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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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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만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회장이 27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났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필요성과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을 비롯해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형희 서울상의 부회장(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미국 상호관세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확대와 이를 위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시바 총리에게 양국 기업활동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상의가 주관하는 'APEC CEO 서밋'에 대한 이시바 총리의 관심과 함께 일본 유수 기업들의 참여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총리 면담에 이어 일본상공회의소를 찾아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과도 대화를 나눴다. 일본상의 방문은 지난 2022년 이후 약 3년만이다. 올해 14회째를 맞이한 한일 상의회장단 회의 등 양국 상의 간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제14회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는 금년 말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현지화 전략’ 해외 접점 늘려 B2B 사업 키운다

LG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도시에 다양한 형태의 거점을 만들며 고객사들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소비재 시장 성장 한계가 뚜렷한 만큼 B2B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려가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프랑스 남동부 리옹에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파리에 이어 프랑스 내 두 번째 거점이다. 리옹은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남부 국가들과 연결성이 뛰어난 도시로 꼽힌다. LG전자는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내 약 20곳에 HVAC 아카데미를 마련해둔 상태다. 전세계적으로는 43개 국가, 65개 지역에 퍼져있다. 올해 들어 선전에 중국 내 두 번째 HVAC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태국 방콕에 있는 거점은 첨단 기술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이전했다. LG전자는 HVAC 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3만명 이상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고객사, 공조 설계 컨설턴트 등을 대상으로 세미나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연말까지 HVAC 아카데미를 7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현지화 전략에도 눈길이 간다. LG전자는 해당 시장 공략을 위해 43개국 52개 지역에 '비즈니스이노베이션센터(BIC)'를 운영 중이다. 사무실, 학교,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 특화된 상업용 디스플레이 설루션을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기업들과 컨설팅이나 협업 논의 등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성장동력인 전장은 지역사무소를 앞세워 영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유럽, 북미, 일본 등 지역 거점에 총 15개의 전장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다. 회사는 올해 들어 토요타 '우수 공급사'와 제너럴모터스(GM) '올해의 공급사'에 선정되는 등 관련한 성과도 내고 있다. LG전자가 해외 접점을 늘리며 B2B 사업을 키우는 것은 소비재 분야 발전 한계가 분명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소비 여력이 있는 대부분 국가에 이미 진출한 상태고 중국발 '저가공세' 등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관비 지출이 늘며 수익성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83조4673억원에서 지난해 87조7282억원으로 5%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3조5510억원에서 3조419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회사 성장을 위해 B2B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수차례 언급했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제2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에서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B2B인) 빌트인 시장엔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 공략을 강화해 '가전 1위' 지위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조 사장은 “HVAC 분야가 지난 4년간 연평균 12% 가량 성장했는데 기후, 건축방식, 주거행태, 규제 등을 감안한 '현지 완결형 체계 구축'이 그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LG전자는 앞으로 세계 주요 지역에 위치한 거점을 활용해 지역·고객에 특화된 맞춤형 설루션을 발굴·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한 사례나 미국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에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전체 매출 중 B2B 사업 비중은 지난 2021년 27%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 36%까지 뛰었다. 회사는 이 비중을 2030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뉴욕 언팩’ 기획했는데… 삼성 폴더블폰 ‘美 25% 관세 리스크’

미국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던 삼성전자가 '관세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다. 애플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3년만에 야심차게 '뉴욕 언팩'까지 기획해둔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해외에서 생산된 애플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이나 다른 기업도 해당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다음달 말부터 수입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을 겨냥해 관세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현재 대부분 아이폰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수년전부터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조짐이 보이자 생산 기반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품 대부분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불똥이 튄 셈이다. 문제는 똑같이 25%의 관세를 문다 해도 삼성전자가 입을 타격이 더 크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애플이 57.6%로 삼성전자(23%)를 압도하고 있다. 관세를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이를 제조사가 떠안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행동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플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률은 작년 기준 9.1%다. 30%가 넘는 애플과 차이가 크다. 애플은 마진을 과감하게 포기하며 가격 정책을 가져갈 여력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플은 '삼성 견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아이폰 18'부터 제품 출시 일정을 재편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애플은 기존에는 매년 9월 아이폰과 프로·프로맥스를 동시에 공개해왔다. 앞으로는 일정을 두 차례로 나눠 일부 모델을 이듬해 초 출시하기로 했다. 통상 갤럭시 S 신모델이 출시되는 상반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폴더블폰'이다. 수년간 Z 시리즈를 만들며 내공을 쌓아온 만큼 기술력에서 애플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내년 첫 폴더블폰을 내놓으면 미국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계산에 하반기 언팩 개최 장소도 뉴욕으로 정했다. 여기에서 갤럭시 Z플립·폴드7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회사가 뉴욕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여만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일정을 7월9일로 잡았다. 하반기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25% 관세'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S·A 등 기존 제품들은 재고를 많이 확보하며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Z시리즈는 힘들다는 의미다. 미국 폴더블폰 시장을 정조준한 삼성전자가 '관세 리스크' 악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 인공지능(AI) 기능이 갤럭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법 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팀코리아’ 심기일전···글로벌 원전 시장 공략 ‘박차’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출을 위해 뭉친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수주 중단 같은 변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사 역할을 재정비하며 실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정부 역시 전방위 지원에 나서며 국가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 탄소중립 달성 등 원전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충분한 만큼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팀코리아가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및 파트너를 물색하는 동시에 기술 측면에서도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와 협력해 수도권 소재 협력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인 캐나다 'ARC 클린 테크놀로지'와 공동 기술개발 및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을 성공시킨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 동시에 체코 사태 관련 심기일전도 하고 있다. 운신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원전 원천기술을 자립화하는 방향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한수원 품질기술본부는 기존과 다른방식으로 원자로를 설계해 대형 원전을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밖에 각 국가별 에너지 정책과 수요에 맞는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해외 원전 운영·정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 역시 설계 역량 향상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맞춤형 상세 설계 및 규제 대응 전략을 수립하며 수출 대상국의 환경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기존 APR1400 노형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미래 시장을 위한 SMR 개발에도 참여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UAE 성공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대형 원전의 핵심 기자재 설계 및 제작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련 경쟁력 강화에 시간을 들이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 해외 기업과도 긴밀히 협력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 원전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도 팀코리아 수출 경쟁력에 힘을 보태는 요소로 꼽힌다. 시공 분야를 책임지는 대우건설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작년 9월 새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원자력 분야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 2팀+2태스크포스(TF) 규모였던 조직을 5팀 1반 체제로 늘렸다. 신설된 국내원자력팀은 기존 대우건설이 강점으로 보유한 원자력 생애주기 전분야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신규원전 영업 뿐만 아니라 원전해체, 방폐장, 연구용원자로, 가속기 등 원자력 이용시설의 수주영업까지 담당하게 된다. 한전KPS와 한전연료 등은 팀코리아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운전, 정비, 핵연료 공급 등 후속 운영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전KPS는 원전의 시운전, 정비, 성능개선 등 운영 및 유지보수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각 해외 원전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최적화된 운영 및 정비 솔루션을 개발·제공해 프로젝트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전연료는 원자력연료 설계, 제조, 공급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APR1400 등 한국형 원전에 최적화된 고성능, 고안전성 핵연료를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해외 원전 운영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부 역시 적극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초기 원전 수주전 단계부터 '경제 외교팀'을 중심으로 외교적 지원과 규제 대응을 병행해왔다. 체코 사태를 반면교사삼아 다른 국가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다진 상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달 초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안 장관은 “에너지 정책은 몇세대를 보고 가는 것이라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국회가 현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팀코리아는 체코 프로젝트와 별도로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등 후속 원전 시장을 대상으로 유사한 협업 체계를 유지하며 수주 확대를 노릴 전망이다. 원전은 단일 프로젝트당 수십조원 규모에 달하고 시공 후에도 장기 운영이 수반되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 공동 전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팀코리아'는 그간 다양한 방면에서 원전 수출 성과를 올려왔다. 한전을 포함한 팀코리아는 지난 2009년 12월 UAE 바카라 원전 4기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약 20조원 규모다. 이 원전은 2020년 8월 1호기 가동 후 첫 송전을 시작했다. 한수원은 2022년 8월 3조원 규모 이집트 엘다바 원전을 만들기로 계약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약 2600억원에 수주했다. 작년에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프랑스 등 경쟁당국이 몽니를 부리고 있어 현재 일시 보류된 상태다. 한수원은 당초 올해 3월까지 체코 원전 관련 최종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에다 탈락 경쟁사들이 절차적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본계약이 늦어졌다. 체코는 두코바니에 1GW급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새로 짓는 원전은 2036년께부터 차례로 가동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원전 수주가 패키지형 국가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기업 간 '역할 분담'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수요에 대한 기대는 충분한 만큼 수주 당사국에 팀코리아 경쟁력을 잘 알리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원전 수출에선 비교적 신흥국인 한국이 수익성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전세계에서 계획·제안된 원전 사업 4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이 중 43%를 수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업계를 선도했던 미국과 프랑스는 비용과 건설 기간이 늘어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강자인 중국·러시아의 경우 서방 국가들이 안보 우려 때문에 공사를 맡기기 주저할 수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다만 한국의 국내 혼란과 정치적 변화는 변수로 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는 지난달 원전 정책 관련 “비중을 유지하되 사회적 합의로 조금씩 줄여가는 게 큰 방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AI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하며 원전 비중을 확대하고 수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더 커지는 HBM 시장···삼성전자 ‘엔비디아 납품’ 언제?

'인공지능(AI) 붐'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고속 성장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5세대 HBM3E 등 제품을 앞세워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좀처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HBM 관련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총 출하량은 300억 기가비트(Gb)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등 신기술 관련 수요가 워낙 강력한 탓이다.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 HBM4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류 제품은 5세대 HBM3E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과 AMD의 차세대 AI 칩 'MI400' 시리즈에 HBM4 탑재가 유력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성장 수혜를 잘 누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 보고서를 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34%)를 앞지르며 최초로 'D램 왕좌'에 오른 것이다. 이 시기 연결 영업이익(7조4405억원) 역시 국내 전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에는 차세대 HBM4 샘플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고객사들과 내년 생산 예정인 HBM 계약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역시 SK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았다. 그는 HBM4 샘플 등을 살펴본 뒤 “정말 아름답다", “원 팀", “사랑한다" 등 찬사를 쏟아냈다. 삼성전자 분위기는 다르다.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위한 품질 테스트를 받은지 1년 가량 됐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작년까지만 해도 황 CEO가 삼성의 기술력과 관련한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컴퓨텍스 2025' 현장에서는 따로 없었다. 삼성전자는 '기술통'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HBM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총장에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HBM3E 12단 생산을 확대하는 등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엔비디아 공급 승인이 완료되면 실적이 확 뛸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납품 이력이 없으면 부가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6세대 HBM4 물량을 따내는 데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HBM3E 가격이 프리미엄 약 20%로 출시됐으나 HBM4는 제조 난도 상승으로 프리미엄이 30%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면서 계약 물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HBM 판매량은 1분기 저점을 찍겠지만 HBM3E 개선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HBM2E 개선 제품은 주요 고객사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며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판매 기여 폭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HBM4의 경우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IT 관련 수요는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로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HBM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R&D 지적재산화 집중···실력 쌓아 ‘특허 소송 방패’ 만든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주요국 특허 보유 건수를 꾸준히 늘려가며 연구개발(R&D) 지적재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제도를 악용해 회사를 공격하는 '글로벌 특허 괴물' 공세에 대비하는 동시에 미래 신기술 관련 진입 장벽을 쌓아 경쟁사를 견제하는 차원이다. 22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특허는 총 27만61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3월 말(25만691건)과 비교해 2만여건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10만655개, 한국 6만3654개, 유럽 4만8391개, 중국 2만9615개, 일본 8768개 등을 등록했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2364건, 미국에서 2357건의 특허를 새로 따냈다.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과 협력해 '특허 보호망'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구글을 시작으로 에릭슨(2021년), 퀄컴(2022년), 화웨이(2022년), 노키아(2023년)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모바일, 반도체 등 주력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서 R&D 역량을 고도화하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R&D 지적재산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워낙 다양한 사업과 시장에서 회사 제품·서비스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제품은 양산하지 않고 특허만 보유한 채 이를 앞세워 수익을내는 특허관리기업(NPE) 등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특허 소송 '타깃'이 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미국 정보 제공업체 유나이티드 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404건 이상의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4.5일에 한 건 수준으로 분쟁이 휘말린 것이다. 지난해 회사에서 지적재산권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임원이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NPE 넷리스트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군을 겨냥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HBM3E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D램 적층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넷리스트 측 주장이다. 넷리스트는 작년 말까지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8개 걸었지만 대부분 무효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1984년 미국에 최초로 특허를 등록했다. 다만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적재산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열중한 것은 2012년 이후로 꼽힌다. 당시 삼성전자는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아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 분쟁 이후 삼성전자는 특허 개발 조직을 만들고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특허 방패' 보강을 위해 글로벌 기업에서 역량을 쌓은 최고급 인재들을 다수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적으로 최고 수준 금액을 R&D에 쏟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에만 비용을 9조327억원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1.4%로 SK하이닉스(8.8%), LG전자(5%) 등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보유한 지적재산권은 전략사업 제품에 쓰이거나 향후 활용될 예정"이라며 “사업 보호 역할뿐 아니라 유사 기술·특허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경쟁사 견제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신기술 관련 선행 특허 확보를 통해 향후 신규 사업 진출 시 사업 보호의 역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매출 올라도 빈약한 영업익’…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수익성 끌어올리나

LG전자가 사용하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까지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 평균가가 1분기 들어 하락 전환해 수익성 개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 중인 회사가 마진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21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사업부가 사용하는 LCD 모듈의 1분기 매입 가격은 작년 대비 6.8% 내렸다. 작년에는 가격이 전년 대비 16% 올라 비용 부담을 키운 원재료다. 1~3월 LG전자의 LCD 모듈 매입액(9868억원)은 단일 품목 기준 4개 사업부 통틀어 가장 많다. VS(Vehicle Solution) 사업부가 사들이는 차량용 칩 평균가 움직임도 비슷하다. 작년에는 2023년 대비 7.3% 상승했지만 올해 1분기 들어 지난해 대비 4.9% 하락했다. HS(Home Appliance Solution)에서 쓰는 스틸의 지난해 평균 매입 가격은 전년 대비 0.7% 내렸다.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 평균가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VS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14.5%, 7.9% 하락했다. ES(Eco Solution)에서 쓰는 스틸 매입가 역시 1.7%, 3.3% 빠졌다. 이들 3개 품목의 1분기 매입 규모는 각각 4115억원, 1579억원, 240억원이다. HS·ES 사업부에서 쓰는 구리와 합성수지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다만 1분기 매입액이 각각 2530억원, 1379억원으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LG전자 자회사 LG이노텍 상황도 비슷하다. 광학솔루션 사업 주요 원재료인 이미지센서 가격이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6.3% 올랐지만 1분기에는 작년보다 5.5% 내렸다. LG이노텍의 1분기 이미지센서 매입액은 1조3305억3200만원으로 단일 원재료 기준 가장 비중이 높다. 전장부품 사업 주요 원재료인 IC 가격은 같은 기간 3.7%, 1.3% 각각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수익성 확대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원재료 외 원가 요소인 판관비, 인건비, 물류비 등 절감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LG전자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생산지 운영 최적화 등 원가경쟁력 개선 노력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전기차부품 사업의 오퍼레이션 최적화, 자원운영 효율성 제고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가 요소 중 일부인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는 환경을 두고 일각에서 회사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는 배경이다. LG전자가 마진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몸집이 커지는 만큼 영업이익이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LG전자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87조7282억원으로 2022년(83조4673억원) 대비 5.1% 늘었다.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3조5510억원에서 3조4197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4.25%에서 3.9%로 내려갔다. 회사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체질 개선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고 고수익을 내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등 비중을 높이는 게 대표적이다.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새롭게 점찍은 냉난방공조, 전장 등 B2B 사업 역량을 높이는 작업도 필요할 전망이다. 관세 전쟁 후폭풍, 환율, 해상운임 등 외부 요인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제품 믹스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VS 이익추정치는 올라가되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MS를 낮춰야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하향 요인은 관세 전쟁 격화이며 상향 요소는 해상 운임 부담 완화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은 서로 얽혀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엇갈리는 D램 가격 전망···반도체 업계 ‘셈법 복잡’

반도체 업계가 D램 가격 변동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수요가 꾸준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선구매 효과'가 끝나면 업황이 어두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2.2% 급등한 수치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 등에 따라 고객사들이 선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D램 가격은 지난해 9월(-17.07%)과 11월(-20.59%)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4개월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업체들은 일단 공급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달 관세 불확실성을 반영해 납품가를 올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움직였다. 그동안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던 구형 D램 가격이 신형(DDR5) 보다 인상률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 업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D램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분야인 만큼 기업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이 꾸준히 올라가길 바라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소비여력이 충분하고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수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구형 제품 감산을 미리 결정해놨다는 점도 향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일부 대형 고객사들의 선구매 움직임도 '트럼프 불확실성'에 적응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고를 쌓아뒀다는 이유로 향후 관세 장벽이 생기거나 사라진다 해도 주문량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이자 한국 기업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1~2년 단위 장기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하반기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희박하다.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AI 붐'이 또 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상태기도 하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업황은 제한된 공급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서버·그래픽향 수요로 인해 안정적인 수급 밸런스를 보일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PC의 경우 하반기 아이폰 17 시리즈와 AI 기능 탑재한 PC 출시로 출하량보다는 용량 증가로 D램 수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D램 수요가 추세적으로 늘어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관세와 인플레이션 등이 하반기 수요에 영향을 우려가 여전하다"며 “관세 불확실성과 국가 사이 무역 장벽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D램 가격 상승폭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도 고객사들의 선구매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재고를 쌓아둔 것과 별개로 소비 시장이 위축될 경우 가격 하락폭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D램 업황이 당초 우려보다 양호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선구매 부작용과 생산량 증가에 따른 레거시 D램 업황이 재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D램 업체들의 DDR5 재고는 2~3주치에 불과하나 유통 재고가 증가 중"이라며 “DDR5 현물 가격 반등은 조만간 종료될 듯하고 재고가 과다한 DDR4 가격 반등 역시 2분기까지 장기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업계는 HBM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가격 변동이 크고 경쟁이 치열한 구형 제품은 생산 중단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DDR4와 3세대 HBM인 HBM2E 등 제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DDR4 생산 비중을 낮추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최신 D램은 DDR5와 HBM3E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 등을 앞세워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라인 증설을 위한 신규 투자를 계획 중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공간 줄이고 더 똑똑하게···삼성·LG전자 ‘세탁건조기 경쟁’ 후끈

삼성·LG전자가 세탁기와 건조기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신가전 '세탁건조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점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존 제품 대비 가격대가 높아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국내 시장에 최초로 출시하고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025년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인공지능(AI)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무기는 7형 터치스크린 'AI 홈'이다. 스크린이 탑재돼 다양한 코스와 기능을 한눈에 보고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AI 홈' 스크린에서 집안 도면을 3차원으로 보여주고 연결된 가전의 위치와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3D 맵뷰' 활용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기기를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2020년 세탁건조기를 내놓고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타워형 결합 제품이 주력이지만 지난 2월 성능을 끌어올린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출시하며 방어전에 나섰다. LG전자의 마케팅 포인트 역시 AI다. 신제품이 핵심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Core Tech)를 상징하는 AI DD모터가 탑재됐다는 점을 앞세웠다. 딥러닝 AI 기술을 통해 옷감의 재질, 무게, 오염도에 따라 옷감 손상을 줄여주는 6모션으로 맞춤 세탁·건조한다는 사실도 홍보 중이다. 세탁건조기 시장을 둘러싼 양사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2월 워시콤보 신규 라인업을 선보이고 상품성을 강화하자 삼성전자가 한달여만에 신제품을 선보이며 용량을 더 키운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이라는 수식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에는 양측이 타사 제품을 비방하며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LG전자가 트럼 워시콤보 소비전력이 낮다며 경쟁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자 삼성전자가 크게 반발했다. 건조 방식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있었다. LG전자는 세탁건조기에 100% 히트펌프 기술만을 사용해 옷감 손상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고 주장했고 삼성전자는 기존 히터방식과 결합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맞섰다. 삼성·LG전자가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세탁건조기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기준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가 출시 1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초반에는 3일만에 1000대, 12일만에 3000대가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LG전자 트롬 워시타워는 2020년 4월 데뷔 이후 국내 누적 판매가 100만대를 넘어섰다. 출시 후 작년까지 연평균 25%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워시타워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결합한 제품이다. 동급 드럼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설치할 때보다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는 장점과 AI 기능이 적용됐다는 점 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세탁건조기 신가전 판매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본다. 제품가가 300만원대부터 최대 600만원대까지 형성돼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형 세탁·건조기를 국내에 속속 들여오는 상황에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고품질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탁건조기 시장은 커지지만 제조사 기술력이 정점에 오른 상태는 아니라 삼성·LG전자 모두 한동안 신제품 개발·출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美 2037년까지 선박 최대 448척 발주···韓 조선업에 기회”

미국 정부가 조선산업 재건사업을 통해 2037년까지 최대 448척의 선박을 발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나라 조선업에 기회가 되는 만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사업성이 확실한 분야를 선정해 미국과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류민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해 발간한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미 조선산업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해양 패권 장악 저지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LNG 운반선, 상선, 해군 함정 등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동시에 자국내 투자유치를 통해 조선산업 인프라를 재구축할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발의된 '조선 및 항만 인프라법'은 미국 국적 전략상선단을 250척까지로 늘리고 2047년까지 LNG 수출 화물의 15%를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해군은 올해 군함 퇴역 및 신조(新造) 계획을 통해 향후 30년간 총 364척을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쇄빙선 40척을 발주한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와 조선업계는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정책을 한국 조선산업의 발전 기회로 활용하면서 상선, LNG 운반선, 해군 군함, 차세대 선박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LNG 운반선의 경우 미국의 LNG 수출 증가로 미국이 새로 건조할 LNG 운반선 전체를 미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조선 기업들이 현지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략상선단은 중형급 선박이 대부분이므로 국내 중형 조선업계의 수주 및 사업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 해군 함정과 관련 전투용 함정이 첨단 무기체계와 연계돼 있는 만큼 유지보수(MRO)와 신조를 이른 시일내에 우리나라에게 맡길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MRO 분야에서는 선체 보수작업 위주의 작업으로 신뢰를 쌓은 후 점차 선체 개보수 프로젝트 수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무기체계를 포함한 유지보수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차세대 선박과 관련해서는 중대형 CO2운반선, 액체수소 운반선, 무인 자율운항선박 등의 차세대 선박 관련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한미 공동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조선산업 생태계 재건을 위해서는 장기간 상당한 투자를 통해 인프라 개선, 생산성 향상, 인력 충원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류 교수는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현지 사업을 추진할 때 인력과 공급망 저변을 확보하는 전략을 미국과 함께 마련하고 미국의 지원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양국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미국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에 따른 사업 리스크도 면밀하게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사업으로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한층 중요해졌다"며 “국회와 정부는 자율 운항 선박, 수소선박 등 미래형 선박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으로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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