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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메카코리아-CJ온스타일, K뷰티 브랜드 공동 발굴·육성 나선다

화장품 OGM(글로벌 규격 생산) 기업 코스메카코리아가 CJ온스타일과 손잡고 유망 K-뷰티 브랜드의 발굴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투자형 성장 모델'을 업계 최초로 구축해 K-뷰티 생태계 혁신에 나섰다. 16일 코스메카코리아는 “CJ온스타일과 함께 K-뷰티 브랜드의 체계적 성장을 위한 '투자형 K-뷰티 글로벌 성장 모델'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 제조·유통 협력을 넘어 브랜드 발굴과 육성, 직접 투자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성장 플랫폼 구축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이달 초 경기도 성남시 코스메카코리아 중앙연구원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회장,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K-뷰티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향을 공유했다. 이번 모델에서 코스메카코리아는 자사가 보유한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R&D 경쟁력과 대규모 생산 CAPA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제품 경쟁력을 책임진다. 빠른 제품 구현(Time to Market)과 품질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은 초기 인디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 CJ온스타일은 에이피알, 비나우 등 유망 K-뷰티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발굴 역량과 콘텐츠 커머스를 통한 시장 확장 능력을 더한다. 양사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디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CJ온스타일의 온큐베이팅 프로그램(헬스앤뷰티 중소 브랜드 육성)을 통해 브랜드 단계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육성 전략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공동으로 조성되는 뷰티 전용 펀드를 통해 제품 개발, 마케팅, 콘텐츠 제작, 글로벌 유통 진출 등 브랜드 성장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단계별로 지원함으로써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K-뷰티 브랜드 육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은 R&D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며 “CJ온스타일과의 협업을 통해 K-뷰티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3년만 반등한 K-건기식 시장…‘맞춤형 건기식’ 급부상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던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올해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각 개인의 건강 관리에 초점을 둔 '실속형 소비'가 강화된 결과다. 개인화하는 소비 트렌드로 '맞춤형 솔루션'이 건기식의 새로운 유통·판매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기에 접어든 2022년을 기점으로 침체를 지속했으나, 올해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기식협회 조사결과, 올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96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5조9531억원 대비 0.2% 소폭 성장한 수치다. 앞서 국내 건기식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2022년 약 8~1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최대 6조1498억원 규모까지 성장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화한 2023년 국내 건기식 시장은 전년대비 -0.1% 성장률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이듬해인 2024년에도 -3.1% 역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규모(5조9531억원)도 6조원을 밑돌았다. 엔데믹이 본격화하며 낮아진 수요로 건기식 시장 역시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데믹에 따른 건기식 수요 감소는 품목별 구매 건수에 그대로 반영됐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감염 지연·증상 완화 등 효과로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수요가 집중돼 구매 건수도 2022년 기준 4026만건으로 전년대비 17.2% 증가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구매건수는 지난해 2703만건으로, 최고점이었던 2022년 대비 32.9% 낮아지며 수요가 급감했다. 이 가운데 건기식 소비 트렌드 변화도 감지된다. 가구당 평균 건기식 구매액은 2022년 35만6054원에서 올해(전망치) 32만5182원으로 8.7% 감소했으나, 오히려 100가구당 구매 경험률은 올해 83.6%로 2022년(82.7%) 대비 0.9%포인트(p) 증가했다. 엔데믹 이후 건기식 구매율은 증가한 반면 평균 지출은 감소해 '실속형' 소비 위주의 트렌드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건기식협회는 기존 주류 건기식 소비 트렌드였던 '가구 내 공동 취식'은 감소하고 '개인 취식'이 증가하면서, 실속형 소비트렌드를 토대로 건기식 수요도 개인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건기식 소비 트렌드가 개별 소비자를 중심으로 개인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까닭에 업계의 건기식 유통·판매 전략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약사 상담을 통해 각 소비자 건강상태에 적합한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하는 방식이 골자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맞춤형 건기식 제도'를 도입해 약국 내 건기식 소분판매가 가능하도록 관련 시행규칙을 공포하며 건기식 유통·판매 전략 다변화를 모색했다. 약사·의사·한약사·한의사 등 직군 중 교육을 이수해 '맞춤형 건기식관리사' 자격을 획득한 전문가가 상담을 거쳐 1회 섭취분으로 소분된 건기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식약처 집계에 따르면, 이러한 제도 변화에 따라 지난 12일 기준 맞춤형 건기식 판매업소는 전국 663곳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 6월 181곳에 불과했던 맞춤형 건기식 판매 약국은 이달 578곳으로 반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맞춤형 건기식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교보생명 사내벤처기업 트레비앙의 플랫폼 '메디코치'는 지난 4월 각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영양제 추천, 약사 상담 기반 건강 관리를 제공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집된 건강검진 결과와 처방약 정보 등 개인 헬스케어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하고, 약사와의 1:1 건강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기기를 통한 맞춤형 건기식 솔루션 서비스도 등장했다. 국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더이로운은 'AI헬스체커' 기기로 약국 맞춤형 건기식 상담·판매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플랫폼은 기기를 통해 손톱 스캔, 문진, 건강검진 데이터 등 소비자 건강상태를 연동하고, AI가 분석안을 제시해 약사가 맞춤형 건기식 조제안을 확정하는 시스템이다. 확정된 조제안은 GMP 인증을 받은 건기식 소분 공장으로 전송되고, 공장은 소비자 맞춤형 건기식을 조제해 소비자에게 최종 배송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건기식은 더 이상 가족 단위의 선택이 아닌 개인의 일상 루틴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와 함께 'K-헬스 웨이브(K-Health W.A.V.E)' 속에서 건강관리의 대중화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독감과 장염 동시 유행…손 씻기·마스크 쓰기·익혀 먹기 지켜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등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 바이러스들에 의한 감염병이 유행이다. 연말연시 모임이 잦아지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한 명의 감염이 여러 사람에게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독감은 감기와는 차원이 다른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매년 겨울철을 중심으로 유행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울수록 활동성이 강해진다. 15일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 외래환자 감시에 따르면, 올해 12월 첫째 주(49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환자) 분율은 56.7명으로 전주 69.4명 대비 감소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란 체온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이나 인후통 증상을 보여 병원을 방문한 경우를 말한다. 49주차 통계는 유행 주의보 발령 기준, 약 10배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이다. 특히 유행을 주도하는 학령기 아이들 사이에선 발생 규모가 여전히 큰 상황으로, 초등학교 7~12세에서 150명, 13~18세는 119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불청객, 노로바이러스 감염 또한 어김없이 돌아왔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최근 4주간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확인된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46주 94명에서 47주 101명, 48주 127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이다. 바이러스는 영하 2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하는 등 저항력이 강해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개인위생 관리가 어렵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0~6세)에게는 확산 위험이 더 크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장염 환자는 2020년 413만 2384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4년에는 525만 8354명으로 껑충 뛰었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병원급 210개소 장관감염증 표본 감시에 따르면, 지난달 23~29일(48주차)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는 1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월 5주, 80명)보다 5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8주차 기준 0~6세 환자가 30%를 차지했고, 7~18세 26%로 소아청소년에서 환자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플루엔자·노로 바이러스 겨울철 활동 활발해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호흡기 질환인 독감의 유행은 포물선을 그리듯이 나타난다. 환자들이 계속적으로 늘어나다가 정점을 이룬 뒤에 다시 조금씩 감소하는 형태다. 바이러스 검출률도 서서히 증가했다가 서서히 줄어든다. 겨울철에 대유행을 하면 4~5월까지 유행이 지속되기도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 간 호흡기 비말(飛沫, 작은 침방울) 전파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잡이나 물건을 만진 후에 입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눈의 점막을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스크 쓰기와 손을 자주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 걸린 사람도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이다. 그리고 대중 장소에서의 '기침예절' 또한 독감 예방을 위한 주요 수칙이다. 기침예절이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손수건, 휴지, 옷깃으로 입을 가려주는 것을 말한다. 독감에 걸리면 기침, 콧물, 가래, 두통,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1~3일 정도이며 4~5일까지 가기도 한다. 증상 발현 1~2일 전부터 발병 후 5~7일까지 전염력이 있다. 영·유아는 탈수, 구토, 식욕저하, 보채기가 동반될 수 있으며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청색증, 경련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최근 소아 독감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영유아는 탈수와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커 증상 초기부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예방접종과 기본 위생 수칙 실천으로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고, 증상 발생 초기 48시간 내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회복을 앞당기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독감을 심하게 앓다 보면 이후 세균 합병증이 동반되어 폐렴, 패혈증 등 중증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우리아이들병원 의료진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65세 이상의 노인, 심혈관계질환·천식·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이 폐렴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면서 “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독감과 폐렴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장염으로 인한 설사·구토…탈수증 진행 막아야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극히 적은 양으로도 감염이 될 만큼 전파력이 강하다. 환자와의 접촉은 물론 오염된 물건을 만진 뒤 눈·코·입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익히지 않은 수산물이나 오염된 손으로 조리한 음식, 오염된 식수 등이 주요 감염 경로로 꼽힌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복통, 오한, 발열도 겪는다. 보통 2~3일 뒤 호전되는데, 감염력이 아주 강한 게 문제다. 구토물, 분비물은 물론이고 침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서 환자 접촉을 최대한 삼가야 한다. 특히 설사가 계속되면 인체는 탈수로 인한 수분부족 상태가 된다. 탈수 증세가 심해지면 갈증 단계를 지나 기운이 쭉 빠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탈수 증세가 심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음식이나 물을 통해 수분을 보충하려고 하면 구토나 설사를 계속 유발할 수 있어서이다.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의료진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장염이 발생하면 무엇보다 수분과 전해질 보충으로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따뜻한 이온음료나 보리차는 도움이 되지만,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는 오히려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노로바이러스에 특수한 치료제는 없어 병원에서는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처하는 치료법)으로 치료한다. 예방 백신 또한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식약처가 권고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 요령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문고리, 손잡이 등 자주 접촉하는 표면 소독 △구토물 및 주변 즉시 소독 △음식은 위생적으로 조리하고 반드시 충분히 익혀 섭취 △끓인 물이나 생수 등 안전한 물을 사용 △채소‧과일은 깨끗한 물에 충분히 씻은 후 섭취 등이다. ◇설사에 무조건 굶기 NO! 지사제 복용 권장 안돼 그런데 독감과 동시에 장염에 걸리거나 독감으로 인한 장염 증세가 나타난다면 큰 딜레마에 빠진다. 독감을 이기려면 잘 먹어야 하고, 장염은 함부로 먹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장염 증세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굶기보다는 따뜻한 죽이나 미음 등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과 따뜻한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장염이 아니어도 독감 자체만으로도 설사와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반응으로 설사, 복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독감에 걸려 열이 높을 경우에는 해열제를 복용하고, 설사가 발생할 때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설사가 정말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설사를 강제로 멈추게 하는 지사제는 권장되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의료진은 △심한 복통을 동반하면서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운 경우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고열이 나면서 어지럽고 이러한 증세가 24~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변이나 토사물에 혈액이 보일 경우 △마비 증상이나 복시·호흡곤란·사지무력감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에는 즉각 전문의 진단을 받거나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케이엔알시스템, ‘중수로 원전해체 로봇 플랫폼’ 실증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KNR시스템)은 최근 정부가 발주한 원전 '중수로(PHWR)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공개입찰에서 낙찰돼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으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전KPS 등이 출자한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KRID)이 주관한 이번 입찰은 중수로 원전에서 핵연료와 방사성물질을 담고 있는 핵심구조물인 칼란드리아(밀폐형의 원자로 용기) 등 고방사선 구역 내의 무거운 구조물을 원격으로 절단하고 해체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실증 프로젝트이다. 이번 실증 프로젝트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케이엔알시스템은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원전 해체 공정에 따른 경수로와 중수로 등의 해체작업에 자사가 보유한 각종 로봇 레퍼런스를 적극 활용하여 추가 도전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고방사선 및 수심 20m 이상의 수중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내(耐)환경성과 정밀한 원격제어 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입찰에서 △원자로 내부의 미세구조물을 원격으로 정밀하게 절단해서 인출하는 수평 해체시스템 △고하중 양팔로봇으로 대형 구조물 원격 해체 및 방사성폐기물을 격리 이송하는 중량물처리용 수직 해체시스템 △가상환경에서 작업을 사전 검증하는 디지털트윈(Digital Twin) 시뮬레이션 기술 등을 제시했다. 케이엔알시스템 관계자는 “전동모터 방식보다 부피대비 큰 힘을 낼 수 있고, 방사선에 의한 오작동 확률이 현저히 낮은 독보적인 유압로봇기술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엔알시스템은 심해(深海)작업 로봇, 핵연료봉 수거로봇, 원전해체 모의실험에 참여한 로봇팔 등 원전해체 환경에 적용가능한 로봇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 김명한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원전 해체 기술력으로 중수로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실증사업에 도전해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것은 우리의 로봇기술이 최고 난이도로 꼽히는 중수로 원전 해체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며 “전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중수로 해체 사전단계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향후 경수로 해체 등 다양한 원전 해체 로봇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구정지 상태인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가운데 해체가 결정된 고리 1호기(경수로) 외에 월성 1호기(중수로)는 해체에 따른 기술적 난이도가 워낙 높아 해체 사전준비 단계에 있다. 중수로는 전세계적으로 아직 해체 사례가 없으며, 다수의 중수로 운전이 종료된 캐나다의 경우에도 해체방안 마련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수로 원전해체가 세계 최초로 수행될 경우 월성 1호기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2, 3, 4호기가 해체 대상이며, 57기의 중수로를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루마니아, 중국, 인도, 독일, 스웨덴 등으로 해체기술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연합' 공식 참여 기업과 'AI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미 심해(深海)에서 작업하는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를 관리하는 로봇기술이 현장에서 활용될 정도로 뛰어난 로봇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기존 로봇팔보다 2배 업그레이드된 고성능 '다목적 유압로봇팔' 개발에 성공했으며, 소형 서보밸브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최초로 양산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전동모터와 유압액추에이터를 하나로 결합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라인업'을 완성하였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해리 포터 ‘투명 망토’ 현실화하나…KAIST, ‘액체금속 잉크’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영화 해리포터의 '투명 망토'와 같은 '액체금속 잉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늘어나고 움직일수록 전파 흡수 성질이 달라지는 획기적 '클로킹(망토두르기)' 기술이다. 움직이는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 차세대 스텔스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박상후 교수 연구팀이 액체금속 복합 잉크(LMCP)를 기반으로 전자기파를 흡수·조절·차폐할 수 있는 차세대 신축성 클로킹 기술의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클로킹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물체의 표면에서 빛이나 전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금속 재료는 딱딱하고 신축성이 낮아, 억지로 늘리면 쉽게 끊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몸에 밀착되는 전자기기나 자유롭게 형태가 변하는 로봇에 클로킹 기술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원래 길이의 최대 12배(1200%)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으며, 공기 중에 1년 가까이 두어도 녹슬거나 성능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기존 금속과 달리 이 잉크는 고무처럼 말랑하면서도 금속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 같은 특성은 잉크가 마르는 과정에서 내부의 액체금속 입자들이 서로 연결돼 그물망 같은 금속 네트워크 구조를 스스로 형성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구조는 '메타물질'로, 잉크로 아주 작은 무늬를 반복해 인쇄함으로써 전파가 해당 구조를 만났을 때 설계된 방식대로 반응하도록 만든 인공 구조물이다. 액체처럼 유연하면서도 금속처럼 튼튼한 성질을 동시에 갖게 된다. 제작 방법도 간단하다. 고온으로 굽거나 레이저로 가공하는 복잡한 공정 없이,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액체를 말릴 때 흔히 발생하는 얼룩이나 갈라짐 현상이 없어 매끄럽고 균일한 금속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잉크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전파를 흡수하는 성질이 달라지는 '신축성 메타물질 흡수체'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흡수체는 잉크로 무늬를 찍은 뒤 고무줄처럼 늘리기만 하면 흡수하는 전파의 종류(주파수 대역)가 달라진다. 이는 상황에 따라 레이더나 통신 신호로부터 물체를 더 잘 숨길 수 있는 클로킹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기술은 신축성, 전도성, 장기 안정성, 공정 단순성, 전자기파 제어 기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획기적인 전자소재 기술로 평가된다.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 중견 연구와 KAIST UP Program의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차세대 전자소재 분야에서 중요한 원천기술로 인정받아 윌리 국제 학술지 '스몰' 10월호에 지난 10월 16일자로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김형수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로봇의 피부,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 국방 분야의 레이더 스텔스 기술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오스템임플란트, 이집트 카이로시립대와 업무협약 체결

오스템임플란트가 이집트 카이로시립대학교(CUC)와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양 측은 임플란트, 보철 등 치과 진료 핵심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공동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학술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해 성과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교수진-전문의 교환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등 교류도 확대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CUC의 치과 교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최신 유니트체어(치과용 진료 의자)와 각종 진단 영상장비를 공급하고 디지털 덴티스트리 솔루션 등을 활용한 실습 환경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치과대 학생과 현지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의사 임상교육 체계와 인프라를 현지 대학, 주요 병원에 이식하고 전수해 이집트는 물론 북아프리카 지역 전역의 치과 의료 수준 향상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협력이 차세대 전략시장인 중동·아프리카 지역 전반에 교육 및 협력 모델을 확장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기대하고 있다. CUC와 장기적인 전략 파트너십을 구축한만큼 향후 대규모 장비 공급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게 오스템임플란트의 설명이다. 실제 이집트는 총 인구 1억 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자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잇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OTRA 카이로무역관에 따르면, 이집트 치과시장은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11.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9년에는 669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과 시술 비용이 서유럽, 중동지역, 미국에 비해 50~70% 저렴하면서도 숙련된 치과의사들이 많아 의료관광 수요가 증가세에 있다. 조인호 오스템임플란트 치의학교육연구소장은 “그동안 이집트 내 대학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치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임상 중심의 교육 문화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디지털 덴티스트리와 같은 최신 진료·교육 시스템을 도입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UC와의 협약은 이를 체계화하는 과정으로, 장비 도입과 임상교육, 학술 교류, 현지 전문인력 양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함으로써 이집트 의료진의 임상 역량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표준화된 진료 환경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GC녹십자 ‘뉴라펙’, 췌장암 호중구감소증 1차 예방 효과 확인

GC녹십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라펙(성분명 페그테오그라스팀)'의 췌장암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다기관 임상 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슨'에 게재됐다고 16일 밝혔다. 뉴라펙은 장기 지속형 호중구 생성 자극 인자(G-CSF2) 제제로, GC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2세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항암요법 후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감소증 및 감염성 합병증 등 부작용을 예방하는 데 사용된다. 이번 연구는 연세암병원 이충근 교수와 최혜진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 77명을 무작위로 배정해 뉴라펙 투여군(38명)과 미투여 대조군(39명)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옥살리플라틴+이리노테칸+류코보린+ 5-플루오로우라실' 병용 1차 화학요법(mFOLFIRINOX) 항암요법 환자에서 뉴라펙 1차 예방 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1차 평가 변수인 '항암요법 첫 8주기 동안 중증 호중구감소증 발생률'이 뉴라펙 투여군에서 2.6%(1명)에 불과해 대조군의 38.5%(15명)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은 발열성 호중구감소증은 뉴라펙 투여군에서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조군에서는 12.8%(5명) 나타났다. 또한 연구 중 항암요법이 4일 이상 지연된 환자 비율은 뉴라펙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고, 입원 일수도 줄었다. 중증 호중구감소증은 항암요법의 용량 감소나 일정 지연을 유발해 환자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뉴라펙 1차 예방적 투여는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자가 직접 평가한 전반적 건강 상태와 삶의 질 점수에서 뉴라펙 투여군이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고, G-CSF 계열 약물의 주요 부작용인 뼈 통증 발생률은 두 군 간 차이가 없어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췌장암 mFOLFIRINOX 요법은 중증 호중구감소증 발생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1차 예방적 G-CSF 사용에 대한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 근거가 마련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는 뉴라펙의 1차 예방 투여가 mFOLFIRINOX 치료를 받는 췌장암 환자에서 중증 호중구감소증과 발열성 호중구감소증을 현저히 줄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 기간 연장 경향까지 보임을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최초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재욱 GC녹십자 R&D 부문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뉴라펙이 췌장암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모교 서울대서 출간 기념 ‘북 콘서트’ 성료

코스맥스그룹 창립자인 이경수 회장이 신간 '같이 꿈을 꾸고 싶다' 출간을 기념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북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북 콘서트는 15일 이경수 회장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재학생 200명의 환대 속에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참석해 이경수 회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성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사회자를 맡아 대담을 이끌었다. 지난 9월 발간된 이경수 회장이 직접 집필한 사사(社史) '같이 꿈을 꾸고 싶다'에는 이경수 회장이 1992년 코스맥스 창업 이후 IMF 외환위기, 중국 진출, 글로벌 확장 등 굵직한 순간을 넘으며 코스맥스를 세계 1위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으로 성장시킨 33년간 여정과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이날 북 콘서트에서 이경수 회장은 가장 용기있던 선택을 물어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사업 초기 가장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결정은 일본 기술 제휴를 포기하고 독자 연구소를 선택한 순간"이라며 “우리만의 기술력을 가질 수 있어서 IMF를 극복하고 지금의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예상하고 중국에 진출한 용기 있는 선택도 코스맥스가 글로벌 1위 ODM으로 올라설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큰 방향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용기였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꿈을 묻는 유홍림 총장의 질문에는 “속도가 생명이고 글로벌이 생존이며 소비자가 혁명"이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바로 그 제품을 가장 빨리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코스맥스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행사 후반부에는 이경수 회장과 현장에 참여한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K뷰티의 미래는 물론 창업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경수 회장은 'K뷰티의 최대 경쟁국과 K뷰티가 살아남기 위한 차별점'을 묻는 학생 질의에 “그동안 K뷰티의 가장 큰 성과는 '메이드 인 재팬'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바꾼 것이었다"며 “앞으로는 '메이드 인 프랑스'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바꿔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지금의 가성비 이미지에 프리미엄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기회는 늘 우리 주변을 돌고 있지만, 준비된 사람만 잡을 수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이 항시 실력을 닦고 내 주변의 조력자를 모으는 준비를 하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편 코스맥스는 2019년 서울대-코스맥스 TIC(Technology Incubation Center)를 설립한 이래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와 공동개발한 올인원 맞춤형 화장품 제조설비 '맥스페이스'(maXpace)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외국인 의료관광, 지방 시대 ‘시동’

방한 외국인의 의료관광 수요가 2020년부터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서울 쏠림 현상을 지방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 117만 명 중 85%인 약 100만 명(99만9642명)이 서울에서 진료를 받았다. 다음은 경기(51만184명), 부산(30만165명), 제주(21만901명), 인천(21만387명) 순으로 나타났다. 진료 과목별로 서울 강남구(신사동·역삼동·서초동)와 중구(명동), 마포구(서교동) 등에 집중적으로 분포한 피부과가 50.58%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성형외과(28.26%), 대학·종합병원(8.29%), 약국(4.64%), 치과(4.63%), 안과(1.85%), 한의학(1.75%)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외국인 환자는 일본이 44만1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26만여 명, 미국 10만여 명, 대만 8만3000여 명을 기록했다. 이외에 싱가포르, 몽골, 베트남, 러시아, 캐나다 관광객이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의료관광은 진료에서 그치지 않고 숙박, 약국, 음식점 이용 등으로 동선이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신용카드 데이터 기반으로 지난해 외국인 환자는 전국에서 약 1조2583억원을 지출했으며, 이 중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89.51%가 사용돼 타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의료관광 수요 분산과 지역 의료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1회 의료관광 지역협의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첫 번째 회의에는 경기관광공사와 고양시 소재 종합병원 및 의료관광 유치업체 등 관계자 약 40명이 참석해 국제공항과 인접한 인천과 김포, 경기 고양, 부산 등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지역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 방안, 의료광고 시행 관련 제도 개선, 의료 코디네이터 비자 승인, 지역특화 의료서비스 발굴, 외국인환자 입국 편의제고 등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경기 고양, 부산, 인천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과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관광의 외국인 유치 확대에 힘쓰겠다"며 “이와 함께 서울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올해는 버티긴 했는데…소상공인 “경기부터 살아야죠”

“사람들이 외식을 안 해도 너무 안 해요. 전보다 회식도 확 줄어든 것 같고요.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져야죠. 안 그러면 정말 접어야 해요." (호프집 운영 상인) “다들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니까 우리 같은 오프라인 점포 상인들은 장사가 갈수록 안 되는 것 같아요. 인건비도 계속 올라서 사실 시급으로 따지면 '알바생'보다 제가 더 못 버는 날도 허다하죠. 그렇다고 폐업은 쉽나요? 그러면 당장 어떻게 먹고 살겠어요."(액세서리 전문점 상인) “올해 경기가 워낙 안 좋았다는데, 그나마 온누리 상품권이 많이 풀려서인지 선방한 것 같아요. 내년에는 젊은 층들이 더 많이 시장을 찾아줬으면 좋겠습니다."(전통시장 상인) ◇ 소상공인 절반, “가장 필요한 건 '내수 활성화'"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에서 우리 소상공인의 절반가량은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 정책으로 '내수 및 소비 활성화 지원'(49.5%)을 꼽았다. 금융지원이 가장 필요하다는 응답은 41.5%로 나타났고, 그밖에 판로지원(4.6%), 상생협력 문화 확산(1.8%)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 국회나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복수 응답) △소비촉진 및 지역 경제 회복(52.1%) △인건비 상승·인력 부족 해결(45.0%)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 완화(42.8%)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26.3%)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정부는 민생회복소비쿠폰과 상생페이백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는데, 소상공인의 65.4%는 정책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일시적이었다고 답했다. 또 업종별 정책 체감 효과에도 차이가 있었다. 숙박·음식점업은 52.3%가 내수활성화 정책의 효과를 체감한 반면, 도·소매업(18.0%), 제조업(8.5%)은 상대적으로 체감 효과가 낮았다. 향후 소비촉진 정책을 추진할 경우 골목상권에 소비가 집중될 수 있도록 사용처 기준을 조정해야한다는 의견(41.8%)이 가장 많았고, 지원 규모 및 기간을 확대(31.8%)하고, 정책홍보를 강화(24.5%)해야 한다는 의견 순으로 나타났다. ◇ 내년 경영환경 악화 전망에도…응답자 97.4%는 “폐업 못 해" 이번 조사에서 소상공인의 89.3%는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51.3%)하거나 악화(38.0%)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영환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올해 가장 큰 사업 부담 요인으로는(복수응답) 원자재비・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가 5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48.0%), 인건비 상승·인력확보의 어려움(28.5%), 대출 상환 부담(20.4%)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상공인의 97.4%는 폐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취업 어려움과 노후 대비 등 생계형 창업이 전체의 91.4%를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플랫폼 입점률은 28.1%로 전년 대비 3.5%p 증가했으며, 특히 숙박·음식점업의 플랫폼 입점률은 44.3%로 도·소매업(20.3%), 제조업(15.5%)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플랫폼 입점 기업의 경우 총 매출액 중 플랫폼 매출 비중은 평균 41.7%로 전년 대비 6.3%p 상승하면서 플랫폼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의 25.7%는 전년 대비 대출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현재 이용 중인 대출 금리는 평균 4.4%로 조사됐다. 또 대출이 있는 소상공인의 90.4%(매우 부담 46.2%, 다소 부담 44.2%)가 이자 및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고물가와 내수 부진 지속에 이어 최근 고환율까지 겹쳐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소비촉진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보였으나 대부분 단기적 수준에 그친 만큼,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중장기 성장 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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