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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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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헌법에 기후정의 수록 찬성…생물다양성 보호까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헌법에 기후정의와 생물다양성 보호 내용을 수록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기후대응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및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는 뚜렷한 차별화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7일 3차 대선 후보 토론회의 개헌 관련 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기후 재난은 현실이고, 전 인류적으로 기후 위기를 겪고 있다. 따라서 기후정의 실현을 반드시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공감한다. 저희(민주당) 개헌 내용에도 들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권 후보는 “헌법 조항에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생태계 보호, 모든 생물체를 보호하는 국가 의무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보는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도 “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권 후보는 “기후위기는 보수, 진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하나 돼 해결해야 할 전 인류적 과제"라고 말에, 이 후보는 “맞은 말씀이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기후 분야에서 김문수 후보나 이준석 후보보다 적극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및 산업구조의 탈탄소 전환' 목표 아래 △선진국 책임에 걸맞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가속화 △경제성장의 대동맥,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탄소중립 산업전환으로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 도모 △건축물·열 부문 탈탄소화 △탈플라스틱 국가 로드맵 수립 및 바이오플라스틱 산업 육성 지원 △한반도 생물 다양성 복원 △4대강 재자연화(Rewilding)와 수질개선 추진 △탄소포인트제 등 탄소 감축 인센티브 강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실현 방안 마련 △2028년 제4차 UN해양총회 유치 등을 주요 기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이 후보는 권 후보의 헌법에 이익균점권 내용을 수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만, 쉽지 않다.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영역에서 기회와 분배를 좀 더 공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익균점권은 근로자가 기업 이익에 기여하는 만큼 이익을 공유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다. 제헌헌법 18조에 담겼었지만, 5.16 이후 1962년 개헌 때 삭제됐다. 이재명 후보는 개헌 공약으로 △5.18 광주민주화 운동 정신 수록 △대통령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대통령 계엄 요건 강화 및 거부권도 제한 △국민 기본권 강화 △지방자치권 강화 등을 내걸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일본, 2028년 바이오휘발유 도입…한국은 “힘들다” 왜?

일본 정부가 2028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바이오휘발유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기반으로 만드는 바이오휘발유는 미국에서 전체 물량을 사올 예정으로, 관세 협상용이기도 하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도 도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관련 업계는 국내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수분 형성을 막기 위해 막대한 인프라 개선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28일 바이오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8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바이오휘발유 혼합 사용을 시범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혼합량은 10%로, 기존 자동차 휘발유에 바이오휘발유를 10% 넣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바이오휘발유는 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다. 식물은 성장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식물을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연료는 연소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해도 중립적 탄소로 인정돼 탄소 저감 효과를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바이오에너지는 수송부문에서 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도 수송용 경유에 바이오경유를 4%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바이오휘발유 도입으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20%를 차지하는 운송부문에서 탄소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바이오휘발유의 거의 전량을 미국에서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는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 정부는 일본과 환경이 비슷한 우리나라에도 바이오휘발유 도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곡물협회는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매년 바이오휘발유(에탄올) 포럼을 열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연료업계는 국내 바이오휘발유 도입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도입이 가능할지 몰라도, 이를 위해 조 단위의 인프라 개선비용이 들어가고, 탄소 감축 수단으로 전기, 수소차라는 대안이 있는 마당에 굳이 바이오휘발유를 도입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임의순 박사 등 국내 연구진이 2008년 연구한 '국내 바이오에탄올 혼합연료유 시범보급 유통시스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수송용 석유제품 유통시스템에서 7개월간 바이오휘발유 3%(E3), 5%(E5) 보급을 실증한 결과 바이오휘발유 함량이 최소 99.6% 이상을 유지했고, 바이오휘발유 저장탱크의 수분함량이 1800ppm 이하로 유지되어 연료의 층 분리 가능성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결론에서 “E3, E5를 7개월간 진행하면서 이들의 유통시스템에 문제가 야기되지 않았다"며 “국내 도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키면서 기존의 휘발유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서 실사용이 가능하리라 사료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연구진으로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15년 전의 연구이고 이후 휘발유 품질도 달라졌기 때문에 당시 연구결과를 현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바이오휘발유는 유통과정에서 수분(물)이 형성된다. 물이 어는 겨울에는 이 부분이 차량 운행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유통시스템과 차량 부품에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조 단위의 비용이 필요하다. 바이오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2008년 당시 계산으로 바이오휘발유 도입을 위한 인프라 개선 비용으로 8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는데, 현재는 그것보다 2~3배는 더 늘어났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바이오휘발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더 불리해지고, 이미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상용화된 친환경차 대안이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바이오휘발유의 국내 도입은 사실상 힘들다고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삼천리, 1분기 견실한 성장…발전·집단e·車 다각화 속도

종합에너지기업 삼천리가 1분기 견실한 성장을 했다. 주력인 도시가스의 시장점유율 하락 속에서도 발전, 집단에너지, 자동차, 호텔 등에서 고른 성장을 하며 전체적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리는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 1조8141억원, 영업이익 969억원, 당기순이익 8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0% 증가했다. 여전히 도시가스사업 비중이 높지만 에너지, 자동차, 호텔 등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있다. 사업별 매출은 도시가스사업 1조4078억원(비중 77.6%), 발전사업 2027억원(11.2%), 자동차판매사업 1102억원(6.1%), 플랜트사업 550억원(3%), 집단에너지 271억원(1.5%), 해외호텔 104억원(0.4%) 등이다. 발전 판매단가의 하락으로 발전사업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도시가스 등 다른 사업들이 모두 성장하면서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삼천리는 전국 34개 도시가스사 중 1위이다. 1분기 기준 도시가스 시장점유율은 삼천리 15.7%, 서울도시가스 9.5%, 경동도시가스 7.8%, 코원에너지서비스 6.9%, 예스코 6%, 부산도시가스 5.6%, 대성에너지 4.7%, 대륜에너지 4.1%, 경남에너지 3.7%, JB 3.7% 등이다. 다만 삼천리 점유율은 2023년 16.9%, 2024년 16.2%, 올 1분기 15.7%로 감소세를 보였다. 출자회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곳은 단연 안산 발전소인 에스파워(지분 100%)로, 당기순익은 358억원이다. 집단에너지사인 안산도시개발(지분 49.9%)과 휴세스(지분 100%)도 각각 163억원, 92억원 수익을 거뒀고, 에너지분야 엔지니어링사인 삼천리이에스(지분 100%)도 112억원을 거뒀다. 반면 순손실을 기록한 곳도 있다. 연료전지사인 경기그린에너지(지분 19%)와 인천연료전지(지분 20%)는 각각 276억원, 5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중국 BYD 전기차를 판매하는 삼천리이브이는 24억원 순손실을 보였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요금 통제권 없는 도시가스, LPG 공격에 속수무책

산업용 가스연료 시장에서 액체석유가스(LPG)가 도시가스를 밀어내고 비중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도시가스는 사실상 가격이 정부에 통제되고 있는 반면, LPG는 공급사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어 마케팅에서 LPG가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산업부문에서 도시가스 소비량은 719만9000toe, LPG 소비량은 609만9000toe이다. 산업부문에서 석유화학 원료용을 제외하면 도시가스는 그대로고, LPG는 131만1000toe 규모이다. 즉, 산업부문의 순수 연료 소비량에서 도시가스와 LPG 비중은 대략 85% 대 15% 수준이다. 도시가스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추세를 보면 도시가스가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문에서 도시가스 소비량은 2013년 42만1206TJ를 정점으로 2024년 29만9794TJ로 10년간 29%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산업부문에서 석유화학 원료용을 제외한 LPG 소비량은 778만3000배럴에서 1302만3000배럴로 67%가량 증가했다. 에너지전환으로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에서 가스체 비중이 늘고 있는 가운데, 도시가스는 오히려 줄고 대부분의 과실을 LPG가 따먹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산업부문에서 LPG 비중이 급속히 커지는 이유는 가격경쟁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제품별 생산자 물가지수를 보면 2020년을 100으로 본다면 도시가스 산업용 가격은 2021년 114.9, 2022년 211.7, 2023년 190.0이다. 이에 비해 프로판은 2021년 131.9, 2022년 176.3, 2023년 149.8이다. 비교 기간 동안 도시가스 산업용 가격이 더 올랐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가스 가격은 사업자가 정하지 못하고,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의 판매가격으로 정해지는데, 사실상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정부는 2022년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을 때 가스공사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고 이를 나중에 올리기로 하면서 점진적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LPG 가격은 공급업자가 시장상황에 맞춰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최근 3개월간 원달러환율이 3월 1459.36원에서 5월 1392.01원으로 내렸고, 국제 LPG 프로판 가격(사우디 CP)도 4월 615달러에서 5월 610달러로 하락하면서 상당한 국내 판매가격 하락요인이 발생했다. LPG 공급업자들은 이를 활용해 산업용 에너지시장을 더욱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가스업계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도시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LPG가 산업용 수요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상당하다. 앞으로도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는 지속될 듯 싶다"며 “기존에도 도입가격과는 상관 없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오고 있어 조달가가 낮아지면 더 공세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LPG와의 경쟁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관계자는 “도시가스 가격은 가스공사 판매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마진을 줄이는 것 뿐"이라며 “여기에 LPG는 서민연료로 인식돼 개별소비세 특혜까지 받고 있는 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봉 숭실대 교수(전력산업연구회 회장)는 “우리나라 산업용 LNG 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정용 LNG 요금을 교차보조하기 때문이다. 반면 LPG는 정부의 간접적 요금규제가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그 소비량이 계속 증가해 도시가스의 산업용 소비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이런 교차보조를 시행하면 안된다. 교차보조로 말미암아 발전용 LNG 가격도 높아 전기요금을 정하는 SMP(계통한계가격)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가스공사가 직도입사와 경쟁이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정용 도시가스 가격을 올리고 발전용과 산업용을 내려야 한다"고 요금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대형로펌 태평양의 공약 분석 “민주당의 기후에너지부 신설, 가능성 상당히 높아 보여”

국내 메이저 로펌인 태평양이 유력 대선 후보들의 분야별 공약을 기업의 대응 시선으로 비교, 분석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 환경 분야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가능성이 높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산업 재편을 위해서 전력망을 대거 확충해야 하니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문수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와 에너지 기조가 유사하므로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봤으며, 기후환경부로 확대 개편하지만 에너지 조직이 더욱 강화되고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2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무법인 태평양은 '2025 대선 공약, 기업의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들을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는 민주당의 기후에너지부 신설 공약에 대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이재명 후보 당선 시 기후에너지부 출범 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출범 시 국가 에너지 정책 전반과 탄소감축 전략을 한꺼번에 총괄하는 부처의 출범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기후에너지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과 환경부 기후분야 일부 기능을 통합해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보고서는 “환경부의 기후 조직보다 산업부의 에너지 조직 규모가 훨씬 큰 점에 비춰 보면 기후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기후환경부 개편 공약에 대해서는 “무늬는 환경부의 확대 개편인데, 기후변화 대응 기능 강화는 감속될 수도 있다"며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경우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산업부의 에너지 공급조직 중심으로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 기후변화대응 기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에너지 관련 공약도 비교 분석했다. 이재명 후보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방침 아래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가속화 △에너지 고속도로(송전망) 구축 △RE100 산업단지 구축 △탈원전 아닌 원전 활용 통한 에너지믹스 등을 공약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신재생에너지로의 급속한 전환을 위해서는 전력망 확충과 계통 연계가 선결 과제이므로,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전력망 관련 전략적 투자 및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다만, 지역주민 수용성 확보 등 기존 산재한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우므로 공약 이행 상황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원전에 대해서는 다소 실용적인 접근을 보이기는 하나, 석탄발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므로 석탄발전 및 연관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은 선거 이후 정책 동향을 주시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문수 후보는 AI산업 필수 인프라인 전력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 아래 △원전산업 발전 지속 추진 △산업용 전기료 인하 △에너지 고속도로 연결 및 재생에너지 활용도 제고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김문수 후보의 에너지 분야 공약을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와 대체로 유사하므로 급격한 변화 없이 현 정책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상대적으로 급격히 인상돼 국내 제조업 경쟁력의 부담 요소로 지적돼 온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의 취지는 긍정적이나, 막대한 한전 적자 규모를 고려할 때 이를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어 향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태평양은 이번 1호 보고서를 시작으로, 대선 결과 직후 2호, 국정과제 발표 이후 3호 보고서를 시리즈로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보고서 내용은 공식적 입장이 아니고,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도 아니라고 전제했다. 1호 보고서는 △총론 △산업, 성장, 밸류업 △노동정책(인사노무) △공정거래, 상생, 온라인플랫폼, AI, 개인정보 △중대재해, 산업안전 △에너지, 환경 △제약바이오 △금융정책, 가상자산, 블록체인 △조세 및 재정정책 △국정 운영(국회, 언론 등) △경제부처 조직개편 △사법기관 개혁 △국제 통상환경 대응에 대해 비교 분석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에너지 변방에서 중심으로…한국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100%를 수입한다. 연간 수입액만 230조원으로, 국가 전체 수입액의 1/5에 이른다. 이처럼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소비하는데도 에너지산업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공기업 독점 구조 때문에 민간 기업의 활동 영역이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에 심상치 않은 새로운 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막대한 석유가스를 개발해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종전 이후 세계 최대급의 에너지 공급량을 아시아에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그 접점에 서게 되면서 아시아의 새로운 에너지 허브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에너지 제도를 미리 정비해 에너지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광물성연료) 수입액은 약 226조원이다. 여기에 금속자원 수입액 약 33조원을 더하면 에너지·자원 총 수입액은 약 260조원이다. 국가 전체 수입액의 29.6%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원 수입액은 중국, 미국, 인도, 일본에 이은 세계 5위 수준이다. 이처럼 많은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소비하면서도 21일 기준으로 국내 시가총액 10대 기업 안에는 에너지 기업이 하나도 없다. 40대까지 넓혀야 14위 두산에너빌리티, 23위 한국전력, 37위 SK이노베이션이 간신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전은 국가 송배전망 및 전력 도소매시장을 완전 독점하고 있고, 자회사를 통해 발전시장도 60%를 점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에너지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매출액은 약 93조원으로 삼성전자 매출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력, 천연가스, 열 등 주요 에너지 시장은 공기업 독과점으로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 시장마저 소수 대기업이 차지하면서 신규 진입도 없고 발전도 없는 고인물 시장으로 후퇴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의 요금 통제로 공기업 재무상태가 상당히 열악해지면서 송전망, 수소관 등 미래 에너지를 맞이할 인프라 구축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2일 본지와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미래포럼, 자원경제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서울에너지포럼에서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낡고 시대에 맞지 않는 에너지제도를 당장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은 에너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마침 글로벌 에너지시장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까지만 해도 탄소중립이 대세였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그리고 이후 출범한 트럼프 정부가 화석연료 회귀정책을 선포하면서 이제는 에너지안보, 에너지 패권싸움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매장된 100억배럴의 석유가스를 개발 및 수출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총 사업비 440억달러가 투입되는 이 사업에 한국, 일본, 대만의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제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동산 에너지 수입루트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알래스카 에너지는 한국까지 일주일이면 운송이 가능하고, 호르무즈해협이나 말라카해협 같은 병목구간도 없어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막대한 양의 러시아 에너지가 아시아 시장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러시아 에너지는 동남아에 있는 싱가포르 허브에서 취급하기 힘들다. 한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에너지 허브로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에너지 공급루트의 접점에 위치해 있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지역인 동북아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특히 지질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일본보다 유리하다. 한국이 싱가포르처럼 에너지허브 산업을 제대로 갖춘다면 강력한 에너지 안보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가장 저렴한 에너지 확보로 제조업의 부흥을 이끌 수 있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와 기반을 동시에 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 3일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관련 정책과 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과 교수는 “한국에 에너지허브 기회가 오고 있다는 인식에 공감한다. 허브가 구축되면 어려운 정유 및 석유화학 설비를 다시 활용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 및 인구 감소도 막을 수 있고, 일본과 협업하면 시너지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시장 개방 등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국은 '라스트 카드'인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을 일찍 꺼내들었다. 이는 그만큼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 빨리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과 한국이 강력한 에너지 안보동맹을 맺으면 한국은 아시아의 에너지 패권국이 될 수 있고, 협력범위를 원자력까지 확대해 유럽, 중동, 동남아로 원전 수출까지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 러시아 종전에 대비해 야말 및 아크틱 가스전, 동시베리아 에스포(ESPO) 프로젝트와의 협력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전래없던 훌륭한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것은 틀림 없다. 차기 정부가 이를 잘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에너지허브’ 기회 맞은 한국, 그 중심에 선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울산=윤병효 기자] 우리나라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에너지 허브산업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에너지 허브산업이란 에너지 공급지역으로부터 수입한 제품을 저장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국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단순히 제품만 사고 파는 게 아니라 거래 과정의 금융파생상품을 통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 중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에너지 허브산업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허브는 석유, 가스, LPG, 수소, 탄소 등 다양한 에너지 제품을 저장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 중단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다. 미국은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주 수출지역으로 아시아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가장 많은 동북아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고, 에너지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한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아시아국 중에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해와 남해는 수심이 깊어 초거대 에너지 운송선박이 접항하기도 좋고, 지진 위험도 낮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11월 상업가동에 들어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석유공사(52.4%)와 SK가스(47.6%)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LNG와 석유제품을 모두 취급하고 향후 수소, 탄소까지 취급을 통해 진정한 에너지 허브기지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오일허브로 시작, 에너지전환 맞아 에너지허브로 전환 대성공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국정과제로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이 선정되면서 시작됐으나, 이후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맞아 LNG를 포함하는 동북아 에너지 허브사업으로 확대 변경하면서 지금의 사명이 결정됐다. 2019년 합작투자계약 체결 및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서 사업은 본격화됐다. 2020년 LNG 1,2탱크 이용계약 및 자금조달 금융약정과 부지항만 임대차계약이 체결됐고, LNG 1,2탱크 및 오일탱크 건설공사가 착공됐다. 2022년에는 LNG 3탱크 이용계약이 체결되면서 건설공사도 착공에 들어갔다. 2023년 12월 오일탱크 27만㎘가 준공됐고, 2024년 6월 LNG 1,2탱크(각 21.5만㎘)도 준공됐다. LNG 3탱크(21.5만㎘)는 현재 공정률 86%로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조2052억원이 투입됐다. 자본은 자기자본 30%와 타인자본 70% 비율로 조달됐다. 부지면적은 총 30만㎡이며, 잔여부지 9.1만㎡에 탄소포집저장(CCS)이나 암모니아 등 신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LNG 저장탱크의 총 용량은 64만5000㎘로, 톤단위로는 29만톤이다. 송출량은 시간당 최대 540톤(연간 470만톤)이다. 주요 설비는 LNG 부두, 저장탱크, 고압펌프, 기화기로 이뤄져 있다. 오일 저장탱크의 총 용량은 27만㎘이며, 출하량은 시간당 최대 3000㎘이다. 주요 설비는 오일부두, 저장탱크, 첨가제탱크, 펌프로 이뤄져 있다. ◆“수심 깊어 초대형 선박도 1km로 접근, 아시아에 이만한 여건 별로 없어" 오일 터미널은 2024년 4월 17일 첫카고 입항 이후 상업 운영 중으로, 지금까지 총 172항차 작업이 진행됐다. LNG 터미널은 2024년 4월 5일 첫카고 입항을 통해 지난해 6월말 시운전을 완료하고 4개 고객사에 송출 중이다. 두 터미널 모두 운영 개시 후 무재해 무사고 및 가스 송출중단 제로화 운영 목표를 달성 중이다. LNG 1~3 탱크는 모두 터미널 사용 계약(TUA)이 체결됐으며, 12기 오일탱크도 3개 고객사와 임대계약이 완료됐다. LNG 1탱크는 울산지피에스 발전사에 공급하고, 2탱크는 SK에너지, SKMU, 고려아연에 공급하며, 3탱크는 에쓰오일에 공급한다. 오일 탱크는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트레이딩아시아와 7기(11.5만㎘), 일본 에네오스와 2기(6만㎘), 사우디 아람코와 3기(9.5만㎘) 계약을 맺었다. 특히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업은 지역경제에 매우 높은 경제적 효과를 올려주고 있다. 일자리창출 2040명, 생산유발 9536억원, 부가가치유발 4109억원 효과를 창출했다. 특히 터미널 건설과정에서도 일자리 1만384명, 생산유발 1조4247억원, 부가가치유발 5911억원을 창출했다. 당초 지역 탱크사업자들은 코리아에너지터미널 건설에 반대했다고 한다. 대용량 탱크가 들어서면 계약물량을 쓸어가기 위해 임대료를 낮게 책정할 것으로 우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오히려 임대료를 더 높게 책정한 상태다. 이를 통해 지역평균 임대료까지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입지, 접안, 운영 여건이 매우 훌륭하다. 수심이 매우 깊어 초대형 선박인 VLCC급이 1km까지 접안이 가능하다. 이것을 할 수 있는 곳은 아시아에서도 많지 않다. 이러한 여건 때문에 글로벌 사업자들과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임대료를 상향평준화 시켜 지금은 지역사업자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상업가동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놀라운 경영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289억5100만원, 영업이익 123억7200만원, 당기순이익 48억90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2.7%나 된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도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남은 부지 9.1만㎡에 탄소포집저장(CCS) 또는 암모니아 등 신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만반의 준비를 갖춰 진정한 에너지 허브기지가 되는 것이 회사의 궁극적 전략이다. ◆트럼프가 만든 절호의 기회…한국을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해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화석연료 시대의 회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파리기후협정에서도 탈퇴했다. 이는 미국의 최대 수출품인 석유와 가스 수출을 더욱 장려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트럼프 정부가 석유, 가스 수출을 더욱 확대하려는 지역은 아시아이다. 아시아 중에서 한국이 속한 동북아는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며, 동남아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어메이징 지역이다. 하지만 미국의 아시아 에너지 수출은 제한적이다. 텍사스, 루이지애나주 등 남부에서 에너지제품을 실은 선박이 아시아로 가려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거나 아니면 남아메리카를 멀리 돌아 가야 한다. 파나마운하는 폭이 좁아 큰 배가 통과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대통령에 운하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하 건설은 미국이 했다. 결국 미국이 아시아에 에너지 제품을 효과적으로 수출하려면 가장 큰 선박으로 한번에 대량 운송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동북아 에너지 허브기지 구축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본이 먼저 LNG 허브산업 육성에 들어갔지만, 일본은 지진 위험이 큰 지역이라서 한계가 있다. 현재 아시아 에너지 허브지역인 싱가포르는 중국의 영향력 지대에 있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확대되면 이용이 어렵게 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더욱 커지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역시 중동산 에너지 수입이 어렵게 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칠레 등 아메리카 대륙의 아시아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에너지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러시아의 북극 및 극동지역의 에너지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에너지 허브가 되기 위해선 물량, 인프라 등 하드적 요소 외에도 실질적으로 운용하기에 필요한 금융, 제도 등은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화석연료 시대로 회귀한 트럼프 시대를 맞아 한국은 절호의 에너지 허브 기회를 맞았다. 물량도 충분하고, 인프라와 자연적 조건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에너지 허브는 금융산업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과 거래 플랫폼이 구축돼야 하고, 무엇보다 에너지 시장개방과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며 “특히 에너지 허브는 에너지 안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새 정부에서 에너지 허브산업을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선정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유럽 수출 막힌 러시아 에너지, 아시아로 온다

세계에서 석유, 가스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가 유럽 수출이 막히자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의 에너지 허브인 싱가포르가 이 물량을 취급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 한국에 극동지역 에너지 허브 기회가 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민지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러시아 에너지 전략 2050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대아시아 수출 다각화 계획이 더욱 분명해짐에 따라, 향후 러시아의 북극항로 개발 현황, 극동지역 에너지 생산지 개발 및 인프라 구축 과정, 아시아 국가들과의 수출 협상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에너지분야 최상위 국가 전략인 '에너지 전략 2050'을 수립했다. 이 전략은 2050년까지 기술주권을 확보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해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및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가 미래에 에너지 수출을 하고자 하는 지역은 아시아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주로 유럽으로 에너지를 수출했으나,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이 급격히 줄었고, 최근 유럽연합은 2027년까지 러시아 석유, 가스 수입을 완전 중단하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 전면 중단 로드맵'을 수립했다. 러시아 정부는 '에너지 전략 2050'과 함께 북극항로를 극동 항만, 동시베리아 철도와 통합하고, 북극항로 인접 항만을 현대화해 석탄, LNG, 석유화학제품 수출망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극동지역 항만인 캄차카, 블라디보스토크, 사할린 등을 에너지 자원의 환적·저장·가공 가능한 복합물류허브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극동지역을 에너지 산업과 수출의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이 아시아로 쏠리게 되면 아시아에는 물량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 EI(Energy Institute)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1120만배럴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위이다. 가스 생산량은 하루 598억cf로, 미국에 이어 2위이다. 2020년 기준 석유 확인매장량은 1078억배럴(세계 6위)로, 가채년수는 26.4년이며, 가스 확인매장량은 37.4조㎥(세계 1위)로, 가채년수는 60.5년이다. 여기에 미국의 에너지도 상당량이 아시아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국에 에너지 수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약 100억배럴의 석유 가스가 매장된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 사업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 일본, 대만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알래스카 에너지 물량은 일주일이면 아시아로 공급이 가능하다. 결국 미국의 신규 생산물량과 러시아 물량이 아시아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접점에 있는 한국이 새로운 아시아 에너지 허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지역인 동북아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보다 지질적으로 안정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울산, 부산, 여수는 초대형 선박인 VLCC급의 접안도 가능할 정도로 천혜의 항만 환경도 갖추고 있다. 민지영 전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트럼프 2기 들어 미·러 관계 정상화가 기대된다"며 “추후 북극항로, 극동지역에서의 한·러 협력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한화큐셀의 차세대 태양전지 ‘텐덤셀’, 신뢰성 통과…상용화 박차

최대 29.9%의 발전효율을 보이는 한화큐셀이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이 잇따라 국제기관으로부터 신뢰성을 입증받음에 따라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한화솔루션은 한화큐셀이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해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Tandem) 모듈'이 신뢰성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테스트는 글로벌 태양광 인증기관인 티유브이 라인란드(TÜV Rheinland)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와 미국 안전시험기관(UL)의 국제 표준을 기준으로 시행하는 시험이다. 테스트를 통과한 셀과 모듈은 독일 탈하임에 위치한 한화큐셀 R&D센터 내 탠덤 파일럿 라인에서 제작된 것이다. M10 사이즈(330.56cm²) 탠덤 셀과 한화큐셀만의 독자적인 모듈 대량 생산 공정이 적용됐다. 한화솔루션은 “시중에 범용적으로 판매 중인 상용 규격의 탠덤 모듈로 제3자 기관으로부터 신뢰성 인증을 통과한 것은 전 세계 최초 사례"라고 밝혔다. 한화큐셀의 M10 사이즈 탠덤 셀은 지난해 12월에도 국제적 인증 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시스템연구소(Fraunhofer ISE)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탠덤 셀은 서로 다른 영역 대의 빛을 흡수하는 실리콘 셀과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적층시켜 발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학계에 따르면 탠덤 셀의 이론적 한계 효율은 44%에 달해 시중 실리콘 셀의 이론적 한계 효율인 29%에 비해 약 50% 높다. 23~24% 수준의 발전효율을 지닌 시중 실리콘 모듈 대신 26~27% 수준의 발전효율을 지닌 탠덤 모듈을 설치하면 약 15%의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는 온도와 일사량 변화에 따른 출력 변화 폭이 작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탠덤 셀은 더운 기후나 흐린 날씨에도 실리콘 단일 셀에 비해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한화큐셀의 탠덤 셀은 회사 고유의 퀀텀(Q.ANTUM) 기술로 제작한 하부 실리콘 셀과 독자 개발한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박막(薄膜) 형성 기술을 적용한 상부 셀로 이뤄졌다. 하부 셀은 상용 웨이퍼로 만들어져 향후 모듈 공정에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큐셀은 탠덤 셀 시험생산 라인을 운영 중인 한국 진천 공장과 독일 탈하임 R&D센터, 그리고 판교R&D센터의 유기적 협업을 토대로 선도적 상용화를 실현할 방침이다. 한화큐셀 장비개발센터는 양산을 위한 핵심 공정 설비를 제작했고, 추후 연구를 지속 고도화해 공정 설비의 내재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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