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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이재명 부동산 실정 심판” vs 정원오 “부동산 실정 서울시 잘못”

6·3 서울시장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첫날부터 부동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면 충돌했다.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겨냥한 '심판론'을 제기한 반면, 정 후보는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와 청년안심주택 전세사기 문제를 부각하며 '오세훈 시정 책임론'을 내세웠다. 집값과 전월세 문제, 재건축·재개발, 시민 안전 문제가 선거 초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이날 강북구 삼양사거리 출정식을 시작으로 성북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등을 돌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어린 시절을 보낸 강북구 삼양동에서 첫 출정식을 연 그는 “이번 선거는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서울 전역에서 매매가와 전세, 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정부가 실거주만 강조하면서 대출을 제한하고 세금을 중과하는 정책을 반복한 결과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폭등했다"며 “무주택자는 전세 물건을 구하지 못해 고통받고, 집을 가진 시민도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 때문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시민들의 절규가 청와대에 닿지 않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부동산 정책 방향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북구와 서대문구 유세에서도 메시지는 같았다. 그는 “집이 있어도 고민이고 없어도 고민인 상황이 됐다"며 “만약 서울시까지 민주당이 가져가면 이재명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를 향해서는 “대통령 정책을 비판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후보"라고 비판하며 “서울시장 정도라면 자신의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오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성과를 자신의 핵심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강북구 유세에서 “박원순 시절 해제된 정비사업 구역을 다시 살려냈고 강북구에서만 35곳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아타운과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공급을 늘려온 것이 서울 주택시장 안정의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본질과 무관한 이슈를 부각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문제를 발견한 즉시 원칙대로 조치했고 이미 충분히 설명이 끝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 후보에게 해당 문제만 놓고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 선대위도 이날 별도 논평을 내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대출 규제, 양도세 중과 강화 등 정부의 규제 중심 정책이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며 “서울 시민들은 지금 '부동산 지옥'을 체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실패를 외면한 채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 후보는 성동구 왕십리역 출정식에서부터 '서울시 실력교체'를 전면에 내걸었다. 성동구청장 3선을 지낸 그는 “성동구에서 검증된 행정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오세훈 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출정식 직후 청년안심주택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났다. 피해자들은 “서울시를 믿고 입주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했고, 정 후보는 “서울시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입주자 모집 단계부터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 구축과 별도 지원 사업 검토 방침도 밝혔다. 이후 정 후보는 강남구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철근 누락 사태를 집중 점검했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지하 승강장 공사 구간을 둘러본 그는 “비전문가가 봐도 균열이 많아 우려스럽다"며 “철근 누락이 발견됐는데도 공사를 계속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서울시장이라면 몰랐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오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스퀘어 유세에서도 재건축 이슈를 적극 공략했다. 그는 “민주당 구청장들과 함께하면 강남4구 재건축·재개발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추진할 수 있다"며 압구정·대치·개포·은마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를 언급했다. 이어 “정쟁의 한복판에 서는 시장이 아니라 민생의 한복판에 서는 시장, 대권을 바라보는 시장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라보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선거운동 첫날 양측의 메시지는 뚜렷하게 갈렸다. 오 후보는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앞세워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 후보는 GTX-A 철근 누락과 청년안심주택 사태 등을 사례로 들며 오세훈 시정의 책임과 안전 문제를 부각했다. 재건축과 집값, 전세난, 시민 안전까지 얽힌 부동산 문제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임을 보여준 하루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생활비 막막해서, 주식 사려고”...카드론 43兆 시대 [나광호의 금융보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42조원대 후반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카드사의 건전성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앞으로도 축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소비자와 카드사 모두 카드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이유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9곳(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NH농협)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 1월 약 42조5850억원에서 2월 42조9022억원으로 오른 뒤 3월과 4월 각각 42조9942억원(역대 최고치)·42조983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별로 보면 지난달 기준 신한카드가 8조97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6조7739억원)·KB국민카드(6조4190억원)·현대카드(6조1554억원)·롯데카드(4조9783억원)·우리카드(4조2680억원)·NH농협카드(3조3079억원)·하나카드(2조9424억원)·BC카드(40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은 신용도와 카드 이용실적을 토대로 설정된 한도 내에서 수백~수천만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3년 정도에 걸쳐 상환한다는 점에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와 구분된다. 은행권 신용대출을 비롯한 상품 보다 이자가 세고 신용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대출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 강점이다. 카드론 잔액 '앞자리'가 4로 바뀐 것은 2024년의 일이다. 이전에는 30조원대를 유지하다가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오름세가 포착됐고, 5월 40조5186억원으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같은해 10월 42조원대에 진입했다. 이같은 현상을 이끈 원인으로는 △높아진 은행 문턱 △경기 부진 △카드사 수익구조 변화 등이 꼽힌다. 1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뿐 아니라 신용대출도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카드사로 흘러들어왔고, 기존 보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이 많아진 카드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일명 '핫플레이스'로 불리던 곳에서 매장이 문을 닫는 등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급전'을 마련하기 위한 수요도 여전했다. 부동산 시장·정책 변화로 치솟은 임대료를 지불하려는 노력도 카드론에 손을 댄 요인이다. 업계 측면에서는 정부의 압박으로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을 방어할 대안으로 카드론이 부상했다. 2021년 4조3663억원이었던 카드론 수익이 5조원에 가까운 규모로 불어난 것도 2024년(4조9955억원)이다. 더욱 눈에 띄는 항목은 카드론 자산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1년말 33조269억원, 2022년말 33조6404억원, 2023년 35조8063억원으로 가속이 붙었고 2024년 39조2706억원으로 급증했다. 카드론 강세는 지난해에도 멈추지 않았다. 자산은 소폭 줄었으나, 수익(5조3003억원)은 5조원을 돌파하며 전통적으로 '가장' 역할을 수행하던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맞먹게 된 것이다. 4조8000억원 안팎이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엔데믹 전환에 힘입어 2023년 5조3520억원, 2024년 5조6033억원으로 증가했다가 비우호적인 매크로환경에 부딪혀 5조3696억원으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카드론 손익이 실적을 뒷받침하는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수익도 가맹점수수료를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풍선효과, 저성장, 가맹점수수료율 하락을 비롯한 요소가 여전하다는 논리다. 올해는 증시 호황에 편승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투자자들이 더해졌다. 은행과 상호금융 및 증권사에 이어 카드사를 활용한 '빚투(빚을 지고 투자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대출 기반 투자를 자제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주식에 관심이 없던 대중들까지 코스피와 특정 종목을 소재로 대화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 효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도 카드론 잔액을 뒷받침한다. 중금리대출 공급액 일부를 가계대출 총량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다수의 카드사가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카드론 1위 신한카드가 전월 대비 잔액을 559억원 줄였음에도 총액은 112억원 감소에 그쳤다. 좀처럼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는 것 역시 카드론 의존도를 높인다.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카드론 마저 힘이 빠진다면 난국을 타파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를 포함한 금융사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포지티브 규제체계를 타파해야한다고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일부 부수업무를 허용하는 수준으로는 '슈퍼앱' 만들기 등 기존 결제 위주의 서비스를 벗어나는 도약을 이뤄내기 힘든 탓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정치 상황을 비롯한 장벽에 막혀 규제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물품 구매 대금 등이 비싸지면서 차주들의 대출 규모가 커진 것도 총액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직·간접적 제한이 없었다면 이미 43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반도체 호황에…‘삼성·SK하이닉스’, 선거판 단골 메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광역단체 16곳 중 9곳에 출마한 후보들이 5대 핵심 공약에 반도체 산업단지·공장·팹(Fab) 유치를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공약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선거 유세에서 반도체 유치를 내건 광역단체까지 더하면 사실상 전국이 '반도체 공약 러시'에 휩쓸린 형국이다. 반도체 초호황에 유권자 관심이 쏠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임기 내 성과를 낼 수 없는 공수표"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22일 에너지경제가 16개 광역단체장 주요 후보들의 5대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경기·인천·세종·충남·전북·전남광주·대전·경북·대구 등 9개 광역단체에서 후보 1인 이상이 반도체 공장·산단·팹 유치를 5대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가장 공세적인 곳은 대구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팹을 유치해 대구·구미를 잇는 'TK 반도체 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며 “용인은 이미 포화 상태라 더 이상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수 없는 여건"이라고 했다. 임기 내 대기업 팹 유치를 추진하고 2034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완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남광주에서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취임 1년 내 10조원 규모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민 후보에게 경선에서 밀린 이종욱 후보도 “공사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용인 삼성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전남광주 이전을 촉구하는 시민유치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경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수원·용인·화성·성남·안성·평택·오산·이천을 잇는 'K-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가 같은 권역을 포괄하는 '초광역 AI·반도체 클러스터 K-벨트 구축'을 각각 공약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도지사로서 꼭 지켜내겠다"고 했다.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는 구미 국가산업단지 기반 반도체 팹 유치를 공약하며 “K-반도체 자립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에서는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2030년까지 3조4585억 원을 투입해 유성 교촌동에 530만㎡ 규모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에서는 이원택·양정무·백승재 후보 모두 반도체 관련 공약을 5대 핵심에 포함시켰다. 이원택 후보는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패키징 공장이 증설되면 전북에 올 수밖에 없다"며 삼성 반도체 실증 공장 유치도 약속했다. 충남에서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첨단 반도체 후공정 생산 거점·수출기지 조성'을, 인천에서는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송도·영종·남동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산업클러스터 완성'을 내걸었다. 세종에서도 조상호 민주당 후보가 반도체 소부장 특화 스마트 국가산단 조성을 5대 공약에 포함했다. 5대 공약에는 반도체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선거 유세에서 반도체 유치를 언급한 광역단체도 4곳에 달했다.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는 “데이터센터 100조 원 투자와 반도체·이차전지 신산업 유치에 힘쏟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AI 전력반도체 제조 특구' 조성을 공약했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는 2022년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반도체 클러스터 대기업 유치"를 선거 구호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충북을 핵심 산업기지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공약은 선거철마다 반복되고 있다. 2022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김진태 후보는 “삼성 반도체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어 원주를 들썩이게 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원주에 들어선 것은 삼성의 생산라인이 아닌 교육원뿐이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다시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외치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도 2022년 캠프스탠리 부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했으나 임기 내 이행되지 않았다. 반복되는 미이행 공약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유권자의 검증 의지 부재가 지목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연구위원은 “지난 선거 때도 반도체 공약은 지자체마다 있었다"며 “그 때 공약을 걸었던 곳 중에서 실천한 곳이 있는지를 보는 게 먼저"라고 꼬집었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다른 지역에서 잘 되니까 뺏어오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가 전체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다 지은 다음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오히려 그 지역에 해를 주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약이 산업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홍기 한남대 교수는 “이미 용인·평택에 투자를 결심하고 부지도 마련한 기업 입장에서는 황당무계한 것"이라며 “만약 실제로 이행된다면 기업에 굉장히 큰 비용을 발생시키고 불확실성을 겪게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을, SK하이닉스는 같은 지역에 60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이미 확정했다. 김광두 서울대 교수는 “실현성도 없고 국가 이익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잘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괜히 혼선을 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정민 서울대 교수도 “이미 다른 지역으로 결정이 난 상황에서 초기 투자비가 상당히 낭비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무분별한 공약이 기업에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석 교수는 “이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며 “미국의 경우 기업을 유치하고 싶으면 인센티브를 주거나 토지를 제공하는데, 우리나라는 정치적 억지력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공장이 현재 위치에 있는 건 전력·냉각수·전문가 접근성 등 모든 조건을 따진 결과"라며 “4년에 한 번 하는 선거 때문에 다 옮긴다는 건 엄청난 낭비"라고 했다. 이종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소장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다는 건 최소 생산라인 4개 규모의 대단지를 의미하며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설령 가능하다 해도 공장은 생산라인 관리 인력이 대다수이고 로봇 비율이 높아 실질적으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 유치는 소재 업체도 같이 지방으로 내려와야 하는 문제"라며 “수도권은 물류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 지방은 어떻게 물건을 옮겨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샤넬이 퐁피두 센터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리노베이션 및 문화 프로젝트 지원에 나선다. 이번 협약은 5년 기한으로 체결됐으며, 퐁피두 센터의 리노베이션과 함께 관람 기회 확대, 연구 프로젝트 수행, 공공 지식 자산 보존 등 주요 과제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측은 문화적 자산의 지속 가능한 보존과 계승을 통해 예술가와 연구자, 교육생, 일반 대중이 관련 자료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샤넬은 오랜 기간 예술 후원 활동을 이어온 브랜드로, 샤넬 컬처 펀드를 통해 글로벌 문화기관 및 예술 프로젝트를 지원해 왔다. 현재 런던 국립초상화미술관과 상하이 파워 스테이션 오브 아트 등 다양한 글로벌 기관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퐁피두 센터와의 협업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양측은 2019년부터 학제 간 연구와 현대미술 지원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해 왔으며, 2023년에는 컬렉션 및 프로그램 내 대표성 강화를 위한 '어셈블'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이어 2025년에는 퐁피두 센터 내 중국 예술 작품 소장 확대를 위한 3년 파트너십도 체결한 바 있다. 샤넬 아트, 컬처 및 헤리티지 대표 야나 필은 “퐁피두 센터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핵심 기관이자 글로벌 아이디어 교류를 위한 플랫폼이다. 이번 장기 파트너십은 미술관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한 샤넬의 헌신을 보여준다. 작품 소장 지원부터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샤넬은 문화가 형성되고 연구되며 공유되는 방식을 끊임없이 확장해 온 퐁피두 센터의 여정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퐁피두 센터의 로랑 르 봉 센터장은 “퐁피두 파리 레노베이션과 함께 퐁피두 센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샤넬과 퐁피두 센터를 잇는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탁월함에 대한 높은 기준과 대담한 창조적 비전을 공유하는 두 문화적 주체의 뜻깊은 만남이다. 유산과 예술·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을 바탕으로 샤넬은 퐁피두 센터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에 있는 이 시기에, 아낌없는 지원과 선구적인 참여와 헌신으로 함께해 준 샤넬에 깊이 감사한다. 퐁피두 센터와 샤넬은 예술가를 지원하고, 혁신을 이어가며,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역량을 함께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977년 개관한 퐁피두 센터는 유럽 최대 규모 수준의 현대·동시대 미술 컬렉션을 보유한 문화기관이다. 전시와 심포지엄, 공연, 상영 프로그램, 청소년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년 3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샤넬 뷰티 뮤즈 카리나, 더블유 코리아 스페셜 화보서 매혹적인 비주얼 공개

샤넬 뷰티의 앰버서더 카리나가 패션 매거진 더블유 코리아가 발행하는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 특별판 커버 모델로 나섰다. 이번 화보에서 카리나는 초여름의 햇살과 바람을 배경으로 총 3가지 스타일의 멀티 커버를 선보였다. 각기 다른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와 비주얼을 강조했다. 화보 속 메이크업에는 샤넬 뷰티의 베스트셀러 수분 글로우 라인인 '레 베쥬 쿠션'이 사용됐다. 브랜드 측은 해당 제품이 피부에 시원한 수분감을 전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광채 피부 표현을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립 메이크업에는 '루쥬 코코 밤 샤인'을 매치해 투명하면서도 생기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베이지와 핑크, 코랄, 라즈베리 톤 등 컬러 변화에 따라 다양한 무드를 보여준 점도 특징이다. 이번 화보는 더블유 코리아 6월호와 서울재즈페스티벌 특별판을 통해 공개되며, 디지털 영상 콘텐츠는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캠페인 ‘유럽의 맛을 경험하다’, 서울푸드앤호텔 2026 참가

프랑스식품음료연맹(ANIA)이 주최하고 유럽연합(EU)이 공동 지원하는 '유럽의 맛을 경험하다(European Taste Experience)' 캠페인이 서울푸드앤호텔 2026에 참가해 유럽산 가공식품 전시와 셰프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6월 9일부터 12일까지 킨텍스 제1전시장 4홀에서 열린다. 캠페인 전시관은 국내 수입식품 시장에서 프리미엄과 웰빙 중심 소비 흐름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산 가공식품의 품질과 다양성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관에는 디저트와 스낵, 베이킹·쿠킹 재료, 컨디먼트, 베이비푸드 등 다양한 식품군을 아우르는 유럽 식품 기업 8개사가 참여한다. 참가 기업들은 국내 유통 및 수입 관계자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파트너십 구축과 유통망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참가 브랜드로는 위 러브 잇, 레오나르 파를리, 생트 루시, 샤르보노-브라방, 파티세오, 코르실리아, 메종 앙드레지, 마테르나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각 기업은 전통 제조 방식과 품질 인증을 기반으로 유럽 가공식품의 경쟁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순 제품 전시뿐 아니라 전문 수입 상담과 현장 시연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제품 특성과 활용 방향을 직접 확인하며 국내 유통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국내 셰프들이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도 진행된다. 물랑의 윤예랑 셰프와 '쿠프 뒤 몽드 드 라 불랑주리' 국가대표팀 출신인 성수베이킹스튜디오 황석용 셰프가 참여해 전시 제품을 활용한 레시피와 현업 적용 팁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브랜드별 특장점을 소개하는 릴레이 데모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된다. 현장 프로그램은 국내 바이어들의 제품 이해도를 높이고 실제 유통 및 메뉴 개발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비즈니스 솔루션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가 유럽산 가공식품의 안전성과 다양성을 국내 시장에 알리는 동시에 국내 유통 벤더 및 수입사와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서 이격거리 시행령, 법 취지와 맞지 않아”

정부가 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에 담은 태양광 이격거리 시행령 개정 방향이 법 개정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단체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입지 규제를 강화하는 모순된 방안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은 22일 논평을 내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내 태양광 이격거리 기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개정·공포된 재생에너지법 후속조치로 시행령을 개정해 오는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법은 이격거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인 경우에만 대통령령으로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개한 시행령 개정 방향에는 태양광의 경우 주거지 인근 200m, 도로 인근 100m 이내 이격거리를 두는 내용이 담겼다. 육상풍력은 주거지·도로 인근 최소 설비 높이의 2배 이상, 최대 1000m 이내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즉 개정 방향대로 시행령이 확정되면 지방자치단체는 태양광을 주거지로부터 최대 200m, 도로로부터는 100m까지 떨어지도록 조례를 만들 수 있다. 기후솔루션은 도로변 태양광이 국토 활용성과 계통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도로 이격거리 100m와 주거지 200m로 설정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2030년 100기가와트(GW) 정책 목표와 충돌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산업부 권고치였던 100m를 200m로 늘릴 경우 거리는 2배지만 실제 개발제한 면적은 이론적으로 4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법은 이격거리 적용을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고 있는데 시행령에서 도로 100m·주거지 200m 기준을 일반 원칙처럼 명문화하는 것은 법 취지에 사실상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부, 공공소각장 확충 속도전…타지역 폐기물 수수료 가산금 20%로 인상

정부가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전국 시행에 대비해 공공소각시설 확충 속도를 높인다. 특히 타지역 폐기물 반입 시 추가로 부과하는 처리수수료 가산금을 기존 10%에서 20%로 인상해 주민지원기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주민 수용성 확보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공공소각시설 조기 확충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소각시설 입지 갈등과 복잡한 행정절차로 통상 11년 8개월 걸리던 사업 기간을 최대 8년2개월 수준까지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됐고 오는 2030년 전국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공공소각장을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우선 기후부는 입지 선정 단계에서 주민 반발을 줄이기 위해 폐기물 처리수수료 가산금을 현행 처리수수료의 10%에서 20%로 올리기로 했다. 해당 가산금은 다른 지방정부 폐기물을 반입할 때 추가로 징수하는 금액으로, 주민지원기금 재원으로 활용된다. 기후부는 이를 통해 주민 편익 재원을 늘려 소각시설 설치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절차도 대폭 간소화한다. 올해 5월 기준 사업계획이 구체화된 전국 20개 공공소각시설 설치사업에 대해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면제하고 설계 적정성 검토 절차도 축소한다. 또 소각시설 용량 산정과 총사업비 산출 기준을 표준화해 사업 변경에 따른 지연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과 정액지원사업 등 사업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는 우선 지원도 추진한다. 기존 설치비뿐 아니라 시설 철거비와 부지매입비까지 국고 지원 범위를 확대해 지방정부 부담도 낮출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공 처리기반을 제때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2030년 직매립 금지 제도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현장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홍천M&T, 中 베이펑과 합작법인 ‘요은글로벌’ 설립

국내 뷰티 유통 전문기업 홍천M&T가 중국 대형 유통사 베이펑과 합작법인 '요은글로벌'을 설립하고 중국 및 중화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고 22일 전했다. 회사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 시장 내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시장 대응력을 강화해 중화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 첫 행보로 요은글로벌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BE China Beauty Expo에 참가해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을 점검했다. CBE는 중국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뷰티 산업 박람회로, 매년 전 세계 화장품 브랜드와 유통사, 제조사,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행사다. 이번 전시에서 요은글로벌은 토리든, 쏘내추럴, 아비브, 어뮤즈, 힌스 등 30여 개 국내외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며 대형 통합 부스를 운영했다. 홍천M&T는 현재 올리브영 내 약 200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출 사업을 강화해 왔다. 홍천M&T 관계자는 “이번 CBE를 통해 중국 시장 내 K-뷰티에 대한 높은 수요와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요은글로벌을 중심으로 중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들의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대로 가면 금융위기급 침체”…美·이란 종전 협상 여전히 난항 [이슈+]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가까운 수준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바닥나면서 결국 수요 파괴가 불가피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오는 7월 재개방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경우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260만배럴 감소하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올여름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말 이후 국제유가는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경기 둔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라피단은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8월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공급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훨씬 더 큰 규모의 수요 감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급 차질이 8~9월까지 지속되면 올해 글로벌 원유 소비가 연간 기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이례적으로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라피단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거시경제 환경은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07~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덜 극단적"이라며 “경제 구조가 과거보다 석유 의존도가 낮고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체계에 대한 신뢰도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나은 출발점이 유가 급등 장기화에 따른 금융·거시경제적 취약성 악화 리스크를 제거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8월까지 지연될 경우 3분기 원유 공급 부족 규모가 하루 약 600만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운영상 어려운 수준까지 바닥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라피단은 호르무즈 해협이 8월 초 재개방되더라도 시장이 즉각 안정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원유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글로벌 원유 재고는 9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라피단의 이 같은 전망은 글로벌 원유 재고가 전례 없는 속도로 감소하는 가운데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눈에 보이는 원유 재고가 이달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87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평균 감소 속도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보고서를 작성한 단 스트루이븐 애널리스트 등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출량은 정상 수준의 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아 실물 시장의 수급은 계속 빡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골드만삭스는 원유 소비국들의 수입 감소 속도보다 산유국들의 수출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기관들도 급감하는 원유 재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상업용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EA는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글로벌 원유 시장이 최소 오는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주간 원유 재고가 790만배럴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29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전략비축유(SPR)는 990만배럴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쿠싱 원유 허브 재고 역시 운영 한계 수준에 근접했다고 짚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양측은 종전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핵심 쟁점을 놓고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미국이 제시한 문서에 대해 이란이 답변을 준비 중이며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은 매우 곧 끝날 것"이라며 “그것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은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 된다"며 미국이 우라늄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확보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확보한 뒤에는 아마 파괴하겠지만, 이란이 계속 보유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는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오만이 추진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에 대해 “우리는 해협이 개방되고 무료로 운영될길 원한다. 통행료를 원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이며 현재도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통행료 징수는 미국과의 합의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핵심 쟁점을 둘러싼 상반된 발언이 이어지면서 양측이 실제로 합의에 가까워졌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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