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전쟁이 관세 폭탄의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려던 글로벌 경제에 다시 한 번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의 향방을 가정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하는 경우다.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미국과 이를 버티겠다는 이란의 의지가 맞물리면서 중동 지역 에너지 시설이 훼손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괜찮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더라도 감당할 수 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미군으로부터의 가장 강력한 공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장기전을 감수하며 끝까지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미국의 전쟁 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미군 사상자 증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확대 등을 통해 미국 내 정치적 부담을 키워 트럼프 대통령의 철수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은 자국이 감당해야 할 비용과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에도 상관없이 고통을 최대한 확산하려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쟁에 대한 반발을 키워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다. 중동 내 미군 기지뿐 아니라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과 민간 주거·상업 시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이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올해 4분기까지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이 1% 감소할 때마다 유가가 약 4%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8달러까지 오르면 미국 물가상승률은 연말까지 약 0.8%포인트 추가 상승해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불안정해질 경우 연준이 오히려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에너지 충격으로 유로존과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6%,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유로존과 영국 모두 약 1.1%포인트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상승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은 금리 인하를 늦추거나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
또 저렴한 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약 0.8%포인트 상승해 부동산 침체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는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 급등이 러시아의 재정 적자를 사실상 해소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동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대규모 공격이나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 없이 교전만 이어지는 덜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약 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미국은 약 0.3%포인트, 영국과 유로존은 약 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GDP는 일정 부분 타격을 받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중앙은행들은 이번 충격을 일시적인 요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거나 이란 정권이 붕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65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이어지면서 중앙은행들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고 글로벌 경제 위험도 완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이란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에게 “나라를 되찾을 기회"라며 대중 봉기를 통한 체제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국이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란 내부에는 조직화된 반대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에너지 공급 차질 없이 교전만 이어지거나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해 국제유가가 65~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유가는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시 42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58% 오른 배럴당 82.67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이달에만 15% 가까이 급등했다.




![트럼프의 이란 전쟁…세계 경제 ‘에너지 쇼크’ 경고 커진다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3/rcv.YNA.20260304.PAF20260304041401009_T1.jpg)

![[에너지안보 점검] 석탄발전 조기 폐지 논란 재점화](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60304.e92f32d938704d28b671b8c1f2c45e16_T1.png)

![미·이란 전쟁에 금융시장 이틀째 ‘패닉’…코스피·코스닥 8% 급락 [오전시황]](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60304.464c2d8bb67145688bb026372847696b_T1.png)
![[김유승의 부동산뷰] 해외는 100년 사는데 한국 아파트 수명은 30년… “구조 변경·수선 필요”](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60304.59fcb10d375849c8b772465ae6a05423_T1.png)
![[EE칼럼] 왜 우리는 ‘되는 기술’을 스스로 금지했나: 수소 내연기관의 실종](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40401.785289562a234124a8e3d86069d38428_T1.jpg)
![[EE칼럼] 지정학적 위기, 에너지 안보를 다시 묻다](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40401.903d4dceea7f4101b87348a1dda435a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장동혁, 보수의 이름으로 보수를 허무는가](http://www.ekn.kr/mnt/thum/20260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의 진짜 경쟁은 기준이다](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40319.f805779380a7469eba1ebf86cf9045e9_T1.jpeg)
![[데스크 칼럼] 부동산 개혁, ‘다주택자 잡기’만으로 해결 안 돼](http://www.ekn.kr/mnt/thum/202602/news-p.v1.20260220.ea34b02389c24940a29e4371ec86e7d0_T1.jpg)
![[기자의 눈] 이재명 정부의 리스크 ‘대정전’](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60302.cd2d38deae1e427aaedc510238e1c17f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