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횡성=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횡성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인권 보호와 안정적인 지역 정착 지원을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단순 서류 확인을 넘어 주거와 근로 환경 전반을 직접 확인하는 '현장 밀착형 점검'으로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오는 3월 말까지 춘천출입국·외국인사무소 조사팀과 고용노동부 원주지청 등과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관내 계절근로자 고용 농가를 대상으로 주거 환경과 근로 실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점검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외국인 근로자 인권 침해 사례와 인력 송출 과정에서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추진된다. 특히 대통령실의 '계절근로자 관리·감독 체계 정비' 기조에 맞춰 농촌 현장의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다 촘촘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합동 점검단은 고용 농가와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면담하며 실제 생활 여건을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다. 주요 점검 내용은 △숙소 냉난방 시설 및 위생 상태 등 주거 환경 △언어폭력·가혹행위 등 인권 침해 여부 △임금 체불 및 근로시간 준수 여부 등 근로 조건 전반이다. 군은 형식적인 점검을 넘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개선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점검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중대한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 특히 숙소 기준 미달 등 주거 환경이 부적합한 농가는 향후 계절근로자 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강력한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군은 이번 집중 점검 이후에도 관계기관과 협력해 연중 수시 점검을 이어가며 관리의 연속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순길 군 농정과장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촌 인력난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반자"라며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농가와 근로자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료값 줄이고 수확 늘린다"…횡성군 '흙 건강진단' 6182건 완료 한편 횡성군는 과학적 토양 분석을 기반으로 한 '흙 건강진단'을 통해 농가 경영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나선다. 횡성군에 따르면 분석 건수가 전년 대비 132% 증가하며 현장 활용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횡성군 농업기술센터가 2026년 기본형 공익직불제 신청 예정 농가 6182호를 대상으로 실시한 '흙 건강진단' 분석을 완료하고, 지난 20일 결과를 각 농가에 통보했다. 이번 사업은 대상 농가의 81%가 참여하는 높은 호응 속에 추진됐으며, 토양 상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화학비료 사용 기준 준수와 영농 경영비 절감을 동시에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분석은 지난해 11월 시료 접수를 시작으로 토양 산도(pH), 유기물, 유효인산 등 8개 항목에 대해 진행됐다. 특히 결과 통보 시점을 3월 20일로 앞당겨 농업인들이 본격적인 영농철 이전에 비료 사용 처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0일 빠른 일정이다. 분석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올해 분석 건수는 6182점으로, 2025년 4675점 대비 132% 증가했다. 읍·면별로는 둔내면(992점), 횡성읍(934점), 공근면(905점) 순으로 참여가 많았으며, 경작지 유형별로는 밭(4561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논(932점), 시설재배지(522점), 과수원(167점)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토양 상태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농경지 평균 산도(pH)는 6.4 수준을 유지하며 산성 토양 개선이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유기물과 인산, 칼슘 수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가축 퇴비 등 과다 시비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센터 관계자는 “토양 산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암모니아 가스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관행적인 비료 사용보다 토양 분석 결과에 따른 처방 기준을 따르는 것이 고품질 농산물 생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BTS가 불붙인 ‘아리랑의 재탄생’…민요에서 글로벌 콘텐츠로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세계적 K-POP 그룹 BTS가 신곡 '아리랑'을 발표하면서 전통 민요가 글로벌 대중문화와 결합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됐다. 23일 정선아리랑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과 아리랑박물관은 이를 '전통의 현대적 확장'으로 평가하며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BTS가 2026년 3월 서울 광화문 공연에서 신곡 타이틀 '아리랑'을 공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민요가 다시 한 번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리랑박물관은 이에 대해 “아리랑이 단순한 전통 민요를 넘어 글로벌 대중문화와 결합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역사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아리랑은 세대를 거쳐 전승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무형유산으로, 공동체의 삶과 감정을 담아온 노래다. 특히 정선아리랑은 '아라리'라는 이름으로 전해지며 산간 지역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진솔하게 담은 소리로 평가된다. 방대한 가사와 뚜렷한 지역성·서사성이 특징이다. 정선군은 1971년 정선아리랑을 강원도 무형유산으로 지정한 이후 음반 제작, 가사 채록, 아리랑제 개최, 소리꾼 양성 등 보존·전승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설립된 아리랑박물관은 현재 아리랑 연구와 전시를 아우르는 전문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아리랑의 세계성은 이미 19세기 말부터 확인된다. 1896년 7월 24일, 미국 인류학자 앨리스 C. 플레처가 워싱턴 D.C.에서 조선 유학생들의 노래를 채록하며 '아리랑'을 원통형 음반으로 기록했다. 이 음원에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이어지는 후렴 구조가 담겨 있어 당시 이미 노래 형식이 확립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해당 음반은 현재 미국 의회도서관에 소장돼 있으며, 박물관은 이를 디지털 자료로 전시·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이번 BTS 신곡 발표를 전통의 재현이 아닌 문화 확장의 계기로 보고 있다. 최종수 이사장은 “아리랑은 희로애락이라는 인간 보편의 감정을 담고 있어 국경과 언어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라며 “BTS 음악을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면서 세계 대중과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과 아리랑박물관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관련 콘텐츠 확장에도 나선다. 박물관은 '최초 음원 아리랑' 전시를 강화하고, 디지털 아카이브 및 체험형 콘텐츠 확대,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상설전시실에서는 유성기와 초기 음반 자료를 중심으로 아리랑의 역사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조명하는 전시가 강화될 예정이다. 최종수 이사장은 “아리랑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문화"라며 “이번 BTS 공연을 계기로 아리랑이 세계인이 함께 부르는 노래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안성시, ‘월간 안성문화장x농업인 직거래 장터’ 성료

안성=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안성시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스타필드 안성 북측 야외광장에서 처음 선보인 '월간 안성문화장 x 농업인 직거래 장터'는 김보라 시장을 비롯해 시민과 방문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약 1만 5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3일 시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조선 3대 장터로 알려진 안성 장터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안성시만의 공예문화를 접목해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햇살과 꽃샘추위가 공존하는 봄날 주말, 첫 회부터 공예품 판매, 다양한 체험 부스, 농업인 직거래 장터가 함께 운영되며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지난 21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공연은 관내·외 방문객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민들은 전통 풍물의 흥겨운 가락 속에서 특별한 문화 경험을 누릴 수 있었다. 이날 김보라 안성시장은 행사장을 찾아 시민들과 소통했다. 행사 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 '월간 안성문화장 x 농업인 직거래 장터'에서는 신선한 지역 농산물과 다양한 공예품을 직접 구매하고 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채롭게 체험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도시 안성의 매력을 널리 알렸으며 오는 10월까지 매달 이어질 '월간 안성문화장 x 농업인 직거래 장터'가 지역 대표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시는 이날부터 서운면 신능길에서 지역먹거리의 기획생산· 물류·유통 및 정책 기능을 통합 수행하는 '먹거리희망공급소'를 열고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 이번에 운영을 시작하는 '먹거리희망공급소'는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로컬푸드 전문 유통시설이며 시는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300농가 이상의 참여 농가를 조직화했고 특히 중소농 · 고령농 · 여성농 등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농산물을 우선 취급하여 농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돕는다. 시는 기존에 호응이 높았던 경로당 꾸러미 사업을 더욱 내실화하는 한편 관내 고등학교에 신선하고 안전한 급식농산물을 공급하여 지역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질 계획이다. 또한 안성 농산물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광명시 등 인근 지자체와의 도농상생 협력을 강화해 관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특히 향후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준공에 맞춰 대규모 기업 급식에 안성 농산물을 공급하는 윈-윈(win-win)전략을 실행,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고품질의 로컬푸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연면적 2413㎡ 규모의 2층 건물로 조성된 '먹거리희망공급소'는 현대적인 저온 먹거리종합유통시설이다. 이곳에서 엄격한 선별과 포장 과정을 거친 농산물은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품질 안성 농산물로 가치를 높이게 된다. 시 관계자는 “먹거리희망공급소는 어르신들의 식탁부터 아이들의 학교급식, 그리고 미래 첨단 산업 현장까지 안성의 먹거리를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며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내실을 기하여 농가의 소득 안정과 시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패트롤] 고양시의회-안양시의회-포천시의회-하남시의회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송규근 고양특례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교육청 교육협력사업 재원분담 불공정 구조 개선 및 책임행정 이행 촉구 결의안'이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안 가결됐다. 이번 결의안은 교육협력사업 재정구조 불합리성을 바로잡고, 민선 교육감 체제 아래에서 교육행정 책임성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방의회 공식 의사 표명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3조-제19조-제20조는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 권한이 시-도교육청과 교육감에게 있음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1조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지원을 '임의적 보조'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도교육청은 학교환경 개선, 통학버스 운영, 생존수영 교육 등 다수 교육협력사업에서 5대5 또는 6대4의 고정 분담비율을 사실상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사업 내용과 분담 비율은 사전 협의 없이 내부적으로 결정된 뒤 설명회 형식으로 기초지자체에 전달되는 관행이 반복됐다. 특히 재정 여건 격차는 이런 구조 불합리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2023년 결산 기준 경기도교육청 재정자주도는 약 79%인 반면 고양시는 약 52%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도 동일한 분담 비율이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덕양구 동부권(삼송-창릉-화전 등)의 경우 일부 학생 통학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교육서비스 제공 주체와 재정 책임 주체 간 불일치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고양시의회가 이번 결의안을 통해 경기도교육청에 공식 촉구한 사항은 △교육협력사업에서 경기도교육청 분담 비율 60~70%로 상향 조정 △분담 비율 산정 기준에 객관적 재정지표 반영하는 차등적용체계 전환 △교육협력사업 내용-규모-분담비율 사전에 논의하는 실무협의체 제도화 △사전협의–공동기획–합의–결정 행정 절차를 확립 △경기도교육청 재정-정책 책임 부담하는 책임행정 확립 △고양시 관내 고교 설립 확대, 학군 배정 조정, 통학권 개선 등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일차적 책임 주체로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 등 6가지로 집약된다. 송규근 의원은 23일 “교육에 관한 사무의 법적 집행 주체는 시-도교육청과 교육감이다. 법령이 부여한 권한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며, 그 책임은 재정에서도, 정책에서도, 지역교육 현안 해결에도 예외 없이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양시의회는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결의안 촉구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의정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안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김도현 안양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양시 인공지능(AI) 기본 조례'가 제30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안양시는 'AI 스마트도시'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해당 조례는 AI를 활용한 행정혁신 및 스마트도시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안양시의 인공지능정책 추진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 주요 내용으로 AI 기본계획 수립, AI 영향평가, 행정 및 공공서비스 활용, 전문 및 실무인력 양성, 자문단 구성 등이 담겼다. 김도현 의원은 “안양시는 2023년 11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UN-ITU)에서 전국 최초 스마트도시 국제표준 인증을 취득하고, 지난 13일부터 운전자가 없는 레벨4 자율주행 버스를 실증 운용할 정도로 4차 산업 중심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다"며 “제2기(2025~2029) 안양시 4차 산업혁명 촉진 종합계획에도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도시'를 도시 비전으로 삼고 있지만, 그간 정책적 의지를 뒷받침할 제도 마련에는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6월 기본 조례를 제정하려 했으나 인공지능 전담 부서가 부재하다는 이유로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해 제정하는데 그쳤다"며 “이번 기본 조례 제정을 계기로 안양시 도시 비전을 재정립하고, 인공지능 스마트도시로 도약하는데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양시는 올해 새롭게 개편된 AI전략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안양시는 인공지능산업 조례를 근거로 올해 'AI-디지털 기업 육성 지원 사업'에 2억7000만원을 편성한 바 있다. 현재 포천세무서는 임대 청사에서 운영되고 있다. 협소한 주차 공간과 부족한 시설, 대중교통 접근성 한계로 인해 시민의 이용 불편은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특히 포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관할하는 세무서의 특성상 이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시민의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 이용권을 저해하는 일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천시는 지난 2023년, 포천시가 보유하고 있던 청소년 체육시설 부지를 포천세무서 신축 부지로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공유재산 매각에 대한 부담과 일부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 특히 이 과정은 단순한 토지 처분이 아니라, 시민의 세무 행정 접근성을 개선하고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였다.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포천시는 기존 시설 이전에 따른 추가 비용을 감수하며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청소년 체육시설 이전 역시 이러한 결정의 연장선에 있다. 기존 시설은 소흘읍 태봉공원 일원으로 이전되며, 단순한 이전이 아닌 복합 체육-문화 공간으로 확대 조성되고 있다. 일부 시설은 이미 준공돼 시범운영에 들어갔으며, 향후 단계적으로 완공돼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인프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오히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정의 결과이다. 이처럼 포천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약속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포천세무서 청사 신축의 조속한 추진이다. 토지는 이미 확보됐고, 기반 여건도 마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사 신축이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 불편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사업 추진이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14만 포천시민과 8천여 기업이 보다 편리한 환경에서 세무행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포천시가 선제적으로 역할을 수행한 만큼, 이제는 중앙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결단과 실행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 역시 중앙부처와 협력을 통해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본 의원 또한 향후 국세청장과 면담 등을 통해 포천세무서 신축 필요성과 시급성을 직접 전달하고, 조속한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 포천세무서 신축은 단순한 행정시설 확충이 아니다. 시민 권리를 보장하고 지역경제 기반을 강화하는 일이다. 이제는 더 이상 논의가 아니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종훈 포천시의회 의장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정병용 하남시의회 의원은 '하남시 피클볼 활성화와 시민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지난 19일 시의회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김용만 국회의원 주관 '찾아가는 미사역 호반써밋아파트 민원의날'에서 접수된 주민 건의를 바탕으로 생활 속 불편을 신속히 해소하고자 마련됐다. 정병용 의원은 간담회에 앞서 하남시청 체육진흥과-하남시체육회 관계자들과 함께 최근 뉴스포츠로 주목받는 피클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유휴공간을 활용한 코트 설치와 하남시체육회 인정단체 가입 요건 등에 대해 실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선 피클볼 동호인과 함께 생활체육으로서 확산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피클볼(Pickleball)은 배드민턴 코트 크기 공간에서 패들 라켓으로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공을 주고받는 스포츠로, 테니스-배드민턴-탁구 요소가 결합된 종목이다. 공공체육시설을 활용한 생활체육으로 확산 가능성이 높은 뉴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최근 경기도체육회가 제17차 이사회에서 피클볼을 인정단체로 승인한 사실이 공유되며 향후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관내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남시 피클볼 동호인들은 간담회에서 “그동안 하남시에 전용 코트가 없어 서울 강동, 구리, 남양주 등 인근 지역을 오가며 운동해 왔다"며 “학교와 공원 등 유휴공간을 활용한 코트 설치와 공공체육시설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선 피클볼을 통해 아이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건강한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다"며 “하남시도 시민건강 증진을 위해 공공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병용 의원은 이에 대해 “피클볼은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신체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높다"며 “하남시민의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피클볼의 공공체육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고, 하남시민 건강 증진과 지역사회 소통 확대를 위한 정책 논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매파 변수까지 덮쳤다”...1510원 뚫은 환율, 금융시장 리스크↑

중동 정세 악화가 촉발한 외환시장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10원을 넘어선 가운데 주식, 채권 시장까지 동반 급등락하며 리스크 확산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통화 긴축 전망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한층 확대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510원을 돌파한 뒤 상승폭을 키워 한때 1512원대까지 올랐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주 후반부터 1500원대에 안착한 환율이 추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환율 급등은 수급보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이 커지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고, 이는 국제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로 직결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다시 100선 턱밑까지 올라서며 외환시장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양측의 강경 발언은 시장 불안을 더욱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48시간 내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주요 발전소를 포함한 핵심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에 대해 이란 군부는 미국의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해협을 전면 봉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충돌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르게 '리스크 회피' 모드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충격은 외환시장에 그치지 않았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본격화되며 급격히 무너졌다. 코스피는 장중 5% 넘게 급락하며 5400선까지 밀렸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았다. 외국인이 1조원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이 이를 받아내는 전형적인 위기 장세 구도가 재연됐다. 코스닥 역시 동반 하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이 뚜렷해졌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상승하며 3년물과 10년물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통상 위기 국면에서 나타나는 금리 하락과는 다른 흐름으로, 물가와 정책 변수에 대한 경계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빠르게 부각되면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긴축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보고서를 통해 “이르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신 후보자가 물가와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두는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확산과 과잉 유동성이 확인될 경우 통화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보다 매파적으로 기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씨티는 이러한 인사 변화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동발 충격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추진되고 있으며, 규모는 약 25조원 수준이 거론된다. 다만 외환, 금리, 증시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재정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정학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 강세와 자금 이탈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 금리 인상 변수까지 겹치며 금융시장의 불안은 단기 충격을 넘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란 “호르무즈 해협은 영해, 통행세 내라”…미국 “항행은 자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이 3주를 넘긴 가운데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문제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이같은 최후통첩이 이란을 더욱 자극해 향후 전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은 여전히 세계 경제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고 있다. 당장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제해사기구(IMO) 이란 대표인 알리 무사비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적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하고 모든 선박에 개방돼 있다"면서 “이란 정부와의 보안·안전 조율을 거치면 통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러한 행보가 '사실상의 봉쇄(De facto closure)' 상황을 이어가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또 통행료(통행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의 전쟁이 마무리돼도 통행료를 계속 부과한다면 자칫 국제 유가를 세 자릿수(달러화 기준)로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의 전 부통령 모하마드 모크베르는 최근 “전쟁이 끝난 뒤 이란이 강력한 지위를 갖는 '새로운 체제'를 호르무즈 해협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혀 통행세 징수 등이 공식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사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은 과거부터 논쟁을 벌여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 해협이 아닌 자국 영해로 간주해 이 '무해 통항' 체제를 적용하려 하는 반면, 미국은 더 넓은 자유가 보장되는 '통과 통항' 체제를 주장하며 대립해왔다. 이 논쟁은 유엔 해양법협약(UNCLOS) 등과도 연결된다. 지난 2020년 아산정책연구원 이기범 연구위원이 이 문제를 짚었고, 최근 독립연구자인 미리 샤하브(Myra Shahab)도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이란의 '통행료' 주장, 법적 근거는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UNCLOS에 대한 독자적 해석이다. 이란은 비당사국에게는 '통과 통항권(transit passage)'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조약법 원칙을 근거로 삼아 통행료 징수와 같은 실력 행사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란은 협약의 모든 권리와 의무가 하나로 묶인 '패키지 딜(package deal)'임을 강조한다. 즉, 협약의 혜택인 '통과 통항권(국제 해협을 방해받지 않고 통과할 권리)'은 협약을 비준한 국가들 사이에서만 유효하고, 특히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비당사국인 미국 등은 이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이란은 1982년 UNCLOS 협약에 서명은 했으나 비준은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면서 이란은 국제법상 '지속적 반대자(persistent objector)' 지위를 가졌음을 내세운다. 특정 국제 관습법이 형성될 때부터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국가는 해당 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오래 전부터 '통과 통항권'에 반대했다는 주장이다. 이란은 1993년에 제정한 국내법(해양 영역법)에 바탕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자국의 영해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안국의 안전을 해치지 않을 때만 허용되는 '무해 통항(innocent passage)' 체제를 적용하겠다고 주장한다. 무해 통행 체제는 외국 선박이 연안국의 평화, 질서, 및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영해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란은 군함과 잠수함, 원자력 추진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사전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잠수함의 경우는 수면 위로 부상한 상태로 국기를 게양하고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단독 영해로 주장하기보다는, 해협의 상당 부분(특히 항로가 포함된 구역)이 자국과 오만의 영해 내에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적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법상 연안국은 해안선으로부터 최대 12해리(약 22㎞)까지 영해를 설정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약 33㎞(21마일)에 불과해, 해협 전체와 그 안의 주요 항로가 물리적으로 이란과 오만의 영해 내에 완전히 포함된다. 이란은 해협 전체가 이란만의 것이라고 주장하기보다는 해협 내의 항로가 자국 영해를 지나므로 관습법상 '무해 통항'의 원칙에 따라 이란이 통제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항행의 자유' vs '연안국 주권'... 팽팽한 대립 미국은 이란의 주장을 '과도한 해양 주장'으로 규정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FONOPs)'을 통해 맞서고 있다. 미국은 통과 통항권이 이미 보편적인 관습 국제법으로 굳어졌으므로 UNCLOS 비당사국이라도 이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UNCLOS의 통과 통항에 관한 규정은 협약 제정 이전부터 존재했거나 제정 이후 관습 국제법으로 굳어졌다고 미국은 주장한다. 즉,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전 세계적인 국가 관행과 법적 확신(opinio juris)에 의해 확립된 보편적인 법규이므로 모든 국가에 적용된다는 논리다. 미국은 협약의 모든 내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특정 조항(예: 심해저 자원 개발 관련 규정)만을 이유로 비준을 하지 않았을 뿐, 항행의 자유와 관련된 조항들은 이미 확립된 국제법적 원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또 다른 연안국인 오만은 1989년 UNCLOS를 비준했지만, 이란과 마찬가지로 영해 내 군함 통항 시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안보 주권을 강조하고 있다. 유조선 등이 오만 쪽 영해를 이용하려 해도 해협 자체가 너무 좁아 이란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인 차단보다는 이란의 미사일 위협, 기뢰 매설 가능성, 드론 공격 등으로 인한 '사실상의 봉쇄(De facto closed)' 상태에 가깝다. 이란은 고속정이나 잠수함 등을 이용해 해협 전체에 걸쳐 공격을 가할 능력이 있으므로, 단순히 오만 쪽 영해로 치우쳐 항해한다고 해서 공격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영국 퇴역 해군 사령관 톰 샤프는 “해협 통제는 언제나 이란의 '트럼프에 맞설 카드'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 원유의 최대 구매자인 중국이 큰 피해를 보게 되므로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70년대 쇼크의 3배"…암울한 전망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 차단은 아니더라도 공포와 비용 상승으로 인해 통과 선박이 전쟁 전보다 95% 급감한 상태다. 에너지 연구소 'MST 마키'의 수석 애널리스트 사울 카보닉은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1970년대 아랍 석유 금수 조치보다 3배나 더 심각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고, 유가는 세 자릿수(100달러 이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해운업계에는 이미 실질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슈퍼탱커 운임이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뛰어 4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보험료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최근 “한 유조선 운영 업체가 안전 통과를 조건으로 이란 측에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항행의 자유가 '공짜'였던 시대가 저물고, 각국이 직접 군함을 보내거나 통행료를 내야 하는 해양 질서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10대 제약사,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도 R&D 투자 ‘뚝심’

국내 매출 상위 10대 제약기업들이 지난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도 매출의 평균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HK이노엔·보령·동국제약·JW중외제약·동아에스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평균 7.9%로, 전년 6.8% 대비 1.1%포인트(p) 증가했다. 종근당과 보령을 제외한 8개 기업이 전년 대비 수익성을 개선하며 전반적으로 내실을 강화했다. 그러나 대웅제약(12.5%), 한미약품(16.6%), HK이노엔(10.4%), 동국제약(10.4%), JW중외제약(12.2%) 등 5개 제약사를 제외하면 상위 제약사들은 지난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종근당 등 매출 상위 3대 제약사 영업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각각 4.8%·3.5%·4.8%를 기록,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음에도 각각 영업이익률은 5%를 밑돌았다.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 따라 10대 제약사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1조4523억원을 기록해 전년 1조4218억원 대비 2.2% 증액됐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평균 10.7%로 전년 대비 0.8%p 줄었으나,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연매출의 10분의 1 가량을 R&D에 투자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R&D 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매출 1위(2조1866억원)인 유한양행으로, 같은 해 영업이익(1044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총 2424억을 R&D에 투자했다. 해당년도 매출액의 11.1%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만 전년(2688억원)과 비교하면 R&D 투자액은 약 9.8% 줄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R&D 투자에 전년 대비 9.2% 증가한 2290억원을 투자해 투자액 기준 2위에 올랐고, 대웅제약은 6.4% 감소한 2177억원을 R&D에 투입해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종근당이 1858억원, GC녹십자가 1719억원 규모 R&D 투자를 단행해 각각 4·5위에 올랐다. 연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웅제약이 15.8%로 10대 제약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약품이 14.8%, 동아에스티 14.5%(1175억원), JW중외제약 14.1%(1079억원), 유한양행 11.1%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1~5위 기업 중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아 약가 우대와 세제 혜택 등 지원을 받는 '혁신형 제약기업'은 대웅제약,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 4곳이다. JW중외제약은 혁신형 제약기업 미인증 기업으로 세제 혜택 등을 받지 못함에도 매출 대비 14%대의 R&D 비용을 지출해 신약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혁신형 제약기업인 동아에스티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088억원과 영업이익 6억원으로 1%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에도 매출의 14%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혁신 의지를 과시했다. 종근당과 보령은 지난해 영업이익 위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R&D 투자를 확대했다. 종근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924억원·806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6.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0%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5%p 감소(6.3%→4.8%)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그럼에도 종근당은 지난해 R&D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18.4% 늘려 총 1858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이에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지난해 11.0%로 1.1%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6.4%로 전년 대비 0.5% 수익성이 감소한 보령 역시 R&D 투자는 26.4%(515억원→651억원) 늘렸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5.1%에서 6.3%로 1.2%p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약가인하 공론화 과정에서 정부는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나서지 않고 안주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으나, 이와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저조한 영업이익률에도 10%대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업계의 R&D 재투자를 장려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분기 전기요금 동결…에너지 위기에 가격신호 왜곡 논란

2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중동발(發) 에너지 수급 위기임에도 요금이 동결되면서 소비 절약 유인이 소멸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23일 2분기(4~6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모든 항목에서 변동이 없다. 가정용 전기 요금은 12분기 연속, 산업용은 6분기 연속 동결된다.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단가' 제도가 작동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제도의 취지가 또 한 번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가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압력이 반영되는 구간이지만 국내 전력도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진 상당기간 시차가 존재해 당장 2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제도와 정책 변수에 가로막혀 가격 신호가 지속적으로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연료비 조정단가는 이전 3개월간 유연탄, LNG 등 연료 가격 변동분과 최근 1년간 변동분의 차이를 반영해 ±5원 범위 내에서 조정한다. 즉 2분기 요금 기준은 지난해 12월~올해 2월 평균 가격이 반영된다. 한전에 따르면 전쟁이 2월말에 발생해 이번에는 오히려 kWh당 11원 정도의 인하요인이 발생했지만 한전의 재무구조를 고려해 지난 분기와 같이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현재 중동 전쟁으로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전쟁 전 MMBtu당 10달러 초반대에서 20일에는 21달러로 올랐고, 같은 기간 국제유가도 배럴당 60달러대에서 110달러로 올랐다. 이 상승분은 2분기가 아닌 다음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때 반영될 예정이다. 전쟁이 2월 말 발생했으니 상승분이 평소보다 더 많아야 하지만 3분기에도 상한선인 '+5원'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요금에 반영해 소비 절약을 유도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요금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도입됐다. 그러나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정치·물가 요인에 가로막혀 '제때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2023년에는 요금 인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며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키웠고, 이후 가격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요금 조정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 2분기 역시 유사한 흐름이다. 연료비 변동 요인을 반영하기보다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물가 안정 필요성이 우선 고려되면서, 제도는 다시 한 번 '정책적 판단'에 종속됐다. 한전은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과 재무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5원 유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연동제가 아니라 '정부 결정 요금'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반복될수록 전력시장 전반의 가격 신호가 왜곡된다고 지적한다. 연료비 상승이 요금에 반영되지 않으면 전력 소비 절감 유인이 약해지고, 반대로 하락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소비자 신뢰도 역시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LNG·석탄 등 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전력 시스템에서 가격 신호 왜곡은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연성 전원이나 발전원별 경제성 판단이 실제 시장 상황과 괴리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연료비 조정단가는 도입 취지와 달리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국제정세가 안정적일 때도, 중동발 리스크 등으로 불안할 때도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존재 이유 자체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지금 구조에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적 요금 결정 시스템"이라며 “요금 현실화와 제도 정상화 없이는 한전 재무 문제도, 전력시장 왜곡도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BTS, 그리고 K방산

말은 마음의 거울이자,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창이다. 공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의 언어는 개인 차원을 넘어 그 조직과 국가의 격조를 결정짓는다. 최근 전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새로울 게 없긴 하여도, 그 일관성에 재삼 놀라고 또 '경탄'하게 된다. CNN의 에런 블레이크 기자가 지적했듯,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가 금도를 넘은 지 오래다. 그는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의 사망 소식에 “죽어서 기쁘다"고 환호하는가 하면,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고인이 된 정적들을 향해 저급하고 몰지각한 비난을 쏟아냈다. 블레이크 기자는 “수년간 이어온 저급한 발언들의 정점"이며 “이제는 단순히 막말하는 수준을 넘어 죽음을 노골적으로 축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더 큰 비극은 트럼프의 천박한 언어가 실제 행동과 일치를 이룬다는 점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권력자의 언어가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이어진 사악한 언행일치의 심각한 사례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5년 3월 4일, 남북전쟁 막바지에 행한 제2차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를 향한 자애로운 마음으로(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이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트럼프는 모두에게 악의를, 자신에게만 자애로운 언어를 구사하는 듯하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방산 수출 현장은 다른 의미에서 언어의 품격이 시험대에 오르는 곳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유 공급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원유 수급과 방산을 계속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성과를 과시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바람직한 태도다. 중동의 비극적인 전쟁 상황 속에서 우리 무기의 경이적인 요격률과 방산 대박을 찬양하는 보도가 자칫 초상집 옆에서 잔치를 벌이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한겨레신문의 관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한겨레가 사실 확인의 어려움과 인도주의 관점을 들어 보도를 절제한 것은 언론의 기능과 품격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확인되지 않은 승전보를 옮기기보다, 왜 우리가 이 시점에서 침묵하거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은 보도가 될 수 있다. 보도하지 않은 이유를 보도하는 제3의 길이 언론에게 적절한 타협안이 된다. 대중문화 예술인으로서 BTS가 21일 공연에서 보여준 태도 또한 긍정적이다. 그들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그들의 아미뿐 아니라, 슈가와 지민 등이 직접 언급했듯 공연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거듭 사의를 표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감사의 언어는 공동체에 대한 존중이자 품격의 발로다. 만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어진다. 트럼프가 천박한 말과 사악한 행동의 일치를 보여주었다면, 반대로 품격 있는 언어에도 상응하는 행동이 따라붙는다면 더 아름다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따뜻한 감사의 말을 넘어, 광화문이라는 공공의 장을 활용한 BTS가 공공의 가치를 위해 뭔가 실제적인 행동까지 보인다면 무대의 상업적 품격이 무대 밖에서 인격적이고 실천적인 품격으로 완성된다. 품격 있는 언어는 단순히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할 줄 알고, 자신의 성과 앞에서 겸손하며, 보이지 않는 곳의 헌신을 기억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사회의 지도층이 내뱉는 말은 신중해야 한다. 그만큼 의무가 따르지 않지만 스타들의 말에도 품격이 서리면 좋다. 내뱉는 말의 격이 곧 삶의 격이 되고, 그 격조가 다시 행동으로 순환하는 사람을 뉴스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bienns@ekn.co.kr

[EE칼럼] 재생에너지는 산업 연료이고 안보 자산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반감을 자주 드러냈다. 법원의 저지를 받기는 했지만, 수억 달러에 달하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무산시키려 했고, 육상풍력 발전 사업도 막으려 했다. 다른 국가들에게 화석연료로 회귀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영국을 향해서는 “나라 곳곳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경관을 해치는 흉물, 매우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비난했고, 세기의 사기극이라고까지 불렀다. 그는 화석연료를 우선시 하며 태양광 프로젝트 수백 건의 최종 승인을 막았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변하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큰 폭의 전력수요 증가를 겪고 있다. 기술 기업들은 전력 부족으로 인해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여기서 재생에너지의 실용적 가치가 부각되었다. 화석연료나 원자력 발전소는 건설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구글은 미시간주 남동부에 계획된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20년간 2.7GW 규모의 태양광,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 번째 계기는 지정학적 위기와 에너지 안보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이를 부각시켰다. 에너지를 외부의 장거리 운송이나 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반면 태양과 바람은 특정 국가가 독점할 수 없으며, 운송로 봉쇄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이번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그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기반인 MAGA 진영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 보좌관인 스티븐 밀러의 아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추종자인 케이티 밀러는 최근 “태양에너지는 미래의 에너지이다.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토니 파브리치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등 트럼프의 주요 측근들도 전력수요 급증과 에너지 가격 부담이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름에 따라 태양광발전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어조조차 바뀌었다. 그는 미국의 에너지 비용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태양광 발전이 해결책의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징후는 그동안 중지시켰던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의 허가 절차를 재개한데서 나타났다. 태양광발전을 전력망에 기생하는 존재라고 비판했던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역시 어조를 바꿨다. 그는 태양광 발전이 전력망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상업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의 변화는 통계로 증명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2026년 미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86GW의 발전 설비를 새로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2025년의 53GW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주목할 점은 그 구성이다. 신규 설비의 절반 이상(43.4GW)이 태양광이며, 배터리 저장장치(24.3GW), 풍력(11.8GW)이 그 뒤를 잇는다. 천연가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약 6.3GW이다. 재생에너지가 미 전력망 확충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탄소중립의 수단이라는 명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시대에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재로 재정의되고 있다. AI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산업 연료이자,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안보 자산인 것이다.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속도와 자립에 있다. 우리처럼 화석연료 매장량이 부족한 국가들에게 있어 태양광과 풍력이 이를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조차 실용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이미 수립된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할 때, 비로소 AI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 자립이라는 국가적 숙제 해결을 위해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 ekn@ekn.co.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