스타일과 협업해 운영되며, 라이브 방송 상품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 구매로 이어갈 수 있는 O2O 쇼핑 환경을 구축했으며, 온라인 전용 제품과 신제품은 방송과 모바일 라이브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4일에는 T-커머스 채널 '탑쇼'에서는 '카렌' 제품이 소개되며, 8일과 15일 모바일 라이브 방송에서는 플랫, 모션쿼드 스윙, 톰버 무빙 리클라이너 등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쇼케이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우닝 관계자는 “고객이 보다 편하게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폭우 감당 못하는 하수도, 공항 날아드는 새떼…“기후·생태 관점 인프라 재설계 필요”

비만 오염 빗물과 오염수가 섞여 하천으로 넘치는 하수도. 철새가 몰려들어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이 커지는 공항…. 인프라의 설계와 운영·관리가 부실하면 생태계 피해와 더불어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환경연구원(KEI)의 '2026년 국토환경연구본부 성과보고회'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물관리와 인간-자연 공존 전략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비 오면 넘치는 하수…도시 인프라의 한계 드러나다 첫 번째 세션 '미래에 대응하는 물관리 전략'에서는 강우 시 합류식 하수도에서 미처리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합류식 하수도 월류수(CSOs) 문제가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김호정 KEI 물관리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비 오면 넘치는 하수, 하천으로 흘러들게 둘 것인가'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국내 주요 도시가 여전히 오수와 빗물을 함께 모으는 합류식 하수도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구조에서는 집중호우 시 하수 처리 용량을 초과한 오염수가 별도의 처리 없이 하천으로 방류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기물뿐 아니라 의약물질, 미세플라스틱, 타이어 마모 부산물과 같은 미량오염물질이 그대로 하천에 유입되고,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어류 폐사와 수질 악화는 물론, 시민의 친수 공간 이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수돗물 생산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단순한 시설 부족이 아니라, 과거 강우 패턴을 기준으로 설계된 도시 인프라가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강우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수도 정비에서 '통합 수질관리'로의 전환 KE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하수도 정비 중심 접근을 넘어선 다층적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관로 점검과 정비, 준설, 도로 청소 등 유지관리 중심의 비구조적 대책을 통해 오염원의 유출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규모 투자 이전에 가장 효율적으로 오염 부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동시에 CSO 저류시설과 대심도 지하터널 구축과 같은 구조적 대책을 병행해 미처리 하수의 직접 방류를 물리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하수도 시스템의 저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토실(雨水吐室) 제어 시스템 등 스마트 운영 기술을 도입하고, 도시 전반에는 저영향개발(LID)과 같은 그린 인프라를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빗물의 침투와 지연을 유도해 하수관로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우수토실은 합류식 하수도에서 우천시에 일정량의 하수를 모아들여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나머지 하수를 하천 등의 수역으로 방류하기 위한 시설을 말한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물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미처리 하수의 공공수역 배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공공수역으로 배출하더라도 강수량 등 기준에 해당할 때만 배출하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배출 때 생태독성과 미생물까지 포함해 포괄적인 수질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해 '추가 여유량(Headroom)' 개념을 도입해 인프라 설계 기준 자체를 상향하고, 과학적 재정 추계를 기반으로 단계적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새를 쫓는 시대는 끝났다"…공항 인프라도 재설계 대상 이날 행사의 두 번째 세션 '인간과 자연의 공존 전략'에서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 충돌 문제, 특히 항공기와 조류 충돌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후승 KEI 자연환경연구실장은 '조류충돌 대응, 생태안전 정책으로 전환하다'라는 발표에서 공항 안전 문제를 단순한 운영 리스크가 아닌 생태계 관리 실패의 결과로 해석했다. 공항 주변 습지와 농경지 감소, 먹이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조류의 이동 경로와 행동 패턴이 불안정해지면서, 항공기와의 충돌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EI는 기존의 단순 퇴치 방식에서 벗어나, 공항 외부로 조류의 활동을 유도하는 '단계적 서식지 이주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공항 주변에 임시 서식지를 순차적으로 조성해 조류의 이용 빈도를 점진적으로 공항 밖으로 이동시키자는 것이다.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장기적 관리 전략인 셈이다. 이와 함께 공항 개발 및 운영 과정에서 조류 생태를 정밀하게 조사하고, 환경영향평가에 생태 위험 분석을 포함하는 등 과학적 관리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갈등에서 공존으로…생태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같은 세션에서 홍현정 KEI 부연구위원은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피해 유형도 농작물에서 인명과 사회 기반시설로 확대되고 있다"고 빍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갈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갈등 사고 인벤토리' 구축, 보호구역과 완충구역을 구분하는 공간적 관리, 경제적 인센티브 제도 도입,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감시 기술 활용 등 종합적인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피해를 줄이는 접근을 넘어,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인프라 '보완' 수준이 아니라 '재설계'가 필요 이번 성과보고회는 하수 월류와 조류 충돌이 별개의 문제이지만, 공통적으로 기후변화-생태계변화가 기존 도시 인프라와 일치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인프라는 안정적인 기후와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전제로 설계됐지만, 오늘날의 기후위기는 이러한 전제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 결과, 잦은 폭우와 극한강우로 하수도는 넘치게 되고, 야생동물은 인간의 공간으로 침투해 공항과 같은 핵심 인프라조차 새로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결국 기후위기 시대에는 기존 인프라를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는 수준을 넘어, 물·생태·도시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인프라의 재설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홍균 KEI 원장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변화, 도시환경 문제는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어 단일 분야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물·자연·도시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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