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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육천피’ 돌파, 지금도 늦지 않았다?…‘AI 종말론 보고서’ 저자의 주장 보니 [머니+]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대망의 '오천피'를 달성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육천피' 시대를 열었다. 최근 아시아 반도체 관련주들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의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89% 오른 6022.70으로 시작해 개장과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2일 장중 5019.54로 5000선을 돌파한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코스피는 장중 6122.98까지 오르면서 6100선마저 넘어섰다. 전날 각각 20만원, 100만원 고지에 오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에도 2%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40% 넘게 올라 20% 남짓의 상승률을 보인 튀르키예와 대만, 브라질, 태국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25% 넘게 상승한 코스닥도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코스피는 76% 올라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큰 폭으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AI 투자 열풍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과거의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경기 사이클을 벗어나 이른바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이는 코스피 강세장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지는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89곳의 2026년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527조625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48%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전망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28개 주요 종목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43조223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3.34% 증가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AI의 파괴적 혁신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 주식들이 급락하는 이른바 'AI 공포 투매' 현상이 오히려 반도체 관련주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된다. 시장분석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보고서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보고서는 2년 뒤 발생할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지만, AI 혁신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담아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의 급속한 발전은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사무직(화이트칼라) 대량 감원을 촉발한다. 실업률이 급등하고 소비가 위축되자 기업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을 추가로 감축하고, 절감된 비용을 다시 AI에 재투자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정이 종전의 경기 사이클과 달리 “자연적인 브레이크(제동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무직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 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응 수단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알랍 샤 로터스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구조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명백한 최대 수혜주"라며 “반도체 산업의 업스트림, 즉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모든 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복합 생태계, 다시 말해 소재 기업과 반도체 기업, 그리고 AI 연구소(랩) 기업들이 AI 발달 과정에서 횡재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미니맥스 그룹, 일본 장비 관련주 등을 유망한 종목으로 거론했다. 샤 CIO는 또 “AI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대로 AI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기업들에는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니언 방케르 프리베의 베이선 링 대표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아시아의 핵심 종목들은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라며 “AI 공포 투매는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시작됐고, 글로벌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대부분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체탄 세스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도 “AI 관련 설비투자 테마가 유지되는 한 아시아 증시는 상대적으로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아시아는 AI 투자에 필수적인 핵심 하드웨어 인프라의 제조 중심지이며, 특히 한국과 대만 증시는 이러한 흐름의 수혜를 받는 기업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투자 확대라는 전제가 흔들릴 경우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들 역시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반도체 수요가 AI 설비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재편된 상황에서, AI 산업이 거품 붕괴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메모리 가격과 설비투자 사이클이 동시에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AI 거품'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채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AI 거품을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 당시의 9%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혔지만, AI에 대한 투자와 밸류에이션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AI 거품이 1위로 올라섰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또 올해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 전망치를 28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제시된 210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어떤 내용이길래…‘AI 파괴론’에 IBM 주가 25년 만에 최대 폭락

세계적 IT 기업인 미국 IBM의 주가가 25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IBM 주가는 전장 대비 13.15% 급락한 223.3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2000년 10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크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IBM의 연 손실률은 마이너스(-) 24%로 확대됐다.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가 이날 '인공지능(AI) 공포 투매'의 출발점이 됐다. 시트리니는 전날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인 서브스텍과 자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년 뒤에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AI 혁신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내용이 담겨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결제 수수료가 낮은 경로를 스스로 찾아내고 스테이블코인을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신용카드를 쓰는 수요가 급감한다. 이에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이 몰락하고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기업들이 줄도산하며 사무직(화이트칼라) 대량 감원이 일어난다.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가 줄자 기업은 수익 확보를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감원 열풍은 더 심해진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종전의 경기 사이클과 달리 “자연적 브레이크(제동 장치)가 없다"고 했다. 또 사무직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못 갚는 사례가 폭증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대혼란이 벌어진다.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 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는 손을 쓸 수 없다. 보고서는 이 모든 문제가 지금껏 너무나도 희귀했던 지능이 AI 덕에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초유의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리는 경제에서 가장 생산성이 뛰어난 자산(AI)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도로 줄이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거론된 미국의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를 비롯해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버, 블랙스톤 등의 주가는 이날 4∼7% 떨어졌다. 시트리니와 함께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알랩 샤 로터스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반응해 놀라웠다"면서도 향후 18개월 동안 AI의 영향으로 사무직 근로자들의 5%가량이 감원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샤 CIO는 또 보고서에 명시된 일부 주식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반면 AI로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관련주를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조지 그리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사태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봐도, 이번 보고서는 AI의 파괴적 혁신과 관련한 실질적 우려를 충분히 불러일으켰다"며 “이 보고서를 읽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관련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특히 종전 투자 판단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AI 기업 앤트로픽이 이날 자사의 코딩 AI 도구 '클로드 코드'가 IBM 컴퓨팅 장비를 움직이는 고전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IBM 주가 폭락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인 데이터 과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날 한 투자업계 세미나에서 AI가 주도했던 증시 호황이 취약한 단계에 들어서며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변동성이 치솟고 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레브는 “섹터 전반에서 '테일 리스크'(확률은 낮지만 매우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위험)가 구조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며 “위험의 본질은 소폭 하락이 아닌 대폭락에 있고, 투자자들은 항상 헤지(위험 분산)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장난치면 보복”…트럼프 ‘글로벌 관세’ 발효, 불확실성만 커졌다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글로벌 관세가 공식 발효되면서 '트럼프발 관세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양측이 지난해 합의한 무역협정을 위반할 수 있다며 승인 절차를 다시 중단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맞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정책이 형태만 바꾼 채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 전반이 다시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미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자신이 부과한 상호관세를 미 연방대법원이 위법으로 판결하자 무역법 122조에 따라 150일 동안 '글로벌 관세 10%'를 매기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포고령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 다시 부과하기로 한 관세 10%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지침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백악관은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인상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글로벌 관세로 인해 EU산 제품의 대미 관세율이 무역협정을 통해 합의된 15% 상한을 넘어설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EU는 6000억달러(약 868조원)를 미국에 투자하는 대가로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품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추기로 작년 7월 미국과 합의했다. 이에 대해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에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가 기존에 부과 중인 관세에 추가로 적용될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가 의원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기존 관세 구조에서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체결 국가인 EU가 무역협정을 통해 '최혜국대우(MFN) 관세 + 상호관세 합산 = 15%'의 관세율을 적용받아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MFN 관세 + 글로벌 관세 15%'의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버터와 플라스틱, 섬유, 화학 제품 등 일부 EU산 제품의 대미 관세율은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럽의회는 오는 24일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치려던 계획을 또다시 연기했다. 랑에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며, 우리가 작년 턴베리 합의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에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입법 작업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럽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을 두고 미국과 EU 간 갈등이 고조되자 지난달 21일 미국과의 무역협정 승인을 보류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 하는 국가,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년 간 미국을 뜯어 먹은 국가들은 그들이 최근에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상거래 경고 문구인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라고 덧붙였다. 이는 대법원 판결을 명분으로 교역국들이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번복하려 할 경우 징벌적 관세로 대응하고, 그 책임 역시 상대국에 돌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각국에 대미 투자 약속이 포함된 무역협정 이행을 압박하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가 EU를 넘어 각국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전체에 불확실성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자국의 이익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달 초 미국과 상품 관세율을 50%에서 18%로 인하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체결했던 인도는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의 무역 회담 일정을 기약 없이 연기했다. 인도 상공부는 이와 관련해 연방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 관세(10%)를 적용받았던 영국과 호주는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면서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3월 미국 방문에 맞춰 검토 중이던 차기 투자 발표는 불확실해졌다고 짚었다. 최근 미국과 무역협정을 마무리한 인도네시아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만의 경우 정부측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은 대미 투자 등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과 영향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글로벌 금융사 ING는 보고서에서 “불확실성이 다시 돌아왔고, 최근 유럽 지도자들의 강경한 태도를 감안했을 때 갈등이 격화될 위험은 1년 전보다 오히려 커졌다"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해 온 관세를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리비 캔트릴 공공정책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의 효과를 굳게 믿고 있으며 무역적자는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그가 보유한 정책 수단을 고려했을 때 관세·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무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대형 배터리·주철 및 철제 부품·플라스틱 배관·산업용 화학 물질·전력망·통신장비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법 앞에 선 관세의 좌절, 멈추지 않는 보호무역의 파고

2026년 2월 20일, 미연방대법원은 6대3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비상경제권한은 외환통제와 자산동결 등 긴급조치에 한정되는 것이지 광범위한 관세 부과라는 사실상의 조세권 행사까지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이로써 관세주권이 의회에 귀속된다는 헌법적 원칙이 재확인된 동시에 “미국은 전 세계와 전쟁 중이 아니다"라는 다수 의견의 문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통상정책에 한계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통상정책에 대한 판결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였다고 보기엔 이르다. 우리경제에 일시적 안도가 될 수는 있지만, 이로써 폭풍이 멎었다기보다, 오히려 미정부의 보호주의무역 정책의 방향이 선회하였다 신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연방대법원은 판결에서 IEEPA가 무제한적 세금부과를 위한 수단은 아니며, 국가안보나 국제수지 위기라는 엄격한 요건과 직접적 연계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곧장 '플랜B'로 대응하며 태세전환을 꾀하고 있다.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위기 대응)를 근거로 10~15%의 '글로벌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곧바로 서명하며 우회경로로 선회한 것이다. 이로써 통상정책의 폭풍은 '법적 근거'의 정당성 다툼에서 '장기적 법정 공방'과 '입법·행정의 우회 전략'의 제2라운드에 돌입하였을 뿐이다. 다시 말해, 관세와 무역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며 그 형식적인 모습만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산업별 영향은 명암이 교차할 것이다. 반도체·화학·제약은 상호관세가 무효화 된에 따라 단기적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15% 수준의 관세가 10% 이하로 낮아질 경우 가격경쟁력 회복과 마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대미수출 비중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등 특수화학 소재 기업에는 실적이 개선되는 가시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가 '상호관세'에 한정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철강은 여전히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안보관세의 틀안에 묶여 있다. 이러한 품목별 관세부과가 지속되는 한, 완성차와 고급 강재를 생산하는 산업에 나타날 실익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변수는 관세환급(refund)의 이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납부된 관세가 약 2,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미정부를 상대로 관세를 소급하여 환급해달라는 소송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 계약조건이 이슈가 될 것이다. 즉 DDP(관세지급인도) 방식으로 수출한 기업은 관세를 직접 부담했을 가능성이 크고, FOB 조건 기업은 수입자가 부담했을 여지도 있다. 따라서 환급소송에 승소하였을 경우에도 환급의 청구주체와 회계처리, 세무상 이익귀속 문제까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히게 되어 실효성을 가능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도 이번 판결을 통해 시험대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위법한 압박에 의한 합의"라는 명분론을 제기하지만, 국가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장기협력의 틀을 훼손할 경우 우리가 감당해내야할 후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에 우리정부는 기존 약속은 원칙적으로 이행하되, 투자의 이행 속도와 그 방식측면에서 유연한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번 투자는 장기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를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여 세제 등에서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한편,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 확대, AI 등 기술협력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방안을 통해 실리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과 EU 역시 유사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므로 해당 국가의 정부와의 공조를 통한 다자 압박을 병행하여 우리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가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결국 통상전략은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다. 관세장벽은 낮아진 것이 아니라 명분의 측면에서 형태를 바꿨을 뿐이다. 이번 미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레버리지 삼아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되 전략적 인내는 여전히 요구되며,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더욱 정교한 협상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법의 그림자가 멈춘 지점에서 치열한 외교전략이 태동해야 할 시점이다. bienns@ekn.kr

“존재 이유에 의문”…비트코인 폭락장, 과거와 다른 8가지 [머니+]

비트코인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크립토 윈터'는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형성된 안전자산·결제수단·투기자산이라는 정체성이 동시에 흔들리면서다. 이번 하락장의 본질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비트코인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31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61% 하락한 6만4773달러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초 약 7만8000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한 달에만 시세가 18% 가까이 빠진 상황이다. 이달 마지막 한 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은 5개월 연속 하락하게 된다. 이는 2018년 하락장 이후 최장 기간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 반 토막 난 상태다. 문제는 이번 비트코인 하락세가 생태계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지"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이후 미국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월가에서도 비트코인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을 “활용 사례가 없는 투기적 자산"이라고 표현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개최된 '월드 리버티 포럼'에서 자신이 비트코인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 환경 또한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자, 그동안 비트코인의 가치를 지지해온 핵심 내러티브(서사)들이 붕괴되며 비트코인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비트코인은 무조건 오른다" 내러티브 붕괴 비트코인은 주식이나 원자재와 달리 실적이나 수요 같은 기본적인 펀더멘털이 없다. 대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가치가 형성돼 왔으며, 이는 신규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서사는 이제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믿고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깊은 손실 구간에 갇혀 있다. 아카디안자산운용의 오웬 라몬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비트코인의 핵심 내러티브는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이었는데, 이제는 그 서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가격은 하락하고 있고, 이는 해당 내러티브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 내러티브 붕괴 결제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의 위상도 무너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비트코인 전도사로 불리던 잭 도시가 지난해 11월 자신의 '캐시앱'에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한때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테슬라는 전기차 구매 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바 있고,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공식 법정통화로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시의 이 같은 태세 전환은 결제 경쟁의 무게중심이 이미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각국 통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결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펀더멘털이 없는 비트코인을 굳이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통과된 '지니어스 법안' 역시 스테이블코인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다. 세큐리타이즈의 카를로스 도밍고 최고경영자(CEO)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를 위한 수단이지, 오늘날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은 특별한 자산" 내러티브 붕괴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은 역설적으로 특유의 신비성을 약화시켰다. 2100만개로 제한된 총공급량, 반감기, 탈중앙화 지위, 채굴 구조 등은 비트코인에 가치를 부여하는 핵심 요소로 꼽혀왔다. 그러나 상장지수펀드(ETF)와 레버리지 파생상품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은 월가의 여느 금융상품과 다르지 않은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내러티브 붕괴 비트코인은 거시경제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으로 각광받아 왔지만, 최근 중대한 시험대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 약세 등 요인이 부각되는 국면에서 금과 은은 상승 랠리를 펼친 반면, 비트코인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자금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미국 금 관련 ETF에는 16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약 33억달러가 유출됐다. 톰 에세이 세븐스리포트 창립자는 “비트코인은 금을 대체하는 것도 아니고, 디지털 금도 아니며, 금과 같은 역할을 하지도 않고, 금과 같은 효용성을 제공하지도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헤지도 아닐 뿐더러 변동성 부담 없는 더 나은 헤지 수단도 있다"고 지적했다. ◇ “비트코인은 비축자산" 내러티브 붕괴 디지털 애셋 트레저리(DAT) 모델은 비트코인이 기업의 비축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스트래티지 등 기업들이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비축하면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낙관론이다. DAT 전략은 강세장에서는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이 이를 담보로 신규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는 구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반전됐다. 가상자산 비축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비트코인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대부분 보유 자산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 “비트코인은 최고의 투기자산" 내러티브 붕괴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투기 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투기적 수요마저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리마켓과 칼시 등 베팅 플랫폼이 투자자들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마켓의 주간 거래 규모는 지난 1년간 급증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역시 베팅 시장에 진입했다. TMX 베타 파이의 록산나 이슬람 리서치 총괄은 “베팅 시장은 가상자산의 투기적 성격을 즐기던 개인 투자자들에게 다음 유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은 투명한 시장" 내러티브 붕괴 또 다른 문제는 접근 방식과 가격 형성 구조 간 괴리다. 현물 ETF는 비트코인 매수를 간편하게 만들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100배 레버리지가 허용되는 파생상품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파생시장은 자동화된 청산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포지션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즉각 강제 청산이 이뤄지고, 이는 연쇄 매도로 이어져 현물 가격을 단시간에 붕괴시킬 수 있다. 이 구조는 지난 10월 폭락장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순식간에 정리됐고, ETF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충격이 발생한 뒤였다. ◇ “존버는 승리한다" 내러티브 붕괴 비트코인이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디지털 자산이며, ETF를 통해 제도권 포트폴리오에 자리 잡았다. 과거 '크립토 윈터'도 수차례 극복한 전례도 있다. 판테라 캐피탈의 댄 모어헤드 설립자는 “항상 공포와 불확실성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회의적인 사람들은 늘 새로운 걱거리를 찾아내려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100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생존이 현재의 가치를 증명하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떠받치던 내러티브들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서서히 이탈하는 '표류 현상'이 최대 위협이라는 분석이다. 노엘 애치슨은 '크립토 이즈 매크로 나우' 뉴스레터 저자는 “베팅사이트 같은 새로운 투기 수단은 물론, 원자재 거래소마저 가상자산의 관심을 빼앗아 가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매크로 자산'이 된 이상 이해하기 쉽고 설명하기 쉬운 수많은 대안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관세 전선 재편…한국, 민간 중심 대미투자로 돌파구 찾아야”

미국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1, 2심의 위법 판결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대법관 9명 가운데 '위법' 6명, '합법' 3명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우세한 연방 대법원의 구도지만, 지난해 11월 이루어진 구두 변론 과정에서 위법 입장을 보인 대법관이 많아 트럼프 패소가 예상되었다.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무역적자를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의 기본관세와 그것 위에 국가별 차등세율을 더해서 매긴 상호관세의 법적 기반이 붕괴되었다. 이번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트럼프의 대표적인 정책을 무효화시킨 것으로, 트럼프의 막가파식 행동과 정책에 철퇴를 가한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2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외교적으로도 세계 각국에 압박을 가하는 가장 강력한 위협 수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곧이어 15%로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무역법 122조 등 대체 수단을 동원해 고강도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글로벌 통상 환경에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IEEPA를 대체하는 트럼프의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150일 이후 이 조치를 계속하려면 의회가 연장을 승인해야만 한다. 상원이 공화당 의원 4명의 이탈로 '트럼프 상호관세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서도 '캐나다 관세 철회 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해 의회 내 반감이 커지고 있다. 무역법 122조에 따른 조치를 의회가 연장 승인해 준다고 장담할 수 없다. 미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상승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예봉이 꺾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미 연방 대법원의 관세 판결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특히,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의무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은 여야의 '대미투자법'을 통과 합의 여부와 상관 없이 우리로서는 다행스런 측면이 강하다. 그렇다고 크게 떠들 필요가 없다. 미국과 새롭게 무역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은 눈치보기를 할 것이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과 합의를 했던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최적의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미투자법은 서두르지 말고 보류하되, 대미 투자는 철저히 민간 중심의 상업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동시에 품목관세 등 추가 압박 가능성에 대비해 산업별 리스크 점검과 시장 다변화를 병행하고, 한미 FTA 틀 안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미간에는 핵잠수함 건설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있을뿐더러 미국은 한국이 개척할 여지가 많은 거대시장이다. 대미 투자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 위주로 철저히 상업적 베이스로 추진하면 된다. bienns@ekn.kr

美 “무역협정 지켜라”…EU·인도 등은 시큰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주요 교역국과 체결된 무역협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는 다른 유형의 관세로 대체될 수 있는 만큼 대법원 판결과 무역협정은 별개라는 주장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미국이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과 체결한 새로운 무역협정에 대해 “우리는 이 합의들을 지킬 것이며 우리 파트너들도 이를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합의들이 좋은 합의가 될 것이라는 점을 그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말에 EU와 다른 나라 카운트파트와 통화했다"며 “(소송의) 승패 결과 상관 없이 우리는 관세를 부과하고 대통령의 정책은 지속될 것이란 점을 1년 넘게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송이 진행 중일 때 그들이 서명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교역국들이 대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인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시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5%'가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우리가 시행했던 관세 유형과 대략적으로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가능한 한 연속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지난 20일 서명했다. 이어 21일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150일 이후 이 조치를 계속하려면 의회가 연장을 승인해야만 한다. 그리어 대표는 글로벌 관세 15%가 종료된 뒤에는 “이 도구가 만료되면 무역법 301조 조사들을 수행할 것이다. 상무부는 232조에 따른 기존 관세를 보유하고 있다. 많은 관세가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며 “현실은 우리가 (관세)정책을 가능한 한 연속성을 확보하면서 유지하길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역법 301조 및 무역확장법 232조를 거론, “이런 다른 관세 권한을 통해 합의의 우리 몫을 재건(reconstruct)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상호관세 없이 중국에 대해 평균 4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역 상대국들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을 마음에 들어 한다"며 “그것들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도 “대법원이 결정한 것은 IEEPA에 근거해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는 다른 권한이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일부 국가들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IEEPA에 관한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이 취할 조치에 대해 전면적인 설명을 요청한다"면서 현재 상황은 양측이 합의해 2025년 8월 EU·미 공동 성명에 명시된 바와 같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상호 이익이 되는' 대서양 간 무역·투자 관계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또한 이날 성명에서 “합의는 합의"라며 “EU는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서 EU가 약속을 지키듯이 미국도 (무역합의 당시) 공동 성명에 명시된 약속을 존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24일 EU와 미국 간 무역합의를 승인할 예정이던 유럽의회의 계획도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차질이 전망된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적절한 법적 평가와 미국 측의 명확한 약속이 있을 때까지 입법 절차 보류"를 요청할 것이라며 “추가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명확성과 법적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잠정 합의 단계인 무역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예정된 방미 계획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는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와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8%로 낮추고 징벌적 성격인 추가 25% 관세를 철회하는 내용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기본 관세(10%)만 부과받았던 호주 정부는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돈 패럴 호주 무역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호주는 부당한 관세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며 “호주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지지하고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상호관세 위법’에도…“세계 각국, 무역협정 번복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이 내려졌지만 세계 각국은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을 번복하려는 유의미한 움직임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통상 및 법률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무역협정을 되돌리려고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의 지렛대를 쥐고 있으며, 특히 방위와 안보 협력 등 비통상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보복 수단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각국이 염두에 둬야 할 대목이다. 전날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에 한정됐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의료용품 등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번복하려는 국가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의 고율 관세 부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처럼 주요 산업이 보복 위험에 노출된 국가와의 무역협정은 재협상이나 파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럽의회는 미국과의 무역협정 비준 연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자동차 산업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전면 재검토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이먼 에버넷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는 미 대법원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을 약화했다기보다는 다른 위협으로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50일 이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협상 상대국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전날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전면 관세를 다시 부과했고, 하루 뒤 이를 1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조치는 의회의 추가 승인 없이 150일간 유효하다. 다만 미 대법원 판결을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활용하려는 국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싱크탱크 브릿지 인디아 설립자 프라틱 다타니는 “이번 판결은 인도 같은 교역 상대국의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법원 판결뿐 아니라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 의회의 권력 구도 변화를 기다리기 위해 인도가 협상 속도를 늦출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이달 초 미국과 무역과 관련한 잠정 합의 이후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의 무역협정에 대해서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트럼프 뿔났다…“글로벌 관세 15%로 인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비판하며 전 세계에 새롭게 부과하겠다고 밝힌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전 세계 관세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까지 올리겠다"며 세계 많은 국가가 “수십년간 미국을 갈취해왔고 아무런 보복을 받지 않았다(내가 등장하기 전까지)"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수개월 간 고민 끝에 전날 내린 터무니없고 형편 없이 작성됐으며 극도로 반미적인 관세 결정에 대해 철저하고 상세하고 완전한 검토에 근거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관세 인상은 “즉시 효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향후 몇 달 안에 트럼프 행정부는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전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와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 대한 '펜타닐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1, 2심의 위법 판결을 유지한 것이다. 미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으로 보수 우위 구도였지만 이번 판결에는 9명의 대법관 중 6명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3명이 소수의견을 냈다.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는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된 셈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법 122조는 무역적자 보정을 위해 15% 범위 내에서 150일까지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기간 연장이 필요할 경우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하루 만에 글로벌 관세율을 10%에서 15%로 올린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0%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음을 분명히 했다"며 대통령이 관세를 복원하고 유지하려는 노력은 앞으로 닥칠 경제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기존 상호관세 등을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관련 부처 조사를 통해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며, 이미 자동차와 철강 등 여러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 외국 정부나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대우를 할 경우 미 무역대표부(USTR) 조사를 거쳐 대통령이 시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를 근거로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세율 상한은 없지만 USTR의 추가 요청이 없을 경우 4년 뒤 자동 폐지되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이외에도 무역법 201조, 관세법 338조 등이 상호관세 대체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무역법 201조에 따르면 특정품목의 수입급증으로 미국 해당 산업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가 발령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집권 당시 무역법 201조를 활용해 수입 세탁기에 20~50%, 태양전지·모듈에 30%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법 388조는 미국과 상거래에서 차별하는 국가의 수입품에 대통령이 5개월간 최대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어 실제 발동될 경우 새로운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역시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짚었다. WSJ는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 현재 미국의 무역적자 상황이 무역법 122조의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관해 논란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 상황이 무역법 122조의 '근본적인 국제 지급 문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도 그간 무역법 122조가 발동된 적이 없었다며 추가적인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관세 전쟁 ‘2라운드’ 폭풍전야···韓 정치권도 통상 리스크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정치권도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미국 대법원이 한국 등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반발하면서 앞으로 경제·수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 모두 '국익 중심' 원칙을 지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0% 부과를 후속 발표한 만큼 추가 조치와 주요국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합동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 강 대변인은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문에 따라 현재 미국이 부과 중인 15%의 상호관세는 무효가 된다"며 “이번 미국 사법부의 판결로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간의 특별한 동맹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납부한 상호관세의 환급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에 정확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될 수 있도록 경제단체, 협회 등과 긴밀히 협업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경북 포항에서 열린 'K-국정설명회' 자리에서 한미 통상 협상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그동안 관세 협상을 다 제로로 돌릴 수 있는가, 아니면 뭔가 좀 조건을 바꿀 수 있는 것인가 등의 문제를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우리가 논의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국 정부 간에 합의한 내용들을 지켜가면서 하되, 한 나라의 법적인 문제가 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약속을 지켜가면서도 조금 더 종합적으로 보면서 갈 수 있는 정도의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와 정부가 '원팀'으로 우리 기업과 산업이 흔들림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며 “국익 중심·실용 외교의 원칙 아래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일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야당도 오직 국민과 국익만을 바라봐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 야당은 '플랜B'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긴밀한 대응을 촉구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상호 관세 법적 기반이 흔들린 지금 우리만 대규모 투자를 떠안고 협상 지렛대가 약화한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조인트 팩트시트로 포장하며 거창한 외교 성과로 홍보했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일방적으로 패를 먼저 내준 협상은 협상이 아니라 굴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지금이라도 협상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회와 국민 앞에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각)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등 IEEPA에 입각해 부과한 관세를 공식적으로 종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신 곧바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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