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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 ‘D-5’…통신시장 변화 촉각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이달 22일 폐지된다. 지난 2014년 도입된 이후 10년 만이다. 통신사의 공시지원금 제도와 유통망의 추가지원금 상한 제도가 사라지면서 통신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단통법 폐지안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단통법은 불투명한 단말기 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자 후생 배분이 왜곡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제정됐다. 그러나 입법 취지와는 달리 통신 사업자들의 보조금 경쟁을 위축시키며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입 부담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단말기 공시지원금 제도와 추가지원금 상한(공시지원금의 15% 이내)은 없애고, 25%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전신법에 이관해 유지한다. 기존엔 요금 할인 혜택을 선택할 경우 유통점으로부터 추가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요금할인 혜택을 받으면서 유통점의 추가지원금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음성적으로 지급되던 추가지원금을 공개적으로 지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번호이동·신규가입 등 가입유형·요금제별로 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용자 정보 제공 차원에서 통신사 자율적으로 누리집 등지에서 요금제·가입유형별 지원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용자 거주지역·나이·신체적 조건 등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동통신 계약 체결 시 작성하는 계약서의 내용도 구체화된다. 통신사와 유통점은 △지원금 지급 주체·방식 등 상세 내용 △지원금 지급 관련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이용 조건 △초고속인터넷과의 결합 조건 등을 계약서에 상세히 명시해야 한다. 이를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을 경우, 전신법 개정안 위반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지원금 정보 오인을 유도하는 설명 △이동통신사·제조사의 특정 요금제나 서비스 이용 요구·강요 △이용자 대상 부당한 경제적 이익 차별 △지원금 지급 관련 중요사항 미고지 행위는 금지된다. 판매점이 통신사로부터 판매 권한을 승낙받은 사실을 표시하는 '사전 승낙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는 이른바 '성지불법 보조금이나 비싼 요금제를 활용해 휴대폰을 직영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 영업과 매장에서의 개인정보 유출 등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통해 통신사와 유통점은 다양한 형태로 단말기 지원금 영업 경쟁을 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 혜택은 확대돼 통신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정부 구상이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시장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를 담긴 시행령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행령에는 △통신사·제조사의 차별 유도 등 불공정행위 금지 △지원금 정보제공 강화 △단말기 선택권 보장 방안 △이용자피해 방지 및 구제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김태규 부위원장 사임으로 이진숙 방통위원장 단독 체제가 되면서 시행령을 의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무위원 1인 체제에선 법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 수 없다.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 전까지 통신 3사 등이 참여하는 대응 전담조직(TF)을 매주 2회 이상 운영하는 등 시장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향후 전신법 금지행위 위반 사항을 확인할 경우 엄중 조치한다. 전문가, 통신사, 제조사, 유관 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대책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연말까지 △통신사·제조사의 이용자 차별행위 규제 △특정 서비스 이용 강요 및 유도 방지 △이용자에 대한 정보제공 강화 등을 담은 종합시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추가지원금 지급 최대 범위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매출 효과가 있는 만큼 추가지원금이나 요금 할인 폭은 출고가를 기준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 및 제조사가 경쟁 제한 행위를 위해 담합할 가능성에 대해선 “단통법 폐지가 예고됐던 올해 상반기 동안 이뤄진 상황들을 봤을 때 담합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미디어에 힘주는 네이버, 숏폼·XR·버추얼 잡는다

네이버가 독자적 미디어 기술력에 인공지능(AI)을 입힌 '비전 테크 트라이앵글'을 무기로 삼아 영상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한다. 콘텐츠 경험과 주요 서비스 간 유기성을 높여 체류 시간을 늘리는 한편, 이용자의 실감형 미디어 경험을 차별화해 확장현실(XR)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열린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PC·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 환경에서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래형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연내 XR 콘텐츠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며, AI 영상 생성 기술과 가상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날 독자 구축한 △확장현실(XR) 스튜디오 △미디어 AI △버추얼 스트리밍 등 '비전 테크 트라이앵글' 기술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현재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 서비스 '클립'과 고화질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쇼핑·블로그 등 주요 서비스와 연계해 콘텐츠의 발견을 생산·소비 등 활동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미디어 기술 역량을 고도화함으로써 이용자의 콘텐츠 경험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영상 분석 AI 'MUAi' 플랫폼을 연내 공개한다. 영상 맥락을 심층 이해하고, 메타 데이터화해 사용자에게 추천해 주는 기술이다. 저작권 관리와 유해성, 저품질 영상 감지 기능이 통합됐으며, 다수의 AI 모델과 이미지 처리 기술이 유형별로 내재화돼 비용 경쟁력도 확보했다. 사용자 특성에 맞춘 상품 혹은 영상을 추천하거나,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하이라이트 제작에 활용된다. 텍스트를 영상 콘텐츠로 자동 변환해주는 '오토클립Ai'도 선보일 계획이다.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쇼핑·장소 방문 후기, 블로그 게시물 등 네이버 플랫폼에 축적된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요약하고, 숏폼에 최적화된 내용을 자동 생성한다. 예를 들어, 이미지와 텍스트로 구성된 블로그 리뷰 게시물을 분석해 배경음악과 내레이션, 화면 효과 등 콘텐츠 성격에 맞는 기법을 자동 적용한다. 누구나 쉽게 숏폼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네이버의 영상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성호 네이버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리더는 “올해 미디어 AI의 목표는 원하는 영상과 구간,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사용자가 만든 영상이 더 잘 노출·검색·탐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AI 기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서 내년에는 또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플랫폼에 축적된 리뷰 데이터는 모두 우리 삶의 향기라고 생각한다"며 “삶의 향기가 우리 플랫폼에서 발전하고 유지되도록 하는 게 개인적인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공개된 버추얼 콘텐츠 특화 스튜디오도 눈길을 끌었다. 여러 주제에 맞춰 초현실화한 가상 배경을 제공하는 '비전 스테이지'와 인물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모션 스테이지'가 그것이다. 두 스튜디오는 모두 1784 사옥 지하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가상 배경을 실감 나게 구현해 스트리머들이 커머스·숏폼·드라마·영화와 같은 3차원(3D)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다. 네이버는 최근 모션 스테이지를 활용해 치지직 스트리머들과 협업한 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실시간 3D 콘텐츠와 돌비 애트모스 기반 뮤직비디오의 높은 완성도로 화제를 모았고, 타 플랫폼 버추얼 스트리머들이 치지직으로 대거 이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기반 XR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의 대중화가 빨라짐에 따라 네이버의 콘텐츠를 다양한 폼팩터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버추얼 스트리밍 시장과 XR 시장을 함께 겨냥한다는 복안이다. 오한기 네이버 리얼타임 엔진 스튜디오 리더는 “VR과 AR 기술은 맞닿아 있고, AR의 경우 글래스로 확장·발전하고 있다. 미디어 경험을 XR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기회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콘텐츠 문법이나 사용자 경험을 축적하면 글래스가 더 대중화됐을 때 네이버에 기존에 제공했던 컴퓨팅 경험들을 빠른 속도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썬 단기 수익보다는 생산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주요 서비스와의 유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리더는 “모션·비전 스테이지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들이 여러 장르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구축하고, 치지직이나 숏폼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큰 수익이 될 것으로 본다"며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선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콘텐츠 경험을 넓힘으로써 리텐션(이용자 유지율)을 높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영풍 석포제련소 임직원, ‘낙동강 중금속 유출’ 2심도 무죄

낙동강에 카드뮴 등 중금속을 무단 방류한 혐의로 기소된 영풍 석포 제련소 전직 대표이사 등 임직원 7명과 법인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유죄를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대구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성욱 판사)는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강인 전 대표이사 등 피고인 7명과 영풍 법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1009차례에 걸쳐 공장 바닥의 균열을 통해 카드뮴 등 유해 물질이 지하수로 흘러들어 낙동강으로 방류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은 이들이 지하수 오염을 인지하고도 시설 개·보수를 미루며 고의로 환경 오염을 방치했다고 판단,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 및 법인에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공장 내 이중 옹벽조 균열로 인해 지하수 오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직접 증거가 없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1심 판단과 동일하다. 앞서 1심 재판부도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고는 볼 수 있어도 고의로 유출을 방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영풍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존중하며, 무죄 선고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제련소 최초로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하수 오염 확산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연간 약 1000억 원 규모의 환경 투자를 통해 위해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 관계자는 “향후에도 지역 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책임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대작 줄줄이…넷마블, 하반기 더 기대되는 이유

넷마블이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 안정세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대형 기대작들의 출시가 줄줄이 예고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넷마블의 진짜 시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증권은 넷마블의 2분기 영업이익을 886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667억원)를 약 32.8%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넷마블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43% 증가한 4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바 있다. 2분기에는 이익 규모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지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성장세의 중심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등 기존 인기작들의 안정적인 매출 유지와 함께,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신작들의 연이은 흥행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넷마블의 실적 방어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1주년 이벤트를 거치며 주요국 매출이 반등했고,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출시 후 약 한 달간 구글 매출 1위를 기록했다"며 “RF 온라인 넥스트도 출시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 중"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두 게임은 올 상반기 모바일 시장을 주도한 타이틀로 꼽힌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자료에 따르면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RF 온라인 넥스트는 각각 매출 기준 4위, 6위를 기록하며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출시 한 달 반, RF 온라인 넥스트는 약 세 달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올리며 저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흥행 배경에는 과거 인기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지식재산권(IP) 리부트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2014년 출시된 '세븐나이츠'를, RF 온라인 넥스트는 2004년작 'RF 온라인'을 기반으로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반영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익숙한 세계관과 캐릭터에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접목함으로써, 기존 팬은 물론 신규 유저까지 흡수하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연내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뱀피르' △'몬길: 스타 다이브' 등 대형 신작들이 대기 중이다. 특히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5500만 부를 넘긴 인기 만화 '일곱 개의 대죄' IP를 활용한 오픈월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콘솔,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며, 원작 팬은 물론 RPG 유저 전반을 포섭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나온다. 또 다른 기대작 '뱀피르'는 다크 판타지 세계관과 뱀파이어 콘셉트를 내세운 이색 소재로,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랫폼 출시가 예정돼 있다. '몬스터 길들이기' 시리즈의 후속작 '몬길: 스타 다이브' 역시 기존 팬덤의 지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2024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넷마블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형 신작 부재 등의 여파로 2022~2023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과 핵심 IP 기반 라인업 강화 전략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상반기의 견조한 흐름에 이어, 하반기 대형 신작 성과에 따라 다시금 게임업계의 판도를 흔드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넷마블 측도 이러한 흐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신작들은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해온 프로젝트들"이라며 “모든 게임에 역량을 집중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 CNS, 고용노동부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기업 LG CNS는 상호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주관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지난 1996년부터 우수한 노사문화를 모범 실천한 기업을 선정·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전국 140개 기업이 신청해 △중소기업 19개 △대기업 13개 △공공기관 8개 등 총 40개 기업들이 최종 선정됐다. LG CNS는 “이번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은 지난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 인재를 집중 채용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한 일자리 대상 고용노동부 장관상,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인적자원개발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연달아 얻은 성과"라고 소개했다. LG CNS는 1987년 창립 이후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통해 38년간 무분규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오랜 시간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상호존중과 소통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들은 직원들과 현장 대면소통활동에 적극 임하고 있다. 사원 대표들도 경영진들과 정기·비정기 노경협의회를 통해 긴밀히 소통하며 처우와 복지, 인사제도 개선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같은 노사간 소통 과정을 거쳐 LG CNS는 근속기간이 아닌 기술역량 수준을 보상에 반영하는 '역량기반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안식월 휴가제 도입, 중식비 인상, 출산 선물 확대, 고급 리조트 지원 확대 등 복지 수준도 높이고, 모든 구성원이 의무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시간을 채워야 하는 획일적인 제도에서 벗어나 성과 중심의 자율책임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 경력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커리어 성장을 위해 스스로 본인이 희망하는 조직과 직무를 찾아 지원하는 'My Career Up(사내공모제도-잡포스팅)'제도가 활성화돼 있다. 채용 시 사내 전문가들이 합격과 불합격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바-레이저(Bar-Raiser)' 면접 방식을 운영하고, 구성원들의 개인 생애주기에 맞춰 가족까지 챙기는 피플케어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 자녀 케어 프로그램 △중·고교생 자녀 대상 '입시 TALK, 널 대입해' 운영 △직원들과 부모가 함께 LG아트센터에서 유명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 산책' 프로그램 등이 있다. 아울러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청소년들과 IT 교육에 소외된 장애인, 도서벽지학교 학생들이 IT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AI 지니어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정보문화 유공 정부포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밖에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마루' 운영으로 지난해 '장애인 고용 우수 사업주', '차별 없는 일터 조성 우수 사업장' 등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모범적 사례로 인정받았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르노 세닉 E-Tech, ‘자원순환형 전기차’ 새 개념 세우다

연일 폭염과 예측성을 상실한 장맛비로 기후 위기의 엄중함을 일상생활에서 생생하게 피부로 체감하는 가운데 르노코리아가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며 자원 고갈, 탄소발자국 감축 등 환경 과제에 대응해 주목받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새로운 정의로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전기차는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이하 세닉 E-Tech)'이다. 세닉 E-Tech은 차량의 총 24% 이상을 재활용 소재로 구성했으며, 폐차에 따른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포함해 차량 전체의 약 90%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다. 외장에는 재활용 플라스틱 약 40kg, 재활용 강철 37%를 적용했으며, 도어 가니쉬(Door garnish)에는 재활용 폴리프로필렌을 25% 적용했다. 보닛과 도어 패널에도 최대 40%의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재활용 알루미늄은 스탬핑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금속을 분류·압축해 다시 부품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선순환된다. 리노코리아는 “이런 생산 방식은 단순한 자원 절약을 넘어 차량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장 구성 역시 지속 가능한 소재를 중심으로 설계했다. 먼저, 대시보드는 산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폴리프로필렌을 최대 80%까지 재활용해 제작했으며, 대시보드 상단 커버에는 친환경 식물로 주목받고 있는 케냐프(Kenaf) 소재 섬유를 사용하는 등 43% 바이오 기반 소재로 이뤄졌다. 스티어링 휠 커버 역시 51%가 바이오 소재로, 이 중 25%는 리신 오일로 만든 PVC이며, 26%는 면직물이다. 아울러 도어 패널의 수납 공간에도 천연섬유를 50%를 사용했고, 카펫의 97.7%와 헤드라이너의 99.5%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됐다. 르노코리아는 세닉 E-Tech가 가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즉, 스티어링 휠은 가죽 질감의 합성 코팅 원단을, 시트는 트림에 따라 100% 직물 소재 또는 바이오 소재(레더 프리)로 대체하면서도 가죽과 같은 품질과 촉감, 편안함은 잃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NCM(니켈·코발트·망간) 타입을 채택해 고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동급 최고수준인 87㎾h 용량의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최대 460㎞까지 주행 가능하며, 10년 또는 16만㎞까지 배터리 보증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모듈화한 12개 파츠로 조립돼 고장 발생 시 전체 교체 없이 부분 수리를 할 수 있으며, 배터리 해체 뒤에도 코발트·니켈·리튬 등 주요 자원 회수율 65%를 보여주는 친환경 설계가 돋보인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로템, 부산신항에 항만무인이송장비 57대 공급

현대로템이 부산 신항에 스마트 물류 핵심 설비인 항만 무인 이송 장비(AGV, Automated Guided Vehicle)를 공급한다. 현대로템은 동원 글로벌 터미널 부산(DGT, Dongwon Global Terminal Busan)에서 발주한 부산 신항 7부두 항만 AGV 공급 사업의 발주 의향서(LOI)를 수령했다고 17일 밝혔다. 항만 AGV는 부두의 컨테이너를 적재해 하차 장소까지 자동으로 이송하는 항만 물류 자동화의 핵심 설비로, 향후 현대로템은 본계약 절차를 걸쳐 부산 신항 7부두에 항만 AGV 57대와 함께 차량 운영에 필요한 관제 시스템과 충전기 등 부대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이미 2023년 DGT로부터 부산 신항 7부두 항만 AGV 43대를 수주해 개장에 맞춰 적기에 공급했고 이번 사업을 통해 추가로 항만 AGV 57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광양항 자동화 부두 AGV 44대 공급 사업을 수주하는 등 3년 연속으로 스마트 물류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국가 핵심 전략인 북극항로 개척의 중심 거점으로 지목된 부산 신항에서의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동북아시아권의 대표적인 글로벌 스마트 물류 허브로 주목받는 부산 신항은 최근 선박 대형화와 세계적인 물동량 증가 추세에 맞춰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물류에 접목하는 대규모 공공 부문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납품되는 AGV가 동북아-유럽 교역의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부산 신항 물류 고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은 AGV 제품 경쟁력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운영 효율 제고 방안을 수립하는 고객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실제 현대로템은 AGV 성능 개선은 물론 관제시스템 고도화 등 사후 지원을 통해 DGT의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최적화 작업에 기여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항만 물류 자동화 시장 공략을 위해 시간당 컨테이너 처리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AGV 연구·개발(R&D)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유지·보수 분야도 더욱 체계화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로템은 항만 AGV의 국내 제작 이점을 활용해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차체와 주요 기능품의 국산화 비율을 올려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항만 부품 공급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스마트 물류 산업의 역량 강화에도 힘을 보탠다는 것이다. 유지보수 기간과 가동률이 가장 중요한 스마트 물류 부문은 국산화 비율이 높을수록 외산(外産) 대비 더욱 신속한 사후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스마트 항만 기술 경쟁력 강화와 관련 국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에 힘써 국산 항만 AGV의 핵심 기술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의 항만 AGV를 적시·적기에 공급하고 최적화된 사후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네카오 2분기 실적도 희비 극명…승부처는 AI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네이버는 커머스 성장에 힘입어 실적 상승이 예상되지만,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의 저조한 실적으로 '숨고르기'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2분기 매출 2조9046원·영업익 5308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7%·12.29%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매출 1조9496억원·영업익 1278억원으로 2.76%·4.5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은 커머스다. △쇼핑앱 '플러스 스토어' △검색 요약 기능 'AI 브리핑'의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이용자 수를 늘리는 단계다. 2분기 부문 매출은 전년(7190억원)보다 15% 성장한 8274억원으로 추정된다. 서치플랫폼 부문 또한 광고 솔루션 '애드부스트' 도입 효과가 반영되면서 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광고주에게 AI 기반 광고 집행 자동화, 예산 최적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2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5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784억원) 대비 7.3%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은 AI 기술을 가장 먼저 접목한 사업 영역으로, 올해 상반기엔 개인 맞춤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커머스 부문의 경우 이용자 체류 시간 확장에, 서치플랫폼은 타게팅 작업을 고도화하는 게 목표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실적은 콘텐츠 사업 부문의 부진 여파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미디어 등 사업부 매출이 저조했던 게 주효했다. 콘텐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9553억원)보다 15.8% 줄어든 8965억원으로 예측된다. 게임의 경우 신작 부재기가 길어지면서 전년보다 50%가량, 레이블 부문은 음반·공연 매출이 60~70%가량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의 실적을 받쳐주는 건 신사업과 톡비즈 부문이다. 광고 부문은 시장 침체기를 지나며 회복세를 보였고, 신사업은 금융 서비스 강화에 힘입어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성장한 5565억원, 신사업은 15.4% 증가한 4078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광고 매출은 전분기 대비 영업일수 증가와 프로필 탭 '풀뷰' 광고 확대로 32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승부처는 AI다.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실행 중이며, 카카오는 오픈AI와 협업해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 '카나나' 중심 AI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오는 11월 본격 출시되는 '카나나'의 성과가 카카오의 실적 성장성 회복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9~10월부터 톡 개편, 카카오톡에 AI 적용, 오픈AI와의 공동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카톡 개편 후 숏폼 형태의 양질의 콘텐츠 수급만 원활하다면 트래픽과 신규 광고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 정부 AI 산업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양사 모두 향후 경쟁력 향상과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적극적인 AI 산업에 대한 투자와 경기 부양 의지는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고 진단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축구 레전드’ 앙리·퍼디난드, 올해도 넥슨 아이콘매치 출전

프랑스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레전드 공격수 티에리 앙리와 리오 퍼디난드가 2년 연속 넥슨 '아이콘 매치' 출전을 확정지었다. 넥슨은 17일 'FC 온라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해 아이콘 매치에 앙리는 'FC 스피어' 소속으로, 퍼디난드는 '쉴드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아이콘 매치는 전설적인 축구선수들이 '창과 방패' 콘셉트로 대결을 펼치는 축구 이벤트로, 넥슨의 온라인 축구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에서 개최해 오고 있다. 지난해 약 6만4000명의 관중과 600만 온라인 시청을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다. 넥슨은 최근 앙리와 퍼디난드가 오픈AI의 챗GPT로 이번 대결의 승부를 예측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챗GPT는 FC 스피어의 우세를 전망했고, 구체적인 경기 스코어까지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넥슨은 지난 9일 FC스피어 소속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이 올해 아이콘 매치에 출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드로그바는 지난해 FC 스피어의 공격수로 활약을 펼쳤고, 부폰은 올해 새롭게 합류했다. 올해 아이콘 매치는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이란 부제로 오는 9월 13~14일 이틀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시합에서 패한 FC스피어팀이 복수를 다짐하며 재대결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넥슨은 출전선수와 티켓 정보 등 자세한 내용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시승기]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가성비 HEV SUV의 새 기준

KG모빌리티의 야심작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합리적 가격에 무난한 성능을 갖춘 '착한 자동차'였다. 걱정했던 답답한 출력도 어느정도 해소됐고, 다루기 쉬운 편의기능까지 갖추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킬 차로 거듭났다. 최근 KGM은 서울 강남구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에서 액티언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시승코스는 센터부터 경기 양평까지 이어졌으며, 시원한 고속도로를 경험했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도심형 젠틀 SUV'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세련된 외모를 자랑한다. 날렵한 루프 라인과 넓은 차폭, 그리고 수평형 LED 주간주행등(DRL)은 도심 속에서도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DRL에는 태극기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이 들어가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측면에서는 플로팅 루프 라인과 20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후면부는 수평형 테일램프와 'ACTYON' 레터링이 더해져 넓고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전체적으로 각이 살아 있는 실루엣은 SUV 특유의 단단함과 도시적인 세련됨을 모두 갖췄다. 실내는 정돈된 수평형 레이아웃과 베이지&카멜 투톤 시트 덕분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연결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시인성과 조작성 모두 뛰어났다. 실내 소재 품질은 예상보다 우수했다. 플래그십 SUV급까진 아니지만, 현대·기아차에 뒤지지 않는 감성 품질을 보여줬다. 오토홀드 버튼은 스티어링 휠 아래 큰 다이얼로 배치돼 조작이 직관적이며, 물리 버튼이 적절히 배치된 점도 긍정적이다.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했다. 뒷좌석 착좌감도 무난하며, 4인 가족 기준으로는 여유로운 패밀리 SUV라 할 수 있다. 트렁크는 3열이 없는 구조 덕에 기본 용량만으로도 넉넉하고, 2열 폴딩 시 완전히 평탄한 공간으로 변신해 캠핑 등에도 활용도가 높다. 기존 가솔린 모델에서 다소 답답하다고 느꼈던 초반 가속감은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완전히 해소됐다. 전기모터가 저속에서 즉각적으로 개입하면서 가속이 부드럽고 경쾌하다. 도심은 물론 고속 구간에서도 여유 있는 추월 성능을 보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5리터 터보 엔진과 듀얼 모터, e-DHT 변속기로 구성되며 시스템 총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30.6kgf·m에 달한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우수하며, 회생 제동은 단계 조절이 가능해 운전 스타일에 맞춰 세팅할 수 있다. 연비는 20인치 미쉐린 타이어 기준 도심 15.8km/ℓ, 복합 14.9km/ℓ 수준으로, 실사용 기준에서도 경제성이 충분히 느껴졌다. 고속 성능은 여전히 아쉬웠다. 엑셀을 꾹 밟아도 금방 한계치가 느껴졌으며 시속 120㎞ 이상부턴 차가 버거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실내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KGM의 차세대 UX 플랫폼 '아테나 2.0' 기반으로 조작성이 개선됐다. 스티어링 휠 버튼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즐겨찾기로 연동할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 주요 편의 사양은 기본 탑재되며, 물리 버튼과 터치 조작을 적절히 혼용한 센터페시아 구성도 운전 중 조작에 부담이 없다. 또 디지털 키, NFC 카드 키,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무선 충전 패드 등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들도 알차게 탑재됐다. KGM 액티언 HEV는 디자인부터 주행감까지 기대 이상이었다. 비교적 낮은 가격대와 가솔린 모델 시승때 경험했던 답답함 때문에 기대가 낮았던 점도 있지만,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은 다르다. 이 모델은 도심형 하이브리드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만하다. 조용하고 매끄러운 주행감, 기대 이상의 실내 품질, 넉넉한 공간과 다재다능한 적재력까지 고루 갖췄다. 가격 대비 상품성이 뛰어나고, KGM만의 유니크한 디자인 감성도 어필된다. '충전 없이 전기차처럼'이라는 슬로건처럼, 복잡한 충전 걱정 없이 전기차의 장점을 누리고 싶은 운전자에게 이상적인 선택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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