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평화축제 '489억원 효과·875명 고용유발'…성과의 계산서를 공개하라 지난해 방문객 40만명 바탕 경제성과 홍보…소비지출 조사·분석 모형 검증 필요 지역 상권 매출·실제 신규 채용과 구분해야…평가보고서·기초자료 공개 요구 칠곡낙동강평화축제는 지난해 총 파급효과 약 489억원과 고용유발효과 약 875명을 성과로 제시했다. 그러나 수치의 타당성을 판단하려면 방문객 집계와 소비지출 조사, 분석 모형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2회차에서는 경제·고용효과의 산출 근거와 실제 지역 매출·신규 채용 실적의 차이를 짚는다. 글 싣는 순서 상: 방문객 45만 명, 어떻게 계산했나 중: 경제효과 489억원·고용유발 875명, 산출 근거는 무엇인가 하: 성과 홍보 넘어 검증으로, 평가보고서와 예산 공개해야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칠곡낙동강평화축제가 지난해 성과로 내세운 '총 파급효과 약 489억원'과 '고용유발효과 약 875명'을 검증하려면, 결과를 요약한 홍보 문구를 넘어 기초 조사와 계산 과정부터 확인해야 한다. 수백억원과 수백 명이라는 숫자는 지역경제에 상당한 성과가 발생했다는 인상을 주지만, 산출 범위와 지표의 의미가 설명되지 않으면 모형에 따른 추정이 실제 지역 상권의 매출이나 신규 채용 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13회 축제를 앞두고 나온 관련 보도에는 지난해 제12회 축제에 나흘간 약 40만 명이 방문했다. 직접 경제효과는 약 259억원, 총 파급효과는 약 489억원으로 분석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외지인 방문객 지출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고, 고용유발효과는 약 875명이라는 설명도 제시됐다. 그러나 본지에 제공된 홍보자료만으로는 분석 수행기관과 조사 기간, 표본 규모, 방문객 집계 방식, 적용한 분석 모형과 계수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는 분석 자체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현재 제시된 자료만으로 발표 수치의 타당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큰 성과를 발표했다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방문객 추산이 경제효과로…기초 숫자부터 검증해야 본지 기자는 방문객 수와 성과 수치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칠곡문화관광재단을 방문해 축제팀장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팀장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간대의 인파를 기준으로 재단이 방문 규모를 추산하고 올해 발표된 45만 명 역시 정확한 방문 인원을 확인한 수치는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올해 집계에 대한 이 설명을 지난해 경제효과 분석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지난해 방문객 약 40만 명이 같은 방식으로 산출됐는지, 별도의 조사기관이 집계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며, 경제효과 계산에 실제로 사용한 방문객 수가 무엇인지도 평가보고서로 대조할 필요가 있다. 방문객 소비지출을 바탕으로 효과를 계산했다면 방문 규모는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기초 방문객 수가 커지면 소비지출 총액과 이를 토대로 계산하는 파급효과도 커질 수 있으므로, 방문객 수의 추정 오차와 불확실성을 최종 분석에서 어떻게 다뤘는지 설명해야 한다. 관건은 추산이라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 어떤 관측자료와 가정을 이용했고, 그 가정을 달리 적용하면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경제효과 259억원, 누구의 어떤 지출인가 발표된 직접 경제효과 259억원을 방문객 40만 명으로 단순히 나누면 방문 1건당 약 6만4750원이다. 이는 두 발표치를 산술적으로 환산한 값으로, 재단이 실제 조사하거나 적용한 평균 소비액을 확인한 결과는 아니다. 259억원에 방문객 지출만 포함됐는지, 행사 운영비 등 다른 지출도 들어갔는지에 따라 이 계산의 의미는 달라진다. 따라서 음식.숙박.교통.쇼핑 등 세부 항목을 따지기 전에 '직접 경제효과'의 정의와 구성부터 제시해야 한다. 소비지출 조사를 했다면 개인의 지출인지 가족이나 일행 전체의 지출인지, 하루 동안 쓴 금액인지 축제 기간 전체에 쓴 금액인지 확인해야 한다. 여러 날의 재방문을 포함한 누적 방문 수에 한 사람의 축제 기간 전체 소비액을 곱했다면 중복 계산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계산이 이뤄졌는지는 설문 문항과 계산표를 확인하기 전에는 단정할 수 없다. 당일 방문객과 숙박객, 지역 주민과 외지인의 표본 구성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표본이 실제 방문객 구성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집단별 지출 차이를 어떤 방식으로 보정했는지까지 밝혀야 소비지출 총액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다. ◇'외지인 지출 70%', 칠곡에 남은 소비와 같은가 외지인 지출이 전체의 약 70%라는 설명 역시 외지인 방문객이 전체의 70%였다는 뜻은 아니다. 방문객의 구성과 지출액의 구성은 서로 다른 지표이므로, 두 비율을 혼동하지 않도록 각각의 조사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외지인이 쓴 돈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전액을 칠곡 지역경제에 남은 효과로 계산할 수도 없다. 다른 지역에서 지출한 교통비나 숙박비가 포함됐는지, 칠곡 안에서 발생한 소비만 집계했는지에 따라 지역경제 기여도에 대한 해석은 달라진다. 지역 주민의 지출도 살펴야 한다. 평소 지역의 다른 음식점이나 상점에서 쓸 돈이 축제장으로 옮겨간 부분과 축제 때문에 새로 발생한 소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소비 대체를 분석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설명해야 축제가 추가로 만들어 낸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 총 파급효과 489억원, 지역의 순이익으로 읽어선 안 된다 총 파급효과 489억원은 직접 경제효과 259억원의 약 1.89배에 해당하지만, 이 비율만으로 계산이 타당한지 판단할 수는 없다. 총액이 생산유발액인지 부가가치유발액인지, 어떤 항목을 결합한 금액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직접 효과가 총 파급효과에 포함돼 있다면 두 금액을 더해 별도의 전체 성과처럼 설명해서도 안 된다. 항목 사이의 포함 관계를 밝히지 않으면 같은 효과를 거듭 계산하거나 독자가 성과 규모를 실제보다 크게 받아들일 여지가 생긴다. 분석의 지역적 범위도 핵심이다. 칠곡군 내부의 효과인지, 경북 전체 또는 전국 공급망의 효과인지 구분해야 한다. 다른 지역 업체의 생산과 거래에서 발생한 효과까지 포함됐다면 이를 모두 칠곡 상인의 매출이나 지역의 순이익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축제 예산의 효율성을 평가하려면 총사업비와 실제 집행액, 외부업체 지급액, 지역업체 참여 비중도 함께 살펴야 한다. 파급효과가 크다는 발표만으로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지역에 남은 성과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고용유발 875명, 실제 채용은 별도로 밝혀야 고용유발효과 약 875명이라는 수치는 실제 신규 채용 인원인지, 경제활동 규모에 관련 계수를 적용한 추정치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계수에 따른 결과라면 사용한 통계의 기준연도와 산업별 계수, 고용유발과 취업유발 가운데 어떤 지표인지, 산출 단위와 기간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 현재 제시된 수치만으로 축제 때문에 875명이 새로 채용됐다고 해석할 근거는 없다. 실제 고용 성과를 설명하려면 유급 운영인력과 단기근로자 수, 근무 기간, 임금 지급액, 지역 주민 채용 비중을 별도 자료로 제시해야 하며, 자원봉사 참여와 유급 고용도 구분해야 한다. 행사 기간 며칠 동안 일한 인력과 지속적인 일자리는 고용의 성격이 다르다. 모형에 따른 고용유발효과와 실제 채용 실적을 나란히 설명해야 주민도 축제가 만들어 낸 일자리의 규모와 내용을 판단할 수 있다. ◇성과를 발표했다면, 계산 근거로 답해야 한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재단이 경제·고용효과를 고의로 부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산출 근거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추정치를 검증된 성과로 받아들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으며, 수치의 타당성을 묻는 질문은 평가보고서와 기초자료를 통해 해소해야 한다. 재단과 칠곡군은 지난해 축제 평가보고서, 방문객 집계자료, 소비지출 설문지와 표본 구성, 경제·고용효과의 계산식과 적용 계수를 제시해야 한다. 개인정보를 제외한 자료와 계산 과정이 공개돼야 어떤 지출이 어떤 효과로 연결됐는지 검토할 수 있다. '경제효과 489억원'과 '고용유발 875명'이라는 숫자를 앞세웠다면 그에 따르는 설명 책임도 감당해야 한다. 주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홍보자료에 적힌 결과의 크기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든 조사와 계산이 타당했는지다. 재단과 칠곡군은 이제 성과의 계산서로 답해야 한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