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 외교부 장관은 11일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피격 사건과 관련해 “신중하게 조금 더 파악할 게 남아 있다"며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할 게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화재 사건의 원인을 '미상 비행체에 의한 외부 타격'으로 1차 결론 내렸다. 다만 비행체의 발사 주체와 정확한 기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란 등 특정 국가를 지목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현지 시간) 미상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1분 간격으로 타격했다. 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됐지만, 발사 주체나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를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타격 직후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고, 2차 타격으로 화재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화재 원인이 선박 내부 결함과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선체 외판에는 폭 5m, 깊이 7m의 파손 흔적이 확인됐다.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1~1.5m 높은 지점이다. 폭발 압력에 따른 손상 패턴과 반구형 관통 형상 등을 고려할 때 기뢰나 어뢰 피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현장에서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은 추가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사고 초기에는 인명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선원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현재 통증이나 거동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아직 발사 주체와 정확한 기종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 이 공격의 주체는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청사로 불러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쿠제치 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고와 관련해 일반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미국 측에도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력 운항이 불가능한 나무호를 두바이항으로 예인한 뒤,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해 화재 원인을 조사해왔다. 군사 전문가도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국제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피격 직후부터 이란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왔다. 또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면 주한이란대사관은 이란 공격설을 부인한 바 있다. 정부는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비롯한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우리 국민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해양자유구상(MFC)을 비롯한 미측 구상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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