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30년 일본 오사카 카지노 복합리조트(IR)가 문을 열면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매출이 연간 최대 1조원씩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카지노 세율을 올린 마카오는 외국인 고객유치 실적에 따라 세금을 최대 5%포인트 깎아주는 조항을 함께 둬 카지노를 활용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정작 우리 정부는 카지노 관광진흥개발기금 최고 요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일본 IR 카지노 도입에 따른 영향분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이충기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는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개장하면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매출은 연간 8071억~1조498억원 줄고, 카지노 고객이 숙박·쇼핑 등에 쓰던 관광수입도 9178억~1조1628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일반고객 220명과 VIP 고객 203명을 대상으로 향후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 카지노 방문 감소 폭을 추산해 이 같은 수치를 도출했다.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지난해 벌어들인 외화는 총 15억9100만달러(약 2조2638억원)였다. 특히 일본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과 이에 따른 국내 카지노 방문 감소분은 씀씀이가 큰 VIP에 몰려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감소분 가운데 VIP 몫이 85.5~88.8%에 이르고, 중국 VIP 고객의 오사카 복합리조트 방문 의향은 82.8%로 2018년 같은 내용을 조사했을 때보다 23.5%포인트 상승했다. 이 교수는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가장 큰 문제는 VIP 고객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라며 “VIP 고객이 오사카로 옮겨가면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문체부, 국내 카지노 고매출 구간에 최고 15% 기금 요율 부과…5년마다 허가 갱신도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카지노업 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현재 카지노 연매출 10억원 이하 1%, 10억~100억원 5%, 100억원 초과 10%로 매기는 관광진흥개발기금에 고매출 구간을 새로 만들어 최고 요율을 15%로 책정해 부과하고, 그동안 기한 없이 유지되던 카지노 허가를 5년마다 갱신하는 내용이다. 구간과 요율은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고쳐 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1995년 이후 외국인전용 카지노 매출이 10.3배 늘었지만 기금 요율은 30년째 그대로라 이번 개편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광 관련 12개 협회는 지난 8월3일 공동성명을 내고 개편안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관계자는 “일본에 복합 리조트가 들어서고 싱가포르와 마카오도 카지노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왜 한국 카지노만 이 시점에 징벌적 규제를 받아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문체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지난 9월 업계 의견을 듣고 개별 사업자를 만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미나에 참석한 교수와 사업자들은 정부의 의견수렴이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개편안을 담은 법안은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 마카오 6개 사업자, 10년간 비게이밍 투자 약정…현장선 감면·법제화 제안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는 지난해 일본 오사카 엑스포(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가 열린 유메시마 인공섬에 오는 2030년 개장할 예정인 초대형 복합리조트로, 일본 최초로 카지노가 결합된 복합리조트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개장하면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물론 국내 유일 내국인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도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한편, 동아시아지역 카지노 경쟁국 중 하나인 마카오는 지난 2022년 카지노법을 개정하면서 세율을 39%에서 40%로 1%포인트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외국인고객 유치 실적을 입증한 사업자에게는 외국인 매출분 세율을 최대 5%포인트 낮춰주는 조항을 함께 넣어 카지노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마카오 카지노 감독당국(DICJ)은 총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승인된 감면액이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고객 유치 실적이 계속 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또한 마카오는 2023년부터 10년 면허를 새로 받은 6개 카지노사업자에게 약 1190억파타카(약 19조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정해 줬다. 이 투자 약정에서 비(非) 게이밍 부문 약정액은 게이밍 부문 약정액의 10배에 이른다. 이는 카지노와 연계한 호텔, 쇼핑, 레저 등 관광 매출 다각화를 노린 것으로, 이 교수에 따르면 싱가포르 역시 비 게이밍 분야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카지노업체의 게임시설 확대를 허용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카지노업계 출신의 한 참석자는 “기금 요율을 15%로 올리면 영세사업자는 다 죽는다"며 “인상분을 내되 비 게이밍 투자분은 기금에서 감해 달라는 협상 카드를 꺼내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납부 요율 상향으로 얻는 기금 확대 효과보다는 카지노산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효과가 장기적으로 더 기금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날 세미나에서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호텔 부가세 영세율도 한시 적용 뒤 환원된 사례를 들어 재정당국이 감면에 소극적이라고 짚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관광진흥법 완화와 비 게이밍 투자 유도,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한국형 복합리조트(K-IR) 개발을 중장기 과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관광진흥법에 카지노 규정만 있고 복합리조트 규정은 없다며 복합리조트 근거를 법에 담고 길게는 독립된 IR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진수 경희대 교수는 일본처럼 카지노만 전담하는 관리기구를 둬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카지노와 복권·경마 등 사행산업 전체를 함께 관리하다 보니 규제·감시에 치우친다는 이유에서다. 최영배 경희대 교수는 콤프·크레딧 제한 등 한국에만 있는 규제를 금지 항목 외에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재석 강원대 교수는 복합리조트 시설은 사업자가 투자하더라도 접근성을 좌우하는 주변 기반시설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카지노 산업에서 공급자에게는 국경이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국경이 없다"며 “소비자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해 주변국들의 국경을 초월한 고객유치 경쟁에 우리 정부도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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