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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의 부동산뷰] 흔해진 ‘하이엔드’ 아파트…제3의 브랜드 늘어난다

서울 강남 3구 등 1급지들을 중심으로 특화 설계와 특급 커뮤니티 시설을 앞세운 하이엔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실거주 만족도와 시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서울 외에도 과천, 부산 등 일부 상급지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이같은 하이엔드 아파트도 너무 흔해져 차별성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비싼 건축 원가·분양가 등으로 '제3의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엔드 아파트는 설계부터 시공, 마감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차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획일적인 주거 형태를 벗어나 해외 유명 건축가와의 협업을 통해 외관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남향 위주의 배치나 한강 조망 등 우수한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특화 설계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거실 천장고를 높여 호텔과 같은 공간감을 연출하고, 히든형 주방을 도입하거나 드레스룸을 대형화하는 등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자재 역시 독일·이탈리아·영국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바닥재와 벽체, 주방 마감재를 적용하는 등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 역시 주효한 차별화 요소다. 단지 내 고급 운동 시설부터 입주민 전용 영화관 등 다양한 여가 시설을 조성하고, 커뮤니티 공간에서 조식·중식·석식을 제공하는 등 호텔급 편의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예컨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 단지 중앙 3000평 규모의 조경 시설인 '파라마운트 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하 공간에는 아쿠아파크와 골프클럽, 스파형 게스트하우스, 프라이빗 영화관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부산에 공급한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전국 최초로 자동화 금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프라이빗 시네마와 호텔식 사우나, 다이닝 레스토랑 등도 갖췄다. 국내 하이엔드 브랜드의 출발은 DL이앤씨였다. 013년 신반포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분양을 계기로 기존 '아크로' 브랜드를 하이엔드로 리뉴얼했다. 이후 2015년 현대건설이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하이엔드 콘셉트의 '디에이치'를 선보이며 건설사간의 고급화 경쟁이 본격화됐다. 현재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7곳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선보인 '써밋', 롯데건설의 '르엘', 포스코이앤씨가 내세운 '오티에르', SK에코플랜트가 공급하는 '드파인'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도 강남 원베일리와 원펜타스 등에 적용된 '래미안 원'을 하이엔드 브랜드 대용으로 삼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과거에는 시공능력평가 상위의 메이저 건설사 브랜드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단지에 일종의 로열티나 브랜드 파워를 부여할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건설사별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며 “특정 입지나 지역이 브랜드 기준에 부합할 경우에만 적용하다 보니 명품 브랜드처럼 '명품 아파트'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입주한 '잠실 르엘'의 경우 동일 입지에 일반 브랜드인 롯데캐슬이 적용됐다면 현재와 같은 가격 형성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거래 과정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하이엔드 아파트 공급 이후 기존 대장 아파트가 교체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트렌드와 맞물려 대장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하이엔드 아파트가 비교적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현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 원베일리'가 지난해 6월 전용 84㎡가 72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는 기존 대장 아파트였던 '아크로리버파크'가 지난해 9월 전용 84㎡가 54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했을 때 약 31.6% 높은 수준이다. 송파구의 기존 대장 아파트였던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가 점차 '잠실 르엘'로 대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르엘 잠실은 지난해 11월 전용 59㎡가 39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반면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 10일 30억9500만원, 리센츠 전용 59㎡는 지난해 10월 29억8000만원에 손바뀜해 약 10억원 안팎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희소성도 가치 상승 요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최근 5년간(2021년~2024년 9월 15일) 청약홈을 통해 접수된 일반공급 물량 60만3849가구 가운데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가구는 2만7868가구로, 전체의 약 4.6%에 불과했다. 반면 평균 청약 경쟁률은 일반 아파트가 약 12대 1인 데 비해 하이엔드는 19대 1로 더 높았다. 실제로 내부를 둘러보면 실거주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도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분양한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아파트 '드파인 연희'는 거실과 방 3개가 같은 방향으로 배치되는 판상형 4베이 설계를 대부분의 평형에 적용했다. 3베이 구조의 경우 한쪽 방이 응달이 돼 실거주 시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유상 옵션으로 제공되는 폭이 넓은 강마루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화장대나 선반 등 빌트인 가구 역시 유상 옵션이 아닌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이 같은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현대건설의 '과천 디에이치 르블리스'와 대우건설이 부산에 공급한 '써밋 리미티드 남천' 등 하이엔드 아파트 공급이 수도권은 물론 지방으로까지 넓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됐다고 해서 모든 단지가 동일한 수준의 최고급 사양을 갖추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가 다양한 옵션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사업비와 조합원 분담금, 분양가 등을 고려해 조합과 함께 적용 범위를 정해야 한다"며 “설계와 자재 선택에서 조합의 영향력이 큰 만큼, 하이엔드라고 해서 전반에 최상급 옵션을 적용하는 것은 강남권 정도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이엔드 브랜드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상급지 도시정비 사업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기준처럼 자리 잡으면서, 일반 브랜드가 적용된 단지를 둘러싼 입주민과 조합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DL이앤씨와 맺은 시공 계약을 대의원회에서 해지하기로 의결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절차에 착수했다. 조합이 요구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DL이앤씨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시공사 교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과거에는 브랜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고 하이엔드 개념도 뚜렷하지 않아 분쟁 여지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하이엔드 브랜드가 빠르게 늘고 공사비와 사업비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수요자의 기대 수준이 한층 높아졌고, 이에 따라 갈등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상품을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으니 각 건설사들은 브랜드 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업장마다 선별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관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조합과의 갈등이 커질 수 있지만, 만일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치가 희석될 경우 향후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를 다시 만들면 소비자 혼란을 키울 수 있는 데다 회사 입장에서도 브랜드 관리 부담이 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제3의 브랜드'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각 건설사의 컨소시엄 브랜드를 병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아예 새로운 브랜드명을 만들어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송파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헬리오시티'가 꼽힌다. 헬리오시티는 총 9510세대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으로, 현대건설·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등 3개 건설사가 공동 시공했다. 이 단지는 지난 3일 전용 39㎡가 지난 3일 18억25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전용 84㎡도 10일 27억5000만원에 손바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일반 브랜드를 쓰기도 애매한 사업장의 경우 향후 수요에 맞춘 맞춤형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4주 실전 취업 프로젝트 ‘체인지메이커스’ 출범

수천 건의 취업 컨설팅 사례를 바탕으로 한 4주 실전 취업 프로젝트 '체인지메이커스'가 출범했다. 취업 준비 기간이 1년을 넘겼음에도 실제 지원 경험이 많지 않은 구직자들이 적지 않다. 준비는 이어져 왔지만, 반복되는 실패로 인해 지원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구직 활동이 중단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체인지메이커스 운영진은 지난 5년간 누적된 3,500여 건의 합격 및 불합격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른바 '스펙 부족'보다는 진로 방향 설정의 오류나 중도 포기로 인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운영진은 구직 과정에서 자주 범하는 오류를 사전에 차단하고, 실제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 패턴을 선별해 커리큘럼에 반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체인지메이커스'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체인지메이커스 프로그램은 총 4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1주차에는 개인별 직무 방향과 목표를 점검하고, 2주차에는 실제 제출이 가능한 수준까지 이력서와 경험 정리를 진행한다. 3주차에는 기업 관점에서 자기소개서와 면접 답변을 점검하며, 4주차에는 실제 기업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체인지메이커스의 모든 과정은 매주 결과물을 기준으로 다음 과정이 진행된다. 실행이 중단될 경우 운영진이 개입해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자의 속도는 다르지만, 멈추지는 않게 하겠다'는 것이 운영 원칙이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장기간 지원을 멈췄던 참여자들이 지원 활동을 재개하고, 서류 제출과 면접 기회로 이어지는 변화를 보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체인지메이커스 운영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수강자들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누군가는 옆에서 끝까지 함께 가줘야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걸 현장에서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인지메이커스는 4주 집중 프로그램과 함께 개인 브랜딩 설계, 현업 및 면접관 관점 특강을 병행 운영하며, 단기 결과뿐 아니라 이후에도 구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랜드월드, 슈즈 편집숍 ‘폴더’ ABC마트에 매각…“선택과 집중”

이랜드월드가 슈즈 편집숍 '폴더(FOLDER)'를 매각한다. 이랜드월드는 이번 거래는 슈즈 유통 전문성을 갖춘 에이비시(ABC)마트를 인수 주체로 한 자산 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되며, 매각 금액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고 21일 밝혔다. 폴더는 이랜드가 2012년 론칭한 슈즈 편집숍으로, 현재 오프라인 매장 35개점을 운영하며 연간 약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슈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트렌디한 큐레이션을 통해 국내 슈즈 편집숍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이랜드월드는 이번 매각에 대해 “폴더가 새로운 성장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슈즈 유통 및 운영 역량이 검증된 전문 기업을 통해 폴더가 한층 더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다. 동시에 이랜드월드는 자체 브랜드 중심의 사업 구조를 더욱 선명히 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외부 브랜드 유통 중심의 편집숍 비즈니스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기획·개발·운영하는 브랜드 경쟁력에 자원을 재배치하는 전략적 전환이다. 이랜드월드는 이미 성과가 검증된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 기획력, 디자인 역량, 마케팅 경쟁력을 한층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되는 재원은 이랜드가 강점을 보유한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성장 잠재력이 검증된 신규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재투자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완성도를 높이고, 중장기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브랜드별 성장 단계에 맞춘 전략적 선택"이라며 “패션사업부문의 양대 축인 SPA와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자체 브랜드 중심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주도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SK바이오사이언스, 최고운영책임자 직책 신설…“통합 경영 체제 구축”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전사 운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개발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경영 체제 구축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사 밸류체인을 통합 관리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을 신설하고, 박진선 마케팅&사업개발 본부장을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 수준의 제조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코자 이상윤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술지원센터장을 경북 안동 L HOUSE 공장장 겸 Bio연구본부장으로, 이범한 한미약품 QA그룹장을 QE(Quality Excellence) 실장으로 신규 영입했다. 이번 인사는 백신 개발과 상업 생산, 글로벌 협력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는 '통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기 위해 단행됐다. 현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21가 폐렴구균 백신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신규 백신 과제들이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운영 최적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송도 글로벌 R&PD 센터로의 이전을 계기로 연구 및 공정 인프라가 대폭 고도화되는 만큼, 이에 걸맞은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고 파트너사와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강화해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진선 신규 COO는 서울대 약학과 출신으로 해외사업개발실장, BD(Business Development)본부장, 마케팅&사업개발본부장 등을 거친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다. 연구기획부터 사업개발까지 아우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준비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안동 L HOUSE 공장장을 겸직하는 이상윤 Bio연구본부장은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에서 대규모 상업 생산 및 기술 이전을 주도한 공정 혁신 전문가다. 이 공장장은 L HOUSE 운영과 Bio연구본부를 연계해 초기 연구 단계부터 글로벌 공급을 고려한 최적의 제조 공정을 설계할 계획이다. 글로벌 품질 경영을 책임질 이범한 QE 실장은 20년 이상 품질 보증(QA) 업무를 수행하며 미국 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제품 승인을 이끌었다. 이 실장은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진출에 부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 체계 확립에 주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조직 정비를 통해 글로벌 백신·바이오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우리은행, 6억불 외화 선순위채권 발행…‘역대 최저’ 스프레드

우리은행은 6억 달러 규모의 외화 선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발행은 올해 시중은행 최초의 외화채권 공모로, 3년 만기 변동금리와 5년 만기 고정금리를 혼합한 '듀얼 트랜치(Dual-Tranche)'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행 금리는 각각 'SOFR+48bps', '미국 5년물 국고채+33bps'로 확정됐으며, 두 트랜치 모두 시중은행 기준 역대 최저 스프레드(가산금리)를 경신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1월 미주와 유럽을 직접 방문해 투자자들과 교감을 나눴으며, 발행 직전인 이달에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타행 대비 뚜렷하게 개선된 우리은행의 자본적정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산 리밸런싱을 통한 자본비율과 순이자마진(NIM) 개선 △적극적인 자산건전성 관리(NPL 및 연체율 축소) 등이 이번 흥행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성공적인 발행은 자산 리밸런싱 등 획기적으로 개선된 재무 성과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재확인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번 발행은 그동안 본점이 전담해 온 외화 조달 방식을 확장해, 향후 국외영업점이 독자적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에 확보한 경쟁력 있는 금리 조건은 런던·LA·홍콩·싱가포르 등 국외 영업점이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춰 효율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데 있어 유리한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日 도요타, 2030년 신차에 재생 소재 늘리기로…소재 기술戰 막오르나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2030년부터 출시되는 신차 총중량의 30% 이상을 재생 소재로 사용하기로 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철이나 알루미늄뿐 아니라 내장재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수지도 재생 소재 사용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주로 철스크랩(고철)을 녹여 제조하는 특수강 등을 재생 소재로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차체나 엔진 주변에서 사용하는 부품에도 재생 소재를 활용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플라스틱 수지 부품을 중심으로 재생 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현재 도요타의 재생 소재 이용률은 20∼25% 수준이다. 분쇄한 폐차에서 채취한 재생 수지를 고급차인 '크라운 스포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브4'에 적용했다. 도요타가 재생 소재 투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럽연합(EU)이 폐차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폐자동차(ELV) 처리 지침 개정을 논의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신차 제조 시 일정 비율 이상의 재생 수지 사용을 의무화하고, 또 재생 수지의 일정량은 폐자동차에 있는 수지를 재활용하도록 하는 방향이다. EU는 수지에 이어 철이나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재활용 규제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규제가 현실화하면 소재 재생 기술이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폐자동차의 플라스틱 수지를 재생 수지로 만들거나, 폐 스크랩에서 재생 강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다와 닛산자동차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소재 재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혼다는 2029년까지 폐차에서 폐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신기술을 실용화하고 2050년에는 지속 가능한 소재 이용률 10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닛산은 2030년까지 폐차에서 회수한 알루미늄을 차체 등의 판재로 재이용할 방침이다. 알루미늄 생산에 많은 전력이 필요한 만큼 재활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2040년에는 제품의 40%를 재생 소재로 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캐나다 조사회사 프레지던스 리서치는 재생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34년 1272억달러(약 187조5310억원)로 2025년 대비 2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은, 네이버와 소버린 AI ‘BOKI’ 구축…“세계 중앙은행 최초”

한국은행은 네이버와 민관협력을 통해 '금융·경제 특화 소버린 인공지능(AI) BOKI(Bank Of Korea Intelligence)'를 자체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한은은 서울 중구 한은에서 '한국은행·네이버 공동 인공지능 전환(AX) 컨퍼런스'를 열고 BOKI를 공개했다. BOKI는 한은 내부망에 구축한 소버린 AI로, 글로벌 중앙은행 최초의 사례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하고, 한은은 금융·경제 특화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한은은 2020년부터 AI·머신러닝(ML)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조사연구 고도화와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정립 등을 추진하며 디지털 역량과 경쟁력 확보 노력을 지속했다. BOKI 개발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해 1년 반에 걸쳐 내부 자료 디지털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모델 설치, AI 서비스별 앱 개발 등을 수행했다. BOKI 서비스는 한은 주요 업무와 관련한 5개 필러로 구성됐으며, 향후 업무 영역별로 세분화해 확대할 계획이다. 한은은 BOKI 개발로 한은 업무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민관 협력을 통해 이뤄낸 소버린 AI의 모범적 사례인 만큼 국내 AI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AX 컨퍼런스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환영사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AI G3를 위한 K-AI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어 BOKI 구축 경과와 주요 서비스를 소개하고 국내 AI 분야의 저명학자, 전문가 등이 참석해 공공·금융 부문 AX 정책 방향과 실천적 해법을 논의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소버린 AI와 공공 부문 최초로 추진 중인 망개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기관"이라며 “BOKI 자체 구축을 공공부문 디지털 혁신의 모범사례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유한양행, 연말 바자회·경매 통해 5천만원 수익금 기부

유한양행은 지난해 12월 진행한 연말 바자회 및 경매를 통해 모금한 약 5000만원의 수익금을 장애인 자립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유한양행은 자원 재사용을 통한 환경 보호와 장애인 자립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2019년부터 연말 바자회와 경매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역대 최대 수익금을 기록했다. 지난 연말에 실시한 바자회는 12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와 연구소, 공장에서 진행됐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와 협력해 운영된 이번 바자회에서는 유한락스, 해피홈 세탁세제, 와이즈바이옴, 웰니스 반려견 사료 등 유한양행의 주요 제품과 함께 임직원들이 기부한 의류, 생활용품, 잡화 등이 판매됐다. 이어 12월 30일, 31일 양일간 점심시간에는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경매가 진행됐다. 경매에는 일평균 약 20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으며, 임직원 기증품인 주류와 스포츠 용품을 비롯해 유한양행 광고 모델이 기부한 애장품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특히 손흥민 선수의 친필 사인 유니폼은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낙찰되며 행사의 취지를 더욱 뜻깊게 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이후 연말 바자회와 경매를 통해 총 1억 8천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해왔으며, 이를 장애인 자립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건강한 내일, 함께하는 유한'이라는 사회공헌 슬로건 아래 사람과 지구,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유한양행은 설명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해 나눔과 자원 순환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임직원들의 실천적 나눔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원료로 승부”…스킨1004, ‘원료 화장품 전성시대’ 연다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가 성분 중심의 제품 개발 방식으로 '원료 화장품 시대'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스킨1004는 아프리카 남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철저한 관리시스템 아래 수확한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의 학명)를 핵심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화려한 마케팅 전략보다는 제품력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는 사업 전개 방식으로 국내외에서 브랜드를 확장 중이다. 센텔라아시아티카는 마다가스카르의 17개 지역을 엄선, 전문 수확자를 통해 식물을 채집해 유해 성분을 배제한 순도 100%의 센탈라아시아티카 정수를 모아 제품에 사용한다. 건조와 보관 과정에서도 태양 빛 강도, 통풍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스킨1004를 대표하는 '센텔라' 라인은 센텔라아시아티카를 중심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고 순하게 관리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성분만 넣었다. 시그니처 제품인 '마다가스카르 센테라 앰플'은 미국 아마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누적 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했다. '히알루-시카' 라인은 수분을 제공하는 히알루론산과 시카의 진정 효과를 배합해 독자 개발 성분인 '히알루-시카 포뮬러'를 사용했다. '톤 브라이트닝' 라인은 마다가스카르산 병풀에서 얻은 마데카소사이드를 '마데화이트'로 독자 개발해 미백케어 효과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모공 고민을 해결해주는 '포머라이징' 라인은 핑크 솔트를 활용했고, '티-트리시카' 라인은 여드름성 피부를 위해 스킨1004만의 '티트리카 포뮬로'를 개발했다. '프로바이오-시카' 라인은 센탈라아시아티카와 시카세라마이드를 통패 피부 장벽을 강화해준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랩인네이처' 라인은 전문 의학지식을 지닌 사람이 개발에 참여해 피부 관리를 더욱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센텔라아시아티카를 비롯해 판테놀, 나이아신아마이드, 트라넥삼산, 레티놀, 레티날, 스쿠알란 등 성분을 넣어 피부의 수분, 톤과 모공 관리, 탄력 등에 집중했다. 스킨1004는 국내 뷰티 브랜드 가운데 해외에서 먼저 제품력을 인정받고 성공한 뒤 한국에 선보인 '역수출'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16년 국내 뷰티 기업 크레이버에 인수된 뒤 2019년 제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꾸는 대대적인 리뉴얼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2018년 크레이버에 합류한 곽인승 크레이버 최고사업책임자(CBO) 겸 스킨1004 브랜드 부문 대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곽 대표는 스킨1004의 리브랜딩을 주도하며 신규 카테고리 확장, 마케팅 전개 등을 전면 개편해 브랜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2019년부터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며 지금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현재 스킨1004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을 포함해 아프리카,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110여 개국에 진출했다. 입점 매장도 각국의 대표적인 K뷰티 편집숍인 국내 올리브영·무신사 등과 아마존·울타뷰티(미국), 로프트·플라자(일본), 소시올라(인도네시아) 등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스킨1004 연매출은 2020년 77억원, 2021년 225억원, 2022년 331억원, 2023년 677억원, 2024년 285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2025년 상반기에만 2820억 원을 기록하며 이미 작년 연매출 수준을 기록했다. 스킨1004 관계자는 “앞으로도 센텔라아시아티카를 비롯한 원료 본질에 집중하는 동시에 과학적 접근을 더해 차별화된 K뷰티 가치를 제시할 것"이라며 “깨끗한 피부를 위한 정직한 스킨케어라는 브랜드 철학 아래 지속 가능한 뷰티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히트펌프 보급,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가야 의미 있어”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화석연료를 직접 태우는 대신 외부의 열을 옮겨 난방하는 '히트펌프'가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보급 확대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비롯해 히트펌프를 적극적으로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에너지 효율이나 높은 초기 비용 등을 들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장 21일에도 국회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의원(국민의 힘) 주최로 '공기열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고, 정부의 급속한 보급 확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 압도적인 탄소 저감 효과와 에너지 효율 히트펌프는 투입된 전기 에너지보다 몇 배 많은 열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고효율 장치다. 전기에너지를 투입해 차가운 장소에서 따뜻한 장소로 열 에너지를 강제로 이동시킨다. 여름철 실내를 식히는 에어컨을 반대 방향으로 트는 것과 같은 원리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실외기를 실내에 두는 셈이다. 히트펌프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성능 계수(COP)는 보통 3.0 이상으로, 전기 1kWh를 투입해 3kWh 이상의 열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이미 존재하는 공기·지열·수열 등의 열원을 활용해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소속 최준영 수석연구원과 이기원 주임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대한설비공학회(Korean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 Engineering)'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단독주택 난방 시스템을 고효율 히트펌프로 전면 전환할 경우 국가 전체로 연간 약 364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단독주택 난방 및 급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6%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기후 특성과 실질적인 가동 효율의 과제 하지만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과 혹독한 겨울 기온은 히트펌프 보급의 기술적 장벽이 되기도 한다. 대전대 신우철 교수팀은 충남 공주의 단독주택에서 1년간 실측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히트펌프의 실제 운영 효율을 분석,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에너지스(Energies)'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히트펌프의 연간 평균 COP는 난방 시 2.27, 급탕 시 2.06을 기록했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카탈로그상 성능보다 효율이 약 18%가량 저하되는 현상도 확인됐다. 이 연구는 현재 한국의 전력 생산 방식이 여전히 탄소 집약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낮아 전력의 탄소 배출계수가 높은 현재 상황에서는 히트펌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콘덴싱 가스보일러보다 약 8.6%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히트펌프가 진정한 친환경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의 탈탄소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한편, 농업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충남대 정선옥 교수팀이 지난해 '정밀농업과학기술(Precision Agriculture Science and Technology)'에 발표한 실증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 온실에 고온수 공기열 히트펌프를 적용했을 때 기존 경유 보일러 대비 운영비를 약 67% 절감할 수 있었다. ◇초기 비용과 제도적 개선: 보급 확대를 위한 열쇠 경제성 측면에서는 저렴한 운영비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싼 초기 설치비가 걸림돌이다. 기존 콘덴싱 보일러는 설치비가 100만 원 이하인 반면, 공기열 히트펌프는 축열조와 제어반을 포함해 약 14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기후부에서는 국비로 560만 원, 지방비로 280만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가구당 약 560만 원의 자기부담금이 발생한다. 기존 가스보일러 설치비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히트펌프를 가동할 경우 월 평균 전기 사용량이 누진제 최고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부는 누진제가 없는 전용 요금제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효율이 높은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율 표준을 강화하고, 계절성능지수(SPF)를 향상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가계의 난방비 부담을 가스 대비 15~20%가량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PF는 특정 기간(주로 난방 시즌 전체) 동안 히트펌프가 공급한 총 열에너지와 이때 소비된 총 전기 에너지의 비율을 나타낸다. COP는 특정 순간의 효율인 반면, SPF는 한 시즌(수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평균 효율을 말한다. 카탈로그상의 COP는 주로 히트펌프 단품의 성능에 집중하지만, SPF는 순환 펌프와 보조 가열기 등 시스템 전체를 고려한 포괄적인 지표다. 히트펌프의 경제성과 탄소 저감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단순 COP보다는 실제 기후 조건과 시스템 손실이 반영된 SPF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증 안 된 채 보급확대, 탈탄소에 역행"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홍희기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히트펌프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은 맞지만, 10kW 수준의 소규모 설비가 주종"이라며 “유럽도 빠르게 늘다가 최근 다소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히트펌프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경우 탄소중립정책에 역행할 수도 있다"면서 “COP가 너무 낮으면 가스보일러보다 탄소 배출량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면적으로 가스 보일러를 대체할 경우 전기 소비량이 급증해 전력망이 붕괴 우려가 있고, 대기업이 시장을 독과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용훈 숙명여대 기계시스템학부 교수는 “히터펌프를 겨울철에 사용하다 보면 급탕(더운물) 사용에서 병목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 “축열조와 급탕부스터, 전기보일러 등을 추가 설치할 경우 자부담이 늘어나면서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10% 수준이어서 유럽보다 COP 기준이 더 높아야 한다"면서 “이론적 수치로 COP 기준을 정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광범위하게 측정한 다음에 그것을 바탕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융합과 미래의 방향성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려면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능형 제어'와 '에너지 기술 융합'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남유진 교수팀이 지난달 학술지 '에너지 전환 및 관리: X(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X)'에 발표한 연구는 태양광 열(PVT) 시스템과 히트펌프를 결합하고 딥러닝(DNN)으로 제어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시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수요에 따라 유량을 조절하여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소비를 2.8% 줄이고 시스템 COP를 5% 향상시켰다. 히트펌프는 단순히 열을 내는 기기를 넘어 전력망의 안정성을 돕는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2025년 스위스 취리히공대(ETH Zurich) 보고서 등에 따르면, 스마트 제어가 적용된 히트펌프는 전력 피크 수요를 최대 90%까지 줄이거나 전력 수입을 20% 감소시키는 등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홍희기 교수도 “공기열 히트펌프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열과 수열, 태양열 등과 공생체계(하이브리드)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슬기 산업연구원 박사는 토론회에서 “히트펌프의 성능은 설치 단계의 정격 성능 외에도 실제 운전 환경에서 얼마나 저하가 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냉매를 친환경적인 것으로 대체하는 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히트펌프 보급은 필요하지만 철저한 준비를 한국도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건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국가 전체의 약 2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를 대체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전력 믹스나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의 효율 저하와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 등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력망 문제를 해결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기후부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을 목표로 설정한 만큼 ▶초기 설치비 지원 확대 ▶누진제 없는 전용 요금제 마련 ▶신축 및 기존 건물에 적합한 표준 설계 기준 확립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병철 기후부 열산업혁신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상업용 건물 시스템에어컨은 지원 대상이 아니고 공기로 물을 데우는 방식의 히트펌프만 보급대상"이라고 분명히했다. 권 과장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기준을 정할 터인데, 김소희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도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인정 기준인 SPF 2.875보다 높은 수치로 정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겨울이 따뜻한) 제주도와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예산 범위 내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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