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연속 3% 초반대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들어 2% 후반대로 다시 낮아졌다. 치솟던 석유류와 농축산물 가격이 진정세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8월에는 중동발 비용 충격, 지난해 통신비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다시 오를 전망이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여파로 5월 3.1%, 6월 3.2% 등 두 달 연속 3%대를 보이다 7월 2%대로 내려갔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데다 정부의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지속되면서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실제 7월 석유류 가격은 15.5% 오르며 6월(24.7%)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p) 낮추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들썩이던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도 진정세를 보였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0.9% 올라 6월(3.2%)보다 상승 폭이 크게 낮아졌다. 특히, 농산물 가격이 2.2% 하락했는데 배추(-18.4%), 수박(-11.1%) 등 채소, 과일류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다. 다만, 국산 쇠고기(5.7%)와 수입쇠고기(8.7%), 쌀(7.9%), 달걀(7.5%), 고등어(7.0%) 등은 여전히 가격 상승 폭이 컸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에 환율 하락 효과, 최고가격 인하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됐다"며 “농산물은 지난 달 생산량과 출하가 늘었고,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행사 지원 등도 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대 물가 하락세를 민생 물가 안정 대책 등 정책 효과가 반영된 영향으로 봤다. 하지만, 중동전쟁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휴대폰 할인 요금 정상화 등으로 8월부터는 다시 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발 비용 충격 전이 등으로 7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일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으로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 영향으로 다시 물가 오름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심의관도 “중동전쟁이 해결되지 않았고, 하반기에는 석유류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봐야 한다"며 “휴대전화비 할인 기저효과 등 8월에 일시적 상승 요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다음 달 식품 가격 등 물가 상방 리스크가 있어 민생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수입·공급 확대 등을 통해 석유류와 먹거리 가격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명절 장바구니 물가 안정 등 추석 민생안정대책도 9월 발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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