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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태민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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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근거없는 ‘게임=중독’…게임산업 멍든다

다수의 공공기관이 최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게임을 '중독'으로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게임=중독' 논란에 게임산업업계가 반발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소관부처들이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는 '게임=중독'의 부정적인 낙인 효과로 자칫 게임산업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재발방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최근 '주 4.5일제 시범사업 참여기업 모집' 공고에서 게임을 도박·유흥과 함께 사행성·불건전 소비 업종으로 분류하고 고용 지원 제외 대상으로 명시했다. 경기 성남시중독관리지원센터도 지난 6월 'AI를 활용한 중독예방 콘텐츠 제작 공모전' 공고 과정에서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 항목에 포함했다. 센터측 공고에 반발하는 업계 항의가 빗발치자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일반 게임이 아닌 사행성 게임을 제외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고, 성남시 또한 “보건복지부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의 입장을 종합하면 사업추진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사업 안내'를 참고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작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다. 게임 협·단체는 지난달 20일 복지부에 △센터 공모전 관여 정황 △게임을 질병과 동일선상에 놓는 과학적·정책적 논거 △'인터넷 게임'이 4대 중독에 포함된 유권 해석의 존재 여부 △부정적 인식 고착 방지를 위한 복지부의 대응 계획 △성남시의 표현 수정 배경과 정부의 인지 여부 △게임산업·이용자에 대한 공식 사과 계획 등을 질의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내 13개 게임 협·단체의 공식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센터에서 추진 중인 공모전은 지역 특화 사업"이라며 “중독 관련 사업의 홍보 내용·방법 등 구체적 사항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했다. 사업 홍보 방식은 해당 지자체와 센터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같은 보건복지부의 답변을 놓고 업계 안팎에선 지자체와 정부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게임이 왜 중독인지 명확히 설명할 수 없으니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실제로 게임과 중독의 인과관계 및 진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게임업계는 지적했다.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게임 이용자의 행동 유형을 4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게임이 이용자의 문제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의 연구 외에도 현재 게임과 중독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선행연구는 없다. 한 교수는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 힘든 중독 유형과 차이가 있음에도 게임을 마약·도박과 동일선상에 두는 건 부적절하다“며 "사회가 게임과 관련된 특정 현상을 질병으로 분류하기 위해선 충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법의 기준이 느슨해 특정 부처나 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작용할 여지가 큰 상황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사업안내'에 명시된 중독 유형 중 '인터넷'이라는 표현이 광범위하다는 내부 논의에 따라 지난해 '인터넷'을 '인터넷 게임'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지침의 법적 근거인 정신건강복지법은 게임을 중독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15조 3항을 살펴보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사업 수행에 포함되는 중독 유형은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으로만 명시돼 있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관련 법률 어디에도 게임을 중독의 구체적 대상으로 포함한 표현은 없다“며 "그럼에도 복지부가 중독관리 관련 홈페이지와 가이드라인에서 '인터넷'을 '인터넷 게임'으로 자의적으로 변경·표기하는 건 법률의 규정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책임자들이 평소에 갖고 있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게임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용인할 경우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 상반기 기세 몰아 ‘대세 굳히기’

출시 50일을 앞둔 넷마블 신작 '세븐나이츠 리버스'(약칭 '세나리')가 이용자 소통 강화에 나섰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매출 8000만달러(한화 1100억원)를 돌파한 가운데 밀착행보로 '기세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센서타워에 따르면, 세나리는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 8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15일 정식 출시 당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합산 매출에서 한국 모바일게임 1위에 올랐고, 이후 21일 연속으로 1위를 유지했다. 양대 앱 마켓 통합 누적 다운로드 150만건을 넘어선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모바일인덱스 기준 이달에도 양대 앱마켓(구글플레이·애플스토어)에서 2~3위를 기록 중이다.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세븐나이츠'의 정수를 계승하면서도 한층 더 정교해진 전략성·편의성을 내세우며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리메이크작이다. 단순히 캐릭터를 수집, 성장시키는 재미를 넘어 각종 전투 콘텐츠에서 요구되는 전략적 판단이 핵심이다. 흥행 비결로는 지속적인 소통 행보와 콘텐츠 업데이트가 꼽힌다. 넷마블은 게임 출시 전부터 오프라인 유저 쇼케이스 '시식회', '프리뷰 데이'를 개최하는 등 밀착 소통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이후 실제로 열쇠 수급 완화 등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지난 8일 진행된 첫 공식 개발자 라이브 방송 '세나리 커넥트'에선 '세븐나이츠의 달' 기념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세부 내용과 하반기 로드맵을 공개했다. 먼저, 첫 세나의 달을 기념해 신규 전설 영웅 2종과 더불어 △시나리오 이벤트 △길드전 △시련의 탑 △코스튬 △의상실 등 신규 콘텐츠를 대거 선보인다. 하반기 로드맵으로는 △매월 메인 스토리 업데이트 △레이드 확장 △길드 원정대 △월드 레이드 업데이트 계획이 공개됐다. 오는 11월 게임 서비스 6개월을 기념하는 '하프 애니버서리'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용자 편의성 개선을 위해 △장비 자동 판매와 강화 보정 시스템 △스킬 효과 표시 기능을 추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용자들의 건의사항을 반영해 △재화 소모처 개선 △전설 장신구 획득 기회 추가 △소탕 기능 도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개발팀은 특히 이용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발자 노트를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소통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이용자와 직접 대화하며 신뢰를 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용자 질의응답 시간엔 △정기적인 라이브 방송 진행 △개발 상황 공유 등 투명한 소통을 약속했다. 특히, 개발팀이 질문에 대해 불만족스럽게 답변할 경우 머리 위에 쟁반이 떨어지는 등 재미 요소를 더해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용자 소통은 게임 서비스 핵심“이라며 "모든 이용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것을 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하반기 실적 안정성을 다지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3~4분기 사이 출시될 신작 6종이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 가면서, 상반기 출시작들의 흥행 성과가 실적 기반을 탄탄히 다져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당초 시장 기대치를 넘는 성과를 거둔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매출에 기여해 제품수명주기(PLC) 확장에 성공한다면, 향후 실적 성장에 대한 안정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크래프톤, 성수에 ‘배틀그라운드 IP 플랫폼’…게임과 문화 놀이공간

크래프톤의 게임 대표작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펍지 성수'가 11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다. 크래프톤은 하루 전인 10일 미디어 초청 행사를 열고 펍지 성수의 주요 공간을 공개했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광활하게 펼쳐진 '플레이 그라운드'가 눈에 띄었다. 단순한 공터가 아닌 '열린 광장' 컨셉트로 설계해 지나가다가 자유롭게 들어와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게 독특했다. 스케이트 보드와 같은 탈 것을 즐기거나, 대규모 야외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적합해 보였다. 펍지 성수는 체험·전시를 중심으로 꾸며진 A동과 휴식·감성 중심의 B동으로 나뉘었다. A동은 게임 속 파밍(노력형 아이템 취득) 공간을 연상케 했다. 일종의 주무대 역할을 하는 서바이버 홀은 게임 속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문화 공연·전시와 같은 역동적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건물 내부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바로 옆에는 배틀그라운드 IP를 반영한 굿즈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는 '루트 스토어'가 들어서 있었다. 내부에는 펍지 성수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기념품과 컬래버레이션 제품, 고사양 게임장비 등이 비치돼 있었다. 정현섭 펍지 성수 디렉터는 “단순 굿즈샵이라기보단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브랜드 체험 공간을 넘어 팬과 브랜드, 그리고 도시가 연결되는 살아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층에 위치한 '부트 캠프'는 워크숍·클래스·커뮤니티 이벤트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설계 목적에 맞게 '실험실' 컨셉트로 내부를 구성했다고 정 디렉터는 설명했다. 이 공간에선 지역 청소년을 위한 DIY(직접 제작) 워크샵과 스케이트보드‧DJ 수업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관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은 공간은 단연 3층에 마련된 PC공간 '플레이 아레나'였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몰입형 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높은 층고와 LED 조명이 어우러져 게임 속 전장처럼 설계했다. 특히, 하이엔드 스펙의 장비와 방송 시스템을 갖춰 e스포츠 경기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게임 팬들이 자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크래프톤이 가진 모든 기술을 응집했다고 정현섭 디렉터는 강조했다. B동은 △펍지 카페 △카페 라운지 △카페 루프탑으로 각각 나눠져 '도심 속 게임 문화 쉼터' 느낌을 줬다. '배틀그라운드'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지거나, 새로운 이벤트가 진행될 경우 펍지 성수의 전체적인 느낌과 어울릴 수 있도록 인테리어·가구 등을 바꿔가며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향후 펍지 성수를 게임·문화 융합형 커뮤니티 허브로 키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속 주요 캐릭터와 세계관을 오프라인에 구현해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게임의 문화적 파급력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궁극적으로는 IP 비즈니스 다각화를 이끌어내는 전략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협업·이벤트 등 IP 경험 확장을 통해 수익화 가능성을 엿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썬 펍지 성수를 알리고 게임 팬과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 승부수’ 日서 통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1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라인웍스 10주년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토대로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를 구축해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아울러 네이버가 구상하는 '소버린 AI' 철학도 공유했다. 즉,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국의 언어, 법, 문화 등을 반영한 독립적인 AI를 만들어 운영하는 '소버린 AI'를 향후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 맞춤형 소버린 AI 전략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가 생각하는 소버린 AI는 한 국가가 직면한 사회적 과제를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 시스템에 맞춰 기술로 풀어가는 것"이라며 “AI는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 수단으로 발전해야 한다. 일본에서 축적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는 다른 나라로의 확장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의 지난 10년간 주요 성과와 함께 일본 B2B사업 방향을 공유했다. 라인웍스는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네이버의 업무용 협업 툴로,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 메신저 기반에서 AI 기반 업무 플랫폼으로 탈바꿈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었다. 구체적으로 채팅·이메일·캘린더, 일간보고 등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비서)를 비롯한 다양한 AI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하는 사람을 위한 AI 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라인웍스는 2015년 기업이 쓰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로 일본에 진출했다. 첫 타겟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설계한 배경엔 이 의장의 결단이 있었다. 당시 이 의장은 '네이버웍스'의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확장 여부를 놓고 “글로벌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며 일본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인웍스는 일본 출시 이후 '메시지 기반 올인원 애플리케이션(앱)'으로써 현지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 자리잡았다. 일본의 산업 구조가 영업·점포 등 외근 인력이 많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성공 요인이었다. 시장조사기관 후지키메라에 따르면, 라인웍스는 2017년 이후 7년 연속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 160억엔을 돌파했으며, 연매출 또한 매년 약 40% 성장했다. 라인웍스는 시장 점유율 40%를 지키기 위해 네이버클라우드가 개발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에서의 사용자 기반과 성공 사례를 토대로 연내 대만 등 다른 국가 진출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돌봄 서비스 '네이버 케어콜'도 일본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AI가 주기적으로 사람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 건강, 식사, 수면 상태 등을 묻고 이상징후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다. 최근 고령층 거주자가 많은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이 서비스를 시범 도입키로 했다. 지자체 복지 행정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김유원 대표는 “케어콜과 라인웍스는 디지털화가 더딘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를 혁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이해진 이사회 의장(네이버 창업자)의 복귀 이후 네이버클라우드를 비롯한 모든 계열사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사람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번호이동·단통법 폐지 ‘기회’…‘갤럭시 Z7’ 마케팅 뜨겁다

통신업계가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모델 '갤럭시 Z7 시리즈' 사전예약 이벤트에 나선다. 상품권·카드 할인·추가 보상 등 프로모션을 내건 가입자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최근 대규모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를 많이 뺏긴 SK텔레콤(SKT)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시각이 많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오는 15일부터 일주일간 갤럭시 Z7 시리즈 사전 판매를 실시한다. 예약고객 개통은 오는 22일부터 이뤄지며, 글로벌 공식 출시는 같은달 25일이다. 다만, 갤럭시Z 폴드7 1테라바이트(TB)와 갤럭시Z 플립7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은 사전 예약 대상이 아니다. 함께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워치8·워치8클래식도 25일부터 순차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7 시리즈 사전 구매 시 256GB를 512GB로 무상 업그레이드해 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을 제공한다. 512GB 모델 구매 고객은 23만7600원을 추가 결제하면 16GB 메모리의 1TB 스토리지 모델을 받을 수 있다. 통신 3사는 대대적인 프로모션 출시에 앞서 진행되는 사전예약 알림 이벤트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SKT는 원하는 갤럭시 모델과 색상, 용량 등을 선택하고 사전예약 알림을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만~15만원 상당의 이용권을 200명에게 제공한다. 아울러 1만명을 추첨해 네이버페이 5000원을 증정한다. 또 사전예약 채팅 상담을 한 선착순 777명에게 1TB용량 모델 구매 우선권을 증정한다. 또 T다이렉트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한 이들에게 3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실제 휴대폰을 구매한 경우, 3만원 상당의 T기프트를 준다. KT는 알림 신청을 한 이들 중 5만명을 추첨해 카카오페이포인트 1000원을 제공한다. 실제 개통한 이들에게는 정품 케이스를 증정한다. 개통 당일엔 바로 단말기를 받을 수 있는 당일배송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제휴카드를 활용한 월 납부 할인과 장기할부 결합 프로모션도 예고했다. LG유플러스는 사전예약 알림을 신청한 선착순 1500명에게 네이버페이 1000원 포인트를 증정한다. 이 중 일부에게는 최대 20만원 상당의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번호이동 고객 대상 단말기 즉시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통신 3사는 갤럭시 Z7 시리즈를 앞세워 가입자 유치 경쟁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예약 하루 전인 오는 14일을 기점으로 마케팅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사전예약자 개통일에 맞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는 만큼,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보조금 경쟁이 격화할지도 관심이다. 공시지원금은 정식 출시를 앞둔 오는 22일쯤 공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SKT의 경우, 유심정보 해킹 사고 이후 50여일동안 신규영업이 중단되며 가입자 약 63만명이 다른 통신사로 옮긴 상태다. 지난 4일 위약금 면제 결정 이후 추가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KT·LGU+ 또한 1~2%가량 끌어올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지도·내비게이션에 AI 확장…네이버·카카오 ‘슈퍼앱 키우기’

포털 지도 앱에서 인공지능(AI) 브리핑을 통해 현재 위치의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혜택 정보를 찾거나, 맞춤형 내비게이션에서 운전자가 자주 방문 장소를 AI로 자동안내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 주요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생활밀착형 기능을 잇달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일상생활의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키워 실용성·편의성을 동시에 높이고, 새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올해 검색·쇼핑·숏폼 등 각종 분야에 AI를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검색 결과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초개인화를 통해 실용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최근 이같은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지는 영역은 '지도 서비스'다. 단순 길찾기 기능을 넘어 장소 추천·커머스 연계 서비스와 같은 생활밀착형 기능을 추가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키워 사용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슈퍼앱은 여러 기능·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네이버는 검색 의도를 분석해 결과를 요약해주는 'AI 브리핑'을 지도 앱에 도입했다. 최근 추가된 '발견' 탭에 이를 적용해 장소 추천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활동·검색 이력을 토대로 사용자 위치·관심사를 분석해 △지금 많이 찾는 장소 △내 활동 기반 추천 장소 △인기 저장리스트 △주변 혜택 정보 등을 제공한다. 앞서 지난 6월엔 AI 기반 개인 맞춤형 내비게이션 기능도 선보였다. AI가 이용자의 주행 기록을 토대로 출발 시간에 따라 자주 방문하는 장소를 자동 안내한다. 운전 속도·주행 패턴 등 운전 습관을 분석해 도착 예상 시간을 예측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엔 모든 주행 데이터를 통해 추출한 평균값으로 도착 예상 시간을 도출했지만, 사용자별로 각기 다른 예상 도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출퇴근 경로 안내에 최적화됐지만, 향후엔 사용자가 주기적으로 찾는 다양한 목적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도 이달 개인 맞춤 서비스 'AI 메이트'를 카카오맵에 탑재해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추천 장소를 목록형으로 나열하는 것과 달리 대화형 AI를 활용해 장소 탐색을 이어가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의 장소를 대화 형식으로 입력하면 AI가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집·카페·데이트 코스 등 정보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방문 예정 날짜 정보를 입력하면 날씨를 고려한 제안도 해준다. 아울러 장소 상세 페이지에서 매장 정보를 요약 제공하는 'AI 요약' 기능도 추가했다. △주요 특징 △블로그 리뷰 요약 △추천 메뉴 등으로 구성했으며, 필요한 질문에 맞춰 답변하는 '장소에 대해 질문하기 기능'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특정 장소를 이용하기 전 확인해야 하는 △주차 및 편의시설 여부 △추가 서비스 가능 여부와 같은 것들을 물어보면, 이를 정리해 알려주는 형식이다. 양사의 AI 접목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페이 영역에 'AI 집찾기' 기능을 도입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해 개인 거주 환경 및 조건에 맞는 부동산 매물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는 매달 질문권 5개를 부여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식 출시 이후 질문권 한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연내 'AI 메이트 쇼핑'을 비롯한 주요 라인업을 공개할 계획이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기능에 도입돼 선물 받는 사람의 연령·성별·선호 상품과 같은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선물을 추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픈AI와 공동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 '카나나'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등도 올해 안에 공개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서비스에 AI 기술이 잘 녹아들어 사용자 선호도가 높아지면, 향후 유료화 영역이 넓어지면서 새 BM을 모색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네이버의 경우 플러스 멤버십 구독 모델에 유료화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카카오도 카카오톡을 활용해 유사한 형식의 BM을 개발하는 방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J올리브네트웍스 ‘여중생 해커톤’ 개최…“여성 IT인재 육성”

CJ올리브네트웍스는 유네스코 소녀교육 캠페인과 연계한 해커톤 프로그램 '걸스 캔 두 IT(Girls can do IT)'을 개최했다. 8일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아동센터 소속 여중생들이 참가한 올해 행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를 주제로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정보기술(IT) 아이디어와 레고를 활용한 결과물들이 출품돼 경쟁을 벌였다. 해커톤 1등은 은평 갈현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차지했다. 이들은 △거리센서를 활용한 야생동물 감지·포획 장치 △컬러센서로 불광천의 이끼와 물을 구분하는 이끼 처리기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해 풍차 회전 속도·방향을 제어하는 장치 등 작품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행사에 앞서 6월 한 달 동안 총 16시간에 걸쳐 레고를 활용한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STEAM) 기반 융합 교육을 이수했다"며 “사전 교육과 아이데이션 활동을 통해 환경과 사회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IT 기술을 접목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임직원들은 행사 멘토로 참여해 참가학생들에게 조언을 제공했고, 지난 5일 결선일에는 초등 여학생 70여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창의캠프 원데이 캠프도 열었다. 민희경 CJ사회공헌추진단장은 “초·중등 여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주도적으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현장] “지금이 휴대폰 교체 최적”…번호 대이동에 유치전 과열

“사실상 지금도 규제는 거의 없다시피 해서 단통법 폐지 후에 번호를 옮기셔도 단말기 가격 할인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거에요. 위약금을 면제받으실 수 있는 지금이 가장 적기에요." 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 직원에게 통신사를 옮기기에 지금이 좋은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가 좋은지를 묻자 이같은 내용의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판매점은 이른바 '성지(불법 보조금이나 비싼 요금제를 활용해 휴대폰을 직영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로 알려진 곳이었다. 이 직원은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통상 공시지원금을 많이 주지 않는데 SKT 해킹 사고 이후 이례적으로 공시지원금을 책정하는 케이스"라며 “사실상 공짜로 최신 기기를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공시지원금을 제외하고 남는 구매비용도 매장에서 대신 내는 구조라 가격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 4일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통신사를 옮긴 가입자들의 위약금을 면제키로 하면서 번호이동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가입자를 최대한 뺏어오려는 경쟁사(KT·LG유플러스)와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SK텔레콤(SKT)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5~7일 사이 SKT를 이탈한 가입자는 2만8148명으로 집계됐다. 이동 추이를 살펴보면 KT는 1만3419명, LG유플러스 1만4729명을 각각 흡수했다. 같은 기간 SKT로 유입된 가입자 수를 제외하면,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1만540명이다. 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경쟁 또한 절정에 치달았다. 이미 유통 현장에선 불법보조금이 살포되고 있다. 이날 기준 갤럭시 S25에 지급되는 불법 보조금 규모는 70만원 이상을 상회 중이다. 급기야 일부 매장에서 이용자 불안을 조장하는 공포 마케팅까지 등장하면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시장 과열 분위기는 일선 매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방통위 현장점검을 의식한 듯 표정관리에 나선 모습이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번화가에 위치한 통신사 직영점. 'SKT 위약금 드디어 면제 확정'·'번호이동 시 갤럭시 S25 공짜' 등 입간판이 곳곳에 내걸린 가운데 매장 안은 신규가입 상담을 위해 찾은 고객들로 붐볐다. 대부분은 SKT에서 번호이동을 고려 중인 이들이었다. 상담 초기엔 현재 사용 중인 요금제와 유사한 조건의 요금제를 제시했으나, 갤럭시 S25 단말기를 공짜로 구매하는 방법을 물어보자 고가 요금제를 6개월 동안 사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예를 들어 출고가 129만8000원인 갤럭시S25 512기가바이트(GB)를 선택한 후 8~9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동안 이용하면, 6개월 이후엔 요금제를 변경한 후 기존 지불하던 5~6만원대만 내면 되는 구조다. 일부 매장에선 가족 동반 할인이나 인터넷·TV 등 결합상품을 추천키도 했다. 기존 5만원대 가입상품을 2만원가량 할인한 가격에 TV·셋톱박스 등을 제공하는 구조다. 인터넷(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지속 감소함에 따라 결합상품을 통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보였다. 한 매장 직원은 “1년 반 정도 (기기를) 사용한 후 약정을 1년 연장하게 되면 요금제에서 25% 할인이 들어가고, 특정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추가 할인이 또 붙는다"며 “가족 동반 이동에 결합상품까지 가입하면 기기값과 별도로 백화점 상품권을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하반기 중 갤럭시 S7·아이폰 17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서다. 업계는 최소 3분기까지 번호이동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단통법 폐지 이후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의 담합 구조가 견고한 상황에선 역으로 다 같이 지원금을 내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지금보다 낮은 지원금을 받게 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단통법이 사라지더라도 일선 매장에선 판매 수당을 얻기 위해 고객에게 고가의 부가 서비스 등을 권하게 되는 구조인 것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22일부터 단통법 폐지, 후속대책은 감감…‘초기 혼란’ 불가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초기 혼란이 우려된다.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을 면제키로 한 상황에서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고, 이용자 차별이 발생할 수 있기 떄문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통신사-제조사 간 담합 구조로 보고 '절충형 완전자급제'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 오는 22일 폐지되면서 보조금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단말기 지원금 공시 의무와 상한규제가 사라지는 게 핵심이다. 통신 3사 간 마케팅 경쟁을 촉진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지만,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잖다. 가장 큰 문제는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로썬 단통법이 폐지되면, 법안 제정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공시지원금 제도와 함께 지원금의 차별 지급 금지 조항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기존엔 △가입 유형(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요금제 △이용자의 거주지·나이 등 신체 조건 등 사유로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을 막아왔다. 하지만, 이번 법안 개정을 통해 제한 사유 중 가입 유형·요금제를 제외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체적인 단말기 지원금 지급 조건 및 규모를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불리한 조건으로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통법 폐지 이후 일시적으로 단말기 지원금이 증가할 수 있지만, 고가 요금제와 단말기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통신사와 통신사, 통신사와 제조사 간 담합이 견고해진 상황에서 일종의 '윈윈 전략'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고가 단말기 중심 유통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는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못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현행 25% 수준의 요금을 할인하는 선택약정 할인제도의 실효성도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개정 법 조항을 살펴보면,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의'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대신 '지원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에 요금할인 등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통신사 입장에선 선택약정 이외의 요금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들면서 자율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 및 고시 폐지·신설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시행령엔 △통신사·제조사의 차별 유도 등 불공정행위 금지 △지원금 정보제공 강화 △단말기 선택권 보장 방안 △이용자피해 방지 및 구제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김태규 부위원장 사임으로 이진숙 방통위원장 단독 체제가 되면서 해당 법안을 의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인 체제에선 법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 수 없다. 특히 새 정부 들어 방통위 조직개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한동안 상임위원 임명도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선 오는 22일까지 시행령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일각에선 단통법 폐지안에 '절충형 완전자급제'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신사는 요금서비스 판매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중소 판매점만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단말기 지원금+요금제' 결합 판매에서 비롯되는 통신사-제조사 간 담합구조를 깨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외산 단말기를 유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한다는 취지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통신 정책 방향과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6월 단통법 폐지 필요성을 언급하며 “통신사-제조사 간 담합을 막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 당선 이후 통신 정책의 큰 틀을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로 설정한 상태에서 이같은 법이 도입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한 단말기 공급이 확대돼 외산폰 등 보다 저렴한 신제품 단말기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그러면 알뜰폰과 보급형 이용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저가형 단말기 가격 경쟁이 확대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가입자 썰물’ 더 빨라지나…최대 번호이동 예고

SK텔레콤(SKT)이 정부 판단에 따라 번호이동 가입자의 위약금을 면제키로 하면서 올 여름 통신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른바 '위약금 족쇄'가 풀리며 통신사를 옮기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갤럭시 Z7 시리즈 출시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며 번호이동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대규모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발생 시점인 지난 4월 18일부터 7월 14일까지 자사 통신 서비스 계약을 해지하는 가입자들의 위약금을 면제키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해킹 사고의 과실이 SKT에 있다고 판단하고,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이다. SKT 이용약관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고 명시돼 있다. 가입 상품·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인당 해지 위약금은 최소 10만원으로 예측된다. 다만, 단말기 할부금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단말기 자체구매에 대한 대금으로,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 계약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인터넷·TV 등 유선 서비스 결합 상품 또한 면제 대상이 아니다. 업계에선 정부 조치가 내려진 이달 4~14일 열흘 동안 번호이동 가입자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한다. SKT 유심 해킹사고 발생 이후 위약금 문제로 통신사 이동을 망설였던 가입자들이 정부 조치를 계기로 옮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경쟁사들이 보조금을 최대 동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과 페이백을 비롯한 불법 보조금(리베이트)을 더해 최신 단말을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조건으로 가입자들의 구매 심리를 부추기는 구조다. 앞서 KT·LGU+는 SKT 신규영업 중단 기간 동안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한 바 있다. 해킹사고 이후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기는 가입자를 유치하는 반사이익을 노린 조치다. SKT도 영업재개 시점에 맞춰 보조금을 늘리는 등 맞불을 놓은 바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 수는 88만5338명에 이른다. 이 기간 KT는 29만5231명, LGU+는 23만9473명의 가입자를 각각 끌어들였다. 서울 종로구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KT·LGU+는 이미 갤럭시S25·아이폰 17 시리즈를 중심으로 공시지원금 상향 등 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SKT 또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사와 비슷한 규모로 각종 보조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최대 관심사는 SKT의 가입자 이탈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다. 데이터 50기가바이트(GB) 무료 제공 등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불만 여론이 적잖아서다.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SKT가 지금 할 일은 책임에 상응한 보상안을 내놓고 무너진 신뢰와 기업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최소 2개월의 요금 감면 △1개월 면제 기간 제공 △결합상품 위약금 면제를 촉구했다. 여기에 오는 9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갤럭시 Z7 시리즈 출시가 예고된 데다 오는 22일 단통법마저 폐지되면 추가지원금 상한 규제가 사라지는 점도 변수다. 현재는 단통법에 따라 추가지원금이 공시지원금의 15%를 넘을 경우 불법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폐지 이후엔 추가지원금 지급 범위를 현행보다 더 확대할 수 있다. 이른바 최신 단말기를 무료구매하는 조건으로 고가 요금제를 일정 기간 사용하는 방식이 현재는 불법이지만, 22일 이후엔 합법화되는 셈이다. SKT는 위약금 면제 기준을 이달 14일까지로 설정했지만, 단통법 폐지 이후 번호이동을 노리는 가입자도 적잖은 만큼 추가 이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 수를 방어하기 위해 마케팅을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동안은 번호이동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통신 3사 간 마케팅 경쟁 또한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며 “SKT 입장에선 가입자 이탈이 이어질 경우 장기고객 혜택 강화와 같은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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