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3사가 인공지능(AI) 구독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저가 요금제와 알뜰폰까지 데이터 혜택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제공량 대신 AI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구독 서비스를 요금제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달 1일부터 자사 망을 사용하는 일부 알뜰폰 요금제에 데이터안심옵션(QoS)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부터 일부 알뜰폰 요금제에 QoS를 우선 적용했다. QoS는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 뒤에도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통신3사는 앞서 5G와 LTE 통합요금제를 도입하면서 2만원대 요금제를 내놓고 QoS 적용 범위도 넓혔다. 알뜰폰까지 QoS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이용 여건은 한층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을 비롯해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이용 여건이 계속 좋아지면서 데이터 제공량만으로 차별화하기는 과거보다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통신사들도 차별점을 강화하기 위해 AI나 OTT 등 구독 서비스와의 제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데이터 대신 구독 혜택…AI 앞세운 통신3사 통신3사가 최근 구독 혜택 가운데 힘을 싣고 있는 분야는 AI다. SK텔레콤은 5G와 LTE 통합요금제인 '베스트'에 AI와 OTT 혜택을 결합했다. 월 11만9000원 '베스트 Pro'와 월 12만9000원 '베스트 Max' 등 상위 요금제에서 구글 AI를 비롯한 구독 혜택을 제공한다. KT도 월 9만~13만원대 '초이스' 요금제를 중심으로 구글 AI를 결합했다. '초이스 Google AI Plus'는 Google AI Plus 400GB를 기본 제공한다. 추가 요금을 내면 저장공간과 이용 한도가 더 큰 상품으로 변경할 수 있다. 월 12만원 요금제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Google AI Plus를 함께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플러스플랜에서 Google AI Pro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온라인 전용 '너겟' 요금제에서도 AI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다. AI 혜택을 상위 요금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요금제와 구독 서비스를 함께 묶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구독 플랫폼 '유독'을 통한 AI 상품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독은 LG유플러스 고객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 고객도 가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고객이 통신 요금제와 유독을 연계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지원되는 금액에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유독 Pick'을 개편해 AI 혜택을 늘렸다. 학술과 전문검색 AI '라이너', 영상편집 AI '키네마스터', 여러 생성형 AI를 이용할 수 있는 '우수AI' 등 특화 AI 8종을 추가 혜택으로 넣었다. 유독에서 제공하는 AI 구독상품은 총 10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구독 Pick AI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실제로 많은 고객이 이용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개편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번에는 AI뿐 아니라 라이프 혜택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 AI 이용률 31.6%…OTT 다음은 AI AI 구독을 찾는 소비자층도 넓어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생성형 AI 이용률은 2024년 13.7%에서 지난해 31.6%로 17.9%포인트 상승했다. 2024년부터 생성형 AI를 계속 이용한 '지속 이용자' 가운데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도 14.0%에서 19.5%로 높아졌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등 OTT를 요금제에 묶어 가입자를 끌어왔다. 최근에는 생성형 AI까지 구독 혜택에 추가하며 선택지를 늘리고 있다. OTT 혜택이 요금제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KISDI의 '2025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를 보면, OTT 혜택이 포함된 이동통신 요금제 이용자의 43.8%가 해당 혜택이 통신사 선택에 영향을 받았다. 또 55.4%는 적은 데이터 제공량을 원했지만, OTT 혜택을 받기 위해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AI 구독은 당장 수익을 내기 위한 사업이라기보다 고객 혜택을 늘리고 통신 서비스의 차별점을 만드는 측면이 크다"며 “AI 이용자가 늘고 있는 만큼 OTT처럼 통신사나 요금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주는 혜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최적요금제 온다…AI 번들링 변수 오는 10월 시행되는 '최적요금제 고지'도 통신사 요금제 전략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통신사는 가입자의 실제 이용량을 토대로 적합한 요금제를 주기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가입자에게는 현재보다 저렴한 요금제가 안내될 수 있다. 최적요금제를 산정할 때는 데이터 이용량과 월정액뿐 아니라 가입자가 받고 있는 부가혜택도 함께 고려한다. OTT 이용권과 결합할인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보다 저렴한 요금제가 있더라도 기존 요금제의 부가혜택을 포함해 이용자에게 유리한 요금제를 함께 비교하는 방식이다. 통신3사가 AI와 OTT 등 유료 구독 서비스를 요금제에 결합하고 있는 만큼 이들 부가혜택도 요금제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저가 요금제와 알뜰폰까지 데이터 이용 여건이 개선되면서 데이터 제공량 외에 어떤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지가 요금제별 차이로 남는다. 증권가에서도 AI 구독 결합에 주목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과소 사용 중인 가입자의 적정 요금제 전환을 유도하는 업셀링(상위 요금제로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 경로도 열린다"며 “월 2만~3만원 수준의 AI 서비스는 번들링 혜택을 중시하는 가입자의 업셀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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