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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공사채 31조 확보…“더 많고 더 빠른 공급” 주택정책 엔진 본격 가동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사채 발행 제도 개선을 통해 확보한 31조원 규모의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GH는 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주거 정책의 중장기 비전을 담은 'GH Bridge 2030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을 뒷받침하고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마련됐다. 특히 GH는 향후 2~3년을 주택시장 정상화의 '결정적 시기'로 판단하고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추진 속도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용진 GH 사장은 “제도 개선으로 확보된 31조 원의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확대하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착공과 입주 성과로 정책 실행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동계획의 가장 큰 기반은 재원 조달 구조의 변화다.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공사채 발행 승인 제도가 개정되면서 GH는 2030년까지 약 31조원 이상의 자금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그동안 지방 공기업의 사업 추진을 제약해온 재정 한계를 크게 완화한 조치로 평가된다. GH는 이런 재정 기반을 토대로 조직 체계도 전면 개편했고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사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며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권한과 책임을 현장에 대폭 위임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GH형 패스트트랙' 체계를 도입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GH는 확보된 재정과 조직 혁신을 기반으로 '2030 GH형 주택공급 패스트트랙'을 본격 가동한다. 이를 통해 하남교산 등 5개 우선 사업지구 약 7000가구의 입주 일정을 평균 1년 이상 앞당길 계획이다. 보상과 지장물 철거 등 선행 공정을 병렬로 추진하고 인접 지역의 기반시설을 임시 활용하는 등 행정 절차를 혁신해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공공주택 공급 규모도 대폭 확대돼 기존 5만호 계획에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화성 진안지구 등을 포함해 약 2만호 이상을 추가해 총 7만호 규모의 건설형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여기에 수요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3만호를 더해 전체 공공주택 공급 규모를 10만호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공사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매년 1000호씩 공급해 기존 계획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같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의 주거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GH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 구조 혁신에도 나선다. GH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직), 주거(주), 여가(락)가 결합된 '경기도형 기회타운'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용인 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등 주요 개발 사업에 이 모델을 적용해 자족형 미래 도시를 조성하고, 첨단 산업 기반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해 '지분적립형 주택'을 확대 공급한다.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적금처럼 지분을 늘려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광교신도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매년 약 1000호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계획 단계부터 제로에너지빌딩(ZEB)을 넘어 2050 제로에너지 시티를 목표로 친환경 도시 모델을 구축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커뮤니티 중심 공간혁신 모델인 'AIC(Aging in Community)'도 도입한다. 김용진 GH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1조원의 재정 여력 확보는 GH가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3기 신도시 등 핵심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GH는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강력한 정책 엔진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경기도민과 국민에게 실질적인 주거 안정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안성민 “영도를 보석으로”…영도구청장 출마 선언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6·3 지방선거에서 부산 영도구청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장은 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도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일꾼이 돼 거친 원석 같은 영도를 보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깡깡이 소리로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던 영도와, 인구가 줄고 빈집이 늘어가는 지금의 영도가 함께 존재한다"며 “영도의 내일이 어제를 넘어서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안 의장은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산복도로 일대 빈집을 신혼부부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고 숙박시설과 연계한 체류형 정책을 통해 정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는 커피 산업 육성을 내세웠다. 안 의장은 “원두 확보부터 가공, 수출까지 이어지는 커피 산업단지를 만들고 청년 펀드를 통해 창업을 지원하겠다"며 “커피 산업을 영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 개선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봉래산 터널과 연결되는 동삼동~가덕도 대교를 추진해 신공항 접근성을 높이고, 태종대~부경대 트램 건설과 산복도로·이송도 도로 확장, 수요응답형 버스 도입 등을 통해 교통 불편을 줄이겠다"고 했다. 안 의장은 교육과 생활 인프라 확충도 강조했다. 그는 “어린이 학습시설을 포함한 평생교육관을 설치하고 대학생과 노인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형 캠퍼스를 만들겠다"며 “모든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인접 자치구와 협력해 남포역 환승센터 등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 골목상권과 관광 인프라를 키워 영도와 남항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해양 산업 육성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동삼혁신지구 인근에 해양수산부 본청과 관련 기관을 유치해 해양 클러스터를 만들고 해양치유센터, 해양레저, 스마트 조선 산업을 함께 키우겠다"고 말했다. 4선 부산시의원인 안 의장은 제9대 부산시의회 전·후반기 의장을 지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시민을 직접 만나고 부족했던 점은 솔직히 사과하겠다"며 “당과 후보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영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도구의 경우 국민의힘에선 안 시의장과 김기재 현 구청장이 거론되고, 민주당에선 김철훈 전 구청장은 박성윤 전 부산시의원, 신기삼 전 구의회 의장이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힌스, 블러 치크 ‘하프 문 치크’ 선봬

뷰티 브랜드 힌스가 신제품 블러 치크 '하프 문 치크(Half-Moon Cheek)'를 정식 출시했다고 2일 전했다. 해당 제품은 힌스가 처음 선보이는 블러 타입 치크로, 라이트-소프트-뮤트톤까지 최적의 컬러 밸런스를 갖춘 섬세한 컬러 라인업과 독보적인 텍스처가 특징이다. 특히 크림 치크와 파우더 치크의 장점만을 결합한 제형으로 피부에 부드럽게 밀착된 뒤 보송하게 픽싱되며 자연스러운 생기와 블러링 효과를 동시에 연출한다. 또한 힌스만의 '블러리 크림 치크' 제형을 적용해 맑게 물든 듯 은은한 생기를 더하면서, 두드릴수록 모공과 요철을 부드럽게 메워 누구나 쉽게 슥 발라도 공들인 듯한 피부 표현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첫 발색 그대로 컬러가 유지되는 롱래스팅 기능을 통해 하루 종일 무너지지 않는 생기 메이크업을 완성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하프 문 치크'는 총 7가지 컬러로 출시됐다. 따스하게 감싸는 누디 애프리콧 컬러 '프레클(Freckle)', 달콤하게 녹아드는 크리미 피치 핑크 '스윗츠(Sweets)', 여릿하게 피어나는 페일 라일락 톤의 '라일락 문(Lilac Moon)', 수줍게 물든 뺨처럼 사랑스러운 소프트 베리 컬러 '리본(Ribbon)', 말간 혈색을 더해주는 뉴트럴 생기 로즈 '로지 문(Rosy Moon)', 센슈얼한 무드의 뮤티드 로즈 베이지 '얼루어 문(Allure Moon)', 한층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베이크드 진저 브라운 '트렌치(Trench)'까지 다양한 무드의 컬러로 구성됐다. 힌스 브랜드 담당자는 “기존 치크의 한계를 넘어선 제형으로, 크림 타입의 밀림은 최소화하고 파우더 타입의 완성도 높은 피니쉬 장점만을 담기 위해 개발 기간만 무려 1년 6개월"이라고 전했다. 이어 “별도의 도구나 기술 없이도 누구나 깨끗하고 완성도 높은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프 문 치크'는 1만9000원으로 출시되며, 전날부터 올리브영 선 런칭을 통해 1만3900원의 특별가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오는 3일에는 '오늘의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단 하루 동안 1만29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리레코 코리아, 4월 온라인몰 구매 고객 대상 프로모션 진행

글로벌 업무 환경 솔루션 기업 리레코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고 2일 발표했다. 리레코는 1926년 프랑스 발랑시엔에서 조르주-가스통 가스파드가 세운 작은 서점에서 시작됐다. 이후 10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며 현재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25개국 이상에 진출한 B2B 글로벌 업무 환경 솔루션 유통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리레코는 단순한 사무용품 공급을 넘어 산업안전용품, 위생용품, 렌탈 서비스, 식음료 등 업무 환경 전반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Great Working Days'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높은 수준의 서비스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리레코는 2026년 유럽 오피스 제품 어워드(EOPA)에서 '지속가능성 우수상(Sustainability Excellence Award)'을 다시 수상하며 글로벌 업무환경 솔루션 업계에서 지속가능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리레코 그룹 그레고리 리에나르드 최고경영자(CEO)는 “100주년은 소수의 기업만이 도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이정표"라며, “이번 100주년은 리레코의 성장과 회복력뿐 아니라, 우리의 미션을 가능하게 만든 임직원, 고객, 파트너 모두를 위한 축제다. 우리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이들의 열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리레코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올해 동안 리레코 공식 온라인몰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리레코 코리아 창립 기념일과 리레코 그룹 창립 100주년이 포함된 4월과 5월에는 보다 풍성한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100주년 기념 프로모션의 첫 일정으로 오는 4월 13일부터 4월 30일까지 리레코 코리아 온라인몰에서 25만원 이상 구매 시 '교촌 허니 오리지널 세트 증정'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리레코는 이번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올해 내내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리레코 코리아 관계자는 “100년의 개척 정신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항상 고객의 곁에서 Great Working Days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해양 방위 기술 협력의 장 ‘Be-CON 2026’, 6월 부산서 개최

가블러코리아는 해양 방위 기술과 미래 해양 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Be-CON 2026'이 'Be Connected, Be Convergent'라는 슬로건에 오는 6월 26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해군 인사, 방산 기업, 조선업체, 해양 기술 기업, 연구기관 및 정책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해양 안보, 수중 시스템, 미래 해양 기술, 방산 물자 교역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산업 협력 가능성이 논의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국내 해양 기술·방산 기업과 글로벌 방산·해양 기술 기업 간 협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B2B 상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를 통해 국내외 기업 간 기술 교류와 비즈니스 협력 기회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블러코리아 관계자는 “해양 방위 기술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협력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Be-CON은 해양 방위 기술과 해양 산업 관계자들이 연결되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해양 방위 기술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Be-CON은 2024년 가블러코리아가 부산글로벌테크비즈센터에서 개최한 'OT-CON(Ocean Tech Conference)'의 후속 행사로, 해양 기술 산업 관계자 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보다 확장된 글로벌 컨퍼런스로 기획됐다. 가블러코리아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한 해양 방위 기술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아시아·태평양 해양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Be-CON 2026'은 무료로 진행되며 참가 신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70년 세계 인구 120억 정점에 도달…“현재도 수용가능 수준 초과”

현재 82억3000만명 수준인 지구 인구가 2070년 무렵 120억 명에 이를 때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지구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세계 인구 규모는 지금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이미 1970년부터 세계 인구가 지구의 생태적 한계를 초과했다는 주장이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코리 J. A. 브래드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연구 회보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브래드쇼 교수 연구팀의 인구 예측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의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유엔 등 여러 연구자들은 세계 인구가 100억 명 수준에서 정점을 찍고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연구팀은 1800년 이후 인류 인구 데이터를 분석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준, 즉 '지속 가능한 수용 능력'과 '이론적 최대 수용 능력'을 구분해 제시했다. 그 결과, 환경 훼손 없이 안정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인구 규모는 약 24억~25억 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1930년 전후의 세계 인구 규모(23억 5000만명)와 유사하다. 이 수치를 넘어설 경우 세계 인류가 소비하는 자원이 지구의 재생 능력 범위를 넘어선다는 의미다. 반면, 리커 로지스틱 모델(Ricker logistic model)을 적용했을 때, 단순히 출생과 사망이 균형을 이루는 이론적 최대 인구는 2070년 무렵 약 117억~124억 명으로 추정됐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직접 계산한 값이라기보다 인구 증가율이 0이 되는 지점을 통계적으로 추정한 '정점'에 가깝다. 연구팀은 “증가가 멈추는 규모 = 최대 수용 능력"이라는 생태학적 정의를 따라 '이론적 최대 수용 능력'이라고 표현했다. 이 경우는 화석연료 사용과 자원 고갈을 전제로 한 '비지속적 상태'라는 점에서 연구팀은 현실적인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논문은 “지속 가능한 인구는 최대 인구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현재 인류는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선 상태라고 진단했다. ◇1970년부터 '생태 적자'…현재는 지구 1.7개 소비 브래드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인류는 1970년을 기점으로 지구의 생물 용량(biocapacity)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인류가 자연이 매년 재생할 수 있는 자원보다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현재 인류의 소비 수준은 '생태발자국' 개념으로 볼 때 지구 약 1.7개가 있어야 유지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생태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은 인간이 소비하는 자원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토지와 배출하는 폐기물·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데 필요한 토지(생태계)를 면적으로 환산한 지표다. 연구팀은 생태계 발자국이 지구 1개를 초과한 이러한 상태를 사실상 '생태적 파산(ecological overshoot)'으로 규정하면서, 현재의 경제·에너지 시스템이 미래 자원을 미리 끌어와서 사용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발견 중 하나는 인구 성장 메커니즘의 구조적 변화다. 연구팀은 1800년부터 1940년대까지는 인구가 증가할수록 성장률도 높아지는 '촉진 단계(facilitation phase)'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산업화와 기술 발전, 화석연료 활용이 인구 증가를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이 관계는 붕괴되었고, 1962년을 전후로 인구가 증가할수록 성장률이 낮아지는 '감속 단계(negative phase)'로 전환됐다. 이러한 변화는 출산율 감소, 사회경제적 변화, 자원 제약, 환경 압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기후변화의 핵심 변수는 인구 규모" 이번 연구는 인구 증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점에서도 주목된다. 분석 결과, 지구 기온 상승과 생태 발자국 증가,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는 1인당 소비보다 전체 인구 규모와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기술 효율 개선이나 소비 절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인구 규모 자체가 기후 변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특히 화석연료가 자원 제약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면서 인구 증가를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모순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이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세계 인구는 2067년에서 2076년 사이 약 117억~124억 명 수준에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에는 성장률이 0에 수렴하면서 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러한 정점 도달 이전부터 이미 환경 수용 한계를 초과한 상태이기 때문에 인류 사회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규모 축소(societal downscaling)'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인구가 아니라 시스템"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구 생태계의 한계를 초과한 상태에서 인류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규모를 조정해 나갈 것인지, 즉 어떻게 '질서 있는 전환'을 이룰 것인지 묻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단순한 인구 증가나 과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두 요소가 결합된 총량의 문제로 규정한다. 특히 환경 변화의 상당 부분이 1인당 소비보다 전체 인구 규모에 의해 더 잘 설명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효율 개선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 자원 사용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인구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소비 구조와 생산 방식,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 역시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향후 인류는 기후 변화와 자원 제약에 의해 전쟁과 기아 같은 비자발적인 축소를 겪을 것인지, 아니면 에너지 전환과 소비 구조 개편, 인구 안정화 등을 통해 점진적이고 관리된 축소로 이행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현재 인류는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자원 이용 방식과 사회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토지, 물, 에너지, 생물다양성 등 자원 이용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사회문화적 전환 없이는 현재 인구는 물론 미래 인구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저출산은 위기가 아니라 전환 신호일 수도" 연구팀은 한국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아시아의 인구 변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함의를 던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고, 전통적으로는 저출생을 경제·사회 위기로 해석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관점에서는 인구 감소가 오히려 지구의 수용 능력에 맞춰가는 '적응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소득 국가일수록 먼저 인구 성장 둔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은 한국의 초저출생 현상이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라 에너지·자원·환경 구조 변화와 맞물린 장기적 전환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지속가능한' 인구 규모에 맞춰 에너지 소비, 산업 구조, 복지 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한국의 과제라면 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에너지 절약 이렇게] 난방 1도 낮추기, 샤워 1분 줄이기…에너지요금 월 3~5만원 절감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공공과 민간, 특히 가정에서의 에너지 절약이 다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당국은 가정에서 전기와 가스 소비량을 각 10%만 줄여도 월 3만~5만원가량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2일 정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에 이르는데도 에너지 소비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1차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7위(5.42TOE)이며, 전력 소비량은 세계 13위(1만1503kWh)이다. 10년간 OECD 회원국의 에너지 소비가 연평균 0.2% 감소하는 사이 우리나라는 연 0.9%씩 늘었다. 지난해 11년 만에 가장 높은 5.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도 2%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만 놓고 보면 OECD 회원국 가운데 전체 소비는 4위, 1인당 소비는 5위다. 실제로 민간 부문의 에너지 과소비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우선 반도체·자동차·철강·화학 등 주력 산업 자체가 에너지 다소비 구조로 돼 있다. 도심 건물이나 아파트는 한 밤 중에도 대낮 같이 밝다. 공공부문의 에너지 낭비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강 다리 조명을 비롯해 각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공원 분수 등 운영실태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강 다리는 형형색색으로 휘황찬란하다. 공원 분수는 비가 오는 날에도 솟구친다. 국민의 혈세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곳인데도 전기를 펑펑 쓰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절약은 거창한 설비 투자보다 일상적인 사용 습관 변화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전기와 가스를 합쳐 10~20% 수준의 절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가정용 전기 사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기전력과 냉난방이다. 대기전력 차단은 가장 손쉬운 절약 방법이다. TV, 셋톱박스, 충전기 등은 사용하지 않아도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멀티탭 스위치를 활용해 한 번에 차단하면 월 5~10% 수준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래는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전기절약 꿀팁이다. #1. 빨래는 모아서! 먼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인 제품을 사용하면 5등급에 비해 에너지가 30~40% 절감된다. 또 세탁기를 한 번 돌리는 데 들어가는 전력 소비량은 세탁량이 많거나 적거나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빨랫감을 한데 모아 세탁기 용량의 70~80% 정도를 채워서 돌리는 게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6kg의 빨래를 한 번에 하면 3kg씩 두 번에 걸쳐 세탁할 때보다 평균 30%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 #2. 컴퓨터 끄기 컴퓨터는 한 번 켜면 사용하지 않더라도 계속 켜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형광등 3~4개를 켜두는 것과 같은 전략을 소모한다. 특히 17인치 모니터의 경우 100W 가량의 전력을 소모한다. 따라서 10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최소한 모니터는 반드시 꺼두거나, 일정 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모니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대기 모드를 설정해 두도록 한다. 대기모드를 설정하면 사용하지 않을 때 모니터의 전력 소비를 4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3. 전자레인지 사용은 짧게 전자레인지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따져보면 10분 안팎으로 짧지만, 평균 소비 전력을 1000W 정도로 가전제품 가운데 에어컨 다음으로 전력 소비량이 크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코드를 뽑는 것은 기본이고, 사용할 때는 음식물을 조리하는 용도보다는 식은 음식물을 데우는 데 쓰는 것이 경제적이다. #4. 냉장고, 자주 열지 말고 음식물은 식혀서 보관 냉장고는 다른 가전제품과는 달리 사용방법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달라진다. 우선 구입할 때부터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것을 골라야 한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선택해야 장기적으로 에너지 낭비가 없다. 무엇보다 냉장실 문을 자주 여닫는 것은 냉장고의 소비 전력을 높이는 가장 나쁜 버릇이다. 문을 열면 냉장고 내부의 전등이 켜지고 냉기가 빠져나가 냉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전력이 소비된다. 또 냉장고에 음식을 넣을 때는 반드시 식혀서 넣어야 한다. 그 이유는 가령 온도가 50도인 4L의 물을 5도로 냉각할 경우, 20도의 물을 5도로 냉각하는 것보다 전력 소비량이 10% 정도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5. LED전등을 사용하자 가정용 LED 조명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형광등보다 3배 밝으면서 전기는 절약되고 환경친화적인 LED 홈조명의 장점 덕분이다. 형광등은 전력의 40%를, LED는 90%를 빛으로 바꾼다. 수명도 전구는 최대 7000 시간대이나 LED는 최소 5만 시간이다. #6. 전기난방기기 사용 자제 전기장판, 온풍기 등의 사용으로 전기난방기기는 동절기 최대전력수요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겨울철 에너지 소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기요금 폭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정전사태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필요 시에만 사용하는 게 좋다. 전기난방기기 1대(1kw)를 하루 4시간씩 20일 동안 사용하지 않는다면 월 1만원 가량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7. 대기전력 소비 줄이기 전기흡혈귀라고 불리는 대기전력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기제품에서 소비되는 전력으로 가정의 소비 전력을 6%나 낭비한다.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만 뽑아도 대기전력을 상당수 줄일 수 있다. 대기전력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절전형 멀티탭 사용하기, 외출 전 멀티탭 끄는 습관 갖기, 손에 닿기 쉬운 곳에 멀티탭 두기 등이 있다. #8. 여름 에어컨과 겨울 보일러 온도 1~2도 조정 보일러 온도를 1~2도만 낮춰도 가스 사용량이 5~10% 줄어든다. 특히 외출 시 '외출모드'를 활용하고, 장시간 집을 비울 경우 완전히 끄는 것보다 낮은 온도로 유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여름철 에어컨은 설정온도를 1도만 높여도 약 7%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다. 적정 온도를 26~27도로 유지하고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면 체감온도는 낮추면서 전력 소비는 줄일 수 있다. #9. 샤워 시간 1~2분 줄이기 온수 사용도 중요하다. 샤워 시간을 1~2분만 줄여도 가스비 절감 효과가 크며, 온수 온도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가정에서 전기와 가스를 각각 10%만 줄여도 한 달 기준 3만~5만원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연간으로 보면 50만원 이상 절약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절약은 가격 상승기에 더욱 크게 체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무조건 에너지 가격을 동결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변동성을 반영하는 것이 소비 절약 효과를 더 크게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변동성에 금융권 ‘흔들’…업권별 여파는 갈렸다 [미-이란 전쟁 한달]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째 지속되며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의 여파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 자극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업권별 체력 차이로 취약점이 달리 드러나는 모습이다. 은행·보험사는 상대적인 체력 우위로 방어에 나섰지만 카드·저축은행에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와 중동 지정학적 긴장 확대로 인해 지난달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전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1.3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전쟁 지속과 함께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달 31일 1530.1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최고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37%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환율·유가·금리·물가 등 시장 지표에 고루 영향을 받는다. 정도에 따라 재무 상황과 업황 변화에도 직결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업권별로 영향을 살펴보면 은행권은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RWA) 확대 및 자본비율 하락 압력이 커져 자본비율 방어 필요성이 확대됐다. 은행권의 작년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51%를 가리키고 있어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양호한 체력을 보이고 있지만 올 들어 배당 확대와 고환율, RWA 증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지표 하락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말 기준 4대 은행(KB, 신한, 우리, 하나)의 CET1 비율이 전분기 대비 일제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금융감독원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및 고환율에 따른 신용 손실 위험이 있다고 보고 은행권에 손실 흡수 능력 확충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자본 여력으로 인해 직접 노출이 작아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2금융권의 경우 고위험 자산인 PF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높아 부실 충격이 시중은행보다 2-3배 증폭된다. 은행 대비 PF대출 연체율이 3배 가량 높아 실물 부진 시 급격한 자본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신 경쟁력으로 인해 은행보다 유동성도 취약하다. 이는 곧 시장 변동에 따른 자본 유출이나 연쇄 부실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보험업권은 고유가 흐름으로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같은 상생금융 압박과 손해율 악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 놓였다. 특히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기에 자동차 정비 부품비 등 정비 원가를 끌어올려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은 부채 가치 감소를 가져오고 채권 등 투자수익률에도 유리해 자본건전성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캐피탈업권은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비용 확대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직후 국고채·금융채 금리 급등이 여전채로 전이돼 이자가 크게 불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채권금리가 1%p만 상승해도 여전채 만기 도래 물량(올해 약 17조7700억원)의 차환에 따른 추가 이자 비용이 수백억에서 수천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3년물(AA+)은 지난달 말 3.951%까지 올라 4%에 근접했다. 본업 면에선 전쟁 국면이 이미 장기간 이어진 소비 위축을 가중시켜 이익 저하에 추가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의 선제적 확대에 나서 손실흡수 능력을 키우는 한편 카드론·리볼빙 등 고위험 상품을 줄이고, 부실채권 조기 상·매각으로 자산 건전성 관리에 바짝 신경쓰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연체율이 작년 말 기준 6.4%까지 내려오고 본격적인 부실 정리 성과로 흑자 전환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현재의 변동성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신 기능이 약하고 지방 부동산 PF 비중 높아 유가·인플레이션 충격에 따른 자본비율 약화가 심화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예금금리 상승 압력과 PF부실 확대 가능성은 수익성을 제한시킬 수 있다. 이에 업계는 고금리 상품 경쟁을 줄이고 현금 대비와 보수적 수신 관리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쟁 리스크로 장기 고금리 상품을 자제하는 게 자금방어 면에서 일종의 전략"이라며 “단기 특판 상품은 이자비용이 높지만 머니무브에 대비할 수 있어 단기 유치 방식으로 건전성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전쟁 국면 방향성에 따라 금융사의 대비가 중요해진 시점으로 진단하고 있다. 금융권에는 금융시장 구조 변화 속에서 대외 충격이 예상치 못한 경로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 금융권에 시나리오별 스트레스테스트와 취약 부문의 지속적인 점검을 주문한 상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제과점인가 카페인가… 가업상속공제 둘러싼 업종 판정 전쟁

우리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창업 세대의 고령화로, 안정적인 가업승계는 중소·중견 기업 창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업승계'란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하여 그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지원제도에는 가업상속공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창업주의 사망 시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10년 이상은 300억 원, 20년 이상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 한도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으로 가업상속 재산만 700억 원이며, 상속인은 자녀 1명이고 가업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면 납부할 상속세는 332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절반에 달하지만, 가업상속공제 600억 원을 모두 공제받는다면 상속세는 41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생전에는 가업승계 자녀에게 600억 원을 한도로 10억 원 공제 후, 120억 원까지는 10%, 120억 원 초과분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제도가 있다. 주식 증여재산 가액이 70억 원이면 일반적인 증여 세액은 29억 원이지만, 특례 적용 대상인 경우 증여세 6억 원만 내고 상속인끼리 생전에 다툼 없이 주식을 증여받아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은 대부분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사회 복지, 서비스업, 광업 등이 해당한다. 그중 음식점 및 주점업 내 음식점업에 해당하는 제과점인 대형 베이커리를 차려 놓고, 실제로는 음료점업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인 카페를 운영하며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업종 기준 허점을 노린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하여 국세청은 3월부터 전수 확인 조사에 들어갔다.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하여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세금 없이 물려주려는 소위 '꼼수 상속'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으로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쟁점은 해당 사업장이 '제과점'인가 '커피 전문점'인가 하는 것이다. 세법상 음식점업에 속하는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음식점업이 아닌 비알코올 음료점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많은 자산가가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커피 판매가 주력임에도 사업자등록만 제과점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제과 시설 없이 케이크 완제품만 매입하거나,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경우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커피의 마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액 비중이 비슷하더라도 매출액 비중에서 음료가 월등히 높다면 이는 제과점이 아닌 카페로 간주해 공제 혜택이 부인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실제 제조 공정과 매출 구성을 자세히 따져 '주된 사업'의 실질을 입증해야 한다. 두 번째 검증 포인트는 가업상속 재산에 포함되는 '사업용 자산'의 범위다. 교외형 베이커리 카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데, 이 부지 내에 사업주 일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포함된 경우가 빈번해 주의가 필요하다. 가업상속공제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피상속인(부모)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거나 은퇴한 70~80대 고령의 부모를 바지 사장(명의상 대표)으로 앉히고,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는지를 현장 검증한다. 국세청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가업상속공제가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공제 요건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신청 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혐의점은 더욱 면밀히 살피고, 공제를 적용한 이후에는 업종 및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제한 등의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창업 자금 증여,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될 때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가업승계를 준비 중이라면 '절세 혜택'뿐만 아니라 ①업종의 실질(제조 여부) ②자산의 업무 연관성 ③경영의 진정성이라는 3대 요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제 '형식'만 갖춘 절세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실질'을 갖춘 진정한 가업승계만이 국세청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ekn@ekn.kr

[EE칼럼] 화석연료 공급망의 취약성과 에너지 전환

최근 중동 분쟁이 재차 격화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와 LNG 대부분을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전환을 적극 추진한 유럽 국가들과 달리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국가일수록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타국 주도의 전쟁, 특히 석유와 가스를 둘러싼 에너지 전쟁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순 화석연료 수입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구조적인 에너지 안보 위기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부터 걸프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번 중동 분쟁에 이르기까지, 화석연료 공급망의 취약성은 수차례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매번 단기적 대응에 머무를 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미뤄왔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와 영국 엠버(Ember)의 최신 자료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2024년 전 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585GW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2025년에는 태양광·풍력 만으로 814GW(태양광 647GWdc-AC환산 시 498GW, 풍력 167GW)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태양광·풍력만으로 지난해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크게 넘어서는 것은 물론, 2025년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생산한 전력량만 연간 약 1,046TWh로 추산되어 카타르 LNG 연간 수출량의 1.8배를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2025년 한 해 태양광 315GW(전 세계 절반 이상), 풍력 119GW(70% 이상)를 설치하며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년 전 1GW 태양광 설비를 추가하는 데 1년이 걸렸던 것이 이제는 반나절 만에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에너지 전환 성적은 여전히 초라하다.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1995년 97.7%에서 2024년 93.7%로 30년 동안 4%밖에 줄지 않았고, 석유 의존도 역시 2015년 38.4%에서 2024년 37.6%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2025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점유율은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10.9%(Ember 기준 9.8%)로 OECD 최하위이며, OECD 평균(36.8%)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태양광·풍력 발전량 점유율도 7.4%로 OECD 평균(20.4%)의 절반 이하다. 2025년 재생에너지 점유율 증가 폭도 OECD+중국·인도·브라질 평균 1.3%에 비해 한국은 0.4%에 그쳐 OECD 평균과의 간극을 좁히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엠버 보고서 '전기 기술 혁명(Electrotech Revolution)'은 물리학·경제·지정학의 삼중 축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75% 이상을 전기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의 93.7%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에 이는 위기이자 기회다. 화석연료 수입을 약 70% 줄일 수 있는 기술적·경제적 기반이 이미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화·전력 소비 절감을 병행해 2017년 644TWh였던 발전량을 2025년 500TWh로 22.3% 줄였으며, 지난 3월에는 '화석연료 수입 대폭 감축을 위한 80억 유로 규모 기후 패키지'를 추가로 발표했다. 영국은 풍력·태양광 15GW 신규 설비를 통해 LNG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두었고, 특히 지난 3월 25일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중동 분쟁으로 인한 전력 가격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 영국 NESO에 따르면, 수요일 정오 무렵 태양광과 풍력 설비는 약 34GW를 생산했고, 가스 발전량은 1GW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최저치이며, 전체 전력 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2.4%에 불과했다(석탄 발전은 2024년에 모두 폐쇄). 유럽연합 REPowerEU 정책은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45%에서 19%로 낮췄고, 스페인은 3월 14일 주말 전기 가격이 MWh당 14유로까지 떨어졌지만, 이탈리아·독일·프랑스에서는 100유로 수준이었다. 이는 스페인이 지난 8년간 재생에너지 보급과 전력망 투자에 적극 나선 결과다. 호주는 2005년 90%에 달하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지난 2월 50% 이하로 떨어졌으며, 인도는 태양광·풍력 보급 확대 덕분에 2025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이 0.7%에 그치며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파키스탄 역시 태양광 발전 점유율이 10년 만에 0%에서 25%로 급증했다. 이번 사태로 주요국들은 화석연료와의 결별을 서두르고 있다. 화석연료 공급망의 취약성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한국 정부는 이번 중동 분쟁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이 곧 에너지 안보"라는 인식 아래, 재생에너지 전환, 전기화, 에너지 효율화를 국가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과감하고 체계적인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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