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3% 기준금리 결정할 ‘수요 압력’...한은이 보는 위험 신호 [머니+]

기준금리가 14개월 만에 인상되면서 긴축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시장에서는 3%대 회복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이례적' 물가를 잡기 위해 지속적인 인상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시기와 규모, 주요 독립변수는 임금 상승과 소비여건 개선을 포함한 물가 상승을 촉진하는 수요측 압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말 예상 기준금리는 연 3.00% 수준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25bp(1bp=0.01%p) 올린 데 이어 연내 한 번 더 인상한다는 것이다. 재점화된 중동 분쟁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을 회복했으나, 그간 쌓인 에너지 가격 부담이 2차 파급효과로 전이된다는 점에 주목한 셈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개편을 언급하면서 연말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이 더욱 주목하는 이슈는 반도체 업종에서 촉발된 성과급 요구의 확산이다. 이미 현대자동차·한국GM을 비롯한 자동차 업종에서는 파업에 나섰고, 조선·철강업계에서도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은은 앞서 산업계가 국내 타 기업 또는 해외로 핵심 인력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급여를 올리면 추가적인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소득이 향상되면 수요측 압력이 커진다는 논리다. 증권가에서는 10월 인상을 거쳐 내년 1분기말 기준 기준금리를 3.25%로 내다보고 있다. 7월에 이어 8월 금통위에서 연달아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의견은 소수로 평가된다. 당분간 고물가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다음달말 전후로 나올 재정정책 경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총소득(GDI)에 1분기 반도체 수출가격 급등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을 들어 1분기 수준의 전기비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때 1500원대 중반까지 높아졌던 원·달러 환율이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관련 선물환 매도를 비롯한 요소에 힘입어 1400원대 후반으로 낮아진 것도 '백투백' 인상 가능성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대외요인이 통화정책에 주는 영향도 소폭 낮아진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달 동결 확률을 88.8%로 예상했다. 6월 소비자·생산자물가가 예상을 하회하는 등 올해 초와 비교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 안팎에서 물가안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웃도는 탓에 가을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다. 신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인상을 결정했고, 경기 개선 흐흠과 금융 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시기·속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율은 매파 쪽에 방점을 찍게 만드는 지표다. 한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1500원대가 깨졌기 때문이다. 추가 인상은 관세청과 국세청의 윽박이 아닌 시장 논리로 환율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기제를 증폭시킬 수 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인상을 뒷받침한다. 13일 기준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4%, 수도권 아파트값은 0.25% 올랐다. 고가 주택을 겨냥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저가 매물이 '풍선효과'를 입은 모양새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만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지만, 거시건전성 정책에 통화정책이 더해지면 상호 보완적인 효과가 있다"고 발언했다. 반대편에서는 가계 이자부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5bp 인상시 차주 1인당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가 월평균 30만원,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의 총 이자부담은 3조3000억원 증가한다. 3.25%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해당 수치들이 두 배로 커진다. 내수 부진으로 악화된 차주들의 상환능력 저하는 금융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명 'K 자형' 성장으로 불리는 양극화 심화도 고려대상이다. 중소기업들의 금융 부담이 불어나는 탓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8월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연속 인상에 대한 강한 시그널은 부재했다는 점에서 분기당 1회 수준의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역대급 ‘코스피 9000’…5대 증권사 2분기 영업이익 ‘5조원’ 넘긴다

국내 주가지수가 '9000 고지'를 밟으며 천문학적 자금이 몰렸던 지난 2분기, 업계를 선도하는 최상위 금융 투자사 5곳이 총 5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자기 자본 기준 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삼성·NH투자·키움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1278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들의 2분기 총 당기순이익 역시 3조 7482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141.32%, 당기순이익은 114.45%나 수직 상승한 퀀텀점프다. 나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직전 1분기와 비교해봐도 영업이익(17.92%↑)과 순이익(12.81%↑) 모두 거침없는 팽창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전례 없는 실적 잭팟의 핵심 동력은 증시 폭등이 불러온 뭉칫돈 유입이다. 2분기 동안 코스피 지수는 무려 67.77%나 치솟았고 특히 지난달 19일에는 장중 9385.59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초강세장은 곧바로 막대한 매매 대금 팽창으로 직결됐다. 2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양대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5조9260억 원으로 부풀었다. 이는 1분기(43조8260억 원)보다 27.61% 급증한 볼륨이고 지난 5월 29일 하루에만 92조4840억 원의 자금이 손바뀌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증권사들의 곳간을 두둑하게 채웠다고 입을 모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일반 주식을 비롯해 상장 지수 펀드(ETF) 매매까지 덩달아 폭증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마진이 대폭 개선됐고 목표 전환형 펀드 라인업의 인기 덕에 자산 관리(WM) 부문의 흑자 폭도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 또한 “거래 볼륨 확대에 따른 수수료 극대화와 더불어 굳건한 위험자산 가치 상승에 편승한 평가 및 처분 이익이 전체적인 호실적을 빚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화려한 실적 이면의 그림자도 뚜렷하다. 설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와 중복 상장 방지 규제 등으로 인해 주식 발행(ECM)·채권 발행(DCM) 시장을 아우르는 정통 기업 금융(IB) 영역은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 뇌관으로 남아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한파 역시 당분간 업계 전반의 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단일 분기 '2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둔 미래에셋증권의 독주가 압도적이다. 미래에셋은 전 분기 대비 48.41% 폭증한 2조405억 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를 이어 삼성증권(6931억 원, 13.73%↑), 키움증권(6826억 원, 9.89%↑), NH투자증권(6638억 원, 4.26%↑) 모두 전 분기를 훌쩍 뛰어넘는 우수한 성적을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금융지주는 1조 478억 원을 거두며 5대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소폭 하락(5.28%↓)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 홀로 독보적인 퀀텀 점프를 달성한 핵심 비결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꼽힌다.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대규모 지분 평가 이익이 2분기 장부에 그대로 꽂히게 된 덕분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 실적 급상승의 결정적 열쇠는 단연 스페이스X 상장 효과"라며 “공모가 150달러로 출발한 주가가 6월 말 종가 기준 170달러로 13.3% 뛰면서 1조4699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장부상 평가이익이 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된 전체 상품 운용 손익은 1분기보다 18.4% 불어난 1조7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반도체 쇼크’에 휘청…2Q 실적이 ‘변곡점’ [주간증시]

이번주에도 국내 증시에서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화하는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투자심리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평가다.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주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 악화보다는 투자심리 위축과 수급 불안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7% 내려앉은 6820.6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4.53% 하락한 791.84를 기록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섹터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날 올해 19번째이자 이달 다섯 번째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급락의 배경으로는 메모리 업황을 둘러싼 우려가 지목된다. 메모리 공급 확대와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우려가 동시에 나오면서다. 중국 반도체 기업 CXMT의 생산능력 확대 전망과 뉴욕 내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소식이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그 여파가 국내 반도체 섹터까지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이번 하락의 본질을 반도체 업황 악화보다 투자심리와 수급 구조로 꼽았다. 반도체 섹터에 수급이 쏠린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자, 차익실현 욕구가 활성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청산이 맞물렸다는 진단이다. 반도체 투자심리 훼손과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연쇄 작용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진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높은 변동성은 한국과 미국 반도체주의 동반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훼손과 반도체 수급 악화,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이익 관련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적인 노이즈들이 계속되며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보완책을 내놨다. 당국은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매매 단위도 1좌에서 20좌로 확대됐다. 이 같은 정책 노력이 투자심리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책 발표 이후에도 넥스트트레이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물량이 쏟아졌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올해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올해 2분기 실적뿐 아니라 향후 전망치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메모리 수요 전망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반도체 이익 기대가 재차 회복될 경우 코스피 상승 탄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이후에도 단기적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호실적이 나오더라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고, 기대치를 밑돌 경우에는 반도체 실적에 대한 불안이 다시 확대될 수 있어서다. 다만 최근 주가가 급락하며 관련 우려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실적 수급 변화만으로 중장기 성장 흐름을 가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전후 단기 수급 변동성보다 2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강화될 이익 모멘텀과 실적 전망의 추가 상향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정부·여당, 디지털자산기본법 연내 통과 목표…업계 “서둘러 시장 생태계 만들어야”[자본법안 와치]

정부와 여당이 한목소리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연내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8월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선출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9월에 당정 통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지니어스법과 클래리티법으로 디지털 달러 체계를 완성하고 있다며 서둘러 시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연내 디지털자산 입법을 완료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법안에는 △디지털자산업 정의·규율 △공정·효율적 시장 조성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관련 제도화도 추진한다. 더불어민주당도 8월 지도부 개편 이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방미 국회의원단 초청 2026 하반기 입법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17일 열리고 이후 정책위의장 인선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새 지도부와 정책위의장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TF를 다시 구성하고 정부와 협의를 거쳐 디지털자산기본법의 9월 발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디지털자산TF를 재정비한 뒤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안과 민주당안을 조율해 법안 발의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박 의원은 “9월 중 어떤 형식으로든 법안이 발의되기를 바란다"며 “올해 하반기 법안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처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논의가 미뤄졌다. 올해 초 주요 쟁점을 조율하다가 3월 이후부터는 지방선거 일정이 겹치면서 정부안 공개와 국회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지난해 6월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최초 발의한 이후 10여개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전날 방미 국회의원단이 참석한 2026년 하반기 입법 전망 세미나에서 '미국의 디지털자산 패권 전략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세미나는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와 디지털자산 전문 연구기관 MRI(Monetary Research & Initiatives) 주최로 열렸다. 민병덕 의원은 세미나 축사에서 미국의 전략을 “겉으로는 디지털자산 규제 정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본질은 금융질서를 디지털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도 지니어스법을 "내년 1월 18일 시행“이 사실상 확정된 법으로, 클래리티법을 "산업 구조의 전면적인 재편성“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는 지니어스법을 지난해 7월 공포했다. 발행자를 예금취급기관 자회사·통화감독청 승인 발행자·주 적격 발행자로 나누고, 준비자산 100% 이상 고유동성 자산 보유, 즉시 상환권, 발행자의 이자 지급 금지를 의무화했다. 외국 발행자도 자국 규제가 미국 기준에 상응한다고 인정받으면 3년 유예를 두고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늦어도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반면 시장구조를 다루는 클래리티법은 지난해 7월 하원을 294대 134로 통과했지만, 상원에서는 윤리 조항, 비수탁 개발자 보호(제604조), 스테이블코인 보상(이자) 허용 범위라는 세 쟁점에 막혀 필리버스터 종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8월 휴회 전이 사실상 마지막 처리 시한이다. 실패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로 입법 동력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방미 국회의원단이 만난 백악관 크립토 카운슬 등 워싱턴 현지 인사들은 두 법의 목적이 시장 정비가 아니라 달러 지배력 유지, 스테이블코인의 결제·담보 인프라 편입, 미국 국채 수요 창출이라고 밝히고 있다. 두 법을 합치면 결국 달러 유동성과 규제 인정 심사, 실무 관행이 결합된 '글로벌 표준 체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변호사는 두 법의 함의를 '온쇼어링'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한 변호사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에게는 이익을, 나가는 자에게는 불이익을 줌으로써 온쇼어링을 유도하는 게 클래리티법안의 함의"라며 “규제 명확성이 가져오는 결과는 규제 체계를 준수하면 편익을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비용을 더 지불하게 해서 온쇼어링을 더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지니어스법이 시행되면 1월부터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에서 만들어진 지니어스 컴플라이언트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아직 법이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크게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망분리 규제로 은행권이 퍼블릭 블록체인 접속 경험을 쌓지 못하고 있어, 내년 1월 무역대금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유입될 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취급해서 받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아이유와 BTS를 닮은" 구조로 설명했다. “아이유 팬과 BTS 팬은 충돌하지 않는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국내에서는 국민에게 친숙하게 쓰이고, 해외에서는 K-콘텐츠·K-커머스·K-관광·K-제조와 함께 뻗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에 엄청난 기회가 주어졌다"며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낸다면 대한민국은 디지털 금융시장을 여는 선도 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레버리지 ETF가 동전주 만든다…법조계 “이럴 때일수록 사전 대응해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과 맞물려 불가항력적 상황에 처한 기업까지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금이 반도체 섹터로 쏠리면서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무관한 기업가치 저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법조계에서는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기 전 최대한 자본 확충을 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15일 법무법인 바른은 서울 강남 바른빌딩에서 '규제 변화에 따른 상장기업 생존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상장폐지 규제 현황 분석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현장에는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막론하고 30여개의 상장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올해 초 정부는 증시에서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동전주 퇴출, 시가총액 요건 상향 등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으로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는 국내 증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의 일환으로,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모두 적용된다. 기업 관계자들은 세미나에서 기업 펀더멘털 외에 레버리지 ETF와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버리지 ETF로 반도체 업종 수급 쏠림이 더욱 심화되며 그 밖의 기업 주가가 내려앉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코스닥 상장 기업의 우려가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편안이 적용되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기업 수는 50개에서 약 150개사 내외로 증가할 수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억울함은 이해하지만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사전에 정교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관리종목 지정 이전에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일정실업은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달하자 별도의 절차 없이 상장폐지 공시 후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갔다. 동전주 요건과 마찬가지로 시가총액 미달 역시 이의신청이 허용되지 않는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이기 때문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윤기중 법무법인 바른 상임고문은 “이러한 우려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일"이라며 “동전주 퇴출 등의 규정이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점을 비추어 볼 때, 너무 과도한 퇴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중론이 형성될 때까지는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동전주나 시가총액 요건은 실질 심사 요건이 아닌 형식적 요건이라 무엇을 감안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짚으며 “현재 상황에서는 최대한 동전주를 회피할 수 있도록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또 다른 연사로 나선 최승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주식 병합을 통해 이론상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더라도 직후에 주가가 떨어져 시가총액 미달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동전주 상장 폐지 요건을 피하는 것은 단기 처방일 뿐, 기업가치를 높이는 등 근본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는 “제도 개편으로 상장사 법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재무와 공시, 컴플라이언스 등을 망라해 기업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3000만원 장벽’ 세운 단일종목 레버리지…‘약발’ 놓고 엇갈린 평가 [이슈+]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자 문턱을 대폭 높였다.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매매 단위를 20좌로 확대해 신규 투자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신규 진입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미 시장에 유입된 자금과 높은 회전율을 직접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 논의를 토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국내에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자금이 빠르게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주 상승 기대와 맞물리면서 관련 상품의 시가총액은 출시 전후 4조4000억원 수준에서 11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하루 거래대금도 13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자금이 일부 대형 반도체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 집중되면서 본주 가격과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상품 가치가 줄어드는 '변동성 잠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투자 진입장벽 강화다. 앞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투자하거나 추가 매수하려면 현금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보유해야 한다. 기존 기준은 1000만원이었다. 주식과 채권 등 대용증권도 평가금액의 70%까지 예탁금으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현금만 인정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현금은 최소 300만원 수준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상장 상품뿐 아니라 해외 증시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할 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기존 보유자는 상품을 계속 보유할 수 있지만 추가 매수 시에는 강화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매매 단위도 현행 1좌에서 20좌로 확대된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좌당 가격이 1만~2만원대에 형성돼 소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 앞으로는 한 번에 최소 20좌를 매매하도록 해 소액 단기매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기본예탁금 상향은 오는 8월 중 시행되고, 매매수량 단위 변경은 전산 개발을 거쳐 11월부터 적용된다. 투자자 교육은 3시간으로 늘어나고, 평가 미달 시 재이수가 필요하다. 손실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위험 안내도 자동 제공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 시까지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한다. 괴리율 관리 기준도 강화돼 LP의 종가 괴리율 기준은 3%에서 2%로 낮아진다. 위반 시 신규 업무 제한이 가능하며, 운용사에 대한 상장 제한과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 간소화도 추진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신규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는 상당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올린 조치가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1000만원과 3000만원은 개인투자자가 체감하는 부담 자체가 다르다"며 “젊은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 현금 3000만원을 별도로 예탁하면서까지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하려는 수요는 상당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거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LW 시장은 과거 기본예탁금과 투자자 교육 등 진입 규제가 강화된 이후 개인투자자와 LP가 빠르게 이탈하면서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이 관계자는 “과거 ELW도 예탁금과 교육 요건이 강화된 뒤 신규 투자자가 급감했다"며 “이번에도 예탁금 상향만으로 신규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대책만으로 시장 과열과 변동성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진입장벽을 높이면 신규 투자자는 줄어들 수 있지만 이미 형성된 대규모 거래 수요와 높은 회전율을 직접 통제하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회전율 제한이나 운용배수 조정, 거래정지 등 투자 행태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은 빠졌다"며 “예탁금 상향으로 신규 유입은 줄겠지만 기존 투자자의 빈번한 매매까지 억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90%를 넘는 데다 이미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신규 진입을 제한하더라도 기존 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규 상품 상장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기존 상장 상품의 희소성이 커지고 거래가 일부 상품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영풍, 회계기준 고의 위반으로 과징금 204억원...역대 최대 수준

금융위원회가 영풍에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계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다. 금융위는 지난 15일 열린 제13차 회의에서 영풍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여러 차례 어겼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 함께 의결된 사안으로 영풍의 전 대표이사에게는 해임 권고 상당의 조치가 내려졌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통상 과실·중과실·고의 순으로 구분되는데, 대표 해임 권고는 가장 수위가 높은 '고의' 단계에서만 적용된다. 금융위가 영풍의 위반 행위를 고의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문제가 된 것은 환경개선 충당부채였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과거 낙동강에 카드뮴을 유출해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받았고, 이후 정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충당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했다. 그런데 영풍은 제련소 주변 오염 토양에 대한 정화 명령이 법적으로 명확했음에도 2021~2022년에는 이를 충당부채로 아예 인식하지 않았고, 2023~2024년에는 법규상 허용되지 않는 정화 방식을 기준으로 충당부채를 산정해 규모를 과소계상했다. 충당부채를 적게 잡으면 그만큼 비용도 줄어든다. 이런 식의 과소계상이 4년 연속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제련소 주변 임야와 1·2공장 건축물 하부의 오염 토양, 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충당부채까지 실제보다 낮게 잡은 것으로 금융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영풍의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 역시 토양 정화 관련 충당부채에 대한 감사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가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2023년 자산손상 평가였다. 영풍이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면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에 따른 손익 효과를 자의적으로 제거했고, 그 결과 손상차손이 과소계상됐다는 것이다. 고의성이 인정되는 이런 회계처리 위반을 회계 업계에서는 통상 분식회계로 본다. 영풍 측은 제재에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충당부채 처리 방식에 대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적용과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릴 수 있는 '추정의 영역'"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같은 날 금융위는 고려아연에도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84억28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상품과 관계기업 투자의 공정가치·회수가능액 감소분에 대한 평가손실을 과소계상하고, 해외 종속회사 영업권 손상에도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영풍이 받은 과징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금융위가 영풍의 위반 정도를 상대적으로 더 중대하게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벼랑 끝서 돌아왔다”...홈플러스 회생판 다시 짠 메리츠

메리츠금융지주가 홈플러스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지원한다. 그간 회생을 돕기 위한 이어온 행보의 연장선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취지도 포함됐다. 16일 메리츠금융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2000억원의 대출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메리츠는 앞서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으나, 홈플러스로서는 1000억원이 모자랐다. 서울회생법원이 회생 절차 중단 결정을 철회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메리츠가 결단을 내리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할 수 있게 됐다. MBK 측은 홈플러스가 파산 위협을 벗어나 경영 정상화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DIP 확보를 토대로 회생절차가 지속되면 계속기업의 가치를 유지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른 원동력은 정치권의 중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는 2000억원 중 나머지 절반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메리츠는 담보권 행사를 유예하고 상거래채권과 임차보증금 조기 변제 협조 등 최대 채권자로서 충분히 '지원사격'을 단행했다는 명분이 있었다. 2024년 '돈줄'이 막혔던 홈플러스에 신규 자금을 공급해 기업가치 회복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MBK가 몇 달 만에 자사와 상의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점도 지적했다. 반면 MBK는 연대보증을 달가워하지 않는 자세를 취해왔다. 홈플러스 회생 절차 개시 전후로 김 회장과 MBK가 사재 출연·현금 지원·연대 보증을 비롯한 방법으로 약 4000억원의 재정지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대보증을 더하면 6000억원 규모로 증가한다. 이같은 '샅바싸움'을 지켜보던 정치권이 홈플러스 구제를 목적으로 움직이면서 MBK가 연대보증 범위를 확대하는 등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진행할 방침이다. 법원이 회생 기한을 연장하면 홈플러스 매장의 임시 영업 중단도 해제될 수 있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시하는 금융사로서 추가 1000억원 지원은 고심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이번 필수 자금 지원이 회생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단일종목 레버리지, 예탁금 3000만원으로 대폭 강화…20주씩 거래 가능

앞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하려면 기본 예탁금으로 현금 3000만원이 있어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주씩 매매할 수 없고 20주씩만 사고팔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16일 오후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같은 내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 문턱을 높인 것이다. 지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새로 투자하려면 최소 1000만원을 예치해야 한다. 이때 현금뿐 아니라 보유 주식이나 채권 가치의 70%까지 예치금으로 인정했다. 앞으로는 이 기준이 3000만원으로 높아진다. 주식과 채권은 인정하지 않고 현금만 인정한다. 필요한 현금이 사실상 최소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미 투자 중인 사람도 추가로 매수하려면 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 상장 상품뿐 아니라 해외 상장 상품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격 구조도 손본다. 지금은 실제 주식 가격과 무관하게 1주당 1만~2만원 수준으로 싸게 거래돼 부담 없이 살 수 있었다. 11월부터는 거래 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늘려 실제 주가에 가깝게 맞춘다. 기본 예탁금 상향 조치는 오는 8월 중, 매매수량 단위 변경은 증권사별 전산 개발 시간을 고려해 오는 11월 중 각각 시행할 예정이다. 시장가격과 실제 가치의 차이(괴리율)를 관리하는 방식도 강화한다. 괴리율은 실제 가치인 순자산가치(NAV)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가격(종가) 사이의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증권사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높인다. 적정 괴리율 위반 ETF의 운용사는 신규 ETF 상장 제한을 검토한다.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품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절차도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한다. 이밖에 투자 전 이수해야 하는 교육 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린다. 손실이 커지면 앱을 통해 자동으로 위험을 알리도록 했다.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상품 상장과 광고·이벤트성 마케팅도 즉시 중단된다. 이런 조치가 나온 배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뒤 증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원래 홍콩 등 해외에서 먼저 나온 상품인데, 국내 투자자들이 보호장치가 약한 해외 상품에 그대로 뛰어드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지난 5월 27일 국내에도 도입됐다. 반도체 기업 주가가 뛸 것이라는 기대감이 겹치면서 상품 출시 이후 시가총액은 4조4000억원에서 11조9000억원으로 뛰었다. 하루 거래대금도 13조원 수준으로 크게 불어났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 주식이 오르내리기만 반복해도 원금이 조금씩 줄어드는 손실(변동성 잠식)까지 겹칠 수 있어,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돼왔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과도하게 몰린 투자 수요를 진정시키고 투자자 손실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예탁금을 크게 올려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만 진입하도록 하고, 가격 왜곡과 정보 부족 문제도 함께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시스템 개발을 기한 내 마치지 못한 증권사에는 신규 거래 제한을 권고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와 투자자 등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추가 보완 조치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6800선으로 밀려…반도체 휘청이며 롤러코스터 장세 이어져[마감시황]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코스피는 6% 넘게 밀려 6800선으로 내려앉았고, 코스닥도 4%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3.81포인트(6.37%) 내린 6820.6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9시 10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3조662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781억원, 2조369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8.77%), SK하이닉스(-11.53%), SK스퀘어(-12.30%), 삼성전기(-9.62%), 현대차(-2.07%), 삼성생명(-1.93%), LG에너지솔루션(-0.30%), KB금융(-0.28%) 등이 모두 밀려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0.94%)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메모리 공급 확대와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반도체 기술주가 하락했고,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서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던 만큼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7.59포인트(4.53%) 내린 791.84에 장을 마쳤다. 오전 10시 20분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코오롱티슈진(-20.28%), 주성엔지니어링(-10.31%), 레인보우로보틱스(-7.67%), 에코프로(-7.41%), 리노공업(-7.19%), 에코프로비엠(-7.03%), 피에스케이(-4.45%), 알테오젠(-4.16%), 원익IPS(-1.40%) 등이 모두 하락했다. HLB(+1.73%)는 올랐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원 내린 1480.4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