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르포] ‘수도권 러브 콜’ 청주공항·에어로케이, ‘접근성 개선’에 달린 지속 성장 가능성

“인천엔 없고 청주에서 뜨는 특정 노선 아니면 다시 가는 건 재고해봐야겠다." 기자는 지난 10월 18일 일본 에히메현 일대 취재를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택에서 차량으로 약 20분을 이동해 수서역에 도착했다. 낮 12시 28분 출발하는 KTX를 타고 오후 1시 21분 오송역에서 내렸다. 열차 이동에 53분이 걸렸고, 특실에 지불한 금액은 2만2200원이었다. 오송역에서 청주공항까지는 택시로 약 30분을 더 이동했다. 택시비는 약 3만원이었다. 열차와 택시 비용만 합쳐 편도 약 5만2200원이다. 자택에서 수서역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비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동 시간도 차량 20분, 열차 53분, 택시 30분을 더하면 1시간 43분이다. 역 안에서 이동하거나 열차와 택시를 기다린 시간까지 더하면 실제 소요 시간은 이보다 길어진다. 특실과 택시를 선택한 개인의 지출이 모든 청주공항 이용객의 교통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실이나 버스를 이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수도권 이용객이 항공편 출발 시각에 맞춰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편의를 확보하려면 어느 정도의 추가 비용을 감수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기자가 같은 자택에서 인천공항으로 갈 때 비교한 공항 버스는 약 1시간에 1만7000원이다. 지하철은 약 1시간 30분에 제1여객터미널까지 4850원, 제2여객터미널까지 5450원이다. 이는 기자의 출발지와 이용 경로를 기준으로 한 비교로, 도로 상황과 이용 시간대에 따라 소요 시간은 달라진다. 이번 청주공항행 열차·택시 비용은 인천공항행 버스 요금의 약 3.1배로, 편도 차액은 3만5200원이다. 귀국 때도 같은 비용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청주공항 접근 교통비는 왕복 10만4400원, 인천공항 버스는 3만4000원으로 차이가 7만400원까지 벌어진다. 실제 귀국편 지출을 합산한 금액은 아니지만, 항공권을 비교할 때 공항 접근 비용까지 계산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한 수준이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청주국제공항과 에어로케이항공은 수도권 이용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처럼 공항까지의 이동 시간과 비용은 여전히 넘어야 할 문턱이다. 항공권 가격과 취항지만으로 공항을 선택하기에는 집에서 여객 청사까지 이어지는 여정의 부담이 작지 않다. 에어로케이가 제공한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현재 수요의 중심은 충청권이었다. 2025년 응답자 1169명 가운데 충북 거주자는 2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전 23.6%, 충남 14.3%, 경기 11.5%, 세종 7.9%, 그 외 지역 18.0% 순이었다. 충북·충남·대전·세종을 합친 충청권 비중은 70.5%였다. 충북과 대전의 차이는 1.1%포인트에 그쳤다. 공항 소재지인 충북에 더해 대전도 주요 수요 기반인 셈이다. 경기 거주자는 10명 중 1명 이상이었지만, 서울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았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2025년 자료에서 서울은 그 외 지역에 포함됐다"며 “당시에는 서울 거주 이용객이 부산이나 경남권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올해 자료에서도 충북과 대전의 비중이 높았다. 자료에 기재된 설명에 따르면 충북은 약 25%, 대전은 약 22%였다. 막대 그래프상 충남은 약 13%, 경기는 약 12%, 세종·서울·전북은 각각 약 6% 수준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서울과 전북이 별도 항목으로 표시됐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올해는 전주시와 협약도 맺어 전북 거주 이용객이 늘고 있고, 꾸준한 수도권 홍보로 서울 거주 이용객도 증가하고 있어 별도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올해 2월 전주시·전주관광재단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청주공항 국제선을 지역 관광과 연결하는 협력으로, 회사는 이를 전북 이용객 증가 배경 중 하나로 설명했다. 이는 청주공항 전체 이용객을 집계한 통계가 아니다. 공항 현장에서 에어로케이 국내·국제선 실제 탑승객에게 설문 QR 코드를 배포해 수집한 응답자 구성이다. 지난해에는 6월 23일부터 7월 12일까지 1169명, 올해는 7월 1일부터 22일까지 651명이 응답했다. 조사 대상 노선도 지난해 5개에서 올해 6개로 달랐다. 서울의 분류 방식까지 바뀐 만큼 두 자료만으로 서울 이용객의 정확한 증가 폭이나 홍보 효과를 산출하기는 어렵다. 수도권 수요 확대의 관건은 오송역에서 공항까지 이어지는 교통이다. 철도편으로 오송역에 도착한 뒤에도 버스나 택시, 충북선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연결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환승 부담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열차에서 내린 시각과 다음 교통편의 출발 시각이 얼마나 맞물리는지가 중요하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로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기존 취재에서 확인한 서울역∼오송역 KTX 일반실 정상 운임 1만8500원과 열차 이동 시간 약 50분을 기준으로 오송역-청주공항 택시비 2만3000∼2만9000원을 더하면 편도 약 4만1500∼4만7500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왕복하면 약 8만3000∼9만5000원이다. 자택에서 서울역까지의 비용은 별도다. 오송역-공항 도로 이동 거리는 약 22㎞로, 안내상 차량 이동 시간은 약 23분이지만 기자의 실제 이용에서는 약 30분, 약 3만원이 들었다. 버스를 이용하면 지출은 줄어든다.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리위원회 운임표에 따르면 747번 급행 버스의 성인 요금은 현금 2100원, 교통카드 2050원이다. B3번 광역 급행 버스의 오송역∼청주공항 구간 기본 운임도 성인 2100원이다. 대신 버스별 경로와 운행 시간을 살펴야 한다. 747번은 청주대학교와 시외버스터미널 등 시내를 경유해 오송역과 공항을 잇는다. 공항에서는 2번 게이트 앞 4번 승강장에서 이용한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1시간 15분으로, 약 70분을 잡으면 서울역∼오송역 열차 탑승 시간과 합쳐 약 2시간이다. 역내 이동과 버스 대기 시간은 여기에 더해진다. 옛 757번인 B3번은 청주공항-오창-오송역-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연결한다. 오송역-공항 이동은 약 40∼48분으로 747번보다 짧다. 공개된 시간표상 배차 간격은 대체로 18∼30분이고 공항 출발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다. 늦은 시간대의 일부 차량은 세종까지 가지 않고 오송역에서 운행을 마친다. 747번은 공개된 공항 출발 시간표상 낮 시간대 대체로 30∼40분 간격이지만 시간대에 따라 간격이 더 벌어진다. 버스가 저렴하더라도 열차에서 내린 직후 연결편을 놓치면 기다림이 길어질 수 있다. 짐을 들고 이동하는 국제선 이용객에게는 버스 탑승 시간 만큼이나 환승 대기 시간이 부담이다. 오송역에서 충북선 무궁화호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기존 취재에서 확인한 청주공항역까지의 이동시간은 약 20분, 성인 일반실 운임은 2600원이다. 서울역-오송역 KTX 일반실 운임을 더하면 편도 2만1100원으로 택시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연결 열차의 출발 시각에 따라 대기 시간이 달라진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청주공항역은 여객 청사에서 약 600m 떨어져 있어 하차 후 청사까지 추가 이동도 필요하다. 결국 비용을 아끼면 환승과 대기 부담이 커지고, 시간을 줄이려 택시를 타면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기자처럼 서울 강남권에서 출발하는 이용객에게는 청주 출발 항공편의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지상 교통비를 더한 전체 여행 경비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수도권 안에서도 거주지와 동행 인원, 이용 시간대에 따라 유리한 공항은 달라진다. 에어로케이는 올해 마쓰야마·하코다테·하나마키·후쿠시마·도야마 등에 부정기편을 운항하며 일본 여행 선택지를 넓혀 왔다. 특정 소도시로 향하는 항공편은 청주공항을 선택할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목적지의 매력이 첫 이용을 이끌더라도 공항까지의 번거로운 이동이 반복되면 재이용을 망설이게 할 수 있다. 수도권 홍보와 함께 필요한 것은 항공편·고속 열차·공항 연결 교통을 하나의 여정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오송역 고속열차 도착과 항공편 출발 시각을 고려한 연결편, 이른 출발편과 늦은 도착편에 대응하는 첫차·막차, 항공기 지연 때의 귀가 대안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운행 횟수를 일률적으로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의 대기를 줄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역과 공항의 환승 안내, 수하물을 동반한 이동 편의, 항공권과 연계한 교통 할인도 검토할 과제다.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뿐 아니라 지방 자치 단체, 철도·버스 운영 기관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이번 설문에는 거주지별 비중이 담겼지만 공항까지 어떤 교통 수단으로 얼마나 오래, 얼마를 들여 이동했는지에 관한 분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수도권 이용객을 늘리려면 먼저 이들이 공항까지 오는 과정에서 어디에 불편을 느끼고, 무엇 때문에 다른 공항을 선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청주공항 활성화와 에어로케이의 지속 성장은 취항지와 항공편 확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수도권 이용객에게 필요한 것은 청주공항을 알리는 홍보와 함께 실제로 그 공항까지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길이다. 청주=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히메를 걷다 ②] 흙벽 골목에서 강변 다실까지…우치코·오즈의 ‘오래된 하루’

우치코의 옛 거리는 벽부터 천천히 보게 한다. 흰색 사이로 황토빛이 섞이고 창문 위와 지붕 아래에는 작은 장식이 남아 있다. 고개를 들어 건물의 모양을 살피다가 다시 문턱과 계단으로 시선을 내린다. 지난 10월 21일 오전 찾은 일본 에히메현 요카이치·고코쿠 거리는 그렇게 걸음보다 눈이 바쁜 곳이었다. 그러다 이발소 앞에서 일행의 질문이 이어졌다. 옛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남겨 놓은 곳인지 묻자 가이드는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이발소"라고 답했다. 얼마나 오래 영업했는지 확인하니 40년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지나온 건물들이 조금 달라 보였다. 여행자에게는 사진으로 남길 풍경이지만 이곳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일을 하고 손님을 맞는 오늘의 거리였다. 우치코를 살찌운 것은 목랍이다. 옻나무과 나무의 열매에서 얻는 식물성 왁스로 양초 등을 만드는 데 쓰였다. 그 생산과 거래로 번성한 마을에는 상가와 부유한 상인들의 저택이 남았다. 약 600m에 이르는 요카이치·고코쿠 거리는 1982년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 지구로 선정됐다. 천천히 걸으면 건물의 크기뿐 아니라 부를 표현하던 방식까지 눈에 들어온다. 가이드는 위아래로 움직이는 문을 보여주고 흙벽의 색을 짚었다. 건물 안에서는 벽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살폈다. 대나무를 바탕으로 흙과 짚을 섞어 여러 번 바르고, 안쪽의 거친 재료 위에 바깥의 고운 표면을 만든다. 조금 전 거리에서 보았던 벽 한 면에 생각보다 많은 층이 들어 있었다. 계단에는 또 다른 궁리가 숨어 있었다. 발을 딛는 자리 아래로 수납 공간이 이어지는 상자 형태였다. 위층으로 오르는 길과 살림을 넣는 가구가 한 몸이다. 가이드는 옮길 수도 있다고 했다. 옛집의 재미는 이런 곳에 있다. 처음에는 익숙해 보이던 물건이 설명을 듣고 나면 새롭게 보인다. 거리로 나오자 이번에는 벽면의 장식이 발길을 잡았다. 회반죽을 흙손으로 다뤄 만든 '고테에'다. 벽을 마무리하는 도구로 그림까지 만드는 장인의 솜씨가 집주인의 취향을 드러낸다. 낮게 눌린 듯한 2층과 상대적으로 높아진 층고를 비교하며 걸으면 에도 시대에서 메이지 시대로 이어지는 건물의 차이도 만날 수 있다. 하가 가문의 흔적을 따라 가미하가 저택으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 가이드는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기둥과 넓은 부엌을 눈여겨보라고 했다. 물과 관련된 지붕 장식에는 화재를 피하려는 바람이 담겼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크게 지은 집에 살던 사람들도 불이 나지 않기를 빌었다. 화려한 장식의 의미를 알고 나면 오래전 집주인의 마음이 조금 가까워진다. 오후에는 오즈로 옮겨 갔다. 히지카와 강 가까이, 오하나한 거리의 수로에서 잉어가 움직였다. 가이드는 주변 주민들이 먹이를 주며 돌본다고 설명했다. 물고기를 따라 잠시 시선을 낮췄다가 다시 옛집들이 이어진 길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마을에 머무는 방식도 특별했다. '니포니아 호텔 오즈 조카마치'는 골목 곳곳에 흩어진 옛 건물을 고쳐 만든 호텔이다. 객실과 라운지 등을 나눠 놓아 한 건물 안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길을 걷다가 방으로 돌아가고, 다시 나와 주변 가게와 음식점을 찾는 여행을 그려볼 수 있다. 마을을 구경하는 시간과 호텔에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방식이다. 먼저 둘러본 라운지는 목랍을 만들던 공장이었다. 숙박객이 커피와 감귤 주스, 주류 등을 이용하며 쉬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우치코에서 들었던 목랍 이야기가 이곳에서도 따라왔다. 옛 산업의 흔적을 보고 곧바로 지나치는 대신, 그 안에 앉아 잠시 쉬도록 만든 공간이었다. 이어서 본 객실은 공장 직원들의 기숙사를 손본 곳이었다. 2층에 침실이 있고 아래층에 욕실이 놓였다. 일행은 층을 오르내리며 구조를 살피고, 몇 명까지 묵을 수 있는지 물었다. 안내받은 방의 정원은 두 명. 더 많은 인원이 함께 온다면 정원이 다른 객실을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오래된 벽을 남겨 둔 이유를 묻자 가이드는 “최대한 지킬 수 있는 것은 지키는 것이 이곳의 콘셉트"라고 말했다. 원래 건물이 달라 객실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반듯하게 같은 모양을 반복하는 호텔에 익숙한 여행자라면 어떤 집에서 하룻밤을 보낼지 고르는 일부터 여행의 즐거움이 될 듯했다. 거리의 다른 건물은 위층을 객실로, 아래층을 상업 공간으로 쓰고 있었다. 숙박객이 골목을 오가며 가게에 들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우치코에서는 오래된 이발소가 계속 손님을 맞고, 오즈에서는 옛집이 새로운 여행자를 맞는다. 두 마을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건물의 다음 시간을 이어가고 있었다. 히지카와 강변의 가류산장에서는 보는 속도를 한 번 더 늦춰야 했다. 목랍 무역으로 부를 쌓은 고치 도라지로가 조성한 별장이다. 산장에 들어서자 안내자는 돌을 쌓은 담부터 짚었다. 강의 흐름과 배, 달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라는 이야기였다. 건물에 닿기도 전에 살펴볼 것이 생겼다. 본채 가류인의 '세이스이노마'는 여름을 생각하며 만든 방이다. 북쪽을 향해 바람이 통하게 하고 천장을 다른 방보다 높였다. 방의 방향과 높이에 계절을 견디는 궁리가 담겼다. 장식과 창문을 하나씩 살피는 동안, 이곳에 사는 사람은 여름에 어디에 앉아 쉬었을지 상상하게 됐다. '잇시노마'에서는 발밑에 이야기가 있었다. 다다미를 걷으면 전통 공연인 노의 무대로 쓸 수 있고, 바닥 아래에는 소리가 울리도록 도자기 항아리를 놓았다고 한다. 눈앞의 목재와 창만으로 방의 쓰임을 다 알 수는 없었다. 안내를 따라가며 보이지 않는 구조까지 떠올리는 것이 이 산장을 둘러보는 재미다. 정원을 지나 만나는 후로안은 강을 내려다보는 벼랑의 다실이다. 건물을 배에 비유하고 대나무를 엮은 천장을 배 밑바닥 같은 형태로 만든 공간이다. 공식 해설에는 달빛을 받아들이는 장치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한낮에 찾은 다실에서 밤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창밖의 풍경뿐 아니라 다른 시간에 찾아올 빛까지 건물에 담으려 했던 셈이다. 가류산장에서는 풍경을 보는 일과 집을 보는 일이 자꾸 겹친다. 강을 바라보다가 창의 모양을 살피고, 방을 둘러보다가 바깥에서 들어올 바람을 생각한다. 안내 없이 지나쳤다면 알기 어려웠을 작은 장치들이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 우치코의 흙벽에서 시작해 오즈의 다실에 이르기까지 이날의 여행은 오래된 집들을 따라 이어졌다. 그 가운데에는 여전히 손님을 받는 이발소도, 이제 여행자를 재우는 기숙사도 있었다. 돌아보고 나니 기억에 남는 것은 건물의 연대만이 아니었다. 문을 여닫고, 벽을 고치고, 다음 손님을 맞으며 그 집의 시간을 이어 가는 사람들의 생활이었다. 취재 지원: 일본국 에히메현청(日本国 愛媛県庁) 일본 에히메현 키타군 우치코·오즈시=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히메를 걷다 ①] 성문을 지나 온천으로…청주에서 만난 마쓰야마의 ‘느린 시간’

마쓰야마에서는 성문 앞에서 걸음을 늦추고 온천에 들어서서는 시계를 잠시 잊어도 좋다. 높은 돌담을 따라 읽는 옛이야기와 목조 건물의 복도를 돌아 만나는 작은 방들이 하루를 채운다. 유명 관광지를 바삐 오가는 여행에 익숙해졌다면 성과 온천을 번갈아 들여다보는 이 도시의 하루가 제법 다르게 다가온다. 지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에히메현을 찾았다. 출발지는 청주국제공항. 이곳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의 마쓰야마행 부정기편은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보이며 이번 여행의 길을 열었다. 도쿄와 오사카를 지나 조금 다른 일본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에히메는 오래된 건물과 그 안에 남은 생활을 천천히 펼쳐 보였다. 첫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 에히메현 관계자도 그 점을 이야기했다. 대도시들을 여행한 뒤 새로운 목적지를 찾는 한국인들이 비교적 한적한 마쓰야마에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노면 전차와 온천, 공항에서 멀지 않은 시내를 이 도시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전용 차량으로 공항에서 시내까지 약 25~30분이 걸린다며 “짧은 시간에 콤팩트하게 도시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노선을 향한 기대도 컸다. 앞서 운항한 전세기의 호응이 추가 운항을 검토하는 바탕이 됐다는 설명과 함께 목표 탑승률로 80%를 제시했다. 처음 온 손님에게 에히메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그 손님이 다시 찾아올 이유는 무엇인지. 식탁 위에서 오간 질문을 품고 이튿날 도시를 둘러봤다. 19일 오전 찾은 마쓰야마성은 시내 중심부 가쓰야마에 자리한다. 1602년 가토 요시아키가 축성을 시작했고, 화재와 재건을 거친 현재의 천수각은 에도시대 말기에 세워졌다. 일본에 남아 있는 '현존 12천수' 가운데 하나다. 400년을 넘긴 성의 역사에는 건물을 세우고, 잃고, 다시 일으킨 시간이 함께 들어 있다. 마쓰야마성을 보는 재미는 천수각에만 있지 않다. 문 하나를 지날 때마다 옛 성을 지키던 이들의 계산을 떠올릴 수 있다. 문짝이 없는 도나시몬은 적을 안쪽으로 유도하고, 돌담 뒤에 숨은 가쿠레몬은 쓰쓰이몬으로 다가온 적의 옆과 뒤를 노리는 구조다. 오늘의 여행자가 사진 속에 담는 성문은 한때 낯선 사람의 발걸음을 경계하던 시설이었다. 성의 윤곽을 크게 바라보다가 문과 문 사이를 살피면 보이지 않던 것이 드러난다. 길이 꺾이는 곳, 돌담에 가려지는 공간, 쉽게 지나칠 만한 작은 문에도 이유가 있다. 천수각 내부에 전시된 갑옷과 칼, 고문서는 그 공간을 오갔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탠다. 오후에는 도고온천으로 향했다. 먼저 들른 아스카노유는 2017년 문을 연 시설이다. 오래된 본관과 함께 둘러보면 도고온천을 즐기는 서로 다른 방법이 보인다. 현장에서 들은 설명에 따르면 본관과 쓰바키노유, 아스카노유는 같은 온천수를 사용한다. 어떤 건물에서, 어떤 방식으로 쉬고 싶은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아스카노유 2층 휴게 공간에서는 일행의 시선이 발밑으로 향했다. 다다미의 감촉과 나무 향을 두고 감탄이 오갔다. 차와 다과를 즐기며 쉴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목욕을 마친 뒤 이곳에 앉아 있을 시간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방마다 놓인 에히메의 전통 공예품도 둘러볼 거리다. 온천 여행의 즐거움에는 물에 몸을 담그는 시간뿐 아니라 그 뒤에 느긋하게 쉬는 시간도 포함된다. 이동이 불편한 여행자를 위한 배려도 소개됐다. 입구의 단차를 줄이고 엘리베이터를 갖췄고 욕실용 휠체어도 빌릴 수 있다는 안내였다. 가족이나 일행끼리 이용하는 특별 욕실은 본관의 황실 전용 욕실인 유신덴을 본떠 꾸몄다. 본관에서 관람하는 공간의 모습을 이곳에서는 목욕을 하며 경험할 수 있다. 방문 전에는 이용 코스를 구분해 두는 편이 좋다. 취재 당시 배부된 무료 쿠폰은 아스카노유 1층 실내탕과 노천탕에 사용할 수 있었지만 차와 다과를 곁들이는 2층 휴게 코스나 특별 욕실까지 포함하지는 않았다. 온천욕만 할지, 휴식까지 즐길지에 따라 머무는 방식이 달라진다. 본관 앞에서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겹겹의 지붕 위에는 백로 장식이 있다. 다리를 다친 백로가 온천물에 발을 담갔다가 나았다는 전설을 듣고 나면 작은 새 한 마리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안내자가 지붕 위의 북과 백로를 설명하던 중 비를 피해 일행을 안으로 이끌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바깥에서 보던 건물의 모습이 복도와 계단, 여러 방으로 나뉘어 다가왔다. 1894년 지어진 목조 3층 본관은 올해로 132년을 맞았다. 1994년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에서 지금도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관람객에게는 오래된 건축이고, 목욕하러 온 사람에게는 오늘 이용하는 온천이라는 점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유신덴에서는 돌로 만든 욕조와 황실을 위해 꾸민 공간을 살폈다. 일반 관람객이 이곳에서 목욕할 수는 없다. 앞서 아스카노유에서 본 특별 욕실이 어떤 모습을 본뜬 것인지, 두 곳을 함께 둘러보니 한층 분명해졌다. 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문학의 흔적도 만난다. 마쓰야마에서 교사로 지냈던 나쓰메 소세키와 소설 '도련님'을 떠올리게 하는 '봇짱노마'다. 성의 역사에서 시작한 하루가 온천의 전설을 지나 소설가의 기억으로 이어졌다. 안내자는 세 시설의 온천수가 같더라도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본관을 한번 둘러볼 것을 권했다. 마쓰야마에서는 이렇게 건물 하나를 보고 나오는 데도 이야기가 여럿 따라온다. 성문의 생김새를 다시 떠올리게 되고, 온천 지붕 위 백로의 의미를 알게 된다. 여행의 기억은 방문지의 개수보다 그런 작은 발견으로 오래 남기도 한다. 도심이 선사하던 고즈넉한 여유는 정작 관문인 마쓰야마 공항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행자가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자발적으로 누리는 느긋함과 좁은 터미널에 갇혀 허비하는 대기 시간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시내와 공항이 지척이라는 지리적 이점조차 입·출국장을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긴 시간 앞에서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특히 귀국길에 마주한 출국 절차는 인천국제공항의 신속한 시스템에 익숙한 여행객에게 적잖은 답답함을 안겼다. 체크인 카운터 바로 앞에 놓인 검색 기계에 위탁 수하물을 한 사람씩 일일이 통과시켜야만 수속을 밟을 수 있는 구조 탓에 짐을 부치는 단계부터 심한 병목 현상이 빚어졌다. 탑승 게이트로 향하는 보안 검색대의 경직된 운영 방식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대다수 국제공항에서는 100㎖ 이하의 향수나 화장품 등 소량 액체류의 경우 기내 반입 가방에 넣어도 비교적 유연하게 통과시켜 주는 편이다. 반면 마쓰야마 공항은 허용 용량 이하의 액체류라도 예외 없이 단 하나의 지퍼백에 모두 모아 담지 않으면 현장에서 강제로 폐기 처분했다. 글로벌 공항들의 보편적인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융통성 없는 일처리가 마쓰야마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씁쓸한 뒷맛을 남긴 셈이다. 마쓰야마가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듭 찾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로 거듭나려면 이처럼 더디고 불편한 출입국 체계부터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공항 운영 주체와 관계 당국은 수하물 위탁과 보안검색 등 과도하게 시간이 지체되는 절차를 재점검하고 여객이 몰리는 시간대의 처리 역량 확충과 동선 효율화, 외국어 안내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고성과 온천에서 차곡차곡 쌓은 좋은 기억이 공항에서의 피로감과 실망으로 퇴색되지 않도록 살피는 것 또한 손님맞이의 중요한 일부다. 모든 여행의 설레는 첫인상과 여운이 남는 마지막 인상은 결국 공항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취재 지원: 일본국 에히메현청(日本国 愛媛県庁)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3500억원 투자에 日이 절반 이상 지원…이재용이 요코하마로 간 이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창립 57주년인 1일 국내 사업장이 아닌 일본 요코하마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을 찾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3500억원을 투자하는 연구시설이지만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고, 주변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 회장의 일본행은 단순한 해외 현장경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기업을 끌어들이는 일본의 투자환경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미세공정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보조금과 소부장 생태계, 기술 검증 속도가 기업의 연구개발 거점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 日 공공자금, 삼성 투자액의 최대 56%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일본 요코하마의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방문해 차세대 패키징 소재·공정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일본 소부장기업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APL은 지난 9월 공식 개소한 삼성전자의 일본 내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 400억엔, 약 3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웨이퍼 본딩과 유리기판 등 차세대 소재·공정뿐 아니라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패키징 구조를 연구한다. 주목되는 부분은 일본의 지원 규모다.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 APL에 최대 200억엔을 지원하고 요코하마시도 25억엔을 별도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한도를 모두 적용하면 공공자금은 총 225억엔으로, 삼성전자 전체 투자액의 56.3%에 해당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000억원 규모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받는 최종 금액은 투자 집행과 지원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연구개발 거점 투자비의 절반 이상을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하는 구조다. 공장뿐 아니라 연구시설까지 대규모 보조금으로 유치하려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정책이 반영됐다. ◇ 소부장 옆에서 바로 시험…두 달 걸리던 검증 단축 삼성전자가 요코하마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소부장 생태계다. 일본에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이비덴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 웨이퍼 절단·연마장비 분야의 디스코 등 첨단 패키징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기업 약 50곳과 협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L은 이들 기업이 개발한 소재와 장비를 현장에서 곧바로 시험하고 시제품까지 제작하는 역할을 맡는다. 일본에서 개발한 소재를 한국으로 가져와 화학물질 승인과 수출입 절차를 거쳐 평가하던 방식과 비교하면 최대 두 달가량 검증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첨단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서로 다른 반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칩 간 데이터 전송속도뿐 아니라 전력 소비와 발열을 좌우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묶은 '원스톱 솔루션'을 강화하려면 소재·장비업체와의 공동개발 및 검증시간 단축이 필수적이다. 경쟁사인 대만 TSMC도 일본의 소부장 생태계를 활용하고 있다. TSMC는 2022년 이바라키현 쓰쿠바에 3D 반도체 패키징 연구센터를 열었다. 일본 정부는 총사업비 약 370억엔 가운데 약 190억엔을 지원했고, 이비덴·아사히카세이·디스코 등 일본 기업 20여곳이 사업에 참여했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투자비 절반가량을 지원받아 일본에 패키징 연구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 국내 생산 이전 아닌 한·일 연구 분업 삼성전자의 일본 투자를 국내 패키징 기능의 이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삼성전자는 APL이 국내 반도체연구소 산하 패키징 조직과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하며 양측의 협업을 통해 기술개발 속도를 높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천안·온양사업장이 HBM 후공정과 첨단 패키징 양산을 담당하고, 일본 APL은 소재·장비업체와의 요소기술 공동개발과 사전 검증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 회장도 지난 6월 천안사업장을 찾아 HBM 후공정과 패키징 경쟁력을 점검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요코하마 투자는 반도체기업의 투자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부지 제공이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만으로는 부족하고, 보조금과 전문인력, 소부장기업의 집적, 신기술을 빠르게 시험할 수 있는 규제·행정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연구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APL을 일본 소부장기업과 삼성의 반도체 역량을 연결하는 글로벌 연구협력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요코하마의 인력과 산·학·연 인프라를 활용해 APL을 연구협력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李대통령 지지율 36.9% 소폭 반등…민주당·국민의힘 초박빙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반등하며 36.9%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상승하고 국민의힘은 하락하면서 양당 간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6.9%, 부정 평가는 60.1%로 집계됐다. 전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1.6%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2.2%p 하락했다. 국정수행 평가를 유보한 응답은 3.0%였다. 지역별로는 전남광주·전북에서 긍정 평가가 5.6%p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각각 3.5%p, 2.2%p 상승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에서는 8.5%p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6.1%p), 20대(4.9%p), 40대(4.8%p), 60대(4.7%p)에서 긍정 평가가 상승했다. 반면 50대와 30대에서는 각각 5.7%p, 4.3%p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한·독 정상회담의 외교 성과와 경상수지 흑자,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을 통한 내수 활성화 정책 등 경제 지표 개선에 더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가 긍정 평가 반등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희비가 엇갈렸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은 38.3%, 국민의힘은 40.2%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민주당은 2.3%p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2.4%p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주 6.6%p까지 벌어졌던 양당 지지율 격차는 1.9%p로 줄어들며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지역별로 민주당은 인천·경기에서 3.9%p, 부산·울산·경남에서 3.8%p 상승했다. 대전·세종·충청에서는 6.7%p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대전·세종·충청과 대구·경북에서 각각 11.9%p, 5.8%p 올랐지만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는 각각 7.4%p, 7.0%p 떨어졌다. 조국혁신당은 전주 대비 1.4%p 상승한 8.1%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1월 첫째 주 9.0%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개혁신당은 2.0%, 진보당은 1.2%였으며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8.6%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통령 탄핵 공세와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 공방,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사법부 논란 등 정쟁 심화가 부각되면서 수도권과 70대 이상, 보수층의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과 민생경제 활성화 정책을 비롯한 정부·여당의 정책적 행보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수도권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지지율 반등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모두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IT직업전문학교, 2027학년도 컴퓨터공학과 신입생 면접 선발

한국IT직업전문학교(이하 한아전)가 대학 컴퓨터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입학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와 2월 졸업예정자, 대입 자격 검정고시 합격자 등이다. 전문대학이나 다른 대학교에서 학점을 이수한 사람도 지원할 수 있다. 현재 고3 수험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졸업 후 4년제 학사학위 취득과 대학원 진학을 연계하고 있다. 컴퓨터공학과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시스템의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설계 및 개발 과정을 교육한다. 코딩을 비롯해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정보보안 등 관련 분야도 다룬다. 한아전 관계자는 '재학생들이 프로젝트 실습과 발표회 등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전공 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공학과는 소프트웨어의 기획부터 설계, 개발, 운영에 이르는 과정을 교육한다. 알고리즘과 데이터베이스, 운영체제, 컴퓨터 네트워크를 비롯해 웹·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도 학습한다. 202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사이버보안학과는 바이러스대응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정규학기와 팀 프로젝트 학기, 지도교수 책임제, 멘토링 등을 통해 실무교육과 취업 포트폴리오 준비를 지원한다. 한편, 한아전은 2027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면접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수원 ‘새빛뜰’ 첫 결혼식 공공예식장으로 특별한 출발

광교역사공원서 10월 31일·11월 1일 두 쌍 결혼식…'수원 새빛뜰' 본격 운영 공원·박물관·수목원·전통문화관 등 공공시설 4곳 예식장으로 개방 표준가격·선택형 서비스로 비용 부담 완화…실제 절감 효과가 관건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결혼식 비용이 예비부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수원특례시가 공공시설을 활용한 새로운 예식 문화를 선보였다. 값비싼 예식장 대신 공원과 수목원, 전통문화공간에서 자신만의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한 '수원 새빛뜰'이 첫 부부를 맞았다. 2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과 11월 1일 광교역사공원에서 두 쌍의 부부가 잇따라 결혼식을 올렸다. 가족과 친지들의 축복 속에 진행된 예식은 공원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기존 실내 예식장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원 새빛뜰'은 시가 공공시설의 유휴·개방 공간을 활용해 마련한 공공예식장이다. 광교역사공원을 비롯해 수원박물관 야외무대, 일월수목원 방문자센터, 수원전통문화관 안마당 등 4곳에서 운영된다. 이 가운데 광교역사공원과 수원박물관, 수원전통문화관은 야외예식장으로 활용된다. 특히 수원전통문화관은 수원문화재단과 연계해 전통혼례에 특화된 공간으로 운영한다. 사업의 핵심은 공공시설을 시민의 일상과 연결하면서 결혼식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시는 예식 진행과 꽃장식, 식사,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을 필요한 만큼 선택할 수 있도록 실속형과 기본형으로 구성한 '공공예식 표준가격'을 운영한다. 전문 협력업체와의 종합상담을 통해 준비 절차도 간소화했다. 예비부부가 원하는 장소와 일정을 선택한 뒤 상담과 계약을 거쳐 결혼식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용 대상은 예비부부 또는 양가 부모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수원시에 거주하는 경우다. 신청은 시민참여 플랫폼 '새빛톡톡'에서 받는다. 예식은 봄철인 3~6월과 가을철인 9~11월에 하루 한 팀을 원칙으로 운영한다. 일월수목원은 휴관일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공공예식장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면 장소 제공을 넘어 전체 예식 비용의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 야외예식의 특성상 우천 등 기상 변화에 대비한 운영체계도 중요하다. 수원시 관계자는 “더 많은 예비부부가 결혼식 비용 부담을 덜고 원하는 방식으로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예식장의 첫 결혼식은 공공시설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는 예비부부가 실제로 얼마나 비용을 절감하고 만족도 높은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춘천 바이오산업에 창업 더했다…통합 엑스포 성료

춘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춘천시가 바이오산업과 창업 분야를 결합한 통합 엑스포를 개최해 지역 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와 투자유치 가능성을 확인했다. 산업 중심의 전시회에 창업경진대회와 시민 체험 프로그램을 더하면서 기업과 투자자, 시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외연을 넓혔다. 춘천시(시장 육동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지역창업 페스티벌 in 강원', '강원 바이오엑스포', '제4회 춘천 창업엑스포'가 나흘간 1만230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바이오·창업 분야 3개 행사를 통합해 역대 최대 규모인 120개 기업·기관 부스를 운영했다. 바이오기업의 기술과 제품 전시부터 수출상담, 투자유치, 창업 아이디어 발굴, 시민 체험까지 한 공간에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해외 수출상담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연계한 수출상담회에는 19개국 62개 해외 구매기업이 참여해 국내 기업들과 671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액은 4378만2590달러(약 584억8000만원), 계약 추진액은 1913만2940달러(약 255억5000만원)로 집계됐다. 업무협약(MOU)도 30건 체결됐다. 다만 상담액과 계약 추진액은 실제 수출 실적과는 구분되는 수치로, 향후 계약 체결과 수출 이행 여부가 실질적인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건강기능식품과 식품, 의약·체외진단, 화장품 분야 기업들은 해외 구매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며 신규 거래처 확보에 나섰다. 투자상담회와 창업기업 투자설명회에서는 기업들이 사업모델과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투자기관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지역 대학과 청년 창업가들의 도전도 이어졌다. 강원대학교와 한림대학교 창업동아리 10개 팀이 참여한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에서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와 창업계획을 선보였다. 강원 지역 예비·초기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경진대회도 열려 사업화 가능성을 점검했다. 관람객이 가상 투자금으로 유망 기업을 선택하는 모의 크라우드펀딩과 시민투표도 진행됐다. 창업기업이 제품과 사업모델을 알리는 동시에 시민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행사 흥행에 힘을 보탰다. 어린이 직업체험관 '키자니아 GO'를 비롯해 과학공연, 이색동물·자연관찰 분야 유튜버 강연 등이 마련됐다. DNA 모형 만들기, 바이오 실험, 피부 유형 진단, 가상현실 과학체험, 화장품 만들기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지역 기업의 제품 전시와 판매 행사도 함께 열려 바이오산업이 연구실과 생산시설을 넘어 시민 생활과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통합 엑스포는 춘천이 축적해 온 바이오산업 기반에 지역 대학의 연구 역량과 창업기업의 아이디어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일회성 행사 성과를 넘어 수출상담의 실제 계약 전환과 투자유치, 창업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춘천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학과 기업, 창업지원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 투자유치, 해외 판로 개척까지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육동한 시장은 “이번 행사는 춘천이 쌓아온 바이오산업의 역량과 창업가들의 새로운 도전이 만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유망 창업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원주시 단계동 주민자치위원 선정 갈등 재점화…동장 위촉권 앞세운 행정의 자율성 논란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시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신규 위원 선정·위촉을 둘러싸고 행정복지센터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2년 전 주민자치위원회가 신규 위원 2명 선정안을 부결한 이후 위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후보자 15명에 대한 부결 의결에도 동장이 위촉을 추진하면서 행정 판단의 일관성과 선정 절차의 공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단계동은 과거 별도의 선정심사위원회를 운영하지 않았으나, 지난 해 새로 부임한 동장이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신규 위원 2명을 선정했다. 당시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는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선정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심의를 통해 부결했고, 해당 위원들은 위촉되지 않았다. 올해 새로 부임한 동장은 기존 위원회와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공개모집 이후 기존 위원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15명을 선정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9월 23일 정기회의에서 '신규 주민자치위원 후보자 15명 선정 심의의 건'을 부결했다. 그러나 행정복지센터가 제시한 자료에는 10월 1일자 신규 위원 15명에 대한 위촉결의가 포함돼 있다. 갈등의 핵심은 동장의 위촉권과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세칙의 관계다. '원주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제17조는 읍·면·동장이 추천 또는 공개모집으로 선정된 사람을 위원으로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세칙' 제5조는 공개모집을 통해 위원을 선정하되, 위원회에서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심의·의결한 후 동장이 위촉하도록 정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10월 26일 회신에서 동장의 위촉권과 관련 규정을 근거로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운영세칙이 상위 조례에서 정한 위촉 권한을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원주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동장과 주민자치위원회 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문제지 위원 선정과 위촉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며 “원주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위원 위촉권은 동장에게 있으며, 상위 조례와 충돌하는 운영세칙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회는 위촉권 자체가 아닌 선정심사위원회 구성 과정과 운영세칙상 심의·의결 절차가 존중됐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선정심사위원회 구성과 심사 과정에 대한 공정성 문제도 불거졌다. 이번 선정심사위원회에는 현직 원주시의원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황정순 의원은 과거 주민자치 관련 조례 개정 과정에서 특정 위원장의 해촉을 겨냥한 '징벌적 조례'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위원회는 심사위원 선정 경위와 실제 평가 참여 여부, 이해관계 검토 내역 등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임기 종료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신규 위원 15명을 충원한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신규 위원 15명의 임기는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개월이다. 단계동은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충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기존 위원회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기 종료 직전 15명을 충원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신규 위원들의 자격 검증 문제도 제기됐다.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세칙 제6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정기회의에 연속 3회 이상 불참하거나 회비를 3개월 미납한 경우 등을 해촉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제4조는 주민자치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유지를 위해 관변단체나 행정 보조단체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기존 위원회 측은 신규 위원 15명 가운데 과거 활동 당시 해촉 사유에 해당했거나 관변단체 관련 규정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9월 최혁진 국회의원과의 간담회에서 단계동 행정복지센터 측도 관련 문제를 인지했다.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10월 29일 성명서를 통해 선정 절차의 법적 판단 근거와 심사 공정성 확보 과정, 위원회 부결 의결에 대한 검토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주민자치 정상화를 위해서는 행정과 위원회 간 상호 존중과 협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원주시와 단계동 행정복지센터는 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갈등 해소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위원 선정과 위촉 과정에 대한 판단 근거와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의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시는 주민자치회 전환을 앞둔 가운데 행정 주도의 위원 선정이 반복되면서 주민자치의 자율성과 행정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동장의 위촉권은 조례에 명시돼 있지만,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운영세칙의 적용 범위, 2년 전과 달라진 행정 판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