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89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 당기순이익 711억 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7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89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 당기순이익 711억 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7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애플이 내달 공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 국가에 한국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한국 시장 공략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공개가 임박한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국에 한국을 사상 처음으로 포함시킬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아이폰16 시리즈는 오는 9월 10일(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조사(애플)와 통신사 간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최신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빨리 나올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애플은 매번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에서 제외했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1차 출시국보다 한 달여 기다려야 신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애플이 신제품 출시 때마다 '한국 홀대론'에 휩싸인 이유다. 이번엔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 신작 출시를 앞당기며 '한국 홀대론'을 지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이폰 사랑'이 확산되는 국내 시장에 주목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아이폰의 중국 본토 출하량은 약 9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앞서 1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15의 경우 한국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올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이폰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데 따른 것.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국내 통신사 홈페이지를 통해 집계된 판매 순위에서 두드러진다. 일례로 5일 기준 SK텔레콤 T월드에서 10대에게 인기 많은 휴대폰 1위는 '아이폰15'가 차지했다. 20대에게 인기를 끄는 휴대폰 2위와 3위는 각각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다. 애플페이 도입과 애플스토어 확장 전략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지난해 애플페이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하며 고객 편의성을 강화했다"며 “애플스토어 확장 등으로 고객 접점을 늘린 점도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16 1차 출시국에 한국을 넣은 또 다른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누르고 스마트폰 왕좌를 차지했지만 올해 흐름은 다소 부진하다. 1~2분기 연속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줬다. 이에 업계에선 애플이 삼성 텃밭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며 올해도 스마트폰 왕좌 수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I 아이폰' 등장 시기가 연장됐다는 점은 변수다. 당초 AI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16은 주요 AI 기능 없이 나오게 됐다. 팀 쿡 애플 CEO는 “미국 영어 외 언어 같은 다른 기능들은 올해 안에 추가되고, (시리와) 챗 GPT는 연말까지 통합될 예정"이라며 “AI 기능은 시차를 두고 출시된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애플이 '갤럭시 S24' 시리즈, '갤럭시 Z6' 시리즈 등 AI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삼성전자에 맞설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롯데이노베이트는 인공지능(AI) 플랫폼 '아이멤버'의 성능과 기능을 강화했다고 5일 밝혔다. 아이멤버는 올 초 롯데그룹에 도입된 대화형 챗봇으로, 기업 내부 정보를 학습시킨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룹 고객센터 운영으로 축적한 고객경험과 자체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롯데GPT, 공통 업무 도우미, 개인 챗봇(AI 비서), 시큐어 퍼블릭 AI 등 기능을 구축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AI가 질문에 맞춰 복지제도, 경리·회계, 상품 진열, 식품위생 등 카테고리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 정보를 제공한다. 롯데는 계열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아이멤버 커스텀 챗봇'을 점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누적 사용자 약 2만2000명을 돌파했다. 회사는 이 플랫폼의 활용도와 확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했다고 강조했다. 아이멤버 2.0은 △사용자 화면(UI)·경험(UX) 리뉴얼 △기능 중심 메뉴 개편 △롯데GPT 및 챗봇 품질 고도화 △롯데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센터 신설 등 전체적으로 변화를 줬다. 메뉴별 즐겨찾기, 히스토리 저장, 답변 선호도 체크, AI 성우 등 신규 기능도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AI 모델 또한 기존 라마2에서 최신 버전인 라마3로 변경됐고, 미스트랄(Mistral)·솔라(Solar)·큐원(Qwen) 등 오픈소스 AI를 다양하게 활용해 답변율과 정확도를 높였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향후 아이멤버 커스텀 챗봇을 더 고도화해 연내 개인 맞춤형 AI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함에 따라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AI 전환(AX)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J대한통운이 글로벌 프로젝트 물류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로젝트 물류는 사회기반시설 설치, 생산시설물 건설 등 대규모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운송하는 것을 말한다. CJ대한통운은 중동지역 자회사 CJ ICM이 10개월간 이라크에서 총 무게 110만t 규모의 화물을 운송했다고 5일 밝혔다. 움 카스르항에 하역된 기자재들의 항만보관·통관을 진행하고 95㎞ 가량 떨어진 바스라 지역 정유공장 고도화 설비공사 현장으로 옮겼다. 이라크에서 화물을 운송할 때는 하중 분산의 필요성이 높다. 4~6월 강한 모래바람이 불고, 사막지형이 많은 탓에 지반이 약하고 비포장도로도 많기 때문이다. 운송 목록에는 길이 83.5m, 무게 890t에 달하는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등 268개 중량물이 포함됐다. 950대 규모의 특수운송장비 자체 추진 모듈 트레일러(SPMT)도 동원했다. 이는 656개(164축)의 타이어로 조립된 것으로, 여러대의 SMPT를 연결해 적재 공간을 넓히고 하중을 분산시켰다. 화물·기후·지형 특성에 맞춰 운송장비와 고박장치 및 전문인력 등 로드맵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기술에 힘입어 도착 예정일도 준수했다. 화물의 체적을 고려해 교량·신호등·표지판을 비롯해 운송에 걸림돌이 되는 시설을 임시 철거하고 전력선도 지하화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중량물 운송 전문가 △경찰 호위대 △토목 기술자 등도 투입됐다. CJ대한통운은 튀르키예에서 석유화학공장 건설현장으로 총 1만t 상당의 기자재를 운송했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리튬 배터리 운송 등 고부가 물류 사업 뿐 아니라 수액을 비롯한 콜드체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SK E&S의 액화수소를 옮기는 등 수소물류 사업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장영호 CJ대한통운 IFS본부장은 “그간 원전 기자재·고대유적지 운송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이번 프로젝트도 수행할 수 있었다"며 “초격차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K-방산과 프로젝트 물류 분야의 선도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한국의 물류 국격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K C&C가 베트남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FPT 아이에스(FPT IS)'와 손잡고 디지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를 넘어 유럽, 베트남,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SK C&C에 따르면 김민혁 글로벌 사업단장과 쩐득찌광 FPT IS 부사장은 지난 2일 '2024년 베트남-한국 디지털 포럼'에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글로벌 고객들을 위해 통합 디지털 ESG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마케팅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특히 SK C&C가 구축한 '디지털 탄소 여권 플랫폼'을 활용해 유럽 내 제조 기업들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탄소 배출량 의무 신고는 물론 '탄소 발자국(PCF)'과 '디지털 배터리 여권(DBP)' 등 유럽연합(EU)의 추가 탄소 관리 규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디지털 탄소 여권 플랫폼은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데이터 관리와 인사이트 도출에 이르는 탄소 배출 관리 전 과정을 담고 있다. 실제 탄소 데이터 기반으로 스콥3 범위에 포함되는 탄소 배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FPT IS는 사업장 단위로 탄소 배출을 추적 및 관리하는 '카본 어카운팅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SK C&C의 탄소 크레딧 거래 플랫폼과 연계해 재생에너지 사용 관리 측면에서 시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디지털 ESG 플랫폼 및 솔루션 상호 연계도 모색한다. SK C&C의 넷제로 팩토리 설계 및 구축 역량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넷제로 팩토리는 에너지 소비, 물 사용, 재생에너지 전환, 고효율 설비 등 팩토리 운영 전반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SK C&C가 보유한 ESG 솔루션과 에너지 효율화 서비스에 FPT IS가 발굴한 사업 기회를 매칭, 베트남 현지 신축 공장을 중심으로 넷제로 팩토리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글로벌 주요 제조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넷제로 및 ESG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해 성공 사례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국내 조선소들이 지난달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중 18척을 수주했다. 표준선환산톤수(CGT) 기준으로는 40%에 달한다. 5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237만CGT(59척)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74%,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수치다. 6월에는 중국이 190만CGT(78%)로 한국(22만CGT·9%)을 압도했으나, 17만4000㎥급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편 수주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1달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로 올라섰다. 실제로 중국은 30척으로 57만CGT(24%)를 채웠으나, 한국은 96만CGT로 나타났다. 한국의 척당 환산톤수(5만3000CGT)가 중국의 2.8배에 달하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중동지역 선사와 LNG운반선 4척 건조계약(1조4381억원)을 맺었다. 이들 선박은 2028년 8월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선사와 3조6832억원 규모의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울산 HD현대중공업과 영암 HD현대삼호가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각각 6척씩 건조하고 2028년 6월까지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LNG 2중연료 추진 엔진과 폐열회수장치 등 친환경 장비가 탑재되는 것도 특징이다. 앞서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과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건조계약도 맺었다. 이들 계약은 총 6716억원 수준이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2척도 건조한다. 지난달 수주잔량은 중국이 7552만CGT(53%)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3898만CGT(27%)로 나타났다. 7월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PI)는 187.9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대비 9%, 2020년 7월 보다 48% 높은 수치다. 2020년 11월부터 꾸준히 상승한 것도 특징이다. 선종별로 보면 △LNG운반선 2억6250만달러 △초대형 유조선(VLCC) 1억2900만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억7200만달러다. 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과 VLCC 선가는 올해 들어 가시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초대형 컨선이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올 1분기 다소 부진한 실적을 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2분기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입증했다.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확대한 결과다. 하반기의 경우 폭풍성장 중인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호실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신작 출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에 OLED 패널을 공급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은 지난 5월 자사의 태블릿PC인 새 아이패드 시리즈를 공개했다. OLED를 적용한 첫 아이패드여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태블릿PC의 경우 통상 6인치 크기인 스마트폰보다 패널 면적이 약 4배 더 크다. 그만큼 태블릿PC용 OLED 평균판매가격(ASP)도 스마트폰용 OLED보다 약 3~4배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11인치 제품에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이로써 삼성디스플레이는 1개 분기만에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앞서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게이밍 모니터 시장의 고성장세에 발맞춰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98억달러(약 13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오는 2033년 184억달러(약 25조원)로 2배가량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게이밍 모니터는 게임에 최적화된 모니터다. 최근 들어 게임 산업의 성장과 함께 급증한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빠른 응답 속도의 고주사율 모니터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OLED 모니터를 앞세워 게이머 사로잡기에 나섰다. QD-OLED는 블루 OLED에서 나온 빛이 QD 발광층을 통과하며 색을 만들어내는 자발광 기술이다. 빠른 응답 속도, 높은 색재현력 등 대형기기에 최적화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까지 글로벌 모니터 브랜드 10개사와 협력해 90종 이상의 QD-OLED 모니터를 출시했다. 출시 제품의 상당수는 게이밍 특화 모니터로, 높은 몰입도와 임장감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소비자 니즈에 맞춘 QD-OLED 모니터 라인업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게이밍 모니터 내 OLED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제품 라인업 확대는 수익 성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려한 그래픽과 빠른 화면 전환 속도가 필요한 게임이 늘어나면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최근엔 OLED 패널이 탑재된 게이밍 모니터가 각광 받는 추세"라며 “다양한 OLED 제품을 많이 보유할수록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3분기부터 고객사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하로 계절적 성수기가 시작된다는 점도 호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9월 공개 예정인 4종의 아이폰16 시리즈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앞서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Z6 시리즈에도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항공대학교가 훈련기용 항공유 공급사를 변경 과정에서 불공정한 입찰이 있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대 측은 이번 공급사 변경이 항공유 품질 문제에 따른 안전 문제가 우려돼 내린 결정이고, 과정 역시 적법한 절차를 거친 만큼 하자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전에 낙찰자를 내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4일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기존 거래 업체인 유진네트웍스는 수시로 전화로 문의를 해왔기 때문에 이달 1일부터 시작되는 비행교육원(FTC) 항공유 공급·급유 업체 선정 계약 입찰 공고가 날 예정이라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 따른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상 '협상에 의한 계약'은 공고 기간이 40일인데 긴급한 경우는 10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며 “8월 1일자로 신규 사업자 선정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고문에 '긴급'임을 명시하고 10일 간 입찰을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한국항공대는 2020년 국가 종합 조달 포털 '나라장터'에 '항대20-31호 입찰 공고'를 게시해 유진네트웍스와 최종 계약을 체결했고, 경북 울진군 소재 비행교육원에 경비행기용 항공 가솔린(AVGAS)을 납품받았다. 해당 계약 만료일은 작년 12월 31일이었던 만큼 한국항공대는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고자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준비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유진네트웍스 측에 양해를 구하고 올해 1~3월, 4~6월, 7월 등 총 3회에 걸쳐 한시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달 5일에는 긴급 공고를 올려 입찰을 진행해 항공유 공급 업체를 '동화에비에이션서비스'로 변경했다. 그러자 비행교육원 항공유 공급·운영 용역 선정과 관련, 한국항공대에 대한 고발장이 고양경찰서 경제팀에 접수됐다. 고발장은 한국항공대가 특정 업체를 계약 상대로 내정한 상태에서 자사를 응찰토록 했고, 입찰 방해·업무 방해로 달하는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유진네트웍스 관계자는 “원칙대로 입찰 공고를 사전에 고지한다면 1차 연장 계약 기간인 1월에서 3월 사이에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7월 5일에 입찰 공고가 날 것을 사전에 고지받은 사실이 없다"고 설파했다. 이어 “기존 업체 계약 만료일 즈음이 아니라 한국항공대가 자체 준비 문제로 입찰 공고일을 7월 5일로 늦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도대체 무슨 이유로 7개월이나 늦게 입찰 공고를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0년 공고 입찰 참가 자격에는 '공고일 기준 최근 3년 간 대학·정부·공공 기관에 총 30만Gal 또는 113만5600L 이상의 항공유 급유 실적이 있는 사업자'라고 명시돼있었지만 '항대24-8호 입찰 공고'에서는 해당 부분이 삭제됐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입찰 조건 완화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함이 아니었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국내 항공 급유 업체가 소수인 업계 특성상 기계적으로 실적으로만 참가 자격을 제한하면 사실상 유진네트웍스 외 타 업체의 입찰 참가 기회를 차단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공정성을 해쳐 형평성 논란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는 유진네트웍스가 국내 교육·훈련용 항공기 급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점하고 있어 사실상 시장 내 경쟁이 비활성화 돼있고, 가격 협상력이 높아 교육 기관들에게 불리한 계약으로 귀결돼왔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2020년 입찰 당시에는 기술 평가 없이 가격만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적용됐다"며 “무자격자가 가격으로만 낙찰받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급유 실적을 입찰 참가 자격 조건으로 못박아둔 것"이라고 소명했다. 따라서 최근 입찰에는 급유 실적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게 하되, 기술 평가 과정에서 급유 등의 실적을 정량 점수로 반영하고 품질 관리 등 운영 계획을 정성 점수로 매기도록 개선했다는 것이다. 한편 유진네트웍스 측은 “가격 개찰을 한국항공대 총무팀이 했는데 경쟁 업체보다 우리가 1억4000만원 가량 낮게 써냈다"고 했다. 한국항공대는 기술 평가에 있어 한국항공대 측은 울진 사업 담당자를 배제했고 기술교육원장을 배석시켰다. 평가 위원들은 비행 안전 확보를 위한 항공유 품질 관리 능력을 중점 질의하며 평가했다. 당시 동화에비에이션서비스 관계자는 공지된 발표 시간인 10분을 준수해 준비된 자료를 모두 소화했고, 품질 관리 기준을 세부적으로 규정한 'JIG(Joint Inspection Group) 1'에 입각해 △저장·입출하 시설 △급유차 △항공기 급유 운영 실태·개선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유진네트웍스 관계자는 기준 시간을 2분 24초 초과했음에도 전체 33페이지 중 일부만 소개했고, 현 문제점에 대한 파악과 구체적인 품질 향상 방안 등에 대한 제시와 관련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게 한국항공대 측 설명이다. 이에 유진네트웍스 관계자는 “발표 시간 준수는 평가 항목에 포함된 바 없고 사전에 제공된 40여 페이지 분량의 제안서 내용을 10분안에 상세히 발표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10분은 제안서 내용 중 강조하거나 어필할 내용 중심으로 소개했다"고 반박했다. 또 “발표 직후 약 30여분 간 이뤄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항공유 품질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30여분 간 제안서 내용을 포함, 품질 관리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다"고도 했다.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유진네트웍스 측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본 입찰이 자신들을 들러리 세우는 것 같다며 선정하지 않을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듯한 말을 했다"며 “심사위원장으로부터 '부적절하다'는 주의를 받았고 일부 위원들은 이를 협박성 발언으로 인식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진네트웍스 측은 “발표회 당시 혹시라도 내정한 상태에서 본 입찰이 진행되지 않은지 의구심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협박한 사실은 전혀 없고, 그런 의구심 때문에 오히려 열심히 입찰 제안서를 준비했으니 공정하게 평가해줄 것을 정중히 당부하고 나왔디"고 해명했다. 또 “이미 16일에 총 8부로 편철된 제안서가 한국항공대 측에 전달됐고, 22일 발표회 이후 24일 우선 협상자 대상 선정 공고일까지 2일의 시간이 있어 이미 제출된 입찰 제안서를 검토할 시간은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유진네트웍스 측은 동화에비에이션서비스가 항공 급유 실적이 전무하고, 장비도 소유하지 않아 부적격하다고 주장했다. 또 항공유 급유 실적과 무관한 기내 청소를 용역 실적에 넣겠다며 항목을 추가한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동화에비에이션서비스는 올해 5월 항공유를 구매해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에 납품한 이력이 있다"며 “올해 4월 17일자로 항공기 취급업 등록증에 의거, 양양·울진공항 급유업으로 인가를 받았고 항공기 급유차 2대를 보유한 적격 업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항공기 취급 업체로서 공항에 출입·상주하며 지상 조업 서비스 운영 경험이 있다면 본 용역 수행이 가능하다고 봐 정량 평가 지표에 반영했고, 그 점수는 100점 만점 중 10점"이었다며 “필요 자격·기술 보유 여부는 정성 평가 요소로 분류해 70점을 배정했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한국항공대는 공급 업체를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해 유진네트웍스의 부실한 관리로 빚어진 항공유의 품질 문제를 들었다. 항공유는 운항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공급사는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저경력 조종 훈련생들의 초기 비행 훈련에 사용되는 항공 가솔린은 철저한 관리를 요함에도 유진네트웍스 측은 미흡한 태도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사업 운영 결과 가격 외에 항공유 품질 관리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평가에 반영하기 위한 계약 방식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비행교육원 정비팀은 유진네트웍스가 급유를 시작한 이래 엔진의 실린더 결함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엔진 교체까지 1000시간 이상 남았음에도 실린더의 배기 밸브가 슬러지로 고착화 돼 장기 주기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또 이 같은 이유로 실린더 교체가 잦아 재고가 없고, 재입고가 이뤄질 때까지 비행을 멈춰야 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5월 3일에는 훈련기의 좌익·우익 연료 탱크에서 다량의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훈련기에 급유한 유진에비에이션 측 차량의 필터가 미세한 오염 물질을 거르지 못해 생겨난 일이었다. 급유차의 연료 펌프 고장으로 인해 울진 비행훈련원이 멀티 항공기 훈련을 중단한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관계자는 “유진네트웍스가 연료 탱크와 펌프 관리를 부실하게 관리한 탓에 내부에는 녹이 슬어있다"며 “양질을 기해야 하는 항공 가솔린(AV-GAS)에 찌꺼기가 유입돼 훈련기 엔진 문제가 생겨나 불안감이 가중돼왔다"고 토로했다. 동종 업계의 한 관계자도 “한국항공대 울진 비행훈련원은 유진네트웍스의 항공유를 공급받고 훈련기 엔진에서 문제가 생겨 분해 후 재조립(오버홀)까지 하는 등 꽤나 고생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증언했다. 한편 유진네트웍스 측은 “당사는 한국항공대 비행훈련원에 납품하는 항공유를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KAS)에서 받아온다"며 “오히려 품질 문제는 한국항공대가 소유한 저장 탱크 탓에 촉발된 것"이라고 맞섰다. 또 “당사 항공유 품질이 좋지 않다면 왜 3회나 연장 계약을 했는지 의문이며, 필터 교체와 차량 고장 등으로 인한 손실을 내는 회사를 왜 입찰에 참가시키느냐"며 “노후 저장 탱크 세척은 당사 비용으로 처리했다"고 토로했다. 2022년 2월 8일 부산지방항공청은 울진 비행장에 대한 항공 안전 특별 점검을 벌였고, 유진네트웍스 급유 차량의 타이어 마모·훼손과 접지선 부품 교체 필요 등 전반적인 관리 상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유진네트웍스 측은 “차량의 타이어 관리 상태와 항공유 품질이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고, 운행을 하다보면 노후화가 진행된다"며 “품질에 대해 시정 조치를 받은 적 없고, 오히려 잦은 차량 고장과 필터 교체로 막대한 금액을 지출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한국항공대 측은 일부 보도에서 한영곤 동화에비에이션서비스 부사장이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KAS) 상무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낙하산 인사'임과 동시에 한국항공대와 유착·담합 관계에 놓여있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투명 경영에도 결함이 생겼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한 부사장에 대한 특혜를 제공한 내역도 없다"며 “한진그룹 경영과 무관하게 대학 운영은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조 회장과 대한항공 사진을 기사 속에 반영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또 “본 건에 관해 오보를 낸 2개 언론사에 정정·반론 보도 요청을 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에 대한 민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이 제조 계열사 실적 반등을 모색하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에도 한와에어로스페이스 등 K-방산을 앞세운 계열사가 그룹의 실적향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위성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을 위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행보도 가속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올 2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5565억원·영업손실 2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전분기 대비 매출은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글로벌·모멘텀 부문 실적이 개선됐으나, 건설 부문에서 588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한 탓이다. 이에 ㈜한화는 △자원순환·수처리 등 그린 인프라 시공능력 향상 △전자뇌관 수출지역 다변화 △고부가가가치 고객향 질산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GTX-C 착공도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 2조7860억원·영업이익 3588억원을 달성했다. 폴란드향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인도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는 K-9과 천무 인도 물량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수주한 프로젝트만으로도 수출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병전투차(IFV) 레드백도 호주에 이어 유럽·남미향 수출길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자회사 한화시스템도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4차 양산과 폴란드향 K-2 전차 사격통제시스템 등을 앞세워 매출 6873억원·영업이익 798억원을 시현했다. 양사는 하반기도 각각 루마니아향 K-9 패키지, 사우디향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 다기능레이더(MFR) 등 1조원 이상의 수출계약으로 시작했다. 최근 방위사업청과 KF-21 보라매용 엔진 및 전자주사식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한화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조6793억원·1078억원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과 태양광 업황 부진의 여파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판매량 증가로 3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케미칼 부문은 주요 제품값 상승이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t당 1092달러였던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값이 지난달 1312달러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마진도 같은 기간 386달러에서 580달러로 높아졌다. 폴리염화비닐(PVC) 역시 가격과 마진이 개선됐다. 첨단소재 부문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400kV급 초고압 케이블용 소재(XLPE) 등을 앞세워 국내외 전력망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조5361억원·96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선 업황 강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으나, 컨테이너선 생산 일정이 조정되고 외주비가 불어나면서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하반기에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매출 비중 확대 및 생산 안정화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에서 양수한 플랜트 사업부는 그룹사 물량, 풍력 사업부도 390MW급 신안우이 해상풍력 착공 등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싱가포르 다이나믹스 조선소 인수를 토대로 해양부문 경쟁력을 높이고 거제사업장 내 수상함 건조능력도 확대한다. 폴란드·캐나다·필리핀향 잠수함 수출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이구환신' 정책을 펴고 있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예상만큼의 효과가 나지 못하고 있다"며 “태양광도 공급과잉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는 만큼 당분간 방산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직무가 취임 3일 만에 정지되면서 방통위가 다시 개점 휴업 상태에 처했다. 실무 공백이 발생함에 따라 정상적인 업무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방송·통신·플랫폼 등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해결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정치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2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위원장 직무는 즉시 정지됐으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심판은 최소 4개월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김태규 부위원장 직무대행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문제는 현행법상 주요 안건 심의가 불가능해 사실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원 정족수는 5명이며, 이중 최소 2명이 채워져야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사실상 '식물 기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올해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던 정책 수립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자 보호법 △빅테크 인앱결제 금지법 △망 무임승차 방지법 제정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인앱결제 금지법 제정은 8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빅테크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대해 구글·애플에 과징금 총 680억원을 부과하는 시정조치안을 발표했지만 최종 처분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망 무임승차 방지법 역시 업계 숙원 중 하나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빅테크 납부를 의무화함으로써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연내 추진을 계획했던 단통법 폐지 역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이에 대한 임시방편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난 3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도입한 바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불법보조금 단속에 구멍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잖다. AI 서비스 이용자 보호법의 경우 최근 진행된 민관협의회 1차 회의에서 거론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올 하반기 중 입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안갯속에 빠졌다. 이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통합미디어법 제정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해당 법안은 지상파·유료방송 등 기존 미디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아우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방송법과 인터넷TV(IPTV)법, 전기통신사업자법 등 미디어 관련 법제를 통합해 OTT를 제도권으로 포섭하고 기존 방송 규제는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미디어 업계에 정책적인 힘을 싣겠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공정위의 통신 3사 담합조사 대응 △불법 스팸문자 피해 대책 마련 △OTT 해외 진출 지원 △전환지원금 제도 개선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제도 개선 등도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다. 그러나 1인 체제에 따른 업무 공백 속 야당의 현장 검증 및 국정감사도 예정돼 있어 사실상 주요 현안 논의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탄핵이 무효화된다 해도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둘러싼 정쟁에 현안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며 “시청률 및 가입자 수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책 결정권을 쥔 방통위가 제 기능을 수행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