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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퀴 빠진 티웨이, 위탁 정비에 스케줄 꼬인 에어서울…빠듯한 LCC 운항 시스템

최근 대만 공항 활주로에 내려앉던 티웨이항공 여객기에서 바퀴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최근 에어서울 승객들은 정비 문제로 1개월 이상 남은 시점에서 예정된 항공편 시간이 변경됐다는 내용의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서로 다른 두 사건은 하나의 공통된 원인을 가리키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안전 불감증'과 '재무 부실의 악순환'이다. 경쟁사들이 안전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두 항공사는 승객의 안전을 담보로 위태로운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서는 티웨이항공 TW667편(보잉 737-800)이 착륙하는 순간 기체 균형이 무너지며 오른쪽 메인 랜딩 기어의 타이어가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약 1시간 동안 활주로가 폐쇄되고 항공편이 줄줄이 지연되는 등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착륙이 완료되고 속도가 완전히 줄어든 상태에서 주기장으로 이동하던 중 바퀴가 이탈했으며, 당시 기내에서 느껴지는 충격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사고 시점이 착륙의 충격을 받는 순간이 아니라 감속 후 지상 이동(Taxiing) 중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고 직후 일각에서는 기상 악화에 따른 '하드 랜딩(Hard Landing·거친 착륙)'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본지가 보잉 737 정비 매뉴얼(Aircraft Maintenance Manual Boeing 737 Documentation)에 따르면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용기마다 다르지만 항공기 랜딩 기어는 착륙 시 발생하는 중력 가속도 2.6G 내외의 충격을 견디도록 인증받는다. 737-800 제조사 보잉의 매뉴얼상 정밀 점검이 필요한 하드 랜딩의 일반적인 임계점은 2.2G를 초과할 때다. 일반적인 착륙 시 충격이 1.2G~1.4G 수준임을 감안하면 랜딩 기어는 일상적인 착륙 충격의 2배 이상을 버틸 수 있는 구조적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랜딩 기어는 항공기에서 가장 튼튼하게 설계된 부품 중 하나인데 수 없이 이착륙을 해본 경험상 바퀴가 통째로 빠지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설령 조종사가 거칠게 착륙했다 하더라도 충격 탓에 바퀴가 이탈했다면 이는 볼트 체결 불량이나 차축 피로 파괴 등 명백한 정비 결함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 사고는 조종사의 조작 미숙(Human Factor)보다는 정비 부실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2025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55억 원에 달한다.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무리하게 취항하며 외형은 키웠지만 고유가·고환율의 파고를 넘지 못해 수익성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티웨이항공의 2024년 정비비 지출 내역을 뜯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고장 난 뒤에 고치는 '사후정비비' 비중이 약 12.8%에 달해 경쟁사인 제주항공(약 4.3%)보다 3배나 높았다. 예방 정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항공기 정비 관계로 3월 출발편 스케줄이 변경됐습니다." 최근 에어서울 승객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다. 출발이 한 달도 더 넘게 남은 시점에서 정비를 이유로 스케줄이 변경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비 기강이나 역량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에어서울 측은 기체 결함이나 정비 소홀이 아닌, 오히려 철저한 안전 확보를 위한 규정 준수와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해명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항공기 중정비(C-Check)를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에 위탁하고 있는데, 정비 시한이 도래하면 세부 정비 작업량이 산정돼 전달되는 구조라 일정이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일정을 장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중정비로 인해 불가피하게 스케줄을 조정해야 할 경우 고객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소 1개월 이상의 충분한 여유를 두고 사전에 안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항공안전투자공시 상의 '발동기·부품 등의 구매 및 임차' 예산(36억 7000만 원)이 전년 대비 46%가량 급감해 '부품값을 깎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사측은 “해당 항목의 감소는 지난해 장기 임차 엔진 3대를 반납하며 발생한 32억6000만 원 상당의 일회성 비용이 빠진 기저 효과일 뿐 부품 예산을 삭감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며 “실제 부품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안정적으로 제공받고 있으며, 전체 정비·수리·개조 예산은 국토교통부 관리 하에 안전 투자 확대 기조에 따라 매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설파했다. 고의적인 비용 절감이나 정비 태만과는 거리가 멀다는 항변이다. 하지만 에어서울이 정비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안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사측의 해명을 십분 수용하더라도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기강 해이나 예산 삭감의 문제가 아닐지라도 정비를 이유로 한 달이나 남은 비행 스케줄이 뒤집히는 현상 자체가 LCC 특유의 빠듯한 기단 운용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에어서울이 주력으로 운용 중인 A321-200 기종은 기령이 높아질수록 정밀한 부품 교체와 꼼꼼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자체 중정비 인프라 없이 모회사 위탁을 통해 철저하게 정비를 진행하더라도 빡빡한 운항 스케줄 속에서 유동적인 정비 소요를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유 기재가 넉넉하지 않으면 결국 비행기를 세워두고 승객과의 약속을 깰 수밖에 없다. 때문에 '고객을 위한 선제적 안내'라는 에어서울 측 입장의 이면에는 위탁 정비 일정에 맞춰 기단을 굴리면서도 이를 탄력적으로 대체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LCC의 뼈아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고의적인 정비 태만 탓이 아니어도 모회사 의존적인 정비 인프라와 여유 기재 부족 탓에 수개월 전 표를 끊은 승객 일정마저 꼬이게 만드는 상황 자체가 LCC 정비·운항 시스템이 극복해야 할 근본적인 적신호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당사는 안전 운항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불가피한 스케줄 변경 시 타사 운항편으로의 대체 안내 또는 전액 환불 등의 조치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의 위태로운 행보는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진에어는 2025년 부품 구매 예산을 전년 33억 원 대비 5배 이상 늘린 206억 원으로 책정했다. 정비 교육·훈련비 역시 전년 대비 274% 증액한 275억 원을 투입한다. 낡은 비행기는 과감히 반납하고 신형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안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제주항공 역시 2024년 기준 사전 정비비로 1922억 원을 집행하며 예방 정비 비중을 압도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다. 에어부산 또한 올해 정비 예산을 전년 실적 대비 증액하며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LCC 업계가 '안전 투자'를 기준으로 확연히 양분되고 있는 셈이다. 승객들은 최저가 항공권을 찾지만 그 가격표 뒤에 '안전'이 빠져 있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티웨이항공의 빠진 바퀴와 에어서울의 꼬인 스케줄은 기본을 무시한 성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경고한다. 지금이라도 무너진 '정비 기강'을 바로세우지 않는다면 다음 뉴스는 지연이나 회항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어 업계의 자성이 요구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석화 적자’ 정유 4사도 구조재편 급물살 타나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4사가 정유사업 호조에도 석유화학 부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유부터 석화 소재 생산을 통합적으로 하는 수직계열화 효과를 노렸지만 글로벌 석화 시황 부진의 영향을 정유4사도 못 피하게 된 것이다. 국내 석화산업 재편 과정에서 석화사와 정유사가 짝을 이뤄 설비를 효율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석화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의 석유화학 사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보이며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별 영업손실은 △SK이노베이션 2365억원 △GS칼텍스 1462억원 △HD현대오일뱅크 3723억원 △에쓰오일 1368억원이다. 정제마진 개선으로 영업이익을 냈던 정유사업과 반대 흐름을 보인 것이다. 원래 정유와 석화 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은 생산 효율성 향상 효과가 있다. 원래부터 화학 사업 비중이 상당했던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도 석화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석화 소재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생산하고, 이 나프타를 분별 증류 공정으로 에틸렌과 벤젠·톨루엔·자일렌(BTX) 같은 기초 유분을 생산한다. 이 기초 유분으로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같은 폴리머와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올해 시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벤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스프레드가 톤당 100달러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PE, PP는 나프타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신·증설 계획이 잇따르면서 스프레드가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PX는 올해 들어 스프레드가 톤당 3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며 긍정적 요인으로 떠올랐다. 세계 시장에서 증설이 잇따른 점도 부담이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에틸렌과 PE 생산설비는 각각 2억4200만톤과 1억570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3.4%, 3.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에는 2억5300만톤과 1억6700만톤으로 올해보다 4.3%, 6.7% 확대되며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S&P글로벌은 지난달 30일 낸 산업 전망 리포트를 통해 “증설은 2027년 정점을 찍고 2029년 말경 에틸렌 수요 성장이 증설보다 더 빨라지고 공급 과잉이 점진적으로 해소되면서 가동률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그러나 기대보다 느린 수요 증가 속도가 설비 폐쇄 지연과 신규 설비 가동 시작에 더해지면서 저점이 2027년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국면과 겹치면서 고심이 깊다. 이미 정유4사는 석화기업들과 울산과 전남 여수, 충남 대산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양측이 합작법인(JV)을 세우거나 기존 JV를 이용해 석화사들의 기초유분과 다운스트림 소재 생산 설비를 정유사들의 원유 정제 설비와 통합해 수직 계열화하는 것이 논의의 뼈대다. 대산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양사의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가 에쓰오일과 재편안 논의 중이다. 여수에서는 GS칼텍스가 LG화학과 구체적인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유사들도 석화 부문의 부진을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산업은 국제 원유시장의 변동에 따라 호황과 부진을 반복하는 사이클을 탄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을 내려면 영업손실을 내는 사이클 저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발간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설비 수직통합에 따른 정유사의 석유화학부문 비중 확대는 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에너지 전환 대응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올레핀 제품 수급 및 실적 개선의 불확실성, 구조개편 과정에서의 자금 지출 가능성 등은 사업 및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이재명 대통령 “제대로 된 세상 만드는 것이 소원…이제 전력 질주”

이재명 대통령이 설날을 맞아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며 국정 운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모든 사람이 불의와 부당함에 고통받지 않고 누구도 남의 것을 빼앗지 못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저의 소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여정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되기 위해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남시장 출마 당시를 떠올리며 “권력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가 왔다"며 “국민의 은혜로 소원을 이루었으니 이제 전력 질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국정 과제로 부동산 문제 해결과 공정한 사회 구현, 경제 성장, 평화와 안전 확보 등을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는 일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일이든 두려움을 떨치고 사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국민과 함께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자"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원전·재생에너지 병행이 최적” 전력정책 불확실성 최소화 필요…국내 연구진, 국제학술지에 강조

한국의 전력 믹스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의 경제적 편익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재생에너지 역시 비용 경쟁력이 개선되면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특정 전원을 선택하기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안광원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Communications에 발표한 한국 전력 믹스와 사회 후생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전 비중 확대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 장기 사회 후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사고 위험을 반영하더라도 경제적 이익이 이를 상쇄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원전,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주요 발전원의 비용 구조와 발전 비중을 반영한 거시경제 모형을 구축하고, 원전 사고 가능성에 따른 경제적 피해까지 포함해 정책 효과를 분석했다. 실제 전력수급 정책 시나리오를 적용한 분석에서도 원전 확대 기조였던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반영하면 사회 후생이 약 0.67% 증가하는 반면,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담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적용할 경우 약 0.6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2021년 가계 최종소비지출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조3천억 원 규모의 손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개선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LCOE)가 2021년 대비 약 19% 이상 낮아질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역시 장기적으로 사회 후생 증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특히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보다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변화로 투자 지연과 생산·소비 감소가 발생할 경우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모두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전원"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전원을 선택하는 문제보다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트 설 예보-➅韓 증시] 거침없던 5500 돌파...밸류에이션 앞세워 ‘주도주 장세’ 재개

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설 연휴 직전 코스피는 거침없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한 주 동안 417.87포인트 급등하며 5000선을 넘어 5500선까지 단숨에 돌파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한 해 동안 75%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중에서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우상향 분위기는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밀리지 않았고, 업종별 온도 차 속에서도 주도주는 오히려 탄력을 키웠다. 시장은 이번 랠리를 단순한 과열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상승의 중심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있다. 미국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상대 강세를 보였던 메모리 업종이 국내에서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증권주와 배당주까지 신고가 흐름에 동참하면서 상승 저변이 넓어졌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서도 K-반도체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수급도 긍정적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현물을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뒤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개인이 매물을 소화하며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단기 급등 이후에도 매도 압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시장 체력이 강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코스피 강세를 이익 성장에 기반한 흐름으로 해석했다. 12개월 선행 당기순이익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지수 상승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부담은 크지 않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과거 20년 평균인 10.04배를 하회한다. 지수가 5000선을 상회한 이후에도 이익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상대 매력은 유지되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17.6배, 일본 토픽스는 16.5배, 홍콩은 10.9배 수준으로, 코스피는 주요 아시아 시장 대비 할인 영역에 위치한다. 단순 PER이 아니라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반영한 주가수익성장비율(PEG) 기준으로도 코스피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밸류에이션 확장에 의존한 상승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랠리의 특징으로 지목된다. 코스피는 최근 실적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기업 이익 펀더멘털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12개월 선행 EPS는 57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 대표주의 실적 발표 이후 EPS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됐고, 글로벌 증시 혼조세가 겹치며 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휴기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실적시즌 마무리와 함께 2월 말~3월 초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순환매를 통해 가격 부담이 완화된 반도체, 방산·조선, 자동차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도주들은 매물소화 이후 상승을 재개하며 코스피를 다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디스플레이, 유틸리티 등 시클리컬 산업군은 여전히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업종으로 순환매 대응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유통업계 배송전쟁-下] ‘탈팡’에 판 흔들리나…유통법 개정도 변수

쿠팡 독주체제였던 유통업계 판도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팡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팡(쿠팡 이탈)족'을 사로잡기 위한 이커머스 업체 간 배송 경쟁이 본격화되면서다. 14년 간 시행해온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까지 해제될 가능성마저 제기돼 유통시장 전반으로 배송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해 말 촉발된 고객정보 유출 사태 후 회원 이탈 현상까지 발생하며 주춤한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노려 국내 이커머스 업체 모두 배송 시스템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다 . 컬리는 최근 수도권 지역 대상으로 오후 3시 이전 주문 시 당일 자정 전 도착하는 '자정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기존 새벽에 배송되는 자체 새벽배송(샛별배송) 서비스 영역을 당일 밤 배송까지 확장시킨 것이다. 여기에 1시간 내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 범위도 점진적으로 넓히고 있다. 11번가도 자체 무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슈팅배송' 상품의 무료 반품·교환 서비스와 도착지연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2월 한 달 간 시범 운영해본 뒤 상시 운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SG(쓱)닷컴은 지난해 9월 이마트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한 '바로퀵'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퀵은 식품·생활용품 등 이마트 매장 상품을 점포 반경 3㎞이내 고객에게 배달대행사의 이륜차를 통해 1시간 안팎으로 가져다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SSG닷컴은 현재 전국에 약 70여곳인 바로퀵 물류 거점을 올해 상반기 중 9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자체 물류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까지 불사하는 업체들도 있다. 네이버(네이버플러스스토어)는 이커머스·대형마트·편의점·물류기업 등 유통시장 전방위로 동맹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컬리가 당일배송을 개시함에 따라 제휴사인 네이버도 '컬리N마트'를 통해 당일배송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심야·새벽 배송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유통법을 개정하는데 무게를 싣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규제 해제가 현실화될 경우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쿠팡처럼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2012년 제정된 유통법은 전통시장을 비롯해 골목상권 보호를 명목으로 마련됐지만, 일방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 발목을 잡는 제도로서 오히려 시장 전체를 왜곡해왔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일각에서는 규제의 빈틈을 타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유통시장 실태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2024년 41조3000억원을 거둔 쿠팡 매출액은 같은 기간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전체 매출액(37조1000억원)을 넘었다. 다만, 골목상권이 입을 피해 우려로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주요 대형마트들도 정치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긴 이르다"며 셈법이 복잡한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쿠팡도 물류 인프라 강화 속도를 높이는 만큼, 유통업체 간 배송전쟁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2024년 기준 쿠팡은 전국 260개 시군구 중 182곳에서 로켓배송을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이를 230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코스피의 불편한 상승?…헤지펀드들, 아시아 증시 역대급으로 사들였다 [머니+]

지난주 아시아 신흥국 및 선진국 증시에서 헤지펀드들의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는 고객들에게 전달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헤지펀드들이 3주 만에 글로벌 증시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자금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시장 전반으로 유입됐지만, 이 중에서도 아시아 시장이 가장 두드러진 매수세를 보였다고 골드만삭스는 전했다. 특히 지난주 아시아 증시의 순매수 규모는 골드만삭스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재, 필수소비재, 소재 섹터에서의 매수 규모가 다른 모든 섹터의 매도 규모를 상회했다. 임의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금융 업종은 가장 강한 매도 압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기존 모멘텀 트레이드에서 벗어나는 흐름 속에서 달러 약세까지 겹치며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수익률 상회)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실제로 MSCI 신흥국 지수는 올해 들어 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 지수는 30% 넘게 급등했다. 지난 13일엔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종가 기준 '18만 전자'를 달성했다. 반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마이너스(-) 0.1%에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지난주 아시아 증시 상승이 롱 포지션(매수) 신규 진입에 의해 주도됐다고 설명했다. 숏 커버링(공매도 청산)보다 신규 매수 규모가 훨씬 컸으며, 그 비율은 8.4대 1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헤지펀드 자금은 시장의 중장기 펀더멘털보다 단기적 고수익 성향이 짙은 만큼 이번 코스피 상승을 두고 일각에서는 '편한 랠리'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거나 AI에 대한 기대감이 흔들릴 경우 최근 유입된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헤지펀드들은 미국 부동산 섹터에 대해서는 3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으며, 매도 속도 역시 2022년 9월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을 보였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특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부동산 관리 및 개발, 산업용 리츠에서 매도가 두드러졌다. 반면 호텔·리조트 리츠와 헬스케어 리츠에서는 제한적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전체적인 매도 흐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재명 대통령 설 인사 “모두의 대통령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 명절을 맞아 국민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대통령실은 17일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함께 출연한 설 인사 영상을 공개했다. '함께해서 더욱 특별한 모두의 설날'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으로서의 다짐을 전한다"며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이정표로 삼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며 “지난 한 해 국민이 힘을 모아준 덕분에 많은 것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와 가정, 일터에서 사회를 지켜낸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사회적 갈등을 넘어서는 연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만큼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라며 “새해에도 따뜻한 연대와 신뢰 위에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혜경 여사 역시 “올해도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영상에는 독도경비대, 경북119항공대,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등 다양한 국민들의 새해 인사가 함께 담겼다. 대통령실은 앞서 국민 참여형 새해 인사 영상을 모집해 이번 영상에 반영했다. 정치권에서는 설 연휴를 계기로 대통령이 '국민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며 새해 국정 운영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與野 ‘다주택자 정책’ 공방 격화…장동혁 “갈라치기 정치” 비판

다주택자 규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설 연휴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치적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서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 여론전에 집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국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는 갈라치기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서 고향 집과 부모의 거처를 지키는 주민들을 투기 세력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이들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분당 재건축 아파트를 언급하며 “대통령 본인의 자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상황 대응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 제시를 촉구했다. 앞서 양측의 공방은 전날부터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주택자 논란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장 대표의 입장을 물었고, 장 대표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정책과 세제 문제,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메시지가 맞물리면서 다주택자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란, 핵협상 앞두고 호르무즈 군사훈련…긴장 속 협상 병행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앞두고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양국은 협상 재개를 앞두고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란 매체들은 이번 훈련이 '호르무즈 해협의 지능형 통제'를 목표로 작전 부대의 대응 능력과 준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로 평가된다. 이번 군사훈련은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포함한 병력을 중동 지역에 잇따라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데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중동에 배치한 데 이어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 추가 파견 계획을 밝히며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핵 협상 재개를 추진하는 '압박과 협상 병행'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6일 오만에서 핵 협상을 진행했으며, 후속 협상은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협상을 앞두고 이란은 외교적 메시지도 함께 발신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공정한 합의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위협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협상 전망과 관련해서는 다소 신중한 낙관론도 제기된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입장이 이전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도 이번 협상에서 핵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제재 완화 여부가 협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 해제 논의에 나설 경우 협상 타결을 위해 일정 부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군사적 긴장과 외교적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제네바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핵 문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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