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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ETF, 줄줄이 급등…K-뷰티 ‘실적 쇼크’에 하락세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 ETF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테마 강세를 이끌었다. 리튬 가격 반등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화장품과 방산, 게임주 ETF는 일제히 하락하며 테마 간 희비가 엇갈렸다. 18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주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BNK 2차전지양극재'로, 9.34%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KODEX 반도체레버리지'(+8.46%)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8.31%) △'TIGER 2차전지소재Fn'(+7.89%) △'SOL 반도체전공정'(+7.67%) 등도 나란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레버리지 ETF와 액티브 ETF의 동반 강세가 두드러졌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7.36%) △'KODEX 아시아AI반도체exChina'(+7.05%) △'RISE 2차전지액티브'(+6.66%) △'RISE 배터리 리사이클링'(+5.68%)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포함됐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공급 감축 기조와 글로벌 리튬 감산 영향으로 핵심 소재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며 “소재·장비·재활용을 망라한 전방위 테마가 수혜를 보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화장품 ETF는 실적 충격 여파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SOL 화장품TOP3플러스'는 -13.94%로 전체 ETF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TIGER 화장품'(-9.09%) △'HANARO K-뷰티'(-6.50%)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방산 테마 ETF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PLUS K방산'(-7.19%) △'KODEX K방산TOP10'(-7.17%) △'TIGER K방산&우주'(-6.94%) △'SOL K방산'(-6.55%) 등은 지정학적 이슈 완화 및 단기 차익 실현 매물 출회 영향이 반영됐다. 게임 ETF도 부진했다. △'TIGER K게임'(-6.03%) △'RISE 게임테마'(-5.58%)는 실적 기대 약화로 하락했고, 소비 관련 ETF인 'TIGER 200 생활소비재'(-5.67%)도 함께 밀렸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거나 밑돈다 해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8월 1일 이후 발표된 종목들부터는 실적 결과가 주가에 즉각 반영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화장품 업종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고, 에이피알처럼 기대치를 상회한 기업은 급등한 반면, 한국콜마·달바글로벌·코스맥스처럼 컨센서스를 하회한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ETF 시장은 정책 기대감과 업종별 실적 이슈가 맞물리며 테마 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와 액티브형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단기 수급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ETF 시장은 레버리지와 특정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면서 단기적으로 급등락이 커지는 구조"라며 “실적이나 정책 변화가 빠르게 반영되는 만큼 단기 테마에 휩쓸리기보다는 투자 목적에 맞는 ETF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신보-한전, ‘전력데이터 활용 중소기업 ESG 경영 지원 업무협약’ 체결

신용보증기금이 지난 14일 한전아트센터에서 한국전력공사와 '전력데이터 활용 ESG 경영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신보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역량과 한전의 전력 데이터를 결합해 중소기업의 에너지 사용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절감 실적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녹색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한전은 전기사용량 데이터를 신보에 제공하고, 신보는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별 절감 실적을 산출해 보증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심사 결과 ESG 경영 우수기업으로 인정되면 보증 한도 확대와 보증료 감면 등 우대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양 기관은 중소기업의 에너지 절감량을 직접 산정해 금융지원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을 구축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실천 및 ESG경영 문화 확산을 견인해 나갈 계획이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협약에 따라 탄소배출량 산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감축 노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그 성과에 따라 우대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해 중소기업의 탄소감축 역량 강화와 글로벌 녹색 무역장벽 대응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인터뷰] 김효식 삼성액티브 팀장 “KoAct 전력인프라 ETF, 성장주에서 고배당 펀드로”

“2030년대 중반쯤 넘어가면 코액트(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 액티브 ETF는 성장주 펀드가 아닌 고배당 펀드가 되어 있을 것이다."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은 '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향후 변화를 이렇게 내다봤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현재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이 ETF가 2030년대 중반에는 고배당 성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 이러한 전망과 관련해 지난 7일 서울시 서초구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사에서 김 팀장을 직접 만나 ETF의 전략과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팀장은 “전력 수요 확대에 따라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기자재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인프라 확충이 집중된 뒤에는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비스트라 등 전력 판매 기업들은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 수요 증가로 가격과 판매량이 동반 확대되고 있다. 반면 전력망 보유 업체들은 지속적인 투자비 부담으로 단기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 비용 부담이 줄고, 전기요금과 판매량은 한 단계 높아진 상태를 유지한다. 김 팀장은 “이익 체력이 상승한 뒤에는 하락하기 어려우며, 이에 비례해 배당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며 그는 “2030년대 중반에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 미국 유틸리티 기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배당 펀드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Act 액티브는 현재 수익률이 100%를 넘나든다. 이 ETF는 지난해 1월 18일 상장 이후 지난 8일 기준 순자산가치(NAV) 누적 수익률이 100.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초지수(Solactive 글로벌 에코파워인프라 PR 지수)는 88.21% 상승했다. 시장가격(종가) 기준으로는 102.06%에 달해 코스피(+31.56%), 나스닥(원화 환산·+47.78%), S&P500(원화 환산·+38.62%)을 크게 웃돌았다. 포트폴리오는 이달 8일 기준 전력인프라(38%), 천연가스·원자력·기타(13%), 태양광(16%), 풍력(11%), 유틸리티(10%), 수소(11%)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68%), 유럽(19%), 한국(12%) 순이다. 상위 편입 종목에는 GE 베르노바(8.0%), 블룸에너지(7.8%), 퍼스트솔라(6.8%), 지멘스에너지(6.8%), 노르덱스(5.6%)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장기 전망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제조업 리쇼어링 등 산업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20여 년간 정체됐던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베인앤컴퍼니 분석에 따르면 2023~2028년 새롭게 발생하는 미국 전력 수요의 44%가 데이터센터·AI 산업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AI 산업의 설비투자(CAPEX) 모멘텀도 견조하다. 클라우드 상위 11개 사업자의 2025년 CAPEX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대비 계속 상향되고 있으며, 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추가로 올렸다. AI 서버·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정책 지원도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는 'AI 액션 플랜'을 발표하며 인허가 절차 신속화, 규제 완화,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법안 통과로 5조 달러 규모의 연방 부채 한도가 증액돼 AI·전력 인프라 분야 재정 투입 여력이 확대됐다. 감세 조치로 빅테크 기업의 R&D 비용을 당해 연도에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CAPEX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내에서는 변압기·전선·터빈 발전기 등 전력망 기자재 전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천연가스·원자력 등 석탄을 제외한 모든 발전원의 수요도 동반 상승세다. 운용사 측은 “특정 세부 섹터에 치중하지 않고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KoAct 액티브가 기존 재생에너지·클린에너지 ETF와의 차별성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재생에너지 ETF가 태양광·풍력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KoAct는 천연가스·원자력도 친환경 산업으로 편입한다. 이는 2023년 유럽연합(EU)이 발표한 '그린 택소노미'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공식 녹색 산업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것이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배출량이 크게 적다. 또 변압기·전선 등 전력망 기자재 업체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에 투자한다. 김 팀장은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 미국 인프라스트럭처 ETF 등과 비교해도 KoAct ETF가 상장 이후 원화 환산 수익률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재생에너지 중심 상품과 달리 발전원과 전력망 기자재를 아우르는 폭넓은 투자 전략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향후 1~2년간 주목할 세부 테마로 변압기 등 전력기기와 가스발전소 기자재 업종을 꼽았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큰 폭의 이익 성장과 주가 상승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업황 피크아웃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는 판단이다. 변압기 상승 사이클보다 약 2년 후행하는 가스발전소 기자재 업종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GE 베르노바, 지멘스에너지 등 전통적인 가스터빈 제작사뿐 아니라 블룸에너지(Bloom Energy), 캐터필러(Caterpillar) 등 비상발전기·연료전지 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가 2030년대 초중반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아직 당장 의미 있는 실적이 발생하지 않는 기업이 많지만, 중장기 성장 모멘텀만큼은 뚜렷하다"고 내다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방산기업 삼양컴텍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날인 18일 장 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6분 기준 삼양컴텍은 공모가(7700원)에 견줘 7300원(94.55%) 오른 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따블(공모가 대비 두 배)' 달성에 성공했다. 삼양컴텍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565.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2486개 기관이 참여했다. 특히 전체 주문 물량 중 44.8%가 의무보유확약을 설정해서 올해 코스닥 IPO 기준 가장 큰 공모 규모이지만 가장 높은 확약 비율을 달성했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 6600~7700원 상단인 7700원에 확정했다. 이달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927.9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증거금으로 약 12조9510억원이 모였다. 1962년 설립된 삼양컴텍은 방탄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2006년 인수합병을 거쳐 현재는 지상·항공 장비 및 개인 방호에 이르는 전방위 방탄 솔루션을 제공하며, 대표적인 제품 적용 사례로 △K2 전차 △차륜장갑차 △소형전술차 △다연장 로켓 천무 △수리온 헬기 및 소형무장헬기 등이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HMM, 2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한 HMM 주가가 18일 장 초반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7분 현재 HMM은 전 거래일 대비 7.47% 뛴 2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HMM은 지난 14일 자사주 8180만1526주를 공개매수한 뒤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7.98%에 해당하며, 주당 공개매수가격은 2만6200원으로 결정됐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DXVX, 자회사 5000억 ACP 기술 수출 계약에 급등

DXVX이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15분 현재 DXVX는 전 거래일 대비 18.91%(435원) 급등한 2735원에 거래 중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자회사 에빅스젠이 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ACP) 기술을 미국 바이오 전문 기업에 약 5000억원 규모로 라이선스 아웃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빅스젠은 DXVX가 지분 66.2%를 보유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빅스젠은 ACP 특허의 제한적 독점 전용 실시권을 파트너사에 부여했으며, 파트너사는 계약금 및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을 합쳐 총 5000억원 규모의 기술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상업화 이후 10년간 로열티는 별도로 책정된다. ACP 플랫폼은 펩타이드 기반 약물 전달 기술로, 저분자 화합물부터 펩타이드, RNA, 항체까지 폭넓게 적용 가능해 확장성이 큰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협상은 최대주주 DXVX가 사업개발 권한을 위임받아 주도했으며, 플랫폼 특성상 복수 기업과의 추가 계약도 가능해 향후 DXVX의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정부 ‘확장재정’ 기조...올해 국채이자 30조원 넘을 듯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로 부채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국채 이자비용만 3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와 재정정보 포털 '열린재정'에 따르면 결산 기준 정부의 국채 이자비용은 2020년 18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28조2000억원으로 4년간 약 10조원, 연평균 13%씩 증가했다. 국채 이자비용은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지출 증가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급격히 불어났다. 국채 이자비용은 2021년 19조2000억원에서 2022년 21조원, 2023년 24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국채는 국고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여기에 외국환평형기금채권과 국민주택채권을 더한 개념이다. 국고채만 놓고 보면 2020년 1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8000억원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했다. 올해 이자비용은 최소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국고채 차입이자상환 예산으로 약 30조원을 편성했고, 외평채 이자상환 명목으로도 6600억원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이자비용은 시중금리를 반영해 추후 결산 과정에서 확정된다. 코로나19 시기에 대규모로 발행된 국채물량 만기도 속속 도래한다. 작년 말 기준 연도별 만기도래 국고채 물량은 올해 94조원, 내년 98조원이다. 내년엔 약 74조원, 2028년엔 50조원대로 낮아진다. 잠재성장률 저하, 관세충격 등으로 팍팍한 세수 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출증가의 상당부분을 적자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과감한 지출로 성장력을 높이고, 세수를 확충하는 선순환을 끌어낸다는 목표여서 갈수록 부채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우리은행, 美텍사스 오스틴에 지점 개설...국내기업 지원

우리은행이 한인 은행 최초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지점을 개설하고, 미국 남부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은 2023년부터 오스틴 지역 시장조사에 착수해 2년 간 준비를 거쳐 이번에 지점을 개설했다. 오스틴 지점은 미국 남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계좌 개설, 송금,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지원한다. 회계, 세무, 법무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돕고, 현지에 정착하는 개인과 교포에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이번 오스틴 지점 개설로 기존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아주 덜루스를 포함해 미국 남부 지역에만 세 곳의 거점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2018년 댈러스 대출사무소를 개소하고, 2020년 댈러스 지점으로 승격했으며 2022년에는 조지아 덜루스 지점을 개설했다. 작년에는 휴스턴 대출사무소를 열기도 했다. 특히 텍사스주 주도인 오스틴에는 1만5000여명의 한인이 거주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해 주목을 받은 곳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오스틴 인근 테일러에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텍사스는 반도체를 비롯해 로보틱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중심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은 이달 25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투자 활성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현지 지점을 개설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기업, 한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뒤바뀐 생·손보업계 ‘메달리스트’…투자손익이 키 쥐었다

올해 보험사들의 상반기 성적표는 투자손익이 판가름했다. 폭설과 산불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와 비우호적인 규제 속에서 본업에서 거둔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을 가리지 않고 투자성과 격차가 희비를 결정지었다. 보험사 간 순위 변동과 성과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면서 업계 전반의 흐름은 투자손익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별도 당기순이익은 9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가량 하락했다. 보험손익(7242억원)이 4분의 1 줄었지만, 80% 가까이 불어난 투자손익(6048억원)에 힘입어 '현상유지'에 성공한 셈이다. 2·3위 자리도 바뀌었다. 지난해 상반기 1조원을 넘겼던 DB손해보험의 순이익이 19.3% 축소됐기 때문이다. DB손보도 투자손익(5886억원)이 절반 이상 확대됐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등의 여파로 보험손익(6704억원)이 38.9% 감소했다. 삼성화재(1조2456억원)의 경우 5.1% 하락했다. 투자손익(6459억원)은 고수익 자산 확대와 부동산 매각 등으로 24.4% 증가했고 건강보험이 선전했지만, 차보험(307억원, -79.5%)과 일반보험(1068억원, -8.3%)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차보험 등의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차보험료 인상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인 만큼 향후에도 유리한 입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치 총량 극대화' 원칙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마진이 적절하게 확보된다면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외형 성장과 실속을 동시에 챙긴다는 목표다. 중위권에서도 변동이 있었다. KB손해보험(5581억원)과 현대해상(4510억원) 모두 보험손익이 축소됐고 투자손익은 늘었지만, 변동폭의 차이가 컸다. 현대해상 보험손익(2984억원)은 59.3% 하락했다. 호흡기 질환 등에 따른 예실차(장기보험), 고액사고(일반보험), 보상원가 상승(차보험) 등이 동시에 발생한 탓이다. 채권투자 확대로 투자손익(2364억원)을 15.8% 늘렸지만, 순이익 45.9% 하락을 막지 못했다. KB손보 역시 보험손익(5010억원)은 차보험과 일반보험의 부진으로 28% 감소했으나, 대체자산 투자로 투자손익(2624억원)이 163.5% 급증하면서 순이익 감소폭을 2.3%로 방어했다.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나 혼자만 레벨업' 게임을 하는 모양새다. 사상 최대 보험계약마진(CSM)을 달성한 건강보험을 필두로 순이익(1조3941억원)이 1.9% 상승했다. 삼성생명은 전속·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경쟁력과 자산 다변화 전략으로 토대로 이같은 구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은메달의 주인공은 바뀌었다. 교보생명의 순이익(5824억원)이 5.4% 하락에 그치는 동안 한화생명(4620억원)은 30.8% 낮아졌다. 양사 모두 보험손익은 30% 가량 감소했다. 부채 할인율 인하를 비롯한 제도 변화가 보험계약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희비는 투자손익에서 엇갈렸다. 한화생명(410억원)은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의 여파로 75% 급감했다. 최근 보험사들이 투자손익으로 본업의 어려움을 만회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향후에는 이자수익 확대로 펀더멘탈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금리 변동에 맞춘 장·단기 채권 교체 매매 △우량채권 및 대출자산 선제 편입 △주식·대체투자를 비롯한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적극적 리밸런싱 전략으로 투자손익(4969억원)을 4.9% 확대했다. 이자와 배당을 비롯한 경상이익 비중도 높였다. 신한라이프(3443억원)의 경우 일시적 요인 소멸로 보험손익(3698억원)은 9.1% 하락했으나, 금융손익(1281억원)은 70.5% 개선됐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미 별도 기준으로는 한화생명에 앞서는 중으로, 200%에 달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등 높은 재무건전성을 기반으로 순위 싸움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도 집중호우에 따른 손해를 안고 시작했고, 법인세에 이어 교육세 인상이 다가오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적표도 건강보험과 투자손익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억원 금융위 후보자, 내달 초 청문회...‘가계부채’ 시험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빠르면 9월 첫째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추가규제 여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가계부채 관리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금융위로부터 대면 업무보고를 받은 뒤 가계부채 관리 등 주요 현안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이달 14일부터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자료와 신상 관련 사항을 우선 점검한 후 18일부터 금융위 각국 대면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 후보자는 보고가 끝난 뒤 금융 분야 국정 과제인 생산적 금융 전환, 금융 약자 포용, 가계부채 관리,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중심으로 정책 관련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달 14일 예금보험공사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의 금융 국정 과제를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포용금융 강화,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 금융시장 활성화, 가계부채 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등 전반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사 발표 직후 꾸려진 금융위 내 청문회 준비팀은 인사청문 요청안을 작성해 다음주 중반께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요청안을 받으면 그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빠르면 9월 첫째주, 늦으면 둘째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억원 후보자와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 모두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가계부채 관리'를 꼽으면서 추가 대출 규제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사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며 “가계부채 총량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부채와 주택가격 사이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 금융 안정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개별 은행의 추가 대출 억제 조치 등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추세적으로 대출 증가세가 진정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조2000억원 늘어 올해 3월(+7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증가 폭(+5조2000억원)에 비해서도 낮은 규모다. 다만 이미 이뤄진 주택거래와 대출 승인액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발표될 부동산 공급 대책에 맞춰 규제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추가 강화 등을 함께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지역 LTV 강화,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조정, 전세대출 공급 축소 방안 등도 가계대출 추가규제로 거론된다. 금융위는 이미 가동할 수 있는 추가 규제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가 새롭게 지명된 만큼 규제 방안을 설명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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