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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집 살 땐 자금출처 밝힌다

국토교통부가 주택 거래 과정에서 제기된 내국인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이 주택을 살 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한층 강화한다. 국토부는 9일 외국인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택을 거래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서류 제출을 의무화하고, 체류자격 등 신고 항목을 확대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 시행령은 내년 2월 10일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토허제 구역에서 허가를 받아 주택을 취득한 외국인은 거래신고 시 자금조달계획서와 각종 증빙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내국인은 자금 출처를 세세하게 검증받는 반면 외국인에 대한 규정이 상대적으로 느슨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또, 시장교란행위 조사와 공평과세를 위한 세금 추징을 위해 자금조달계획서 기재 항목도 대폭 확대한다. 해외 차입금·예금 등 해외자금 조달 내역과 해당 금융기관명, 보증금 승계 여부, 사업목적 대출까지 모두 제출받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체류자격, 주소, 183일 이상 국내 거주 여부도 거래신고서에 포함된다. 무자격 임대업, 탈세 등 불법 행위를 조기 차단하고 위탁관리인 신고 적정성을 신속 확인하기 위한 조치이다. 국토부는 거래신고 의무 확대에 따라 부동산거래신고시스템(RTMS)과 전자계약시스템 개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개정안 시행 시점에 맞춰 인터넷 신고가 바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월 외국인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해 서울 전역과 성남·용인·수원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외국인 대상 토허제로 묶었다. 2년간 실거주가 가능할 때만 외국인 거래를 허용한다는 취지다. 이에 힘입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특히 비거주 외국인의 거래로 분류되는 위탁관리인 지정 거래는 전년 동기 56건에서 1건으로 줄어 98%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백화점·마트 입점 수수료 20% 넘어”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발표한 '2025년 오프라인 대규모 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점업체가 특약매입·임대을 거래 시 부담하는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백화점이 23.7%, 대형마트가 20.5%를 기록했다. 직매입 거래의 경우, 대규모유통업체의 평균 마진율은 백화점 23.9%, 대형마트 20.4%로 조사됐다.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입점 형태는 △직매입 △특약매입 △임대을 등 3가지다. 직매입은 매입 상품 중 판매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납품업자로부터 사들이는 방식으로 마진율을 떼는 구조다. 특약매입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매입한 상품 중 판매되지 아니한 상품을 반품할 수 있는 조건으로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 매입하고, 상품 판매 후 일정률이나 일정액의 판매수익을 공제한 상품판매대금을 납품업자에게 지급하는 형태의 거래를 의미한다. 임대을은 백화점‧대형마트의 매장을 임차인이 임차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판매 시 일정 판매수수료를 백화점‧대형마트에서 가져가고, 나머지 판매 금액을 입금 받는 형태의 거래다. 이번 조사에서 업체들의 입점 형태(복수 응답 허용)는 백화점은 특약매입(67.2%)이, 대형마트는 직매입(76.3%)이 가장 많았다. 백화점 판매 수수료율의 경우, 생활용품·잡화 및 의류 품목(22.9%)이 평균보다 높았다. 입점 업체들이 응답한 판매수수료율 최고치는 백화점은 신세계(38.0%)에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이마트·하나로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모두 25.0%로 최대가 동일했다. 직매입 거래 시 거래 업체의 평균 마진율이 가장 높은 백화점은 롯데백화점(24.5%)이 차지했다. 납품 중인 주거래 대형마트의 평균 마진율은 △롯데마트(22.0%) △이마트(21.2%) △홈플러스(20.0%) △하나로마트(18.7%) 순이었다. 백화점 입점사의 11.2%, 대형마트 입점 업체의 17.3%는 전년 대비 주거래 백화점·대형마트의 비용 부담 수준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비율은 백화점(0.2%)과 대형마트(1.2%) 모두 낮게 나타났다. 대형마트 입점 중소기업 10곳 중 4곳(37.5%)은 대형마트를 통한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대형마트 입점업체 29.5%는 온라인 유통 성장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매장 축소 및 온라인 판매 확대 등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입점업체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통 구조 변화 속에서도 대·중소기업이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올림푸스한국, 외과용 영상시스템  ‘비세라 에스’ 국내 출시

글로벌 의료기업 올림푸스한국(대표 타마이 타케시)은 이비인후과 진료 환경에 최적화된 차세대 외과용 영상시스템 '비세라 에스(VISERA S)'를 국내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비세라 에스는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등 외래 진료 환경에 최적화된 영상 프로세서이다. 이 시스템은 고해상도 영상 품질을 제공하여 병변 관찰의 정확도를 높이며, 올림푸스의 다양한 경성 및 연성 내시경과 호환되어 외래 진료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특히 이비인후과 영역의 후두, 음성 질환 및 비강 진단에 특화되어 있다. 비세라 에스는 기존 시스템 대비 향상된 해상도, 색 재현력, 피사계 심도를 제공한다. 또한 기본 백색광 영상 WLI(White Light Imaging)과 성대 진단에 유용한 스트로보스코피(후두미세진동검사법) 모드를 버튼 하나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 올림푸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NBI(Narrow Band Imaging) 기술을 활용해 병변의 특성에 따라 최적화된 방식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이번 신제품은 영상 프로세서와 광원, 스트로보스코피를 단일 장비에 통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처럼 후두미세진동검사를 위해 환자가 검사실로 이동할 필요 없이 진료실에서 바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어, 진료 편의와 효율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 영상만 저장할 수 있었던 이전 모델과 달리 고품질의 동영상 녹화까지 가능해져 검사 결과를 보다 포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효성그룹 첫 전문경영인 회장 나왔다···김규영 HS효성 회장 승진

효성그룹 60여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회장이 나왔다. HS효성은 9일 김규영 전 효성그룹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포함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송성진 트랜스월드 PU장과 양정규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 전무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누구든 역량을 갖추면 그룹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아니어도 가치를 극대화하는 준비된 리더가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며 “그것이 곧 가치경영"이라고 전했다. HS효성 측은 이번 인사가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가치경영을 이끌어 갈 인재 △실적주의에 따라 회사 성장에 기여한 인사 △다양성에 기초한 인재 발굴 및 육성이라는 발탁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규영 회장 선임은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가치경영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사로 평가된다.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김규영 회장은 1972년 효성그룹의 모태기업인 동양나이론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언양공장장, 안양공장장, 중국 총괄 사장, 효성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기술원장을 역임했다. 특히, 스판덱스 개발을 포함한 섬유기술 확립과 기술품질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부터 8년간은 효성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효성그룹에서 회장 직함을 단 인원은 총수 일가 3명 뿐이다. 창업주인 조홍제 초대회장이 1984년까지 재임했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까지 그룹을 이끌었다. 현재는 조현준 회장이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송성진 부사장은 현대 경영의 중요한 화두인 공급망 안정화와 물류사업을 도맡아 HS효성그룹의 도약에 기여하고 있다. 물류사업의 수장으로서 글로벌 사업과 해외 고객이 많은 HS효성의 가치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양정규 부사장은 HS효성의 주요 사업군 중 하나인 AI·DX 사업을 선도하며 다년간 실적을 올렸다. 이밖에 기획관리 부문에서 박창범 상무보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신규 여성 임원으로 승진한 정유조 상무보는 효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경영기획팀, ESG경영팀, 신사업팀 등을 거친 기획통이다. 김규영 회장의 발령일은 내년 4월1일이며, 승진 임원들 발령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효성그룹 임원 인사 명단은 아래와 같다. ▲㈜HS효성 △회장 김규영 △부사장 트랜스월드PU장 송성진 △상무보 지원본부 인사총무팀장 박창범 ▲HS효성첨단소재㈜ △전무 타이어보강재PU 섬유영업 담당 이태정 △상무 가흥 화섬법인 사장 겸 TC영업 총경리 겸 중국 SC영업 총경리 천병호 △베트남 관리본부 담당 손판규 △상무보 미래전략실 신사업1팀장 정유조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부사장 대표이사 양정규 △전무 HIS PU 전략기획본부장 양천봉 △HIS PU 금융본부장 이정걸 여헌우 기자 yes@ekn.kr

유경하 이화의료원장, 테디스 어워즈 2025 ‘희망과 감동상’ 수상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유경하 의료원장이 지난 3일 엘리에나호텔 강남에서 시어도어 루즈벨트 재단 한국지회 주최로 열린 '제1회 테디스 어워즈 2025(Teddy's award 2025)'에서 '희망과 감동상'을 수상했다. 이 시상식은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인류애와 나눔 철학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공익 행사이다. 재단은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이 환자 중심 의료를 실천하며, 여성·아동·고령층을 위한 의료 서비스 개선과 공공의료 강화에 앞장선 점을 기리고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화의료원은 이대여성암병원을 비롯해 이대비뇨기병원, 이대혈액암병원, 이대뇌혈관병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이대엄마아기병원 등 특성화 전문병원 운영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에 장애친화산부인과 운영과 장애인 전담인력·수어통역사 배치를 통해 장애인들의 의료기관 이용 편의성을 높였고, 이대서울병원에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케어하는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병원의 역할은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넘어 환경, 사회, 그리고 정부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해졌다"면서 “오늘 의미 있는 시상이 더 많은 병원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세계 최고 의료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지위가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아이의 발열, 병이 아닌 ‘신호’

영유아를 키우는 보호자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무엇일까? 아이가 밤중에 갑자기 아플 때 느끼는 막막함과 걱정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발열은 아이들이 겪는 가장 흔한 건강문제이자, 소아과 외래와 응급실을 찾는 빈번한 원인이다. 그러나 발열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부모들이 느끼는 '발열 공포(fever phobia)'다. 발열 공포는 아이의 발열을 정상적 면역반응이 아닌 중대한 질환 자체로 느끼는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는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발열 공포는 아이가 열이 날 때 정량 이상의 해열제를 준다거나 과도한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경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24시간 소아진료를 시작한 후 4개월(2025년 4월 1일~2025년 7월 31일)간 자정부터 아침 9시까지 심야와 이른 아침 시간대에 아이들이 어떤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하는지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 시간대 외래 환자의 91%가 발열, 호흡기, 위장관 증상을 보였고, 발열로 내원한 경우가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 중 77%는 경구약 처방으로 끝나지 않고 수액치료, 입원 등 적극적 처치를 필요로 했다. 즉 부모들이 밤새 아이의 열을 지켜보다가 결국 병원을 찾는 과정에는 발열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했고, 즉각적 처치가 필요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발열은 왜 생기는 걸까? 우리 몸에서 발열이 일어나는 과정은 생각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발열은 외부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면역체계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시상하부의 체온 설정점을 높이면서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아이의 체온이 40도에 이르면 많은 부모가 '너무 높은 것 아닌가'라며 불안해하지만, 대부분의 발열은 스스로 조절 범위 내에서 움직이며 회복된다. 시상하부의 설정점에 의해 조절되는 발열은 42도를 넘지 않기 때문에 뇌 손상 등을 우려할 필요는 거의 없다. 물론 42도 이상으로 체온이 상승한다면 이는 열사병과 같은 다른 질환을 시사하며, 이때는 즉각적인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니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아이들 발열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서 비롯된다. 병원체가 체내로 침입하면 면역반응이 활성화되고, 이를 돕기 위해 체온이 상승한다. 즉 발열은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병원체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가 발열 자체를 위험한 질환으로 오해한다. 특히 발열이 곧 경련, 뇌 손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포는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설명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발열 공포가 불필요한 의료 이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성 발열은 보통 3~5일 지속되는데, 부모들은 해열제를 복용시킨 뒤 열이 바로 떨어지지 않으면 병이 악화되는 것으로 오해한다. 이로 인해 해열제를 과다 투여하거나 교차 복용을 시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에게 열이 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의사의 진찰을 통해 감염 여부와 증상의 경중을 확인하고, 아이가 탈수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다수 발열은 적절히 관리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 문제는 발열 그 자체보다, 발열을 바라보는 부모의 인식과 불안이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 발열 공포를 낮추는 교육, 즉 아이의 발열은 자연스러운 면역 과정임을 이해하고, 해열제 사용의 기준과 가정 내 대처법, 병원에 와야 할 상황과 지켜봐도 되는 상황을 구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가 불안이 해소되면 아이 역시 덜 힘들고 안정된 환경에서 회복할 수 있다. *글=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LG전자 ‘가산 R&D 캠퍼스’ 설립 50주년…반세기 혁신 기반 AI홈 시대 연다

LG전자가 지난 1975년 설립한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종합 연구소 '가산 R&D 캠퍼스'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LG전자는 지난 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캠퍼스에서 '50년의 기술과 열정, 내일을 향한 약속'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열고, 지난 반세기 동안의 성과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향후 50년 혁신을 향한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고 9일 밝혔다. 행사에는 이현욱 LG전자 HS연구센터장(부사장), 오세기 ES연구소장(부사장)을 비롯해 김쌍수 전 부회장, 이영하 전 사장, 신문범 전 사장, 송대현 전 사장 등 역대 가전 사업본부장·연구소장과 산학 협력 중인 국내 주요 대학 교수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가산 R&D 캠퍼스는 1975년 12월 보다 체계적인 연구 거점 확보와 연구소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금성사 중앙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당시 국내 기업 대부분이 공장 내 소규모 연구조직을 운영하던 가운데 가전·컴퓨터 등 전 제품군의 신제품 개발, 품질 향상, 생산시스템 자동화를 전담한 국내 최초 민간 종합 연구소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단층 건물에 전기계측·제어·표준 실험시설을 갖춘 형태였으나, 2002년 압력·온도·소음 등 다양한 실험실을 갖춘 실험동 신축, 2007년 지상 20층·지하 5층 규모의 연구동 준공, 2013년 별관 추가 건립을 거쳐 현재 전체 연면적은 3.5만 평에 달한다. 개소 당시 수십 명이던 상주 인력도 1700여 명 규모로 확대되며 글로벌 기술 전문가를 배출하는 LG 가전 R&D의 핵심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가산 R&D 캠퍼스에서는 가전의 지평을 연 혁신 제품들이 잇달아 탄생했다. 1998년 세계 최초로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한 DD모터, 2001년 직선운동 기반의 냉장고용 리니어 컴프레서는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대폭 끌어올리며 LG 가전의 핵심 부품 경쟁력을 증명했다. 2016년 출시한 국내 최초 듀얼 인버터 에어컨은 에너지 효율을 최대 40% 개선하고 미국 '에디슨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했다. 또한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2011년) △세계 최초 분리세탁 '트윈워시'(2015년) △지속 업그레이드되는 'UP 가전'(2022년)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전제품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연구소는 초창기부터 국내 전자산업의 기술 발전을 주도해왔다. 1977년 전자식 금전등록기(POS) 국산화 성공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 전자식 한·영 타자기, 주문형 반도체(Custom IC) 독자 개발 등 굵직한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1981년 2만여 개 부품이 집적된 전자식 비디오테이프레코더(VTR)의 국산화는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가전 시장에서 한국 기술 경쟁력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이곳에서 개발된 LG 가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미국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전 브랜드' 조사에서 6년 연속 종합가전 브랜드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 'JD 파워'의 가전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최다 수상했으며, 북미·유럽 주요 소비자매체 평가에서 냉장고는 10개국 28개 부문, 세탁기는 6개국 9개 부문, 건조기는 4개국 5개 부문에서 최고 평점을 받았다. 현재 가산 R&D 캠퍼스에서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핵심 부품, 기능성 신소재, 플랫폼 등 미래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고속회전 모터·인버터 실험실, 미생물·위생 실험실, 선행플랫폼 실험실 등 전문 연구공간과 의류과학연구소·공기과학연구소·소재연구소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형태·용량의 HVAC 컴프레서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차세대 가전 플랫폼 개발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현욱 HS연구센터장(부사장)은 “지난 50년간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AI홈 시대를 주도하는 전략 거점이자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R&D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슈+] 올해 마지막 FOMC…美 금리 인하에도 시장 긴장하는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연준 내부의 분열이 심화하는 와중에 차기 연준 의장 교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어서다. ◇ 연준 이달 금리 내리지만…내부 분열 본격화 연준은 10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12월 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회의 결과는 11일 오전 4시에 공개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오전 4시 30분께 예정됐다. 시장에서는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미 기준금리가 이달 3.50~3.75%로 25bp 인하될 가능성이 87.3%로 반영되고 있다. 이럴 경우 연준은 3회 연속 금리를 내리게 되며, 한국(2.50%)과 미국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로 축소될 전망이다. 문제는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반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에 의뢰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 12명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60%는 2명의 반대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3명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낼 것으로 본 응답자도 3분의 1이나 됐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셀람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이달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리사 쿡 연준 이사, 마이클 바 연준 이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3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모두 금리 동결 쪽에 설 경우, 투표 결과가 6대 6으로 갈리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 사상 첫 '6대 6 동수 표결' 가능성 거론 미 포춘지에 따르면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CE) 역시 최근 보고서를 내고 12월 FOMC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수 표결이 나올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수전 콜린스, 오스턴 굴스비, 알베르토 무살렘, 제프리 슈미드는 12월 금리 인하에 회의적이거나 반대 입장을 냈다"며 “바 이사,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미셸 보먼 부의장과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E 또 “윌리엄스 총재와 파월 의장은 대체적으로 같은 견해를 보이며 쿡 이사는 파월 의장과 같은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럴 경우 6대 6 동률이라는 난장판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파월 의장이 캐스팅보트(결정표)를 행사할지도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직후 열린 7월 FOMC에서는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이 0.25%p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내면서 연준 내부의 균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마이런 이사가 25bp 금리 인하에 반대해 '빅 컷'(금리 0.5%p 인하)을 주장했고 10월에는 FOMC 위원 12명 중 10명이 금리 인하에 찬성했다. 연준은 전통적으로 FOMC 위원들 간 합의에 기반한 통화정책 운영을 중시해왔다. 일부 위원들이 소수 의견을 내더라도 FOMC 성명 문구나 연준 의장의 향후 금리 가이던스 조정 등을 조건으로 찬성표로 돌아서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대 의견이 3명 이상 나온 것은 1992년이 마지막이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기여해 왔지만 이 같은 모습이 이제 끝나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달 FOMC 회의에서 3명이 반대하면 최근 4차례 회의에서 나온 반대표는 총 8표가 된다. 이는 그 이전 47차례 회의에서 나온 반대표의 총합과 같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불확실한 연준 통화정책…12월 점도표 주목 이러한 내부 균열은 향후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12월 FOMC 회의에 공개될 점도표(위원별 금리전망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 9월 점도표에서는 2026년 1회, 2027년 1회 수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고됐지만 시장에서는 내년말까지 2~3회의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연준 내부에서 견해차가 뚜렷해지는 배경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이 서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 고용은 전달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3년 3월(5만3000명 감소)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며 시장 예상치(4만명 증가)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반면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3월(2.9%)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존 스태퍼드는 “시장은 해싯을 연준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트럼프의 꼭두각시로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며 파월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해싯 위원장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피력했다. 해싯 위원장은 파월 의장에 비해 연준 내부를 결속하는 힘이 약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LH메이어의 데렉 탕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내부의 정치적 역항은 분명 쉽지 않지만 이를 하나로 유지시킬 수 있는 인물은 파월 의장 뿐"이라며 “그는 동료들로부터 막대한 신뢰를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 협력 의지 기회로 바꾸는 촉매”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100년 동행'을 다음세대까지 이어가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한화생명은 김 사장이 8일(현지시각) 아부다비 금융주간(ADFW)에서 열린 '글로벌 마켓 서밋'의 개회사를 맡았다고 9일 밝혔다. 글로벌 마켓 서밋은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고, 향후 자본 네트워크의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다. 김 사장은 “한국과 UAE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신뢰 기반의 장기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1980년 수교 이후 협력의 지평도 넓혀왔다고 발언했다. 특히 “양국의 지속가능한 금융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금융은 협력의 의지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촉매이며, 산업과 혁신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협력이 △실물자산 공동투자 △공급망 금융 △국경간 결제 인프라 고도화 △디지털 자산 플랫폼 구축을 비롯한 금융 분야를 중시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UAE는 중동을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왕세자 후원 아래 ADFW를 열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ADFW는 '자본 네트워크의 재구축'을 주제로 전통 금융와 디지털 금융이 결합하는 새로운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온체인 금융과 실물 기반 디지털 자산 구조화 등 차세대 금융 인프라 전환도 핵심 의제로 다뤄지며,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이 프리미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김 사장은 “아부다비와 한국이 함께 만들어 갈 여정이 미래 금융의 글로벌 기준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아부다비와의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공주 마곡사, 세계유산 활용 ‘전국 우수사례’…스토리 기반 프로그램 돋보였다

공주=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마곡사가 '세계유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의 모범 답안으로 꼽혔다.공주시는 마곡사를 중심으로 올해 운영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국가유산청의 '2025년 세계유산 활용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선정 결과는 최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유산 홍보·활용사업 통합 모니터링 성과공유회'에서 공주 마곡사와 수원화성 태평성대가 공동으로 활용 우수사례로 발표되면서 확인됐다. 성과공유회는 국가유산청 주관으로 전국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유산 활용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주시는 올해 마곡사를 기반으로 운영한 다양한 체험·홍보 프로그램과 지역 관광자원과의 연계 성과를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발표 내용에는 ▲세계유산 가치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체험형 프로그램 ▲마곡사 고유의 상징성을 살린 스토리텔링 홍보물 제작 ▲지역 관광 동선과 연계한 방문객 유입 확대 전략 ▲지역 공동체 참여 기반 구축 등이 포함됐다. 시는 또한 마곡사가 '산지 승원'의 역사성과 전통을 온전히 보여주는 핵심 유산임을 소개하며, 보존과 활용이 공존할 때 지역문화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활용사업은 세계유산을 재미와 의미가 결합된 관광 콘텐츠로 풀어내, 방문객들이 마곡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체험하도록 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미래세대의 문화유산 인식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로 꼽혔다. 최원철 시장은 “우수사례 발표를 계기로 다른 지자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2026년 세계유산 활용사업에서도 발전된 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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