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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업체에 과도한 유보금 설정 관행 ‘부당특약’ 해당

하도급 거래에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과도한 유보금을 설정하는 관행이 부당특약에 해당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부당특약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9일부터 3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에서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의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내용의 부당특약 설정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부당특약 고시는 하도급법에서의 위임에 따라 거래 시 설정이 금지되는 부당특약의 유형을 정하는 고시다. 이번 개정안에서 지급유예 약정 등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약정을 부당특약의 세부 유형으로 규정했다. 그간 건설업계에는 원사업자가 하자이행보증 등을 이유로 대금의 일부를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유보하는 '유보금' 설정 관행이 존재했다. 이는 거래상 열위에 있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 단계에서 거래상 우위에 있는 원사업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롯될 수 있었다. 합리적 이유나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유보금 약정은 수급사업자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며 연쇄적으로 수급사업자가 자재·장비업자와 현장노동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건설사 폐업을 가속화 할 여지가 있어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 유보금 약정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에 해당될 수 있으나 관련 조항은 일반적인 규정만 존재해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에는 그간 공정위에서 집행해 온 유보금 관련 부당특약 설정 심결례 및 관련 판례 등을 토대로 부당특약에 해당하나 기존 유형에 포함되지 않았던 약정인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약정'을 포함하도록 했다. 다만,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고 그 범위 및 기간 등이 적정한 경우에는 지급유예약정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구체적인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부당특약에 해당할 수 있는 유형이나 위법성 판단기준을 명시하는 심사지침 개정도 함께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규개위 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하도급법에서 보호하는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여 수급사업자의 피해를 예방함과 동시에 원·수급사업자 간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국토부, 로컬라이저 둔덕 지적에 미흡하지만 규정 준수 설치

국토교통부가 7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항행계기시설·LLZ)의 둔덕에 대한 지적에 대해 미흡하지만 규정을 준수해 설치했다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관련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발표했다가 다음날 “규정을 다시 확인하겠다"고 물러선 바 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위해 활주로와 기체의 방향각 측정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로 활주로 끝단 선상에 설치돼 있었다. 로컬라이저에 관련된 쟁점사항은 크게 3가지로 꼽힌다. 둔덕의 위치, 재질과 형상, 건설규정과 운영규정 간 상충되는 문제 등이다.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하고 있어 규정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제21조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하며 가능한 240m까지 확장을 권고하고 있다. 로컬라이저가 설치되는 지점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연장하도록 정하고 있다. 설치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까지 연장 해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ICAO 국제규정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항공청 규정에는 방위각 시설이 종단안전구역 '너머'에 위치해야 한다고 표현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종단안전구역 내에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고 로컬라이저 전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봤다. 국토부는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까지 199m로 의무사항인 90m 이상을 확보해 규정에 맞게 건설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가 성토된 둔덕 위 콘크리트 상판에 설치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토부는 국내·외 규정을 검토한 결과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하는 시설에 대한 재질과 형상에 대한 별도 규제는 없는 상태로 규정에 위배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규정의 위배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검토됐어야 했다는 점은 미흡했던 것으로 봤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는 종단안전구역 밖 시설에 대한 재질 제한이 없으나 공항안전운영기준에는 240m 이내 항행안전시설 설치시 종단안전구역과 관계없이 규격을 제한하고 있어 두 개의 규정간 상충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토부는 공항건설 단계에서 규정을 검토해 본 결과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 따라 의무사항인 90m 이상(199m)을 종단안전구역으로 확보해 적법하게 건설했다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착륙대로부터 240m 이내에 항행안전시설 설치 시 규격을 제한하고 있는 공항안전운영기준 제109조 규정 등은 지난 2010년부터 적용된 만큼 건설 당시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2010년 이후에 공항을 운영·관리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기준에 부합되도록 공항시설을 개선했어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신속히 검토해 향후 안전점검 및 대책수립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국제기준을 도입하면서 만든 건설기준과 운영기준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므로 향후 일관성 있게 정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김문수 “기소 안된 尹대통령 죄인 취급 너무해…민심 뒤집어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적 공세에 대해 “대통령은 기소도 안 됐는데 완전히 죄인 취급하는데 해도 너무하다"면서 “민심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7일 고용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체포영장 강제집행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현직 대통령인 만큼 기본적인 예우는 갖춰야 하는데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며 “일반인에 대해서도 그렇게는 안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2심까지 유죄 받은 국회의원들도 많고, 대한민국 헌법에도 법원 최종 판결 전에는 무죄 추정을 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왜(영장 발부 법원이) 서부지방법원이냐, 영장이 정당한 영장이냐 등 많은 문제제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국민들은 헌법상 권한들에 대해 상당히 보호받는데 일반인들과 비교해 더 가혹하고 심한 식의 영장을 대통령에게 발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대통령이 계엄 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이후 보도 등을 보면 탄핵이 너무 많이 되고, 선거 관련 밝힐 점이 있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들을 대통령이 답답해하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듯하다"며 “계엄령을 꼭 해야 하느냐, 이거는 별개지만, 대통령의 사정은 그런 것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상의도 없이 발표해 놀랐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문제는 합의는 못하더라도 (국무위원 간) 의사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며 “애초에 헌법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은 것이 야당이 반대했기 때문인데 이제 와 대행의 대행 보고 자꾸 하라고 하니 자칫하면 월권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계엄을 해서 탄핵했다 해도, 총리는 뭘 잘못했다고 탄핵했는지 모르겠다"며 “최 권한대행은 선출이 아니니 정당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본인이 대선 후보로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부 장관은 서열 16위이고 정치적인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언급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상당히 답답하고 목마르다는 것"이라며 “나 같은 사람은 고용노동부 일만 잘하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돼야 하는데 대선후보로 오르내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정부, 이달 중 ‘12·29 여객기 사고 피해자 지원단’ 신설

정부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대책과 관련 기존 통합지원센터를 계승한 '12·29 여객기 사고 피해자 지원단'(가칭)을 이달 중 신설하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피해자 지원책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중소기업 경영인과 소상공인 피해자 대상으로 기존 대출·보증의 상환을 유예하고 만기를 연장한다. 경영 안정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신규 자금도 저금리 지원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특별모금을 활용해 유가족분 긴급생계비도 오는 10일부터 지원한다. 유가족들과 사고 수습 참여자들의 심리회복 지원을 위해 '통합 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유가족 의사에 따라 거주지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최 권한대행은 “어제까지 모든 희생자분이 유가족에 인도되는 등 장례 절차가 점차 마무리되고 있다"며 “정부는 유가족들의 모든 어려움이 해소될 때까지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지원하고 살피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현장 수습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와 분석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사고 원인 조사는 독립성과 중립성을 바탕으로 법령과 국제 기준에 근거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崔 권한대행 “北미사일 발사 심각한 위협…도발에 단호 대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한반도 및 세계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국방부는 군과 함께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등에 대비해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확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권한대행은 “올해 업무보고는 평시 업무보고와는 절박함과 해법, 추진 속도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달라야 한다"라며 “비상한 상황에 걸맞게 '위기 대응 총력전'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대외신인도와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 등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민생경제가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얼어붙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모든 부처는 민생경제 회복에 필요한 사업은 예산 집행에 즉시 착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법제처, 국가중점데이터 선정 법령해석 등 국가법령정보센터 개방

법제처와 행정안전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2024년도 국가중점데이터로 선정된 중앙부처 법령해석 및 특별행정심판 재결례를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공공데이터포털 등을 통해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국가 중점 데이터 개방 사업은 '공공데이터법' 24조를 근거로 개방·활용 시 국가적 차원에서 파급 효과가 높은 고가치·고수요 정보 자료를 '국가 중점 데이터'로 선정하고 이에 대한 개방을 지원하는 업무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중앙부처 법령해석, 특별행정심판 재결례 등의 비정형 데이터(HWP, PDF 파일 등)를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machine-readable)로 변환해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개방하면서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해당 법령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 또 법령해석과 재결례 등의 개방으로 관련 법률 검색 및 분석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돼 리걸테크 관련 기업의 편의성을 높이고 법령해석 정보의 투명성을 확대해 각 부처의 일관되고 공정한 업무 처리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우선적으로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세청, 관세청 등 7개 기관의 법령해석 약 16만 건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통합ㆍ제공할 예정이며 올해에도 제공 범위를 확대해 갈 계획이다. 아울러 특별행정심판의 재결례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제공된다. 조세심판원(국무조정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해양수산부), 특허심판원(특허청) 3곳의 특별행정심판기관이 생산하는 재결례 데이터 약 52만건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통합·제공할 예정이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법제처는 이번 국가중점데이터 개방 사업 수행을 위한 중앙부처 법령해석이나 특별행정심판 재결례 수집 과정에서 그 데이터와 연계돼 있는 법원 판례를 상당수 수집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대법원과의 협약으로 제공받은 대국민 개방 판례 약 8만7000건 외에도 약 7만5000건의 판례 데이터를 추가로 개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국세(國稅) 및 산업재해 관련 판례가 다수 개방돼 국민·기업의 편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2024년도 국가중점데이터 개방 사업을 통해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중앙부처 법령해석과 특별행정심판 재결례를 제공함으로써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법령데이터 700만건 시대가 곧 도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법령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리걸테크 등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무안 제주항공 참사 韓美 합동조사단 갈등 없이 속도낼까?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한미 합동조사단이 사고 원인에 대해 마찰 없이 속도를 낼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합동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전문성과 함께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해 항공기 사고 재발방지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과거에 미국 조사위의 섣부른 발표에 한국 조사위와 갈등이 있었다는 점에서 한미 당국 간에 긴밀한 협조체계가 요구된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12명, 미국 연방항공청(FAA)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3명, 보잉 6명, GE 에어로스페이스 1명 등 총 23명으로 구성된 한미 합동조사단이 공항 내 임시본부를 마련하고 현장조사를 지속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조사단의 규모가 사고 특성에 맞게 필요한 전문가들이 투입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규모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측은 이번 사고의 심각성과 신속한 다각도 조사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조사팀 규모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013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당시 경험에 비춰볼 때 NTSD와의 협업이 원활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있다. 당시 NTSB가 '조종사 과실'에 방점을 두고 사고 원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국 조사위와의 갈등을 빚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미국 측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미 합동조사단이 갈등이나 마찰없이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사조위가 셀프 조사라며 별도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12·29제주항공여객기참사가족협의회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사조위의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토부 관계자들을 조사에서 배제하거나 별도 조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조위는 지난 4일까지 격납고로 이송완료한 2개의 엔진과 주요 부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공항 울타리 밖에 흩어져있는 기체 잔해를 울타리 안쪽으로 옮기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사고 원인 조사에 필수적인 항공기 잔해들을 모두 확보한 만큼 기체 결함 등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인명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히는 로컬라이저(LLZ·착륙 유도 시설) 지지대 '콘크리트 둔덕도 중요한 조사 사항이다. 국토부는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로컬라이저의 설치 규정 준수 위반 논란에 대해 “부분부분 설명하다 보면 또 혼란을 줄 것 같아 국제 기준 등을 비롯한 규정을 집대성해 종합적으로 정리하려 한다"며 “대학 교수 등 전문가 의견을 계속 듣고 있고 이른 시일 안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치고 녹취록 작성을 모두 완료했다. 다만 조사 단계에서는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는 6일 비행편으로 한국 조사관 2명이 함께 NTSB 본부가 있는 미국 워싱턴으로 이송한다. 국토부는 FDR의 전원장치와 자료저장장치를 연결하는 특수커넥터가 분실돼 국내에서 무리하게 개봉하는 경우 데이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됐다. 항공기 및 엔진 제작사 측에 유리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한국 조사관이 현지 조사에 참여하게 되니 특정 국가에 편향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CVR의 녹취록 작성 결과와 FDR 분석 결과, 사고 현장 증거물 조사 결과 등과 종합해 사고 직전 순간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핵심 원인 규명에 해당하는 6단계(검시·검사·분석·시험)를 거쳐 7단계 사실조사보고서 작성 등으로 이어진다. 국토부는 일단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최장 3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가 나기 전까지 사조위가 공개한 항공사고보고서(316건) 중 대다수는 조사 종료까지 1년 이상 걸렸다. 국토부는 오는 10일까지 사고기와 동일 기종 101대를 운영하고 있는 6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주요계통의 정비이력 적정성 및 비행전후 점검실태, 운항 및 정비기록관리, 정비인력 관리 분야 등에 대한 점검도 지속 수행 중이다.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 운용 중이다. 지난 2일부터 인천, 김포, 제주 등 전국 13개 공항 등에 설치된 항행안전시설에 대한 점검도 계획에 따라 진행 중에 있다. 상황지원센터에선 무안공항・전남도청・무안스포츠파크 등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의 운영을 연장하고 유가족 대상 출장 긴급돌봄서비스도 가능토록 조치했다. 아울러 강설・강풍・한파 예보에 따라 무안공항 인근 도로 전담 제설차 배치 및 제설장비를 확보하고 목포대 기숙사에 유가족 숙소도 추가로 확보했다. 또 장례절차 후 공항에 복귀하거나 자택에 귀가한 유가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전담공무원이 상주관리하거나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정부, 항공사 안전강화 특별점검…B737-800 점검도 10일까지 연장

정부가 제주항공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적 항공사의 안전강화 대책을 일제히 특별점검하고 사고기종인 B737-800 총 101대를 운용하는 국내 항공사 6곳에 대한 점검 기간을 오는 10일까지 연장했다. 3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오전 국적 항공사 11곳과 긴급안전대책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제주항공은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11곳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이들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수립한 안전강화 대책을 점검했다. 이번 사고 이후 국토부가 각 항공사에 내린 특별안전 강화 지시의 후속 조치다. 중수본은 각 항공사의 안전강화 대책과 이행 실태에 따라 특별 점검을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고 기종인 B737-800 총 101대를 운용하는 국내 항공사 6곳에 대한 점검 기간을 오는 10일까지 일주일 연장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엔진과 랜딩기어의 고장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 외에도 정비시간 준수와 적절한 정비 부품을 사용했는지 등 B737-800 기종의 운용 실태에 대한 전방위 점검을 진행한다. 커넥터 분실로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어려워진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은 다음 주 중 미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현재는 안전한 이송 방안을 강구하고, 통관 절차를 밟고 있다. 조사관 2명이 동행해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복원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FDR 등 블랙박스 분석은 통상 3개월이 걸리지만, 미국에서 커넥터 분실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이번 사고에서는 분석 시간이 다소 길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도 자료 수집, 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조사 마무리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최 권한대행 “저소득 유가족에 긴급 생계비지원…부담 완화 조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 “저소득 유가족에 대한 긴급 생계비 지원과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예외 적용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추모 과정에서 생업을 뒤로하실 수밖에 없는 유가족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유가족을 위한 추가적인 정부 지원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유가족에게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안공항 현장의 의료진료소, 한방진료소, 수액실 등도 세심히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권한대행은 희생자 발인도 언급하면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유가족 희망에 따라 일시에 장례가 집중되더라도 장례식장과 화장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안현장의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고 있고 30여개 기관에서 나온 인력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유가족들이 느끼시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다"며 “정부는 유가족들의 권한을 소중히 생각하며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사고원인 분석 작업에 대해 “한미 간 비행기록장치 분석 협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분석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운송 시기, 방법, 소요 기간 등에 관한 협의를 조속히 매듭 지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대한민국, 성장 불씨 살려 재도약 이룬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정치는 변화를 요구하고, 경제는 부활을 꿈꾼다. 사회는 개혁을 받아들이고자 하고, 문화는 그 위력을 더 발휘하려 한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2025년 새로운 혁신의 길에 서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을사년 '리이그나이트(Reignite) 코리아 성장의 불꽃을 되살리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한민국 국가 프레임의 대전환에 앞장설 방침이다. 리이그나이트(Reignite)는 '재점화하다'는 뜻으로, 한국의 성장 동력이 지난해 민주주의와 경제 위기를 겪으며 주춤했던 만큼 새해는 성장 불씨를 재점화하는 재도약의 시간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에너지경제신문이 올해의 화두로 잡았다. 2024년 한국경제 성장률은 2.1%(한국은행 전망치)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그리고 2023년 1.4% 성장률을 제외하면 최저치다. 2년 연속으로 대내외적으로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대형 사건들 즉 석유파동이라든지 국제통화기금(IMF) 및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던 해와 비견되는 정도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 심리 지수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한국 경제를 먹여살린 것은 수출이다. 반도체 수출액이 하반기에 월별 최대실적을 매달 경신했고, 컴퓨터(부품 포함) 수출도 성장세의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기업의 수출 포트폴리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고성능 메모리 제품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면서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K반도체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12월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 결과 발표회에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한국 대표 석학으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이 'K반도체'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진단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상황이 좋지 않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로 직전 분기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TSMC는 64.9%로 같은 기간 2.6%포인트(p) 상승했고, 3위 SMIC는 6%로 0.3%p 높아졌다. 삼성전자로선 TSMC가 아니라 SMIC 견제가 필요한 상황에 까지 직면한 셈이다. D램도 가격이 싼 중국산 제품의 대량 공급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8)의 지난해 11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5달러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2.1달러에 달하던 가격이 넉 달 만에 30% 넘게 폭락했다. D램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이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는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D램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대한민국은 여느 해 못지않은 격변의 해가 될 것이다. 국내로 보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결정 여부에 따라 조기 대선이 실시될 수 있다.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 출범이 이뤄지면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 국가 운영 프레임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권력구조 개편에 동반하는 개헌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안정적 민주주의 정치 체제 구축이라는 화두가 우리 사회에 던져졌다. 정치 개혁을 향한 국민적 요구가 여느 때 보다 높은 이유다. 개헌의 핵심은 4년 대통령 중임제 도입과 제왕적 대통령 권한의 분산이다. 외부로 시선을 돌리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아메리카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 각 분야의 글로벌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대로 10%의 보편관세 및 60%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10.1% 감소할 것으로 봤다. 그 여파로 한국의 대중 수출도 2.5%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이 분명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러시아발 국제 정세 위기도 새해 주요 글로벌 이슈 중 하다. 비록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하지만 북미 대화 재개와 남북 대화 채널 복원에 따른 남북관계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되는 사안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까. 첫째, 정치 체제의 안정화를 기해야 한다. 개헌을 통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헌법으로 이른바 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으로 지난해 '비상계엄'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정치의 안정은 경제와 사회 발전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우선은 단기 부양책으로 경제에 활력을 돌게 하고, 경제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분야별 중장기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 노동시장 개혁, 산업구조 혁신, 신성장 동력 마련 등이 내용이다. 셋째, 기후·에너지 정책 다변화와 저출산·고령화 타개책 마련 등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시켜 나가며 탄소중립으로의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야 하며, 출산과 양육의 제도 혁신으로 아이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올해 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다.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은 1.9%로 전망되는 만큼 성장률 제고를 위한 재정 및 금융 정책이 필요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경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경기 활성화를 위한 중단기 및 장기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저성장 고착화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처방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문화의 힘을 강조한 김구 선생의 바람대로 한국의 문화는 이미 지금까지 확실하게 우수성을 입증해 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K-POP으로 대표되는 K-컬처는 새해에도 여전히 전 세계인의 마음을 훔칠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오징어게임2 흥행 등의 한국산 콘텐츠 열풍은 새해에도 그 위세를 떨칠 것으로 확신한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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