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대규모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가 국내 통신 3사의 2분기 실적 희비를 엇가를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호실적이 두드러지는 반면, SKT는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심화하면서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익은 1조6077억원으로 예측된다. 전년(1조5209억원)대비 5.71% 증가한 수치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SKT) 5153억원 △KT 8262억원 △LG유플러스 2662억원으로 집계됐다. KT·LGU+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26%·4.80% 증가한 반면 SKT는 0.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KT·LGU+는 6624억원·1776억원으로 61.35%·7.90% 늘었지만, SKT는 3321억원으로 5.18% 줄었다. 지난 4월 발생한 SKT의 대규모 유심정보 해킹 사고가 이들의 실적을 결정짓는 데 주효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고 발생 이후 SKT의 가입자 이탈이 심화하면서 KT·LGU+가 반사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통계를 종합하면, SKT의 2분기 가입자 수는 63만142명 순감한 반면 KT 29만5187명·LGU+ 23만9527명 순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 개발에 따른 아파트 분양 수익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제거된 것도 한몫한다. LGU+는 사업 구조 개선 및 마케팅비 축소와 같은 비용 효율화가 주효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T에 대해 “인건비 절감 효과와 예상보다 큰 부동산 분양 이익 반영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는 “자회사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이익이 1분기 27% 반영된 데 이어, 2분기에는 입주 본격화로 50% 이상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LGU+의 경우는 2분기 영업익이 1분기 대비 증가하고, 신정권 출범을 계기로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정책을 본격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반기 실적 흐름을 고려할 때 올해는 당초 예상대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가 유력해 보이고,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반면 SKT의 경우, 유심 교체 비용 등 해킹 사고 수습 관련 일회성 지출이 반영되면서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하락폭이 크지 않은 모습인데, 신규영업 중단 기간 동안 마케팅비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에 따르면, SKT의 2분기 마케팅비는 전년 동기보다 약 9.2% 적은 6500억원으로 예상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T에서 이탈한 가입자의 1인당 평균매출(ARPU)과 유심 교체 비용 등을 종합 고려하면, 2분기 매출 감소 규모는 8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며 “다만 신규영업 중단 기간 동안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해 이익 개선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올해 하반기 AI 수익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컨택센터와 같은 AI 기반 기업간거래(B2B)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수익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SKT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약을 맺고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DC를 울산에 건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올해 하반기 가산·경북 등 2개 AI 데이터센터를 새로 개소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시에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화 비서와 같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의 경우, 내년을 기점으로 수익화가 점진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KT·LGU+의 경우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및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등이 맞물림에 따라 가입자 추가 유치 여부도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