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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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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車부품사가 생리컵 제조사?…생존 위해 기존 정체성 버리는 日 기업들

일본 주요 제조업체들이 과거 정체성을 확립해준 주력 제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확립시켜준 제품에서 벗어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제품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둔 고무 제조업체 고무노이나키는 2023년에 론칭한 생리컵 브랜드 '페미낙'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낼 수 있도록 만든 의료용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이다. 재질 특성상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들어 일회용 생리대나 탐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1919년에 설립된 고무노이나키는 내연기관차용 오일실·오링 등을 생산해 도요타자동차와 덴소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에 납품하는 것을 핵심 사업 모델로 삼아왔다. 연 매출은 415억엔에 달하지만 이 중 90%가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내연기관차 부품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자 일반 소비자 용품에 눈을 들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전기차 시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과 유럽에서는 2033년 전후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전체 대비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무노이나키의 상품기획부장 코야마 슌이치는 “자동차 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페미낙 브랜드 사업의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일본 경제는 장기적인 내수 부진을 겪고 있지만 지난달 페미낙 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70% 급증했다. 생리컵 시장 자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생리컵 시장 규모가 16억달러에 달하며 2032년까지 매년 6.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고무노이나키는 올 연말까지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페미낙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도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 제조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1934년 필름 생산을 위해 설립된 후지필름의 경우 2001년 글로벌 필름 1위 기업에 올랐지만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아스타리프트, 내시경 및 초음파 장비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고무노이나키 역시 후지필름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용품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 개발을 담당한 콘도 에미는 “아스타리프트가 우리의 벤치마크"라며 “소비재 제품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판매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면 투자 대비 수익률이 크게 개선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일본 조미료 기업인 아지노모토도 반도체 산업에 핵심적인 절연 필름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ABF)'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일본 세이렌의 경우 본래 자동차 시트용 섬유를 주력으로 했지만 현재는 패션, 주거용 냊장재, 의료용 인공혈관, 전자 부품 소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일본 車관세 15%로 인하…한국차가 일본차보다 비싸진다

미국이 16일(현지시간)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 한국보다 10%포인트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난항에 빠진 와중에 이같은 관세차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전망이다. 미 세관국경보호청(CBP) 이날 오전 0시 1분부터(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 1분)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15% 관세를 적용한다고 전날 연방 관보를 통해 밝혔다. 반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는 25% 관세가 계속 적용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에 비해 비싸지는 가격 역전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으로 기본 관세(2.5%)가 적용된 일본·유럽산 자동차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 바 있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미국 내 판매 시작 가격이 2만5450달러(3500만원)으로,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코롤라 하이브리드(2만8190달러·3900만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일본에 부과되는 자동차 관세가 한국(25%)보다 10%포인트 낮아질 경우 코롤라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4700달러(3400만원)까지 내려가 아반떼 하이브리드보다 싸지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지난 4월 3일부터 자동차에 25%를, 지난 5월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기존 관세에 추가로 부과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과 큰 틀에서 무역 협상을 타결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협상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빚으면서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바로 낮추지 않았다. 이에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미일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도 일본처럼 미국이 약속한 자동차 관세 인하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 등을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일본과 같은 사실상의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는데 대미 투자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투자 이익은 투자 원리금 변제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절반씩 나눠 갖고 변제 후에는 미국이 90%를 갖는다는 조건이다.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이뤄져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일본은 45일 이내에 자금을 대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정부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미국을 다녀간 데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아 국익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미국과 합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한 여 본부장은 취재진에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디테일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어떤 게 우리한테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일본이 먼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 것에 대해 “우리도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의 과정이니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르면 이날 자신의 대화 상대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식어버린 라부부 열풍…JP모건 쓴소리에 팝마트 주가 또 휘청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의 간판 캐릭터 '라부부' 열풍이 식어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팝마트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JP모건의 케빈 인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팝마트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낮췄다. 2026년 12월 목표주가도 25% 낮춘 300홍콩달러를 제시했다. JP모건은 주가 상승에 대한 촉매제가 없는 상황에서 팝마트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인 애널리스트는 “현재 밸류에이션은 완벽한 펀더멘털을 가정한 수준"이라며 “조금이라도 어긋나거나 부정적인 뉴스가 나온다면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팝마트가 크리스마스 시즌 전에 애니메이션과 신규 라부부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투자 촉매로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이날 홍콩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장중 최대 9% 폭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오후엔 낙폭을 줄였으나 지난달 2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이날까지 주가 하락으로 팝마트의 시가총액 또한 130억달러(약 18조원)가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팝마트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팝마트 주식 매수를 권장하는 비율은 91%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월가의 투자의견 하향은 라부부 인형 열기가 식어가는 시점과 맞물려 나왔다"고 짚었다. 실제 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재판매 플렛폼인 더우(Dewu)에서 솜사탕 색상의 라부부 인형 가격은 최근 두 달 새 30% 하락, 160위안(약 3만1100원)까지 떨어졌다. 라부부 요가 시리즈의 가격 역시 지난 3월 첫 출시 이후 37%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 조사에 따르면 다른 중고거래 앱에서도 라부부 인형 가격은 7월 200~300위안(약 3만8900원~5만8400원)에서 최근 140~160위안(약 2만7200원~3만1100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라부부 인형의 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재판매 가격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모닝스타의 제프 장 애널리스트는 팝마트 주가 하락과 관련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더 우려스러운 것은 수요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라부부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팝마트코리아 공식 사이트에서는 총 30개의 라부부 제품 중 '더 몬스터즈 하이라이트 시리즈-캔들 기프트 박스', '메가 라부부 토니토니 쵸파 400%' 등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된 상태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에서 문을 연 라부부 팝업스토어 사전 예약도 시작한 지 10분 만에 모든 시간대의 예약이 다 찼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8월 생산·소비·투자지표 모두 부진…하반기 성장률 적신호

지난달 중국의 주요 실물 경제 지표가 크게 꺾이자 하반기 성장률에 대해 적신호가 켜졌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는 작년 동월대비 3.4% 증가해 작년 11월(3.0%)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통신 전망치 3.9%와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3.8%를 하회한 것은 물론, 7월(3.7%) 수치보다 둔화된 수치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 내수 경기 가늠자다.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작년 동월 대비 5.2% 증가해 로이터 전망치 5.7%와 블룸버그 전망치 5.6%를 모두 밑돌았다.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월(3.0%) 이후 가장 낮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로이터 예상치 1.4%를 크게 하회한 것이며, 1~7월 증가율인 1.6%에서 대폭 둔화된 수치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였던 2020년을 제외하면 역사상 최악의 수치라고 전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지표가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12.9% 감소해 1∼7월 수치(-12.0%)보다 악화했다. 8월 전국 도시 실업률 평균은 5.3%로 전달(5.2%)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8월 기준 도시 실업률 평균은 5.2%였다. 국가통계국은 전반적으로 8월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었다면서도 “외부 환경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우리나라 경제 운영이 여전히 많은 위험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올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5.3%를 기록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 열기가 식으면서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발표된 중국의 8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4.4% 증가해 시장 전망치(로이터 5.0%)와 7월 수출 증가율(7.2%)을 모두 하회했다. 중국은 또한 부진한 내수를 진작시키면서 동시에 과잉생산을 억제해야 하는 등 국내적으로도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미즈호 증권의 세레나 주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작년 높은 기저로 올 4분기 성장률은 더 크게 꺾일 가능성이 있어 주요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5% 성장 목표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린 쑹 이코노미스트는 “연초의 강한 출발 덕에 올해 성장목표는 여전히 달성 가능 범위에 있지만 올해를 강력히 마무리하려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수 있다"며 “9월 시행될 대출보조금의 영향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전반적으로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정책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주 안에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와 지급준비율(RRR)가 각각 10bp(1bp=0.01%포인트), 50bp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다만 중국 증시에 거품이 더 커질수 있다는 우려로 당국이 금리 인하 등을 미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해종합지수는 올들어 18% 가량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 수준에 있다. 이와 관련, 장지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3분기 GDP 지표가 발표된 후 당국이 정책들을 미세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5%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지 않는 한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페드워치] 대망의 9월 FOMC…美 금리인하보다 ‘이것’ 확인해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이벤트 중 하나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유력시되지만, 인하 폭과 향후 추가 인하 여부 등에 대해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이번 회의 결과과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이틀간 9월 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회의 결과는 18일 오전 3시에 공개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오전 3시 30분께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할 것을 요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취재진에 “빅컷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향해 '금리를 1%포인트 수준으로 낮추라'고 거듭 압박해왔다. 그러나 시장은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미 기준금리가 이달 4.00~4.25%로 25bp 인하될 가능성이 96.4%로 반영되고 있다. 이럴 경우 연준은 9개월 만에 금리를 내리게 되며, 한국(2.50%)과 미국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축소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빅컷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는 9월 빅컷 가능성을 4%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이번 FOMC에서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노동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이 '이중 책무'(완전 고용·물가 안정)를 달성하는 데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패트릭 하커 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통상 9월에 예상되는 첫 인하는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의미하지만 이번에는 향후 적극적인 인하가 이어질지 분명하지 않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경기침체 지표인 '삼의 법칙'을 고안한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삼은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연준은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물가가 좋아서가 아니라 고용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마크 지아오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무역 충격과 이민 충격이 연준의 이중 책무 달성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용시장을 감안할 때 연준이 올 연말까지 금리를 세 차례 내린 후 내년 3월과 6월에 한 차례씩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연준이 금리를 이보다 더 빠르거나 큰 폭의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도이치뱅크는 올 연말 미 기준금리가 3.5~3.75%로 이달부터 3회 인하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또 내년 4월과 6월에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CME 페드워치툴에서도 올해 세 번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73.8%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의 경우 금리가 최소 2회 인하될 가능성이 79%에 달한다. 이에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가 이같은 기대감을 충족시키는지가 관건이다. IUR 캐피탈의 가레스 라이언 이사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하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시장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두는지도 관심사다. 이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내놓을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실업률 전망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누빈의 토니 로드리구에즈 채권 전략 총괄은 “SEP의 실업률 변화가 수요일(17일) 금융시장에 가장 큰 신호가 될 것"이라며 “내년과 내후년 실업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연준은 지난 6월 SEP에서 내년과 내후년 실업률을 각각 4.5%, 4.4%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4.3%로, 7월(4.2%)보다 소폭 상승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인 구금사태’ 의식?…트럼프 “외국 기업 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각국의 대미투자 기업들에게 전문 기술 인력의 미국 체류를 보장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외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미국으로 들어와 매우 복잡한 제품, 기계와 다양한 '것들'을 구축할 때, 나는 그들이 전문 지식을 가진 인력을 일정 기간 동안 데려와 자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미국인들에게 매우 독특하고 복잡한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훈련시키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가 이것을 하지 않는다면 칩, 반도체, 컴퓨터, 선박, 열차 등 우리가 다른 나라로부터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하거나 많은 경우, 우리가 과거에 잘했지만 지금은 다시 배워야 하는 그런 많은 제품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애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우리는 한때 하루에 배 1척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1년에 겨우 1척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그들 기업과 인력을 환영한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배워 머지 않은 미래에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그들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라고 기꺼이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외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 인력의 지식 이전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특정 국가나 기업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민 당국이 한국인 직원을 대규모로 구금한 사태를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동시에 해외 직원들이 미국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이 끝나면 자국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4일 미 당국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구금됐던 한국인들은 약 1주 만에 석방됐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합법적인 비자 소지자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 당국의 과도한 단속에 대한 반발과 기업들의 투자 위축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한미는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를 계기로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기술인력의 안정적 미국 체류를 보장하기 위한 비자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먹구름 짙어지는 미중 정상회담…트럼프, 막판에 결정 내릴까

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국으로 공식 초청했지만 양국이 관세와 펜타닐 유입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미국 측은 아직 수락 의사를 전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최근 중국 측과 대화를 가졌다. 여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이 예정되자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측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정상회담 전망이 어두워졌고, 미중 정상의 만남이 APEC에서의 비공식적 회담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한 소식통이 FT에 말했다.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새라 베란 파트너는 “(미중 고위급 회담 등은)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이 분명하지만 실제 성사될지 불투명하다"며 “트럼프와 시진핑이 베이징, 혹은 APEC에서 만날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펜타닐 유입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측은 미국이 관세를 먼저 철폐해야 펜타닐 유입 관련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미국은 관세 완화 전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중국센터장은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베이징 정상회담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양측 간 무역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정당화할만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두사람이 APEC에서 만나 일련의 성과를 발표하겠지만 무역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중국에 최대 100% 관세를 매기라고 요구했고, 중국 기업들을 제재명단에도 올렸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전날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행사가 변수로 평가된다. 하스 중국센터장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보다 더 화려한 의전을 제공하지는 않으려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이은 '식후 입가심'으로 취급받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승절 행사 때문에 베이징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상반된 진단도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김정은에 대한 환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베이징 정상회담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APEC에서의 회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을 연상시킬 여지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막판 뒤집기'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중국 전문가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있고 마지막 순간에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과 중국에서 환대받고 싶은 욕망 사이의 갈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백악관 관계자 역시 “중국은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싶어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위해 '선물'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결중이 막판에 나와도 중국은 며칠 이내 정상회담을 조율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2년 만에 추월…韓 1인당 GDP, 올해 대만에 역전 위기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대만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의 고속 성장과 한국의 부진이 겹치자 1인당 GDP 4만달러도 대만이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정부와 대만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는 각각 3만7430달러, 3만866달러로 예측됐다. 이는 정부의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와 대만 통계청의 1인당 GDP 전망치를 단순 비교한 결과다. 올해 한국이 대만에게 다시 역전당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은 지난 2003년 1만5211달러로 대만(1만4041달러)을 첫 추월했고 양국의 1인당 GDP 격차는 지난 2018년 1만달러 가까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한국 3만5129달러, 대만 33437달러를 기록하는 등 양국의 격차가 급속히 축소됐다. 대만의 고속 성장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덕분이다. 올해 2분기 대만의 실질 GDP는 작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해 지난 2021년 2분기(8.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해 대만 통계청은 지난달 15일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0%에서 4.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2.81%로 제시했다. 반면, 한국은 올해 2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0.6%로, 대만과 차이가 컸다. 하반기 들어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모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의 실질 GDP 성장률이 각 0.9%, 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올해 잠재성장률(1.9%)을 계속 밑돌 것으로 지난달 22일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징적인 1인당 GDP 4만달러도 대만이 한국보다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 통계청은 당장 내년에 자국 1인당 GDP가 4만1019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 4만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한국은 정부의 내년 경상 성장률 전망치(3.9%)를 대입하더라도 1인당 GDP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3만8947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실질 GDP 성장률만 예상하는 한국은행의 내년 전망치는 1.6%로, 정부(1.8%)보다 더 낮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1인당 GDP도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의 1인당 GDP가 2029년(4만341달러)에야 4만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지난해 10월까지는 2027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환율 상승에 저성장 고착화 조짐을 반영해 전망을 수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산업장관 방미 마치고 귀국…대미투자 협의 성과 질문에 ‘침묵’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지만 가시적인 성과 없이 귀국했다. 양측이 핵심 쟁점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4일 산업부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해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난 후 이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 장관은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면서 협상 성과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미 통상 당국이 이번 장관급 회담 종료 후 결과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한국의 대미 투자의 구조, 방법, 이익 배분 방식 등 세부 내용 등을 놓고 합의 도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 7월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이를 큰 틀에서 확인했으나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는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산업부·기획재정부 합동 실무대표단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 간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나 대미 투자 관련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장관이 직접 지난 11일 미국으로 건너가 러트닉 장관과 장관급 협의를 진행했다. 대미 투자에 있어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보증으로 이를 채워 부담을 낮추길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대상 선정도 미국은 자국이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한국 기업들이 사업성 검토를 거쳐 결정하는 방식을 거론하고 있다. 투자 이익 배분 문제에서 미국은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의 사례를 들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일 협의처럼 투자금 회수 전까지는 수익은 절반으로 나누되, 투자금 회수 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으나 한국은 이 같은 방안이 합리적이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농산물, 디지털 등 분야에서도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은 조선 등 산업 협력 계획을 내세워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또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등 330명이 체포·구금됐던 사건과 관련해 재차 우려를 표하고,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비자 문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같은 이견 속에서 서로 완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관세 협상에 대해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러트닉 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인하 합의 이전 수준의) 관세를 내야 한다"며 “유연함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스피 사상 최고치 연속 경신…52주 신고가도 대거 등장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들도 대거 등장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모두 245개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거래 중인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전체 상장 종목(2660개)의 9.2%에 달한다. 우선 국내 대형 반도체주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에 AI(인공지능) 인프라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9거래일 연속 상승, 지난 12일 장중 32만9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이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도 같은 날 장중 각각 7만5600원, 6만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는 금융주도 줄줄이 52주 신고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정부가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국증권이 8만46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자회견 당일인 11일 금융주를 중심으로 일부 차익 매물이 출회됐으나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일 키움증권(25만9000원), 미래에셋생명(8050원), 삼성생명(16만7900원) 등이 일제히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식품주도 52주 신고가 기록 종목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에 한국 라면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 영향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장중 166만5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이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농심도 12일 57만9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수혜 기대감에 한화오션(3일·12만3800원), HD한국조선해양(5일·43만8000원), HD현대마린솔루션(12일·22만7500원) 등 조선주도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9거래일 연속 올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0일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는 지속해 상승해 지난 12일 역대 처음으로 3390대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6.6%에 달하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3% 상승했다. 1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종목의 68%에 해당하는 1819개 종목이 지난달 말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820개 종목이 내렸으며 21개 종목은 보합세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주 강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 미국 경기 및 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이 산재한 데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고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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