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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토큰증권 시대, 임원부터 디지털자산 공부시킨다” 이진석 한화證 디지털L&D센터장

증권업계에서 디지털 인재 양성은 더 이상 인사팀만의 화두가 아니다. 디지털자산(RWA) 시장 개화 기대감에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있고, 생성형 AI를 얼마나 빨리 내재화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로 떠올랐다. 그런데 정작 디지털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진 곳은 많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디지털 교육만 전담하는 디지털L&D(Learning & Development)센터를 별도로 신설했다. 국내 증권사 중 이런 조직을 독립 운영하는 사례는 드물다. 다음 달 출범 1년을 맞는 이 센터는 임원과 전 직원 교육을 나누어 그 역할에 맞게 설계하고, 디지털 역량이 뛰어난 직원 22명을 '디지털 리더'로 선발해 조직 곳곳에 배치했다. 이진석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같은 원칙을 반복했다. 회사 전략과 연계되지 않은 교육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교육에서 배운 것을 실제 업무 흐름 안에 완전히 녹여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 특유의 망분리 규제 속에서 AI 실습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그 과정에서 나온 업무 자동화 사례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금융회사에도 참고가 될 만하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본사에서 이진석 디지털L&D센터장과 만났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디지털L&D센터가 신설된 배경과 기존 인재개발 조직과의 차이는 작년 10월 센터를 신설했다. 회사가 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 글로벌 No.1 RWA 허브라는 전략적 방향을 세우면서, 거기에 맞는 교육을 전담할 부서가 필요했다. 기존 인재개발이 직무·리더십·계층별 교육 중심이었다면, 우리는 디지털자산과 AI라는 두 축으로 디지털 인재를 키우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전통적인 리더십·승진자 교육에도 이 직급이라면 어떤 디지털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더해 다시 짜고 있다. Q. 센터장님이 정의하는 디지털 인재란 단순히 디지털 지식이 많다고 디지털 인재는 아니다. AI를 잘 쓰려 해도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금융·증권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AI·데이터·블록체인 같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상품과 고객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진짜 디지털 인재다. 한마디로 '금융을 디지털로 재창조하고 새로운 고객가치와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라고 본다. Q. 타사 대비 한화투자증권 교육의 차별점은 다른 회사도 각자 전략에 맞춰 교육하겠지만, 우리만큼 회사 전략이 명확하게 서 있고 그게 끊임없이 추진된 경우는 드물다고 본다. 그 덕에 교육도 일단 AI를 써보자는 식이 아니라, 회사 전략에 맞춰 시장 변화·규제·AI 활용까지 일관되게 설계할 수 있다. Q. 임원·직원 이원화 교육은 어떻게 설계했고, 효과는 어떻게 측정하나 임원은 회사 전략을 사업부로 연결하는 축이어서 디지털자산 교육 비중을 높였고, 직원은 실무 효율화를 위한 AI 활용 교육 비중을 높였다. 참여 수준, 교육 효과성, 디지털 리더 활동, 실무 적용의향도를 핵심관리지표로 만들어 매달 관리한다. 다만, 효과 측정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하루 이틀짜리 단기 과정보다는, 5일 이상 진행하는 부트캠프와 같은 과정에 실제 산출물이 업무에 쓰이는지를 사후 조사해 판단한다. Q. 금융권 특유의 망분리 규제 속에서 AI 실습은 어떻게 지원하나 망분리는 법으로 정해진 것이라 어길 수 없다. 교육은 PC가 있는 외부 교육장에서 진행하고, 더미 데이터로 실습하는 식으로 규제를 피해 갈 방법을 찾는다. 회사는 최근 가상 인터넷망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적극 지원하고, 역량개발비 제도를 개편해 직원이 구독형 AI 비용까지 지원받도록 했다. 내부망이 필요 없는 에이전트는 외부 데이터로 먼저 만들어보고, AI를 쓰지 않는 프로그램은 내부망으로 옮겨 쓰는 식으로 구분한다. Q. 교육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면 부트캠프에서 나온 산출물이 실제 업무에 쓰이는 사례가 많다. 펀드 보고서를 AI로 자동 작성하는 프로그램, 채권 유니버스를 분석하는 툴 등이 현업에서 쓰이고 있다. 이런 역량이 뛰어난 직원 22명을 디지털 리더로 선발해 각 부서에서 조직 문화를 전파하고 동료들을 가르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인원을 키운 게 올해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디지털L&D센터가 그리는 다음 단계는 내년에는 회사가 내놓을 RWA 관련 플랫폼·상품에 맞춘 교육을 즉각 진행할 것이다. AI 교육의 방향도 바뀐다. 지금까지 뭘 배우고 어떻게 써볼까였다면, 앞으로는 각자 업무를 잘게 쪼개 어느 지점에 AI를 넣을지 설계하는, 업무 흐름에 완전히 녹아드는 교육을 하려 한다. 회사 전략과 연계되지 않은 교육은 결국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똑똑한여행] 노랑풍선, 롯데관광개발, 여기어때,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놀유니버스

◇ 노랑풍선, 겨울 아이슬란드 8일 패키지 선봬 노랑풍선이 오로라와 빙하·온천 등을 한 번에 둘러보는 '아이슬란드 8일' 상품을 선보였다. 상품은 인천에서 출발해 코펜하겐을 거쳐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현지에서는 블루라군과 스카이라군을 비롯해 셀야란드포스·스코가포스 폭포와 레이니스피아라 및 요쿨살론 등을 방문한다. 굴포스 폭포와 게이시르 간헐천 및 싱벨리어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골든서클 일정도 포함했다. 오로라 헌팅 크루즈는 1회 제공하며 기상 상황 등으로 관측하지 못하면 한 차례 추가 운영한다. 레이캬비크에서는 4성급 호텔에 3박한다. 전문 인솔자가 전 일정 동행하며 별도 팁과 선택관광·쇼핑 일정은 없다. 상품은 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출발할 수 있다. 노랑풍선은 오는 15일 자체 라이브커머스 '옐로LIVE'에서도 상품을 판매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아이슬란드의 자연경관과 온천 및 오로라를 보다 여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일정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 롯데관광개발, 17만t급 전세선 크루즈 상품 출시 롯데관광개발이 17만t급 크루즈선 'MSC 벨리시마호'를 활용한 아시아 3개국 전세선 상품을 내놨다. 상품은 내년 6월 14일 인천항을 출발해 대만 기륭과 일본 사세보를 둘러본 뒤 돌아오는 6박7일 일정이다. 한 차례만 운항한다. MSC 벨리시마호는 길이 315.83m 규모로 승객 약 5600명과 승무원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선내에는 LED 스카이돔 산책로와 아쿠아파크 및 조깅트랙·헬스장 등이 마련돼 있다. 프리미엄 객실인 'MSC 요트클럽' 이용객은 전용 식당과 라운지 및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버틀러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관광개발은 한국인 안내 직원 100여명을 배치하고 한글 선상신문과 한식 메뉴 등을 제공한다. 스타쇼와 가수왕 선발대회 등 자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17만톤급 초대형 크루즈를 전세선으로 선보이며 프리미엄 크루즈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 여기어때 “추석 패키지 예약 시점 24일 빨라져" 여기어때에서 올해 추석 해외 패키지여행 예약 시점이 지난해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패키지여행의 평균 예약 시점은 출발 88일 전으로 지난해보다 24일 앞당겨졌다. 전체 패키지여행 예약 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약 3.6배 증가했다. 일본 패키지 예약은 6배 늘었고 중국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어때는 올해 추석 연휴가 상대적으로 짧아 이동시간이 짧은 근거리 여행지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은 “짧은 연휴에 원하는 일정과 여행지를 선점하려는 예약 경쟁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가을 축제 '폴 인 워커힐' 개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가을 축제 '폴 인 워커힐'을 연다. 축제 기간 단풍길 산책과 가을철 음식 및 공연·고객 참여 행사를 함께 운영한다. 워커힐은 포토 투어 맵을 활용한 산책 프로그램과 주요 전망 지점에 설치한 '아틀리에 벤치'를 선보인다. 명월관에서는 능이버섯 등심 불고기 한상을 판매하고 피자힐과 온달 등에서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가을 메뉴를 내놓는다. 사진 공모전 '스냅투어'와 스탬프 챌린지도 진행한다.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 500명에게는 굿즈 교환 쿠폰을 제공한다. 오는 10월 10일부터 25일까지 주말에는 포레스트 파크에서 와인 행사 '구름 위의 산책'을 연다. 20개 수입사가 참여해 700여종의 와인을 선보인다. 추석과 개천절 연휴에는 서울문화재단과 협업한 서커스와 밴드 공연도 진행한다. 워커힐 관계자는 “걷고 맛보고 머무는 과정에서 가을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 놀유니버스, 'NOL 페스티벌' 유료 티켓 판매 놀유니버스가 오는 15일부터 'NOL 페스티벌' 유료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NOL 카드 회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먼저 예매할 수 있다. 일반 예매는 오후 4시부터 진행한다. 슈퍼라이브와 EDM 스테이지 티켓 가격은 각각 5만원이다. 놀유니버스에 따르면 앞서 세 차례 진행한 무료 티켓 응모에는 약 180만건이 접수됐다. 오는 20일까지 티켓 예매 고객을 대상으로 공연장 인근 숙박권 추첨 행사도 운영한다. 무료 티켓 당첨 고객도 참여할 수 있다. NOL 페스티벌은 오는 10월 17~18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K-팝과 슈퍼라이브 및 EDM 등 3개 무대를 중심으로 공연과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17일 오후 10시에는 성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EDM 애프터파티도 연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고객이 취향에 맞는 무대를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유료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며 “공연과 다양한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강원랜드, 한국관광공사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동반성장 우수기업 선정

강원랜드가 자유로운 휴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관광공사 주최 '2026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에서 동반성장 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직원·기업·정부가 함께 휴가비를 지원해 국내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복상장 문턱 넘은 덕산넵코어스…IPO 자금으로 양산 체제 키운다

덕산넵코어스가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연구개발(R&D)에 투입하며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앞서 개발에 참여한 무기 체계들이 양산 단계로 전환되는 데 맞춰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IPO는 정부가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한 사례인 만큼 향후 주주가치 제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오전 덕산넵코어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자금 활용 계획 등을 공유했다. 현장에서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이사는 생산 기반 확대와 R&D투자를 통해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덕산넵코어스는 2012년 설립된 항법·항재밍 전문 기업이다. 위성항법과 통합항법, 항재밍을 비롯한 항법 전 영역의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항재밍 기술은 적의 방해 전파와 신호 교란으로부터 아군의 무기체계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덕산넵코어스가 공급하는 부품들은 K9 자주포나 천무의 포탄 등 국내 주요 무기체계에 탑재된다. 덕산넵코어스는 R&D 역량과 설비 인프라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 양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내재화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전체 인력 중 43%가 연구개발 인력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인원이 석박사급 연구 인력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험평가 전 영역에서 기술자립도를 확보해 시제품 제작부터 규격화, 양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방산 사업 특성상 한 번 무기체계 개발에 참여한 업체가 양산과 후속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공동개발 참여를 통해 무기체계 부품이 설계 단계부터 규격화되기 때문이어서다. 한번 채택되면 양산까지 장기적 공급이 이뤄지는 락인(Lock-in) 구조인 셈이다. 이 같은 락인 효과로 경쟁사 진입을 막는 장벽을 구축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덕산넵코어스에 따르면 함정과 전차, 무인기 등 국내 주요 무기체계 82%에 회사 부품이 적용된다.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는 “방위사업은 무기체계 업체와 공동개발에 참여하면 개발·양산·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강한 락인 구조를 갖고 있다"며 “무기체계 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덕산넵코어스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제조·개발 시설 확충과 R&D에 주로 투입할 예정이다. 총 공모자금에서 발행 비용 등을 제외한 367억원 중 203억원을 향후 양산 물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장 확보에 사용한다. 남은 164억원은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이후 핵심 사업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IPO는 정부가 중복상장 관련 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통상 중복상장이 이뤄지면 기업 가치가 자회사로 옮겨가며 모회사 주주가치는 떨어진다. 이날 현장에서도 덕산넵코어스의 밸류업 정책에 구체적 로드맵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회사 측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는 내년부터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 기조에 맞춰 투자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회사 측은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환원책을 제시했었다. 덕산넵코어스 모회사인 덕산하이메탈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연 1회 이상 기업분석 보고서 발간을 추진하고 반기 1회 이상 기업설명회(IR) 활동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5년간 전년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10%을 재원으로 하는 현금배당도 약속했다. 또한 덕산하이메탈이 보유한 덕산넵코어스 주식 15만주(공모 물량의 5%)를 일반주주에게 배당하는 현물배당을 약속했다.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는 “덕산하이메탈 주주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덕산넵코어스 상장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며 “덕산넵코어스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IPO를 통해 조달하고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 성장하는 구상에 대해 소액주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며 총 공모 예정 금액은 372억~483억원, 희망 공모밴드는 1만2400~1만4600원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오는 16일부터 17일간 이뤄질 예정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드럼통” “듣보잡” 점점 수위 높이는 한동훈… 우파 지형 흔든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을 고리로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직설 어법'이 보수 야권의 차기 대권 구도를 흔들고 있다. 직관적이고 자극적인 발언으로 이재명 정부 개각 인선의 아킬레스건을 직격하는 선명성 정치가 보수 진영 내 영향력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생이사(金生李死)"라며 “김승원 밀어붙이면 이재명 정권 끝난다"고 했다. 또 자신을 향해 의원직 자격 정지를 거론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독재부활 김민석"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국민의힘 정당해산 청구와 관련해 '요건 해당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한 데 대해선 “김승원 오빠가 정당해산 시도하면 룸싸롱(룸살롱) 여동생 브로커를 통해 막으면 되겠다"고 비꼬았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은 물론 기자회견장에서도 특유의 직설 어법을 이어갔다. 한 의원은 전날(1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의 김 후보자 '표적수사' 주장에 대해 “김승원은 그 당시에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이었는데 듣보잡을 왜 표적수사하겠느냐"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 등이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었을 당시인 2022년 검찰이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수사하면서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김 후보자의 대장동 개발 사건 등 연결고리를 찾으려 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의원은 “서영교와 김의겸은 뭔가 이재명과 관련된 아는 것이 있는 것 같다"며 “그 공익 제보를 저한테 해달라. 제가 당신들 드럼통 안 들어가게 확실히 보호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브리핑과 서면브리핑 등 당 차원의 공식 논평만 총 33건을 내며 한 의원 주장에 총력 대응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동훈 네거티브 전담 대응팀'이 꾸려지기도 했다. 민주당이 한 의원을 향해 집중 공세를 펼치는 것은 한 의원이 페이스북에서만 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하루 십여건 이상의 공세를 펼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민주당계 국회의원) 200명과 싸우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김 후보자 장관 임명을) 막을 수 있다면 저는 하루에 50개가 아니라 5000개라도 쓰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과 대립각을 이어가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한 의원을 수사하고 제명하겠다고 겁박한다"면서 “전형적인 '메신저 공격'에 치졸한 '물타기'다. 그런다고 김승원의 범죄 행위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자 관련 전선이 야당인 국민의힘보다 한 의원 중심으로 옮겨가자 그간 한 의원에 대해 비토 기류가 있던 보수 지지층의 민심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한 의원은 여론조사기관 비전코리아가 올리서치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13일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직전 조사(8월 23~24일) 대비 5.9%p 오른 17.1%로 선두권이었다. 이어 김민석 대표 16.7%, 오세훈 서울시장 12.6%,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8.7%,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7.3%, 장동혁 대표 6.7%, 송영길 민주당 의원 4.2%,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3.8%, 추미애 경기지사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5%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한 의원은 직전 조사(15.1%)보다 12.2%p오른 27.3%로 선두권이었다. 이어 오 시장(22.7%), 이 의원(18.5%), 장 대표(13.9%)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한동훈은 스타가 됐다"며 “여당이 비판할수록 주가가 올라가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과거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한 의원 욕을) 했지만 지금은 '한동훈을 욕할 이유가 뭐가 있냐'는 기류"라며 “국민의힘에는 기회지만, 장동혁 대표에게는 위기"라고 덧붙였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RDD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은 3.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한동훈 “전재수가 주인공, 나는 조연”…부산 현안엔 협력·여권엔 맹공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무소속 한동훈(북구갑)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부산시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구와 서부산 발전을 위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힘을 모으겠다고 한 반면 중앙정치 현안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여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와 진행한 예산정책협의회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부산시에서 오석근 미래혁신부시장이 참석했다. 전재수 부산시장과 한 의원의 별도 만남은 일정 조율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부산의 동서 격차 해소와 북구 발전을 위해 부산시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서 격차가 심화하면서 북구를 포함한 서부산은 생활 인프라에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며 “국비 확보와 별개로 부산시 자체 예산 배분에서도 서부산과 북구를 우선순위에 놓아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현안 중에선 경부선 철도 입체화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구포에서 가야차량기지까지 구간이 사업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국회와 부산시가 역할을 나눠 추진하자는 취지다. 한 의원은 과거 지역 발전에 기여했던 경부선 철도가 현재는 도시를 가로막아 생활권을 나누는 요인이 됐다며 입체화를 통해 지역 단절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덕 일대 교통 문제도 협력 과제로 제시했다. 만덕 대심도와 연계한 교통체증 개선 사업에서 국회 예산이 필요한 부분은 자신이 챙기고, 부산시는 확보한 예산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과의 협력 의지도 분명히 했다. 한 의원은 “전 시장이나 저나 구포·덕천·만덕을 제대로 발전시키자는 마음은 누구보다 강한 사람들이다"며 “제가 공을 독점할 생각은 없다. 전 시장이 주인이 되고 저는 조연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며 “민주당 정치인과도 함께 손을 잡을 것이고, 전재수 시장과도 부산과 북구를 위한 길이라면 뜨겁게 협력하겠다"고 했다. 부산시는 이날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경부선 철도 입체화,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구축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와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2027년도 주요 국비 사업에 대한 국회 지원도 요청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 한 의원은 부산 관련 국비 확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산과 북구는 국가 예산을 투입할 적재적소라고 생각한다"며 “공공기관 2차 이전처럼 부산의 미래가 걸린 사업은 지역구를 떠나 부산의 국회의원으로서 반드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지역 현안과 달리 중앙정치 문제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여권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김 후보자가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밀어붙이다가 이재명 정권이 죽는다"며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김승원을 살리기 위한 희생타용 후보였다"며 '김생용사' 논란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에는 대여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할 때이고 이겨야 할 때"이라며 “보수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싸우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당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의 많은 상식적인 의원들이 독약 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싸우는 데 함께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문제보다 국민을 위한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동아대학교에서 '부산의 미래, 청년의 내일'을 주제로 초청 강연에 나선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이형일 부총리 후보, 15일 인청 앞서 정책 방향성 윤곽…“확장 재정·과세 정상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적극적 재정 투입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정부의 재정 운용도 성과가 있다 보고, 공급능력 확충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법인세를 더 낮추지 않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세금 부과 등 '과세 정상화'를 통해 성장과 세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기조도 밝혔다. 그는 논란이 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상속·증여세 완화 등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경부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15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대외 불확실성,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정부의 재정 운용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올해와 내년 예산안도 “잠재성장률 확충과 양극화 완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 예산안으로 올해보다 12.8% 증가한 820조9000억원,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야당은 정부의 지속된 확장적 재정 기조로 국가채무, 의무 지출 등이 과도하게 늘어 재정 여력을 제약하고 지속가능성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적극적 재정 역할과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성과 중심 재정운용 등을 통해 조화롭게 추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세계 각국도 코로나 이후 재정 준칙 적용을 유예·완화하는 중인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때 정부의 재정·금융 지원으로 가계소득과 소상공인의 경영을 뒷받침하고, 소비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이 후보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법인세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 목적의 과세 정상화 의지도 내비쳤다. 2026 개정세법에 따라 올해부터 법인세율이 모든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p) 씩 인상됐다. 법인세율은 지난 2023년 1%p 인하됐다 3년 만에 다시 환원됐다. 그는 “법인세 인하 논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응능부담 원칙에 따라 법인세 부담을 정상화하고, 과세 정상화로 마련된 재원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해 성장과 세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위한 법인세의 지역별 차등화 주장에 대해 그는 “지역·법인 간 과세형평,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인하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일부 해외 국가들과 비교 시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높아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동시에 불평등 심화, 과세형평성 등을 고려해 세 부담을 완화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 상존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다양한 의견 수렴과 재정여건·수혜대상 등을 감안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은 분명히 하면서도 금투세 포함 자본이득세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과세하는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대주주를 제외한 일반 투자자들은 매매차익에 비과세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투자 이익에는 내년부터 지방소득세 포함 총 22%의 세금이 붙는다.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시작된다. 국내 주식과의 과세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후보자는 “주식의 경우에도 현재 양도세, 거래세 등으로 과세 중인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도 과세하는 것이 형평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구체적인 과세기준도 연내 국세청 고시로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이용한 가상자산 거래, 가상자산 양도·대여에 대한 과세도 분명히 하며 “세금 회피나 탈세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금투세 포함 자본이득세 도입에는 금융시장·산업 변화에 대응한 제도 정비, 공평한 금융 과세체계 구축 등을 들어 “시장 여건이 충분히 안정된 이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거주 1주택 종합부동산세 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췄다 다시 12억원으로 수정한 정부 세제개편안 지적 관련 그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는 점은 받아들인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거주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은 확고한 방향성이 있는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석유최고가격제 딜레마…국민 부담 커지고, 정유업계 적자 심화

시행 7개월 차에 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정세 악화 여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선을 재차 넘기면서다. 정책으로 눌러둔 기름값의 청구서가 계속 불어나면서 국민 혈세투입 부담을 키우는 상황에서, 정유업계의 내수 사업 적자 우려까지 가중시키며 최고가격제가 존폐 딜레마에 빠져든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는 지난 13일 오전 0시를 기해 시행 7개월 차에 들어섰다. 산업통상부가 중동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3일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대응해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는데, 이 같은 비상조치가 반년을 넘긴 셈이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판매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되는 것을 막는 제도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됐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중단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이달 초 중동정세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라 유가 역시 급등세를 보이며 종료 시점이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최고가격제는 적어도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2일 설정된 9차 최고가격의 적용기간(4주)이 오는 19일을 전후해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산업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4분기 최고가격제 손실보전을 명목으로 1조4497억원 규모 예산을 편성해뒀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최고가격제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원유와 국제 정제유가는 폭등 중이지만, 국내 정제유는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통제로 무리없이 안정적 가격과 공급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유가에 관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고가격제 지속에 따른 구조적 비용부담 확대 현상이다. 제도를 통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 상단을 강제로 눌러둔 만큼 제도 시행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 규모도 누적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당초 정부는 6개월(2~3분기) 최고가격제 운영으로 발생하는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4조2000억원 규모 예산을 추가경정(추경)했다. 업계는 이 기간 손실액만 5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부가 4분기 손실보전 몫으로 내년 예산을 1조5000억원 가까이 편성해 둔 가운데, 최고가격제가 내년 이후까지 운영되면 실제 보전 규모에 따라 내년에도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 누적 확대되는 재정 지출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부담이다. 조세를 기반으로 마련된 국가 재정을 투입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을 할인하면서, 재정 수혜가 차량 보유자 혹은 석유제품 다소비자 등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역진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이홍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 부연구위원은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법연 91호'를 통해 “현행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초기 패닉 국면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한 단기 조치로서 일정한 합리성이 있었다"면서도 “제도를 지속할수록 재정 비용과 수혜의 역진성, 가격 신호 왜곡, 종료 시 반등 이라는 비용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의 초점은 최고가격제를 연장하는 데서, 이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대안수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비용 부담은 제도 적용 당사자인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 손실이 꾸준히 누적되는 가운데, 호르무즈·홍해 양대 노선의 통항 차질로 원유 도입비가 증가하고, 손실보전 지연까지 겹치며 고충이 누적되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로 내수 시장에 석유제품을 원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익은 수출에서 발생하는데, 최고가격제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고시 영향으로 이마저도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전도 당초 예정 시점보다 늦어져 불확실성을 키우는 구조"라고 했다. 당초 정부 손실보전(2·3분기)은 지난 6월 말과 이달 말 각각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정산 기준 등에 대한 정부·업계 의견차이가 지속되며 1차 정산(2분기)조차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여건이 경색된 상황에서 중동정세마저 악화하며 시장에서는 국내 정유업계의 내수 영업실적 적자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19일 10차 최고가격에서 상한 가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수 가격의 비탄력적 특성을 감안하면 중동 혼란이 지속되는 경우 업계의 내수 적자폭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가 곧 떨어진다” 트럼프 장담…중동 외교는 ‘난항’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중동 지역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도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이란과 걸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연기된 데다 중동의 양대 핵심 에너지 수송로를 둘러싼 무력 긴장까지 고조되면서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2시 43분 기준 전장 대비 2.22% 오른 배럴당 106.94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브렌트유는 지난 한 주에만 8% 넘게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첫 거래일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 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약화한 점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전날 오후 11시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일(14일) 살랄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역내 회의가 연기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란은 이날 걸프 국가들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관리 방안과 관련해 오만과 마련한 합의안을 다른 국가들에 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이란 외무부가 회의 개최를 발표한 이후 바레인이 불참을 선언했고, 후티 예멘 반군의 공세에 직면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란 국영매체 파르스통신은 이란 외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오만 회의가 일부 역내 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연기됐으며, 이 결정은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오만 측과 협의를 거쳐 회의를 개최할 새로운 날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 연기 결정은 사우디의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이 최근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나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사우디는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해왔고 이 송유관이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하루 원유 수송량은 약 50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5%에 달한다. 총연장도 약 1200㎞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대신해 활용되던 홍해 항로에서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후티 반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이 동시에 위협받는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작전국(UKMTO)은 전날 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원들은 결국 배에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측도 자국 연안에서 이란 상선 한 척이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선원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쟁과 에너지 공급 불안이 동시에 심화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직후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론을 거듭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아일랜드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전쟁 종료 시점을 묻는 말에 “아주 가까운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중간선거 직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며 종전 이후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자의 눈] ATM 줄이는 은행, 금융 접근성은 누가 지키나

현금 사용이 줄고 모바일뱅킹이 일상화되면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러나 ATM이 줄어들수록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 접근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금융권의 책임도 커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용률이 낮은 ATM을 유지하는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금융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현금 사용 감소와 비대면 금융 확산이라는 변화 속에서 오프라인 채널을 효율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모든 금융 소비자가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실제 ATM 감소세는 뚜렷하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2만9321개였던 전국 은행 ATM은 올해 6월 말 2만4711개로 3년 반 만에 4610개, 15.7% 줄었다. 은행 영업점 역시 같은 기간 5657개에서 5381개로 276개 감소했다. 특히 지역별 감소폭을 보면 금융 접근성 문제를 단순히 은행의 점포 효율화로만 보기 어렵다. 울산의 ATM은 21.5%, 경남은 20.8%, 제주도는 18.2% 줄었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ATM이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인구와 거래량이 적은 지역일수록 은행이 오프라인 채널을 유지할 유인이 작기 때문이다. 문제는 ATM이 단순히 현금을 인출하는 기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는 ATM 한 곳이 사라지는 것이 큰 불편이 아닐 수 있다. 반면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현금 사용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ATM은 여전히 중요한 금융 인프라다. 특히 지방에서는 ATM 하나가 사라질 때 이를 대신할 시설을 찾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은행에 모든 ATM과 영업점을 과거처럼 유지하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이용률이 낮은 시설까지 일률적으로 유지하면 은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결국 금융서비스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은행의 효율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접근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다. 금융위원회도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체국을 통한 은행대리업을 시범 운영하고 은행권 공동 ATM 확대를 추진하는 등 대체 금융채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은행이 줄인 금융 인프라를 공공 영역이 어디까지 대신할 것인지, 공동 ATM을 어느 지역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앞으로는 ATM의 절대적인 숫자보다 지역별 금융 접근성을 기준으로 시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고령층 비중과 인구 규모, 주변 대체 금융채널의 유무 등을 고려해 금융 취약지역을 정하고 최소한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은행별로 따로 ATM을 유지하기보다 금융권이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비용을 금융 취약계층에 일방적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은행의 효율성과 금융의 공공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사라지는 ATM의 빈자리를 누가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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