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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주제로 총 1억2000만원 콘텐츠 제작 지원…유진이엔티 영상 공모전 개최

유진그룹 계열 유진이엔티가 영상 콘텐츠 제작·유통 지원 공모전 'EUCON'을 개최해 신진 크리에이터 발굴에 나선다. EUCON 공모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되며 제작·유통지원금으로 1억2000만원이 지원된다. 18일 유진이엔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EUCON 공모전을 통해 우수 제작자를 발굴하고 창작 기반을 확대하는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제작지원에서 나아가 국내외 유통과 확산을 연계해 사업을 확장했다. 이번 공모주제는 '산업·경제 관점의 K-컬처'와 'K-인더스트리'다. K-컬처 분야는 한국문화가 산업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콘텐츠를 주제로 한다. 음악·드라마·예능·웹툰·푸드 등 한국 문화가 지식재산(IP), 관광, 공연, 커머스 등 산업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다. K-인더스트리 분야는 반도체·조선·방산·소재·부품·장비 등 한국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콘텐츠가 대상이다. 교양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을 보유한 국내 제작사와 독립 크리에이터 또는 제작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된 제작자는 협약 기간 중 25분 내외의 교양 영상 1편을 직접 제작해야 하며, 국외 유통을 위한 자막 또는 더빙 파일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최종 결과물은 다큐멘터리, 인포그래픽 기반 지식 영상 등 교양 콘텐츠로서의 목적성과 구성력을 갖추면 형식에 제한 없이 제작이 가능하다. 제작 지원금은 총 1억2000만원 규모다. 최대 2개 팀을 선정해 팀당 최대 6000만 원을 기획과 예산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제작 지원금은 협약 체결 후 70%를 우선 지급하고, 제작 과정과 러프컷 등을 확인하는 중간 점검을 통과한 뒤 나머지 30%를 지급한다. 총 사업비의 10% 이상은 제작자가 자부담으로 편성해야 한다. 올해 EUCON은 단순 제작비 지원을 넘어 콘텐츠의 실제 송출과 유통까지 연계했다. 제작 기간도 선정 및 협약 체결 이후 약 5~6개월로 운영한다. 완성작은 국내 방송사를 비롯해 해외 방송사 송출을 위한 협의도 지원할 예정이다. 제작 단계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가점 항목도 마련했다. 지난해 EUCON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전주사고 이안작전'이 대표적인 AI 활용 콘텐츠다. JTV 전주방송에서 방영된 이 콘텐츠는 조사·편집·그래픽·자막·더빙 등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했다. AI 활용 계획이나 트레일러·데모·파일럿 영상을 제출하는 경우 심사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접수 기간은 8월 10일부터 9월 4일 정오까지다. 지원자는 지원서와 기획서, 시나리오 또는 구성안, 콘티, 제작 타임라인, 예산서, 포트폴리오 등을 제출해야 한다. 외부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팀은 협약 체결 후 제작에 착수하며, 12월 중 중간 점검을 거쳐 2027년 1~2월 중 최종 결과물을 제출하게 된다. 제출된 결과물은 완성도와 기술 규격, 권리관계 등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외 채널 및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송출을 협의할 예정이다. 유진이엔티 관계자는 “EUCON은 좋은 기획이 제작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작과 유통을 함께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며 “올해는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K-인더스트리와 K-컬처를 산업과 경제, 기술, 사회 등 다양한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우수한 콘텐츠가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양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제작 여건이 녹록지 않은 분야인 만큼 제작자가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갖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유진이엔티는 앞으로도 우수 제작자와 중소·독립 제작사가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국내외 시청자와 만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진이엔티는 미디어 공공성 증진을 위한 학술지원,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지원 등 콘텐츠∙미디어 분야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정부 주택공급, 서울시 보존…용산공원 운명 20일 갈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0일 만나 용산공원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검토 대상에 올린 반면 서울시는 공원 훼손에 반대하고 있어 이번 회동이 양측 갈등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8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20일 회동을 갖고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를 협의한다. 두 사람이 지난달 24일 비공개로 만난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마주 앉는 것이다. 최대 쟁점은 용산공원이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군과의 협의와 토양오염 정화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용산공원 예정지는 약 300만㎡로, 이 가운데 용산어린이정원은 약 30만㎡다. 현재까지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면적은 약 76만8000㎡다. 주택업계에서는 어린이정원만 활용하더라도 개발 밀도와 주택 유형에 따라 5000∼1만가구 안팎을 공급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소형 주택 위주로 고밀 개발하면 공급 규모가 최대 2만가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가 공식적인 공급 면적이나 물량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용산공원에 주목하는 것은 서울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8·13 대책을 통해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과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개 지구에서 약 2만7000가구를 공급하고,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중 7만3000가구 이상의 신규 택지를 추가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용산공원은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국가 자산이라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용산공원을 보존해 도심 숲으로 만드는 것은 여야와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만들어진 도시계획 원칙"이라며 “어렵게 확보된 녹지를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의 원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원 훼손에는 “1㎝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용산구와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공원의 본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개발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일부 주민은 용산어린이정원 주변에 근조화환 수백 개를 설치하며 주택 공급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법적·물리적 과제도 적지 않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이외의 용도로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본체부지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특별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공교롭게도 김 장관과 오 시장이 만나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개정안은 반환이 완료된 부지부터 구역별 조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캠프 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고밀 개발을 위해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곧바로 주택용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환 부지별 공원 조성을 허용하는 것과 본체부지의 주택 개발은 별개의 문제여서, 정부가 실제 공급안을 마련하면 추가적인 법 개정과 국회 논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 부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도 변수다. 아직 반환되지 않은 구역은 미군 측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고, 반환된 부지 역시 오염 조사와 정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는 정화에만 7∼10년이 걸릴 수 있어 용산공원을 당장의 공급난을 해소할 카드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교통과 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 문제도 풀어야 한다. 용산에서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고 인근 캠프 킴에도 2500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공원에 대규모 주택까지 들어서면 업무·상업시설과 주거 인구 증가를 함께 고려해 도로와 대중교통, 교육시설 수용 능력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도 이번 회동의 주요 의제로 꼽힌다. 정부는 당초 6000가구 수준이던 공급 물량을 1만가구로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라는 개발 취지가 훼손되고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주장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가뭄 뒤 950㎜ 폭우”…남부지방 산사태·단수 등 피해 확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남부지방에 광복절 연휴 기간 최대 9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대규모 단수와 정전 사태까지 피해가 잇따랐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숨졌고, 거제·통영·울산 등에서 총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과 경남, 제주 등 3개 시·도에서 318세대 564명이 긴급 대피해 마을회관과 경로당, 임시 숙박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전국 소방본부 등에 접수된 침수·수목 전도 등 피해 신고는 2574건에 달하며, 이 중 2330여 건이 경남에 집중됐다. 전남에서는 무화과 1.9헥타르(ha)와 고추 0.2ha 등 농작물이 침수됐다. 주민 생활 기반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거제 6개 면·동과 통영 1개 면 등 총 51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면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남부권 일대 4161가구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현재 대부분 복구되었으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폭우는 가뭄이 극심했던 영·호남 해안가를 중심으로 쏟아졌다. 지난 15일부터 18일 오전 5시까지 경남 거제에는 무려 956.1㎜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통영(766.9㎜), 부산 가덕도(518.0㎜), 제주 성산(477.0㎜), 사천(430.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거제에서는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고 부산 가덕도(101.5㎜), 통영(97.4㎜), 목포(66.4㎜) 등에서도 기록적인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됐다. 밀양(143.2㎜), 의령(171.3㎜), 창녕(128.0㎜) 등 가뭄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렸으나, 장기간 가뭄으로 메말라 있던 지표면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토사 유출과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과 강한 남풍(하층제트)을 타고 유입된 다량의 수증기가 남해안과 지리산 등 지형과 충돌해 폭발적인 비구름대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피해가 큰 전남·광주·부산·경남 지역에 재난특별교부세 30억4000만 원을 긴급 지원해 이재민 구호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AI·반도체·SMR’…남은 넉 달 재계 총수들의 승부처는?

광복절 연휴가 끝나면서 재계의 하반기 경영 시계도 다시 빨라질 전망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투자 경쟁부터 미국 사업 확대, 로보틱스, 방산·조선 수주, 사업구조 재편까지 굵직한 경영 과제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지난 수년간 발표한 미래사업 투자가 구상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의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과 SK는 AI·반도체,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 LG는 전 계열사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SK와 HD현대 등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연휴 직전인 지난 14일 방한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겸 테라파워 창업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잇달아 만나 SMR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 이재용, AI 시대 주도권은 결국 '반도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받아든 가장 큰 숙제는 AI와 반도체다.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하반기 핵심 과제로 꼽힌다. 그룹 차원에서도 AI를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제조와 연구개발, 업무 방식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AI 시대 최대 수혜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에서 삼성전자가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최태원, AI·반도체 넘어 SMR까지…재산분할도 변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는 연휴 직전 두 개의 굵직한 일이 동시에 발생했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빌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차세대 원전 사업 협력에 속도를 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글로벌 공동사업 추진계약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테라파워의 SMR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합의로 지분투자에서 시작한 관계가 실제 글로벌 공동사업 단계로 한발 더 들어간 셈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글로벌 산업계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반도체·AI뿐 아니라 에너지까지 보유한 SK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연결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9년째 이어진 이혼소송도 다시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최 회장은 같은 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재상고 결과에 따라 1조원에 육박하는 재산분할 부담과 자금 마련 문제가 하반기 변수로 남게 됐다. ◇ 정의선, 자동차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제조사의 경계를 넘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제조시설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총 26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도 실행해야 한다. 자동차 판매·생산 확대와 동시에 AI·로봇이라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어야 하는 셈이다. ◇ 구광모, 'AI 전환' 이제 성과로 보여줘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하반기 화두 역시 AI다. 구 회장은 독자 AI 모델 고도화와 그룹 전 사업 영역의 AI 전환 가속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와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배터리와 전장, AI 등 미래사업에 투자를 집중해온 LG로서는 이제 AI 투자를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사업으로 연결하고 전자·배터리·전장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다. ◇ 신동빈, “혁신하라"…롯데는 본업 경쟁력 회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하반기 과제는 다른 그룹과 조금 다르다. 신 회장은 지난달 15일 '2026 하반기 VCM'에서 선택과 집중, 지속적인 혁신과 함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삼성·SK 등이 AI와 반도체 투자 확대에 나선다면 롯데는 유통·화학 등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동시에 AI를 활용한 사업 혁신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 김동관, '승계' 넘어 성적으로 증명할 때 한화그룹에서는 이달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 수석부회장은 방산·해양·우주항공·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다. 방산과 조선의 글로벌 확장을 지속하는 동시에 에너지와 우주항공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이 과제다. 이번 승진으로 권한과 책임이 한층 커진 만큼 올 하반기는 '후계자'라는 평가를 넘어 그룹 핵심 사업의 성적으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 정기선, 조선 다음은 원전…빌 게이츠와 SMR 동맹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하반기 승부처는 조선·방산에 원전까지 더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빌 게이츠 이사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만나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이후 7개월 만의 게이츠 이사장과의 만남이다. 역할 분담도 구체화됐다. 테라파워가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가 주기기 제조, 현대건설이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한다. HD현대는 향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2024년 원자로 용기를 수주했고 올해 5월 핵심 설비 제작·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투자에서 실제 기자재 공급망 진입으로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미 조선 협력을 실제 수주와 투자로 연결하면서 SMR을 새로운 사업 축으로 키울 수 있느냐가 정 회장의 하반기 경영을 가를 전망이다. ◇ AI·반도체에서 전력·SMR까지…남은 넉 달에 달렸다 연휴 직전 빌 게이츠와 최태원·정기선 회장의 연쇄 회동은 올해 재계의 하반기 승부처가 어디까지 넓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AI 경쟁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이를 가동할 전력 확보로 확대되고 있다. 그룹별로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 회복, SK는 AI·반도체와 에너지의 결합, 현대차는 피지컬 AI, LG는 전사적 AI 전환, 롯데는 본업 경쟁력 회복이 당면 과제다. 한화와 HD현대에는 방산·조선 호황을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광복절 연휴 이후 추석과 연말 인사,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며 “남은 넉 달 동안 총수들이 미래사업의 청사진을 얼마나 실제 투자와 수주, 실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의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특집] 렛츠런파크 영천, 17년 기다림 끝 위용 드러내......지역경제 새 성장판 연다

금호읍·청통면 일대 65만㎡ 1단계 사업 마무리…총사업비 3057억원 투입 9월 국내 첫 '권역형 순회경마' 시작…관광·일자리·세수 확충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 기대 영천=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영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아온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이 2009년 후보지 선정 이후 17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역 관광산업과 말산업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지방재정 확충,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견인할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천시 금호읍과 청통면 일대 65만㎡, 약 20만평 규모의 부지에 조성 중인 렛츠런파크 영천은 총사업비 3057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 가운데 1857억원을 투입한 1단계 건설사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설 시운전과 경주 운영체계 점검 등 오는 9월 정식 개장을 위한 막바지 준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영천경마공원은 단순히 경주마가 달리고 경마를 즐기는 기존 개념의 경마공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경마와 말산업을 중심으로 가족 단위 관광과 휴식, 친환경 수변공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 담아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복합레저공간으로 조성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9년 후보지 선정 이후 각종 행정절차와 사업 여건 변화 등을 거치며 오랜 기간 사업을 기다려온 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개장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영천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 17년 만에 현실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경마공원 개장을 계기로 관광객 유입과 소비 증가, 고용 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옥의 아름다움 담은 관람대…영천의 새 랜드마크 렛츠런파크 영천의 중심에는 한옥의 건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형 관람대가 자리한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 관람대는 최대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으며, 특히 한옥을 모티브로 한 계단식 외관을 적용해 다른 경마공원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거대한 건축물의 웅장함에 전통적인 선과 공간미를 접목하면서 향후 영천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대 후면에는 경주를 앞둔 말들의 상태와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예시장과 전용 발코니가 마련됐다. 관람객들이 단순히 경주 결과만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출전을 준비하는 경주마의 움직임과 상태까지 직접 확인하면서 경마의 전 과정을 하나의 볼거리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주로 안쪽은 또 다른 공원이다. 넓은 공간에 수변공원과 잔디공원을 조성하고 들잔디를 심어 탁 트인 초원의 경관을 연출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경마가 없는 날에도 산책과 휴식,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경마공원이 특정 이용객만 찾는 시설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시민공원과 관광시설의 기능을 함께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주차공간 역시 1746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마련됐으며 태양광 가림막을 설치해 이용객 편의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렸다. 대규모 관광객 방문에 대비한 기반시설이면서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까지 반영한 셈이다. ◇국내 경마 역사 새로 쓸 '권역형 순회경마' 렛츠런파크 영천 개장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권역형 순회경마(Circuit Racing)'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과천과 제주, 부산경남 등 기존 경마공원에서는 경주마들이 소속 경마장에서 훈련하고 해당 경마장에서 경주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영천에서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훈련받은 경주마들이 경마 일정에 맞춰 영천으로 이동해 경주를 펼치는 방식이 도입된다. 영천 개장 이후 12주 동안 모두 72개 경주가 예정돼 있어 부산경남과 영천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마 운영체계가 본격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미국과 일본, 홍콩 등 경마 선진국에서는 이미 여러 경마장을 오가며 경주를 치르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서로 다른 경주로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경주마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고 경주로 특성에 따른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경주의 박진감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영천경마공원 개장은 국내에 네 번째 경마공원이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를 넘어 국내 경마산업의 운영체계를 한 단계 변화시키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 최우선 경주로…1천~2천m 8개 거리 운영 경주로에는 경주마와 기수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은 설계가 적용됐다. 총 2면으로 구성된 경주로는 1000m부터 2000m까지 모두 8개의 서로 다른 경주거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 다양한 경주 편성이 가능하다. 특히 출발 직후 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위험을 낮추기 위해 출발 지점에서 150m 이상의 직선구간을 확보했다. 초반 자리싸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경주마들이 충분한 거리를 달린 뒤 코너에 진입하도록 해 경주의 공정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인 것이다. 경주마가 머무르는 마사지역 역시 단순한 대기공간이 아닌 경주마의 건강과 경기력을 관리하는 전문시설로 꾸며졌다. 약 170평 규모의 운동공간 4곳과 사료창고를 마련했으며 진료 및 시료채취 공간을 경주 출전공간과 가까운 곳에 배치해 경주 전후 건강관리와 검사 과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말을 관리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도 빼놓지 않았다. 기수와 조교사, 말관리사 등 마필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실과 식당, 휴게시설을 갖춘 커뮤니티센터를 별도로 조성해 종사자들의 근무환경과 복지도 강화했다. ◇경주마 수송도 '컨디션 관리'…동물복지 강화 권역형 순회경마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부산경남과 영천을 오가는 경주마의 안전한 수송이다. 한국마사회는 국제경마연맹의 말 수송 복지 기준을 반영해 경주마의 이동을 단순한 운송 과정이 아니라 경기력을 좌우할 수 있는 전문적인 '컨디션 관리'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그동안 미국 브리더스컵과 두바이 월드컵 등 해외 원정경주를 통해 축적한 경주마 수송 경험과 말 생산·육성 과정에서 쌓은 전문 인력의 노하우도 영천 순회경마에 활용된다. 이를 위해 13.5톤급 최신식 무진동 전용 수송차량 13대를 마련했으며 차량에는 시스템 에어컨과 자동 환풍기, 경주마의 체격에 따라 공간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칸막이, 이동 과정의 충격을 줄이는 특수 고무바닥재 등이 적용됐다. 차량의 위치와 이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GPS 시스템을 비롯해 경주마의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한 음악 송출 시스템까지 도입하는 등 경주마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순회경마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만큼 향후 경주마의 이동시간과 피로도, 수송 뒤 회복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안정적인 운영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조8000억원 경제효과 기대…지역 상권 '들썩' 지역사회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렛츠런파크 영천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다. 영천시와 경북도는 경마공원 개장과 부대시설 조성·운영 등에 따른 경제유발효과가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연평균 300여명의 일자리가 유지되고 장기 운영 과정에서는 약 7500명의 누적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마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영천에서 음식과 숙박, 쇼핑, 관광 등을 함께 이용할 경우 경제적 효과는 경마공원 울타리를 넘어 전통시장과 음식점, 숙박업소, 농특산물 판매점 등 지역 곳곳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관광객을 단순 방문객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에서 하루 이상 체류하도록 만드는 관광상품 개발 여부가 경마공원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천에는 보현산을 비롯해 보현산댐과 와인터널 등 기존 관광자원이 있고 포도와 복숭아를 비롯한 지역 농특산물과 말산업 기반도 갖춰져 있어 경마공원과 지역 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묶는다면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도시철도 연장·하이패스IC…접근성 개선도 기대 경마공원 개장에 맞물린 교통 인프라 확충도 영천의 변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과 금호·대창 하이패스IC 등 광역교통망 개선사업이 추진되면서 향후 대구와 경산을 비롯한 인접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영천을 찾는 방문객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망 확충은 경마공원만을 위한 기반시설에 그치지 않고 영천 전체의 생활권과 경제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구.경산과의 접근시간이 단축되고 광역 교통망이 개선되면 관광객 유입은 물론 기업 활동과 물류, 정주여건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렛츠런파크 영천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개선된 교통망이 이들을 영천 곳곳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레저세 확충·지역사회 공헌…상생 모델 구축 지방재정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효과다. 경마공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레저세를 통한 지방세수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경북도와 영천시의 재정 기반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마사회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을 운영하며 축적한 지역 상생 경험을 영천에 적용해 경마공원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지역 문제 해결형 사회공헌사업을 비롯해 말의 공감 능력을 활용한 힐링 프로그램 등 영천만의 특색 있는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애 아동이나 정서적 치유가 필요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힐링 승마 프로그램 등은 말산업이라는 렛츠런파크만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경마공원이 경주가 있는 날에만 사람이 몰리는 시설에 그치지 않고 평상시에도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 체험을 위해 찾고 취약계층과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생활 속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 한국마사회의 구상이다. ◇17년 기다림 끝 '출발선'…성패는 지역과의 연결에 2009년 후보지 선정에서 2026년 개장까지 걸린 시간은 17년이다.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만큼 렛츠런파크 영천의 진정한 성패는 화려한 시설이나 경주 규모보다는 개장 이후 지역사회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객이 경마공원만 둘러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영천의 관광지를 방문하고 지역 음식점에서 식사하며 전통시장과 농특산물 판매장을 찾고 숙박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는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당초 기대했던 경제효과를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마공원과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관광상품 개발, 지역 농특산물 판매 확대, 시민 참여 프로그램 발굴, 안정적인 지역 일자리 확보와 함께 순회경마에 따른 경주마 안전 및 동물복지 관리도 개장 이후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렛츠런파크 영천이 가진 잠재력은 적지 않다. 경마와 말산업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규모 수변공원과 가족형 레저시설, 관광과 친환경 공간을 결합하고 여기에 광역교통망 개선과 지역 관광자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할 경우 영천이 영남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체류형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지난 20년간 증명해 온 지역 상생의 힘을 영천에서도 보여줄 준비가 됐다"며 “렛츠런파크 영천은 경마를 시행하는 장소를 넘어 영천시민의 자부심이 되고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출발선에 선 렛츠런파크 영천. 힘차게 경주로를 질주할 경주마의 발굽 소리가 지역 상권과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제의 발굽 소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오는 9월 문을 여는 렛츠런파크 영천에 지역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HD현대일렉트릭, 국내 최초 420kV 친환경 고압차단기 개발 성공

HD현대일렉트릭이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로 420킬로볼트(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유럽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420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 개발을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SF₆-Free 고압차단기는 불소계 온실가스인 육불화황(SF₆)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전력기기로, 이번 개발 성공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 개발 사례다. 친환경 고압차단기는 절연 가스를 기존 SF₆에서 C₄F₇N을 활용한 C₄ 혼합 가스 등으로 대체해야 하는 만큼, 새 절연 가스의 특성에 맞게 절연·차단 구조를 새로 설계해야한다는 점에서 개발이 어렵다. 특히 420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는 국가 기간망에 적용되는 초고압 제품으로, 극한 조건 내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해야 해 진입 장벽이 높다. 지난 2021년 170kV급을 시작으로 145kV, 72.5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를 잇달아 독자 개발한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420kV급 개발을 통해 주요 전압대의 친환경 고압차단기 포트폴리오를 한층 확대하게 됐다. 이번에 개발 성공한 제품이 적용되는 400kV급 송전망은 유럽권 주요 송전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TSO 전력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전압대다. 이에 420kV급 제품 확보는 유럽 초고압 전력인프라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는 게 HD현대일렉트릭 측 설명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불소계 온실가스(F-Gas) 규제 강화 기조와 전력망 투자 사이클이 맞물리며 유럽의 SF₆-Free 고압차단기 시장은 지속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은 시장 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제품개발 단계부터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사전 적격심사(PQ)를 통과하며 현지 공급 자격을 선제 확보했다. 향후 장기공급계약 등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유럽 시장에서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 영국 주요 전력회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또는 내년 초 첫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3년 내 300kV 및 362kV급을 비롯한 SF₆-Free 고압차단기 개발을 추가로 완료해 글로벌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GS칼텍스, 광복기념 기부마라톤 ‘815런’ 후원…임직원 등 300명 참가

GS칼텍스는 제81주년 광복적을 맞아 기부 마라톤 행사 '2026 815런'을 후원하고 임직원·가족 300명이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18일 밝혔다. 815런은 한국해비타트가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후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기위해 개최하는 기부 마라톤 행사다. 8.15킬로미터(km)를 달리는 오프라인런과 버츄얼런으로 구성된 행사는 발생 수익금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사용한다. GS칼텍스는 지난 2021년부터 6년 연속으로 815런을 후원하며 행사 참가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확산한 지난 2022~2023년에도 임직원·가족 400여 명이 버츄얼런에 참여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속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의 뜻을 이어갔다. 이번 행사에서도 GS칼텍스는 임직원 및 가족 총 300명이 오프라인런과 버츄얼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 같은 815런 행사 후원은 창업주 고(故) 허만정 선생으로부터 출발한 독립운동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게 GS칼텍스 측 설명이다. 창업주는 일제강점기 당시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 자금을 지원하고 독립운동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한 백산상회 설립에 주주로 참여했다. 현 진주여고의 전신인 진주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을 통한 민족 계몽에도 앞장섰다. GS칼텍스는 이 같은 창업 정신을 계승해 독립운동 기념 활동을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윤봉길·한용운·백범 김구·윤동주·안중근 등 독립운동가 5인의 실제 필체를 현대적으로 복원한 '독립서체'를 개발하고 무료 배포했다. 독립서체는 현재 누적 다운로드 횟수 40만건을 넘겨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알리는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뜻깊은 캠페인에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 같은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무분규냐 첫 파업이냐”…포스코 임단협, 오늘 최종 조정회의 분수령

올해 임단협에서 좀처럼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포스코가 합의를 위한 막판 회의에 나선다. 노조 측이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인 만큼, 이번 회의는 향후 노사갈등 수위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18일 오후 중앙노동위원회 제3차 조정 회의를 통해 막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접점 마련에 나선다. 이번 회의는 제2차 조정회의 당시 내려진 조정기간 연장 권고를 포스코 노조가 수용한 뒤 진행되는 최종 조정회의라는 점에서 임단협 무분규 타결 내지는 쟁의행위 본격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8~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2.17% 찬성률로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동의를 확보했다. 이후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3일 진행된 제6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나흘만에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내일 진행되는 3차 조정 회의에서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포스코 노조는 파업을 개시하기 위한 선결 요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중노위 결정이 파업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노조가 합법적 파업이 가능한 상태에 돌입하는 만큼 향후 노사갈등 수위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노사 양자의 입장은 임금인상률과 격려금 등에서 상당 수준 간극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사측을 상대로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사측 제시안은 기본급 1.2% 인상, 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으로, 양자 입장이 격차를 크게 벌린 채 대립하는 양상이다. 임단협 합의의 표면적인 관건은 부진한 철강 업황 속 노사 양측이 어느 수준까지 양보할 수 있냐는 것이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포스코 매출은 18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조9150억원 대비 2.4% 성장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4870억원으로 같은 기간 43.3% 역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4.8%에서 2.6%로 2.2%포인트(p) 낮아졌다.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주요 수출시장의 보호무역주의 등 악재가 겹친 철강 업황 속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포스코가 적극적인 임금 인상과 임직원 성과 보상에 나서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사측 역시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면 지난해 요구안의 2배 수준인 1조4000억원 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대내외 여건상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임단협은 단순 임금·성과보상을 넘어 철강 본업과 현장 투자·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인식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 측이 포스코의 지주사(포스코홀딩스) 배당과 신사업 투자 등 그룹차원 자금 운용 대비 현장 투자와 노동자 보상은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며 자주사를 향한 불만을 집중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임단협은 악화한 경영 여건을 반영한 현실적인 보상 수준을 찾는 동시에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와 현장 투자,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인식 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원칙 아래 마지막 조정 절차에서도 대화와 소통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사측이 조합원의 대승적 결정을 외면한다면 흔들림 없이 투장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대구 대박웨딩박람회 시즌36 개최…웨딩홀·스드메 등 결혼 준비 혜택 마련

대구·경북 지역 예비 신랑·신부를 위한 '대구 대박웨딩박람회 시즌36'이 오는 9월 5일부터 6일까지 대구 엑스코 인터불고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에는 웨딩홀과 스드메를 비롯해 예복, 한복, 예물 등 결혼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참여한다. 평균 경력 10년 이상의 웨딩플래너를 통한 1대1 맞춤 상담도 제공할 예정이다. 웨딩홀 부문에는 웨딩메르디앙, M스타하우스, 퀸벨호텔, 파라다이스, AW호텔, 칼라디움, 엑스코 인터불고, 그랑파티오 등이 참여한다. 스드메 분야에서는 석미송, 마리스포사, 소유드블랑, 리아, 아이테오, 아델, 로즈로사 등 다양한 브랜드가 참가해 업체별 할인 및 추가 혜택을 선보인다. 결혼 준비에 필요한 품목별 상담과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HK테일러와 디바인핸즈의 예복을 비롯해 순한복의멋 BY 이연이 등 한복 브랜드의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D102와 에테르주얼리 등 예물 브랜드도 참여해 별도의 혜택을 마련한다. 현장 방문객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방문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원 당첨 룰렛 이벤트를 비롯해 커피 쿠폰과 본식 스냅 등 다양한 경품과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사전 참가 신청자에게는 30만원 상당의 웨딩 상품권과 무료 입장권을 모바일로 증정한다. 사전 신청을 완료하면 행사 당일 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도록 안내받을 수 있다. 박람회 관계자는 “예복과 예물, 한복, 가전, 뷰티 등 웨딩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하는 만큼 예비 신랑·신부들이 보다 편리하게 결혼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의무조달로 장애인 일자리 지키는 美 ‘어빌리티원’ [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⑦]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한국은 공공기관 10곳 중 4곳이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비율을 채우지 않고 있다. 법정 구매비율을 채우지 않아도 국가가 기관에 제재를 가할 수단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장애인 일자리를 공공조달과 어떻게 연결하고 있을까. 이 국내외 전문가 3명을 통해 미국 '어빌리티원'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을 살펴봤다. 현행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제7조는 공공기관이 구매계획과 전년도 실적을 제출하도록 한다. 법정 구매목표도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중증장애인생산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만든 장치다. 현재 구매목표 비율은 총구매액의 1.1%다. 다만 목표에 미달했을 때 적용되는 조치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 제7조 제8항은 전년도 구매실적이 법정 비율에 미달하면 해당 공공기관장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목표 이행을 강제할 제재 수단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나운환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명예교수 겸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은 “입법 이후에도 우선구매 목표율을 넘지 못하는 기관이 있지만 제재가 없다"며 “법에는 반드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매 방식도 공공기관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법 제7조 제4항은 중증장애인생산품을 분리해 발주할 수 있도록 한다. 제5항도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두 조항 모두 '할 수 있다'고 명시할 뿐, 반드시 시행하도록 하지는 않는다. 실제 구매 방식은 공공기관의 선택에 맡겨지는 셈이다. 나 교수는 이런 구조에서는 우선구매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입찰해 싼 물건만 구매하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우선구매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의 집행을 조정할 기구도 약화됐다. 기존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촉진위원회는 부처별 구매 품목과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하지만 2024년 정부의 위원회 통폐합에 따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로 통합됐다. 나 교수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는 의결기구가 아니라 심의기구이고, 장애 관련 부처 중심으로 참여하는 위원회"라며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원회가 통폐합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토레 히세니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법학과 조교수는 이 같은 비율 중심 방식이 수요 예측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약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도는 이와 달리 구매 대상과 이행에 무게를 둔다. 반드시 구매해야 할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정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지정된 품목은 실제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히세니 교수는 “재비츠-와그너-오데이법에 따라 연방기관은 조달목록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정 비영리기관에서 구매해야 한다"며 “이러한 구조는 연방정부의 구매를 지정 비영리기관의 일감과 직접 연결해 장애인 일자리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조달규정(FAR·Federal Acquisition Regulation) 제8.704조는 이러한 구매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조달목록(Procurement List)에 오른 제품과 서비스는 '의무공급원(Mandatory Source)'으로 지정된다. ​연방기관은 이를 지정된 장애인 고용 비영리기관에서 구매해야 한다. 이처럼 의무구매는 장애인 일자리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어빌리티원의 핵심 장치다. 어빌리티원은 1938년 제정된 와그너-오데이법(Wagner-O'Day Act)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에는 시각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을 연방정부가 구매하도록 했다. 1971년 법 개정을 통해 대상이 중증장애인까지 확대됐다. 장애인 고용 비영리기관이 연방정부에 제공할 수 있는 범위도 제품에서 서비스까지 넓어졌다. 명칭도 재비츠-와그너-오데이법(Javits-Wagner-O'Day Act)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일반기업 제품이 더 저렴하거나 경쟁입찰이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공급업체를 바꿀 수 없다. 필요한 수량이나 납기를 맞추기 어렵거나 경제적인 생산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구매예외를 받아 일반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 이때도 예외가 적용되는 물량과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경제적 효과도 확인됐다. 2023년 매서매티카의 '사회경제적 영향 분석 평가 보고서'(Socioeconomic Impact Analysis Evaluation Report)에 따르면 어빌리티원 프로그램은 운영비 1달러당 평균 2.66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어빌리티원위원회가 현재 밝힌 프로그램 참여 장애인은 약 4만1000명이다. 장애인 고용의 안정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중개기관의 역할이다. 중앙 비영리기관인 소스아메리카(SourceAmerica)와 미국시각장애인산업단체(NIB·National Industries for the Blind)는 연방정부와 약 500개의 비영리기관 사이를 잇는다. 히세니 교수는 “두 기관이 계약이 진행되도록 연결하고, 계약을 협상하며, 기술지원을 제공한다"며 “비영리기관에 보조금이나 역량 강화 지원을 제공하고, 인력개발 기회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역할이 중증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소라고 짚었다. 소스아메리카는 약 500개 비영리기관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5만9400명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만7400명 이상이 어빌리티원 계약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한다. NIB도 전국 약 100개 비영리기관과 연계돼 있다. 2024회계연도에는 NIB와 연계 기관에서 시각장애인 5142명을 고용했다. 새 일자리도 268개 만들었다. 한국에도 비슷한 역할을 맡는 기관은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우선구매지원부는 중증장애인생산품의 계약을 대행하고 공공기관의 구매 실적을 관리한다. 생산시설의 판로 개척과 우선구매 마케팅도 지원한다. 다만 국내 전문가는 이 같은 기능을 지역 단위의 수요 조율과 물류·유통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생산시설 대부분이 소규모기 때문에 생산뿐 아니라 계약과 보관, 배송까지 직접 맡기 어렵다는 이유다. 나운환 교수는 “소규모 사업장이 공공기관과 계약하고 물건을 보관해 직접 유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생산시설은 물건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별도의 체계가 계약과 보관, 납품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공공기관이 어떤 물건을 얼마나 살지 조율하고 물류와 유통, 계약 대행까지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어빌리티원은 정부 수요를 새로운 장애인 일감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어빌리티원위원회는 연방정부가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 가운데 장애인 고용 비영리기관이 공급하기 적합한 품목을 찾아 조달목록에 추가한다. 소스아메리카와 NIB도 연방기관의 조달 수요와 비영리기관의 생산능력을 파악해 새로운 품목을 위원회에 제안한다. 그 결과 일감도 특정 품목에 머물지 않는다. 히세니 교수는 “어빌리티원 계약은 특정 분야에만 집중되지 않고 매우 폭넓게 구성돼 있다"며 “청소·시설관리, 식품, IT, 시설 운영, 제조, 창고 관리 등 다양한 계약과 일자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다양성은 장애인들이 서로 다른 숙련 수준에서 자신이 추구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경로나 최소한의 선택지를 만든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말했다. 서인환 장애인인권센터 이사장은 국내 우선구매 품목이 일부 전통적인 분야에 머무는 구조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이사장은 “새로운 직종이 계속 나오고 노동시장이 바뀌는데 계속 복사용지나 화장지를 만드는 것으로 경쟁할 수 있느냐"며 “장애인 기업도 태양열 에너지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 여러 특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건별 계약 중심의 구매 방식도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오늘 납품했다고 다음에도 납품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새로운 수요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장애인 고용기관의 일감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재와 함께 제도에 참여할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 이사장은 “법으로 강제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며 “했을 때 이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이점을 줘야 자발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데, 강제만 하면 오히려 하지 않으려는 저항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정원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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