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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렛츠런파크 영천, 17년 기다림 끝 위용 드러내......지역경제 새 성장판 연다

금호읍·청통면 일대 65만㎡ 1단계 사업 마무리…총사업비 3057억원 투입 9월 국내 첫 '권역형 순회경마' 시작…관광·일자리·세수 확충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 기대 영천=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영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아온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이 2009년 후보지 선정 이후 17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역 관광산업과 말산업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지방재정 확충,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견인할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천시 금호읍과 청통면 일대 65만㎡, 약 20만평 규모의 부지에 조성 중인 렛츠런파크 영천은 총사업비 3057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 가운데 1857억원을 투입한 1단계 건설사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설 시운전과 경주 운영체계 점검 등 오는 9월 정식 개장을 위한 막바지 준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영천경마공원은 단순히 경주마가 달리고 경마를 즐기는 기존 개념의 경마공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경마와 말산업을 중심으로 가족 단위 관광과 휴식, 친환경 수변공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 담아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복합레저공간으로 조성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9년 후보지 선정 이후 각종 행정절차와 사업 여건 변화 등을 거치며 오랜 기간 사업을 기다려온 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개장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영천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 17년 만에 현실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경마공원 개장을 계기로 관광객 유입과 소비 증가, 고용 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옥의 아름다움 담은 관람대…영천의 새 랜드마크 렛츠런파크 영천의 중심에는 한옥의 건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형 관람대가 자리한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 관람대는 최대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으며, 특히 한옥을 모티브로 한 계단식 외관을 적용해 다른 경마공원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거대한 건축물의 웅장함에 전통적인 선과 공간미를 접목하면서 향후 영천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대 후면에는 경주를 앞둔 말들의 상태와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예시장과 전용 발코니가 마련됐다. 관람객들이 단순히 경주 결과만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출전을 준비하는 경주마의 움직임과 상태까지 직접 확인하면서 경마의 전 과정을 하나의 볼거리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주로 안쪽은 또 다른 공원이다. 넓은 공간에 수변공원과 잔디공원을 조성하고 들잔디를 심어 탁 트인 초원의 경관을 연출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경마가 없는 날에도 산책과 휴식,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경마공원이 특정 이용객만 찾는 시설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시민공원과 관광시설의 기능을 함께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주차공간 역시 1746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마련됐으며 태양광 가림막을 설치해 이용객 편의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렸다. 대규모 관광객 방문에 대비한 기반시설이면서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까지 반영한 셈이다. ◇국내 경마 역사 새로 쓸 '권역형 순회경마' 렛츠런파크 영천 개장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권역형 순회경마(Circuit Racing)'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과천과 제주, 부산경남 등 기존 경마공원에서는 경주마들이 소속 경마장에서 훈련하고 해당 경마장에서 경주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영천에서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훈련받은 경주마들이 경마 일정에 맞춰 영천으로 이동해 경주를 펼치는 방식이 도입된다. 영천 개장 이후 12주 동안 모두 72개 경주가 예정돼 있어 부산경남과 영천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마 운영체계가 본격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미국과 일본, 홍콩 등 경마 선진국에서는 이미 여러 경마장을 오가며 경주를 치르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서로 다른 경주로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경주마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고 경주로 특성에 따른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경주의 박진감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영천경마공원 개장은 국내에 네 번째 경마공원이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를 넘어 국내 경마산업의 운영체계를 한 단계 변화시키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 최우선 경주로…1천~2천m 8개 거리 운영 경주로에는 경주마와 기수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은 설계가 적용됐다. 총 2면으로 구성된 경주로는 1000m부터 2000m까지 모두 8개의 서로 다른 경주거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 다양한 경주 편성이 가능하다. 특히 출발 직후 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위험을 낮추기 위해 출발 지점에서 150m 이상의 직선구간을 확보했다. 초반 자리싸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경주마들이 충분한 거리를 달린 뒤 코너에 진입하도록 해 경주의 공정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인 것이다. 경주마가 머무르는 마사지역 역시 단순한 대기공간이 아닌 경주마의 건강과 경기력을 관리하는 전문시설로 꾸며졌다. 약 170평 규모의 운동공간 4곳과 사료창고를 마련했으며 진료 및 시료채취 공간을 경주 출전공간과 가까운 곳에 배치해 경주 전후 건강관리와 검사 과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말을 관리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도 빼놓지 않았다. 기수와 조교사, 말관리사 등 마필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실과 식당, 휴게시설을 갖춘 커뮤니티센터를 별도로 조성해 종사자들의 근무환경과 복지도 강화했다. ◇경주마 수송도 '컨디션 관리'…동물복지 강화 권역형 순회경마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부산경남과 영천을 오가는 경주마의 안전한 수송이다. 한국마사회는 국제경마연맹의 말 수송 복지 기준을 반영해 경주마의 이동을 단순한 운송 과정이 아니라 경기력을 좌우할 수 있는 전문적인 '컨디션 관리'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그동안 미국 브리더스컵과 두바이 월드컵 등 해외 원정경주를 통해 축적한 경주마 수송 경험과 말 생산·육성 과정에서 쌓은 전문 인력의 노하우도 영천 순회경마에 활용된다. 이를 위해 13.5톤급 최신식 무진동 전용 수송차량 13대를 마련했으며 차량에는 시스템 에어컨과 자동 환풍기, 경주마의 체격에 따라 공간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칸막이, 이동 과정의 충격을 줄이는 특수 고무바닥재 등이 적용됐다. 차량의 위치와 이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GPS 시스템을 비롯해 경주마의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한 음악 송출 시스템까지 도입하는 등 경주마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순회경마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만큼 향후 경주마의 이동시간과 피로도, 수송 뒤 회복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안정적인 운영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조8000억원 경제효과 기대…지역 상권 '들썩' 지역사회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렛츠런파크 영천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다. 영천시와 경북도는 경마공원 개장과 부대시설 조성·운영 등에 따른 경제유발효과가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연평균 300여명의 일자리가 유지되고 장기 운영 과정에서는 약 7500명의 누적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마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영천에서 음식과 숙박, 쇼핑, 관광 등을 함께 이용할 경우 경제적 효과는 경마공원 울타리를 넘어 전통시장과 음식점, 숙박업소, 농특산물 판매점 등 지역 곳곳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관광객을 단순 방문객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에서 하루 이상 체류하도록 만드는 관광상품 개발 여부가 경마공원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천에는 보현산을 비롯해 보현산댐과 와인터널 등 기존 관광자원이 있고 포도와 복숭아를 비롯한 지역 농특산물과 말산업 기반도 갖춰져 있어 경마공원과 지역 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묶는다면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도시철도 연장·하이패스IC…접근성 개선도 기대 경마공원 개장에 맞물린 교통 인프라 확충도 영천의 변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과 금호·대창 하이패스IC 등 광역교통망 개선사업이 추진되면서 향후 대구와 경산을 비롯한 인접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영천을 찾는 방문객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망 확충은 경마공원만을 위한 기반시설에 그치지 않고 영천 전체의 생활권과 경제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구.경산과의 접근시간이 단축되고 광역 교통망이 개선되면 관광객 유입은 물론 기업 활동과 물류, 정주여건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렛츠런파크 영천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개선된 교통망이 이들을 영천 곳곳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레저세 확충·지역사회 공헌…상생 모델 구축 지방재정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효과다. 경마공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레저세를 통한 지방세수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경북도와 영천시의 재정 기반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마사회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을 운영하며 축적한 지역 상생 경험을 영천에 적용해 경마공원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지역 문제 해결형 사회공헌사업을 비롯해 말의 공감 능력을 활용한 힐링 프로그램 등 영천만의 특색 있는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애 아동이나 정서적 치유가 필요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힐링 승마 프로그램 등은 말산업이라는 렛츠런파크만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경마공원이 경주가 있는 날에만 사람이 몰리는 시설에 그치지 않고 평상시에도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 체험을 위해 찾고 취약계층과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생활 속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 한국마사회의 구상이다. ◇17년 기다림 끝 '출발선'…성패는 지역과의 연결에 2009년 후보지 선정에서 2026년 개장까지 걸린 시간은 17년이다.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만큼 렛츠런파크 영천의 진정한 성패는 화려한 시설이나 경주 규모보다는 개장 이후 지역사회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객이 경마공원만 둘러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영천의 관광지를 방문하고 지역 음식점에서 식사하며 전통시장과 농특산물 판매장을 찾고 숙박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는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당초 기대했던 경제효과를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마공원과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관광상품 개발, 지역 농특산물 판매 확대, 시민 참여 프로그램 발굴, 안정적인 지역 일자리 확보와 함께 순회경마에 따른 경주마 안전 및 동물복지 관리도 개장 이후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렛츠런파크 영천이 가진 잠재력은 적지 않다. 경마와 말산업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규모 수변공원과 가족형 레저시설, 관광과 친환경 공간을 결합하고 여기에 광역교통망 개선과 지역 관광자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할 경우 영천이 영남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체류형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지난 20년간 증명해 온 지역 상생의 힘을 영천에서도 보여줄 준비가 됐다"며 “렛츠런파크 영천은 경마를 시행하는 장소를 넘어 영천시민의 자부심이 되고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출발선에 선 렛츠런파크 영천. 힘차게 경주로를 질주할 경주마의 발굽 소리가 지역 상권과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제의 발굽 소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오는 9월 문을 여는 렛츠런파크 영천에 지역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HD현대일렉트릭, 국내 최초 420kV 친환경 고압차단기 개발 성공

HD현대일렉트릭이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로 420킬로볼트(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유럽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420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 개발을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SF₆-Free 고압차단기는 불소계 온실가스인 육불화황(SF₆)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전력기기로, 이번 개발 성공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 개발 사례다. 친환경 고압차단기는 절연 가스를 기존 SF₆에서 C₄F₇N을 활용한 C₄ 혼합 가스 등으로 대체해야 하는 만큼, 새 절연 가스의 특성에 맞게 절연·차단 구조를 새로 설계해야한다는 점에서 개발이 어렵다. 특히 420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는 국가 기간망에 적용되는 초고압 제품으로, 극한 조건 내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해야 해 진입 장벽이 높다. 지난 2021년 170kV급을 시작으로 145kV, 72.5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를 잇달아 독자 개발한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420kV급 개발을 통해 주요 전압대의 친환경 고압차단기 포트폴리오를 한층 확대하게 됐다. 이번에 개발 성공한 제품이 적용되는 400kV급 송전망은 유럽권 주요 송전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TSO 전력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전압대다. 이에 420kV급 제품 확보는 유럽 초고압 전력인프라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는 게 HD현대일렉트릭 측 설명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불소계 온실가스(F-Gas) 규제 강화 기조와 전력망 투자 사이클이 맞물리며 유럽의 SF₆-Free 고압차단기 시장은 지속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은 시장 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제품개발 단계부터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사전 적격심사(PQ)를 통과하며 현지 공급 자격을 선제 확보했다. 향후 장기공급계약 등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유럽 시장에서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 영국 주요 전력회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또는 내년 초 첫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3년 내 300kV 및 362kV급을 비롯한 SF₆-Free 고압차단기 개발을 추가로 완료해 글로벌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GS칼텍스, 광복기념 기부마라톤 ‘815런’ 후원…임직원 등 300명 참가

GS칼텍스는 제81주년 광복적을 맞아 기부 마라톤 행사 '2026 815런'을 후원하고 임직원·가족 300명이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18일 밝혔다. 815런은 한국해비타트가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후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기위해 개최하는 기부 마라톤 행사다. 8.15킬로미터(km)를 달리는 오프라인런과 버츄얼런으로 구성된 행사는 발생 수익금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사용한다. GS칼텍스는 지난 2021년부터 6년 연속으로 815런을 후원하며 행사 참가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확산한 지난 2022~2023년에도 임직원·가족 400여 명이 버츄얼런에 참여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속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의 뜻을 이어갔다. 이번 행사에서도 GS칼텍스는 임직원 및 가족 총 300명이 오프라인런과 버츄얼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 같은 815런 행사 후원은 창업주 고(故) 허만정 선생으로부터 출발한 독립운동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게 GS칼텍스 측 설명이다. 창업주는 일제강점기 당시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 자금을 지원하고 독립운동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한 백산상회 설립에 주주로 참여했다. 현 진주여고의 전신인 진주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을 통한 민족 계몽에도 앞장섰다. GS칼텍스는 이 같은 창업 정신을 계승해 독립운동 기념 활동을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윤봉길·한용운·백범 김구·윤동주·안중근 등 독립운동가 5인의 실제 필체를 현대적으로 복원한 '독립서체'를 개발하고 무료 배포했다. 독립서체는 현재 누적 다운로드 횟수 40만건을 넘겨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알리는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뜻깊은 캠페인에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 같은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무분규냐 첫 파업이냐”…포스코 임단협, 오늘 최종 조정회의 분수령

올해 임단협에서 좀처럼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포스코가 합의를 위한 막판 회의에 나선다. 노조 측이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인 만큼, 이번 회의는 향후 노사갈등 수위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18일 오후 중앙노동위원회 제3차 조정 회의를 통해 막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접점 마련에 나선다. 이번 회의는 제2차 조정회의 당시 내려진 조정기간 연장 권고를 포스코 노조가 수용한 뒤 진행되는 최종 조정회의라는 점에서 임단협 무분규 타결 내지는 쟁의행위 본격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8~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2.17% 찬성률로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동의를 확보했다. 이후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3일 진행된 제6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나흘만에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내일 진행되는 3차 조정 회의에서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포스코 노조는 파업을 개시하기 위한 선결 요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중노위 결정이 파업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노조가 합법적 파업이 가능한 상태에 돌입하는 만큼 향후 노사갈등 수위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노사 양자의 입장은 임금인상률과 격려금 등에서 상당 수준 간극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사측을 상대로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사측 제시안은 기본급 1.2% 인상, 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으로, 양자 입장이 격차를 크게 벌린 채 대립하는 양상이다. 임단협 합의의 표면적인 관건은 부진한 철강 업황 속 노사 양측이 어느 수준까지 양보할 수 있냐는 것이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포스코 매출은 18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조9150억원 대비 2.4% 성장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4870억원으로 같은 기간 43.3% 역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4.8%에서 2.6%로 2.2%포인트(p) 낮아졌다.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주요 수출시장의 보호무역주의 등 악재가 겹친 철강 업황 속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포스코가 적극적인 임금 인상과 임직원 성과 보상에 나서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사측 역시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면 지난해 요구안의 2배 수준인 1조4000억원 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대내외 여건상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임단협은 단순 임금·성과보상을 넘어 철강 본업과 현장 투자·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인식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 측이 포스코의 지주사(포스코홀딩스) 배당과 신사업 투자 등 그룹차원 자금 운용 대비 현장 투자와 노동자 보상은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며 자주사를 향한 불만을 집중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임단협은 악화한 경영 여건을 반영한 현실적인 보상 수준을 찾는 동시에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와 현장 투자,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인식 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원칙 아래 마지막 조정 절차에서도 대화와 소통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사측이 조합원의 대승적 결정을 외면한다면 흔들림 없이 투장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대구 대박웨딩박람회 시즌36 개최…웨딩홀·스드메 등 결혼 준비 혜택 마련

대구·경북 지역 예비 신랑·신부를 위한 '대구 대박웨딩박람회 시즌36'이 오는 9월 5일부터 6일까지 대구 엑스코 인터불고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에는 웨딩홀과 스드메를 비롯해 예복, 한복, 예물 등 결혼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참여한다. 평균 경력 10년 이상의 웨딩플래너를 통한 1대1 맞춤 상담도 제공할 예정이다. 웨딩홀 부문에는 웨딩메르디앙, M스타하우스, 퀸벨호텔, 파라다이스, AW호텔, 칼라디움, 엑스코 인터불고, 그랑파티오 등이 참여한다. 스드메 분야에서는 석미송, 마리스포사, 소유드블랑, 리아, 아이테오, 아델, 로즈로사 등 다양한 브랜드가 참가해 업체별 할인 및 추가 혜택을 선보인다. 결혼 준비에 필요한 품목별 상담과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HK테일러와 디바인핸즈의 예복을 비롯해 순한복의멋 BY 이연이 등 한복 브랜드의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D102와 에테르주얼리 등 예물 브랜드도 참여해 별도의 혜택을 마련한다. 현장 방문객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방문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원 당첨 룰렛 이벤트를 비롯해 커피 쿠폰과 본식 스냅 등 다양한 경품과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사전 참가 신청자에게는 30만원 상당의 웨딩 상품권과 무료 입장권을 모바일로 증정한다. 사전 신청을 완료하면 행사 당일 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도록 안내받을 수 있다. 박람회 관계자는 “예복과 예물, 한복, 가전, 뷰티 등 웨딩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하는 만큼 예비 신랑·신부들이 보다 편리하게 결혼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의무조달로 장애인 일자리 지키는 美 ‘어빌리티원’ [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⑦]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한국은 공공기관 10곳 중 4곳이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비율을 채우지 않고 있다. 법정 구매비율을 채우지 않아도 국가가 기관에 제재를 가할 수단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장애인 일자리를 공공조달과 어떻게 연결하고 있을까. 이 국내외 전문가 3명을 통해 미국 '어빌리티원'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을 살펴봤다. 현행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제7조는 공공기관이 구매계획과 전년도 실적을 제출하도록 한다. 법정 구매목표도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중증장애인생산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만든 장치다. 현재 구매목표 비율은 총구매액의 1.1%다. 다만 목표에 미달했을 때 적용되는 조치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 제7조 제8항은 전년도 구매실적이 법정 비율에 미달하면 해당 공공기관장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목표 이행을 강제할 제재 수단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나운환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명예교수 겸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은 “입법 이후에도 우선구매 목표율을 넘지 못하는 기관이 있지만 제재가 없다"며 “법에는 반드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매 방식도 공공기관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법 제7조 제4항은 중증장애인생산품을 분리해 발주할 수 있도록 한다. 제5항도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두 조항 모두 '할 수 있다'고 명시할 뿐, 반드시 시행하도록 하지는 않는다. 실제 구매 방식은 공공기관의 선택에 맡겨지는 셈이다. 나 교수는 이런 구조에서는 우선구매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입찰해 싼 물건만 구매하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우선구매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의 집행을 조정할 기구도 약화됐다. 기존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촉진위원회는 부처별 구매 품목과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하지만 2024년 정부의 위원회 통폐합에 따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로 통합됐다. 나 교수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는 의결기구가 아니라 심의기구이고, 장애 관련 부처 중심으로 참여하는 위원회"라며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원회가 통폐합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토레 히세니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법학과 조교수는 이 같은 비율 중심 방식이 수요 예측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약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도는 이와 달리 구매 대상과 이행에 무게를 둔다. 반드시 구매해야 할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정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지정된 품목은 실제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히세니 교수는 “재비츠-와그너-오데이법에 따라 연방기관은 조달목록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정 비영리기관에서 구매해야 한다"며 “이러한 구조는 연방정부의 구매를 지정 비영리기관의 일감과 직접 연결해 장애인 일자리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조달규정(FAR·Federal Acquisition Regulation) 제8.704조는 이러한 구매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조달목록(Procurement List)에 오른 제품과 서비스는 '의무공급원(Mandatory Source)'으로 지정된다. ​연방기관은 이를 지정된 장애인 고용 비영리기관에서 구매해야 한다. 이처럼 의무구매는 장애인 일자리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어빌리티원의 핵심 장치다. 어빌리티원은 1938년 제정된 와그너-오데이법(Wagner-O'Day Act)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에는 시각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을 연방정부가 구매하도록 했다. 1971년 법 개정을 통해 대상이 중증장애인까지 확대됐다. 장애인 고용 비영리기관이 연방정부에 제공할 수 있는 범위도 제품에서 서비스까지 넓어졌다. 명칭도 재비츠-와그너-오데이법(Javits-Wagner-O'Day Act)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일반기업 제품이 더 저렴하거나 경쟁입찰이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공급업체를 바꿀 수 없다. 필요한 수량이나 납기를 맞추기 어렵거나 경제적인 생산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구매예외를 받아 일반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 이때도 예외가 적용되는 물량과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경제적 효과도 확인됐다. 2023년 매서매티카의 '사회경제적 영향 분석 평가 보고서'(Socioeconomic Impact Analysis Evaluation Report)에 따르면 어빌리티원 프로그램은 운영비 1달러당 평균 2.66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어빌리티원위원회가 현재 밝힌 프로그램 참여 장애인은 약 4만1000명이다. 장애인 고용의 안정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중개기관의 역할이다. 중앙 비영리기관인 소스아메리카(SourceAmerica)와 미국시각장애인산업단체(NIB·National Industries for the Blind)는 연방정부와 약 500개의 비영리기관 사이를 잇는다. 히세니 교수는 “두 기관이 계약이 진행되도록 연결하고, 계약을 협상하며, 기술지원을 제공한다"며 “비영리기관에 보조금이나 역량 강화 지원을 제공하고, 인력개발 기회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역할이 중증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소라고 짚었다. 소스아메리카는 약 500개 비영리기관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5만9400명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만7400명 이상이 어빌리티원 계약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한다. NIB도 전국 약 100개 비영리기관과 연계돼 있다. 2024회계연도에는 NIB와 연계 기관에서 시각장애인 5142명을 고용했다. 새 일자리도 268개 만들었다. 한국에도 비슷한 역할을 맡는 기관은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우선구매지원부는 중증장애인생산품의 계약을 대행하고 공공기관의 구매 실적을 관리한다. 생산시설의 판로 개척과 우선구매 마케팅도 지원한다. 다만 국내 전문가는 이 같은 기능을 지역 단위의 수요 조율과 물류·유통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생산시설 대부분이 소규모기 때문에 생산뿐 아니라 계약과 보관, 배송까지 직접 맡기 어렵다는 이유다. 나운환 교수는 “소규모 사업장이 공공기관과 계약하고 물건을 보관해 직접 유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생산시설은 물건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별도의 체계가 계약과 보관, 납품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공공기관이 어떤 물건을 얼마나 살지 조율하고 물류와 유통, 계약 대행까지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어빌리티원은 정부 수요를 새로운 장애인 일감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어빌리티원위원회는 연방정부가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 가운데 장애인 고용 비영리기관이 공급하기 적합한 품목을 찾아 조달목록에 추가한다. 소스아메리카와 NIB도 연방기관의 조달 수요와 비영리기관의 생산능력을 파악해 새로운 품목을 위원회에 제안한다. 그 결과 일감도 특정 품목에 머물지 않는다. 히세니 교수는 “어빌리티원 계약은 특정 분야에만 집중되지 않고 매우 폭넓게 구성돼 있다"며 “청소·시설관리, 식품, IT, 시설 운영, 제조, 창고 관리 등 다양한 계약과 일자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다양성은 장애인들이 서로 다른 숙련 수준에서 자신이 추구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경로나 최소한의 선택지를 만든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말했다. 서인환 장애인인권센터 이사장은 국내 우선구매 품목이 일부 전통적인 분야에 머무는 구조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이사장은 “새로운 직종이 계속 나오고 노동시장이 바뀌는데 계속 복사용지나 화장지를 만드는 것으로 경쟁할 수 있느냐"며 “장애인 기업도 태양열 에너지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 여러 특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건별 계약 중심의 구매 방식도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오늘 납품했다고 다음에도 납품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새로운 수요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장애인 고용기관의 일감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재와 함께 제도에 참여할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 이사장은 “법으로 강제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며 “했을 때 이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이점을 줘야 자발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데, 강제만 하면 오히려 하지 않으려는 저항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정원선 인턴기자

[단독] “제조 공정 독자 개발”…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기술 헤리티지’

대한항공에서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인공 지능(AI) 기반 자율 이동 로봇(AMR)부터 오차를 없앤 극한의 자체 시험 장비, 복합 소재 정밀 성형과 설계 자동화에 이르는 제조 공정 전반을 독자 개발·내재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간에 고가 장비를 도입해 얻은 성과가 아니라 현장의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축적해 온 '기술 유산'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18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외부 설계도에 의존한 조립에 그치지 않고 제조 공정 자체를 20년 넘게 직접 고안하고 내재화해 내공을 다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1975년 설립된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민항기 구조물 국제 공동 개발 △군용기 성능 개량 및 창정비 △무인 항공기 체계 △하이브리드 드론 등 4대 핵심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최근의 첨단 스마트 팩토리 기술부터 2000년대 초반의 기초 소재 성형 기술까지 촘촘하게 축적해와 특허 17건에 이르는 '제조 기술 헤리티지'를 보유하고 있다. ◇ AI와 자율 주행 로봇이 이끄는 '스마트 팩토리' 2024년에서 올해 사이에 공개·등록을 마친 특허 6건을 보면 대한항공의 생산 라인이 어떻게 유연하고 정밀한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작업자가 직접 칼을 들고 수행하던 까다로운 부품 자르기나 조립, 대형 복합재 성형 작업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로봇과 첨단 설비의 몫이 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해 등록된 '자동화 장치용 테이블 및 이를 이용한 작업 방법' 특허다. 요즘 첨단 공장 안에서는 물건이나 가공 로봇을 싣고 스스로 돌아다니는 AMR이 쓰인다. 그런데 공장 바닥은 우리 눈에만 평평해 보일 뿐 실제로는 미세한 굴곡이 있다. 바닥이 단 3mm만 기울어져도 이 로봇의 거대한 로봇 팔 끝에서는 13.4mm 이상의 큰 오차가 생겨 비싼 항공기 부품을 통째로 망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대한항공은 자동으로 수평을 맞추는 테이블을 고안해 냈다. 테이블 다리에 스프링과 높이 감지 센서를 달아 로봇이 울퉁불퉁한 바닥에 도착하면 다리 4개가 스스로 길이를 조절해 수평을 찾는다. 식당 테이블이 덜컹거릴 때 밑에 종이를 접어서 괴어주는 작업을 기계가 스스로 판단해 알아서 하는 셈이다. 수평이 맞춰지면 공기압을 이용한 브레이크가 다리 길이를 꽉 물어 고정해 로봇이 흔들림 없이 정밀하게 작업할 수 있게 돕는다. 로봇 팔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도 크게 진화했다. 작년 중 등록을 마친 '복합재 가공용 지그(Jig) 장치 및 이를 포함하는 시스템' 특허에 따르면 다관절 로봇이 부품을 가공할 때 로봇 팔에 달린 센서가 깎이는 저항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굴곡진 곳을 자를 때 힘이 너무 많이 걸려 부품이 망가질 것 같으면 로봇이 스스로 칼날의 위치를 살짝 위로 들어 올려 힘을 빼주는 능동 제어 알고리즘이 적용돼 있다. 또한 내부 지그 간격을 조절해 고정바를 적용해 복합재가 움직이지 않도록 꽉 잡아주고, 로봇 작업 시 발생하는 진동을 2중으로 흡수하는 댐핑 구조체까지 내장해 가공 정밀도를 극대화했다.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한 번에 수직과 사선 두 가지 각도로 부품을 자를 수 있는 쌍칼 형태의 '복합재 커팅 장치'를 달고, 마찰 탓에 칼날이 열을 받아 변형되지 않게 볼텍스 튜브로 찬 공기를 쏴주는 전용 냉각 시스템까지 갖췄다. 거대한 오븐을 통째로 가열하고 식히는 비효율을 없애기 위한 성형 혁신도 이뤄졌다. 올해 공개된 '항공기 복합재 유연 히팅 에어 몰딩 장치' 특허는 위에서는 공기 압력으로 유연하게 부품을 누르고, 아래에서는 폴리이미드 필름·철판·히팅 패드 등 부위별로 개별 온도 조절이 가능한 '유연 히팅 부재'를 적용했다. 이로써 복잡한 곡면 형태의 대형 복합재라도 툴 전체를 가열할 필요 없이 필요한 부위에만 균일한 열과 압력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고품질로 구워낼 수 있게 됐다. 까다로운 항공기 부품을 작업대 위에서 고정하는 지그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속이 빈 육각형 벌집 모양의 부품(허니컴 코어)은 진공 청소기처럼 공기를 빨아들여 고정하려 해도 구멍으로 공기가 다 새어나간다. 다른 기업들이 부품 안에 끈적한 이물질을 억지로 채워 넣고 가공한 뒤 다시 파내는 복잡한 방식을 쓸 때 대한항공은 부품 밑바닥에 테이프를 붙여 공기가 새는 것을 막고, 흡입구 쪽에 구멍이 뚫린 분배기를 달아 부품 전체를 골고루 빨아들여 단단히 고정하는 '허니콤 코어용 지그 장치 및 이를 포함하는 코어 가공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또한 아직 굳지 않아 표면이 찰흙처럼 무른 탄소 섬유 원단(프리프레그)을 진공으로 흡입할 때 표면에 흠집 자국이 남는 것을 막기 위해 미세한 구멍이 뚫린 다공성 플라스틱 판을 덧대 표면을 보호하는 '복합재 부품 절단을 위한 지그 모듈 및 이를 포함하는 절단 시스템'도 현장 노하우가 낳은 결과다. 로봇이 부품을 자를 때 허공에 뜬 절단면이 아래로 처지며 지저분한 보풀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자 그 밑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맞춤형 플라스틱 받침대(인서트 부재)를 끼워 넣는 세심함도 돋보인다. ◇ 한계에 도전한 정밀 성형과 극한의 테스트 장비 오늘날의 로봇 자동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로봇이 본격 도입되기 전인 2010년대, 대한항공은 이미 항공기 부품을 결점 없이 구워내고, 이를 가혹한 조건에서 시험하는 장비들과 설계 소프트웨어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했고 8건의 특허를 냄으로써 내실을 다지고 있었다. 소프트웨어 설계와 기초 성형 장비의 내재화도 이미 이 시기에 싹을 틔웠다. 비행기 날개처럼 얇고 넓은 복합재 구조물을 설계할 때는 부품이 찢어지거나 구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많은 적층 각도와 순서를 계산해야 했다. 대한항공은 최초 파손·좌굴·베어링 파손 등 여러 조건을 통합해 안전율을 자동 계산하는 알고리즘인 '복합재 구조물의 최적 설계 방법(2015년)' 특허를 통해 기존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10시간 넘게 매달리던 개념 설계 작업량을 단 1시간으로 대폭 단축했다. 또한 거대한 오븐(오토클레이브)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부품 형상에 맞춘 전용 몰드 내부에 오일 유로를 내장해 직접 가열·가압을 수행하는 '복합재 제작 장치(2014년)'를 도입해 헬기 날개처럼 크고 두꺼운 부품도 보이드(기포)나 링클(주름) 같은 결함 없이 빠르게 찍어내는 효율화를 이뤄냈다. 얇은 탄소 섬유 원단을 여러 겹 쌓아 두껍게 만들고 곡면으로 꺾어 구울 때 주름이 생기는 문제를 막고자 진공 공간 아래에서는 팽창 고무가 부풀어 오르며 밑에서 위로 부드럽게 밀어 올리고 위에서는 피스톤이 동시에 눌러주는 입체적인 이중 가압 장치인 '프리프레그 절곡 성형 장치 및 그 방법(2011년)'을 고안해 낸 것도 이 시기의 성과다. 속이 텅 빈 벌집 모양의 허니컴 코어를 둥근 곡면으로 구부려 누를 때 얇은 벽들이 구겨지며 무너지는 불량을 막기 위한 기술도 돋보인다. 대한항공은 방탄 조끼 소재로 쓰일 정도로 질긴 케블라 원단 매트와 양옆에서 팽팽하게 당겨주는 스프링 구조를 이용해 누르는 힘을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분산시키는 '허니컴 코어 성형 장비(2014년)'를 만들어 불량 발생을 차단했다. 무거운 금속 부품을 깎는 기계에 부품을 고정할 때 깎이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밑으로 미끄러지는 위험한 상황을 막기 위해 부품의 위와 아래를 수직 방향에서 강하게 꽉 쥐어주는 'NC 선반의 공작물 공급 장치(2012년)'를 고안해 무거운 물건을 가공할 때의 안전성도 챙겼다. 차세대 무인기나 장거리 비행 드론 등 고도의 안전성이 필요한 비행체를 개발하며 이를 검증할 시험 장비의 오차를 없애는 데에 집중한 것도 이 시기다. 부품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충격을 얼마나 잘 버티는지 보는 '임팩트 테스트 머신(2012년)'이 대표적이다. 무거운 추를 가이드 레일을 따라 떨어뜨릴 때 기둥과 추 사이의 물리적 마찰력 때문에 정확한 충격 에너지를 계산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한항공은 기둥에 고압 공기를 쏴서 얇은 공기층을 만들어 마찰력을 사실상 '0'으로 만들었다. 오락실에 있는 에어하키 게임기 바닥에서 공기가 뿜어져 나와 퍽을 띄우는 것과 유사한 원리를 산업용 테스트 장비에 적용한 것이다. 또한 바닥을 때리고 고무공처럼 다시 튀어 올라 2·3차 충격을 가하면 실험 데이터가 훼손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튀어 오르는 0.2초의 짧은 찰나에 공기압 실린더나 걸쇠를 뻗어 추를 낚아채는 구조를 적용해 오차 없는 순수한 1차 충격 데이터만 얻어냈다. 무인기나 헬기의 프로펠러 회전축(토크바)이 비틀리는 꼬임 힘을 얼마나 잘 버티는지 한계를 측정하는 '항공기용 복합 재료 토크바 비틀림 평가 테스트 장비(2016년)'도 개발했다. 길이가 긴 부품은 기존에 돌려서 측정하는 회전 방식의 테스트 기계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밀어내는 직선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주는 특수 장치를 달아 부품 길이와 상관없이 비틀림 시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부품 양 끝에 비틀림을 재는 센서와 당겨지는 힘을 재는 센서를 각각 달고 결과값을 서로 비교하게 해 테스트의 신뢰도를 제고했다. 비행 중 겪게 되는 복잡한 힘을 지상에서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위아래로 누르는 힘과 양옆으로 미는 힘을 동시에 가하는 '2축 재료 시험기(2012년)'도 이 시기에 완성됐다. 큰 힘을 가하는 쇠기둥 자체가 망가지지 않게 하중을 분산시키는 지지판 구조를 덧대 고장 없이 장기간 정확한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준 장비다. ◇ 현장 혁신의 태동기 2000년대 초중반의 특허 3건에는 모든 첨단 공정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효율화'와 '기초 소재 가공'에 대한 초기 현장의 땀방울이 그대로 묻어난다. 사소해 보이는 제조 병목 현상까지 꼼꼼하게 따져가며 해결책을 고안했다는 점은 현재의 기술적 해자가 갖춰지기까지 항공우주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오랜 시간 동안 상당한 노력을 경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항공기 표면이 구겨지지 않게 안에서 받쳐주는 뼈대(스트링거)를 탄소 섬유 복합 소재로 처음 만들 때에는 뜨거운 오븐에서 다 구워진 뒤 딱딱해진 뼈대 안에서 굽는 동안 모양을 잡아주던 금속 틀(맨드릴)을 억지로 빼내려다 보니 부품에 미세하게 금이 가는 일이 잦았다. 대한항공은 2003년 출원해 2006년 등록된 '스트링거 제작을 위한 형상 유지 공구의 제조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스킨-스트링거 일체형 패널 제작 방법' 특허를 통해 이 오랜 골칫거리를 풀었다. 쇠 대신 '실리콘'으로 틀을 만든 것이다. 실리콘은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팽창하고 식으면 줄어드는 성질이 있다. 오븐에서 뜨겁게 구울 때는 실리콘 틀이 부풀어 올라 뼈대 모양을 빈틈없이 단단하게 잡아주고, 다 굽고 나서 식히면 본래 크기로 줄어든다. 덕분에 딱딱해진 부품과 틀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겨 부품 손상 없이 부드럽게 틀을 빼낼 수 있게 돼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전투기나 헬기를 완전히 뜯어서 고치는 창정비를 할 때 수많은 부품을 세척하고 약품으로 코팅하는 화공 처리 공정에서도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다. 예전에는 수영장만큼 거대한 약품 수조들을 일직선으로 길게 늘어놓고 크레인으로 부품을 옮겨가며 담가야 해 공장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작업자가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대한항공은 2004년에 출원한 '연속 화공 처리 장치(2006년)'를 고안해 수조들을 둥그렇게 원형으로 모아 배치했다. 중앙에 빙글빙글 회전하는 기둥과 위아래로 움직이는 승강 장치를 달아 부품이 교대로 다음 약품 수조에 자동으로 담기도록 설계해 냈다. 공장 내 설치 공간을 2.5% 수준으로 줄여 작업 시간도 단축해냈다. 여기에 더해 끈적한 원단 테이프를 자동 적층 장비가 겹겹이 쌓아 올릴 때 테이프가 궤도를 벗어나거나 팽팽함이 유지되지 않아 표면에 쭈글쭈글하게 주름이 지는 것을 막아주는 가이드 슈트 압착 방식의 '프리프레그 공급 장치(2006년)' 기술도 이 시기에 개발돼 현재 운영 중인 첨단 로봇 자동 적층 장비의 토대가 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대 안암병원, 26일 심장대사증후군 건강강좌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오는 26일 오후 1시, 5층 메디힐홀에서 '2026년 심장대사증후군(대사증후군) 시민강좌'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가 주최하는 이번 강좌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비만치료 등에 대한 강의로 구성되었다. 심장대사증후군 환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복부비만 등이 서로 얽혀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질환의 위험을 키운다. 당장 생활의 불편함이나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쉬운데, 일찍 발견하여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건강과 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 식이와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김천포도축제, 폭염을 축제로 바꿨다…사흘간 10만명 몰렸다

포도 넘어 자두·복숭아까지 '김천 여름과일 축제'로 확장 쿨링존·물놀이·먹거리 결합한 체류형 축제 실험 '통했다' 농가 판매부스 매출 1000만원…소상공인도 “내년에도 참여"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2026 김천포도축제'가 한여름 폭염을 피해가는 대신 정면으로 끌어안았다. 김천시의 대표 농특산물 축제인 '2026 김천포도축제'가 물놀이와 휴식, 먹거리, 농산물 소비를 결합한 체류형 여름축제로 변신하며 사흘간 1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17일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올해 2026 김천포도축제에 10만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기존 농산물 판매 중심 축제의 틀에서 벗어나 방문객이 무더위 속에서도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축제장 구조 자체를 바꾼 것이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축제장 곳곳에는 쿨링존과 물놀이 공간이 마련됐다. 야외 이동로에는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포도터널과 그늘막, 대형 텐트를 설치했다. 식음 공간도 분산 배치해 방문객들이 음식을 먹고 쉬면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포도축제'의 외연도 넓혔다. 올해는 포도뿐 아니라 자두와 복숭아까지 함께 판매하면서 김천에서 생산되는 대표 여름 과일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품질 좋은 농산물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면서 일부 판매장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동나는 모습도 나타났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축제에 머물지 않고 실제 소비로 연결하는 장치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농특산물과 먹거리 구매 금액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축제장 내 소비를 유도했다. 먹거리 역시 지역 농축산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천시가공연합회가 운영한 디저트카페에서는 축제를 위해 개발한 '과일천국 빙수' 등이 인기를 끌었다. 김천축협의 '우뚝! 한우' 홍보부스에서는 한우 불고기와 큐브 스테이크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성과는 매출로 이어졌다. 축제장 '팜파티존'에서 농산물 판매부스를 운영한 한 농가는 행사 기간 1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축제에 참여한 지역 음식점과 소상공인들도 단기간에 상당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내년 축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축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관광객 유치→체류→농특산물 구매→지역 상권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농산물 홍보행사를 넘어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소비형 축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방문객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공식 프로그램이 끝난 오후 6시까지도 축제장 곳곳에서는 사진을 찍고 행사를 즐기는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축제 형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올해는 의례적인 개막식을 없앴다. 대신 행사 첫날 포도품평회 시상식에 이어 김천포도회와 한국포도회가 주관한 '전국 포도 심포지엄'​을 열었다. 포도 산업 발전 방안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생산·유통 환경을 진단하고 판로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무더운 여름에도 시민과 관광객들이 시원하고 편안하게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변화를 시도했다"며 “포도뿐 아니라 자두와 복숭아까지 김천의 여름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천포도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포도 판로 개척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농산물을 진열하고 판매하던 지역축제가 '머무르고 먹고 구매하는 축제'로 바뀌고 있다. 올해 김천포도축제의 10만명 흥행이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농가소득과 지역 상권 매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기자의 눈] 네이버가 두나무 품을 때 생긴 ‘예외’…참 절묘한 우연

시험 감독관을 미리 9명이나 자기 학원 강사로 데려다 놓은 학원이 있다면, 이걸 실력이라고 불러야 할까. 아니면 시험 대비를 참 잘했다고 봐야 할까. 네이버가 지금 인수하려는 두나무가 딱 이런 학원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딜을 추진 중이다. 이 결합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함께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인허가가 걸려 있다. 때마침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그 문턱을 낮춰줬다. 원래는 “위반 이력이 있으면 경중과 관계없이 불수리"였던 조항이, 이제는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수리 가능"으로 바뀌었다. 네이버가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1심 벌금형을 받아 대주주 자격에 빨간불이 켜졌던 바로 그 지점에, 딱 맞춰 비상구가 하나 열린 것이다. 절묘한 우연이다. 업계는 곧바로 “네이버-두나무 기업결합에 숨통이 트였다"고 반겼다. 채점 기준을 손보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무조건 감점하고 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다만 이 이 '경미함'을 누가 판단하느냐다. 개정안은 그 재량을 금융정보분석원장 한 사람에게 맡겼다. 그런데 이 재량이 처음 적용될 회사로 유력한 두나무는, 공교롭게도 이 재량을 쥔 기관과 이미 깊은 인연이 있다. 최근 5년간(2021~올해 6월) 인사혁신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에서 취업 예정기관이 '두나무㈜'인 사례를 추려보면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 출신이 9건으로 가장 많다. 2021년 고객보호실장을 시작으로, 2022년 사내변호사, 2024~2025년에는 매해 실장·팀장급이 실원부터 준법감시팀장, 거래지원심의위원회 위원까지 자리를 잡았다. 감독하던 기관 사람들이 감독받던 회사의 감독 대응 부서로 옮겨가는 흐름이, 지난 5년간 거의 매년 이어진 셈이다. 당국은 이번 완화 조치를 두고 “위반 경중을 따지지 않는 건 규제 목적에 비해 과도한 제한"이라고 설명한다. 발언 자체는 원론적으로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경중'을 가늠할 기관 바로 옆에는 이미 그 기관 출신 인사 9명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 절묘하다. 이런 인맥을 갖춘 학원이 하필 이 채점 기준 완화의 수혜 사례가 된다는 점을, 순수한 우연으로만 봐도 될까. 우연이라면 그것참 부지런한 우연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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