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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해법 탄소포집저장(CCS), 2024년 한 해 세계 4360만톤 달성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이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 지구 지하 깊은 곳에 가둬 격리한 이산화탄소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글로벌 탄소 감축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MIT, 국제CCS연구소) 등 전 세계 30여 개 기관과 협력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지층 CO₂ 저장 런던등기소 2026 연례 보고서(The London Register of Subsurface CO₂ Storage Annual Report 2026)'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지중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는 총 4,360만 메트릭톤(MtCO₂)에 이르렀했다. 이는 2016년의 연간 저장량(2,100만 톤)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지난 30년간 지구 지하에 안정적으로 격리된 누적 이산화탄소량은 총 4억 2170만 톤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6개 대륙, 17개국 70개의 주요 사업을 통해 CCS 기술의 대규모 지중 저장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다. 2024년 실적을 이끈 대표적인 국가와 대형 프로젝트를 보면, △미국: 총 23개 상업 프로젝트에서 2,020만 톤을 저장하며 세계 최대 실적을 유지했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산토스 분지(Santos Basin) 유전 프로젝트 단 한 곳에서만 1420만 톤을 저장해, 2024년 전 세계 저장량의 약 3분의 1을 담당했으며 △중국: 승리 유전(Shengli) 및 대경 아오난 유전(Daqing Aonan) 확장에 힘입어 170만 톤을 저장했고 △호주: 뭄바(Moomba) 프로젝트 가동으로 170만 톤을 저장했다. ◇ 국내외 저장망 구축·해양환경 보호 과제 CCS는 한국의 탄소중립을 뒷받침할 핵심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해양 CCS 5개년 기본계획 수립 연구 최종보고서'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연간 최대 6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CCS로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국내 해양 저장소와 해외 저장소에서 각각 연간 3000만 톤을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정책 목표이며, 실제 저장 능력과 사업 추진 여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국제 학술지 '해양과 석유 지질학 (Marine and Petroleum Ge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서해 군산분지 동부 해역의 이산화탄소 저장 가능성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2차원 탄성파 탐사와 시추공 자료를 분석해 북부(SA1), 중부(SA2), 남부(SA3) 등 3개 유망 구역을 선별했다. 이 가운데 모래층 발달과 지질학적 안정성이 우수한 SA1 구역의 잠재 저장 자원량은 P50(실제 저장량이 추정치 이상일 확률이 50%인 중간 추정치) 기준 약 4억2000만~4억5900만 톤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주입 압력과 기술적 운용 제약을 반영한 동적 시뮬레이션에서는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유효 저장용량이 약 9190만 톤으로 평가됐다. 이론적 저장 잠재량과 실제 주입 가능량에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상업적 개발을 위해서는 추가 탐사와 실증, 장기적인 누출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저장 후보지 발굴부터 주입 준비까지 평가하는 '저장준비도(SRL) 기반 9단계 통합평가체계(SBEF)'도 구축했다. ◇ 해외 저장소 확보하려면 국제협정 필요 한국 CCS 산업은 법적 기반과 저장소 평가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다. 하지만 국내 저장 용량의 한계를 고려하면 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해외 저장소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선박 운송 인프라와 국가 간 협정, 환경 보호 및 장기 책임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호주 매쿼리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7월 '호주 해사·해양문제 저널 (Australian Journal of Maritime & Ocean Affairs)'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경 간 이산화탄소 수송·저장에 필요한 법적 과제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수출국과 저장국이 정부 간 협정 등을 통해 인허가 권한과 감독 책임을 배분하고, 환경영향평가 기준과 장기 모니터링 절차를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런던의정서의 국경 간 이산화탄소 수송 관련 규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해양환경 보호와 장기 저장 책임을 확보하는 것이 아시아·태평양 CCS 네트워크 구축의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다. 호주 울릉공대학교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도 지난해 '아시아 국제법 저널(Asi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논문에서 해상 CCS 사업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저장 부지 선정부터 위험 평가, 모니터링, 장기 환경 책임까지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저장소의 실증과 해외 저장망 구축을 병행하고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 CCS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CCS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감축하기 어려운 산업 공정 배출 등을 줄이는 보완책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중부발전, 강원풍력 노후설비 교체…발전용량 3배로 확대

한국중부발전이 국내 1세대 풍력발전단지인 강원풍력발전의 노후 설비를 고효율 발전기로 교체하는 풍력발전단지 성능개선(리파워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강원풍력발전 신사옥에서 '강원풍력발전 1단계 성능개선 공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강원풍력발전은 지난 2006년 98메가와트(MW) 규모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1세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다. 2MW급 풍력발전기 49기가 설치돼 운영돼 왔다. 중부발전은 설비 노후화에 대응하고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24년 7월 성능개선 공사에 착수했다. 이후 27개월간 공사를 진행해 올해 10월 준공검사와 설비 인수를 마쳤다.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처음 준공된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의 노후 설비를 대규모로 교체·고도화한 사례다. 시공은 효성중공업이 맡았다. 1단계 사업에서는 기존 2MW급 풍력발전기 15기, 총 30MW 규모의 설비를 철거하고 4.3MW급 발전기 21기를 새로 설치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구간의 발전설비 용량은 30MW에서 90.3MW로 기존보다 3배 이상 확대됐다. 기존 발전단지 부지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발전 용량과 설비 이용률을 높여 신규 부지 개발 부담을 줄이고 국토 이용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중부발전의 설명이다. 새롭게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에 전량 직접 판매된다. 중부발전은 이번 1단계 준공을 시작으로 강원풍력발전 전체 단지를 총 3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리파워링을 할 예정이다. 모든 사업이 완료되면 강원풍력발전은 기존 98MW 규모에서 200MW 이상 규모의 대형 풍력발전단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형일 美 금리 동결 후 “11월 국고채 발행 신중 검토…긴급 바이백도”

미국의 금리 동결 후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 부총리는 최근 금리 인상 흐름에 따라 국고채를 재매입하는 '긴급 바이백' 등 시장안정 조치와 함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취약차주 추가 대책도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국고채 시장은 10월 발행물량 축소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며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라며 “필요 시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 바이백 등 시장안정조치를 적시에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다만, 긴축 종료가 아닌 이전의 금리 인상의 효과를 점검하는 것으로 향후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와 중간선거, 프랑스 재정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국고채 시장으로 전이될 위험성 등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가 이달 국고채 발행 물량을 축소한 데 이어 11월 발행 물량도 신중 검토하고, 긴급 바이백 조치도 언급한 이유다. 시장에 풀려 있는 국고채를 사들이거나 시장 내 국채 물량을 줄여 국채 가격 하락,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미 연준의 금리 동결에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 9월 금리 인상의 영향과 경제지표를 확인하며 향후 정책경로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취약차주 영향과 대책도 점검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금리 인상 흐름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금융시장 여건 변화에 따른 취약차주·금융업권 영향을 지속 점검하고 추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식 결제주기 단축 방안도 다뤄졌다. 현재 체결일로부터 이틀 뒤에 결제가 이뤄지는 'T+2' 주식 결제 주기를 하루 앞당겨 'T+1'로 전환하는 로드맵이다. 이 부총리는 “결제주기 단축은 결제 관련 위험을 줄이고 자금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 금융투자업계 및 국내외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아시아 주요국의 단축 추진 동향도 고려해 전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미국 대외정책 변화, 국제유가, 글로벌 자금흐름이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필요시 신속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반도체 훈풍, 중소기업까지”…기업심리 4년여 만에 최고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생산·투자 확대가 협력업체와 내수 업종의 경기 회복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에 집중됐던 산업 활력이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으로 퍼지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04.2로 한 달 전보다 5.1포인트(p) 상승했다. 2022년 8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월간 상승 폭은 2021년 4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심리가 장기 평균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CBS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주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합해 산출하는 지표로, 장기 평균인 100을 넘으면 기업들의 경기 인식이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전산업 CBSI가 100을 상회한 것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복 흐름은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제조업 CBSI는 105.6으로 전월 대비 6.1p 상승했다.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이자 2021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이다. 제품 재고 관련 지수가 3.5p, 생산 지수가 1.1p 오르며 제조업 심리 개선을 이끌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CBSI가 105.6으로 11.2p 뛰었다. 내수기업도 103.8로 8.1p 상승했다. 대기업은 105.1로 3.9p, 수출기업은 106.1로 1.8p 오르는 데 그쳤다. 수출 주력 기업에 머물던 경기 개선 효과가 국내 거래망과 중소 제조업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달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완성차 파업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등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점을 짚었다. 이달에는 이러한 기저효과에 더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업종의 생산과 투자 증가가 후방 제조업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자재 구매 부담이 줄어든 점 역시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 경기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았다. 제조업 밖에서도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비제조업 CBSI는 103.2로 전월보다 4.3p 상승했다. 채산성과 매출 관련 지수가 각각 1.4p, 1.1p 개선된 영향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과 건설업, 정보통신업, 운수창고업의 기업 심리가 나아졌다. 제조업에서는 자동차와 기타 기계·장비, 화학물질·제품 업종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앞으로의 경기 기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11월 전산업 CBSI 전망치는 101.8로 전월보다 2.2p 높아졌다. 제조업 전망지수는 103.0으로 1.9p, 비제조업은 101.0으로 2.4p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 심리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0월 ESI는 100.8로 전월보다 0.9p 올랐으며,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100.1로 1.0p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전국 3639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3450개 기업이 응답했으며, 제조업은 1941개, 비제조업은 1509개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유시민 “이 대통령 임기 채우지 못할 수도…김민석은 진영 박살에 앞장”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진영을 박살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윤석열 딱정벌레가 자기 집을 해체했던 것처럼, 지금 정부와 이 대통령도 똑같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최근 30%대로 하락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많은 국민에게 신임받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때부터는 언제든지 배가 물 위에서 엎어질 수 있다"며 “대통령이 원래 자기가 이루고자 했던 것을 못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배가 엎어질 수 있다"는 유 작가의 경고는 중국 고전 '순자'의 “군주민수 수능재주 역능복주(君舟民水 水能載舟 亦能覆舟), 임금은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아서 물이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엎을 수도 있다"는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 작가는 그러면서 “극단적인 경우 박근혜·윤석열(전 대통령)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고 경고 수위를 높였다. 유 작가는 지지율 추락의 배경으로 지지층 내부 분열을 꼽았다. 그는 “제일 큰 문제는 진영의 해체"라며 “'뉴이재명' 스피커들이 발언을 하면 할수록 이 대통령은 진영 내에서 계속 고립되게 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석 대표를 향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김 대표가 취임 당시 '100일 내 당 지지율 10%p 상승'을 약속한 점을 두고 유 작가는 “원래부터 본인도 할 수 있다고 믿고 한 말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민티07' 같은 것을 만들어서 계속 진영을 박살내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유 작가의 이 같은 발언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29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평가를 하거나 답할 필요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기획] 제주,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총력’…마사회·공항공사·에기평 ‘정조준’

제주도가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주요 거점지로 떠올랐다. 제주도는 한국마사회, 한국공항공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삼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을 앞세워 유치전에 나설 방침이다. 29일 제주도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제주 유치 전략'에 따르면 제주도는 이들 3개 기관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설정하고 기관별 이전 필요성과 임직원 정주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단순한 지역균형발전을 넘어 제주가 보유한 말산업·항공·에너지 인프라와 각 기관의 정책 기능을 결합해 국가 차원의 산업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023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 기관 가운데 한국공항공사가 제주로 이전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3178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가 1481억원으로 가장 컸다. 취업유발효과도 2253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마사회의 생산유발효과는 651억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364억원으로 분석됐다. 한국마사회 유치의 핵심은 국가 말산업 정책 기능과 국내 최대 말산업 현장을 한곳에 결합하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뿐 아니라 승마와 말 생산·육성·등록·유통 등 말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는 말산업의 생산과 수요, 인프라가 동시에 집적된 지역이다. 도청에 따르면 전국 말 사육두수의 54.3%인 1만4936마리가 제주에 있고, 말 보유 사업체의 48%인 1101개소가 자리 잡고 있다. 체험승마 인구 역시 전국의 45.7%인 23만명에 달한다. 렛츠런파크 제주와 제주목장 등 마사회의 기존 사업 기반에 제주대학교·제주한라대학교·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등 전문인력 양성 체계가 갖춰져 있다. 제주도는 마사회 본사 기능이 이전할 경우 생산·육성·경마 중심의 말산업을 승마와 복지, 관광, 치유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말 생산부터 육성·경마·승마·복지를 한 지역에서 연결해 제주에서 검증된 사업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사업장이 있다는 점은 임직원 이전 부담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렛츠런파크 제주와 제주목장을 활용해 조직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주거·교육·보육 지원도 병행한다. 제주형 자율학교 101개교와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특례입학 등을 활용하고 혁신도시 내 672세대 주택 공급계획 등도 연계할 방침이다. 직원과 가족이 이주 전 제주 생활을 경험하는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을 지원책에 포함됐다. 제주도는 한국공항공사 유치를 위해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미래항공모빌리티를 연결하는 국가 미래공항 거점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항공사는 전국 지방공항의 건설·관리·운영과 항공산업 육성을 담당한다. 제주도는 국내 최대 수준의 항공수요를 보유한 제주가 공항 정책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주공항은 지난해 국내선 운항이 약 15만4000편, 여객은 약 2678만명에 달했으며 하루 평균 약 422편이 운항됐다. 특히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항공교통 안정성이 주민 이동권과 관광 등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항공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안전과 혼잡관리, 서비스, 비상대응 등 공항 정책을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게 제주도의 판단이다. 향후 제2공항과 도심항공교통(UAM), 친환경·스마트공항 사업까지 추진되면 기존 공항의 운영·안전 개선부터 신규 공항 개발과 미래모빌리티까지 한 지역에서 연계할 수 있다. 제주에서 축적한 운영 및 미래공항 정책 경험을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공항으로 확산하는 게 가능하다. 임직원의 이동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통대책을 마련한다. 제주공항과 혁신도시를 잇는 800·801번 노선을 증편하고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을 줄이는 한편 혁신도시와 산록도로 간 접근도로 확충을 추진한다. 서귀포 혁신도시의 공공형 워케이션과 원격협업 환경을 활용해 수도권과의 업무 연속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유치는 제주가 선도적으로 겪고 있는 에너지전환 과제를 국가 연구개발(R&D) 정책과 직접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에기평은 국가 에너지기술 R&D의 기획·평가·관리와 중장기 기술개발 전략 수립, 에너지기술 정책 지원 등을 담당한다. 제주도는 독립된 전력계통과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으로 인해 제주가 향후 전국에서 나타날 에너지전환 과제를 먼저 경험하고 있다는 점을 유치 논리로 내세웠다. 실제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안정에 시급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비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기반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전기차 양방향 충·방전(V2G), P2X, 그린수소 등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거래·소비에 이르는 다양한 기술과 제도를 실증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고 있다. 에기평이 제주로 이전하면 현장에서 발생하는 출력제어와 계통 안정성, 유연성 자원, 에너지저장 등의 문제를 신규 국가 R&D 과제에 직접 반영하고 개발된 기술을 다시 제주에서 실증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구상이다. ESS 저탄소 중앙계약시장과 전력시장 제도개선 시범사업, 그린수소 상업판매 등 제주에서 검증한 사업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제주도는 에기평 전문인력이 실증현장에 상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그린수소 실증사업 등 양측의 협력 기반을 활용해 지역 연구기관·기업과 공동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거·교육·보육 지원과 함께 서귀포 혁신도시 공공형 워케이션 오피스와 원격협업 체계를 활용해 수도권 연구기관 및 중앙부처와의 업무 연속성을 뒷받침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 인접 경기권 그린벨트 풀어 주택 7만6700호 더 공급

정부가 김포와 구리, 하남 등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지역에 7만6000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한다. 29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어 7만6700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 6곳을 추가 발표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통해 총 10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 강서·남양주 도심·경기 광주역세권2에 해당하는 2만7200가구를 앞서 발표한 데 이어 이날 나머지 7만6700만가구 신규택지 후보지를 추가로 발표하는 것이다. 이번 신규택지 후보지는 수도권 6곳이다. 경기도 김포시·구리시·하남시·의정부시·고양시 소재다. 국토부는 후보지들은 서울 경계로부터 약 5㎞ 이내 거리인 교통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해당 지구들은 이미 훼손돼 환경적 보전 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국토부는 난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우려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김포시 고촌읍 김포 아라(3만7천가구), 구리시 사노동 구리 건원(1만4천600가구), 하남시 미사동 하남미사 K-컬처(1만2천가구), 하남시 감일동 하남 감일2(6천500가구), 의정부시 호원동 의정부 다락원(2천600가구), 고양시 대곡동 고양 대곡지식융합(확장)(4천가구)다. 정부는 이들 지구에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신속 공급을 위해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해 신규택지 발표 이후 착공까지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인다. 인허가, 보상, 부지 조성 등 택지 조성 단계별 절차를 병행한다. 아울러 각종 영향평가 등에 필요한 관계기관 협의 등도 신속히 진행한다. 착공 목표는 2030년까지이고 지구 지정 단계부터 단계별로 조기화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투기 방지에도 주력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여부 등을 확인하기위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직원 및 업무 관련자의 직계존비속 토지 소유 여부를 조사했고, 의심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상거래 조사를 위해 해당 지구와 인근 지역 최근 3년간 거래 2917건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이상거래 조사 대상 654건을 선별, 추가기획 조사 등을 통해 의심거래 적발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투기 차단을 위해 앞서 8·13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전역과 인접 수도권 지역 개발제한구역 등을 대상으로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신규 택지 영향권을 제외하고 해제된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우수한 지역에 지속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신규 택지는 지구 지정부터 착공까지 모든 절차에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해 신속하게 공급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현대백화점그룹, 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한섬 대표 교체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안정 속 쇄신'에 초점을 맞춰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그룹 지주사와 식품사업을 이끈 전문경영인 2명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가운데, 패션 계열사인 한섬은 7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29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부회장 2명, 사장 3명, 부사장 3명을 비롯해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총 50명 규모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는 내년 1월 1일부로 시행된다. 인사 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 대해 “그룹의 지속성장을 이끌어온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리더십의 격상과 역량 강화를 통해 경영 안정성과 책임경영을 더욱 공고히해 나가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62년생인 장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현대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과 기획조정본부장, 현대백화점 대표를 역임하고 2023년부터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다. 박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5년 현대경제연구원에 입사해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을 지냈고, 2015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10여년 간 회사를 진두지휘해왔다. 사장 승진자는 총 3명이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윤영식 현대지에프홀딩스 부사장과 이헌상 현대그린푸드 부사장도 나란히 사장단에 합류했다. 한섬은 유태영 전무가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되며 새 수장으로 낙점됐다. 박장서 현대디에프 대표이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김봉진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전무)도 부사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성과 기반의 내부 인재를 등용해 사장단과 고위임원 진용을 갖추고,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지향형 인재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며 “이로써 조직의 역동성과 미래 사업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미도 담겼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E칼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

인공지능(AI)이 우리 삶과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전력 소비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쏟아붓는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액은 2025년 5,500억 달러를 넘어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 투자액을 웃돌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향후 5년 내에 두 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어떻게 높이고 전력망에 안전하게 통합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한 기업의 비용 절감을 넘어 국가 에너지안보와 직결된 핵심과제가 되고 있다.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센터는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중 전력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 의존도가 높다. 공급된 전력은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 등 IT 시스템 뿐만 아니라, 시스템 작동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히는 냉각 설비와 부대 시설을 가동하는 데 쓰인다. 특히 고성능 AI 연산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일수록 특수 냉각 설비가 필수적이다. 둘째, 전력과 수자원 소비 사이에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 냉각에 들어가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증발식 냉각탑을 사용하면 전력사용효율(PUE)은 개선되지만 막대한 양의 물이 소모된다. 반대로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건식 냉각이나 공기 냉각 방식을 택하면 전력 소비가 급증한다.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전기가 사실상 전량 열로 변환되어 대기 중으로 버려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특징이다. 셋째, 전력 계통 측면에서의 공간적 집중성과 변동성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약 60%는 특정 지역에 클러스터 형태로 밀집해 있다. 이는 지역 전력망에 극심한 병목현상을 유발한다. 또한 AI 학습과 추론 작업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전력 부하가 급격히 출렁이거나, 송전선로 고장 등 미세한 전압 변동 시 자체 설비 보호를 위해 순식간에 전력망에서 이탈해 비상발전기로 전환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송전선 장애 직후 무려 3.8GW 규모의 데이터센터 부하가 동시에 계통에서 떨어져 나가 전력망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마련과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데이터 투명성'과 '강력한 규제 표준'을 양 날개로 삼고 있다. EU는 에너지효율지침(EED)에 따라 IT 전력 수요가 500kW 이상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사용효율(PUE), 수자원사용효율(WUE), 폐열 재활용률(ERF), 재생에너지 사용률(REF) 등 4대 핵심지표를 매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첫 보고 결과 EU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1.36으로 세계 평균(1.58)보다 우수했지만, 폐열 재활용률은 1.8%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EU는 보고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등급제'와 '최소성능기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IEA는 최소성능기준 도입만으로도 유럽에서 연간 약 20TWh, 전 세계적으로는 65T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유럽 개별 국가들의 행보는 더욱 구체적이다. 독일은 에너지효율법(EnEfG)을 통해 신규 데이터센터의 PUE 목표(1.2 이하)를 규정할 뿐만 아니라, 발생한 폐열의 일정 비율(2026년 10%, 2028년 20%)을 반드시 재활용하도록 하였다. 핀란드 하미나(Hamina) 지역의 데이터센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버에서 회수한 폐열로 지역난방 수요의 70~75%를 충당하며 에너지 순환 경제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은 인센티브 연계 및 인증 체계 강화가 특징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는 세제 혜택이나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을 받기 위한 자격 요건으로 PUE와 WUE는 물론 단지 내 발전·저장 설비 및 무탄소 전력 비중 공시를 요구한다. 나아가 건물 설계 단계부터 LEED Gold, 에너지스타, 또는 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는 신규 발전소와 전력망 건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IEA가 강조하듯 에너지효율이야말로 생산할 필요도, 송전할 필요도 없는 '제1의 연료(First fuel)'다. 데이터 공시의 투명성을 높이고 엄격한 효율 표준과 폐열 재활용 인센티브를 정비해야 한다. 산업계 역시 기술혁신을 통해 전력망 안정성에 기여하는 책임감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지속가능한 AI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bienns@ekn.co.kr

“금리 동결보다 더 놀랍다”…워시, 무슨 말 했길래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특히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조하면서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약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한국(3.00%)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던 결과로, 지난달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판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적시에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통화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로 상향 조정됐고 3분기 성장률도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이것이 지난 이틀 동안 FOMC 논의가 주로 물가 안정이라는 우리의 책무에 집중됐던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연준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또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이전보다 긴축됐지만 이를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단정할 의향도 없고 그렇게 판단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발언을 두고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사실상 뒷받침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워시 의장은 추가 긴축에 나서겠다고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스 미국 거시경제 전략가 역시 “우리는 여전히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기 위한 문턱은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올해 12월과 내년 3월 각각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고 짚었다. 첫 번째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 결정 회의 횟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연준은 2027년에도 연간 8차례 정례회의를 개최하지만 이 가운데 한 차례는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 집중하고 기준금리 결정 표결이나 회의 이후 성명 발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는 기존 8차례에서 7차례로 줄어든다. 2028년에는 통화정책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가 두 차례로 확대되면서 정례회의를 통한 금리 결정 기회가 6차례로 더욱 감소한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이례적인 결과는 리사 쿡 연준 이사가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FOMC에서 표결권을 가진 위원 12명 가운데 10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했지만 쿡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번 회의에서 복수의 위원이 반대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쿡 이사의 반대표는 의외의 결과였다고 CNBC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연준 이사들이 FOMC 금리 결정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일은 드물며, 쿡 이사는 2022년 취임한 이후 이번이 첫 반대표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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