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기자의 눈] 속도전에 갇힌 상장폐지, 흑자 기업까지 벤다

주가와 시가총액이 낮아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부터 한국거래소가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하면서 12일에만 36개 종목이 관리종목 명단에 올랐다. 최근 30거래일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에 못 미치거나,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가 대상이다.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넘기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이르면 10월 첫 퇴출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이런 강수를 둔 배경은 코스닥 시장이 오랜 기간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상장사는 343개에서 1821개로 다섯 배 넘게 불었지만 지수는 600선에서 900선을 맴돌았다. 상장은 넘쳐나되 부실기업 퇴출은 더딘 '다산소사' 구조 탓이다. 동전주만 코스닥에 156개로 코스피의 세 배에 달했고, 이들은 자본잠식과 감사의견 거절을 반복하며 개인투자자를 수년간 손실 속에 붙들어놓았다. 그러나 이 칼끝은 부실기업만 겨누지 않는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코스닥 상장사 149곳 중 30.2%가 흑자 기업이다. 실제로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늘었거나 우량기업부·라이징스타에 속한 회사까지 관리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정 후 주가 급락과 거래정지가 시가총액을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의 인위적 주가 부양이나 가장납입 같은 불법행위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보에서 소외된 소액주주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손실을 떠안는다는 점도 되풀이되는 우려다. 한국처럼 예외 없는 자동 산식으로만 미달 여부를 가르는 방식이 능사는 아니다. 미국 나스닥 역시 최저주가 미달이라는 정량 기준을 쓰지만, 통지 후 180일에 추가 180일까지 유예를 주고 그래도 부족하면 독립 청문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길을 열어둔다. 도쿄증권거래소도 기준 미달 기업에 '적합 계획서' 제출과 최대 1년 개선기간을 준 뒤에야 퇴출 절차에 들어간다. 같은 정량 기준이라도 회복 시간과 이의 절차를 넉넉히 준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부실기업 퇴출은 늦출 이유가 없다. 다만 그 칼끝이 일시적 위기에 놓인 흑자 기업과 소액주주의 재산권까지 겨눠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이의를 제기할 절차 자체가 없다면, 상장폐지에 내몰린 기업과 투자자는 결국 거래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답을 찾으려 할 것이다. 나스닥과 도쿄가 갖춘 유예와 이의신청 절차를 한국도 갖출 때, '신속'과 '공정'이 함께 설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 어린이 학습만화로 재탄생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생애를 다룬 어린이 역사 학습 만화 'who? 근현대사 유일한'이 다산북스를 통해 출간됐다. 'who? 근현대사 유일한'은 일제강점기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했던 기업가 유일한 박사의 일대기를 생생하고 흥미로운 만화로 풀어낸 책이다.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난 유일한 박사는 9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대학교,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스탠포드 로스쿨 등에서 공부했다. 특히 유일한 박사는 1909년 미국에서 독립운동가 박용만이 설립한 소년병 학교에 입학하고 1919년 필라델피아 한인자유대회에서 독립운동결의문 기초작성위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1942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사무국(OSS)의 한국담당 고문으로 활약하고 재미한인으로 이루어진 한인국방경비대(맹호군) 창설을 주도하기도 했다. 1926년 귀국해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는 대한상공회의소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1968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모범납세 법인으로 선정돼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일한 박사는 국내 기업으로는 선도적으로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유한양행의 경영 기조로 계승되고 있다. 'who? 근현대사 유일한'은 어린이 독자들이 유일한 박사의 삶을 통해 역사적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문해력과 독해 역량까지 동시에 기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록된 '근현대사 독해 워크북'에는 유일한을 주제로 한 강연록, 한인자유대회 공고문, 유일한의 귀국 소식을 전하는 신문 기사, 유일한 박사가 참여한 OSS의 대일본 첩보작전 '냅코 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뮤지컬 광고문, 딸에게 보내는 편지, 윌로우하우스(유한양행 창립 100주년 기념공간)를 방문한 체험 학습 보고서 등이 담겼다. 'who? 근현대사 유일한'은 전국 초등학교 및 공공 도서관에 배포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독립운동가이자 기업가였던 유일한 박사의 삶을 전해 어린이들에게 나눔과 사회적 책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국민 보건을 위해 평생을 바친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따뜻한 애민정신이 이번 학습만화를 통해 많은 어린이 독자들의 가슴속에 닿기를 바란다"며 “유한양행 역시 앞으로도 유일한 박사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국민의 건강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김석준 부산교육감 항소심 무죄…“특채 적법, 검찰 수사 무리”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전교조 해직 교사 4명을 특별 채용한 혐의로 1심에서 직위상실형을 받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특별채용 절차가 적법했고, 검찰의 감사와 수사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형사4-3부(재판장 김도균)는 2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교육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 교육감은 2018년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학교 사건으로 해직된 교사 4명을 특별채용 대상자로 사실상 정한 뒤 교육청 교원 인사 담당자들에게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교사 4명은 2005년 전교조 부산지부에 통일학교를 열고 북한 관련 강의를 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2009년 해직됐고 형은 2013년 확정됐다. 특별채용에는 시한도 있었다. 교육공무원임용령이 2016년 개정되면서 특별채용은 퇴직한 날부터 3년 안에만 가능했다. 이들 교사의 특별채용이 가능한 마지막 시점은 2019년 1월 5일이었다. 검찰은 김 교육감이 이들을 미리 합격자로 정해놓고 공개경쟁 채용처럼 절차를 꾸몄다고 봤다. 담당 공무원들이 결재를 생략하거나 형식적인 심사를 하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도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실제 지원자는 통일학교 해직 교사 4명뿐이었고, 원서 접수 기간도 짧아 다른 지원자가 참여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특별채용 대상과 인원, 법적 요건에 대한 검토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 교육감에게는 지난해 12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당시 해직 교사들에게 특별채용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들에게 최소한의 복직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또 해직 교사들이 남북 간 대화와 교류를 이어가며 서로의 이질성을 줄이려 했을 뿐, 이적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장기간 해직으로 생계가 어려워 졌고 교사로서 명예를 회복할 필요가 있었으며, 전교조가 계속 복직을 요구한 만큼 교육감으로서 민원에 대응할 필요도 있었다고 봤다. 채용 절차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임용령이 요구하는 공개채용 절차를 갖췄다고 봤다. 당시 교육청 검토에서 특별채용 지원 요건을 충족한 사람이 70여 명에 달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지원자는 4명에 그쳤지만, 처음부터 이들만 채용 대상으로 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김 교육감이 부산교육청 자문 변호사 3명에게 특별채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고, 이들의 공통된 법률 의견을 토대로 결재했다고 판단했다. 실무자가 결재를 거부했을 때도 결재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특별채용은 교육공무원임용령이 요구하는 공개채용 절차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사 경미한 절차 위반이 있었더라도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감사와 수사 과정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도균 부장판사는 장기간 이어진 감사와 수사 과정에서 실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공소사실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허위 사실을 공소사실에 포함했고, 공소장도 사실관계를 심하게 왜곡하고 과장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검찰이 의도적으로 공소권을 남용했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없어 공소를 기각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김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교육감은 선고 직후 “이번 판결로 저 개인은 물론 부산교육가족의 명예를 지킬 수 있게 됐다"며 “불필요한 논란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김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다. 현직 교육감이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직을 잃지만,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온 만큼 현재로서는 직위 상실 위기를 벗어났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강원랜드, MICE 관계자 초청…‘새단장’ 하이원리조트 청사진 공개

강원랜드가 20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주요 학회와 법인 거래처 관계자 등 100여 명을 불러 모아 '하이원 마이스 데이(HIGH1 MCIE Day) 2026'을 열고, 리노베이션을 거쳐 탈바꿈할 하이원리조트의 새로운 모습과 다채로운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객실과 주요 시설 보수 공사로 달라질 변화상과 인프라를 현장 관계자들에게 직접 선보이고, 이를 계기로 하이원리조트에 대한 관심과 실제 방문을 늘리고자 기획됐다. 행사에서는 리노베이션 진행 상황과 주요 시설은 물론, 객실·식음료·레저시설 등 리조트가 갖춘 다양한 콘텐츠를 폭넓게 안내했다. 아울러 MICE 상담창구를 별도로 운영해 기업·학회 관계자들과 행사 유치·운영와 관련한 상담을 실시하고, 하이원리조트의 행사 운영 여건과 활용 방안을 설명했다. 참석자들에게는 하이원리조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팸투어 프로그램도 안내했다. 이를 통해 향후 방문과 실질적인 행사 유치로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MICE를 비롯해 기업 연수와 단체행사 등 여러 수요에 맞춘 하이원만의 차별화된 강점도 함께 전했다. 이민호 강원랜드 관광마케팅본부장 직무대행은 “이번 행사를 통해 리노베이션으로 새롭게 변화할 하이원리조트의 모습을 MICE 관계자들에게 직접 소개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하이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적극 알려 다양한 행사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다양한 MICE행사 유치에 힘입어 관련 고객이 2024년 8만6000명에서 지난해 10만7000명읠 24% 가량 증가햇다. 향후 강원랜드는 정기적인 MICE Day 운영과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진행해 신규 고객 발굴과 행사 유치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안규백, 탈영 의혹에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다”…북핵 80~120개 추정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0일 자신의 탈영 의혹과 관련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결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정부의 평가도 공개됐다. 안 장관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80~120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영 의혹과 관련한 병적기록부 공개를 요구한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의 질의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완전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탈영 이런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한기호 의원 아들"이라며 “제가 공직을 그만둔 뒤 이런 부분에 대해 법적, 행정적 절차를 가지고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병적기록부에 구금 30일이라는 기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는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청문회가 끝난 지 1년하고도 몇 달이 지났는데 왜 이 문제가"라고 말을 흐린 뒤 “사실과 다르다고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안 장관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북한이 몇 개 정도 핵을 개발했다고 정부는 자체적으로 평가하느냐'고 묻자 “우리가 보통은 80∼120개 정도로 보는데 정확한 수치를 말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약간 숫자는 상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내고 있다"며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가 북한의 핵 개발 현황과 관련한 정보를 기밀로 관리하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관련 수치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황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안 장관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확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숫자를 57개라고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국 국방장관이 거기에 대해 논평한다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어 “우리는 핵을 개발할 수 없다. 미국의 전술핵(배치)도 우리가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제공받는 정책으로 우리가 일관되게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바다숲 조성한다…신소재 ‘마린 밸런스’ 사업화 속도

LG전자가 해양수산부, 경상남도, 한국수산자원공단과 손잡고 해양생태계 복원에 나선다. 기능성 신소재 '마린 밸런스(Marine Balance)'를 바다숲 조성에 적용해 탄소흡수원을 넓히는 동시에, 관련 기술을 B2B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일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에서 해양수산부·경상남도·한국수산자원공단과 '바다숲 조성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LG전자 최성봉 빌트인·쿠킹솔루션사업부장, 해양수산부 최현호 수산정책실장, 경상남도 박일웅 행정부지사, 한국수산자원공단 김종덕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경남 고성군 덕명리 해역 약 1.5㎢에 바다숲이 조성된다. 여의도 면적(2.9㎢)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이 고성군 해역에 마린 밸런스를 적용하면, 이후 해조류 생장과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이번 협약은 LG전자의 해양생태계 복원 행보 연장선에 있다. 앞서 부산광역시·순천시와 각각 협약을 맺고 낙동강 하구 염습지, 순천만 갯벌 약 1500㎡에 마린 밸런스를 적용해 효과를 실증해 왔다. 마린 밸런스의 핵심은 물과 만나면 미네랄 이온을 방출해 해조류·염생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성분을 일정한 양과 속도로 공급하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사용 목적과 환경에 따라 미네랄 성분의 용출량·속도를 정밀 제어하는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성분과 함량은 물론 소재 형태까지 환경에 맞춰 설계할 수 있어, 미네랄이 빠르게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단한 비즈나 납작한 칩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이 가능하다. ◇ 특허 420건에 베트남 증설까지…B2B 소재사업으로 육성 LG전자는 이 기술을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B2B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유리 파우더 기반 기능성 소재의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 역량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1996년부터 연구를 이어와 현재까지 확보한 기능성 소재 관련 특허만 420여 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미국·유럽 시장 진출에 필요한 항균제 관련 규제 등록을 마쳤고, 유해성 평가를 통해 제품 안전성도 입증했다. 생산 인프라 확대도 뒤따르고 있다. LG전자는 창원 LG스마트파크에서 연간 약 4500톤 규모의 기능성 소재 생산라인을 운영 중인 가운데, 최근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에 연간 약 2000톤 규모의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했다. 하이퐁 라인을 통해 북미·유럽·중국은 물론 인도·동남아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 수요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적용 분야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 플라스틱·페인트·고무 등에 소량 첨가해 미생물로 인한 악취와 오염을 억제하는 항균·항곰팡이 소재 'LG 퓨로텍', 무기물 기반으로 헹굼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세탁 기능성 소재 'LG 미네랄 워시(LG Mineral Wash)'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고객 요구에 맞춰 성분과 특성을 설계하는 맞춤형 솔루션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LG전자 최성봉 빌트인·쿠킹솔루션사업부장은 “환경 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기능성 소재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B2B 사업 기회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민주당 유튜브 권력 ‘세대교체’…김어준·최욱 꺾은 ‘뉴이재명’ 채널들 비결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며 당내 정치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튜브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겸공)'과 '매불쇼'처럼 수년간 진보 진영의 대표 스피커로 자리 잡은 대형 채널과 별개로, 친이재명(친명) 성향의 신흥 채널들이 1분 미만의 짧은 영상과 높은 업로드 빈도를 앞세워 민주당 지지층에 파고들고 있다. 20일 유튜브 조회수 집계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한 달여간 '세상경사'는 1억7500만회, '푸른정치'는 1억2500만회, '민주는 파출부'는 1억1400만회의 조회수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겸공'은 9800만회, '매불쇼'는 7500만회에 그쳤다. 겸공은 구독자 232만명, '매불쇼'는 284만명을 확보한 대형 채널이다. 이에 비해 △세상경사(20.9만명) △푸른정치(12.8만명) △민주는 파출부(16.5만명) 등은 10분의 1 이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채널들은 쇼츠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정치 유튜브의 영향력이 구독자 수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겸공은 평일 오전 7시5분부터 진행되는 정규 라이브 방송을 중심으로 정치 현안을 다룬다. 스튜디오와 제작진, 게스트 섭외를 갖춘 기존 방송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신흥 채널들은 1~2인이 이슈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존 방송이나 정치인의 발언 가운데 강렬한 대목을 수십초 분량으로 잘라 자막과 배경음악을 입힌 뒤 반복적으로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확산 방식도 다르다. 구독자가 채널에 직접 접속해 시청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개별 이용자에게 영상이 노출된다. 한 영상이 조회수를 얻으면 비슷한 콘텐츠가 연이어 추천되면서, 특정 정치인이나 쟁점과 관련한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정규 방송 시간을 챙겨보기 어려운 2040 권리당원층의 피드를 빠르게 점령한 배경으로 꼽힌다. 민주는 파출부는 채널 소개란에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합니다'라는 문구를 명시해 정치 성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채널엔 친청계 인사들의 발언을 소재로 한 비판·조롱성 콘텐츠가 다수 확인된다. 대형 채널에서 생산된 메시지가 다시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돼 여러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구조가 자리 잡은 셈이다. 정치인들의 행보에서도 이런 흐름은 감지된다. 과거 민주당 의원들과 당권 주자들은 공천이나 당내 선거를 앞두고 뉴스공장이나 매불쇼 출연 기회를 얻기 위해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대형 라이브 방송 출연과 함께, 자신의 발언을 쇼츠로 재가공해 퍼뜨릴 수 있는 유튜버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전당대회에서도 후보들의 연설과 토론 발언뿐 아니라 행사장 안팎의 장면을 짧게 편집한 영상이 SNS와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당원들은 전체 방송을 시청하지 않고도 특정 후보의 발언이나 경쟁 후보에 대한 비판 내용을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 겸공은 여전히 매일 20만명 안팎의 동시 시청자와 회당 100만회 안팎의 조회수를 꾸준히 기록하며 진보 진영의 대표 채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심층 분석과 완충 지대 역할을 해 온 방송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고, 짧고 반복적인 노출을 앞세운 신흥 채널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들이 예전처럼 한두 개 방송을 정해놓고 보는 분위기와는 달라졌다"며 “짧은 영상 하나가 단체대화방이나 SNS에서 공유되면서 하루 만에 당내 이슈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도 “스마트폰을 열면 끊임없이 올라오는 1분짜리 영상을 계속 접하다 보면 특정 프레임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빛’으로 데이터 이동…SK하이닉스, ‘CPO’로 AI 병목 뚫는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쟁의 무대를 '칩'에서 '시스템'으로 넓히는 밑그림을 내놨다. HBM으로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 병목을 뚫었다면, 이번엔 수천 개의 GPU가 뭉친 랙·포드 단위 AI 클러스터의 데이터 이동 한계를 빛으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2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연구진과 함께 AI·고성능컴퓨팅(HPC)을 위한 차세대 광 인터커넥트 기술 'CPO'의 발전 방향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했다. 논문에는 SK하이닉스 홍승훈 팀장(AI Infra)과 버지니아대 이규상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난양공대, MIT, 연세대 연구진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생성형 AI 시대를 이끈 HBM은 AI 가속기 패키지 안에서 벌어지는 메모리 병목을 풀며 성능 혁신을 이끌었다. 하지만 수천 개의 GPU와 HBM이 뒤엉킨 초대형 클러스터가 등장하면서, 이제는 시스템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가로막는 '대역폭 장벽(Bandwidth Wall)'이 새로운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연산 성능은 2년마다 3배가량 뛰는 반면 대역폭은 1.4배 느는 데 그치고 있고, 데이터가 패키지를 벗어나 랙 사이를 오갈 때 쓰는 기존 구리 배선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신호 감쇠와 전력 소모가 급증해 한계로 지목돼왔다. 이규상 교수는 “연산칩 성능이 향상돼도 칩 사이의 데이터 이동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스템 전체 성능은 올라가지 않는다"며 “물리적 한계를 안고 있는 구리 배선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것이 가장 유력한 확장 경로"라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번 논문은 HBM이라는 단일 제품의 혁신을 넘어, 메모리·패키징·광 인터커넥트가 어떻게 융합해야 하는지를 종합한 기술 로드맵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빛으로 잇는 메모리와 프로세서…“관건은 공동 설계" 논문이 이 병목을 풀 해법으로 제시한 게 CPO다. 홍승훈 팀장은 CPO를 “칩과 칩이 긴 전기 배선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광 송수신기(TRx)를 프로세서와 한 패키지 안에 넣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거리에서는 구리 배선도 경제적이지만, 속도와 거리가 늘어날수록 신호를 보상하는 회로 탓에 전력 소비와 지연 시간이 함께 불어난다. 반면 광 엔진을 패키지 내부에 집적하는 CPO는 고속 전기 신호의 이동 구간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빛으로 연결해, 칩·랙·포드 단위로 통신 범위를 넓히면서도 대역폭 밀도와 에너지 효율, 전자기 간섭에 강한 신호 무결성을 함께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노드당 100Tb/s 이상의 대역폭, 1pJ/bit 미만의 에너지 소비, 10ns 미만의 칩 간 지연시간이라는 구체적 기술 목표를 제시했다. 패키징 방식도 2D에서 2.5D 인터포저, 3D 이종 집적으로 발전하는 경로와 상용화 과제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장기적으로는 광 연결을 메모리 인터페이스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다. 광 인터포저로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직접 연결하는 '옵틱스 중심(Optics-Centric)' 아키텍처를 구현하면, 여러 가속기가 하나의 거대한 메모리 풀을 공유할 수 있어 AI 모델 대형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광 인터커넥트는 앞으로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연결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실험실을 벗어나 산업화 초입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어 “저전력 광소자 집적부터 일관성 프로토콜, 신뢰성 기술까지 과제가 많지만 결국 핵심은 메모리 소자와 컨트롤러, 광소자, 패키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동 설계(Co-design)'하는 것"이라며 “바로 이 지점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학계의 전문성과 산업계의 현장 경험이 연결돼 AI 인프라의 미래 방향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산업 생태계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폐주유소를 CU편의점으로”…KCC, 안전·환경 디자인 참여

KCC가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업사이클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도시 재생 공간 구축에 힘을 보탰다. KCC는 BGF리테일의 도시 재생형 모델 '씨유 리퓨얼(CU Re:fuel)' 프로젝트에 참여해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CUD)과 기능성 도료를 적용했다고 20일 밝혔다. 'CU Re:fuel'은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신개념 모델이다. 이번 프로젝트 1호점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호국로에 위치한 폐업 셀프주유소를 리모델링해 선보인 'CU 소흘IC점'이다. BGF리테일은 약 130평 부지에 38평 규모의 공간을 편의점과 차량 이용 시설을 결합한 복합 생활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KCC는 CUD를 활용해 기존 주유소의 공간적 특성을 살리면서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이용자가 각 시설과 공간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색채 체계를 설계·적용했다. CUD는 색각 이상으로 색상을 구별하기 어렵거나 시력이 낮은 사람을 포함해 누구나 공간과 사물의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색상·명도·채도·패턴 등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기법이다.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색채 디자인을 넘어 이동 방향과 위험 구역, 시설의 용도를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이 함께 이뤄지는 로드사이드 매장인 만큼, KCC는 기존 주유소의 구조와 이용 동선을 분석해 바닥과 기둥·편의점 건물·담장 벽면·캐노피 등 시설 전반의 색채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자동차 진·출입 구역과 보행자 출입구·횡단 구간·상품 픽업존·휴게공간은 색채로 명확히 구분해 이용자가 공간의 기능과 이동 방향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로 구별되는 색상과 명도·채도 대비를 통해 차량 이동 구간과 보행구간을 구별했다. 편의점 출입구와 픽업존, 휴게공간 역시 공간별 기능에 맞는 색채를 적용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주유소 시설과 신규 편의점이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외관 디자인의 통일성도 챙겼다. KCC는 다양한 기능성 도료를 사용해 디자인을 구현했다. 오랜 기간 환경 변화에도 잘 견디는 고내후성 우레탄 도료 '센스탄속건', 암전 시 축적했던 빛으로 일정 시간 발광해 비상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축광 도료 '루미세이프', 동절기 결빙을 약화시켜 미끄럼 사고를 줄일 수 있는 MMA(Methyl Methacrylate) 도료 등이 사용됐다. KCC는 향후 CU Re:fuel 매장 확대에 발맞춰 오픈 예정 주유소의 입지·구조·이용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외관 색채 계획과 CUD 설계를 지원하며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CC는 BGF리테일의 업사이클링 매장 구축에 참여하며 다양한 산업군과 협업하고 색채 디자인 경쟁력을 알린다는 구상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보급 확대, 수익성 저하 등의 영향으로 폐주유소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영업 주유소는 2010년 1만2691개소에서 2026년 6월 1만296개소로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을 중단한 주유소가 장기간 방치되면 도시경관을 저해하거나 범죄 취약 공간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폐주유소를 단순히 철거하는 대신 편의점과 세차장, 물류 거점 등 새로운 생활·상업시설로 전환해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CC 컬러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운영이 중단된 주유소를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생활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KCC의 색채 설계 역량을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일수록 이동 동선과 시설의 기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색채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공간의 용도와 이용자 특성에 맞는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과 기능성 도료를 결합해 산업 현장은 물론 상업·생활시설에서도 안전성과 편의성, 디자인 품질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안전환경 솔루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10년간 5500억원 샜다”...은행 금융사고 다시 ‘급증’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로 최근 10년간 5500억원에 가까운 돈이 새어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사고 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최근 들어 피해 규모가 다시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은행권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281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5495억2800만원에 이른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 들어 사고가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4대 은행의 금융사고 금액은 2020년 55억800만원, 2021년 52억92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에는 895억100만원까지 확대됐다. 2023년 46억6800만원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024년 1211억6900만원, 지난해에는 2319억200만원으로 다시 급증했다. 사고 건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0년 20건에서 2021년 17건, 2022년 22건, 2023년 15건으로 오르내리다가 2024년 34건, 지난해 8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30건이 확인됐으며 사고 금액은 236억8600만원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누적 사고 규모가 가장 컸다. 10년간 70건의 사고가 발생해 피해액이 2843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발생한 사고 등의 영향으로 한 해 사고 금액만 1155억9400만원에 달했다. KB국민은행은 73건, 1422억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77건에 822억3700만원, 신한은행은 61건에 407억8100만원의 사고 금액을 기록했다. 사고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기'였다. 전체 281건 중 149건이 사기로 분류됐으며 피해액은 3036억700만원에 달했다. 대출 과정에서 담보의 실질 가치나 관련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허위 거래 등에 속는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배임 피해액도 1554억1500만원으로 적지 않았다. 횡령·유용은 90건, 900억76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도난·피탈 사고도 12건 발생해 4억3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은행 직원이 직접 연루된 사고뿐 아니라 외부인의 사기 행위에 은행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은 지난 12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 사고가 발생했다고 일제히 공시했다. 이들 은행에서 확인된 사고 규모를 합치면 약 490억원에 이른다. 여러 부동산 시행사와 허위 분양자 등이 대출 과정에서 서류 등을 조작해 자금을 받아낸 사건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보완하고 임직원 관리와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출 심사 단계의 검증 부실이나 직원의 권한 남용 등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통제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시중은행에서 횡령과 배임, 사기가 반복되는 것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