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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전력 공급원의 세대교체

지난 6월 유럽을 강타한 폭염은 단순한 '더운 여름'이 아니었다. WHO와 주요 언론에 따르면 6월 22~28일 27개국에서 열사병 등 온열질환과 관련된 초과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독일 5,753명, 프랑스 2,025명, 영국은 5~6월 두 달간 2,700명, 스페인은 6월 한 달에만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독일은 41.7℃, 폴란드는 40.5℃까지 치솟으며 6월 기록을 갈아치웠고, 학교 폐쇄와 철도 운행 중단, 도로 파손, 산불, 원전 가동 제한까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노인과 어린이, 야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특히 컸다. 유럽은 이미 지구 평균의 두 배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고,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폭염이 이제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폭염 속에서 태양광이 유럽 전력 시스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mber에 따르면 올해(2026년) 6월 EU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은 25.0%(52.2TWh)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단일 발전원 1위에 올랐다. 원자력(21%), 가스(15%), 풍력(14%), 수력(12%), 석탄(8%)을 모두 앞선 결과다. 룩셈부르크(58.3%), 독일(35.5%), 스페인(34.3%) 등 14개국은 6월 한 달간 태양광 비중이 30%를 넘었고,, 덴마크·프랑스·독일·그리스 등은 태양광 발전량 월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독일·스페인·네덜란드·헝가리 등 13개국에서는 태양광이 이미 최대 발전원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단순한 월간 통계가 아니라 EU 에너지 전환의 역사적 전환점을 상징하는 사례다. Energy Institute(EI)의 최근 보고서도 같은 흐름을 확인해 준다. 기록적인 전력 수요 증가와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의 눈부신 성장, 그리고 지역별로 극명하게 엇갈리는 발전 경로가 잘 드러난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전 세계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에 대한 압박도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효율성 향상, 전력화, 그리고 재생에너지 기술 투자 가속화가 전 세계적으로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2025년 태양광 발전량은 2,811TWh로 2024년 2,167TWh보다 644TWh 늘어,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의 75.2%를 태양광 홀로 감당했다. 2024년의 35.6%에서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발전설비 용량 측면에서는 더 극적이다. 2025년 태양광은 2,391GW를 기록하며 오랜 기간 세계 1위를 지켜온 석탄(2,242GW)과 가스(2,088GW)를 제치고 사상 처음 전 세계 최대 발전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태양광은 2019년 신규 설치 발전원 1위에 오른 이후 2025년까지 그 자리를 놓치지 않았으며, 2025년 한 해에만 511GW가 새로 추가되어 다른 모든 발전원을 합친 신규 설치량의 두 배에 달했다. 2025년 기준 독일·일본·스페인·호주 등 24개국에서 태양광이 발전 용량 기준 1위 전력 공급원이 됐다. 주목할 점은 이 흐름의 무게중심이 이제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정부 지원 없이 기업과 일반 가정의 옥상 태양광만으로 '조용한 태양광 혁명'을 일으킨 대표 사례가 파키스탄이었다면, 2026년에는 필리핀이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여전히 태양광 혁명이 진행 중이며, 2026년 1분기 태양광 발전 비중이 32.3%로, 전년 동기 25.6%에서 크게 뛰어올라 태양광이 최대 발전원인 아시아 국가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 전력난으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필리핀은 올해 5월까지 4.7GW 규모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수입했다. 중계무역 국가인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계 1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입 규모로, 같은 기간 파키스탄(4.6GW), 태국(2.9GW)은 물론 일본(2.5GW)과 한국(2.1GW)보다 많았다. 이처럼 세계가 태양광을 중심으로 전력 공급원의 세대교체를 빠르게 이행하는 사이, 한국의 상황은 초라하기만 하다. 태양광 발전량은 2024년 37.4TWh에서 2025년 37.9TWh로 늘었을 뿐이다. 증가율로는 고작 1.37%로, EU를 포함한 82개국 가운데 72위에 불과하며, 세계 평균 증가율 30.08%의 약 1/22 수준이다. 특히 2025년 태양광과 풍력을 합친 발전 비중은 6.6%에 불과해 아시아 평균(17.5%)의 약 1/3 수준이며, 심지어 아프리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5년 기준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2.9%에 달해 매년 약 200조 원의 에너지를 해외에서 사들이면서도, 정작 잉여 재생에너지는 계통 제약으로 버려지는 모순을 겪고 있다.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최하위라는 불명예와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태양광이 여러 국가에서 이미 단일 발전원 1위로 올라선 지금, 태양광은 더 이상 보조 에너지가 아니라 전력 공급원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핵심 에너지원이 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유럽이 폭염 속에서 증명했듯, 아시아 신흥국들이 시장의 힘으로 이미 증명하고 있듯, 우리도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로의 전력 공급원 세대교체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다.

“10년 회장 막겠다더니”...말만 무성한 금융지배구조 개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혁이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지난달 공개를 목표로 했던 개선안이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을 둘러싼 국회와 금융권의 이견도 이어지면서 연내 입법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발표를 추진했던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의 공개 일정을 연기하고 후속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8대 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행사도 취소됐다. 당국은 올해 초부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두고 “소수가 회장과 은행장을 돌아가며 10년, 20년씩 해먹는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한 이후 금융위는 올해 1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개선안은 지난 3월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 방침이 정해지면서 일정이 한 차례 미뤄졌고 이후에도 발표 시점이 수차례 변경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4월과 7월 초를 예상 시점으로 언급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발표를 재추진했으나 결국 다시 연기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제한 규정이 없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정관을 통해 만 70세 안팎의 연령 제한만 두고 있을 뿐이다. 금융당국은 초임 3년에 한 차례 연임만 허용해 총 재임 기간을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세 번째 임기를 법으로 금지하는 내용이다. 장기 연임 과정에서 회장이 우호적인 이사진을 구축하고 다시 연임을 지원받는 '이사회 참호 구축'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개선안에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독립이사 중심으로 구성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독립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성과보수 체계 개선도 주요 과제다.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와 임원 보수 수준을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는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 도입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가장 핵심인 '3연임 제한'의 입법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국회에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민간 금융회사 CEO의 임기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경영 자율성과 주주의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여당 내부에서도 법리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관련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관행이 강해 쟁점 법안이 단독 처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역시 성과가 검증된 CEO까지 일률적으로 임기를 제한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한다. 회장 선임은 이사회와 주주가 결정해야 할 사안인데 법으로 연임 자체를 막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다. 실제 당국 내부에서도 발표 시점과 추진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 개정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을 고려해 자율규범이나 모범규준 중심으로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그동안의 제도 개선에도 이사회 참호 구축과 CEO 장기 연임 측면에서 미흡한 사항이 확인됐다"며 “이사회 참호 구축 원천 차단과 CEO 연임 절차 개선 등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고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현재 개편안을 대통령실과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상태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최종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발표 연기가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말 발표를 전제로 추진됐던 8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까지 취소되면서 금융지주들은 연말 인사와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를 불확실성 속에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선안 발표가 계속 미뤄지면서 금융지주들의 경영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회장 3연임 금지안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만큼 법안이 수정되거나 자율규범 중심으로 보완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오세훈 “세금만으론 집값 못 잡아”…정부와 공급 해법 놓고 평행선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선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금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의 핵심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정부와의 정책 기조 차이가 다시 한번 부각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거불안, 세제로 잡을 수 있나?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최근 정부 대책을 바라보는 시장에서는 안정에 대한 기대보다 오히려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제 개편안은 집값은 잡지 못하면서 전월세 부담만 높일 수 있다"며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은 세금 부담 때문에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을 원치 않는 시점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가 정부 대책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짚고 보완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 앞서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정부의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동은 주택 담당 실무자 없이 두 사람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정책실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설명하며 서울시의 협조를 요청했고, 준공업지역을 활용한 공급 확대 방안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가 올해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4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점을 설명하며, 추가 공급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산업시설 의무 확보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준공업지역 정비사업은 공장 비율 등에 따라 산업시설을 최대 50%까지 확보해야 해 사업성이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해당 기준을 완화하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추가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협조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미 추가 해제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린벨트보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도심 공급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25억~35억원대 주택시장과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전달하며 공급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계획에 대해서도 용산구 등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3일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등을 담은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으며,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회의에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금융·재정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세제 강화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려는 정부와 재건축·재개발 중심의 공급 확대를 우선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시각 차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경륜] 강급자 웃고 승급자 운다, ‘옛말’… 성공 열쇠는?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륜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등급을 조정한다. 약 6개월간 성적을 기준으로 특선-우수-선발급 승강급이 이뤄지는데, 지난달 등급 조정에선 등록 선수 563명 중 156명의 등급이 바뀌었다. 등급 조정은 선수에게 새로운 도전이지만, 경주를 분석하는 팬에게도 주요 변수다. 기존 전력 구도가 달라지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경주를 읽어야 한다. 경륜에는 오래전부터 '강급자는 웃고 승급자는 운다'라는 말이 있다. 상위 등급에서 내려온 강급자는 상대적으로 전력 우위를 점하기 쉬우나 승급자는 한층 강한 경쟁자와 맞붙으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통념을 깨는 사례가 적잖다. 승급 직후부터 입상권에 안착하거나, 선발급에서 특선급까지 단기간에 수직으로 상승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특히 초반 인지도가 낮은 승급자 선전은 이변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아 경주 추리에서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그렇다면 강자가 즐비한 상위 등급에서 빠르게 살아남는 승급자 공통점은 무엇일까? ◆ 잠재력 다 드러나지 않은 신인=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유형은 신인 선수다. 30기 대표 주자인 박제원(S1, 충남 개인)과 문신준서(S2, 김포), 윤명호(S1, 진주)는 데뷔 직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박제원과 문신준서는 특선급 데뷔전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제원은 지난달 10일 특선 14경주에서 선행으로 정상에 올랐고, 문신준서는 3일 특선 15경주에서 반 바퀴 젖히기로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전술이 더욱 정교해진 최근 경륜 흐름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 있는 성과다. 우수급에서도 신인 돌풍은 이어졌다. 강석호, 이승원(이상 A1, 동서울), 신광호(A3, 청주) 등이 수 차례 입상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인은 일반적으로 기량이 완전히 만개하기까지 약 3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이 승급 이후에도 기대 이상 성적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 경기 주도권 쥐는 공격형 선수= 승급 선수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자리싸움이다. 인지도가 낮아 초반부터 견제받는 경우가 많지만 꾸준한 선행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는 비교적 쉽게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선행을 통해 경험과 신뢰를 쌓으면 이후에는 마크, 젖히기 등 다양한 전술까지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이번 등급 조정에서 특선급에 승급한 최정환(28기, S2, 세종)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정환은 특선급 4경기에서 2위 한 차례와 3위 두 차례를 기록했다. 세 번은 선행 승부를 펼쳤고, 한 차례는 강자들을 밀어낸 뒤 내선 마크에 성공하며 정해민(22기, S1, 수성)과 동반 입상하는 이변도 연출했다. 과감한 선행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이 빠른 적응의 원동력이 됐다. ◆ 뛰어난 조종술과 몸싸움 능력= 선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경쟁력이 없는 건 아니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뛰어난 자전거 조종술, 치열한 몸싸움을 이겨내는 배짱을 갖춘 기술형 선수도 상위 등급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한다. 현재 특선급에서 이재림(25기, S1, 신사), 이태호(20기, S1, 신사), 최종근(20기, S2, 미원), 정재완(18기, S2, 서울 한남), 박건이(28기, S2, 창원 상남) 등이 대표적인 기술형 선수로 꼽힌다. 이들은 강자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기보다 빈틈을 파고드는 위치 선정과 마크 능력을 극대화하며 승부를 만들어 낸다. 특히 막판 결정력까지 갖추면서 꾸준히 입상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 이재림은 최근 왕중왕전에서 특유의 마크 전술을 앞세워 임채빈(25기, SS, 수성)을 제치고 정종진(20기, SS, 김포)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대상경주 입상이란 성과를 거뒀다. ◆ 연대 세력도 주요 무기= 경륜은 개인 기량뿐 아니라 연대 세력 영향력이 큰 종목이다. 소속팀에 특선급 강자가 많거나 아마추어 시절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선수가 많은 경우 승급 후에도 비교적 빠르게 상위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김포팀의 박건수(29기, S2)와 수성팀의 김옥철(27기, S1), 손경수(27기, S2), 석혜윤, 손제용(이상 28기, S1) 등은 개인 기량은 물론 탄탄한 팀 전력과 인맥을 바탕으로 특선급 데뷔 초반부터 자신이 원하는 전술을 안정적으로 펼쳤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6일 “상위 등급에서 살아남는 승급자는 대부분 자신만의 뚜렷한 강점이 있다. 신인의 성장 가능성과 공격 성향, 기술적인 능력, 연대 세력의 경쟁력 등 승급자 유형을 파악해 보는 것이 추리 정확도를 높이는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8주 넘는 치료는 전문심사”...1조 ‘車보험 적자’ 해법 될까

자동차사고 경상환자의 과잉치료를 둘러싼 논란이 완화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음달 10일 이후 상해등급 12~14등급 환자가 8주 이상 치료 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자배원)의 전문 의료인 검토를 거치는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손해보험업계는 불필요한 보험금 지출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료 상방 압력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일명 '8주룰'로 불리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환자가 진단서를 비롯한 서류를 제출하면 보험사와 자동차공제조합이 자배원에 검토를 서류를 요청하고, 자배원이 결과를 환자·보험사·공제조합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일부 나이롱환자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보험금 누수를 막는 차원에서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경미하거나 직접적인 충돌이 없었음에도 수백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블랙컨슈머' 문제를 지적했다. 8주룰이 환자의 치료권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은 일축했다. 진단서를 비롯한 서류 발급 비용, 검토가 진행되는 기간 발생하는 치료비를 보험사와 자동차 공제조합이 부담한다는 이유다.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하는 검토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전체 경상환자의 90%가 8주, 양반 진료 환자의 86.3%가 4주 이내에 치료를 마쳤다는 데이터도 '찬성측'에 힘을 싣는다. 국토부는 분기 마다 검토 결과 분석을 토대로 검토 대상과 심사 기준도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검토 결과에 이의가 있는 환자는 정부위원회에 전문 의료인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손보사들은 숙원 사업 중 하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2019년 약 155만4000명이었던 경상환자가 2024년 148만8000명 4.4% 줄었으나, 치료비는 오히려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는 한방병원을 원인으로 지목해 왔다. 지난달초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은 자생한방병원이 수백억원 규모의 보험금을 부당수령했다며 고소했다. 자생한방병원 측은 수사기관의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는 중으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억원대 보험사기 혐의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계는 한방진료가 손해율 향상의 밑거름이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자보에서 지급된 한방 진료비는 1조6972억원으로 전체의 60.4%에 달했다. 특히 8주 이상 치료받은 경상환자의 87.8%가 한방 치료를 받았다. 8주룰 도입과 관련해 한의학계의 반발이 컸던 것도 이같은 수치와 무관치 않다. 8주룰 시행이 당초 예상 보다 8개월 가량 늦어진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상반기 손보사들의 자보 손익은 -1890억원으로 6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7080억원을 넘어 1조2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올 1~6월 이들 4사의 손해율이 84.5%로 고유가 등 교통량을 제약하는 요인이 있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p) 높아진 탓이다. 자보 손해율이 1%p 상승하면 손보업계가 입는 부담은 연간 2000억원 가까이 불어난다. 그러나 8주룰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우선 한의학계는 환자의 치료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경상환자 분류 기준, 환자 치료권 등을 문제 삼으며 국토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실효성 의문도 여전하다. 우선 전체 진료비가 아닌 기간을 타겟으로 잡은 까닭에 8주 이내에 치료를 많이 받는 우회로가 악용될 수 있다. 올해 실적에 영향을 끼치기도 어렵다. 제도 시행 이후 연말까지 4개월 분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풍선효과가 정책효과를 약하게 만든다는 점도 언급된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편입되고 가격이 통제되자 체외충격파 등 다른 비급여 진료로 '택갈이'하는 실손의료보험 시장의 행태가 자보에서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자보에서도 과거 경상환자 기준을 변경한 뒤 11급에 해당하는 뇌진탕 관련 청구가 급증한 바 있다. 디스크를 비롯한 질환을 '세트메뉴'로 구성하면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발걸음이지만, 8주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지속돼야 한다"며 “향후치료비(장래 치료비를 미리 지급하는 형태) 문제에 대한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방미통위, 가짜뉴스 전담 ‘정보무결성정책과’ 신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허위조작정보 대응 기능을 전담하는 '정보무결성정책과'를 신설했다. 기존 허위조작정보정책팀을 정식 과 단위 조직으로 격상한 것으로, 허위조작정보 대응 정책과 관련 제도 운영 업무를 이어받는다. 6일 방미통위에 따르면, 정보무결성정책과는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 산하 허위조작정보정책팀을 과 단위 조직으로 개편해 출범했다. 그동안 정원 외 팀으로 운영되던 조직을 정식 직제로 전환한 것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기존 허위조작정보정책팀이 과로 승격된 것"이라며 “기존 팀의 업무를 정보무결성정책과가 그대로 승계한다"고 밝혔다. 정보무결성정책과는 허위조작정보 대응 정책 수립과 제도 운영을 맡는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지정·관리와 조사·감독, 과징금·과태료 부과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아울러 방미통위가 추진 중인 정보통신서비스투명성센터 운영 업무도 담당할 예정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예산이 확보되면 정보무결성정책과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서비스투명성센터는 허위조작정보 대응 기반 마련을 위해 사실확인(팩트체크) 단체 지원, 데이터베이스(DB) 구축·운영, 연구·교육, 국제협력 등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보무결성정책과 정원은 7명이며 현재 과장 자리는 공석이다. 후임 과장 인선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을 지난달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하고 있지만, 방미통위는 이에 선을 그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특정 법 시행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방미통위 전체 직제·조직 개편의 일환"이라며 “방미통위 전체 조직 개편 가운데 하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방미통위는 이번 직제 개편에서 기존 부가통신조사지원팀도 정식 직제인 부가통신시장조사과로 승격했다. 해당 조직은 플랫폼 사업자의 금지행위 조사와 시정조치,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 조사, 이용약관 분석, 시장 모니터링 등을 담당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LS일렉트릭, 차세대 ESS용 전력인버터 양산 본격화

LS 일렉트릭이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용되는 전력인버터(PCS) 'G2'의 양산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직류(DC)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 속도를 올렸다. LS일렉트릭은 지난 5일 충남 천안사업장 DC팩토리에서 구자균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ESS용 PCS G2 초도 출하식'을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구 회장은 천안 DC팩토리를 찾아 G2 전용 생산라인의 생산 계획과 품질 관리 현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구 회장은 현장 임직원들에게 “본격화되는 DC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천안 DC팩토리'는 LS일렉트릭의 DC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기술 경쟁력을 증명하는 핵심 전초기지"라며 “무결점 품질 기반의 완벽한 제품 생산을 통해 DC 시대의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하고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초도 출하된 G2는 LS일렉트릭의 글로벌 향(向) 제품으로, LS일렉트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PCS 설계 기술을 토대로 개발됐다. 운영 효율성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함으로써 '배터리 일체형 ESS'의 핵심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수냉식 냉각 기술을 적용해 기존 공랭식 대비 발열 제어 성능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제품 설치 면적을 줄인 컴팩트한 구조를 갖춰 제한된 공간 내에서도 최적의 전력 운용 환경을 제공한다. G2의 제조 거점인 '천안 DC팩토리'는 세계 최초 100% DC 배전 공장이다. LS일렉트릭 DC팩토리는 반도체 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ESS 등 LS일렉트릭의 직류 전용 핵심 기기가 대거 적용됐다. DC 배전은 교류(AC) 전력을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LS일렉트릭은 DC팩토리 전체 에너지 효율을 10% 이상 끌어올리며 직류 배전의 실질적인 전력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글로벌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대 규모로 꼽히는 미국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와 인프라 투자로 오는 2030년 60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중국산 전력기기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술 신뢰성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게 시장 확대 기회가 열리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세계 최초 DC 배전 공장에서 직류 기술의 핵심인 ESS 솔루션을 제조하고 해외 시장에 수출한다는 자체만으로도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직류 산업 톱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확대와 직류 패러다임 전환으로 맞은 메가 사이클 한가운데서 검증된 기술 신뢰성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레버리지 ETF보다 더 위험하다”…‘월가 황제’가 지목한 시장의 뇌관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레버리지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확산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레버리지 ETF 자체의 규모는 매우 작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프라임브로커 레버리지와 헤지펀드 레버리지, ETF 레버리지, 국채 차익거래 레버리지 등을 모두 포함한 시장 전체의 레버리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을 흔들 만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자들도 쉽게 동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는 또 레버리지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관련주에 투자했다가 무너진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사례에 대해서 “시장은 이번 사태를 잘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말하는 레버리지, 즉 마진 부채(margin debt)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며 “공개된 레버리지도 있고 숨겨진 레버리지도 있다. 우린 그런 레버리지를 많이 보고 있으며 그 수준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레버리지가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거나 재앙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가장 위험한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시장에서 실제 손실이 현실화되는 경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은 레버리지 자체가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에서 막대한 손실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청산기관과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게 되고 앞으로 그런 움직임이 조금 더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AI 종목들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손실이 잇따르자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헤지펀드를 상대로 증거금 추가 납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도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대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할 위기에 몰렸지만 주식 포지션 대부분을 시타델에 넘겼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000억달러 수출 처음 찍었다”...경상수지 70조 흑자도 새 역사

반도체가 한국의 대외수지를 다시 한번 끌어올렸다.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이미 정부 연간 전망치의 4분의 3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음에도 상품수지 호조가 이를 압도하며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약 70조8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달(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 1∼6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억7000만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2500억달러)의 76% 이상을 상반기에 달성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이번 기록은 무엇보다 상품수지가 이끌었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478억9000만달러로 종전 최고였던 5월(378억6000만달러)을 크게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4.5% 늘었다. 월간 상품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가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기계류와 정밀기기, 승용차도 증가세로 돌아서며 전체 수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통관 기준 품목별 증가율은 컴퓨터 주변기기(SSD) 282.7%, 반도체 196.9%, 무선통신기기 60.6% 순으로 높았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05.7%), 중국(92.0%), 미국(78.6%), 중남미(36.1%), 유럽연합(EU·31.8%), 일본(15.8%)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한 반면 중동은 8.5% 감소했다. 수입도 64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8.6% 늘었다. 자본재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심으로 35.3% 증가했고, 원자재는 원유와 석탄,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30.5% 확대됐다. 소비재 수입 역시 16.4%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여행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외국인 입국이 늘고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해외 출국 수요가 줄면서 여행수지 흑자 규모는 2008년 10월 이후 두 번째로 컸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최근 외국인 입국자 수가 굉장히 증가해 월별로 200만명 내외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입국해 소비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316억1000만달러 감소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겹치면서 역대 최대 순매도를 나타낸 영향이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가 263억2000만달러 줄어든 반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는 35억6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67억1000만달러 늘어 종전 최대였던 지난 3월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다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관련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 도래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증가 폭은 전달보다 다소 축소됐다. 향후 흐름도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국장은 거액의 배당 지급이 있었던 4월을 제외하면 2월 이후 경상수지가 매달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7월 통관 무역수지가 6월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됐다"며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동월 기준 최대 흑자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성곤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상반기 경상수지 규모의 국제 비교는 아직 이르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쿠팡이 결제까지 장악하면”…‘로켓페이’ 진입 바라보는 핀테크社

쿠팡이 간편결제 서비스 '로켓페이'의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이 빅테크와 커머스 공룡 간의 고객 쟁탈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를 영위하던 핀테크사들은 시장의 확대를 예상하면서도 고객 접점과 마케팅 비용, 가맹점 확보 전략 등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올 하반기 중 결제서비스 '로켓페이'를 출시할 방침이다. 로켓페이는 현재 시중에 제공되는 간편결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은행 계좌, 신용·체크카드, 충전금 등 결제 수단을 연동해 쿠팡 외 각종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한 서비스다. 기존 쿠팡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로 국한됐던 쿠팡페이의 사용처를 전국 온·오프라인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가입자 수천만명을 보유한 쿠팡이 로켓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단순히 간편결제 채널이 한 곳 더 늘어나는 수준이 아닌 쿠팡의 강력한 커머스 트래픽이 결제시장으로 들어와 고객 기반을 흔드는 개념으로 보는 분위기다. 기존 세 곳 핀테크 경쟁의 궁극적인 목표 또한 '결제 빈도'자체가 아닌 결제를 매개로 확보한 '고객 소비 데이터'와 '플랫폼 접점 확대'이기 때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이 기존 쇼핑과 배달음식, OTT 콘텐츠 영역에 국한됐던 고객 접점을 쿠팡 플랫폼 밖으로 연결시키기 시작하면서 고객 락인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마다 로켓페이의 진입에 나타내는 반응은 온도차가 있다. 카카오페이는 국민메신저 기반의 생활금융이 접점인 만큼 쿠팡의 시장 진입에 의해 당장 고객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쿠팡의 행보를 자사 서비스의 위협 관점이 아닌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회의 관점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4일 IR에서 카카오페이는 관련 질문에 대해 “간편결제 시장이 더 커질듯하다"며 “소비자에게 인지 강화와 경험, 편의성 체감을 제공해 시장 자체의 볼륨이 커지고 시장 저변 확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시장 내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로 꼽힌다. 네이버페이는 검색·쇼핑·예약·콘텐츠 등 네이버 생태계를 결제와 연결하는 구조인데, 쿠팡 역시 쇼핑 등 플랫폼 중심 생태계를 결제를 통해 외부로 확장하려 한다는 점에서 경쟁구도가 가장 선명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네이버와 쿠팡이 서로의 핵심 진영인 '결제'와 '물류' 사업을 직접 겨냥해 맞불을 놓은 양상을 보이면서 경쟁의 격화가 예상되고 있다. 쿠팡이 네이버페이의 핵심 기반인 간편결제 시장을 겨냥한데 이어 네이버는 최근 '자체 물류 인프라 확대' 카드로 배송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CJ대한통운 등 외부 업체와의 제휴(NFA)에 의존했던 배송 전략을 수정해 직영 물류센터 건립 및 매입 등 자체 물류망 구축을 준비하는 것이다. 쿠팡으로 이탈할 수 있는 소상공인과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방어하는 전략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결제 영역으로 들어오고, 커머스 기반 쇼핑 매출이 강력한 네이버페이는 직접 배송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을 볼 때 업권 내 가장 강한 대립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의 경우 네이버·카카오와 달리 결제 자체보다 계좌로 연결해 카드와 대출, 증권 등으로 이어지는 슈퍼앱 구조를 지니고 있어 당장 결제시장에서의 여파로 인해 플랫폼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다. 한편 쿠팡 또한 외부 가맹점에서 로켓페이를 사용할 유인책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과제가 적지 않다. 기존 사용처와 결제 영역별로 각 핀테크사가 세워 둔 입지가 견고한만큼 쿠팡 고객이 그대로 로켓페이 활성 이용자로 연동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관계자는 “쿠팡이 결제시장에서 기존 핀테크와 경쟁하기보다 기존 핀테크가 구축해 온 고객 접점에 유통 플랫폼이 침투하는 모양새"라며 “쿠팡의 6월 MAU가 3500만명, 카드 결제액이 5조원에 이를 정도로 고객 기반이 단단하기에 각 회사별로 촘촘한 시장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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