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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피 시대-➀빅 피겨] 4000은 통과점…진짜 논쟁은 ‘5000의 조건’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며 '오천피 시대'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의 질문이 됐다. 다음 1000포인트의 열쇠는 단순한 유동성이 아니다. 기업 성장·정책·지배구조가 함께 맞물리는 구조적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은 2026년 한국 자본시장을 움직일 네 가지 축 '지수·정책·시장 구조·기업 지배구조'를 통해 '오천피 시대의 조건'을 정면에서 해부한다. [편집자주] 코스피 5000, 천스닥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잇따르는 등 한국 자본시장이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2026년 코스피 밴드를 4000~5300으로 제시하며 5000선을 '가능성'이 아닌 '전망 범위'로 본다. 외국계는 반도체 사이클과 유동성 확장까지 감안할 경우 6000선 진입도 열려 있다고 평가한다. 새로운 '빅 피겨'를 향한 시장의 질문은 결국 이익과 신뢰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2025년 끝에서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연말 직전 단기 차익 매물이 이어진 가운데에서도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빅 피겨인 5000으로 쏠린다. 유동성이 끌어올린 3000과 달리, 4000은 실적·정책·수급이 맞물린 구조적 레벨업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빅피겨는 금융권에서 환율·주가 등 가격의 큰 자릿수를 가리키는 용어다. 일례로 코스피지수에서는 3000에서 4000으로 움직일 때, 3000과 4000이 빅 피겨가 된다. 코스피는 지난 40년 동안 1000·2000·3000·4000 등 큰 자릿수를 넘을 때마다 패러다임 전환을 겪었다. 1989년 첫 1000선은 민주화·고도성장 기대 속 '주식 대중화'의 신호탄이었다. 2007년 2000선은 글로벌 호황의 산물이었지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혔다. 2021년 3000선은 팬데믹발 유동성 랠리였지만 실적 기반이 약해 오래가지 못했다. 반면 2025년 4000선 돌파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도체·조선·방산·원전 산업의 실적 개선이 지수를 떠받쳤고, 상법 개정으로 지배구조 리스크가 완화되며 시장 신뢰가 회복됐다. 정권 교체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줄며 외국인·기관 수급까지 동반 개선됐다. 증권가는 이번 4000 돌파를 '실적이 만든 장세'로 규정한다. 증권가는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4000~5300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5000선을 '가능성'이 아니라 '전망 범위'로 본다. 지수 상단을 계산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론은 '5000선 돌파'에 한 목소리다. 대신증권은 기업들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선행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코스피가 5300~543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계산 방식은 단순하다. 먼저 내년 기업들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EPS 428포인트로 보고, 여기에 한국 증시가 과거 강세일 때 받았던 평가 수준인 PER 12.44배를 적용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업 이익과 코스피지수는 거의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두 지표의 상관계수가 0.924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상관계수는 -1~1 사이에서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힘이 강하다는 뜻이다. 0.924는 통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수준의 '매우 강한 상관관계'로, 기업 이익이 늘면 지수도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온 패턴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즉, 기업이 돈을 더 벌면 지수도 오른다는 뜻이다. 2026년 기업 이익은 최소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어 이익 전망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으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된다면, 시장이 기업에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줄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즉, 기업이 더 잘 벌고, 시장이 그 가치를 더 높게 쳐주면 지수는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증권도 2026년에 한국 증시에 기본적으로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 삼성증권은 코스피 타깃을 5000~5400포인트로 제시했다. 다만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감안해 '확률 가중 평균값'은 4900포인트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2018년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된 이후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이 연간 20~25%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돼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수치는 특정 이벤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구조적 유동성으로, 하루 0.065% 증가율을 기준으로 할 때 지수가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그리게 하는 힘으로 작동해 왔다. 올해도 미국 해방일 전후의 3·4월, 10월 초 첫째 주를 제외하면 유동성 증가 속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 역시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20~25%)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 한, 코스피 목표치 달성에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유동성 외에 시장 변수를 훼손할 수 있는 요인도 함께 제시했다. △2018년과 2025년의 미중 통상 분쟁 △2020년 팬데믹 △2022년 러-우 전쟁 등이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지정학·정책 변수가 2026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 경제의 대처 여력과 글로벌 정책 공조를 감안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I 밸류체인, 증권, 제약·바이오 등은 여전히 선호 업종"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로 건설 장비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를 5000을 넘어 6000선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강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 2일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코스피가 6000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전망치를 높인 배경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 중심 성장세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 등을 꼽았다. 맥쿼리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사상 최악의 공급 타이트 구간에 진입해 향후 2년간 공급 개선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기여도가 내년 코스피 상승분의 대부분을 설명할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대폭 반등했음에도 한국 증시의 PER이 여전히 14배대에 머물러 '비싸지 않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메모리 가격의 재상승 여력과 원화 강세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글로벌 대비 초과수익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JP모건은 지난 10월 '코스피 5000 달성 유력' 보고서를 통해 “12개월 기준 코스피 목표치를 5000으로 상향하고,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코스피 6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박상형 한전KDN 사장 “2026년 AI 전환 원년…에너지 ICT ‘퍼스트 무버’로 도약”

한전KDN은 2026년을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ICT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청렴·안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상형 한전KDN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과 AI 혁신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에너지 ICT 개척자'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해 경영 성과에 대해 “대외 환경의 격변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며 최대 매출액인 7834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임직원과 노동조합이 함께 땀 흘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전KDN은 올해부터 2035 중장기 경영전략을 본격 실행한다. 박 사장은 “2035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AX)'을 선도하는 글로벌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와 임직원 직무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서울지역본부 신사옥에 자체 클라우드 센터를 구축해 AX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DX·AX 서비스 지원도 확대해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또한 전남·부산·제주 분산특구 사업 참여를 계기로 지산지소형 차세대 전력망 실증, ESS 기반 수요관리, VPP 플랫폼 기반 전기차 충전 서비스 등 에너지 대전환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동남아와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도 추진한다. 박 사장은 올해를 '청렴윤리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는 “청렴과 윤리는 공기업 신뢰의 근간"이라며 “익명신고 제도 개선과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통해 부패 행위를 강력히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AI·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ESG 경영을 본격 가동해 기후 위기 대응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안전 경영에 대해서는 “그 어떤 성과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위험 발견 시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개선하는 문화, 협력사까지 포함한 안전 관리 체계 정착을 주문했다.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자유로운 소통과 협업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이 공정한 보상을 받는 문화를 확립하고, 임직원이 에너지 ICT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끝으로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의 자세로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뭉친다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며 “2026년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년호]탄소로 돈 버는 시대: 2026년 대한민국 ‘탄소 자본주의’ 원년

21세기의 4분의 1을 뒤로 하고 새로 시작하는 2026년. 세계 경제는 '탄소'라는 말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탄소가 새로운 '화폐'로 등장하고 있다. 한때 무거운 짐이자 골칫거리로만 여겨지던 온실가스는 이제 기업의 손익계산서에 직접 반영되는 비용이자 동시에 핵심 자산이 됐다. 온실가스를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고 줄이느냐가 기업가치와 생존을 가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배출권 거래제(ETS)의 본격적인 강화, 기후테크(기후관련 기술)의 산업화,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 회복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탄소를 줄이면 돈이 된다'는 공식이 현실이 되고 있다. 2026년은 이 거대한 탄소 경제가 제도·산업·금융 전반에서 완성형으로 진입하는 이른바 대한민국 '탄소 자본주의'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ETS의 룰이 바뀐다: 탄소, 가장 직접적인 '자산'이 되다 탄소가 가장 명확하게 '돈'으로 바뀌는 무대는 역시 ETS다. 한국은 2026년부터 제4차 배출권 거래제 계획기간(2026~2030년)에 진입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운영했던 제도의 골격 자체를 바꾼다. 한국은 2015년부터 ETS를 시행하고 있는데, 현재 철강·시멘트·정유·발전·화학 등 700여 개 기업이 대상이다. 그동안 한국 배출권시장은 과잉 할당 문제로 톤당 1만 원 내외의 '글로벌 최저가' 시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톤당 약 10만 원을 넘는 가격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이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하는 실질적 감축 유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제4차 ETS 계획기간 동안 배출허용총량을 이전보다 22.5% 줄인 23억6299만 톤으로 설정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관계자는 “과도한 총량 설정과 무상할당 관행이 내재적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면서 “공짜 배출권이 남아도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배출권을 돈 내고 구매해야 하는 유상할당의 대폭 확대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2026년 15%에서 2030년 50%까지 단계 확대되고, 비발전 부문 역시 10%에서 15%로 상향된다.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누출 업종은 무상할당이 유지되지만, 판단 기준이 기존의 '비용 발생도'에서 '탄소집약도' 중심으로 정교화됐다. 새로운 탄소 감축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탄소집약도(단위 제품당 실제 배출량)를 무상할당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탄소누출 업종이란 기후 규제가 강화될 경우 생산비 상승으로 공장이 규제가 느슨한 해외로 이전해 버리는 산업을 말한다. 가격 신호도 급변하고 있다. 에너지·환경 컨설팅기업인 나무이엔알(NAMU EnR)은 국내 배출권 가격이 2026년 말에는 2만8680원, 2030년에는 5만3699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역시 “톤당 4만~5만 원은 돼야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감축 기술에 투자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오는 11월 24일부터 배출권의 증권사 위탁거래가 허용되면서 시장의 성격도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할당 기업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금융기관이 직접 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시장 활성화 수준을 고려해 배출권 선물시장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한편, 유상할당 수익금은 전액 기업 탈탄소 전환 지원 재원으로 투입된다. 정부는 이 재원을 활용해 탄소차액계약제도(CCfD) 도입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일정 기간 고정 탄소 가격을 보장하는 이 제도는 미래 탄소 가격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탄소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 기후테크, 탄소를 줄여 '매출'로 바꾸는 산업 탄소 감축이 비용이 아니라 신규 매출로 전환되는 중심에는 기후테크 산업이 있다.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CCUS),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에너지관리, 저탄소 소재는 이제 명백한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미국·중국·유럽을 중심으로 100개 이상의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탄생,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딥테크 생태계를 기반으로 핵융합, 에너지 플랫폼 등 전 분야에서 47개의 유니콘을 배출했다. 중국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거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유니콘의 70%를 차지하는 등 35개의 유니콘을 키워냈다. 미국 보스턴메탈의 경우 전기를 이용한 무탄소 제철 공정을 개발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브림스톤, 아일랜드의 에코셈은 석회석 대신 규산염을 활용해 공정에서 CO₂가 배출되는 것을 막는 시멘트를 상용화하고 있다. 캐나다 카본큐어는 콘크리트에 CO₂를 주입해 강도는 높이고 탄소는 영구 저장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저탄소 공정을 선점한 기업은 배출권 비용을 절감하면서 '그린 프리미엄' 가격까지 확보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안토라에너지는 재생에너지를 고체 탄소 열배터리로 저장해 중공업 열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웨덴의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순수 전기 기반으로 최대 200㎞ 비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경기도가 2030년까지 기후테크 유니콘 3개사 육성을 목표로 클러스터·펀드·센터 3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부 국내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대 강용태 교수팀은 압축기 없는 냉각 기술로 냉장·냉방 전력 사용량을 최대 65% 감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8월 한 보고서를 통해 “빌 게이츠 등 글로벌 벤처펀드 기관들이 기후테크 육성을 통한 글로벌 탄소 중립의 미래지도를 그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스타트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테크는 향후 우리 산업구조 전환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분야라는 것이다. ◇ 자발적 탄소시장: '감축을 팔아 돈을 벌다'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ETS 밖에서도 '감축 실적을 현금화하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이 자발적으로 감축한 성과를 탄소 크레딧(배출권)으로 발행해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시장(VCM)이다. 그동안 VCM은 '그린워싱' 논란으로 신뢰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시장은 '고품질 크레딧'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국제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위원회(ICVCM)의 핵심 탄소 원칙(CCP) 인증 크레딧은 현재 구매자의 40%가 선호하는 대표 상품이 됐다. 특히 직접 공기 포집(DAC), 바이오에너지-탄소포집저장(BECCS) 등 탄소 제거(CDR) 기반 크레딧에 대한 빅테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달성을 목표로 막대한 제거 크레딧을 선구매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플랫폼 출범을 준비 중이며, 거래 인프라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무결성 원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국내 크레딧의 국제 신뢰도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중소기업과 농가에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얘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대한상공회의소·NH농협금융은 '농업 분야 자발적 탄소시장' 협약을 지난 9월 체결했다. 논물 관리, 저탄소 농법 등을 통해 감축한 실적이 크레딧으로 발행돼 기업에 판매되는 구조다. ◇ 기업과 개인, 탄소 감축의 '이중 수익 구조' 2026년 본격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철강·시멘트·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사실상 '기후 관세'를 부과한다. EU는 철강·알루미늄 소재가 많이 사용된 완제품인 세탁기와 자동차 도어, 가스레인지, 정원 도구 등도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기업으로서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수출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은 감축 성과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 투자 유치 확대라는 금융 혜택을 얻겠지만, 반대로 탄소 관리가 부실하면 조달금리 상승이라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제 탄소는 기업 신용도의 핵심 평가 지표가 됐다. 한경협 등에서 “감축이 어려운 산업은 단기적으로 전환비용 폭탄에 직면한다"며 전환금융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편, 기후부는 '탄소중립 포인트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2026년 관련 예산이 181억 원으로 늘었다. 고품질 재활용품, 공유자전거, 베란다 태양광 설치, 나무심기 등 직접 현금성 보상이 강화된다. 특히 주목할 변화는 개인 전기차에도 배출권 할당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기후부는 12월 초 배출권 인증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에 개인이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 방법론'을 개정했다. 전기차 1대당 연간 평균 감축량은 2~3톤, 배출권 가격이 톤당 2만 원이라고 했을 때, 전기차를 모는 개인도 전문업체에 의뢰해 연간 5만원가량의 돈을 챙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 2026년, '탄소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다 이제 '탄소 경제'는 이제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작동하고 있고, 한국 경제도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2026년은 탄소가 회계·금융·기술·무역을 동시에 지배하는 경제 변수로 완전히 자리 잡는 해가 될 전망이다 '얼마나 성장했는가'보다 오히려 '얼마나 정교하게 탄소를 관리했는가'로 평가받는 시대에 열린 것이다. 이제 기업에게 탄소 관리는 두 가지 의미, 즉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배출권을 덜 사고, 국경 탄소세를 피하며, 전력 비용과 금융 비용을 낮추는 것이 비용 절감이다. 감축 기술을 팔고, 크레딧을 발행하고, 저탄소 제품에 프리미엄을 붙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수익 창출이다. 이제 탄소 감축을 외면하면 세금·관세·금융비용이라는 '3중 비용'을 떠안게 되고, 반대로 적극 대응하면 배출권 수익·신산업 매출·금융 혜택이라는 복합 수익이 열린다. 이제 탄소는 불확실한 미래 변수가 아니라, 오늘의 명확한 경제 자산이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배출권 가격의 정상화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 확보 ▶전환 금융의 대규모 공급 체계 정착이 이뤄져야 한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환경경제학)는 “EU의 CBAM 시행이나 국내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 강화 등의 상황을 볼 때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2026년은 석유화학·철강 등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기업으로서는 3중, 4중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면서 “기업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보다는 힘을 합쳐 기술 투자에 힘 쓰는 것이 팔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신년호] 전력 블랙홀 AI, 원전·재생에너지·수소 ‘총동원’ 필요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기술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초거대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공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AI를 두고 '전력 블랙홀'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문제는 이 블랙홀이 단순히 많은 전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365일 끊김 없는 안정적 공급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 앞에서 기존 전력 정책의 전제는 흔들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확대 전략만으로는 AI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의 질과 양을 동시에 충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진단이 잇따른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부를 중심으로 원전·재생에너지·수소를 모두 동원하는 '청정 전력 총공세' 전략이 신년 에너지 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소비하는 전력은 중소 도시 하나에 맞먹는다. GPU 서버 수만 대가 상시 가동되며 만들어내는 전력 수요는 단순한 피크 부하가 아니라, 연중 지속되는 기저 수요에 가깝다. AI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 조건은 명확하다. kWh당 100원 이하의 가격, 무정전 공급, 그리고 저탄소·무탄소 전원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AI 기업들은 전력 조건이 유리한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은 AI 전력 확보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루며 원전과 수소,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전력 공급 모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은 본질적으로 간헐성을 가진다. 태양광은 낮에만 발전하고, 풍력은 기상 조건에 따라 출력이 급변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하더라도 대규모·장시간 저장에는 막대한 비용이 따른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는 AI 전력의 '주력 전원'이라기보다, 확대 가능한 보완 전원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되, 이를 받쳐줄 안정적 청정 기저전원이 없으면 AI 산업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맥락에서 원전과 수소연료전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전은 대규모·저비용·무탄소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전원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AI 데이터센터를 원전 인근에 배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형모듈원전(SMR)은 AI 시대에 특히 주목받는 대안이다. 기존 대형 원전보다 입지 유연성이 높고, 장기 고정 전력 계약에 적합해 데이터센터 전용 전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수소연료전지는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장점을 가진다. 도심이나 산업단지 인근에 설치할 수 있어 송전망 부담을 줄이면서도 24시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이미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동석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원전과 수소연료전지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전원"이라며 “AI 시대에는 전원 간 역할 분담이 아니라, 총동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에너지부 내부에서는 전력 정책의 기준을 '탈원전'이나 '재생에너지 우선'과 같은 이념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AI 산업 대응이라는 현실적 기준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전·수소는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역할이 다른 보완적 전원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전원을 배제하는 정책은 단기적인 정치 메시지는 될 수 있어도, AI 시대 산업 전략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원 선택'이 아니라, '전원 총동원' 전략이라는 평가다. AI 전력 수요 대응은 향후 10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전문가들은 신년을 맞아 국회와 정부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력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전력 정책의 목표를 RE100을 넘어 24시간 무탄소 전력(24/7 CFE)으로 전환해야 한다. 장부상 재생에너지 사용이 아니라, 실제로 연중 모든 시간대에 무탄소 전력을 사용했는지를 기준으로 산업 정책과 전력 조달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I·데이터센터를 위한 전용 전력 공급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장기 고정가격 청정전력 계약, 원전·수소·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전력 패키지, 데이터센터 특화 전력 시장 등 새로운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전원별 로드맵도 명확히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원전 계속운전을 통해 가용 전력을 확보하고, 중기적으로는 신규 원전과 SMR 도입을 병행하며,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와 재생에너지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전력 거버넌스, 정치화된 전기요금 결정 구조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지적된다. 전력거래소와 전기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송·배전망의 중립적 운영, 시장 신호를 반영한 요금 체계 개편 없이는 AI 시대 전력 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력은 이제 환경 정책을 넘어 산업 정책이자 안보 정책이다. 전문가들은 “신년 국회가 전기요금 논쟁이나 단기 수급 대책을 넘어, AI 시대 국가 전력 전략을 핵심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AI 시대의 질문은 단순하다. 어떤 전원을 선호하느냐가 아니라, 이 전력으로 산업을 살릴 수 있느냐다. 2026년을 앞둔 지금의 선택이, 향후 10년 한국 산업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전력 정책의 기준을 '탈○○'이 아닌 'AI·산업 생존'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본 전제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원전·수소·저탄소 가스 등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조합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전문가들은 AI 전력 수요 대응이 향후 10년간 에너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안정성, 가격 경쟁력, 탄소 감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지 못하면 AI 산업은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산업이다. AI를 키우겠다면 전력 정책도 그에 맞게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청정 전력이라면 가리지 않고 활용하는 유연한 전원 믹스 전략이 신년 에너지 정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환경포커스] 녹조·화학물질·중금속  ‘삼중고’ 낙동강…근본 대책은

영남권의 젖줄 낙동강이 녹조·유해화학물질·중금속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낙동강은 영남지역 수 백만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핵심 상수원이지만, 과거의 산업 유산과 현재의 기후 변화가 겹치면서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녹조 현상의 심화: 기후 변화와 보 건설이 맞물린 탓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박준홍 교수팀은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환경 공학 연구(Environmental Engineering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낙동강이 유해 남세균(Cyanobacteria, 남조류) 발생 측면에서 이미 매우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평균 유속은 과거에 비해 3배에서 최대 8배까지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물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강이 사실상 '거대한 호수'와 같은 상태로 변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2100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녹조 밀도는 현재보다 수 배 이상 증가해 대규모 남조류 발생 기준인 mL당 100만 세포(cells)를 초과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를 개방해 유속을 회복하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미 가속화된 온난화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충분한 해법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더욱이 12월 중순에는 경남 창원 지역 상수원인 칠서취수장~창녕함안보 인근 2㎞ 구간 낙동강에서 양치식물인 물개구리밥이 긴 띠를 형성한 것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창원시 측은 “낙동강 물개구리밥은 칠서 취수장 부근에서 약 4-5일간 체류 후 하류로 이동했고, 정수장 취수구는 오탁방지막으로 차단해 체류기간 동안 원수 수질 악화와 그로 인한 칠서정수장 수돗물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수나 늪에서나 발견되는 식물이 강을 뒤덮은 것은 예사롭지는 않다. ◇'영원한 화학물질' PFAS: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부경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양민준 교수팀은 최근 '분석 과학 기술 저널(Journal of Analytical Science and Technolog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낙동강 수계의 화학적 오염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밝혔다. 낙동강 본류와 지류 23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총 11종의 과불화화합물(PFAS)이 검출됐으며, 특히 구미 산업단지 인근 지류에서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가 확인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물질이 일반적인 정수 처리 과정은 물론 고도정수 처리에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강 위해성 평가 결과, 0~5세 어린이 집단의 경우 일부 지점에서 유해 지수가 위험 임계치를 초과해, 미래 세대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불화화합물은 자연계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낙동강에서는 공장 외에도 폐기물 매립시설이나 소화제를 사용하는 미군기지 등에서도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2025년 초 '노출 과학과 환경 역학(Journal of Exposure Science & Environmental Epidemi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돗물 내 PFAS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구강·인두암, 소화기계·호흡기계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PA의 새 기준(4ng/L 이하)을 초과할 경우 매년 6,800건 이상의 암이 PFAS 노출로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오래된 오염: 호수 바닥에 쌓이는 중금속 충남대학교 해양환경과학과 최만식 교수팀은 최근 '유해 물질 최신 연구 저널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에서 낙동강 상류 안동호 퇴적물이 과거 광산 개발과 현재까지 이어진 제련소 운영의 영향으로 독성 금속의 거대한 저장고가 됐다고 밝혔다. 퇴적층 분석 결과, 1970~1990년대에는 폐광산에서 유입된 카드뮴과 아연이 주요 오염원이었으나, 2005년 이후에는 인근 아연 제련소의 생산량 증가와 맞물려 카드뮴과 아연 농도가 다시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중금속은 퇴적물에 쌓여 있다가 홍수나 태풍 등 극한 기상 시 재부유·용출돼 생물 농축을 일으키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는 잠재적 '환경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낙동강 수질오염 해법은 없나 정부도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녹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의 총인(TP) 기준을 강화하는 개정 하수도법 시행 규칙을 공포했다. 개정 규칙은 5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에 있는 하수처리용량이 하루 1만㎥ 이상인 대형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 기준 중 총인 항목을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시설과 똑같이 조정하는 내용이다. 기후부는 또 녹조 등으로 수질이 악화됐을 때 보 수문을 개방할 수 있도록 취·양수장 취수구 시설을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 대부·중적포·외삼학 등 경남 합천군에 있는 낙동강 일대 양수장 3곳의 취수구 개선사업이 완료했다. 기후부는 남은 66개 취·양수장의 취수구 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취수구가 강 수심 중간에 위치해 보 수문을 개방할 경우 취수가 불가능하다. 기후부는 지난 10월 수돗물 속 PFAS에 대한 수질기준을 2028년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지난 여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석포제련소 이전 논의를 위해 '석포제련소 이전 타당성 조사 및 종합대책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경북도는 용역을 통해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한 뒤 국회·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기후부는 지난 12월 17일 강변여과수·복류수 활용이나 취수원 이전, 취수 방식의 다변화로 낙동강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려면 생태계부터 살려야 최근 발표된 논문 내용을 종합하면 낙동강은 ▶유속 감소로 인한 녹조의 상시화 ▶산업 활동에 따른 미량 유해 화학물질의 지속적 유입 ▶상류에서 누적된 중금속 오염이라는 세 가지 재난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오염 상태에 놓여 있다. 기후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조치는 단기적으로 수돗물의 안전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낙동강이라는 상수원 자체의 오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염된 강을 그대로 둔 채 취수 지점만 바꾸거나 강바닥 아래를 우회해 물을 끌어오는 방식은, 시민들의 불안을 잠시 피해 가는 기술적 해법일 뿐 강의 건강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PFAS와 같은 난분해성 화학물질과 퇴적물에 축적된 중금속은 취수 방식을 달리한다고 사라지지 않으며, 홍수나 기후위기로 재부유될 경우 언제든 다시 수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녹조 역시 보로 인해 느려진 유속과 상승하는 수온이라는 구조적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계절 관리나 취수 대안만으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남세균 독소가 수돗물 뿐만 아니라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상수원 문제를 '식수 공급의 기술'로만 접근하는 한, 낙동강 생태계는 되살아날 수 없고 시민들의 우려 역시 근원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논문을 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낙동강을 다시 생명의 강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취수원 논의를 넘어, 보 운영의 전면적 재검토와 물 흐름의 회복, 산업단지와 상류 오염원에 대한 강력한 규제, 그리고 강 자체를 정화·회복의 대상으로 삼는 정책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전한 물은 강을 피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강이 건강해질 때 비로소 확보된다는 점을 이제는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박성만 경북도의장 신년사>

존경하는 260만 도민 여러분!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도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를 맞는 설렘과 함께 우리 경북 전역에도 희망의 기운이 널리 퍼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난 한 해 경북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북부권 대형산불이라는 큰 시련 앞에서도 도민 여러분과 함께 아픔을 나누며 복구에 힘을 모았고, 동시에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민생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다시 붙잡고, 세계 무대에서 경북의 역량과 자부심을 분명히 알린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경북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축적된 국제적 신뢰와 외교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경북이 글로벌 문화·관광의 중심지이자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이는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새정부의 국정 기조를 면밀히 분석해 경북의 정책 방향에 충실히 반영하고, 집행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도민 여러분께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경상북도의회는 지역 소멸과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며, 각 지역의 현실에 맞는 경제·사회·문화·농업·안전·교육 환경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균형발전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생활 속 변화로 이어지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도민 여러분이 계십니다. 경상북도의회는 조직 개편으로 강화된 홍보 기능을 적극 활용해 의정 활동을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전달하고, 도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의 폭을 더욱 넓혀가겠습니다. 병오년 새해에도 변함없는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경상북도의회는 언제나 도민 곁에서 힘이 되는 의회로서, 오직 도민을 위한 의정 활동에 성실히 헌신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1월 1일 경상북도의회의장 박성만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우리 경제 위기 아닌 적 있었나…2026년 속도와 실행의 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속도'와 '실행'의 해가 될 것"이라며 산업통상부가 산업 재도약의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와 산업 경쟁 심화 속에서도 제조업 혁신과 통상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발표한 '2026년 산업통상부 장관 신년사'에서 “실물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 경제에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 적은 없다"며 “지난해 뿌린 성장의 씨앗을 올해 반드시 결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025년을 돌아보며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일본과 유럽연합 등 주요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입지를 확보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크게 낮췄다"며 “사상 최초로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를 열고, 외국인 투자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성과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으고 국민 여러분이 응원해 준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산업정책의 핵심으로는 '제조 인공지능 대전환(M.AX, 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1,300개가 넘는 기업·학계·연구소·AI 기관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제조업 혁신을 본격 가동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제조업의 재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개편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석유화학과 철강 등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조개편의 원칙과 틀을 제시했다"며 “산업이 스스로 재편을 추진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꿰었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2026년을 산업정책의 '실행 원년'으로 규정했다. 산업통상부가 제시한 3대 정책 방향은 △지역 중심 경제성장 △산업혁신과 기업성장 △국익 극대화 신(新)통상전략이다. 그는 “산업정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지역, 인공지능, 통상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강한 산업정책'을 구현하겠다"며 “지역 대표 산업을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M.AX를 제조업 재도약의 결정적 승부수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통상전쟁의 한복판에서도 흔들림 없이 국익을 지키고, 나아가 국익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026년이 60년 만에 돌아온 '붉은 말의 해'라는 점을 언급하며 산업 도약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붉은 말은 강한 생명력과 추진력, 변혁과 도약을 상징한다"며 “60년 전 산업의 불씨를 지핀 세대가 있었다면, 오늘의 우리는 그 불씨를 더 크고 밝은 빛으로 키워야 할 책임의 세대"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힘이 국민의 희망이 되고, 산업의 도약이 국민의 자부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2026년에도 끝까지 뛰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년 칼럼] AI 경제 강국, ‘에너지 고속도로’에 달렸다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고, 11월엔 미국 중간 선거가 있다. 정치적으로 작년 못지 않은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최대 관심사는 역시 경제이다. 올해가 '붉은 말'의 해인 만큼 우리 경제가 역동성을 회복하며 뜨겁게 타오르기를 모든 국민이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내수 침체의 장기화와 높아진 관세 장벽에 고환율까지 악재만 쌓이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없는 건 아니다.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에 올라타는 것도 그 중 하나다. AI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활로가 될 수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UP) 등 핵심 AI 기술은 주로 미국이 보유하고 있지만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에 AI를 성공적으로 접목한다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4년 2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5년 뒤인 2030년 세계 AI 시장은 지금보다 적게는 수배, 많게는 수십 배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거품론도 투자액 대비 수익 실현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 나온 것이지, AI 시장의 성장 자체를 의심하는 건 아니다. 거대한 AI 시장에서 어느 한 분야에서만 주도권을 잡는다면 한국 경제는 다시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HBM)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 AI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값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AI 컴퓨팅에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낮은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면 AI를 성장동력으로 삼기 힘들다는 뜻이다. AI 경제에서는 '에너지 집약'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게 분명하다. 챗GPT와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모델은 기존 포털 검색할 때와 비교해 최대 30배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2년 약 460TWh(테라와트시)에서 올해 1000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3년 약 300TWh였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30년에는 1500TWh로 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국은 AI 기술과 반도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전력이 '약한 고리'라고 조언했다. 옳은 지적이다. 한국은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자원을 대부분 수입한다. 글로벌 물류가 마비되면 곧바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있지만 이것만으로 급증하는 AI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초고압 직류송전(HVDC) 등 전력망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계통의 불균형도 너무 심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전국 전력의 40%를 소비하면서도 전력 자급률은 60%대에 불과하다. 반면 원전과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해안 지역은 전기가 남아돌아 발전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력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주민 반발과 보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전력망 건설은 장기간 지연되기 일쑤다.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비와 주민 반발 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은 에너지 안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석 연료를 포함해 모든 에너지 자원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싼값의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데이터 센터에 공급할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구 폐쇄됐던 쓰리마일 섬 원전을 재가동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시대에는 에너지가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값싼 에너지 확보와 전력망 구축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가격 경쟁력과 공급의 안정성, 탄소 감축 등 상충하는 목표를 모두 충족하는 에너지 믹스의 '황금 분할선'을 찾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원전을 포함해 모든 자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비상하는 AI의 날개를 달고 우리 경제가 붉은 말처럼 다시 도약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장박원 편집국장 jangbak@ekn.kr

[신년사]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능동 정신·초격차 기술 두 축으로 전진할 것”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을 돌파하는 핵심 전략으로 '초격차 기술을 통한 세계 시장 선점'을 내세웠다. 1일 일진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은 이날 2026년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지난해 마련한 도약의 발판을 토대로 신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이 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구(IMF) 등 주요 기관이 예측하듯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 등 리스크가 산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을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휴먼로봇이 주도하는 '거대한 기술적 변곡점'과 '영구적 위기(Permacrisis)'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3대 실행 과제로 허 회장은 △기업 가치 극대화의 선순환 구조 구축 △전략적 투자 확대 △AI차세대 전력망 등의 미래 핵심 기술 선점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업 목표 달성 △능동 정신 기반 신사업 발굴 △원팀 시너지 등 3대 실행 원칙을 당부했다. 올해의 슬로건으로는 스스로 명확한 뜻을 세우고 행동으로 옮겨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지행(能動志行)'을 제시했다. 허 회장은 “일진그룹은 불황과 불확실성이라는 파고 속에서도 능동 정신과 초격차 기술이라는 두 축을 통해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며 “모든 임직원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그룹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뜻깊은 한 해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내년 경제 ‘어려울 것’ 46.4%·‘좋아질 것’ 33.8%…“물가안정 최우선”

국민 절반 가까이(46.4%)가 올해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부진과 미국 관세 인상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기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는 물가안정과 규제완화·투자활성화, 수출경쟁력 강화·신산업 육성이 꼽혔고, 부동산 대책으로는 대출 규제 완화·투기 수요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코스피 5000시대 개막 여부에 대해선 기대감이 더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현안 여론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가 현재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46.4%로 가장 많았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3.8%에 그쳤다. 부정적 전망이 긍정 의견보다 오차범위 밖인 12.6%포인트(p) 높았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16.5%였고 이어 잘 모른 3.3%였다. 지역과 이념, 연령대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53.8%)에서는 낙관론이 앞섰다. 반면 대구·경북(60.8%), 부산·울산·경남(52.8%)에서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이념별로 보면 보수층은 71.1%가 '어려워질 것'이라 답한 반면, 진보층은 59.0%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중도층에서는 부정적 전망(42.7%)이 긍정적 전망(34.4%)을 오차범위 내에서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56.8%), 70세 이상(55.3%)에서 부정 전망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50대에서는 좋아질 것(45.8%)이라는 응답이 어려울 것(38.8%)보다 다소 앞섰다. 정부가 올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제 과제로는 '물가 안정'이 29.4%로 1위를 차지했다. 장기화된 고물가에 따른 서민 경제의 고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기업 규제 완화 및 투자 활성화(15.9%) △수출 경쟁력 강화 및 신산업 육성(12.8%) △일자리·고용 확대(12.0%) △가계부채 및 금리 부담 완화(10.9%) △자영업·소상공인 지원(8.3%) △청년·미래세대 지원(7.7%) 순으로 나타났다. 실물 경기 전망은 어두운 반면, 증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중 코스피 지수의 5000포인트 돌파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 있다'는 응답이 48.7%로, '없다'는 응답(42.5%)보다 6.2%p 높았다. 지역별로 광주·전라(61.2% vs 30.0%), 서울(50.2% vs 41.9%), 부산·울산·경남(49.9% vs 41.1%)에서는 '가능성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대구·경북(36.8% vs 48.0%)에서는 비관적 의견이 더 많았다. 인천·경기와 충청권에서는 긍·부정 의견이 비슷했다. 연령대에서는 50대(57.1% vs 34.8%), 40대(55.1% vs 41.1%), 60대(52.6% vs 39.7%)에서 낙관적 의견이 우세했다. 70세 이상(35.9% vs 54.4%)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20대와 30대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비슷한 차이를 보였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 '가능성 없다' 응답이 60.4%로 우세한 반면, 진보층에서는 '가능성 있다'는 응답이 73.0%로 높았다. 중도층에서는 '있다' 48.2% vs '없다' 42.5%로 오차범위 내에서 갈렸다. 향후 정부가 가장 강화해야 할 부동산 정책 방향으로는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규제 완화'가 25.1%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다주택자·투기수요 규제 강화(21.7%) △무주택자·청년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13.6%)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 강화(13.4%) △지방·비수도권 주거 환경 개선(12.6%)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8.1%)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5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RDD 임의전화걸기(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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