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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사이버대, K-학습 열기 잇는 ‘글로벌 버디 9기’ 본격 가동

경희사이버대학교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국어 교육 수요에 발맞춰 예비 교원들의 현장 감각을 키우는 특화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경희사이버대 KF 글로벌 e-스쿨 사업단은 최근 한국어 교육 전공자들의 실전 지도 능력을 높이기 위한 'KHCU 글로벌 버디 9기'의 서막을 알리는 오리엔테이션을 지난 5일 개최했다. 이번 기수에는 한국어문화학부 재학생 중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33명의 예비 교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베트남 탕롱대, 멕시코 나야리트자치대, 파라과이 국립교원대 등 총 9개국에 위치한 협력 교육기관 학생들과 매칭되어 온라인 소통에 나선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 형식을 넘어, 현지 대학생들과 팀을 이뤄 실질적인 언어 소통과 문화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 이번 활동의 핵심이다. 사업단을 이끄는 김지형 교수는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수업이 아닌 '상호 작용'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예비 교원들에게 외국인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책임감을 당부하며, 디지털 교육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통의 폭을 넓힐 것을 주문했다. 지도교수인 한주연 교수 또한 콘텐츠의 내실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교수는 다각적인 교류 방식을 도입해 참여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교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8년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손잡고 관련 사업을 지속해 온 경희사이버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 중이다. 학교 측은 앞으로도 예비 교원들이 이론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맞춤형 교육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세계 최대 ‘두바이 더마’, 결국 잠정연기…중동發 불확실성 ‘최고조’

이달 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피부·미용 박람회 '두바이 더마 2026'이 결국 잠정 연기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군사충돌로 중동 지역 전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발 글로벌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며 우리 제약바이오업계의 우려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더마 주최측은 최근 공식 누리집에 게재한 공식 성명을 통해 “현지 상황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두바이 더마 2026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추후 개최일을 재지정해 별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바이 더마는 매년 글로벌 각국의 메디컬 에스테틱 등 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피부·미용 의약품과 의료기기 기술을 선보이는 국제 박람회로, 지난해 기준 114개국 1875개 기업과 글로벌 의료 전문가 2만5000여명이 참가한 글로벌 최대 규모의 네트워킹 행사로 발돋움했다. 우리 업계가 신흥 제약시장 공략을 집중 공략하는 이른바 '파머징 마켓 전략'을 전개하는데 있어 두바이 더마는 그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핵심 행사로 자리를 잡아왔다. 올해는 제14회 아시아 피부과학회(ADC)와 통합 개최하는 방식으로 UAE 두바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이달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다. 지난해 수준의 참가 규모가 점쳐지는 가운데, 523명의 글로벌 전문가 연사의 강연과 60여개 워크숍도 마련됐었다. 이에 올해 행사는 휴젤과 종근당바이오, 동국제약, GC녹십자웰빙 등 국내 기업 다수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시장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최측의 이번 잠정 연기 결정으로 우리 기업들의 전략 실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두바이 더마 참가를 앞두고 있던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장기적 변동성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선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 연기는 특히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을 중심으로 중동 내 파머징 전략을 실행 중인 우리 업계에 있어 중동 전쟁이 현실적 리스크로 실현됐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미국·이스라엘-이란의 군사충돌 여파가 GCC까지 번지며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됐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협회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항공편이 감축되거나 항로 변경, 항공 폐쇄 및 입항 회피 등 조치가 있을 경우, 우리 기업의 제품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전쟁으로 인해 중동 국가들의 외화 반출 제한이 강화되면 대금 지연이 발생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우리 기업의 경영부담 가중 우려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완제·원료의약품 수출입 과정의 물류비용과 공장 가동비용, 해외 생산시설 등 설비투자 금액 확대에 따른 판관비와 매출원가의 상승을 유발하는 탓이다. 실제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국제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로 베럴당 86.53달러를 기록해 개전 초기였던 지난 2일(약 71달러) 대비 20% 가량 상승했고, 런던 인터콘티넨털(ICE) 선물거래소 기준 5월 인도분 브랜트유는 같은 기간 약 28% 오른 98.96달러(베럴당)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동발 불확실성으로 업계의 우려가 가중되자 정부도 우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 미국발 관세에 따른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마련했던 '바이오헬스산업 관세피해자지원센터'를 '보건의료산업 피해자지원센터'로 확대해 지난 6일부터 본격 가동했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산업통상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중동 지역에 진출한 우리 바이오헬스 수출기업과 의료기관의 피해상황과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李 ‘경자유전 개혁’, 투기 근절-농민 보호 ‘균형’ 찾기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 '경자유전의 원칙'을 언급한 것은 지난달 24일 이었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보유한 이들에게 강제 매각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였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를 겨누던 정부의 칼날이 투기용 농지로까지 확대된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경자유전 원칙을 언급했으나 그 파장이 투기세력에만 미칠지는 미지수다. 서울 부동산 투기 문제와 농지 투기 문제는 같은 선상에서 논하기 어렵다. 농지를 둘러싼 역사적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농지는 농사를 짓는 기반인 동시에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기도 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일 사상 첫 농지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선 조사가 정쟁으로 빠지면 농촌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가 축소될지 모른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자유전,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자유전의 원칙을 언급하며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강제 매각명령을 해야 한다"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은 귀농·귀촌을 하려고 해도 어렵다고 한다"며 “귀농 비용을 줄여야 하며, 근본적으로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버리지 않았느냐"며 “땅값이 오르지 않을 것 같으면 땅을 내놔야 정상인데, 값이 오를 것 같으니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문제들이 전부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농지가 투기 대상이 돼 귀농·귀촌이 어려울 정도로 땅값이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4년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시도별·전 거주지역별 귀농인수는 경상북도(1573명), 전라남도(1538명), 충청남도(1093명) 순으로 많았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귀농지역인 상주시·해남군·홍성군의 ㎡당 평균농지가격과 전년대비 상승률을 보면 상주시(약 4만8500원, 1.21%), 해남군(약 3만2800원, 0.88%) 홍성군(약 4만2300원, 0.48%)이다. 2024년 전년대비 전국 지가변동률이 2.15%,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3%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가치가 하락했거나 정체된 수준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생기는 문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일부 개발 호재지역에 국한된 논의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경자유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농지를 전수 조사하는 일련의 과정이 오늘날 농촌에 사는 사람들에게 땅이 갖는 의미를 축소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4년 기준 전국의 농가인구는 200만명이다. 이는 전체인구의 약 3.9% 수준이다. 이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급격히 감소한 수치다. 제헌헌법부터 존재했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제헌헌법이 제정된 1948년 농가인구는 약 1440만명이었다. 이는 전체 인구의 70%로 해방 이후 남한 경제는 전형적인 농업중심 사회였다. 제헌헌법 제86조는 경자유전이라는 표현 대신 “농지는 농민에게 분배하며 그 분배의 방법, 소유의 한도, 소유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써 정한다"고 썼다. 정부가 농지를 유상매수해 유상분배하는 정책을 펴 자립농을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1963년에 들어 전체 인구 대비 농가인구는 51%로 떨어진다. 산업화 시기에 들어오며 이농현상으로 농가인구는 점차 감소했다. 1987년에 이르자 전체 인구 대비 농가인구는 24%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청와대 참모진의 농지 투기 의혹 등이 정치권에서 제기되자 일각에서는 농지 전수조사가 정쟁으로 빠지면 농촌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투기 문제로 축소될 우려가 나온다. 소농 직불금 제도가 위장자경(임대인이 직불금 대리 수령)을 만연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작년 12월에 낸 '농지임대차 시장 분석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관측된 농지임대차 시장 규모의 급격한 축소는 2020년 도입된 소농 직불금으로 인해 소농이 자경 면적을 증가한 것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규명했다. 연구원은 농지임대차 시장 왜곡 해소를 위해 정책 인센티브를 형식적 자경이 아닌 실질적 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정적 임대차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행 공익직불제는 소농 직불금이 고령농의 은퇴를 지연시키고 형식적 자경을 유발하므로,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 농업인이 농지은행에 장기 임대하는 조건으로 직불금 일부를 수급·허용하거나, 농지연금과 연계하여 지급액을 상향하는 등의 합리적인 은퇴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도 이와 관련한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을 농촌 출신이라고 밝힌 서울 잠원동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수조사 하는 김에 농업직불금(공익직불제) 문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농지투기 전수조사와 더불어 농민 생계와 관련해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대중 한성대 교수는 “전수조사를 계기로 보조금 부정수급을 함께 논의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조치"라며 “농촌지역에 면사무소를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직불금 받는 사람들의 명단을 보고 그 사람이 영농인인지 아닌지 파악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수조사가 개발 호재 지역의 농지 투기를 방지하고, 농지의 효용성이 있음에도 경작하지 않는 경우를 잡겠다는 목적인 만큼 그 연장선에서 보조금 부정수급도 조사한다면 정책 실효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원철 연세대 책임교수는 농업직불금 부정수급 문제에 대해 “사실은 공공연한 문제"라며 “일거에 해결이 어렵다면 주택연금처럼 농지 연금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지연금은 만 60세 이상, 영농경력 5년 이상의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매월 생활비를 받는 제도다. 고령 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 지원을 위해 농지를 경작하거나 임대해 추가 소득을 얻으면서 연금 수령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만 38세 환영’...하나은행, 나라사랑카드에 ‘직장인’ 줄 선 사연은

하나은행이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나라사랑카드와 나라사랑 하나통장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하나은행의 나라사랑카드는 다른 체크카드보다 혜택이 좋아 군 장병뿐만 아니라 만 38세 이하의 직장인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라사랑 하나통장은 나라사랑카드 전용통장으로, 만 38세 이하의 병역판정검사 수검(예정)자, 현역병, 사회복무요원,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이라면 가입 가능하다. 단, 병무청에서 나라사랑카드 가입을 승인한 개인만 발급받을 수 있다. 통상 나라사랑카드는 현역병만 발급이 가능하다는 인식과 달리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성인 남성이라면 나라사랑 하나통장, 나라사랑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나라사랑카드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20%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아웃백,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다양한 곳에서 5~20%의 캐시백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군 급여이체 조건을 충족하면 혜택 범위는 커진다. 카카오T를 포함한 택시 업종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유튜브프리미엄, 넷플릭스를 이용하면 10~20%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해군, 해병대 군마트를 포함한 군마트(PX)에서는 지난달 이용실적과 관계없이 20~30%의 캐시백 할인을 준다. 이러한 혜택이 알려지면서 군 장병은 물론 발급 요건을 충족하는 성인 남성들도 나라사랑카드를 가입하고 있다.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나라사랑카드 발급 건수를 늘리면 군 장병, 군 간부에 합리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마케팅 효과와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는데도 긍정적이다. 하나은행은 올해부터 신한은행, IBK기업은행과 함께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중 하나은행은 타행과 달리 이번에 처음으로 나라사랑카드 운영을 맡아 은행 내부에서도 '나라사랑카드 알리기'에 혈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새해 첫날 경기도 파주 육군 1사단에 위치한 도라전망대를 방문해 군 장병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할 정도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장병내일준비적금 금리 12개월 이상~15개월 미만 구간의 금리를 0.6%포인트(p) 인상하기도 했다. 해당 적금 금리는 연 4.6%로, 각종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9.8%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나라사랑카드는 체크카드로 연회비 부담이 없는 대신 다른 체크카드, 신용카드보다 혜택이 커 직장인들에게도 매력적인 상품이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군 장병을 포함해 더 많은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꼬리 내린 롯데손해보험...매각판 ‘주도권’ 잃나 [이슈+]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이 내린 '경영 규제 리스크'에 휩싸였다. 대외 신뢰도 저하와 원매자 부담 확대, 펀드 만기 등의 이슈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매각 작업이 분수령에 놓였다는 평가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롯데손보가 지난달 28일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에 불승인하고 적기시정조치 단계를 경영개선요구로 결정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손보에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하고 이후 제출한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응했다. 롯데손보는 향후 2개월 내 자산처분, 비용감축, 조직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 자본적정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당국에 선제적으로 개선 행동을 보이고 결과를 기다린 롯데손보로선 아쉬운 결과다. 롯데손보는 최근 당국에 걸었던 소송을 취하하고 이사회를 개편하는 등 전향적 행보를 나타냈다. 실제로 대주주 JKL 소속이었던 최원진 사내이사가 지난달 19일 사임하면서 사내 당국 협력 기조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최 이사는 지난달까지 JKL의 부사장이자 지난 2019년 JKL의 롯데손보 인수 당시 딜을 주도한 인물이다. 롯데손보는 최 이사 퇴임 일주일 전 금융위에 걸었던 행정소송도 취하했다. 같은 맥락에서 '당국에 대항한다'는 이미지를 지우고 빠른 경영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란 평가다. 당국의 이번 조치는 매각 작업에 있어 불리한 환경을 확대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RS) 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내렸다.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도 각각 'A-', 'BBB+'에서 'BBB+', 'BBB'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금융위의 적기시정조치 단계 격상으로 보험영업, 자본 조달 여건 및 유동성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롯데손보의 채권등급은 지난달에도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달 6일 수시평가에서 롯데손보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신종자본증권을 BBB+에서 BBB로 각각 내려잡았다. 당시에도 금융당국이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함으로써 적기시정조치 단계 상향 가능성이 나타나자 대외 신인도 하락 및 사업·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시장 신뢰도 하락과 감독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면서 회사의 부담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당국이 롯데손보의 건전성을 정면으로 지적한 점이 영업과 브랜드 가치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평판 리스크 장기화는 대외 신인도 저하와 영업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신평은 지난해 11월 롯데손보를 하향검토 대상으로 전환했다가 약 3개월만에 실제로 등급을 낮추면서 롯데손보의 시장 지위 하락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자본성증권의 평가 구간이 A대에서 BBB대로 내려오면서 조달비용 증가 및 신규 발행 여건도 기존보다 나빠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롯데손보가 매각 작업을 보다 서두르는 방향을 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JKL파트너스 4호 블라인드 펀드가 오는 2028년 펀드 만기를 앞둔 상태로, 롯데손보는 해당 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다. 만기 시점을 고려하면 딜이 지연될수록 남은 시간과 조건면에서 협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추가 자본 투입마저 실패할 경우 더 높은 단계의 적기시정조치가 부여되고, 이로 인해 딜이 지연되면 매각가가 현재보다 더 하락하거나 조건이 악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규제 리스크 장기화로 원매자들의 접근도 신중해지는 분위기다.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사실상 인수 의사를 철회한 가운데 주요 원매자로 거론되는 한국투자금융지주도 대규모 자본확충 부담 등의 변수로 인해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당국이 요구한 개선계획의 마련 및 최종 승인 여부가 향후 경영 정상화와 매각 매듭짓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 내 최근 변화가 당국과의 갈등을 정리하고 지분 매각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며 “가격 욕심을 줄이고 현실적인 수준에서 매각을 조기에 종결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매각작업을 이끌어 온 최 이사가 롯데손보와 JKL에서 퇴임하면서 JKL 내부에서도 이전과 다른 전략을 구상할텐데, 내달 제출하는 계획에 담기는 증자 규모나 매각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며 “이는 향후 딜 방향을 사실상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내 세금으로 왜 고급차 기름값 지원하나”…석유최고가격제 부작용 우려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로 급등한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주 내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사재기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제품을 다량 소비하는 소비자에 유리해 고급차 운전자를 지원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으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이번 주 내로 기름값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최고가격제를 빨리 시행하라고 주무부처에 주문하고 있다. 이날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이미 열흘 이상 가격을 올려 받음으로써 취한 일종의 부당이득을 감안해야 한다"며 “실제 생산원가가 오르더라도 곧바로 정해진 최고가격을 상향하지 않고 일정 기간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 리터당 1692.6원에서 10일 오후 3시 1907.3원으로 12.7%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 판매가격은 1597.2원에서 1931.9원으로 21% 올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최고가격제의 효과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인위적인 가격 통제 방식은 단기적인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급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문제가 사재기다. 가격이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될 경우 소비자들은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해 구매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과거 에너지 가격 통제 정책이 시행됐던 여러 국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구매량을 제한하기도 한다. 공급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국내 판매 가격이 인위적으로 낮아질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해외 시장으로 수출을 늘리는 유인이 생긴다. 최고가격제가 내수 공급을 줄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정책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최고가격제가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연료 소비가 많은 상업용 차량뿐만 아니라 고급차도 더 큰 혜택을 보게 된다. 업계에서는 “고가 외제차나 대형 SUV를 운행하는 소비자한테까지 세금으로 기름값을 지원하는 구조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제 가격대비 국내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해 놓으면 소비가 줄지 않아 결국 원료 수입 확대로 이어져 외화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동산 원유, 가스 수입이 막힌 상황이라서 수급 자체도 쉽지 않다. 2022년 러-우 사태때 전력도매가격(SMP)을 제한하는 가격상한제가 실시되자 전력소비량이 전년에 비해 오히려 늘어났다. 이로 인해 가스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와 전력 도매사업자인 한전이 천문학적인 손실과 부채를 떠 안게 됐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통제한다고 해서 물량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입 원유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는 가격 상한제만으로는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 방식보다는 선별 지원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일정 규모 이하 영업용 차량이나 물류·운송 업종 등 연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에 한해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택시, 화물차, 농업용 차량 등 특정 업종에 한해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정책은 단기적인 물가 안정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라는 부작용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며 “취약 계층과 영업용 차량 중심의 선별 지원 정책이 보다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의 에너지 가격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李 “조기 추경해야 할 상황…물가안정 시급”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해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 에너지 세제 조정, 소비자 직접 지원 등 유가 대응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재정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며 “어차피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예상보다 세수도 많이 늘어날 것 같다"며 추경 편성 예산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위기 상황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이번 기회에 대체에너지 전환을 속도전으로 해치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도 추경 편성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의 업황도 좋아졌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세 증가 등으로 재원도 늘었다"며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 세제 조정, 소비자 직접 지원을 포함해 추가적 금융·재정 지원도 속도감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안정"이라며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 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 농가처럼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민생 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기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신속 집행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부, 2조원 출자 ‘한미투자공사’ 설립 착수…“투자기금 재원 관건”

정부가 3500억달러 대미투자 목적의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에 들어간다.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대미투자를 추진할 공사 설립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다만 대미투자법에 기업 출연금 조항이 제외되면서 투자 재원 마련은 과제로 남게 됐다. 10일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형일 재경부 1차관 주재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추진위원회 TF를 구성한다. 대미투자법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를 위한 한미 업무협약(MOU)에 따라 별도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운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하면서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2000억달러는 반도체·핵심광물·에너지·인공지능(AI) 등 전략 사업에,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투입될 예정이다. 공사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정부가 전액 출자한다. 당초 3조원 규모로 논의됐던 공사 자본금이 2조원으로 축소되면서 충분한 대출·보증 등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전체회의에서 “당초 대출 보증을 20년 정도 하기 때문에 3조원 가량 있어야 가능하다고 봤다"며 “국회 소위 과정에서 20년 장기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우선 2조원 정도만 하고, 필요하다면 상황을 보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원은 이사 정원 3명 포함 50명 이내로 계획 중이다. 공사 사장과 이사는 소위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금융이나 전략적 산업 분야 내 10년 이상 종사 경험이 있는 자로 제한된다. 이번 TF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해양진흥공사, 한국투자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실무진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투자공사의 경우 직접 공사 설립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고, 해양진흥공사도 조선업 분야 협력 투자 경험이 있다"며 “대형 산업이나 해외 투자 지원 경험이 많고, 업무 연관성이 높은 곳 중심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전략투자기금도 설치된다. 기금의 재원은 공사 출연금과 위탁기관의 사전 동의를 얻은 위탁자산,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으로 조성한 자금 등으로 마련된다. 이 기금은 향후 미국 행정부가 지정한 투자기구에 대한 출자와 투자, 조선 협력 투자 지원을 위한 대출·보증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투자기금 재원 마련은 관건이다. 기금 재원을 위해 기업의 출연금 조항을 넣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우선 정부는 기금 재원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을 활용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연간 150~20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며 “부족한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의 일시 차입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년 장기간 대미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대미투자 손실에 따른 재정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기와 맞물려 대미투자 손실이 특정 시점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간 투자로 어떤 시점에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산업부도 대미투자의 전략적 이행을 위해 사업관리단을 구성, 투자 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선, 의약품, AI 등 투자를 위해 국방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실시간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사업관리단을 통해 투자 사업 발굴, 전략적·법적 검토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벤츠, ‘배터리 정보’ 속여서 판매…과징금 112억원 ‘철퇴’

메르세데스 벤츠가 화재로 리콜됐던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숨긴채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다 112억 이상의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이는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보를 누락·은폐, 소비자를 속인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국내 판매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공표명령 포함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벤츠는 지난 2023년 6월 전기차 EQE와 EQS 모델에 중국 제조업체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을 탑재한 사실을 숨긴채 모든 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 CATL 제품을 사용했다는 판매 지침을 만들어 영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시스는 지난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로 대규모 리콜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벤츠코리아는 국내 전기차에 해당 배터리 셀을 탑재한 사실을 숨기고 판매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2023년 6월부터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한 2024년 8월까지 파라시스 셀이 탑재된 벤츠는 3000대 팔렸고, 판매 금액은 총 2810억원에 달했다.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부품이다.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벤츠는 자사 상품을 실제보다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시켜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한다"며 “자동차 제조·판매업자의 전기차 배터리 셀 관련 소비자 기만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위반 행위로 피해를 입은 차주들이 권익구제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 공표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공정위는 벤츠에 현행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최대 부과기준율인 관련 매출액의 최대 4%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제조사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계가 깊은 정보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면밀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를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황 상임위원은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방식으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부당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석유는 208일 비축하는데, 왜 LNG는 9일밖에 안하냐”는 국회 지적

중동 정세 악화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천연가스 비축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국의 천연가스 비축 물량이 약 9일 수준에 불과하다는 국회의 지적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오해이며 단순히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은 최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점검하고 정부의 단기 대응과 중장기 근본적 대책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비축량은 약 9일 수준으로 원유 비축량 208일분에 비해 크게 낮다"며 “일본의 약 3주분, 유럽의 약 5주분과 비교해도 부족한 수준으로 공급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천연가스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현물 물량 확보 등 조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안 의원의 지적에 다소 오해가 있다고 보고 있다. LNG는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얼린 액체 상태로, 상온에서는 기화돼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는 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가급적 수입을 하자마자 사용해야 한다. 의무 비축일수가 9일인 이유도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LNG를 지상 저장탱크에 저장하고 있다. 일본은 수입업자에 비축 의무가 없으며, 2월 중순 현재 재고량은 약 200만톤으로, 이는 지난해 일본의 LNG 수입량 약 6600만톤의 11일분이다. 유럽은 지하 동굴에 기체 상태로 가스를 저장하고 있어 상대적을 저장일수가 길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법적으로 약 9일 수준의 천연가스 비축 의무가 있지만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천연가스 저장 구조 자체의 특성 때문"이라며 “가스는 기체 상태로 저장하면 증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원유처럼 장기간 대량 비축을 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LNG 수급 안보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축 기준을 강화하기 보다는 한쪽의 수입선이 막힐 경우 최대한 빨리 다른 쪽에서 수입할 수 있도록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의 지난해 LNG 수입량 4668만톤 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물량은 카타르산 700만톤으로 14.9%이다. 호주, 미국, 동남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도입하고 있어 원유보다 중동 사태 충격이 덜하다. 다만 국내 가스 시장의 제도적 구조는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LNG 열량 규제 문제를 두고 업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 교수는 특히 천연가스 열량 규제가 수입 다변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마다 생산되는 LNG의 열량은 차이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일정 범위의 열량 기준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부 저열량 가스 도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가스 열량이 기준보다 낮더라도 LPG 등을 혼합해 열량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필요하게 엄격한 열량 규제가 유지되면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하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수입선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열량 규제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력시장뿐 아니라 가스 시장에서도 가격 통제 정책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에너지 위기 당시 전력시장에서는 SMP 상한제가 도입된 바 있어, 가스 시장에서도 유사한 가격 통제 정책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일수록 시장 구조와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전력과 가스 시장 모두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공급 투자와 수급 안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제도 설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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