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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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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보다 더 오른 천연가스 가격…글로벌 에너지 수급 초비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03 00:34

카타르 LNG 생산 중단
유럽·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최새 40% 폭등

“석유보다 LNG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더 민감”
유럽·아시아 재정에 타격 관측도

IRAN-CRISIS/QATARENERGY-LNG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사진=로이터/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혼란이 심화한 가운데 주요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북부 라스라판의 LNG 시설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자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라스라판 생산 시설은 글로벌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이 LNG 생산을 늘리더라도 단기적으로 카타르의 공급 중단을 상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례 없는 생산 중단은 전 세계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운반선 운항은 이미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QE는 고객에게 LNG를 공급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으로, 유럽과 아시아 LNG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 고객의 80% 이상은 아시아다.


벨기에 싱크탱크인 브뤼겔의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 애널리스트 “공급 안보에 대한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됐다"며 “그 규모는 생산 중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QE의 이같은 발표에 유럽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최대 50% 가까이 치솟았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온화한 날씨와 풍부한 공급에 19% 급락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S&P 글로벌 플라츠 데이터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가격도 MMBtu당 15.068달러로 전장 대비 약 40% 올랐다.




반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개장후 전장 대비 13% 급등한 81.89달러까지 올랐다.


중동에서 출하되는 LNG의 대부분은 아시아 국가들이 구매하지만,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체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LNG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특히 유럽에선 천연가스 저장량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다음 겨울 시즌을 앞두고 올 여름 LNG를 대량으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타글리아피에트라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는 비축을 복잡하게 만들고 산업 에너지 비용에 새로운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럽 가스 시장이 석유 시장보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더 민감하다"며 “공급 차질은 곧 현물 시장에서 체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간 봉쇄될 경우 유럽 가격은 130% 급등해 MMBtu당 25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봉쇄가 두 달 이상 이어질 경우, 유럽 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00유로(MMBtu당 35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가스 수요 파괴가 촉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보험사의 절반 이상은 오는 5일부터 걸프해역에 진입하는 선박에 대해 전쟁 위험 보장을 중단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주요 가스전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주요 수입국인 이집트는 추가 LNG 물량 확보에 나섰다.


블룸버그NEF는 중동 지역에서 천연가스 공급의 차질이 이어질 경우, 튀르키예마저 현물 LNG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의 마이크 풀우드 선임 연구원은 “중동산 LNG 공급 중단에 따른 가격 충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 정부의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타르의 LNG 생산 중단은 이란이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잇다라 공격하는 가운데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라스타누라에 있는 정유시설에 접근한 드론이 요격돼 그 여파로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리스크 정보 회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토르비욘 솔트벳 수석 중동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가 이란의 표적이 되는 등 상당한 규모"라며 “사우디와 인근 걸프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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