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전경. 서부발전

이란 사태 이후 한국 에너지 정책·시장 핵심 쟁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에너지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국내 전체 발전 비중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석탄발전 감축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에너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40기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40기 폐쇄 시 약 20GW 규모의 전력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이를 LNG(액화천연가스) 전환 및 재생에너지 확대로 메울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이란 전쟁과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가 흔들릴 때마다 에너지 가격과 전력시장 안정성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에너지 안보 관점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반복되는 글로벌 위기…전력시장 불안 변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LNG 가격 폭등은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고 전기요금 인상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이번 이란 사태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변동성 확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국처럼 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지정학 리스크가 곧바로 전력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국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전력시장까지 흔들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발전원 구성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번 사태의 최대 충격은 원유보다 가스 시장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원유보다 천연가스 시장이 더 큰 가격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스는 원유에 비해 추가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가격 상승 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해협이 한 달간 폐쇄될 경우 유럽 가스 가격이 130% 이상 급등해 MWh당 74유로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두 달 이상 수송이 중단될 경우 가격이 100유로에 근접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가스 가격 급등 시 전력시장과 전기요금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석탄 비중 확대...한국도 재평가•퇴출 속도조절 필요
이 같은 상황에서 석탄발전의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석탄발전은 탄소 배출이 많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료 저장이 상온에서 장기간 가능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전세계 곳곳에 매장돼 있어 수급에서 타 에너지원보다 훨씬 유리하다. 특히 LNG 발전은 국제 가격 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석탄은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석탄 vs LNG…에너지 위기 대응력 차이
일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석탄발전 감축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아시아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신규 석탄발전 건설 중단, 2040년까지 기존 석탄발전소 40기 폐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석탄발전 폐지 목표에 대한 현실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는 과도기 국면에서 석탄발전까지 급격히 축소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나 LNG발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인데, 재생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보조수단이 반드시 필요해 단가 상승이 발생하고, LNG는 이번 사태와 같이 지정학 리스크에 취약하다. 또한 원전은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준공기간이 평균 14년이 소요돼 단기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최승신 C2S컨설팅 대표는 “탄소중립도 좋지만 계통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석탄발전을 단기간에 줄이는 방식이 반드시 최적의 해법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국가들은 기저 발전역할을 하는 석탄발전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은 국제 정세 변수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발전원으로 평가된다. LNG 발전의 경우 도입 물량 상당 부분이 중동 및 글로벌 현물 시장과 연동돼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지정학적 충돌 발생 시 가격과 수급 모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석탄은 주요 수입선이 호주·인도네시아 등으로 분산돼 있고,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단기 가격 급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발전소 인근에 일정 기간 연료를 저장할 수 있어 물류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발전 중단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차이로 꼽힌다.
최 대표는 “에너지 믹스는 탄소 감축 목표뿐 아니라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하는 개념"이라며 “위기 대응 수단을 동시에 줄이는 방식의 정책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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