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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제12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착수…재생에너지 확대 전망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6년부터 2040년까지 적용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이번 계획에는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세부 이행계획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 폐지 등 정부 국정과제를 구체화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2025년 제10차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계획 등을 논의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년 주기로 전력수급 안전을 위해 전력수요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전력설비와 전원구성을 설계하는 15년 중장기 계획이다. 이번 12차 계획은 내년부터 2040년을 계획 기간으로 잡는다. 11차 계획 이후 2035 NDC,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등 여건 변화를 반영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 기조에 맞춘 무탄소 중심의 전원믹스를 도출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 폐지 등 정부의 국정과제를 구체화한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확대에 부합하는 적정 유연성 확보, 전력망 확충, 수요 분산, 전력시장제도 보완 등도 함께 검토된다. 이에 따라 12차 계획에는 11차 때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11차 계획에 포함됐던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원전 건설 여부는 전기 수요 등을 감안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차 계획은 이날 착수보고를 시작으로 다음 달 초에 총괄위원회를 열고, 분야별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주요 과제를 논의한다. 이후 전문가위원회에서 도출한 초안을 바탕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계부처 협의, 공청회, 국회 상임위 보고, 전력정책심의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날 전력정책심의회에는 전력계통영향평가 기준 개정안도 상정됐다. 기후부는 전력계통 여유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전력계통영향평가를 강화하도록 개정해, 전력다소비시설의 지방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계획 없이 늙어가는 中企…세대 잇는 백년 기업 만들려면

#주방용 밀폐용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중견기업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회장은 승계에 대한 고민 끝에 지난 2017년 결국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전량 매도했다. 상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우려해 상속 대신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손톱깎이 하나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였던 글로벌 강소기업 쓰리세븐도 상속 문제 탓에 결국 매각 절차를 밟았다. 2008년 창업주 김형규 회장이 별세한 후 유족들은 상속세를 납부해야했지만, 이를 위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서다. 이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독립적인 경영권을 잃게 된 대표 사례다. #농우바이오는 1990년대 국내 최초로 채소 종자 수출에 성공하고 국내 종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이다. 창업주인 최효근 회장이 사망하면서 상속세 약 1000억원을 납부해야했지만, 마땅한 재원이 없었던 유가족은 결국 2024년 농협 경제지주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가 27일 가족기업학회와 공동으로 '세대를 잇는 도전의 힘, 기업승계 마스터플랜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선화 한국가족기업연구소 소장은 “가족기업들이 본격적인 세대 교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승계 성공률은 약 30% 수준에 그친다"며 “기업승계는 경영, 가족관계, 소유 구조 등 어느 한 요소라도 준비되지 않으면 경영 공백, 갈등, 지분 분산 등 기업의 지속성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자와 후계자 간 인식 차이 등 각종 승계 리스크를 파악하고, 데이터에 기반 한 객관적인 승계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 위원이자 승계를 앞둔 2세 기업인인 김소희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회장은 “기업승계는 기업문화·경영시스템·리더십·가족관계 등 복합적인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통합 전략 없이는 지속 가능한 승계가 보장될 수 없다"며 “성공적인 기업승계는 세금정책과 후계자 교육 외에도 승계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사전 준비와 장기적인 승계 로드맵이 필요하고, 승계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세금재원 부담 완화를 위한 납부제도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섭 가족기업학회장은 “얼핏 보면 승계가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적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존속과 일자리,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라며 “가족 기업 승계를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계를 '부의 대물림'이라는 재산 상속 프레임으로만 해석하면 사회적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철학과 정신의 승계'로 인식시키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12월 中企 경기전망지수 76.5…전월대비 1.0p 하락

12월 중소기업 경기가 11월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12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2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6.5으로 전월대비 1.0p 하락했다. 다만 전년동월(72.6)보다는 3.9p 올랐다. 제조업의 12월 경기전망은 전월대비 2.4p 하락한 80.6이며,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0.4p 하락한 74.7로 나타났다. 건설업(71.8)은 전월대비 3.2p 상승했으며, 서비스업(75.3)은 전월대비 1.2p 하락했다. 제조업에서는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기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0개 업종이 전월대비 상승한 반면, △산업용 기계 및 장비수리업 △1차금속 등 13개 업종은 전월대비 하락했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이 전월대비 3.2p 상승했고, 서비스업은 전월대비 1.2p 하락했다. 서비스업에서 △교육서비스업 △부동산업 등 5개 업종이 전월대비 상승한 반면,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5개 업종은 전월대비 하락했다. 항목 별로는 수출과 내수판매, 자금사정, 영업이익이 모두 전월대비 하락했다. 역계열 추세인 고용은 전월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12월의 SBHI와 최근 3년간 동월 항목별 SBHI 평균치와 비교해보면 제조업에서 수출, 원자재는 개선된 반면, 다른 항목은 이전 3년 평균치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비제조업에서는 수출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이전 3년 평균치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11월 중소기업 경영상 애로요인은 '매출(제품판매) 부진'(59.1%)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인건비 상승(32.5%) △업체 간 경쟁심화(28.9%) △원자재(원재료) 가격상승(28.8%)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25년 10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로 전월대비 2.1%p 하락했으며, 전년동월대비 1.6%p 하락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삼양식품, 서울 성수에 ‘삼양1963’ 팝업스토어 오픈

삼양식품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7일간 서울 성수동에 '삼양1963'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삼양1963' 출시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근본 라면의 귀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프리미엄 라면 바' 콘셉트로 운영된다. 삼양식품은 앞서 성수동에서 진행한 '김이 피어오르는 삼양1963 옥외광고 캠페인'에 이어 팝업스토어를 연달아 선보이며 주요 고객층과의 접점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양1963 팝업스토어는 라면 조리로 인한 대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네이버 사전 예약 또는 현장 예약 후 순차 입장 방식으로 운영된다. 먼저, 사전 예약 방문객은 팝업스토어 내부에 조성된 시식존에서 삼양1963을 온전한 식사 형태로 경험하게 된다. 이후 시식평을 작성하면 팝업스토어 굿즈인 '삼양1963 전용 텀블러'를 증정 받는 구성이다. 현장 예약 방문객은 방문 순서에 맞춰 입장하면 조리된 삼양1963이 담긴 전용 텀블러를 제공받는다. 이후 성수동 일대에서 자유롭게 시식한 뒤 팝업스토어를 재방문하면 세척된 전용 텀블러를 수령할 수 있다. 또한, 시식을 마친 방문객을 대상으로 SNS 인증 이벤트도 진행되며, 참여 시 삼양1963 제품이 제공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화려한 전시나 퍼포먼스 대신 라면의 본질인 면, 국물, 그리고 삼양1963이 지닌 우지의 풍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번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다양한 콘텐츠를 폭넓게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에너지저장장치 중앙계약시장 개설, 540MW 규모 입찰 공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을 판매하는 입찰시장 공고가 발표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7일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을 개설하고 총 540메가와트(M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발전사업자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ESS는 전력 생산이 많은 시간대에 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높은 시간에 방전해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계통 혼잡을 줄이고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설비다. ESS 중앙계약시장은 지난 2023년 8월 65MW 규모로 처음 개설되었으며, 올해 5월에는 전국을 대상으로 제1차 시장이 개설되어 총 563MW 구축사업 추진이 확정된 바 있다. 이번 제2차 시장에서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에너지저장장치 도입계획에 따라 2027년까지 육지와 제주에 각각 500MW, 40M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하는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제2차 시장에서는 관련 업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해 평가체계를 일부 변경했다.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의 비중을 기존 60:40에서 50:50으로 조정하여 비가격평가를 강화하고, 배터리 화재 안전성에 대한 배점을 상향했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 공급망 요소를 포함하여 산업 경쟁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방침이다. 제주 지역에 대해서는 전력시장 내 차익거래를 허용할 계획이다. 차익거래란 전력시장가격이 저렴할 때 에너지저장장치를 충전하고 비쌀 때 방전해 그 차이만큼 운영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이번에 처음 도입된다. 제주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육지보다 높고(지난해 기준 20%) 재생에너지 입찰제가 시행되고 있어 차액거래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 입찰기간은 내년 1월 16일까지이며, 내년 2월 중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3분기 소비쿠폰에 실질소득 증가…소비는 감소세 유지

3분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효과로 물가를 고려한 가구당 실질소득이 증가했다. 다만 예년보다 늦은 추석 연휴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면서 실질 소비지출은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2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3만9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3.5%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1.1%, 사업소득은 0.2% 각각 늘고 재산소득은 0.8% 줄었다. 물가 상승을 제거한 실질소득은 1.5%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3분기 연속 2%대 증가했다가 2분기에 0.0%로 제자리걸음을 했으나 곧바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데이터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추경'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약 13조원의 두 차례에 걸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고, 이달 말까지가 소비 기한이다. 실제 생산활동과 무관하게 무상으로 지급받는 이전소득이 15.5% 증가했다. 코로나19 손실보전금이 지급됐던 지난 2022년 2분기(37.5%) 이후로 13분기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작년과 달리 추석명절이 4분기로 늦어진 탓에 용돈 등을 포함하는 '사적' 이전소득이 30.8% 감소했지만 민생쿠폰에 힘입어 '공적' 이전소득은 37.7% 급증했다. 반면 이전소득을 제외한 소득 항목은 대부분 부진했다. 근로소득은 0.8% 감소해 지난 2분기(-0.5%)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사업소득도 1.7% 줄며 2분기 연속 1%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재산소득은 2.7% 감소해 13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배당소득은 늘었지만 이자소득이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4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하며 올해 들어 1분기(-0.7%), 2분기(-1.2%)에 이어 3개 분기째 줄었다. 소비지출이 1.3% 늘었다.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추석 명절이 늦어져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특히 육류(-9.0%), 채소·채소가공품(-7.0%), 주스·기타 음료(-6.2%)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오락·문화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연휴가 밀리다 보니 단체 및 국외 여행비가 14.1% 감소했고, 운동 및 오락 서비스(-3.6%), 서적(-10.2%)도 줄었다.교육 지출도 학원·보습교육(-4.5%), 정규교육 (-7.6%) 등을 중심으로 6.3% 감소했다. 교육 지출은 학령인구 감소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지출이 늘어난 품목도 일부 있다. 음식·숙박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 영향으로 외식 등 식사비가 4.6% 늘었으나 숙박비는 4.1% 줄었다. 주류(-7.9%) 감소에도 전자담배 인기로 담배 지출이 8.8% 늘면서 전체 주류·담배 지출은 0.6% 증가했다. 테슬라 신차 출시 등으로 자동차 구입(19.5%)이 큰 폭으로 늘면서 교통·운송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HD현대중공업,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의 ‘또다른 주역’

27일 새벽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 성공을 이끈 주역 중 HD현대중공업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HD현대중공업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설치된 제2 발사대의 기반시설 공사를 맡았고, 4차 발사를 성사시킨 발사대 시스템 총괄운영까지 수행했던 것이다. 제2 발사대 기반시설은 지하 3층, 연면적 약 6000㎡ 규모로, 발사대 지상기계설비(MGSE)와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관제설비(EGSE) 등 발사대시스템 전 분야를 HD현대중공업의 독자기술로 설계·제작을 거쳐 설치됐다. 아울러 누리호 4차 발사 전 점검·테스트 수행과 발사 운용까지도 총괄했다. 특히, 누리호 발사대 시스템 공정기술의 국산화율을 100%로 완성하며 우리나라가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우주발사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HD현대중공업은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07년 나로호 발사대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우주 발사 인프라 분야에 본격 진입했다. 누리호 1~4차 연속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발사 운영 역량을 축적해 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4차 발사 성공으로 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한 발사대시스템의 안정성이 확인됐다"며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누리호 5·6차 발사 운용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네이버 X 두나무 = AI X Web3…이해진 “글로벌로 나아가려는 꿈과 사명감때문”

네이버와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결합을 추진한다. 향후 핀테크·디지털자산 시장에서의 전략적 행보를 내디뎠다. 양사는 AI·블록체인·결제 인프라를 결합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3사의 글로벌 진출 비전을 설명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 이해진 의장, 최수연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두나무 송치형 회장, 오경석 대표 등 3사 최고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앞서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전날 각 이사회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기업융합'에 대해 의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각 사의 최고 경영진들은 3사 결합을 통해 글로벌 기술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네이버의 AI·IT 인프라, 네이버파이낸셜의 간편결제·웹2 생태계 운영 역량, 두나무의 블록체인·웹3 생태계 운영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최수연 대표는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다가오는 AI와 웹3 융합 시대에 글로벌 사업의 새 판을 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사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AI의 발전이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는 변화를 만드는 지금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양사는 그 예로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제시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등 금융 취약 국가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기반 송금은 빠르고 저렴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토큰화 펀드인 비들(BUILD)을 발행하고 있는데, 자산 가치가 3조원에 육박한다. AI기술은 사물은 인지하는 '인식 AI(Perception AI)'를 넘어 콘텐츠를 생성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블록체인 대중화 흐름과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맞물린 현재의 기술적 모멘텀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며, 이 기회에 글로벌에서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자는 것에 네이버와 두나무는 뜻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합의 가장 큰 의미는 양사의 핵심 역량을 묶어 한국형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있다. 두나무 오경석 대표는 “글로벌 레이스의 적기를 놓칠 경우 거대한 조류에 참여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속도와 선제 대응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디지털자산이 기관투자자 중심의 자산으로 자리잡고,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인프라가 금융 영역 전반으로 확대되는 시점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기업 합병이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글로벌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각오도 나왔다. 이해진 의장은 “제 경험으로 보면, 회사 간 합병이나 협업은 외부에서 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각자 살아온 조직 문화나 구조가 합쳐지는 데 새로운 것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 하나, 힘을 합쳐 글로벌하게 나가겠다는 꿈과 사명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합 방식은 포괄적 주식 교환 구조다. 현금 지출 없이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형태이며, 두나무 주주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주가 된다. 이를 통해 양사의 주주는 두 기업의 향후 성장 성과를 공동으로 가져가게 된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AI·데이터 인프라를,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금융 서비스 기반을, 두나무는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자산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량 간 결합 효과가 기대된다. 최 대표는 3사는 융합 이후, AI, 웹3 등 시대적 화두가 되는 국내 기술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업계를 선도할 방침도 밝혔다. 이미 기술과 서비스적 배경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반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AI, 웹3 관련 생태계 육성을 위해 5년간 10조원을 투자할 계획도 공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두나무 결합을 두고 양사 간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 법제화가 연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 이정문 의원은 이달 한 행사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11월 말~12월 초에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합병 법인은 디지털 자산 2단계 입법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에 따른 신규 사업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통해 합병법인이 결제 과정에서 카드사에 지급하던 수수료를 절감하고, 이자수익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의 가상자산 관련 기술 및 사업의 영향력과 네이버페이의 결제시장 내 높은 영향력이 시너지를 발생시켜 의미 있는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스테이블코인 유통시장에서는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의 강점이 주목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통째로 불태운 홍콩 아파트 화재…‘대나무 비계’가 피해 키웠다

홍콩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4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보수 공사용 '대나무 비계(작업자 이동용 간이 구조물)'가 참사 규모를 키웠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참사로 건설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를 포함한 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오후 2시 52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2층짜리 주거용 고층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44명으로 집계됐고 현재 45명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에는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 1명이 포함됐다. 또 내부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279명은 실종 상태다. 이번 사태는 44명의 사망자를 낸 1962년 이후 최악의 화재참사로 기록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공사업체 책임자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화재 당시 건물은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이 번지면서 대형 불기둥이 치솟았다. 공사 중인 건물 외벽을 따라 설치하는 비계는 현재 통상적으로 금속 제품을 쓰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대부분 대나무 비계가 사용된다. 홍콩은 건설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를 사용하는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금속 비계를 설치하고 있는 중국 본토보다도 전환이 늦다. 대나무 비계는 가볍고 유연한 데다 비용도 저렴하지만 위험성도 만만치 않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대나무 비계 관련한 사망 사고가 20건 넘게 발생했다. 작년에는 대나무 비계가 무너지면서 2명이 사망했고 지난달에도 대나무 비계 화재가 발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대나무 비계를 현장에서 점진적으로 퇴출하고 공공 건설 공사의 50%에 금속 프레임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지난 3월 발표했다. 이와 함께 홍콩 경찰은 외벽에 설치된 보호망과 방수포, 비닐 등이 방화(防火)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는 한편, 공사용 우레탄폼이 화재를 급속하게 번지게 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은 “보호망, 방수포, 비닐 등이 일반적으로 기준을 충족시키는 소재보다 훨씬 더 강하게 연소되고 빠르게 퍼진다"며 현 상황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불이 붙기 쉬운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는 면밀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로 42년 된 '웡 푹 코트'는 40년이 넘은 건물은 대규모 보수를 해야 한다는 홍콩 당국 규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공사 중이었는데, 이미 공사 작업자의 흡연 문제를 지적하는 주민 민원이 제기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화재가 난 아파트가 홍콩 특유의 밀집형 건축물이라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아파트는 1983년 준공돼 올해로 42년이 된 노후 건물로 총 1984세대가 거주한다. 건축 면적 48∼54㎡(약 14.5∼16.3평)인 소형 세대로 구성돼있다. 아파트 간 간격이 좁으면 화재 발생 시 옆 건물로 옮겨붙기 쉽고, 연기가 빠져나갈 공간도 부족하다. 일부 주민들은 화재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동영상에 음악 끼워 팔기’ 구글, 공정위 제재에 꼬리 내렸다

구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판정을 받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요금제를 개편하기로 했다. 음악재생 기능을 뺀 8500원짜리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상품이다. 해외에는 없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이 한국에서만 제공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제출한 이같은 내용의 동의의견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의견수렴 등을 거쳐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그동안 구글은 광고 없는 동영상 서비스와 음악 서비스가 결합한 유튜브프리미엄(월 1만4900원) 상품과 유튜브 음악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뮤직프리미엄(1만1900원) 상품만 판매하고 광고를 제거한 동영상 서비스 단독 상품 라이트는 판매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구글은 이같은 동의의결안을 제출했고,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 및 구글과의 추가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수정·보완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 라이트에 광고 제거 기능뿐만 아니라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저장 등 부가 기능을 추가 도입했다. 또 구글이 지원 주체가 됐던 3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EBS에 출연해 국내 음악 산업을 지원하도록 했다. 최종 동의의결안은 지난 19일 전원회의 합의를 통해 확정됐다. 소비자들은 이 요금제를 통해 유튜브에 게시된 대다수의 영상을 영상 중단형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다. 광고가 제거되는 영상의 대부분을 다른 앱(App)을 실행하거나 단말 기기의 화면이 잠긴 상태로 이용하는 백그라운드 재생하거나 단말 기기에 저장하는 오프라인으로 저장 할 수 있다. 해외에 정식 출시된 유튜브 라이트에는 광고 제거 기능만 제공되고 있으나 구글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와 달리 동의의결을 통해 유튜브 라이트를 출시하는 취지를 고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유튜브 뮤직이 없는 동영상 서비스만을 구매하기 원하거나 유튜브 뮤직이 아닌 다른 국내 음악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기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유튜브 라이트를 구독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구독제 상품인 유튜브프리미엄과 유튜브뮤직프리미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동 상품들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구독할 수 있다. 구글은 연내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칙적으로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상품을 출시해야 하나 구글은 연내 출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조만간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한 뒤 4~6주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국내 모든 소비자들에게 해당 상품을 출시한다.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기존 동의의결안과 동일하게 안드로이드·웹 기준 8500원, iOS 기준 1만90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3월 이후 해외 19개 국가에 본격적으로 출시됐는데 유튜브프리미엄 가격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의 가격 수준은 이들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출시일로부터 최소 1년 이상 유지될 예정이다. 향후 가격 변동이 있게 되더라도 구글은 유튜브프리미엄 가격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국내와 동일한 기능의 유튜브 라이트를 제공하는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높지 않게 4년동안 유지하기로 확약했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구글이 본건 동의의결을 성실하게 이행하는지 분기별로 철저하게 점검하는 한편, 앞으로도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김문식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 이러한 결정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거래질서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는 점,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신규 구독 상품 출시로 인해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돼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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