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주 자본시장부장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한국을 흔들고 있다. 규모와 경위는 조사 중이다. 국회는 한 발 빠르게 반응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렀다.
김 의장은 불참했다. 사유는 '해외 사업 일정'이다. 예상된 수순이다. 역대 국회에서 재벌 총수들은 늘 그래왔다. 숱하게 해외 일정을 핑계로 여의도를 피했다. 그때마다 의원들은 호통을 쳤다. 그러나 결국 늘 그렇듯 유야무야 넘어갔다. 관행이고 '약속대련'이다.
이번은 다르다. 공세 수위의 결이 다르다. 국회는 동행명령장 발부까지 거론하며 압박한다. 단순한 압박을 넘어선다. 쿠팡을 본보기 삼아 기업 규제 프레임을 다시 짜려는 기류마저 보인다.
강공의 배경에 '정경유착'이 있다. 실각한 과거 정부와 쿠팡 리더십간의 관계가 주안점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왜 이렇게 쿠팡이 오만방자한가 했더니 강한승 전 (쿠팡)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이고 한덕수 전 총리를 미국 대사관에서 모셨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와 민주당계 인사도 쿠팡에서 대관(CR)을 담당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쿠팡 자체에 대한 조사를 넘어 여야가 서로 정경유착에서 발뺌하려는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회는 이 틈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서두른다. 개인정보 유출은 치명적이다. 여기에 최고경영자의 소환 불응마저 겹쳤다. “글로벌 기업이라며 한국 국회를 무시한다"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이미 쿠팡은 서여의도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국민 정서법이 근거다.
정치적 갈등 속에 낀 쿠팡에 대한 강공은 공정한가. 다른 기업에게 국회는 어떠했나. 시중은행에서 수백억 원대 횡령 사고가 났다. 메신저 기업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연이어 사망했다. 그때마다 CEO가 소환장을 받았다.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기업의 존폐를 흔들거나 특정 정치 세력의 타깃이 되어 집중포화를 맞지는 않았다. 출석하고, 질타를 받고, 사과로 마무리했다. 두 어달 지나면 여론은 잦아들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명백한 과실이다. 현행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면 된다. 과징금을 물리고, 보안 시스템을 감시하면 된다. 그러나 현 상황은 법적 처벌 수준을 넘어선다. 여야 정계인사가 연루되면서 국회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리더십을 정치적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
해외 출장을 이유로 한 불출석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다른 기업 총수들이 같은 이유로 빠져나갈 때 적용했던 '유연함'이 김범석 의장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중잣대다.
이중잣대를 들이댄 이유는 전 정권 인사 영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대관 전략 차원에 불과하다. 이를 근거삼아 기업 활동 방식을 지적하는 것은 주객전도다.
공정은 형평성에서 온다. 잘못한 만큼 벌을 주는 것이 정의다. 미운털이 박혔다고 더 때리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지금 국회와 여론의 매질이 쿠팡의 과실에 대한 징계에 그칠 거라고 보이지 않는다. 마치 정치적 희생양을 찾는 '정치적 연대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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