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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관세, 손자병법의 가르침

트럼프는 그의 저서 『Think Like a Champion』에서 『손자병법』을 읽고 지혜를 얻으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와 중국의 강경대응 이어지는 중국 고립전략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전략과 매우 닮아있다. 트럼프는 상호관세라는 무기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휘둘렀다. 펭귄만 사는 섬을 포함하여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사실은 모든 나라와 싸우려 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중국 하나만을 명확히 겨냥한 전략이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인 상황 하에서 적어도 중국만은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리 알고, 예상했던 대로 중국이 전세계 연합의 선봉장 처럼 강하게 반발해오자 덫을 놓고 기다린 것이다. 트럼프의 전략에 걸려든 중국은 트럼프의 작전대로 보복관세를 연이어 부과했고, 그 결과 미국이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 관세는 100%를 훌쩍 뛰어넘는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한편 트럼프는 중국의 보복이 일정 수준에 이르자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관세를 유예하였고, 전 세계 무역 상대국들 사이에서 중국만이 높은 관세의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다. 이는 전형적인 『손자병법』의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공격하겠다는 기세를 드러내며 실제로는 중국 한 곳만을 정밀타격한 것이다. 혼비백산했던 국가들은 트럼프의 공격대상이 실제로는 중국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내심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동시에 미국-중국의 치열한 싸움에는 뛰어들기보다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안전과 실리를 챙기는 구도로 흘러가게 되었다. 트럼프의 이러한 전략적 결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무역전쟁과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에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경제 강국 두 나라가 치열하게 충돌했고, 글로벌 공급망은 재편성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국가들이 그 여파를 실감했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한 번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고, 모두가 한 발 물러나버린 평원에 미국과 중국만 남아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굴욕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상 중국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는 암울한 소식이다. 트럼프 1기 미중무역분쟁 영향으로 2017년~2018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3.2%에서 2.9%로 하락하였고 2019년에는 반도체, 전자기기, 철강,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약 16% 감소하며 성장률은 2.2%로 떨어졌다. 당시에는 무역분쟁을 제외하면 성장세를 견고한 수준이었으나, 성장세가 잠재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는 정말 바닥을 뚫고 내려가야하는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의 '2차 미중무역분쟁' 반드시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에 사전 주문한 물량을 대거 취소할 경우 중국 제조업체들은 생산비라도 회수하기 위해 남은 재고를 전 세계 시장에 저가로 내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저가 중국 제품의 물결은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에게는 일시적이나마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력이 생긴다. 최근 경기둔화의 조짐이 점차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한은도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의 명분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한은의 금리인하가 실제로 몇 개월 내에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금리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은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과의 내외금리차는 여전히 금융시장의 우려로 남을 수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트럼프 정부로부터 금리인하 요구를 받고 있으며 미국 재무부는 약(弱)달러를 원하는 상황이므로 금리인하가 환율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격렬한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우리와 같은 국가들은 중요한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분쟁이 심화될수록 연쇄적 충격이 가해질 수는 있지만, 반대로 이 기회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장기적 산업경쟁력 강화 및 시장 다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트럼프 1기의 무역분쟁 당시에도 나타났지만, 미중무역분쟁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발생시킨다. 중국과의 경쟁관계에 있거나, 중국의 공세에 힘을 받지 못하던 산업분야에서는 이러한 분쟁상황 속에서 기회를 찾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트럼프가 손자병법을 활용하였듯이, 우리도 이를 전환점으로 기회삼아 전략과 전술을 활용하여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제질서의 재편에 중장기적 안목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저녁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는 우리 대표단에 기대를 걸어본다. 김수현

미국행 산업장관 “자동차 관세 해결책 마련...조선·에너지 협력도 논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 품목별 관세가 부과돼 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자동차 분야에 대해 (2+2 협의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장관은 2+2 협의의 목표로 무역 불균형 문제 해결과 한미 조선·에너지 산업 협력을 꼽았다. 안 장관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강조했다. 안 장관은 “무역 불균형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에너지 협력 등 산업 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양국이 향후 이 협력을 이어갈 수 있고, 향후 리딩(이끌어갈)할 수 있는 협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가 의제로 돌출될 가능성과 관련, 안 장관은 “(협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대통령 리더십 없이 양국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 한국 측 협상단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음 정부와 잘 협의해 바통을 이어서 우리 산업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한미 2+2 고위급 협의에는 기획재정부와 산업부 외에도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도 합동 대표단에 포함됐다. 안 장관은 2+2 회동에 이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개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파월 해고 없다” 한발 물러선 트럼프…나스닥 선물 ‘안도 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조기에 해임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 행사 뒤 파월 의장 해임과 관련해 “절대 그러지 않았다"며 “그를 해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와주길 바란다"며 “지금이 금리를 낮추기에 완벽한 시기라고 생각하며, 연준 의장이 늦는 대신 일찍 혹은 제때 움직이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몇개월 동안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는 보도와 관련, “언론이 과대 해석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하자 미국 주가와 국채 가격, 달러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17일엔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퇴 압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을 직접 일축하자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 3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66%, S&P 500 선물은 1.89%, 나스닥100 선물은 2.04% 등을 기록,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오르고 있다. 또 안전자선 선호 심리가 위축되자 금 6월 선물 시세는 전장 대비 1.42% 급락한 온스당 3344달러를 보이고 있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43엔 가까이 급등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지금 (미국은) 황금시대이며 중국은 그것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며 “만약 협상하지 않는다면, 우리(미국)가 그것을 결정할 것이고 숫자(number)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매우 잘 되고 있다"라면서 중국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한 것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말에 “우리는 중국과 잘하고 있다(doing fine with China)"라면서 “우리는 거의 모든 국가와 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갖고 있다"라면서 “여러분은 이런 식으로 이(문제)를 봐야 한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이날 투자자 행사에서 관세로 인한 중국과의 교착 상태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상황이 완화(de-escalation)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26일 오전 10시 거행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 일정이 공개됐다. 22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린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주재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교황의 관은 현재 바티칸 내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안치됐다. 23일 오전 9시에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일반 대중도 교황을 조문할 수 있게 된다.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회복 중이던 교황은 전날 뇌졸중과 이에 따른 심부전증으로 88세에 선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달러=140엔 심리선’ 붕괴…엔화 환율 하락세 가속화하나

미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주요 심리선인 '달러당 140엔'선이 붕괴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2일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9.90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0엔선을 밑돌은 적은 202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엔/달러 환율은 10%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일본 엔화가 이날에도 강세를 이어간 배경엔 미국 자산을 매도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주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하자 연준의 신뢰성이 훼손되고 통화정책마저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이로 인해 달러인덱스는 97대를 보이는 등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이 오는 24일(현지시간) 환율 문제와 관련해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엔화 강세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일본이 엔화 약세를 유도한다며 불만을 언급해왔으며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비관세 장벽과 함께 환율 문제를 협상에서 거론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40엔 밑에서 계속 유지될 경우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카이 도쿄 리서치연구소의 시바타 히데키 선임 채권 및 외환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기록했던 140대 또는 139대 중반 수준을 확실히 하회할 경우, 기술적 요인들이 엔화 매수 및 달러 매도를 촉진해 엔화 강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전망치 또한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즈호증권은 최근 올 연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33엔으로 낮췄고 노무라증권은 환율이 137.50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코지 연구원은 “엔화 매수에 대한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여겨지며, (반대로)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가 위험하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본은 엔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고 미국은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도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 등 투기적 시장참여자들의 엔화 순매수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항상 늦어”…트럼프 ‘연준 때리기’에 국제금값 또 신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글로벌 관세 전쟁에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국제금값이 21일(현지시간)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금 6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대비 2.91% 급등한 온스당 3425.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금 시세는 종가 기준 지난 10일 3177.50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하더니 다음날인 11일엔 사상 처음으로 3200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6일엔 3346.40달러까지 치솟았다. 17일 국제금값은 전장 대비 0.53% 하락하면서 쉬어가는 듯 했으나 이날 340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최고치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시세는 22일 장중 온스당 3504.12달러까지 오르면서 3500달러선마저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금값이 다시 급등한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겨냥해 사퇴를 압박하고 금리 인하를 요구하자 미국 자산의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대 실패자이자 '미스터 투 레이트'(의사 결정이 매번 늦는 자)가 지금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퇴 압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계속 흔들자 달러화 지위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이로 인해 미국 주식, 채권 및 달러 등 미국 자산에 대한 매도심리와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실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9까지 저점을 낮추며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8일 휴장 후 4일 만에 개장한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2%대 하락 마감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원자재 전문업체 칼라니쉬의 금·수소 전문 자회사인 칼라니쉬 인덱스 서비스의 리 리랑 레 애널리스트는 “올해 금의 급격한 상승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트럼프 트레이드 네러티브가 셀 아메리카 네러티브로 바뀌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에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금 시세가 워낙 가파르게 급등한 만큼 단기적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현재 79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추세의 강도를 나타내는 14일 RSI가 70을 넘으면 과매수 상태를 가리킨다. 키트코 메탈의 짐 위코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금값의 일일 변동 폭이 커지는 현상은 금값 강세장이 단기적인 시장 고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징후"라고 진단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장식 없이 묻어달라”…가난한 자의 성자, 유언장도 검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이 2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교황의 유서를 공개했다. 2022년 6월 29일 작성된 유서엔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는 요청이 적혔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또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도표까지 첨부해 무덤의 정확한 위치를 지정했다. 또 장례식 비용은 미리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언을 마무리하며 교황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 주께 요청했다. 통상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 안식처로 선택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그가 사랑했던 성당으로 자주 찾던 장소다. 2013년 즉위한 지 만 하루가 되기 전에 이곳을 방문해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기도했고 생전 인터뷰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으로는 1669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교황청은 지난해 개정한 교황 장례 전례서에서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을 삼중관에서 목관 1개로 줄이는 등 교황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교황청은 이날 저녁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이 이뤄지고,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 조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은 장례식이 오는 25~27일 사이 거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해 회복하던 중 이날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을 사인으로 발표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종한 교황을 애도하기 위해 이날 미국의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인에 대해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그는 열심히 일했고, 세계를 사랑했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전쟁에 글로벌 중앙은행 금리인하 도미노…“한국은 연말 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줄줄이 내릴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국의 경우 관세 정책의 여파로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어 금리인하 속도가 주요국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세계 경제 규모의 90%를 차지하는 23개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1분기말 3.326%에서 올 연말 2.891%로 0.5%포인트 가량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더불어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한국 등 19개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중국도 충격 완화를 위해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무역기구(WTO)는 트럼프발 관세 충격을 반영해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0.2% 감소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인 3.0% 증가와 비교할 때 크게 후퇴한 수치다. 또 최근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공동으로 발표한 '세계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 지수)에 따르면 이번 달 전 세계 타이거 지수는 5.950을 기록, 2월 7.710을 찍은 뒤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타이거 지수는 각종 경제·금융 지표와 신뢰 지수 등을 종합해 세계 경제 회복을 파악하는 지수다. 다만 글로벌 무역긴장이 고조되고 일부 국가들의 보복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위험도 존재하는 만큼 글로벌 기준금리가 신중하게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시장에선 올해 최대 연 4회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에스텔 오우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역시 연준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며 “연준 위원들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2022년의 여파가 재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연준은 올해 금리를 한 차례만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하 시기는 올 4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했다. 반면 유럽존 20개국의 통합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는 오는 6월과 9월에 금리를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유로존 수요를 위축시키는 등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ECB는 지난 17일 예금금리를 연 2.5%에서 2.25%로 인하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달 통화정책 기자회견에서 “경제성장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수출을 위축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기준금리가 현재 4.5%에서 연말 3.75%까지 인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과 달리 미국에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아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여지가 낮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다봤다. 캐나다 역시 금리가 2분기와 3분기에 1차례씩 인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캐나다 정부가 보복 차원으로 미국에 대한 맞불 관세를 부과한 것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관세 전쟁 여파로 경기가 위축돼 인플레이션 압박이 상쇄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설명했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의 1순위 타깃인 중국은 올해 성장률이 최대 2%포인트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점쳐진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 금리가 현재 1.5%에서 연말 1.20%까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이르면 이달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기준금리는 6월에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2.75% 수준인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2.0%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으로 한국 성장 전망이 압박받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은 금리인하 압력에 직면해 있고, 더 빠르고 더 큰 폭의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며 “다만 한은은 환율 변동과 가계 부채 등을 포함한 불확실성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신중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공격적인 통화 완화보다는 특정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국가는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총 3곳이다. 남아프리카의 경우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트럼프 관세의 득실과 협상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관세 폭탄을 퍼부으면서 세계 각국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WTO와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상호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만연해지고 있다. 심지어 자유무역주의가 쇠퇴하고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여 1930년 대공황 직전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중심의 무역 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큰 흐름에 주목할 여유도 없이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대비하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는 품목별 관세, 보편관세, 상호관세 등 다양한 종류의 관세 부과를 계속해서 발표하였다. 과연 어느 나라(지역)가 미국의 우방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캐나다, 멕시코에서 시작하여 EU, 한국, 일본 등에 대해서도 가혹한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들 국가의 주력 수출품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향후 반도체, 바이오 등 그 동안 관세에서 제외한 품목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4월 2일 트럼프 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패닉 상태로 만들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어 별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리라 기대했던 우리나라도 예상보다 높은 25% 관세 부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일찍부터 미국과 정상회담, 기업인의 투자 약속 등을 통해 낮은 관세를 기대했던 일본도 24%라는 관세에 충격을 받았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개도국도 30~40%대의 상호관세에 경악하였다. 베트남은 서둘러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0%로 낮추겠다고 하기도 하였다. 다행히 상호관세는 지난 4월 9일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보편관세 10%만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각국은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미중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34% 상호관세에 대해 중국이 같은 수준의 대응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은 50%를 추가하고 중국도 50%를 추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트 정부는 21% 관세를 추가하여 기존 관세율과 펜타닐 관련 관세 20%를 포함하여 최종 145%(후에 245%로 수정)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결국 트럼프는 관세 전쟁 중에 우군을 확보하면서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주고 있다. 품목별 관세는 미국에 수출하는 경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로컬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에 불리하다. 보편관세를 포함한 상호관세는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미국 로컬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에 245%의 가공할만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 것은 우리나라가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품목에서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이 제3국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웃을 수만은 없다. 3개월 유예기간에 미국과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최대한 낮추어야 할 것이다. 관세율을 낮추면서 지나치게 내어주지 않도록 관세율 인하와 양보안 사이에서 득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너무 서두르다 졸속 합의에 이르지 않도록 다른 국가들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여러 차례 회담을 통해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구기보

트럼프, 또 ‘파월 때리기’…“금리 안내리면 경제 둔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에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준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바이든의 계란 재앙 포함)이 실질적으로 내려갔고 대부분의 다른 품목들의 가격도 하향 추이를 보이고 있어 인플레이션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다만 중대 실패자이자 '미스터 투 레이트'(의사 결정이 매번 늦는 자)가 지금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7차례나 금리를 내렸다"며 “'졸린 조'와 카말라를 돕기 위한 경우를 제외하곤 파월은 항상 늦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금리를 잇달아 동결하고, 자신이 대대적으로 도입한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지적한 파월 의장에 대해 최근 사퇴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잇달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내가 그(파월 의장)에게 (나가라고) 요구하면 그는 그곳(연준)에서 나갈 것"이라며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항상 늦고 느리다"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빠른 속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날 트루스소셜에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파월 의장을 통해서, 혹은 해임 후 새로 임명할 후보자를 통해 연준 금리인하를 유도함으로써 경기 부양을 꾀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한 자신의 관세 정책으로 경기 침체 등의 부작용이 현실화할 경우 '연준이 적시에 금리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파월 의장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한 포석이 내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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