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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경제, 차기정부에 바란다] 벤처·스타트업 “규제개선이 1순위”

벤처·스타트업계가 차기 정부에 바라는 1순위 아젠다(agenda)는 '규제 혁신'이다. 현장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를 해소하고, 창업하기 좋은 생태계를 구축해 달라는 강한 요구이다. 8일 벤처·스타트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스타트업협회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차기 정부가 '100일 안에 규제 100개를 푼다'는 각오로 과감한 개혁에 나서야한다고 주문했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춘 정밀하고 유연한 규제 혁신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코스포는 국내 스타트업 단체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앞서 지난 19·20대 대선에서도 업계 입장을 대변해 오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현재 시행중인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코스포는 “단순히 규제 유예를 넘어 실증과 정책 분석, 법령 제·개정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연계 체계를 도입해야한다"면서 “신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코스포 회원사의 연매출 규모는 약 20조원, 고용 규모는 약 5만명이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도 약 33조원에 이르는 등 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코스포는 '스케일업 코리아(Scale up Korea)'를 모토로 정책제안서를 발간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 △혁신 인프라로 국가 리디자인 △스타트업 중심의 제도 리빌딩 등 3대 정책방향과 9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정책제안서에는 스타트업을 단순한 창업의 주체가 아닌, 사회 문제 해결과 기술 기반 산업 혁신의 중심축으로 세워야한다는 내용이 핵심으로 담겼다. 특히, 차기 정부가 스타트업 관련 정책 및 규제 설계 과정에서부터 업계와 제대로 소통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는 벤처기업협회도 '규제 혁신'을 통한 벤처 생태계 구축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벤처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벤처 생태계에서 혁신 기업의 성장은 벤처투자 등 금융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 투자 비율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벤처업계가 내세운 대책은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 △공적 연기금의 벤처 투자 허용 및 활성화 △회수시장 선순환 구조 마련 등이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성장을 위해서는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혁신 생태계 조성을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제 1순위 아젠다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송 회장은 “최근 벤처기업들이 처한 어려운 경제상황과 미래에 대한 역할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최우선으로 벤처·스타트업 육성이 될 수 있게끔 정책의 판을 바꾸어야한다"고 국가 차원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종근당, ‘건기식 명가’ 이미지 굳히기

종근당이 소비트렌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명가 이미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건기식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불리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산균, 비타민 등 종근당이 주력으로 하는 건기식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다이소,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확대되고 있어 향후 종근당의 건기식 사업 성과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이날 '2025년 1분기 제약업계 비타민 관심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종근당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제약사 중 '비타민' 관련 온라인 포스팅 수(정보량)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뉴스·커뮤니티·유튜브·트위터·기업홈페이지 등 12개 채널 24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올해 1~3월 국내 12개 제약사의 '비타민' 관련 포스팅 수를 집계한 것으로, 종근당은 포스팅 수 6652건을 기록해 2위 대웅제약(1885건), 3위 유한양행(967건)과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한 블로거는 “종근당 비타듀오 리포좀 비타민C는 리포좀 기술을 활용해 흡수율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게시했고 3월 다른 유저는 “종근당 아임비타 멀티비타민은 유럽산 프리미엄 비타민을 원료로 만들었다고 하니 믿고 먹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2개 제약사 비타민 관련 포스팅 수는 총 1만255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6% 늘어 소비침체 속에서도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고물가·소비침체 등 여파로 최근 2년 연속 역성장했고 종근당 건기식 사업실적 역시 횡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건기식 시장의 변화 바람은 종근당에게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은 6조44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1.6% 줄었을 뿐 아니라 2022년(6조4498억원)을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이 여파로 종근당의 건기식 계열사 종근당건강 역시 2021년 6155억원을 정점으로 매출이 횡보를 거듭하고 있으며 영업적자와 흑자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154억원, 영업손실은 6억원이었다. 그러나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최근 소비층의 변화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2022년까지는 건기식 주 소비층이 51세 이상 고연령층이었으나 최근 2040세대와 10세이하 아동 소비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대별 최다 구매 품목도 2030세대는 프로바이오틱스, 40대는 종합비타민으로 60대 이상의 홍삼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기준 건기식의 유통채널은 온라인(인터넷몰)이 전체의 69.8%를 차지해 여전히 가장 높지만, 종합비타민의 경우 대형할인점 등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구매 비중이 전년대비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2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종근당건강, 대웅제약 등과 협업해 판매를 시작한 3000~5000원 건기식 제품은 품절 사태를 빚는 등 호응을 얻고 있고 이에 힘입어 최근 안국약품 등도 다이소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 종근당, 동아제약 등과 협업해 서울 명동역점에서 시범 출시한 건기식이 호응을 얻음에 따라 향후 전국 CU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종근당건강은 지난달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와 신메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아임비타 멀티비타민 에너지샷, 락토핏 마시는 유산균, 다이어트코치 등 제품을 활용한 신메뉴 5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종근당건강은 최근 브랜드마케팅 및 이커머스 전문가로 불리는 정수철 지앤건강생활(굽네치킨 운영사 지앤푸드의 자회사) 대표를 영입, 신임 종근당건강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실적 제고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종근당은 지난 7일 제84회 창립기념식에서 50여년만에 새 CI를 공개, 기존 고풍스런 글씨체(서예가 김충현 선생의 일중체)에서 현대적 글씨체(종근당 미래체)로 바꾸고 CI 컬러(청색)의 명도를 높여 젊은 감각과 글로벌 지향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업계는 국내 건기식 판매업체만 약 6000곳에 이르는 등 시장 포화상태로 수익률도 낮은 상태이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건기식 소비패턴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국내 건기식 매출 1위 제약사인 종근당이 시장재편을 선도하고 건기식 시장의 새로운 성장기를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아모레퍼시픽, K뷰티 인기 비결은 ‘신토불이 K원료’

아모레퍼시픽이 인삼·쑥 등 K원료를 내세워 'K뷰티 파워'를 한 단계 밸류업 시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한국 전통 브랜드 '한율'이 '설화수'에 이어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현지에서 급성장한 K뷰티 경쟁력을 발판 삼아 신토불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한율은 한국의 고유한 색깔이 강하게 담긴 브랜드다. 한국의 사계절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특징을 살려 한국적 아름다움을 전통적 원료의 효능으로 강조한다. 국내 지역 농가와 협업해 원재료를 수급하고 유자, 쑥, 쌀, 밤 등과 같은 원료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재해석해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효능은 물론 자연의 향, 한국적 미학을 담은 패키지 디자인이 돋보인다.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러한 행보에는 '한방 화장품'으로 대표되는 설화수가 미리 물꼬를 터놓아 한율이 동력을 얻는 계기가 됐다. 설화수는 2010년에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중국에 집중된 판매 경로를 글로벌 시장 다각화 전략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 끝에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약 20%에 이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60년 이상 인삼을 연구하며 얻은 기술을 활용해 건강한 피부를 추구하는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 매장을 시작으로 지난 3월에는 미국 전역에 420여 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에 입점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 플러싱, 산타 애니타,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 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설화수가 닦아 놓은 길을 따라 한율도 미국 전역 소비자들에게 공개된다. 오는 16일부터 세포라 매장 및 온라인 플랫폼에서 주요 제품을 선보인다. 베스트셀러 제품인 유자를 원료로 한 수면 팩, 토너 패드 등을 포함해 어린 쑥과 빨간 쌀에서 추출한 성분을 담은 제품을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설화수의 성공 사례로 한율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시작부터 해외에서 실적을 내 한율의 활발한 현지 공략 활동에 힘을 실어준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상승한 473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주 지역에서 설화수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79%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한율이 쌓아온 원료 기술과 고유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살린 브랜드 가치를 세계 시장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글로벌 고객에게 한국적인 원료와 미용법으로 차별화된 뷰티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가정의 달 맞아 카네이션 전달

양재영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과 임직원은 7일 가정의 달을 맞아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카네이션 나눔 행사를 실시했다. 이번 나눔 행사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와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마련됐다. 준비한 카네이션은 관내 어르신 등 250여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리스크관리부문 임직원들은 2013년부터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과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농산물 나눔, 도시락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따뜻한 금융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양재영 부행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지역 이웃들에게 작은 꽃 한 송이로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우리 농업인과 지역사회에 힘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CJ, 日에 만두 신공장…‘준비된 글로벌’ 파워 세진다

CJ제일제당이 일본 식품시장 공략 확대를 위한 '글로벌 경쟁력 수위'를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일본 치바현에 비비고만두 신공장을 하반기에 본격 가동한다고 8일 밝혔다. 총 4만 2000㎡ (약 1만 2705평) 부지에 연면적 약 8200㎡(약 2480평) 규모로 조성되는 비비고만두 공장은 지난해 4월 착공해 오는 7월 완공 뒤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공장에는 최첨단 생산라인이 들어서며 인기 K-푸드 '비비고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치바 만두공장이 완공되면 일본 내 CJ제일제당의 만두 생산기지는 총 5개로 늘어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19년 일본 만두업체 교자계획을 인수해 공장 4곳을 운영해 왔다"며 “CJ 차원의 일본 내 만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일본 만두 생산량 확충에 공들이는 이유는 현지 시장의 만두제품군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일본 냉동만두시장은 연간 1조 1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비비고만두와 유사한 교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점에 주목한 CJ측이 만두사업 규모 대형화를 결정한 것이었다. 추후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CJ제일제당은 기존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와 함께 조리편의성을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채널 입점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만두 생산역량 확대를 기점으로 일본 전체 식품사업의 질적·양적 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일본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비비고 만두, 냉동김밥, K-소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전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비비고 김밥'은 현지 유통업체인 이온·코스트코 중심으로 지난해 250만개 가량 팔릴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 일본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해외 경쟁력 우선 경영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초 이 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 경영 행선지로 일본을 방문하고, '식품·뷰티·엔터테인먼트' 3가지 사업을 적극 육성해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회장은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문화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결정적인 기회"라며 “비비고 등 이미 준비된 일본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올해 CJ제일제당의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사업의 중요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5814억원으로 5년 새 77%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 비중도 39%에서 49%로 증가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최민희 과방위원장 “최태원 불출석, 증감법 위반…간사 협의 거쳐 고발할 것”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관련 청문회에 불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8일 오후 2시 열린 SKT 유심정보 해킹 사고 단독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불출석을 결정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달 30일 열린 청문회에서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그는 청문회 이틀 전인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준비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사실상 불허 의사를 밝혔다. 이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 제5조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할 수 있단 게 과방위 측 설명이다. 최 회장은 최소 지난 5일까지 과방위에 사유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기한을 도과했다는 것이다. 관련 법률을 살펴보면, 출석요구서를 송달받은 증인은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의장 또는 위원장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을 경우, 위원회는 제15조에 따라 증인·참고인 등을 고발할 수 있다. 청문회의 경우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에 따라 그 위원의 이름으로 고발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양당 간사인 김현(더불어민주당)·최형두(국민의힘) 간사와 협의해 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불출석에 대한 과방위원들의 지적도 적잖았다.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책임 있는 답변을 듣고자 최 회장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출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어떤 회의나 행사가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고보다 중요한 회의나 행사가 어디 있는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보여준 모습만으로 이용자들이 과연 그룹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회장은 청문회 전날인 지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에서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큰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며 “고객뿐 아니라 언론, 국회, 정부기관의 질책은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며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화학, 당뇨 복합제 ‘제미다파’ 첫 수출…‘제미글로’와 시너지

LG화학이 당뇨병 치료제 대표 성분 2종을 하나로 합친 2제복합 당뇨병 개량신약 '제미다파'의 첫 수출에 성공하며 글로벌 진출의 시작을 알렸다. LG화학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한국, 태국, 필리핀의 내분비내과 전문의 120여명을 대상으로 '제미-커넥트 글로벌'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제미다파'의 태국 출시와 글로벌 사업계획을 알렸다고 8일 밝혔다. 제미다파는 LG화학의 국산 19호 신약이자 국내 최초 당뇨병 신약인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의 주성분인 '다파글리플로진'을 조합한 2제복합 당뇨병 치료제다. 제미글립틴은 디펩티딜 펩티다아제-4(DPP-4) 억제제 계열의 대표적 당뇨 치료제이고 다파글리플로진은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계열의 대표적 당뇨 치료제다. 인슐린 생성 촉진을 도와 당을 분해하는 DPP-4 억제제 계열과 당을 체외로 배출하는 SGLT-2 억제제 계열은 당뇨병 치료제의 대표적 작용기전으로, 각 계열 내 대표적 성분인 제미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을 조합한 당뇨병 치료제는 제미다파가 유일하다. 지난 2023년 제미다파를 국내에 출시한 LG화학은 지난해 1월부터 대웅제약과 제미다파 국내 공동판매를 시작하며 국내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LG화학은 이번에 제미다파의 글로벌 진출 추진하면서 우선적으로 직접판매 기반을 갖추고 있는 태국 시장 진입을 선택했다. 이미 진출한 제미글로 및 제미메트(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 2제복합 당뇨 치료제) 판매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의 DPP-4 억제제 및 SGLT-2 억제제 계열 제품 전체 시장규모는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두 계열 조합의 복합제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6%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태국에서 이미 구축한 제미글로 및 제미메트 판매망을 활용해 사업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제미글로 및 제미메트의 지난해 태국 DPP-4 억제제 시장점유율은 약 13%로 태국 당뇨치료제 시장 성장을 이끄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화학은 향후 필리핀, 멕시코, 브라질 등으로 제미다파 수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황인철 LG화학 프라이머리-케어사업부장은 “태국에서는 40세 미만 젊은 당뇨병 환자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제미다파, 제미메트와 같은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가진 복합제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제미다파 태국 진출을 시작으로 아세안 및 중남미 시장에서의 사업성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현엔·롯데·SK’ 비상장 대형건설사 IPO ‘첩첩산중’

10대 대형 건설사 중 아직 기업 공개를 하지 않은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4곳 건설사의 상장이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만간' 상장이 기대됐지만 각종 악재에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열기가 식은 상태다. 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비상장 상태인 이들 4개 건설사들은 현재 실질적으로 IPO 작업을 멈춘 상태다. 그나마 SK에코플랜트 한 곳이 준비 중이긴 하지만 워낙 시장 상태가 안 좋아 정확한 시점 조차 잡지 못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및 증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예비 심사 청구 시점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자본 시장을 위해선 실적이 좋아야 하는데 IPO 시장이 워낙 불황이라 진입 시점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시점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상장의 가장 큰 밑그림이었던 사명 변경 시점도 2021년 5월로 이제 만 4년을 넘어가지만 아직도 예비 심사 청구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상장의 핵심 키인 신사업 부문 강화도 여부도 여전히 만족할만 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2024년 기준 건설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61%를 차지하고, 신사업 부문은 39%로 여전히 절반 이상의 매출이 건설 부문에서 나온다. 상장을 위해 사명에서 건설을 지우면서까지 신사업 부문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쏟은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SK에코플랜트가 추구하는 '환경 기업'으로서의 IPO는 갈 길이 먼 셈이다.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SK그룹이 여론의 포화를 맞고 최태원 회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나선만큼 모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는 과거 IPO를 추진했지만 현재는 회사 안팎의 어려움이 겹쳐 사실상 상장 계획을 접은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작년 적자가 1조원 이상 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며 “2월 세종포천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등 대외적인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기에 상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09년에 IPO를 추진했다가 흥행 실패로 추진을 철회한 이후 현재까지도 상장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롯데건설도 '만년 건설 IPO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상장은 당분간 먼 일이다.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본사 사옥 매각 및 개발까지 검토하고 있는 롯데건설이 IPO를 추진하기엔 안팎의 사정이 어렵다는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K-배터리, 1분기도 점유율 하락…돌파구 ESS 전망도 ‘먹구름’

한국 배터리 업계가 점유율 하락-에너지저장장치(ESS) 전망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전기차 캐즘과 중국 기업의 급성장으로 자리를 잃어가는 와중에 그나마 돌파구였던 미국 ESS 시장마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현지화, 유럽 시장 등 판매 다각화에 집중해 향후 일어날 여러 불확실성에 대비할 방침이다. 8일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 1~3월 글로벌 전기차용(EV) 배터리 사용량 자료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점유율이 18.7%로 전년 동기 대비 4.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글로벌 EV 배터리 사용량은 221.8GWh로 38.8%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SDI는 유럽·북미 완성차 수요 감소로 배터리 사용량이 17.2% 줄었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성장세를 보였으나 점유율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올해도 파죽지세다. CATL(38.3%)과 BYD(16.7%)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통해 양사 합산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LFP 대응이 늦어 뒷걸음질 치고 있는 한국 업계와 정반대의 양상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ESS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반등에 나서려 했는데 최근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SS는 초거대 배터리로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대용량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등에 필수적인 요소로 추후 수요가 꾸준히 중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그러나 최근 유망했던 ESS 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해 ESS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BNEF)는 2025년 글로벌 ESS 설치량을 전년 대비 37% 오른 247GWh로 전망했지만 2026년 성장률은 4%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2025년 설치량 전망치를 12% 하향 조정했고, 2026년에는 32%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재정 악화를 더욱 가속화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삼성SDI는 영업손실 4524억원 기록했다. 적자 원인 중 ESS 시장의 약세가 큰 부분으로 꼽히는데 앞으로 이 부분이 더욱 부각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G엔솔과 SK온은 지난 분기 선방했지만 ESS 시장 위축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한국 배터리 업계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ESS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유럽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전기차 시장이며 2030년까지 ESS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략적 지역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서 유럽산 LFP 셀을 적용한 20피트 표준 컨테이너형 ESS 제품과 다양한 ESS 배터리 라인업을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과 배터리 패스포트 사업을 강조했다. 삼성SDI도 AI 데이터센터용 UPS 배터리 신제품 'U8A1'과 밤낮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삼성배터리박스(SBB) 1.5'를 공개하며, 고출력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배터리협회 관계자는 “유럽은 세계 전기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품은 전략적 지역"이라며 “한국과 유럽 간 배터리 산업 협력과 기술 교류가 더욱 심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수익성 개선세 뚜렷 한화건설, 실적 반등 이뤄낼까

㈜한화 건설부문이 최근 2개 분기 연속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실적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비롯해 서울역 북부역세권·수서역 환승센터 등 국내 대형 복합개발사업까지 마무리되면 향후 실적 개선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전날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6536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9%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p) 올라갔다. 이에 대해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일부 플랜트사업 양도로 매출액이 줄었다"며 “원가율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앞서 2023년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1분기 전년 1분기와 동일한 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588억원의 영업손실, 3분기도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해 분기실적이 적자전환됐다. 그러다가 4분기부터는 전년 동기(-423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2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영업이익이 신장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해진 셈이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아직 2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 건설부문의 영업손실은 전년(-22억원) 대비 13배가량 늘어난 -309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그럼에도 올해 한화 건설부문은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가 진척을 낼 경우 큰 폭의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그다드 동남쪽에서 10㎞ 떨어진 비스마야에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2022년 공사대금 미지급에 따라 공사 계약을 해지했지만 2023년 1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사업 재개 요청에 잔여 7만여 가구를 짓기로 합의, 미수금 일부인 3억 달러(4181억 4000만 원)를 수령하고 부분 공사를 재개했다. 지난해 12월엔 최초 계약금액 대비 2억7700만달러(약 3919억원) 늘어난 총 103억9800만달러(약 14조7125억원)로 계약을 변경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한화 건설부문이 이라크 비스마야 공사 재개에 따라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비스마야 공사를 진행하던 시기 한화 건설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10%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전체 공사 중 약 40%가 진행된 만큼 한화 건설부문이 향후 8년 동안 약 882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라크 정부의 승인이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발효되고 승인 과정에서 계약 조건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있기 대문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수주 잔고는 9조2000억원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비 3조1000억원)을 시작으로 수서역 환승센터(1조6000억원), 잠실 MICE 개발(2조2000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화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로 4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건축·개발 부문에서만 3조6000억원 이상을 수주할 계획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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