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법적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지 미지수지만 그린란드 병합이 마무리될 때까지 동맹들을 향한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덴마크를 포함해 유럽연합(EU) 모든 국가들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게 관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다른 형태의 보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원해왔다"며 “수백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그들은 돌려줘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세계 평화가 위태롭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린란드를 원하는데 덴마크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그들은 보호용으로 두 개의 개썰매만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에서 미국만이 성공적으로 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이 불분명한 목적으로 그린란드를 방문했는데 이는 지구의 안전, 안보, 생존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당사국인 덴마크와 이들 국가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 이 잠재적 위험 상황이 의문의 여지 없이 신속히 종결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2026년 2월 1일부터 위에 언급된 모든 국가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10%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세는2026년 6월 1일부터 25%로 인상된다"며 “이 관세는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미국은 지난 150년 넘게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해왔지만 덴마크는 항상 거절해왔다"며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돔'이 “이 땅(그린란드)에 포함되면 최대 잠재력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과 “즉각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은 지난해 영국, EU와 각각 체결한 무역협정을 통해 영국 수입품에는 10%, EU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해당 관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것으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발표한 관세는 여기에 추가되는 관세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법적 근거를 활용할지, 관세가 실제로 발효될지 여부, 또한 EU 회원국에 대해 개별 관세를 어떻게 적용할지 명확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얼마나 부과할지 의문이 든다"고 짚었다.
실제 미 연방 대법원은 IEEPA를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리 중인데, 이르면 오는 20일이나 늦어도 수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당 관세가 대법원에서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는 물론 그린란드와 관련한 이번 관세 조치 역시 사실상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
IEEPA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대안은 무역법 122조가 거론되고 있다. 무역법 122조를 활용 경우 관세율 상한은 15%이고 적용 기간은 150일로 제한된다.
▲(사진=로이터/연합)
프랑스, 영국, 독일, 스웨덴 등 각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응 의지를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관세는 대서양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유럽은 앞으로도 단결하고, 협력하며,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관세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나토 동맹국들이 집단 안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건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우리 나라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한 고위 정책입안자는 지난해 7월 체결된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싱크탱크 브뤼겔의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 선임 연구원은 “관세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다시 열렸다. 전례 없는 수준의 잔혹 행위가 자행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며 “유럽은 이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적대적 행위에 강력하고 주저 없이 맞서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관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새롭게 드러난 몇 가지 교훈을 강조했다"며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고 동맹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결국 힘과 레버리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초당적인 반발이 일어났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과 진 섀힌 상원의원(민주·뉴햄프셔)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위협을 중단하고 외교를 재개하라"며 “이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것은 미국은 물론 미국의 기업들과 동맹국들에게도 나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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