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개편안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표 나흘 만에 사실상 수정 수순에 들어갔다. 당정협의를 거쳐 마련했다던 정부안이 발표 직후부터 손질 대상이 되면서 사전 조율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국은 축소했던 일반 ISA의 한도 이월·만기 연장 혜택을 기존대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신설한 '생산적 금융 ISA'도 만기·이월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으며, 최종안은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인 이달 말께 확정될 전망이다. 당초 정부안은 3년 의무가입 후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 가능했던 ISA를 최장 5년으로 제한하고 납입 한도 이월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5년마다 계좌를 강제 정산하게 되면서 장기 투자의 복리 효과가 끊긴다는 점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한도 없는 전액 비과세를 내건 생산적 금융 ISA 역시 20·30세대가 선호하는 해외지수 ETF를 담을 수 없게 설계돼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반발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발표 나흘 만인 지난 8일 재검토를 지시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앞서 9일 “기존 ISA는 건드릴 필요 없다"며 “이미 재경부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안 발표 전부터 당 차원의 수정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여당이 발표 직후부터 수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정부안 확정 전에 반발 요인을 걸러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당내에서는 국회 심사 과정의 일환이라는 해명이 나오지만, 나흘 만의 대통령 지시와 일주일 내 원상복구 검토는 통상적 절차와는 무게가 다르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안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번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고 대통령도 재검토를 지시한 만큼 당정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졸속 번복'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정책 일관성을 지켜 정부 신뢰를 제고하고, 발표 전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ISA는 지난 6월 말 기준 가입자 970만여명, 가입금액 약 73조원에 이르는 대중적 상품이다. 다만 혜택 확대가 무조건 바람직한지는 별개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ISA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이 약 710만원으로 연 납입한도 200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혜택을 더 늘리면 여윳돈이 많은 고소득층에 이득이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구체적 논의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입법예고(~20일)를 거쳐 9월 1일 국무회의, 9월 3일 국회 제출 수순을 밟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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