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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북부권, 도시 경쟁력·민생 안정·농가 지원까지…지역 맞춤형 정책 본격화

◇안동시, 시민운동장 새 단장…도심 랜드마크로 재탄생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가 도시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과 야간 경관 개선을 통해 시민운동장을 새로운 도시 명소로 탈바꿈시켰다고 9일 밝혔다. 시는 고유한 지역 이미지를 반영한 비주얼 아이덴티티(VI)를 운동장 전반에 적용하고, 노후 시설 정비와 함께 통합 디자인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공간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며 도시 브랜드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LED 조명을 활용한 야간 경관 연출은 운동장을 낮과 밤 모두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시민 휴식과 관광 요소를 동시에 갖춘 복합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정비는 경북도민체육대회 개최와 맞물려 도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높였으며, 향후 공공디자인을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 정책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주시, 중동 정세 대응…생활물가·농자재 관리 총력 영주=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영주시는 9일 국제 정세 불안이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시는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통해 물가, 에너지, 농자재 등 생활 밀접 분야를 중심으로 대응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현재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주요 대응으로는 생필품 가격 모니터링 확대, 건설 자재 수급 대응, 비료 및 농자재 공급 점검, 유류비 부담 완화 정책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영농철을 맞아 농업 현장의 수급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관리가 강화됐다. 시는 현장 중심 대응을 통해 시민 체감 물가와 취약계층 생활 여건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지역경제 안정 유지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영주시의회, 제300회 임시회 개회…현안 중심 의정활동 강화 영주=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영주시의회가 8일 제300회 임시회를 열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이번 회기에서는 조례안과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공공임대주택 협약 동의안 등 총 13건의 안건이 심사 대상에 올랐다. 의원 발의 조례를 중심으로 지역 개발과 도시 관리 기준 정비가 주요 논의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의원들은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단순 심의를 넘어 현장 의견을 반영한 개선책 마련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의회는 이번 임시회를 통해 시민 삶과 직결되는 정책의 실질적 성과 도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천군, 쪽파 가격 폭락 대응…판로 확대로 농가 지원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예천군이 9일 가격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쪽파 농가를 돕기 위해 소비 촉진에 나섰다. 군은 온라인 쇼핑몰 '예천장터'를 활용한 특별 판매전을 열어 할인 혜택과 다양한 가공상품을 통해 소비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단순 판매를 넘어 가공품 확대 전략을 병행해 농가 수익 구조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진행된 오프라인 판매 행사에서는 지역 기관이 참여해 상당한 물량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며 지역 공동 대응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천군은 이번 대책을 계기로 농산물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상시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의성군, 전국 컬링대회 개최…스포츠 중심지 위상 강화 의성=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의성군이 전국 규모 컬링대회를 10일부터 21일까지 개최하며 스포츠 도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실업팀과 학생 선수단이 대거 참가해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초등부부터 일반부까지 단계별 경기 운영으로 선수층 확대와 저변 확산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대회 기간 동안 지역 숙박과 외식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의성군은 지속적인 대회 유치를 통해 컬링 중심지로서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스포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봉화군, 농약빈병 수거…환경보전 실천 확산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봉화군에서는 8일 농약빈병 수거 활동을 통해 환경보전과 탄소저감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농촌지도자회 주도로 진행된 이번 활동은 대량의 폐농자재를 수거하며 농촌 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속적인 실천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약빈병은 토양과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지만 처리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번 사례는 지역 공동체 중심 환경 실천 모델로 평가된다. 지역사회는 이러한 활동이 장기적으로 깨끗한 농촌 환경 조성과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송군, 법인지방소득세 4월 30일까지 신고·납부 당부 청송=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청송군이 2025년 귀속 사업연도 법인지방소득세를 오는 4월 30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번 신고 대상은 2025년 12월 결산법인이다. 영리법인은 물론 수익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도 포함된다. 특히 사업실적이 없더라도 신고 의무는 그대로 적용돼 대상 법인은 빠짐없이 신고해야 한다. 둘 이상의 시·군에 사업장을 둔 법인의 경우에는 각 사업장별로 소득을 안분해 각각 신고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고는 위택스를 통한 전자신고가 가능하며,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사업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우편 또는 방문 방식으로도 접수할 수 있다. 청송군은 기업의 세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도 함께 시행한다. 매출이 감소한 수출 중소·중견기업과 석유화학·철강·건설업종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별도 신청 절차 없이 납부기한을 기존 4월 말에서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납부세액이 100만 원을 넘는 법인은 분할 납부도 가능해 일시적인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신고 마감일이 가까워질수록 접속이 몰릴 수 있는 만큼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서둘러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영양군, 기본소득 활용 커피교육…지역경제 선순환 모델 주목 영양=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영양군에서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활용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이 새로운 지역경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카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커피 교육 과정은 기본소득을 활용해 교육비 부담을 낮추고, 주민의 직업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문 자격 취득 과정부터 취미형 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참여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 지원을 넘어 '소득→소비→재창출'로 이어지는 경제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영양군은 이러한 사례를 기반으로 기본소득 정책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 내 자립형 경제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시몬스, 타임빌라스 수원 팝업 통해 매트리스 체험 공간 선보여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가 '타임빌라스 수원'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N32와 함께 진행한 이후 두 번째 팝업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롯데백화점이 약 3년에 걸쳐 선보인 컨버전스형 프리미엄 쇼핑몰로, 럭셔리·뷰티 등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와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공간이다. 주말 기준 하루 약 1만 명이 찾는 지역 대표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타임빌라스 수원 지하 1층에 마련됐으며, 롯데백화점의 '웨딩페어'와 연계해 운영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시몬스의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보다 합리적인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다. 현장에는 시몬스 대표 매트리스 컬렉션 '뷰티레스트'의 인기 모델인 젤몬, 윌리엄, 헨리 등이 전시된다. 아울러 최상위 라인인 '뷰티레스트 블랙'의 로렌과 루실도 함께 선보여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올로 클래식, D2178, 아를라, 로울 등 스테디셀러 프레임과 독립 수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하우티' 프레임도 함께 소개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팝업 기간 동안에는 수면 키오스크를 활용한 상담 서비스가 제공되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과 금액대별 사은품도 마련된다. 사은품은 한정 수량으로 선착순 지급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비거 앤 모어' 프로모션과 중복 적용이 가능해 혜택을 강화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침대는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과 침구류는 다양할수록 수면 질이 높아진다는 '다다익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행사다. 이 밖에도 시몬스는 매주 수요일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 직장인을 위한 '이브닝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 퇴근 후에도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시몬스는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난연 매트리스 생산, 환경 인증, UL 그린가드 골드 인증 등 '4대 안전 기준'을 기반으로 소비자 건강과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스코홀딩스,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광권 100% 확보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의 고품질 염수 리튬을 채굴할 수 있는 광권을 100% 확보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포스코아르헨티나 법인을 통해 캐나다 자원기업 리튬사우스(LIS)가 보유한 옴브레 무에르토 노스 염호 광권 100%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옴브레 무에르토 노스 염호의 리튬 매장량은 약 158만톤으로 추정되며, 리튬 함량은 높은 대신 불순물 함량이 낮아 고품위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리튬 1단계 현지공장을 상업가동하면서 연산 2만5000톤 규모를 생산중이며, 동일한 규모의 2단계 공장도 올해 하반기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염호 리튬 광권 인수까지 포함해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만 매장량 기준 총 1500만톤 규모의 염수리튬 자원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최소 300만톤 이상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1월 해당 염호의 리튬 광권을 확보하기 위해 약 6500만달러(95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기업에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부여하는 제도(RIGI)의 연내 승인을 앞두고 있다. RIGI 승인이 성사되면 법인세 인하와 관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은 물론 외환 규제가 완화돼 포스코홀딩스 입장에선 사업 수익성 확대 및 자금 운용의 유연성이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7일 인수 완료 서명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추가 확보한 리튬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대응력과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반도체가 밀어올렸다…해외IB, 韓 경상수지 전망 ‘줄상향’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대한 눈높이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전망치를 잇따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평균치는 지난달 말 기준 8.2%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인 2월 말 7.1%에서 1%포인트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지난해 말 6%대 중반 수준에서 출발해 올해 들어 매달 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관별로 보면 전망 상향 폭은 더욱 가파르다. 일부 IB는 한 달 사이 수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바클리는 기존 5%대 후반에서 8%대 초반으로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10%를 웃도는 수준까지 전망치를 높였다. HSBC와 노무라 역시 9%대 후반으로 상향 조정하며 낙관적 시각에 힘을 보탰다. 씨티는 최근 중동 변수 등을 반영해 소폭 낮췄지만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UBS 등은 기존 전망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처럼 전망치가 줄줄이 올라가는 배경에는 반도체 경기의 예상 밖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반등을 넘어 과거 '슈퍼사이클' 국면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실제 기업 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전체 수출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은 13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과거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과 2022년 당시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3월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월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연간 전망치 추가 상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17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수출 흐름을 감안하면 다음 경제전망 발표에서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간 흑자가 2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한편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도 여전히 남아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물가는 오르고 성장세는 둔화되는 부담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러한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12차 전기본, LNG ‘30년 제한’ 검토…수소발전도 사실상 퇴출 수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발전이 사실상 전원믹스에서 밀려나는 '퇴출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12차 전기본에서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3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수소 혼소·전소 발전 역시 제외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주요 전원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12차 전기본 수요예측 작업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반면, 전원믹스는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방향성 논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과거와 달리 논의 과정이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전기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요는 11차 전기본 대비 약 5% 내외 증가하는 수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산업 확대를 감안하면 절대적인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전원 구성의 방향이 기존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논의 흐름을 종합하면 12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무탄소 전원 중심 구조로의 재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여기에 최근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촉발된 '에너지 자립'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화석연료 기반 발전의 입지는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LNG발전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약 30년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통상 발전소 설계수명이 30년 이상임을 고려할 때, 이는 투자 회수 기간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효과를 낳는다. 사실상 신규 LNG발전 투자 유인을 크게 떨어뜨리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수소발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당초 11차 전기본에서는 LNG 열병합과 함께 수소 혼소 및 전소 발전이 중장기 전원으로 포함되며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각되면서, 전원믹스의 핵심 옵션에서 빠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수소발전이 아직 상업적 주력 전원으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 정책 논의 과정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에 열려 있던 LNG 및 수소 기반 발전의 진입 경로는 대폭 축소되거나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11차 전기본에 포함됐던 열병합 2.2GW(잔여 1.3GW), 2033~2034년 유보물량 1.5GW, 2035~2036년 무탄소 경쟁입찰 1.5GW 등에서 LNG 열병합, 수소 혼소 조건부 발전, 수소 전소 등의 옵션이 빠질 경우 신규 사업 기회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선택 가능한 전원은 줄어드는 역설적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LNG는 계통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소는 중장기 탄소중립 전환의 가교 역할을 기대 받아온 만큼, 이들 전원의 급격한 축소는 전력 수급과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12차 전기본이 사실상 '전원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장을 역임했던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 방향은 분명하지만, 특정 전원을 사실상 배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가더라도 LNG 등 유연전원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중장기 계획을 넘어, 한국 에너지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아래, 현실적인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따라 향후 전원믹스의 윤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빵·커피부터 생활용품까지…유통가는 ‘균일가 PB’ 전쟁 중

고물가 시대 속 가격 장벽을 낮추는 유통업체의 '균일가' 상품 전략이 필승 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황형 마케팅의 하나로서 직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매겨진 초저가 자체 브랜드(PB)를 통해 집객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 쌍두마차로 꼽히는 GS25·CU는 디저트류 중심으로 균일가 시리즈 판매를 강화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1000원대라는 비슷한 가격대를 책정하며 초저가 디저트 카테고리를 놓고 두 업체 간 견제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수요가 몰리면서 상품 라인업도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지난 3월 초 GS25가 내놓은 1500원 균일가 PB '혜자로운 디저트 시리즈'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높은 인기에 첫 판매 당시 선보인 단팥빵·카스테라에 이어 총 4종으로 라인업을 늘렸고, 당초 계획보다 출시 시기를 한 달 가량 앞당겨 이날 신제품 '딸기스틱빵'도 새롭게 내놓는다. 경쟁사인 CU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초저가 가성비 빵 PB '올드제과 시리즈'를 판매해왔다. 실속형 베이커리답게 판매 초기 제품 3종(단팥빵·완두앙금빵·소보로빵) 가격대는 GS25와 동일한 1500원으로, 지난해 말에는 소시지빵(1700원)도 추가 출시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만 35만개 이상을 넘었다. 여름을 앞두고 두 업체의 가성비 PB 경쟁은 음료 제품군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즉석(RTD) 컵 음료보다도 저렴한 파우치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함께 구매하는 빈도가 높은 얼음컵과 묶어 파는 형태의 초저가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는 중이다. 최근 GS25는 1000원 균일가 파우치 신상품인 '아메리카노 헤이즐넛향'을 출시하며 총 3종으로 시리즈 라인업을 늘렸다. 여기에 별도 구매가 필요한 얼음컵도 함께 무료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상시 운영할 만큼 수요 잡기에 공들이고 있다. CU는 지난달 PB 파우치 음료 브랜드인 '델라페' 신상품 라인업 18종을 공개했다. 블랙 아메리카노 등 매출 상위 파우치 제품 가격만 따져보면 900원으로, 컵얼음과 함께 구매 시 1500원 수준의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흥행 공식으로 균일가 가성비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통합 매입 체계와 글로벌 소싱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품목으로 초저가 상품을 확장 중인 이마트가 대표 사례다. 현재 80여개 점포에서 '5000원 이하'라는 가격 정책을 앞세워 비(非)식품 중심의 균일가 상품 코너 '와우샵'을 운영 중이며, 향후 전 점포로 공급 확장도 예고돼 있다. 유통업계에서 균일가 PB를 강화하는 이유는 고물가 탓에 소비 심리가 꺾이는 시점에서 초가성비 상품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전월(112.1)보다 5.1포인트(p) 감소했다. 기준치 100을 웃돌며 낙관세를 나타냈지만,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소비 심리가 주춤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마진 구조의 초저가 PB는 매출 확대보다 고객 발길을 붙잡는 목적"이라며 “자체 기획·생산해 특정 브랜드에서 단독 판매하는 PB 상품은 구매를 이끌어내기 용이하고, 이를 통해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오뚜기몰, 마일리지 적립·사용량 동반 급증…“충성고객 붙잡는다”

오뚜기의 자사 온라인몰인 오뚜기몰의 지난해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마일리지 발행액을 전년 대비 60% 가까이 키운 가운데, 실제 고객들의 사용액은 이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나며 높은 활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가 신규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2억332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8.0%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지난해 고객의 마일리지 사용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마일리지 사용액은 11억1964만원으로 전년 대비 64.1% 급증했다. 신규 적립액 증가폭보다 사용액의 증가폭이 더 가팔랐다. 이에 따라 당기 적립액 대비 사용액 비중을 나타내는 마일리지 사용률은 90.8%로, 전년 대비 3.4%p 상승했다. 이 같은 마일리지 지표의 급증은 오뚜기몰의 공격적인 적립 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오뚜기몰은 회원 등급에 따라 결제 대금의 최대 5.0%를 상시 적립해주며, 계좌 결제 시 추가 1.5%를 더해 최대 6.5%의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다양한 마일리지 장려 정책을 시행했다"며 “외부 제휴를 통해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구조를 추가했고, 신제품 구매 시 8% 추가 적립이나 '숨냠템' 등 특정 상품군 구매 시 추가 적립을 지원하는 보상 설계로 구매 동기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소멸액이 '0원'으로 기록된 점이 눈에 띈다. 오뚜기몰 이용약관상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12개월로 명시되어 있다. 환입액이 없다는 것은 적립된 포인트가 소멸 시점에 도달하기 전 대부분 실제 구매로 연결되었거나, 대규모 유입이 비교적 최근에 집중되어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뚜기의 자사몰 성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사몰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 지불하는 유통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고객 구매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수수료를 자사몰 포인트 혜택으로 전환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D2C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오뚜기몰은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고객을 보다 세분화해 맞춤형 혜택과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 등급 체계를 개편해 충성 고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4대금융, 분기 ‘최대 순익’ 전망…건전성·수익성 관리 관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이 올해 1분기 실적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대출로 여신 규모를 방어하는 한편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익 증가와 증권사 수수료수익에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 불안정성과 은행에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수익성 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지주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5조2225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4조9756억원)대비 5% 늘어난 액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한달여 간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변동 및 환율 급등을 겪었으나 기대 이상의 순이자이익을 거뒀다. 최대 실적의 배경엔 시장금리 상승세에 따른 이자익 확대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5년 주기형 금리 기준인 금융채 5년물은 지난 7일 3.91%를 기록해 지난 2월 27일(3.66%)대비 0.3%p 치솟은 상태다. 이달 들어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7%를 초과했다. 은행 순이자이익이 지주사 순익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부채 기조로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대출이 늘며 이익을 방어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중 1조9444억원 줄었으나 기업대출은 12조8893억원 늘어 여신이 성장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활황세를 타고 계열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주식거래수수료 수익 증가도 지주사 순익 급증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외환 관련 손실이 우려됐지만 증권 관련 수수료수익 등을 통해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가 변동성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자익의 상승세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현재의 고금리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지주사별 성장세는 다소 엇갈릴 것으로 관측됐다. KB금융의 1분기 순익은 1조741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973억원)보다 2.6%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신한금융도 비슷한 성장세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 늘어난 1조5348억원의 순익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익은 80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가량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편입한 동양·ABL생명, 우리투자증권의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자산 비중이 많은 까닭에 고환율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한편 은행권의 가계대출 성장 둔화 등 이자 이익 모델이 한계에 부딪힌데다 환율 변동성이 환평가손실을 발생시켜 지주사 수익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포용금융 확대나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금융지원 등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은 생산적금융으로 인해 중소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리고 있어 연체 및 부실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환경이다. 이미 연체율 등 전체적인 대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건전성은 지주사의 실적 방어와 비용 발생, 주주환원 등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각종 변화의 여파로 전 분기 대비 0.1%p 내외 하락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지주사마다 수익성 유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건전성 관리 및 비은행 역할 확대가 향후 성장세 경쟁에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과 금리 등 불안정성이 여전해 하반기 이후 수익성에 우려가 실리고 있다"며 “은행 의존도를 낮추면서 수익성을 확보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이슈&인사이트] 새로운 중앙아시아가 온다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중앙아시아의 현대 지정학적 구조는 단순한 강대국 경쟁의 장에 머물지 않고 점차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러시아의 전통적 안보 영향력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고 다양한 협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의 진출은 군사력이나 부채 기반 개발이 아니라 '소프트 거버넌스'의 수출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신북방정책'과 'K-실크로드 전략' 등은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를 넘어, 도시 및 산업 전환을 위한 기술 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의미한다. 한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단순한 하드웨어 제공자가 아니라, 모델을 제안하며 새로운 발전 경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한국의 중앙아시아 전략은 기존의 자원외교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기술 플러스(Technology-Plus)' 프레임워크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자원 확보와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하는 미래 지향적 전략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6년 약 24억 6천만 달러 규모의 ODA 예산은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는 재정적 기반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같은 준정부 기관은 정부 정책과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정부 간 협력(G2G)으로 스마트시티 설계 단계부터 단순한 인프라 건설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형 기술 표준을 대상국에 심는다. 카자흐스탄은 이러한 한국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알마티 인근의 알라타우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약 8만 8천 헥타르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도시 개발이 아니라 '중앙회랑(Middle Corridor)' 물류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설계되었다. 한국은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구축과 디지털 행정 시스템을 도입하여 카자흐스탄이 내륙국에서 '연결국(land-linked state)'으로 전환하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2026년 고위급 물류 통합 논의로 더욱 깊어졌고, 스마트시티는 유라시아 공급망의 핵심 노드로 발전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협력은 물류 중심의 카자흐스탄과 달리 인간 중심적 도시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 타슈켄트(New Tashkent)' 프로젝트는 보건의료, 에너지, 도시 인프라를 포괄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이며, 한국은 의료 스마트시티 구축과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도입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약 50억 달러 규모의 의료 스마트시티 투자와 현대로템의 고속철 사업은 산업과 기술 협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사례이다. 녹색 수소와 친환경 난방 시스템 도입은 탈탄소 도시 전환을 촉진하며, 이는 지속가능성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투르크메니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더욱 특화된 형태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아르카닥 스마트시티는 국제 전시회 수상을 통해 한국 기술의 상징적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으며, 폐쇄적인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스마트 빌리지' 모델을 통해서 농촌과 산악 지역에 적합한 기술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약 5억 달러 규모의 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한국 기술이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앙아시아를 향한 한국의 이러한 전략에는 여러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와의 경쟁으로, 비교적 저렴한 중국 기술이 이미 해당 지역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제도적 미비함도 스마트시티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데이터 관리,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규제 등 법·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스마트시티는 고립된 기술적 성과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관련 법제도 구축과 인력 양성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접근으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올해 9월에는 서울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모여 협력과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핵심 광물 공급망,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K-실크로드' 협력 모델을 강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가을은 한국이 새로운 모습의 중앙아시아를 맞이하고, 그들에게 기술·제도·가치가 결합한 한국형 모델에 기반한 미래 협력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비록 지정학적 경쟁과 제도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최근 한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협력 기반은 이미 구축되고 있으며, 이는 중앙아시아가 21세기 글로벌 경제에서 자율적인 위치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새로운 중앙아시아가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봉철

따뜻한 겨울의 역설…“벚꽃 빨리 피지만,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올해 서울의 벚꽃은 유난히 빨랐다. 지난달 29일 개화한 서울 벚꽃은 최근 30년 평균보다 열흘이나 앞당겨졌고, 관측 이래 다섯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평년에는 2주 가까이 벌어졌던 서울과 제주의 개화 시점도 올해는 단 하루로 좁혀졌다. 기후변화로 겨울과 봄 기온이 과거보다 상승한데다 봄에 접어들면서 기온이 빠르게 오른 때문이다. 봄이 빨라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뜻해질수록 꽃이 빨리 필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겨울이 충분히 춥지 않으면 벚꽃은 오히려 늦게 피거나 제대로 피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추위가 부족하면 꽃이 안 핀다" 이 같은 역설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논문이 최근 '국제 생물기상학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에 게재됐다. 일본 산림종합연구소 규슈 연구센터와 미국 보스턴대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는 일본 남부 가고시마와 중부 지역을 대상으로 도쿄 벚나무(소메이요시노)의 개화 과정을 비교·분석했다. 연구에서는 1965~2024년 사이 약 60년간의 장기 관측 자료와 최근 현장 조사 데이터를 결합했다. 그 결과, 겨울철 기온 상승이 벚꽃 개화에 단순히 '앞당김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개화 자체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벚꽃 개화는 두 단계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먼저 겨울 동안 충분한 추위를 겪어야 하는 저온 요구도(winter chilling requirement)가 필요하고, 이후 봄철 따뜻한 기온이 누적되는 가온량(heat requirement)이 쌓여야 꽃이 핀다. 꽃이 피려면 '일정량' 이상의 추위를 겪어야 하고, 그 이후에는 일정량 이상의 따뜻한 날씨를 겪어야 한다는 얘기다. 연구에 따르면 겨울 추위의 총량을 나타내는 누적 저온 단위(cCU)가 약 1500 이하로 떨어지면 개화 과정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특히 1000 이하로 낮아질 경우, 꽃눈 발달 자체가 크게 저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cCU 값을 계산하는 방법은, 5°C에서 1시간은 +1을, 10°C에서 1시간은 +0.5를, 18°C에서 1시간은 -0.5으로 계산해 누적하는 식이다. ◇“만개 없는 개화"…벚꽃 축제를 위협하다 가장 주목되는 현상은 이른바 '만개 없는 개화(flowering without full bloom)'다. 겨울이 따뜻해 저온 요구도가 충족되지 않으면 꽃이 한꺼번에 피지 않고 듬성듬성 개화하고, 개화 시기가 길게 늘어지면서 절정기에도 꽃의 밀도가 낮아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일본 남부 지역에서 이미 관찰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개화가 최대 수 주 이상 지연되거나 꽃눈이 아예 탈락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생태 변화가 아니라 문화와 경제의 문제로 이어진다. 일본의 벚꽃 축제(하나미)는 '짧은 기간 동안 일제히 만개하는 장관'을 전제로 하는데, 개화 동시성이 무너지면 축제 자체의 성립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본은 교토를 중심으로 1000년 이상 벚꽃 만개 시기를 기록해온 세계에서 가장 긴 생물계절학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장기 기록은 최근 수십 년간 개화 시기가 빠르게 앞당겨졌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남부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개화 지연과 불완전 개화—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기후 변화 초기에는 '앞당김', 이후에는 '붕괴'라는 두 단계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연구도 같은 방향 가리킨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 건국대 지리학과 최영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23년 학술지 '기후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16개 관측소 자료를 분석해, 벚꽃 개화 시기가 10년당 약 2.3일씩 앞당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특히 벚꽃 개화가 단순히 봄철 기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겨울 냉각량(저온 요구도)과 봄철 가온량이 결합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일본 연구와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한국 역시 같은 경로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이상돈 교수의 2020년 국제학술지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도 주목된다. 연구는 100년 가까운 관측 자료와 기후 시나리오를 결합해, 기후 변화가 식물의 생물계절 자체를 재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단순히 꽃이 피는 시기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개화 시기의 지역 간 차이 축소 △개화 동시성 붕괴 △계절 리듬의 구조적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미래 상황 달라질 듯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에서는 지역별로 상이한 미래가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서울을 포함한 중부 지역에서는 봄 기온 상승 효과로 개화가 빨라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제주도와 남해안은 상황이 다르다. 겨울 기온이 이미 높고 해양 영향으로 냉각량이 부족해지기 쉬운 지역이라는 점에서 일본 가고시마 등 남부 지역과 유사한 조건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더 진행될 경우 이들 지역에서는 벚꽃이 존재하더라도 '만개 경관'을 형성하지 못해 축제 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지적한다. 유엔환경계획(UNEP)는 지난 2022년 2월 '2022 프린티어 보고서'를 통해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 위협으로 세 가지를 지목했는데, 그 중 하나가 '깨지는 자연 생태계 리듬'이었다. UNEP는 “생물계절학적 변화는 단순히 꽃이 피는 시기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과 곤충, 수분 과정, 생태계 상호작용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벚나무 품종 교체로 해결이 될까 일본 연구팀은 저온 요구도가 낮은 벚나무 품종을 도입하는 등 적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 한 벚꽃 개화의 안정성도, 축제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일본에서 이미 시작된 변화가 제주도나 남해안 등 한국 남부에서도 나타난다면, '봄의 축제' 대명사인 벚꽃 축제는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리고 벚꽃 축제가 사라진 빈 자리는 기후 위기의 상징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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