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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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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삼성전자,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회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잠정) 발표가 나왔지만 시장은 일단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반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비록, 2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3분기 이후 메모리 반등과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의 성수기 진입 등이 실적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10조4400억원) 대비 55.9% 감소한 수치로, 증권사 3개월 컨센서스 평균치(6조1833억원)를 1조5000억원 이상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3년 4분기(2조8247억원)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7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9%, 전 분기 대비 6.49% 줄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전 부문에서 실적 압박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발생, AI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 제재 등으로 인해 실적이 전 분기보다 악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메모리 사업은 재고 관련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고, 비메모리 부문 역시 고객사 감소와 판매 제약 여파로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HBM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주요 고객사의 제품 인증이 3분기 말로 연기되면서, 2분기 HBM 관련 매출과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고객 확보 부진과 대중 수출 제한 여파로 2조원 이상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반도체(LSI) 부문도 AI 관련 첨단 제품의 수출 제한 영향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1분기 실적을 이끈 모바일경험(MX) 부문 역시 신제품 효과 약화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TV·생활가전 부문은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에 부담이 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4월부터 기본관세 10%가 적용된 데 이어, 냉장고 등 일부 품목은 6월부터 최대 50%에 달하는 철강 파생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TV 부문은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에 직면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올해 전반기 실적 부진에도 삼성전자는 “개선된 HBM 제품에 대해 고객사별로 평가 및 출하가 진행 중"이라며, 향후 본격적인 매출 기여를 통한 후반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의미 있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연구원은 “D램은 AMD 등 주요 고객사 대상 HBM 판매 증가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를 전망이며, 파운드리·S.LSI 부문은 성수기 진입과 엑시노스 칩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 경쟁력 강화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6세대) 양산을 위한 기반 기술인 '1c 설계 기반 D램'을 개발했다. 1c는 현존하는 D램 공정 기술 중 가장 앞선 수준으로, 향후 HBM4 생산 전환에 있어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삼성은 이 기술을 반도체 생산라인에 적용하고 최신 D램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HBM4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 진전이 삼성의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은 하반기 성수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갤럭시 언팩 2025'를 열고, 갤럭시 Z 플립7·폴드7 등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역대 최슬림 디자인과 향상된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른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삼성닷컴에서 진행 중인 사전 구매 알림 신청이 14일 만에 16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도 지정학적 변수는 지속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일본 등 14개국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8월 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예정대로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 제품 경쟁력 저하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엔비디아에 냉각솔루션 공급 협의”

LG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냉난방공조(HVAC) 분야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 평균보다 2배 빠른 압축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고성장이 예견된 HVAC 사업 확대를 통해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것이다. LG전자는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S사업본부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AI 데이터센터용 HVAC 솔루션을 공개했다. 올해 LG전자의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 수주 목표는 지난해 대비 3배. 이를 통해 HVAC 시장 평균보다 2배 빠른 성장세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HVAC은 질적 성장을 위한 기업 간 거래(B2B) 영역의 핵심 동력"이라며 “회사는 냉난방공조 사업 가속화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코어테크 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하고 있으며, 연내 액체냉각 솔루션 상용화와 내년 본격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인 냉각수분배장치(CDU)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칩을 직접 냉각하는 자사 액체냉각 기술의 강점을 부각했다. 해당 기술은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CDU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본부장은 “엔비디아의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뿐 아니라 칩 제조사, 서버 제조사 등 전체 생태계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 기술 협력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LG전자는 액체냉각 외에도 공기냉각 방식의 칠러 제품도 함께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스마트팜, 발전소, 클린룸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LG전자의 인버터 스크롤 칠러는 미국 내 배터리공장과 국내 화학플랜트 등에 공급되며 올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냉매(R410A) 대비 70%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한 신제품도 출시해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도 가속화 중이다. LG전자는 현재 전 세계 12곳의 HVAC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13번째 공장을 인도에 건설 중이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선 현지 맞춤형 전략과 밸류체인 강화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으며, HVAC 관련 교육 프로그램인 'HVAC 아카데미'도 세계 곳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LG전자가 HVAC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16억달러(약 412조원)에서 2034년 5454억달러(약 74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라 냉각 기술 분야의 성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재성 본부장은 “HVAC 사업은 단기간 히트 상품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기술 축적, 시장 검증, 거래선 신뢰가 유기적으로 작용해야만 성장이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전자는 축적된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작년보다 56%↓ ‘어닝쇼크’

삼성전자의 올해 4~6월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4조원대로 잠정집계돼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와 비교해 55.94% 하락한 수치다. 당초 국내 증권사 추정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3개월 평균)는 6조1833억 원이었지만, 실제 1조5000억 원가량 미달하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1분기와 비교에서도 31.24% 줄어든 실적이다. 2분기 매출액은 74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9%, 1분기 대비 6.49% 동반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는 재고 충당 및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메모리사업에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떨어졌고, 비메모리사업도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중국 제재로 판매 제약 및 관련 재고 충당이 발생했다고 부연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중견 게임사 컴투스·데브, 하반기는 ‘반전의 시간’

국내 대표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와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반전의 시간'을 예고하고 있다. 각사의 주력 지식재산권(IP)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하반기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최근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KBO) 열기에 힘입어 탄력을 받고 있다. KBO는 올 시즌 전반기 종료 시점 기준 역대 최초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정규리그 405경기만의 기록으로, 종전 최소경기 700만 관중(2024시즌 487경기) 대비 80경기 이상 앞당긴 신기록이다. 컴투스는 현재 KBO뿐 아니라 미국 프로야구(MLB), 일본 프로야구(NPB) 등 글로벌 리그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컴투스프로야구2025(컴프야2025)', '컴투스프로야구V25(컴프야V25)', 'MLB 라이벌', '프로야구 라이징' 등을 서비스 중이다. 이 같은 야구 게임 포트폴리오가 실제 야구 흥행과 맞물려 이용자 유입 및 매출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흥행은 게임뿐 아니라 관련 콘텐츠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연쇄 작용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게임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컴프야V25와 컴프야2025는 각각 1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컴프야V25의 지난 5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3만명을 돌파하며 최근 3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전체 게임 매출에서 스포츠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이 같은 상승세는 실적 개선에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스포츠 장르는 전체 매출의 39.5%를 차지했다. 데브시스터즈도 대표 IP '쿠키런' 시리즈의 지속적인 흥행을 바탕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쿠키런: 킹덤'은 글로벌 비수기였던 2분기에도 미국 지역에서 신규 이용자와 결제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달콤한 나태의 안식처' 업데이트는 이용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와 '모험의 탑' 등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며 IP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양사는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에 휩싸였으나,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콘텐츠 개선을 통해 대표작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며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실질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컴투스는 2분기 매출 1887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337% 증가한 수치다. 데브시스터즈는 같은 기간 매출 817억원, 영업이익 86억원으로 각각 50%, 74% 증가가 전망된다. 하반기 예정된 신작들도 모멘텀 확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더 스타라이트'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게임은 원작자인 정성환 PD의 네 편의 소설을 바탕으로, 차원 간 영웅들이 '스타라이트'를 추적하는 멀티버스 세계관을 중심에 둔다. 세계관 설계에는 정성환 총괄 디렉터, 아트워크는 정준호 디렉터, 음악은 남구민 디렉터 등 분야별 거장들이 참여했으며,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과 몰입도 높은 이용자 간 대결(PvP) 콘텐츠가 특징이다. 최근 사전예약자 수 100만명을 넘기며 정식 론칭 전부터 관심이 높다. 데브시스터즈도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통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게임은 쿠키런 IP 최초로 실시간 PvP 전투를 중심에 둔 작품으로, 장르 다변화 및 IP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의 신선함과 재미에 대한 유저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기존작의 역주행으로 연간 이익 체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10월 출시가 예상되는 '오븐스매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2분기 영업익 6391억…전년동기比 46%↓

LG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미국 관세 및 국내 경기침체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 환율 하락이 겹쳐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의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4%, 영업이익은 46.6% 감소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에서 내놓았던 추정치(8470억원)를 약 24% 하회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소비 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2분기 들어 본격화된 미국 통상 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보면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이나 기업 간 거래(B2B) 성장을 주도하는 전장, 냉난방공조 사업은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며 건전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MS사업본부의 수요 위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상승,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등이 전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미 보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와 물류비 등 비용 증가분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LG전자는 하반기 전장, 냉난방공조 등 B2B, 구독, webOS 등 Non-HW 등의 영역에 더욱 집중하며 사업의 펀더멘털을 견고히 유지하는 데 주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디자인·헬스케어…삼성 폴더블폰·워치 ‘역대급 성능’ 기대감

삼성전자가 하반기 모바일 전략의 향방을 제시할 '갤럭시 언팩 2025(이하 언팩)'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언팩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다. 폴더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주력 제품군의 대대적 업그레이드가 예고되면서 삼성의 기술력과 인공지능(AI) 전략이 총체적으로 담긴 무대가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언팩의 핵심은 '갤럭시 Z 폴드7(이하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이하 플립7)'이다. 두 제품 모두 시리즈 사상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출시돼, 삼성의 폼팩터 완성도 경쟁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폴드7은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로 전작보다 각각 3.2㎜, 1.4㎜ 얇아졌다. 무게는 215g으로 줄어 전작 대비 24g 가벼워졌다. 플립7도 13.7㎜(접었을 때), 6.5㎜(펼쳤을 때)로 소폭 얇아졌고, 무게는 전작과 유사한 188g 수준이다. 성능도 대폭 향상된다. 폴드7은 삼성 폴더블 시리즈 최초로 2억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하며, 100도 시야각의 1000만 화소 전면 렌즈를 통해 셀피 품질도 높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럭시 S25에 적용된 '스냅드래곤8 엘리트' 칩을 탑재하고, 16GB 램·1테라바이트(TB) 저장용량의 고사양 모델도 출시될 전망이다. 플립7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배터리 용량을 4300㎃h로 늘려 사용 시간을 개선했다. 특히 삼성 자체 설계 AP인 '엑시노스 2500'이 모든 모델에 적용되며, 삼성의 칩 경쟁력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Z7 시리즈에는 AI 기능도 한층 강화된다. 기존에 제공되던 외부 디스플레이 통역, 멀티태스킹 요약, 문서 생성 등 기능 외에도 신규 생성형 AI 기능이 다수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AI가 스마트폰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폼팩터에 최적화된 AI가 차세대 갤럭시에 담길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폴더블 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은 이번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수성과 브랜드 리더십 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이하 워치8)'도 이번 언팩에서 함께 공개된다. 기본형·클래식·울트라 모델로 구성되며, 기존 원형 디스플레이에 사각 프레임이 더해진 새로운 형태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치8의 핵심은 헬스케어 기능의 고도화다. 특히 스마트워치 최초로 항산화 지표인 '카로티노이드'를 5초 만에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다. 이는 노화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면 시간 가이드, 수면 무호흡 감지, 혈관 스트레스 분석 등 기존 기능도 더욱 정교해진다. 생활 패턴과 생체 신호를 기반으로 최적의 수면 시간을 제안하는 등 사용자 맞춤형 건강관리 성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비침습 방식의 혈당 측정 기능이 새롭게 도입될지도 주목된다. 해당 기능이 실제 탑재될 경우,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층의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 이번 언팩에서는 예고된 제품 외에도 새로운 폼팩터가 깜짝 공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2번 접는 트리폴드 폰과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 후보로 꼽힌다.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갤럭시 G폴드(가칭)'로 불리는 트리폴드 폰을 선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약 9.9~10인치 수준으로 예상되며, 폴더블 기술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기로 주목된다. 또 다른 가능성은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다. 삼성,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 중이며, 착용 중 외부 현실을 함께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과 함께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 기반 생태계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에 맞선 전략적 제품으로, 향후 AI 기반 디바이스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삼성은 이번 언팩을 통해 폼팩터 혁신과 AI 융합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리더십을 재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기술 고도화와 저가 공세가 거세진 상황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티빙·웨이브 이용자 증가…합병용 통합요금제 ‘약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지난 6월 나란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끌어올리며 함께 웃었다. '더블 이용권'으로 대표되는 통합 요금제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이용자 확보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수를 뜻하는 지표로,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쓰인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티빙의 MAU는 728만3168명으로 전월 대비 12만4368명 증가했다. 웨이브은 전월보다 17만6017명 늘어난 430만1300명을 기록하며 주요 OTT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면에 다른 경쟁 플랫폼들은 주춤했다. 넷플릭스의 MAU는 1449만9273명으로 전월보다 소폭(6032명) 줄었고, 쿠팡플레이는 약 19만명 감소했다. 다만,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달 말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3 효과가 6월에 본격 반영되기엔 다소 이른 시점의 수치라는 평가다. 티빙과 웨이브의 상승세는 지난달 16일 선보인 '더블 이용권' 출시 효과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더블 이용권은 하나의 요금제로 두 OTT사의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통합구독상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에 따라 합병 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블 이용권을 통해 이용자는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tvN·JTBC·OCN·Mnet 등 주요 채널 라이브 방송과 VOD, 스포츠 중계, 쇼츠, 애플TV+ 브랜드관은 물론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MBC·KBS 등 지상파 콘텐츠까지 폭넓게 접할 수 있다. 웨이브에 따르면 더블 이용권 출시 후 첫 일주일간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전주 대비 264% 급증했다. 가입자 다수는 기존 이용자가 아닌 신규 또는 재가입 고객으로 나타났다. 티빙은 추가로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생활 밀착형'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선보인 '배민클럽' 결합 상품은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와 배민의 무료배달 혜택을 함께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빙은 6월 배민클럽과의 결합 상품과 웨이브와의 통합 요금제 도입 이후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티빙 관계자는 “이번 제휴는 콘텐츠와 음식을 연결해 이용자 편의성과 실질 혜택을 극대화한 모델"이라며 “OTT와 푸드테크 간 첫 협업으로,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 소비 경험 자체를 혁신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다시 돌아온 석기시대…2억명 즐긴 넷마블 ‘스톤에이지’ IP의 부활

전 세계 2억명이 즐긴 스테디셀러 타이틀이 돌아온다. 넷마블이 자체 지식재산권(IP) '스톤에이지'의 최신작 '스톤에이지: 펫월드'를 공개하고 글로벌 출시를 예고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처음 출시된 원작 '스톤에이지'는 석기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련사와 공룡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공룡들을 포획하고 육성하는 독특한 콘텐츠 덕분에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 등 글로벌 각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출시된 '스톤에이지' IP 기반 게임들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2016년 출시된 모바일 턴제 RPG '스톤에이지 비긴즈'는 국내 모바일 양대 마켓 매출 1위,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 수상 등 굵직한 업적들을 남기며 '스톤에이지' IP의 저력을 과시했다. '스톤에이지' IP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2023년 중국에서 출시된 '신석기시대(新石器时代)'와 '석기시대:각성(石器时代: 觉醒)'은 출시 직후 현지 앱스토어 매출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흥행 바통은 넷마블엔투에서 개발 중인 신작 대규모 펫 대난투 RPG '스톤에이지: 펫월드'가 이어받는다. 이 게임은 원작 '스톤에이지' 고유 감성과 핵심 재미는 계승하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6명의 조련사와 18개의 펫을 조합해 최대 24개에 달하는 초대규모 덱을 전략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현재 '스톤에이지: 펫월드'는 글로벌 사전등록 중이며 탑승펫 '카키' 등 보상을 제공한다. 이번에 공개된 '스톤에이지: 펫월드'의 첫 번째 키아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붉은 색의 공룡 '모가로스'다. 원작 출시 초기 '모가로스'는 획득 난이도가 매우 높아 극소수 이용자들만 보유할 수 있었던 '워너비 펫' 중 하나다. '스톤에이지: 펫월드'에는 '모가로스' 외에도 '베르가', '얀기로', '카키' 등 원작 펫들이 구현돼 '스톤에이지' 마니아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넷마블은 게임 만화 일러스트레이터 '웨히히' 작가와 협업해 매주 금요일마다 '스톤에이지: 펫월드' 4컷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이 같은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통해 '스톤에이지' 원작 팬들은 물론, 원작을 모르는 신규 이용자들까지 함께 세계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스톤에이지: 펫월드'가 공개되자 넷마블의 자체 IP 기반 게임 라인업도 덩달아 함께 조명받고 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뱀피르'와 '몬길: STAR DIVE' 등 자체 IP 신작들을 연이어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최근 인기 외부 IP들을 성공적으로 게임화하면서 이 부분이 많이 조명됐지만 저력 있는 자체 IP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며 넷마블의 자체 IP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한국적 AI’, 정부 ‘소버린 AI’ 선봉장 선언

KT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앞세워 독자 AI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섰다.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중심축으로 삼아왔던 KT가 이재명 정부의 '소버린(주권) AI'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춰 자강(自强)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KT는 3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자체 개발한 LLM '믿음 2.0'의 오픈소스 공개 계획을 발표했다. 공개는 4일 글로벌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믿음 2.0은 2년 전인 2023년 선보였던 '믿음 1.0'의 고도화 버전으로, KT는 기존 모델을 자사 AI 콘택트센터(AICC), 지니TV, AI 전화 등 주요 서비스에 활용해 왔다. '믿음'은 사전학습부터 모델설계까지 전 과정을 KT가 주도한 한국어 특화 독자모델이다. KT는 이를 '한국적 AI'로 정의하고, 한국인의 사고방식·지식체계·정신을 반영해 현지화된 AI를 구현한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신동훈 KT Gen AI Lab장(CAIO) 상무는 “믿음 2.0은 한국어의 구조와 문법, 언어학적 특성을 반영한 자체 토크나이저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문서 이해·보고서 작성·문서 기반 질의응답 등 기업 간 거래(B2B) 환경에서 실용성이 높은 기능에 중점을 두고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모델은 총 두 가지 버전으로, △115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베이스' △23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미니'로 구성된다. 두 모델 모두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하며, 향후에는 프로모델, 추론모델, 멀티모달모델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 상무는 “믿음 2.0은 한국적인 뉘앙스와 감정 표현, 역사적 맥락, 예의범절까지 반영하고자 했다"며 “단순한 생성형 AI를 넘어, 한국적 가치와 실용성을 갖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델 설계부터 학습까지 외부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고 KT가 독자적으로 수행한 만큼, 소버린 AI의 대표 모델로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모델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건 데이터다. KT는 교육용 도서와 문학작품, 법률·특허 문서, 각종 사전 등 산업·공공·문화 전반에 걸친 방대한 한국 특화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에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모든 데이터는 구매 또는 제휴를 통해 확보했으며, 라이선스가 불분명한 이른바 '회색지대'로 분류되는 데이터는 학습에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는 단순한 KT의 AI 독자기술 발표 차원을 넘어 정부의 AI 정책 기조 변화에 KT가 본격적으로 발맞추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 AI를 핵심 정책 방향으로 삼고 민간과 협력을 강조하자 KT 역시 독자모델의 오픈소스화와 외부 확산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버린 AI는 각 국가가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해당 사회의 제도·문화·역사·가치관을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하는 독자적인 AI 모델을 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전 국민이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AI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버린 AI의 연구개발(R&D)은 정부가 지원하고, 모델 운영은 민간이 맡는 '공공-민간 협력형 개발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MS와 협력해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 '한국형 AI'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며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 당시에는 글로벌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빠르게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실리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로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설파하던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임명되는 등 국가 전략 자원으로서 독자적 AI 개발이 강조되자, KT도 이에 보조를 맞춰 방향을 일부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에 부응하면서도 KT는 기존 MS와 협력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GPT-4에 한국적 사고체계를 추가 학습시킨 모델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믿음'과 MS 기반 GPT 모델의 목적을 구분해 병행 운용할 방침이다. 신동훈 상무는 “GPT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며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에는 GPT 모델이, QA 요약 등에선 믿음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반도체 재정비, HBM·소캠 고도화로 ‘D램 대반격’

삼성전자가 D램 시장 주도권 회복을 위한 전방위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초고속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삼성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고도화와 함께 저전력 서버용 모듈 '소캠(SOCAMM)' 등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며 반전 기회를 모색 중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HBM3E(5세대) 제품을 앞세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체 개발한 6세대 D램(1c D램)과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등을 적용한 HBM4(6세대)도 하반기 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차세대 소캠2 개발도 병행하며 새로운 성장 축 확보에 나섰다.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이 흔들리며 입은 타격을 만회하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9%를 기록해, 33년 만에 삼성전자(34.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고부가 메모리인 HBM 시장을 경쟁사에 내준 데 따른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수요를 선점한 반면, 삼성은 HBM3E 인증 지연으로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마이크론도 급부상 중이다. 지난해 3분기 21.8%였던 D램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5%로 급등했다.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며 삼성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분기 실적 전망도 삼성엔 부담이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약 9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최근 발표한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3~5월)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삼성은 차세대 기술과 공급망 재정비를 축으로 반격에 나섰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최근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찾아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들어갈 HBM3E 12단 제품의 공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AMD와 브로드컴 등에 HBM3E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일부 입증한 바 있다. 전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엔비디아와도 하반기 중 품질 인증을 마치고 내년 납품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비록 초기 납품 물량은 이미 경쟁사들이 선점했지만, 엔비디아의 HBM 수요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 역시 '후반전'의 승부를 노리고 있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삼성은 전략적 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삼성은 HBM3E 다음 세대인 HBM4에도 공격적이다. 핵심은 발열과 전력 효율 문제를 개선하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다. 삼성은 이 기술을 HBM4부터 도입해 제품 차별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이 기술을 내년 출시 예정인 HBM4E(7세대)부터 도입할 계획인 것과 비교하면 한발 앞선 대응이다. 업계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향후 HBM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기초 소재에서도 삼성의 전략은 한발 앞서 있다. 삼성은 최근 자체 개발한 1c D램이 내부 양산 승인(PRA)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PRA는 양산에 필요한 회사 내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양산 직전 단계를 의미한다. 이 제품은 10나노급 6세대 공정으로 생산된 D램으로, HBM4의 핵심 코어다이(원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HBM4에 1b D램(5세대)을 사용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은 한 세대 앞선 1c D램으로 기술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중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제공하고 품질 테스트에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의 출시 일정이 연기되면서 삼성에 충분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은 HBM 외에 '제2의 HBM'으로 불리는 소캠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은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저전력 D램 기반 서버용 모듈인 소캠2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소캠은 고성능 GPU용 HBM과 달리, CPU 기반 서버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메모리로, AI 서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아직 초기 단계인 소캠 시장에서 삼성의 선제 대응은 D램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소캠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시장으로, 주요 업체들이 기술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로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D램 분야 전반에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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