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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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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이란 휴전합의”…‘12일 전쟁’ 종지부 찍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4 11:24

트럼프, “이란-이스라엘 12시간씩 휴전 후 종전” 발표
이란, 절제된 對美 보복 공격…중동갈등 봉합국면 기대감
이란·이스라엘 “상대방 공격 멈춰야” 조건부
이란 핵개발 재추진시 갈등 재점화 관측도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각각 12시간 동안 공격행위를 중단한 후 최종 종전으로 이어지는 구상이다. 다만 양측은 휴전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하지 않은 데다 상대방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조건부를 달아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이 돌발 변수 없이 시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합의가 완전히 이뤄졌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최종 임무를 마치는 약 6시간 후부터 휴전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란이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스라엘이 휴전을 시작할 것이고 24시간 후엔 '12일 전쟁'이 공식 종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을 감행한 후 이어지던 이번 무력 충돌을 '12일 전쟁'이라고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12일 전쟁을 종결시킨 이스라엘과 이란의 체력, 용기와 지혜를 축하한다"며 “이 전쟁은 수년 간 지속될 수 있어 중동 전체를 파괴할 수 있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각 휴전 기간 상대측은 평화적이고 존중하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후 NBC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휴전은 무기한이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일은 일어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종전안은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부통령이 카타르 국왕과 함께 주도했다고 한 외교관이 NBC 방송에 전했다. 이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국왕에게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해 이란과의 휴전에 합의를 얻어냈다고 말했고, 카타르가 이란을 설득하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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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를 수행하기 위해 미주리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는 B-2 폭격기(사진=로이터/연합)

하지만 이란은 이같은 휴전안에 합의하지 않은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24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이스라엘이 먼저 전쟁을 시작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며 “현재로서는 휴전이나 군사작전 중단에 대한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 시간으로 오전 4시까지 이란에 대한 불법적인 공격을 중단하면 우리는 이후에도 대응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군사작전 중단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나중에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락치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이란 현지시간 기준 24일 오전 4시 16분에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24일 이란과의 전쟁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며 휴전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IRAN-NUCLEAR/HORMUZ

▲(사진=로이터/연합)

이번 무력 충돌은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을 전격적으로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이런 와중에 미군은 지난 21일 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하는 등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하자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가 커졌다.


이란은 23일 카타르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은 미사일 발사 전에 미국과 카타르에 계획을 미리 통지하는 등 확전을 바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리 (공격 계획을) 알려줌으로써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란에 감사하고 싶다"며 “아마도 이란은 지역(중동)의 평화와 조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봉합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중동 특사를 지낸 데니스 로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휴전안이 지속돼 전쟁이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란은 당장 아무것도 재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로 지냈던 다니엘 샤피로도 “이란 핵 프로그램에 필요한 한도를 설정할 수 있는 외교의 길이 열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조건부 휴전'에만 수용할 의사를 밝힌 만큼 트럼프 대토열의 종전안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4시간 안에 어느 한쪽이라도 공격받는 일이 생기면 즉각 보복 공격으로 이어지면서 휴전이 불발될 수도 있다.


Israel Iran Mideast Wars

▲24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진 이스라엘 베르셰바의 한 건물(사진=AP/연합)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이후에 양국간 미사일 공방이 이어져 사망자가 속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 이란의 미사일 발사로 이스라엘 남부 도시 베르셰바에서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6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SNN 통신은 이란의 공격행위 중단이 발효되기 전에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최종 임무'에 해당되는 공격이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전 트루스소셜에 “휴전이 지금 발효 중이다. 위반하지 않기를"이라고 적었다. 자신이 밝힌 휴전 개시 시간을 한시간 남짓 넘긴 시각이었다.


아울러 이란이 무력 충돌이 중단된 상황을 틈타 손상된 핵시설 복구에 나서는 등 핵무기 보유를 다시 추구한다면 종전이 지속되기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얼마큼 파괴됐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여기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 또한 명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스라엘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이유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래에 핵무기에 만들기 위해 필사적이라면 그들은 매우 강력한 미군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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