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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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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하락 삼성TV, OLED로 ‘中 잠식’ 막는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19년째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20년 연속 정상'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하이센스, TCL 등 중국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빠르게 잠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대중화에 속도를 내며, 중국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19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출하량 점유율은 28%로 여전히 1위지만, 전년 동기(39%)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 하락분은 고스란히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이센스는 같은 기간 14%에서 20%로, TCL은 13%에서 19%로 끌어올리며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리더십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리미엄 TV 시장은 OLED, 퀀텀닷 액정표시장치(QD-LC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 고급 패널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수익성이 높은 이 시장은 최근 '고화질·대형화' 흐름과 맞물려 TV 시장 내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51%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점유율 하락은 곧 전체 수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 배경에는 '미니 LED TV' 확산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미니 LED TV는 LCD 기반 기술로, 기존보다 작은 LED 백라이트를 촘촘히 배치해 밝기·명암비·색 표현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하면서도 기존 LCD 생산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제조 효율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패널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TCL, 하이센스 등 TV 브랜드들은 자국 내 패널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를 무기로 초대형 미니 LED 제품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TV 제조사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LCD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비용 경쟁력을 확보한 뒤, 이를 발판 삼아 프리미엄 시장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중국 TV의 맹추격에 맞서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OLED는 현재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운 고급 패널 기술로, 삼성은 이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OLED TV 시장의 고성장이 예견된 점도 삼성의 전략 추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OLED TV 패널 출하량이 올해 약 700만대에서 2029년 10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창욱 유비리서치 부사장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는 탁월한 화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이미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 OLED TV는 최근 판매 흐름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OLED TV 라인업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확대하며, 42형부터 83형까지 풀라인업을 갖췄다. 동시에 신규 광고 캠페인도 시작하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25 중남미 VD 세미나'에서 차세대 OLED TV에 적용된 '글레어 프리 2.0'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기술은 빛 반사를 줄여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고, 콘텐츠와 주변 조도를 자동으로 분석해 화면 밝기를 조절해주는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DS, ‘스스로 판단 문제해결’ AI에이전트 공개

“언어모델, 데이터, 기업 시스템에 대한 복합적 이해를 갖춘 삼성SDS는 기업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고 자부합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사장)는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캠퍼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사의 생성형 AI 기술이 '에이전트 기반 자율형 업무 지원' 단계로 진화했음을 선언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삼성SDS는 이날 행사에서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한 기업용 AI 전략을 공개하며, 기업·공공·금융 고객을 겨냥한 차세대 업무지원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해온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를 클라우드 기반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결과를 생성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사용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실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기능을 탑재했다. 실제로 삼성SDS는 공공·금융·제조 등 70여개 고객사에 패브릭스를 공급 중이며, 누적 사용자 수는 13만명을 넘는다. 이번에 선보인 에이전트 기능은 다중 사용자가 분산 수행하던 업무를 여러 AI 에이전트 간 협업으로 통합 처리할 수 있게 돕는다. 대표 사례로는 금융사 시스템 현대화를 지원하는 '코드 전환 에이전트'가 있다. 삼성SDS는 이 기능을 통해 기존 언어로 작성된 레거시 코드를 최신 언어로 자동 변환, 평균 98.8%의 코드 전환률과 약 68%의 개발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이호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앞으로도 에이전트 기반 기술을 다양한 산업 영역에 적용해, 고객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과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도 AI 에이전트로 탈바꿈 했다. 삼성SDS는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문서관리 등 기업의 공통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브리티 코파일럿에 '퍼스널 에이전트' 기능을 오는 9월 출시한다. 퍼스널 에이전트는 개인 업무를 지원하는 맞춤형 AI 업무 비서로, 사용자가 설정한 업무 목표를 기초로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한다. 퍼스널 에이전트를 위한 5가지 하위 에이전트를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업무를 지원한다. 지난 4월 출시한 '인터프리팅 에이전트'는 지원 언어를 7월 7개 언어(베트남·스페인·중국·일본 등), 11월 17개 언어(프랑스·이탈리아·포르투갈 등)로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SDS는 △업무데이터를 확인해 할 일을 알려주는 '브리핑 에이전트' △업무 상황에 필요한 지식·참고자료를 추천하는 '큐레이팅 에이전트' △이동 중에도 음성으로 업무 처리를 지원하는 '보이스 에이전트' △나에게 온 업무 문의에 자동으로 답변하는 '앤서링 에이전트' 등 차례대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브리티 오토메이션도 오는 10월부터 '에이전틱 봇' 기능을 탑재해 고도화된다. 이는 단순 반복 업무뿐 아니라 UI나 데이터가 동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도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로, 자연어 지시만으로도 설계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의 자동화가 가능하다. 삼성SDS에 따르면 실제 재무 경비 업무에 해당 기능을 도입한 결과, 1500건의 수작업을 24시간에서 단 5시간 만에 처리했다. 전체 오피스 업무의 최대 70%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기존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대비 2배 이상의 자동화 효율을 의미한다. 삼성SDS는 AI 솔루션의 경쟁사 대비 우위점으로 기능과 가격 등을 꼽았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언어 설정이 단일 언어에 한정되지만 저희는 60개의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고객이 원하시는 경우 우리는 프라이빗 SaaS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액제인 MS의 코파일럿과 달리 단위가격이 70% 수준의 액티브 유저 요금제를 도입해 론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샤오미 한국 1호 매장, 직영+AS 통합서비스로 ‘진검승부’

시장 안팎의 관심을 모았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의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이번 매장은 샤오미의 직영 판매와 사후관리(AS) 서비스가 결합된 국내 최초의 통합형 매장으로, 한국 시장 내 입지 확대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된다. 25일 샤오미코리아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8일 여의도 IFC몰 L2층에 공식 오프라인 매장 '샤오미 스토어'를 정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매장은 지난 24일부터 가오픈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매장 오픈은 한국 소비자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진정한 친구 같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전국으로 접점을 확대하며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이번 1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서울·경기 수도권은 물론 전국 주요 거점에 통합형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국내에는 공식 유통업체나 온라인을 통한 판매 채널만 있었고, 직영 오프라인 매장은 전무했다. 이번 매장은 샤오미가 추구하는 '뉴 리테일(New Retail)' 전략을 본격 구현하는 국내 첫 사례다. '뉴 리테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고, 구매·체험·AS까지 고객 여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샤오미 스토어는 '사람×집' 생태계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홈 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방문한 '샤오미 스토어 서울 IFC몰 여의도점'은 197.62㎡(약 60평) 규모로, 정식 개장을 앞두고 오픈 준비가 한창이었다. 매장 입구에는 스마트폰과 무선이어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군이 큼직한 테이블 위에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매장 안쪽에는 TV, 청소기, 드라이기, 온수기, 홈캠, 모니터 받침대 등 다양한 생활가전이 진열됐다. 20만원대 스마트폰, 50만원대 TV 등 합리적인 가격대도 눈에 띄었다. 특히 매장 내부에는 스마트폰·소형가전 전용 AS 카운터가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이는 쿠팡 등 국내 정식 판매처를 통해 구매한 제품에 한해 이용 가능하며, 해외 직구 제품은 수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직접 보고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된 점이 만족스럽다"며 “매장에서 바로 AS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샤오미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번 매장 오픈과 함께 샤오미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 웨어러블 기기 '샤오미 스마트 밴드 10' 등도 국내 출시한다. 특히 스마트 밴드 10은 중국·홍콩·대만에 이어 한국이 글로벌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면서, 샤오미의 한국 시장 전략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앤드류 리 샤오미 국제사업부 동아시아 총괄은 “한국은 동아시아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제품과 질 높은 서비스를 통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통합 매장 개장을 샤오미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접점 확대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충성도와 생태계 체험 강화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선 전시 공간이 비교적 협소해 체험 중심 매장으로서의 몰입도는 낮다는 지적도 있다. 전시보다는 '제품 진열' 위주의 구성이란 평가다. 또한 AS 측면에서도 '직영 매장 운영' 외에 기존 위탁 시스템 대비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그간 샤오미는 SK네트웍스서비스 산하 '서비스엔'을 통해 AS를 제공해 왔으나, 지점별 서비스 품질과 수리비 격차로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조니 우 사장은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오겜3’ 27일 방영…넷플릭스 ‘OTT 독주’ 굳히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 공개를 앞두면서다. 대작 콘텐츠의 귀환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확대와 국내 시장 주도권 강화를 뒷받침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2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오겜3)는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오겜3는 과거의 기억을 안고 다시 게임에 참여한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무대에 복귀한 '프론트맨',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리즈의 피날레에 걸맞게 인물 간 얽힌 서사가 강하게 전개되며 높은 몰입감을 예고하고 있다. 앞선 두 시즌이 거둔 글로벌 성과도 기대감을 키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1은 역대 시청 순위 1위, 시즌2는 3위를 기록하며 총 6억뷰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최근 뉴욕 시사회에서 먼저 공개된 시즌3의 1화는 상영 직후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는 현지 반응도 전해졌다. 작년 말부터 넷플릭스는 기대작을 내놓을 때마다 가입자 수를 꾸준히 끌어올려왔다. 오겜3 또한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즌2 방영 직후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39만명이 증가했고, 올해 3월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공개 후에도 64만명이 늘었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실제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로, OTT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이 같은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MAU는 약 1450만명으로, 티빙(약 716만명), 쿠팡플레이(약 715만명) 등 주요 경쟁사를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업계는 오겜3의 흥행 성과에 따라 이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경쟁 OTT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전환점을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티빙은 웨이브와의 통합을 추진 중이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양사의 합병이 가시화됐다. 두 플랫폼의 지난달 합산 MAU는 약 1129만명으로, 수치상으로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다소 좁혀진다. 하지만 단순 합산만으로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중복 가입자 존재 가능성 외에도, 양 플랫폼 간 콘텐츠 중복으로 인한 실질적 시너지 창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다양성이나 오리지널 제작 역량 측면에선 여전히 넷플릭스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콘텐츠 시청을 위해 OTT를 구독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유료 이용자의 약 15%에 그쳤다. 오히려 이용자들은 '볼거리 많은 플랫폼'을 OTT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2024 사용자 경험(UX) 리포트'에 따르면, OTT를 추천하는 주요 이유로 '다양한 콘텐츠', '재미있는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보고서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중립 고객을 추천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올해에만 40편 이상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예고했다. 반면 티빙이나 쿠팡플레이 등은 각기 10편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오겜3 외에도 하반기 '다 이루어질지니', '대홍수', '사마귀' 등 장르와 소재를 다변화한 K-오리지널 신작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 드라이브가 당분간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며 “볼 게 많은 콘텐츠를 지닌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갤럭시 폴더블폰 내달 9일 최초 공개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행사인 '갤럭시 언팩' 일정이 확정됐다. 24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5' 초대장을 공개하고 오는 7월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언팩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갤럭시 언팩은 삼성전자의 모바일기기 신제품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이번에는 '갤럭시 Z폴드7', '갤럭시 Z플립7' 등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될 전망이다. 초대장과 함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더 이상 다양한 앱과 기능을 담은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일상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이 인터페이스가 되어, 단순히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와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즉각 실행하는 새로운 경험이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중심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설계에 집중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차세대 갤럭시 디바이스는 구조 단계부터 새롭게 정의되어 더욱 깊이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갤럭시 언팩은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닷컴, 삼성전자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동시에 생중계된다. 한국에서는 9일 오후 11시부터 행사 내용을 시청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2분기 ‘최대수익 경신’ 예고…반도체 1위 강화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급증 속에 초고성능 제품인 HBM3E 공급 확대가 수익성을 견인하면서 반도체 주력업체 간 실적 격차도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HBM 공급망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전자가 2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8조7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9조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전망대로 실적이 확정될 경우, 지난해 4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8조828억원)을 넘어서는 신기록이 된다. 이 같은 호실적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확보한 독보적 주도권 덕분이다. 특히 5세대 제품인 HBM3E를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고부가가치 메모리 부문에서 매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제품 믹스를 개선하며 평균판매단가(ASP)와 이익률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약 5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30%), 마이크론(20%)과의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신 제품인 HBM3E에선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70%에 이르며, 기존 8단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12단 제품의 공급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12단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을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한 업체는 제한적"이라며 “SK하이닉스의 제품 구성이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ASP 상승과 영업이익 증가에 모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HBM3E는 기존 더블데이터레이트(DDR) 메모리보다 훨씬 높은 단가를 자랑하는 제품이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GB당 가격 기준으로 보면 HBM3E는 DDR5 대비 4배 이상 비싸며, 웨이퍼당 매출도 45%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단가 차이가 SK하이닉스의 이익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D램과 낸드 가격 모두 상승세를 보이며, 글로벌 메모리 시황 개선 흐름도 SK하이닉스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2분기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6조8125억원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일부 증권사에선 6조원 초반대 실적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HBM3E 12단 시장 진입 지연, 파운드리 적자 축소 지연 등의 요인이 실적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서 삼성은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HBM3(4세대)는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지만, HBM3E(5세대) 제품은 8단과 12단 모두 여전히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양산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최근 AMD에 HBM3E 12단 개선 제품을 공급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시장 지배력 차이는 뚜렷하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AMD(10%)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결국 엔비디아와의 공급망 연결 없이는 삼성의 HBM 시장 도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 기준 '1위 기업' 자리를 3개 분기 연속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2위로 내려앉은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1위 탈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②] 삼성·LG도 긴장…‘가치 초격차’로 승부

한때 '싼 맛'으로 소비되던 중국산 가전이 기술 경쟁력까지 무기로 삼으며 국내 소비재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로봇청소기, TV, 생활가전 등 전방위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도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의 약진을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레드 테크'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한 기술 기반의 전방위 공세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중국 제품이 이제는 프리미엄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 시장이다. 20일 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기준, 판매량 상위 5개 제품 중 4개가 로보락, 나머지 하나도 중국 브랜드 드리미다. 로보락은 한국 진출 2년 만인 2022년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한 뒤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유럽 가전업체조차 넘지 못한 국내 기업의 벽을 로보락이 무너뜨린 셈이다. 시장 진입 초기엔 '가성비'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로보락은 최근 5축 접이식 로봇팔 '옴니그립'을 탑재한 신제품 '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최대 300g의 물체를 집고 이동할 수 있으며, 실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팔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드리미 역시 최대 6㎝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실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브랜드에선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들이다. 샤오미, TCL 등도 생활가전과 TV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한국법인 '샤오미코리아'를 공식 출범시키며, 국내 판매 제품을 연내 20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외에도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주방가전 등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주력 제품군에는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협업한 '샤오미 15 울트라' 등 기술 고급화 제품도 포함됐다. TCL은 초대형 TV를 앞세워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존 온라인 유통에 더해 전자랜드, 하이마트,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도 확대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성비 중심 제품이 주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TCL과 하이센스는 이미 80인치 이상 대형 TV 출하량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섰다. 특히 미니LED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기업과의 '기술 간격'도 좁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중국산 가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변수로 지목되는 건 '보안성'이다. TCL의 일부 스마트TV는 사용자 동의 절차의 불명확성과 개인정보 처리 고지 미흡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로보락도 올해 초 사용자 데이터 공유 방식이 도마에 오르며 한 차례 이슈가 됐다. 글로벌 안보 이슈와 연결될 경우,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변수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는 와이파이 탑재 가전에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 '녹스 매트릭스'를 적용하고 있다. 기기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며,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연결을 차단하는 구조다. 또한 민감한 개인정보는 '녹스 볼트'라는 전용 보안 칩에 별도로 저장하고,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한 '양자내성암호' 기술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보안 프레임워크 'LG쉴드'를 AI 홈허브 '씽큐 온'에 적용했다.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활용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용자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성능이나 가격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중국산 가전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보안성, 사용자 경험(UX), 사후 서비스, 브랜드 신뢰도 등에서 '체감 가치'의 차별화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격차는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며 “보안이나 사용자 신뢰는 중국 업체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이제 단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가치 기반 소비'를 유도할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가전은 더 이상 저가 대체재가 아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겸비한 '레드테크'는 이미 한국 시장의 안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가성비'를 뛰어넘는 신뢰와 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소비자 접점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로 초격차” 삼성 부담 가중…애플 공세 대응전략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대결 구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되던 애플이 상반기 예상 밖의 판매 호조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AI 전략에 경고등을 켰다. AI 기술 선점에 나섰던 삼성은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한 전략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기술 경쟁이 소비자의 구매 선택으로 직결되지 않는 가운데, 브랜드 파워와 생태계 중심의 애플 전략이 삼성의 1위 수성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애플의 반등은 여러모로 이례적인 흐름이다.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해 전통적으로 판매가 부진했던 상반기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지난 4~5월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7.4%로,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술적으로 애플은 '시리'의 생성형 AI 전환이 지연되는 등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기반의 맞춤형 기능을 내세우며 AI 선도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동시 반등을 이뤄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 iOS 생태계의 록인 효과, 그리고 애플 사용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프 필드헥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도 “미국과 중국 수요의 증가는 AI 에이전트의 유무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핵심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삼성으로선 애플의 예상 밖 선전이 부담스럽다. AI 전략을 통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애플과의 격차를 벌리려 했던 구상이 시장에서 원하는 속도로 현실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도 빠르게 좁혀졌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는 20%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애플은 19%로 바짝 추격 중이다. 작년 1분기 3%포인트에 달했던 격차는 1년 만에 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절대적인 격차보다 상대적인 속도 변화가 삼성에 더 큰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상반기 AI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애플은 오히려 '비(非)AI 전략'으로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이며 삼성의 예측을 벗어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애플의 공세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9월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7 시리즈는 디자인과 카메라 등 하드웨어 전반의 개선이 예고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7 프로 시리즈는 알루미늄과 유리를 혼합한 후면 디자인을 채택하고, 후면 카메라는 기존보다 두 배 커진 직사각형 형태의 범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면 카메라는 2400만 화소, 후면에는 4800만 화소 망원 렌즈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시장에선 애플페이와 티머니 간 연동 서비스 개시도 예고돼, 사용성 확대와 브랜드 충성도 강화가 동시에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과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60%, 39%였다. 이 같은 구조적 위기 속 삼성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존재한다. AI 기술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 성장성과 기술자산의 가치에 무게가 실리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들은 AI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7년에는 50~6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삼성의 AI 투자와 기술 선점이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 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삼성으로서는 아이폰17보다 두 달 먼저 출시되는 '갤럭시Z 폴드·플립7'에 AI 기능을 얼마나 정교하게 탑재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신제품에 탑재될 갤럭시 AI는 손안의 카메라를 더욱 똑똑하게 진화시켜, 일상의 순간들을 선명하게 담고 더 매끄럽게 연결할 것"이라며 “메시지, 브라우징, 게임 등 일상 작업도 사용자에 최적화해 더욱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 후발’ 애플 질주…삼성 스마트폰 1위 ‘비상’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애플이 예상을 깨고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반전에 성공했다.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분기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 내외로 좁혀지며, 삼성은 '위태로운 1위'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4~5월 글로벌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기간 아이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7.4%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동시 반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에서의 회복세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현지 시장에서 애플은 지난달 화웨이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충성도 높은 생태계를 앞세워 반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인상 가능성을 앞두고, 아이폰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일본, 인도, 중동 등에서도 아이폰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반등 흐름을 뒷받침했다. 일본에선 '아이폰16e' 등 보급형 모델이 인기를 끌었고, 인도에선 신규 iOS 유입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당초 업계에선 애플의 이 같은 선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해왔지만, 기술 완성도 문제로 출시가 수차례 연기됐다. 올해 역시 관련 기능의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판매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업계에선 AI 기능보다는 브랜드 파워, 충성도 높은 폐쇄형 생태계 등이 여전히 애플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를 통해 하반기 공세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이 개선되며, 국내에선 애플페이와 티머니 간 연동 서비스도 도입돼 시장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으로서는 1위 브랜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6050만 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20%로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애플이 19%로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한 상태다. 삼성은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갤럭시 AI' 기능 고도화를 통해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 반등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AI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 채널과 가격 정책, 서비스 생태계 전반에 걸친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100대 기업, 경제 기여액 1600조 돌파…삼성전자 158조 1위

국내 100대 기업의 경제 기여액이 지난해 16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가 약 158조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100개(공기업·금융사 제외)의 2024년도 경제 기여액을 산출한 결과, 총 1615조 1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2023년(1554조 9360억원)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경제 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으로, 협력사(거래대금)·임직원(급여 등)·정부(세금 등)·주주(배당 등)·채권자(이자)·사회(기부금)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의 합계를 말한다. 지난해 100대 기업 매출은 2122조 4078억원으로 전년(1991조 7804억원) 대비 6.6%(130조6274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이 늘면서 이해관계자에게 지급하는 경제 기여액도 늘어난 것으로 연구소를 풀이했다. 이해관계자별 경제 기여액은 사회 부문만 전년 대비 3.0% 줄었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 늘었다. 협력사 부문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325조 2996억원, 임직원 부문은 10.6% 늘어난 205조 8918억원, 주주 부문은 9.8% 상승한 31조 563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부문은 26조 8627억원으로 65.8%, 채권자 부문은 24조 6461억원으로 10.7% 각각 수치를 늘렸다. 개별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위였다. 지난해 경제 기여액 157조 5376억원으로 전년(147조 1710억원) 대비 7.0% 늘어났다. 100대 기업 전체 경제 기여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9.5%에서 2024년 9.8%로 0.3%포인트 상승했다. 2, 3위는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차지했다. 현대차의 경제 기여액은 115조 2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기아는 86조 5890억원이었다. 이어 △LG전자(74조 244억원) △현대모비스(52조 1965억원) △GS칼텍스(45조 6535억원) △SK에너지(41조 2588억원) △포스코(38조 8121억원) △삼성물산(38조 4301억원) △LG화학(37조 8880억원) 순으로 경제 기여액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경제 기여액 상승률은 전년대비 12조 7023억원 불어난 기아가 수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특히 협력사 관련 비용이 12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SK하이닉스(10조 6596억원↑) △삼성전자(10조 3666억원↑) △현대건설(3조 9470억원↑) △현대자동차(3조 8289억원↑) △LG디스플레이(3조 4906억원↑) △LG전자(2조 4443억원↑) △고려아연(2조 4341억원↑) △한화오션(2조 3580억원↑) △포스코(2조 3476억원↑)가 차례로 상승률 순위를 이어갔다. 반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경제 기여액이 가장 크게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제 기여액은 2023년 26조 7467억원에서 2024년 19조 1716억원으로 1년 새 7조 5751억원이나 급감했다. 지난해 업종별 경제 기여액은 IT전기전자가 370조 2414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나머지 업종별로는 △석유화학(312조 5068억원) △자동차·부품(303조 5398억원) △건설·건자재(123조 3809억원) 등이 100조원을 넘겼다. 반면에 제약이 2조 3837억원으로 낮았다. 경제 기여액 증감률에선 IT전기전자가 18조6225억원 늘어나 최고 상승률을, 석유화학 업종은 8658억원 줄며 최고 감소율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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