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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정부의 메시지가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고금리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증가 등을 거론하며,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금리와 가계부채가 주택시장에 미칠 충격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판단이다. 정책은 막연한 전망이 아니라 지금 시장에서 확인되는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현재 주택시장에서는 규제강화가 수요의 방향을 바꾸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과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고가주택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자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강남·서초의 거래가 둔화하는 사이 성북·중랑 등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에서는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제가 주택 수요의 편중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물론 추가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은 분명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까지 올린 상황에서 대출을 많이 보유한 가계일수록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이 장기화하면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경매와 급매물도 증가할 수 있다. 특히 담보가치 변동에 민감한 다세대 주택은 금리 부담이 커질수록 대출 부실 위험도 빠르게 높아진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대목 역시 주택가격 전망과는 별개로 금융안정 차원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 리스크를 주택시장 전체의 방향과 어떻게 연결해서 볼 것인가다. 금리 상승으로 일부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주택가격의 급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주택가격은 공급 여건과 소득, 집값에 대한 기대, 인구와 일자리의 이동, 전월세 가격, 대출 규제의 강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금리가 올라도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매수세가 버틸 수 있고, 반대로 금리가 낮더라도 경기와 고용이 급격히 악화되면 거래가 얼어붙을 수 있다. 금리의 수준과 주택가격 사이에는 여러 변수가 놓여 있다는 의미다. 공공의 주택 매입 확대가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저가 주택을 확보해 공공임대로 활용한다면 주거 안전망을 확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이 정책을 실제로 작동시킬 구체적인 기준이다. 어떤 주택을, 어느 가격에, 얼마나 매입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정부가 시장의 가격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매입하면 재정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잡으면 정작 필요한 시점에 매입할 주택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만큼, 어떤 가격에 어디까지 사들일지부터 명확히 정해둬야 한다. 이런 원칙은 주택 매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세금과 대출 규제 역시 예측 가능한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 집값이 오를 때마다 규제를 강화하고 시장이 위축되면 다시 완화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의 정책보다 다음 조치를 먼저 계산하기 마련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쌓이면 정책의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는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이 늘 존재한다. 시장의 방향을 바꾸려는 정책은 그만큼의 반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흐름을 대신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정부를 믿고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정책의 힘은 경고의 강도에 있지 않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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