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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뀐 쌍방울, 이사회 전면 개편에 액면분할까지…상폐 저지 행보 본격화

쌍방울이 이사회를 전면 개편하며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최근에는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이후 주식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이 쌍방울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기업 정상화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방울은 지난 14일 주식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1주당 500원인 액면가를 100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쌍방울 측은 “유통주식 수 확대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쌍방울은 현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거래정지 상태다.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대북송금과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으면서 오너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점이 작용했다. 쌍방울은 상장폐지 결정 직후인 다음날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서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법원에서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상장폐지 판결이 다시 진행되며 기각될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불복해 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에서 이사회 개편에 이어 주식 액면분할을 시도하는 것은 기업 정상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폐지 과정이 오너리스크에서 비롯된 만큼 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하고 있음을 부각할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달 말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정 대표는 이사회를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사외이사 명단을 정·관계 출신 인사들로 채웠다. 최광해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양창신 전 대법원 법원부 이사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또한 향후 원활한 사업 운영을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이사회 개편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 신뢰를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주식 액면분할은 가처분 인용 시 상장이 유지됐을 때 주가 하락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주식 액면분할은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낮추면서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유동성이 개선된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사업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쌍방울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쌍방울 최대주주는 세계프라임개발로 변경됐다. 세계프라임개발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이 지분을 40% 보유한 부동산 임대업체로, 광림이 보유하던 지분 전부를 70억원에 인수했다. 한편 쌍방울은 오는 31일 서울 중구 무학동 쌍방울 본사에서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 주식분할 결정 사항을 담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상정했다.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도 안건에 포함됐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기약 없는 BYD 아토3 출고…부정적 이슈에 등 돌리는 소비자들

전기차 최강자 BYD의 첫 한국 출시 모델로 주목 받던 '아토3'의 출고가 연일 지연되고 있다. 환경부에서 요구한 일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 확정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인도가 늦어지는 사이 아토3의 소비자 인식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기약 없는 출고에 더불어 개인정보 유츨 우려, 차량의 퀄리티 지적도 꾸준히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어가는 모양새다. 17일 BYD코리아에 따르면 아토3는 환경부의 인증 절차를 대부분 마쳤지만 핵심적인 보조금 확정이 이뤄지지 않아 차량 인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아토3는 전기차 보조금 산정 및 환경친화적자동차 고시 등재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환경부의 마지막 검증 절차로 평가된다. 보조금 확정 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 State of Charge) 시스템의 부재가 꼽힌다. 국내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이 기능이 있어야 하는데 아토3는 이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BYD 측은 “확약서를 제출하면 1년 유예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며, 현재 본사와 협의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4월 이후에도 보조금 확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미뤄지는 보조금 지연에 사전계약자들은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 1월 출시 이후 벌써 2달이 지났는데 상반기 내에 출고조차 불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3월 인증도 실패했으니 빨라야 5월 출고인데, 그때까지 기다리기 어렵다"며 “이렇게 미뤄지다 보조금이 줄어들어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시 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소비자는 “1월에 계약했는데 5월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결국 계약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출고 지연 문제 외에도 아토3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한 소비자는 아토3를 시승한 후 “외관 디자인은 괜찮지만 내부 마감재 품질이 기대 이하였다"며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떨어져 구매를 포기했다"고 평가했다. 또 개깅정부 유출 우려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BYD 전기차는 대부분 2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장착돼 무선통신망과 연결돼 있어 고객이 입력한 각종 정보를 빼내기 쉽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가 기업에 고객의 정보를 요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됐다. 게다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으로 한국시장서 제재를 당하고 있는 생성형 AI '딥시크'가 차량에 탑재된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최근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BYD 차량에 AI가 탑재된다고 들었다"며 “중국 정부에 개인정보가 다 넘어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YD는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매뉴얼 등 개선작업에 이미 착수했으며 국내에서 제품 출시 전까지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충실히 반영할 계획"이라며 “딥시크 기술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만 적용되고 있으며, 한국 출시 모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연이은 문제 제기에 BYD코리아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BYD코리아는 “고객께 최대한 신속하게 차량이 인도될 수 있도록 각 행정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기다려주실 모든 사전 계약 고객에게 차량 출고시 30만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K-건설 10대 딜레마-3]“줄도산 막자” vs “시장 왜곡”…구조조정 딜레마

우리나라는 그동안 건설사들이 어떤 연유에서든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 정부가 줄도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재정을 투입했었다.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경제 전반이 불안정해지고, 주택 공급의 안정성이 훼손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거나 시장 왜곡 현상을 일으키는 등 산업 생태계를 오히려 해친다는 점이었다. 이에 따라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부실 사업·기업 퇴출과 민간 주택 공급을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공능력평가 50~200위권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월에 신동아건설(58위)과 대저건설(103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국내 토목 면허 1호 기업인 삼부토건(71위)까지 법정관리 절차를 밟았다. 지난달 24일부터 열흘간 벽산엔지니어링을 포함한 6개 중견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정도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 공사 미수금 증가, 책임준공 부담, 미분양 급증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막힌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자 정부가 또 다시 “줄도산을 막겠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직접 매입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았다. 명분은 건설업은 지난해 기준 GDP에서 차지하는 건설투자 비중이 약 15%에 달할 정도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건설업은 대형 건설사부터 1·2차 협력사 등 하도급 업체들로 촘촘히 연결된 구조다. 이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상거래 채권 변제가 안 돼 하도급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어 국가 경제 전체에 주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이번에도 경기 침체와 악성(준공 후) 미분양 문제, 공사 미수금 해결을 위해 양도소득세 감면을 포함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단기적 문제 해결에 그칠 뿐, 산업 구조 개선을 위해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비판도 높다. 특히, 최근의 악성 미분양 문제 등은 건설사들의 책임도 크다. 4~5년 전 분양 시장이 과열될 당시, 무리한 사업 확장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무조건적인 지원이 반복될 경우, 건설사들이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돼 스스로 경영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으려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시장 논리에 따라 부실 기업의 퇴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조조정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부실기업을 조기 정리해 재정이 건전한 기업들이 시장 우위에 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에는 공사이행보증금과 하도급대금지급보증 등 다양한 건설공사 보호장치가 마련돼 과거보다 연쇄 부도의 위험이 감소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정부 관리 하에 정리할 사업장은 정리하고 유동성도 적절하게 공급하고 있어 연쇄부도의 위험성은 제한적이다"며 “부동산PF에 너무 많은 투자가 된 것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으로 보면 되는데, 어려운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파산할 곳은 파산하고, 자산을 매각해 연착륙하는 과정을 거쳐야 산업 전체가 안정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관리종목 꼬리표]① 관리종목에 묶인 개미, 주가하락·거래정지에 ‘눈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용거래 제한, 투자심리 위축,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겹치며 관리종목 '꼬리표'가 투자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는 3회에 걸쳐 '관리종목'이란 꼬리표가 기업과 투자자에 끼치는 영향 등을 분석·보도한다. 최근 금양과 본느를 비롯한 기업들이 잇따라 관리종목에 편입되며 주가는 급락했고, 일부 종목은 거래정지까지 이어져 소액주주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81개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ETF, 우선주, 스팩 제외) 이중 코스피에서는 3개, 코스닥에서는 4개 종목이 새롭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코스피·코스닥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있거나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사업보고서나 반기·분기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비적정 ▲자본잠식률 50% 이상 ▲일반주주 수나 지분율 미달 ▲거래량 부족 ▲지배구조 미흡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50억원 미만 ▲시가총액 50억원 미만 지속 등이 있다.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기준도 코스피와 유사하나 비교적 엄격하다. 기업의 재무적 위험성과 경영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거나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본의 50%를 초과한 경우 ▲4년 연속 영업손실 ▲자본잠식률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의 요건 등이다. 요건에서 알 수 있듯 관리종목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해당 종목에 상당한 재무적 위기에 닥친 것이며, 상장폐지 위험도 존재하는 만큼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관리종목은 신용거래 금지 대상이 되기에 거래량이 감소, 유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주가를 올리던 기업들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받기 전부터 오랜 주가 부침을 겪으며 조짐을 보인 바 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금양의 경우 이차전지 테마 부흥기 당시 '황제주'로 꼽혔던 종목이다. 2022년에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사업에 진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글로벌 배터리 산업 성장과 맞물려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2023년 CNT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사업성 논란과 실적 부진 우려가 제기되며 투심이 급격히 악화됐다. 2022년 7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오히려 2023년 146억원 적자로 전환됐으며, 2024년은 545억원으로 손실폭이 확대됐다. 순손실은 3년째 지속 중이며 2024년 적자는 2000억원에 육박한다. 이에 2023년 15만5400원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현재 1만2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과거 고점에 거래됐을 당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현재 90% 이상 돈을 날린 셈이다. 더군다나 재무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추진했던 4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철회했는데, 이것이 불성실 공시 유형 중 하나인 공시 번복으로 인정돼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받게 됐다. 작년 10월에도 몽골 광산 개발 사업 관련 건으로 이미 공시의무 위반을 저질러 벌점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3월 한달 동안에만 주가가 40%대 하락한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 본느는 올해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주요 문제로는 재고자산 및 손해배상 비용 과소계상이 지적됐으며, 이에 따라 과징금 부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주식 거래 정지 등의 조처가 내려졌다. 오는 24일까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본느의 경영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적자를 기록한 후 친환경 생활용품 기업 아토세이프를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상장 추진 실패 및 매출 감소로 인해 실적이 급감했다.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9억원, 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63.2% 감소했으며, 주가는 1458원까지 하락한 후 거래정지가 걸려 소액주주들은 빠져나오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이미 재무적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며, 정상화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관리종목 편입 여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공시 이력, 재무 상태, 사업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한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3년전 세부 대한항공 사고 “활주로 단차·기상 이변·조종사 과조작이 원인”

3년여 전 필리핀 세부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는 조종사 조작, 기상 변화, 활주로 설계 결함, 기체 손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필리핀 민간항공청(CAAP) 산하 항공사고조사위원회(AAIIB)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AAIIB는 “활주로 단차가 국제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하며, 필리핀 공항 당국에 시설 개선을 권고했다. 대한항공 역시 사고 이후 안전 시스템을 대폭 개편하며 조종사 교육과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17일 필리핀 CAAP AAIIB가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23일 현지 시간 23시 10분 대한항공 A330-322(HL7525, KE631편) 여객기는 필리핀 라푸라푸시 막탄 세부 국제공항 22번 활주로 착륙 과정에서 이탈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1명과 객실 승무원 4명을 포함한 승객 15명이 경상을 입었다. AAIIB는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조종사의 과도한 하강 조작과 강한 하강 기류(수직 돌풍), 활주로 단차 충격을 꼽았다. 당시 대한항공 631편은 악기상 속에서 첫 번째 착륙을 시도했으나 불가피하게 두 번째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접지 약 10초 전 바람이 급격히 수직 방향으로 변하면서 기체가 예정보다 빠르게 하강했다. 이에 따라 기장은 조종간을 순간적으로 급격히 당겼고, 그 결과 수직 속도계(VSI)가 상승해 항공기의 우측 메인 랜딩 기어가 활주로 이전의 비포장면에 먼저 접지했다. 이후 활주로가 시작되는 15cm 높이의 단차와 충돌하면서 랜딩 기어·감속 시스템이 손상됐고, 이로 인해 활주로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사고에 기여한 추가 요인들로 AAIIB는 항공기 스포일러와 역추진 장치 작동 불능, 항공기 브레이크 시스템의 고장, 에어버스 A330의 불충분한 블루 유압 저수준 고장에 관한 승무원 운영 절차·경고 시스템 등을 들었다. 현지 당국 조사 결과 충격 당시 항공기 우측 메인 랜딩 기어의 유압 호스가 파열되면서 유압 계통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이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주요 구성품인 '파크 유압 매니폴드(PRV, Pressure Release Valve)'의 내부 누출과 결합돼 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원인이 됐다. 잔해 분석 결과 우측 메인 기어 유압 호스 2개가 절단되면서 전기 회로도 차단됐으며, 시뮬레이션 결과 충격 당시 하중이 인증치를 138% 초과해 기체 일부 부품이 구조적으로 파손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임이 확인됐다. AAIIB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기 전 역추진 장치와 스포일러 작동이 불능 상태였고, 유압 시스템 블루 라인의 고장 감지 시스템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어버스는 유사한 상황에서도 역추진 장치를 유지하기 위해 A330 역추력 로직을 강화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대체 제동 시스템의 '휴면' 고장과 관련해 내부 누출을 더 잘 감지할 수 있도록 정비 문서를 개선하는 방안을 조사 중이다. AAIIB는 대한항공 조종사의 과실을 언급하면서도 막탄-세부 국제공항 관리청(MCIAA)에만 항공기가 활주로에 다다르기 전에 착륙하거나 착륙 중 활주로 끝을 넘어서거나, 활주로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활주로 양단에 즉각적인 RESA(Runway End Safety Area) 설치에 관한 안전 권고를 발행했다. 이는 CAAP와 ICAO의 요구 사항에 입각한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 14(ICAO Annex 14)의 기준에 부합하는 활주로 상태였다면 랜딩 기어 손상 없이 정상 착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AAIIB는 대한항공이 이 사고를 계기로 인적 요소·시스템·문화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며 종합 대응 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이번 사고 이후 기존 오퍼레이션 센터(OC)를 오퍼레이션 & 커스터머 센터(OCC)로 확대 개편하며 안전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새롭게 운영되는 OCC는 운항 관리 센터(FCC)·정비 지원 센터(MCC)·탑재 관리 센터(LCC)·네트워크 운영 센터(NOC) 등 4개 부서를 단일 공간에 통합 운영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비정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체계를 개선했다. 보잉·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별 전담 디스패처 그룹 조직·통합 통신 시스템(ICRS) 도입·객실 승무원 비상 대피 절차 간소화도 이뤄졌다. 특히 대한항공은 비정밀 접근 훈련 및 악기상 대응 교육을 확대하고, 조종사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착륙 판단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통신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목적지의 악기상 발생 시 실시간 경고 시스템을 자동화했으며, 비상 상황에서도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사고 이후 △비정밀 접근 훈련 빈도 증가 △악천후 대응 능력 강화 △개별 조종사 성과 격차 축소 △조종실 안전 문화 개선 △승무원 자원 관리(CRM) 강사 수준 향상·고급 과정 신설 등 안전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 사고 전문가는 “악기상 상황에서의 조종사 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나아가 착륙할 자신감이 없는 상황에서는 기장이 과감하게 회항 결정을 해도 환영받을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22년 사고 발생 후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추후에도 동종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 사고와 관련해 필리핀 사조위로부터 운항 데이터를 넘겨받아 전문가들과 추가 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위믹스 해킹’ 또 고개 숙인 위메이드…“재발 방지책 마련하겠다”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위믹스(WEMIX) 자산 탈취 피해에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생태계 정상화와 재발 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위메이드 위믹스재단은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컴타워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사건 경과와 대응 현황, 향후 조치 방향 등을 공유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달 28일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 내 금고 역할을 하는 '볼트'에 대한 외부 공격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약 86억5000만원 상당)이 공격자의 지갑으로 비정상 출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브릿지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체인 간 토큰 교환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볼트는 교환 과정에 필요한 위믹스 코인을 보관하는 금고다. 해킹된 코인은 해외 거래소 등에서 전량 매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2차 상장폐지(상폐)'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앞서 위믹스는 지난 2022년 10월 공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 간 차이가 발견돼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폐 처리된 바 있다. 이후 유통량 회수·복구를 마친 뒤 업비트를 제외한 주요 거래소에 재상장했다. 위메이드는 사건 발생 즉시 투자자 여론을 반영하는 등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일 100억원 규모의 바이백, 14일 2000만개 위믹스 매수 계획을 발표했으며 바이백을 진행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해킹 사실을 인지한 직후 해외 거래소 등에 이를 알리고, 외부 보안 분석 기업 및 전문가와 공조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전문 해커가 운영 시스템의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으로 보고 있다. 해킹 수법이 통상적인 네트워크 공격 방식과 양상이 다르며, 기존 보안 감시 체계의 맹점을 정교하게 파고든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측은 브릿지 개발자가 2023년 7월경 공용 저장소에 업로드한 자료가 유출된 것을 가장 유력한 해킹 경로로 지목했다. 김석환 위믹스재단 싱가포르법인(PTE) 대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번 사태로 큰 고통을 겪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많은 분들의 꾸짖음을 겸허히 수용하며 신뢰 회복을 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격자를 끝까지 추적해 밝혀내고 반드시 응당한 조치를 취해 책임을 묻겠다"며 “공격에 연루된 자가 내부자든 외부자든 명백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투명히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건 관련 정보 공시가 늦어진 점에 대한 비판이 적잖았다. 이 때문에 위믹스는 상장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회사는 현재 거래소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에 소명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선 추가 공격 가능성과 패닉셀(공포에 의한 매도) 우려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사고 원인 분석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공격에 노출될 수 있어 탈취 관련 공지를 즉각 띄우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24시간 대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또 “공격자가 내부 시스템 침입을 통해서 서버 권한을 탈취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잠재적 취약점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이 때문에 외부 전문가 그룹을 통한 기술적인 검토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향후 대응 전략으로는 △보안 시스템 전면 업그레이드 △모니터링·거래 감시 시스템 강화 △시스템 암호화 수준 개선 △외부 보안 전문가 협업 확대 등을 제시했다. 최대한 오는 21일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위메이드에 영입된 빗썸 출신 안용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해킹 이슈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라며 “거래소 수준의 보안과 내부 정책이 제대로 구축되면 재발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이번에는 ’FTA 대체론’…對美 수출 15조원 축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도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미국 수출이 15조원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17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 중인 주요국에는 상호 관세 적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무역의 균형이 완전히 깨졌다고 믿고 있다"며 “공정한 무역을 위해 우리는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해 양자 협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일단 내달 2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한 후 공정성과 상호성을 기준으로 무역 상대국들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한·미 FTA에도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작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데다가 미 재무부로부터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다시 지정된 상태라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 내용과 압박 수위는 다음달 2일 공개될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같이 미국이 관세 장벽을 높일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11월의 수출입통계 등을 활용해 미국의 보편관세가 시행될 경우 대미(對美)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추정했다. 해당 추정에 따르면 보편관세 10%가 적용될 경우 국내 기업 등의 대미 수출이 지난해 대비 129억3000만 달러(약 18조7071억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이 보편관세보다 더욱 광범위한 관세 조치가 부과될 경우 한국 기업에게 29억 달러의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봤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결과적으로 100억3000만 달러(14조5114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가 고부가 SUV 모델 판매 호조로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실적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에서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는 기아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가전업계도 대부분 미국향 제품을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 FTA을 이용해 여전히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와 미국 테네시공장에서 가전제품 생산을 시작했지만 연간 10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멕시코 생산 물량은 최대 1200만대에 달해 관세 정책에 따라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 한국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산업도 투자를 늘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대신 상당한 보조금 지원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삼성·SK하이닉스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대만 TSMC가 향후 4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한 이후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만큼 추가 투자를 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보조금이 삭감되거나 파기될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담도 더욱 커질 수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기 이전에 민관 합동으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중간재 수출 등을 통해 미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해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 경제사절단 파견하고 미국 정·재계 인사와의 면담을 적극 추진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박성준·권대경 기자 dong01@ekn.kr

샤오미 총공세…韓 스마트폰 ‘3% 점유율의 벽’ 깰까

샤오미가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한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는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3% 점유율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코리아는 오는 25일 국내에 '샤오미 15 울트라'를 공식 출시한다. 이 제품은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에서 첫 선을 보인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이다. 이에 앞서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중저가형 제품인 '샤오미 14T', '레드미노트14 프로 5G', '포코X7 프로'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빠르게 확대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다양한 제품군을 빠르게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과거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0%, 애플은 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샤오미의 점유율은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가 2021년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지난 6년간 국내에서 삼성과 애플을 제외한 다른 브랜드가 점유율 3%를 넘긴 사례는 없다. 그만큼 한국 시장은 폐쇄적이고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이 형성돼 있다는 평가다. 샤오미의 국내 시장 확대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부정적 전망의 핵심 근거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라인업 '갤럭시 A' 시리즈와 샤오미 제품의 가격대가 겹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만큼 샤오미가 이를 뛰어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샤오미 제품의) 주요 가격대가 갤럭시 A 시리즈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거 탑재하고, 카메라 성능을 대폭 개선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13%로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유럽과 인도 시장에서는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며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는 중이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사후서비스(AS)와 소비자 접점 확대 전략이 샤오미의 점유율 확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샤오미는 올 상반기 내 국내에 직영 AS 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위탁 방식으로 운영해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직영 센터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직영 운영을 통해 엔지니어의 전문성과 서비스 안정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샤오미는 조만간 국내에 첫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도 개소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스토어 1호점의 유력 후보지로 여의도 IFC몰과 삼성동 코엑스몰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직영 AS 센터 운영을 통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직접적인 접점을 확대할 경우 점유율 상승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KIMES2025 강원공동관 운영…23개 기업 참가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0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2025)에 강원공동관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이하 'KIMES')는 1980년 첫 회를 시작으로 40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대 의료기기 및 병원설비 전시회로, 매년 전 세계 1300여개 기업과 7만여명의 의료관계자가 참가하는 행사다. 원주테크노밸리는 2007년부터 공동관을 운영하며 KIMES 전시회에 참가해 왔다. 이번 전시회는 강원도와 원주시의 지원을 받아 총 23개 기업이 59개 부스 규모로 강원공동관을 구성해 도내 우수 의료기기 기업들의 제품을 홍보하고, 국내외 바이어 및 의료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할 계획이다. 원주테크노밸리는 홍보관을 운영해 수행 중인 주요 정부사업과 의료기기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소개한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전시관을 마련해 강원의료산업의 혁신기술을 선보이고, 강원의료기기전시회 및 해외전시회의 강원공동관 참가기업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전시기간 동안 강원의료기기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인도네시아·베트남 의료기기시장 진출 설명회를 통해 동남아 주요 의료기기 시장의 최신 동향과 진출전략을 공유한다. 디지털 랩온 어칩 산업동향 및 인허가 세미나에서는 랩온 어칩 기반의 체외진단기술 고도화를 위해 최신 기술동향과 국내외 인허가 절차, 기업지원 사업을 소개한다. 의료기기 국제인증지원센터 해외인증 세미나를 개최해 글로벌 인증 취득 전략과 허가 사례를 공유한다. 또 의료기기 인허가 1대 1 컨설팅과 디지털 헬스케어 보안 리빙 랩 컨설팅을 통해 참가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필요한 인증절차와 보안기술 적용방안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종현 원장은 “이번 전시회 참가를 통해 강원의료기기 산업의 우수성을 국내외 시장에 알리고, 도내 기업들의 매출 증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KIMES2025를 통해 강원의료기기 기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확대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ss003@ekn.kr

표준협회, 수출기업 CBAM검증 전방위 지원

한국표준협회가 국내 기업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검증 지원을 위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검·인증 기관인 ICMQ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ICMQ는 건설분야를 중심으로 60여 개의 제품 인증 및 환경 규제 관련 검증 제도를 운영하는 유럽의 권위 있는 검·인증 기관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3대 인정기구 중 하나인 ACCREDIA에서 인정받은 유럽 배출권 거래제(EU-ETS) 검증기관으로, 국제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갖추고 있다. CBAM은 EU 역외에서 생산된 시멘트·전기·비료·철강·알루미늄·수소 등 6개 품목의 수입제품에 대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산정하여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대상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기업은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고, 보고서로 제출해야 하며,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CBAM 보고서의 경우 공인검증기관의 제3자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번 협약으로 표준협회는 ICMQ의 한국 공식 파트너로서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CBAM 보고서 검증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국내 기업들은 표준협회를 통해 유럽 공인 검증기관의 검증(의견)서를 취득할 수 있으며, CBAM 시행을 앞두고 전문 인력 및 정보 부족, 유럽 검증기관 접근의 어려움 등을 겪는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전망이다. 한편, 표준협회는 CBAM 전환기관 검증 실적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CBAM 지원사업 검증기관으로 참여하여 수출 중소기업의 CBAM 대응을 지원하고 있으며, KOTRA 수출바우처 수행기관으로서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CBAM 검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동민 한국표준협회 회장은 “국내 배출권거래제 1위 검증기관으로서 CBAM뿐만 아니라 해외 환경 규제에도 선제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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