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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 태국에 대표매장…동남아 공략 ‘잰걸음’

넥센타이어는 최근 태국 방콕에 대표 브랜드 제품를 집중 배치한 플래그십 브랜드숍을 열고 동남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3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방콕 브랜드숍은 현지 타이어 유통사와 손잡고 넥센타이어의 마케팅 및 소매매장 브랜딩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업 파트너인 타이어 유통사는 현지 800여개 소매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서 넥센타이어와 10년 이상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 브랜드숍은 넥센타이어 브랜드 요소를 반영한 디자인이 적용돼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고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동남아시장에 누적 80여개 주요 리테일 매장을 새롭게 개편해 넥센타이어 브랜드를 적극 노출하고, 다양한 세일즈 프로모션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은 동남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활동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동남아 지역의 연간 타이어 수요는 승용차(PCR) 및 경상용차(LTR) 기준 약 9000만개로 연간 3.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전략거점인 태국을 비롯한 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영업 네트워크 확대 및 브랜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그동안 한정된 생산 역량과 글로벌 전략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 왔다"며 “유럽·미국을 넘어 동남아·중동·중남미·호주 지역에서 다양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중동전 쇼크] 석화·항공 “피해 우려”, 방산 “기대감” 엇갈린 표정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이 미국의 개입으로 더욱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와 항공사들은 예상되는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다각적 대안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방산업계는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어 산업간 엇갈리는 모습이다. 23일 주요 외신들은 전날 미국의 이란의 핵 시설 3개소 타격과 이에 반발한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령 의결이 급박하게 이어지면서 사실상 중동전 확산이라는 중대 국면을 우려하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와 액화 천연 가스(LNG) 소비량의 약 20%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JP 모건은 사실상 이란의 해협 통제권 아래에 있는 이곳이 실제 봉쇄됐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 석유를 원재료로 쓰는 석유화학 업계와 수요자인 항공 업계는 위기 대응 차원에서 다양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는 △합성 수지 △합성 고무 △합성 섬유 △염료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제품을 만드는 데에 쓰인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통상 나프타 가격도 동반 상승해 제품 가격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나프타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둬 당장 위기 상황에 직면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국면이 장기화 될 경우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 역시 국제 유가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업종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예상 유류 소모량은 3050만 배럴에 달한다. 유가가 1달러 오르면 3050만 달러 가량 손실을 본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 내에서 헷지를 시행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유가 수준을 고려해 적합한 파생 상품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특수를 누리던 방산업계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정에 겹호재를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조사 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방산 시장은 2029년 1774억 달러(한화 약 245조4329억 원)으로 2024년 1384억달러(191조4764억 원) 대비 28.18%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연 평균 성장률이 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상호 간 1786km나 떨어진 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에서 중·장거리 유도 무기 체계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은 K-방산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II(M-SAM2)'를 도입한 바 있고, 3개국 수출 규모는 총 6조2000억원에 이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따른 전 세계 각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안보 환경 변화와 국가별 국방 예산 확대로 인해 중장기 방산 시장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명근, “AI가 시민의 삶 지탱하고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공공 자산되도록 할 것”

화성=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화성특례시가 주최한 국내 최초 지방정부 주도 AI 엑스포 「MARS 2025」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과 컨퍼런스룸 일대에서 성대하게 개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사 3일간 무려 1만 3142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지방정부 주최 행사로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우고 성료했다. 시에 따르면「MARS 2025」는 지방정부가 주최한 첫 AI 행사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시는 이를 통해 'AI 선도도시'로서의 위상을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MARS 2025」는 1만 3142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으며 엑스포 현장은 3일 내내 열기로 가득했으며 시는 국내외 57개 기업이 참여한 224개 부스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운영하고 관람객들에게 AI 기술과 정책 비전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행사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이 정도 규모와 구성이면 당연히 글로벌 대기업이 주최한 줄 알았다"며 “기초지자체인 화성특례시가 이끌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뛰어났다"고 말했다. 아울러「MARS 2025」를 취재한 언론인들과 국회의원, AI 분야 전문가 및 석학, 경기도 관계자들도 “기초지자체 수준을 넘어선 화성특례시의 기획력과 운영 능력에 놀랐다"며 “「MARS 2025」는 민간에서도 벤치마킹해야 하는 사례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시가 'AI 미래도시'를 공식 선언한 △개막식에서는 배정수 화성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이학영 국회부의장,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권칠승·이준석·정동영·서영교·김종민·염태영·김성회·권향엽·김문수·박민규 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과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 김형석 작곡가, 데니스 홍 UCLA 교수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욱 빛냈다. 또한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6개국 11개 투자사와 국내외 19개 AI 스타트업이 참여한 △데모데이 &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활발한 투자 교류가 이뤄졌다. 시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유망 기업들을 글로벌 투자자와 직접 연결하며, 'AI 투자 플랫폼 도시'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편 시는 「MARS 2025」 2일차 행사인 △투자유치설명회에서 MDM그룹과 약 2조 원 규모의 '동탄(2) 헬스케어 리츠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50개 기업이 참여한 '투자유치설명회' 현장에서 진행됐으며 MDM그룹을 비롯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수자원공사 등 국내외 50여 개 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총 12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같은날 열린 △화성형 기본사회 미지답 포럼에서는 시가 추진 중인 '화성형 기본사회'의 정책 비전이 공유됐다. 조계원 국회의원, 강남훈 사단법인 기본사회 이사장, 정균승 군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성용 국회의장실 민생정책비서관,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제와 종합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에서는 AI 기반의 사회 구조 변화가 공동체를 위협하는 시대에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기본사회 정책이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 공감이 모아졌다.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에는 △화성특례시 관내 기업 및 스타트업과 대형 유통사, 벤처 투자사 간의 비즈니스 매칭이 이뤄진 MD 상담회가 열려, 유통 협력과 시장 확대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한편 「MARS 2025」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가 국내 최초로 실물 공개되며 현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 AI CCTV 통합관제시스템 △공영버스 교통안전 솔루션 △로봇·AI 기반 장애인 재활사업 등 화성특례시의 주요 AI 정책이 부스에서 소개되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MARS 2025」는 화성특례시 공직자를 비롯해 화성산업진흥원, 화성도시공사, 화성시연구원, 화성인재육성재단 등의 소속 임직원들이 총력을 다해 운영을 지원하며 행사 전반을 뒷받침했다. 엑스포는 3일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화성특례시의 대규모 행사 기획 및 운영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MARS 2025」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엑스포는 화성특례시가 AI 미래도시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자리이자, 지방정부도 AI 시대의 의제와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고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고 밝혔다. 정명근 시장은 그러면서 “화성특례시는 앞으로도 사람 중심의 AI 정책을 통해, AI가 시민의 삶을 지탱하고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공공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방정부가 책임 있는 리더십으로 그 방향을 주도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AI 미래도시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ih31@ekn.kr

무역협회 “하반기 수출 더 나빠…상저하저 흐름”

하반기 수출도 통상환경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부진이 이어지며 '상저하저(上低下低)'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3.8% 줄어든 3355억달러, 수입은 2.1% 감소한 3132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수출이 약보합 수준(-0.6%)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반기에는 부진이 더욱 심화돼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총 2.2%(△151억 달러) 감소한 668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미만 감소(-0.9%)에 그쳤지만, 반도체(1~5월 11.4%)를 제외하면 감소 폭이 무려 3.8%에 달했다. 보고서는 미국 관세 인상 대상 품목인 자동차(-2.5%), 자동차부품(-6.1%), 철강(-5.6%) 등의 수출 부진과 저유가로 수출단가가 급락한 석유제품(-21.5%), 석유화학(-10.6%)의 감소세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미 수출(-4.4%)이 급감하면서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작년 4%에서 올해 3.4%(1~4월 기준)로 0.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올 하반기에도 상호관세 유예(~7/8, 현지시간) 만료 등 대외 무역·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2% 중반에 머물고, 연내 세계교역은 역성장(WTO -0.2%)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품목별로는 상반기 견고했던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에는 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산업의 성장으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는 유지되지만, PC·스마트폰 등 범용 IT기기 수요*가 한풀 꺾이고 D램 등 메모리 단가가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출도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해외생산·조달 비중 상승 영향으로 7.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7.2%) 역시 美 수입관세 인상과 EU·인도를 중심으로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조치가 강화되면서 수출 부진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석유제품(-19.2%), 석유화학(-4.1%), 일반기계(-3.8%) 등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에서 하반기 수출 감소가 점쳐졌다. 다만, 디스플레이(6.5%) 수출은 아이폰 17시리즈 전 모델의 국내 기업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채택 등으로 일부 업황이 회복되면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부터는 美 상호관세 유예 만료, IT 수요 둔화, 환율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대내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수출 성장 동력 개발을 위해 AI, 모빌리티 서비스,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지원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국가대표 세단의 복귀…기아 신형 K5·K8 출시

기아가 브랜드 대표 세단 K5와 K8의 2026년형 연식변경 모델 'The 2026 K5'와 'The 2026 K8'을 19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신차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 선호 사양을 대폭 기본화한 신규 트림 '베스트 셀렉션'의 도입이다. 먼저 중형 세단 K5의 '베스트 셀렉션' 트림은 프레스티지 트림을 기반으로 상품성을 한층 강화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정면),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전진 출차),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재출발), 안전 하차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내 안전구간·곡선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또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와 LED 리어콤비램프,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운전석·동승석 파워시트,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등 고급 편의사양도 기본화해 쾌적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하이패스 시스템,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공기청정 시스템, 오토디포그, 레인센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렸다. 1.6 가솔린 터보와 2.0 하이브리드 모델도 각각 다양한 트림으로 운영된다. 준대형 세단 K8의 '베스트 셀렉션' 트림은 노블레스 라이트 트림을 바탕으로 18인치 전면가공 휠, 뒷좌석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다이내믹 앰비언트 라이트,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등 내·외장 고급감을 한층 높였다. 여기에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스마트 파워 트렁크, 듀얼 스마트폰 무선충전, 동승석 통풍시트, 오토 디포그 등 프리미엄 편의사양과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측방 주차 거리 경고 등 다양한 안전 기능까지 더해 고급 세단의 품격을 완성했다. 특히 K8은 시그니처 트림에 전방·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운전 스타일 연동),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진출입로 지원), 고속도로 주행 보조2(차로변경 보조 포함), 빌트인 캠 2,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지문 인증 시스템, 전자식 차일드락, 후석 승객 알림(센서 타입)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기본화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했다. 파워트레인은 3.5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기아는 신차 출시를 기념해 7월 말까지 K5·K8 베스트 셀렉션 트림을 출고하는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각각 10만원(K5), 15만원(K8) 상당의 '기아 샵' 온라인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K8 출고 고객에게는 1년 이내 차량 외관 손상에 대해 복원 및 교체를 보장하는 'K스타일케어' 서비스도 추가로 지원한다. 기아 관계자는 “고객 선호 사양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베스트 셀렉션 트림을 새롭게 추가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했다"며 “강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세단의 가치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SK그룹, AI 앞세워 4차 ‘퀀텀 점프’ 선언

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그룹의 네 번째 '퀀텀 점프'에 나선다. 1953년 섬유 산업으로 시작해 석유화학, 이동통신, 반도체 등 굵직한 산업 변곡점을 이끌었던 SK그룹이 이번에는 AI를 중심축으로 미래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다. SK그룹은 지난해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의 투자 방향을 AI와 반도체 등 '가까운 미래'로 전환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1년 만에 그 첫 결실로, 글로벌 클라우드 1위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광역시와 협력해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을 공식화했다. SK는 2030년까지 AI와 반도체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SK-AWS 울산 AI DC 건립 계약 체결식'에서 SK그룹은 AWS, 울산시와 함께 하이퍼스케일 AI DC 구축을 약속했다. 울산 AI DC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며, 약 7만8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가스, SK멀티유틸리티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총출동해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한다.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AI 반도체 기술이 적용되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5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한다.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은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가 맡는다. SK그룹은 AW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2027년부터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 네트워크 운영, 반도체 공급망, 에너지 인프라 등 각 사의 강점을 결집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SK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중이다. 하이퍼스케일 AI DC는 기술 패권 경쟁과 통상 압박 속에서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대규모 투자는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한미 경제 및 안보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울산 AI DC는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의 산업 혁신과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끌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AI 기반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의 AI 혁신을 촉진하고, 관련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AI 관련 기업들과 울산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이 협력해 인재 양성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SK그룹은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AI 혁신 거점을 확대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적극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민국이 AI시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SK그룹은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삼성전자, 하반기 ‘반도체 강화·실적 개선’ 총력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반도체 경쟁력 회복과 실적 개선에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22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지난 18일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 복원을 핵심 의제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가졌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12월(차기사업연도 상반기 전략)과 6월(당기사업연도 하반기 전략)에 개최하는 연례행사로 해외 법인장까지 대거 참석해 사업 부문 및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마케팅 전략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6월 전략회의에선 △HBM3E(5세대)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 시점 △HBM4(6세대) 양산 계획 △D램 설계 개선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 AMD에 HBM3E 12단 개선제품을 공식 납품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위한 전략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또한,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활용한 HBM4 하반기 양산 계획과 일반 1c D램 수율 개선에 따른 HBM용 D램 성능 향상 가능성도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전략회의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기마다 이어지는 적자와 점유율 하락(올해 1분기 7.7%) 타개를 위해 고객사 확보와 첨단공정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GAA(게이트 올어라운드) 공정의 양산 안정화, 차량용 반도체 등 특화시장 공략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7%로, 지난해 4분기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67.6%)와 격차는 더욱 벌어진데다 중국 SMIC(6%)가 삼성과 격차를 2%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온데 따른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밖에 시스템LSI사업부는 오는 7월 출시를 앞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7 시리즈'에 탑재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 등 차세대 프로젝트도 논의됐다. 업계에선 올해 6월 전략회의 내용이 지난해 12월 열린 2025년도 상반기 전략회의 때보다 한층 현실적이고 공격적인 방향으로 전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략회의에서 반도체 부문 관련 HBM 수율 문제와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구체적 HBM3E·HBM4 제품 전략이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등 실질적 실행 방안 논의는 올해 회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이다. 반면에 이번 회의에서 HBM3E·HBM4 등 구체적 제품 전략,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D램 1위 탈환 등 실질적 실행 방안이 강조돼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에 대한 절박함과 단기적 성과 창출이 더욱 부각된 모습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 관계자도 “이번 전략회의는 영업 실적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회의였다"고 압축적인 의미로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오는 23일과 7월 2일 차례로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 달성 전략과 시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④] 수입차·PB제품 ‘알고보면 중국산’···품질 불안감 여전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브랜드를 새단장하거나 국내 유통사와 협업하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프리미엄 모델, 롯데하이마트·쿠팡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도 알고보면 중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대표사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의 자회사인 MOKA는 쿠팡과 협업해 '홈플래닛 43형 TV'를 한국에서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마켓 1위인 쿠팡에서 '로켓배송' 등 혜택을 받으며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삼성·LG전자가 만든 동급 TV의 반값 이하다.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플럭스' 브랜드 제품 대부분도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43인치 이동형 TV, 75인치 4K TV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만든 '일렉트로맨'이나 '노브랜드' 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들이 월마트 PB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던 '성공 방정식'을 한국에서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가전보다 가격대가 더 높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테슬라는 '모델 Y' 등 주력 제품 대부분을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볼보와 폴스타 역시 S90 등 최고급 차량들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한국 유통사와 손잡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은 애프터서비스(AS)나 소비자 상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유통사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실적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노린다. 일부 PB상품의 경우 중국산임에도 무상 AS나 무료 반품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가 눈여겨보는 포인트는 중국산 소비재의 '품질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소형 가전이나 저가 제품은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대형가전과 자동차는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TV가 화질이 떨어지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갖췄다고 '거짓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로봇청소기 브랜드는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자동차는 기본적인 조립 자체가 안돼 있는 신차가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잘 보여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U 패스트트랙 도입…K-방산 ‘유럽수출 큰 장’ 기대감

K-방산 기업들이 유럽 무기시장으로 '수출 르네상스 2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조된 안보 위기 타개를 위해 방위산업 규제 완화와 허가 패스트트랙 도입 등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자 '신속한 납품'과 '실전 경험'을 갖춘 K-방산 기업들이 '준비된 경쟁력'으로 국산 무기의 유럽 수출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과 전망에서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6일 회원국와 산업계의 집단안보 역량 및 인프라 확충을 목적으로 △신규 방위산업 허가 패스트 트랙 도입 △유럽방위기금(EDF) 활성화 △방위물자 조달 절차 개선 △인베스트 EU 접근성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방위 분야 규제 완화 패키지'를 제안했다. EU 집행위의 방위 규제완화 패키지에 대해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 관계자는 “각 회원국의 방위산업 지원을 위한 전용 소통창구를 지정하고, 신규사업 허가 절차 60일 이내 완료와 EDF 지급 규정의 심사절차 간소화·운영 유연성 제고를 통해 우크라이나 기관과 기업의 EDF 참여 촉진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방산물자 공동구매를 장려하고 계약 한도를 상향하며, 방위 제품 라이선스의 회원국 간 이전절차 간소화를 명시한 것"이라며 “방위산업 투자에 법적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 금융 프레임워크 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금지 무기에 대한 명확한 분류 기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번 EU 방위 분야 규제완화 패키지는 지난 3월 21일 발표된 EU 방위백서에서 제시된 비전을 기반으로 한다. 해당 백서는 규제 간소화와 표준화를 EU의 방위 대비 태세 강화를 위한 핵심 동력으로 제시한 바 있다. EU 의회와 이사회는 입법 절차에 따라 추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EU 집행위는 2023년 3월 'EU와 우크라이나의 방위기술 및 방위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EU 방위산업 전략(EDIS)에 대한 통신문'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 3월 최소 8000억 유로(약 1267조 3570억원)를 투입하는 '유럽 재무장계획(REARM Europe Plan)'을 선언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종전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를 강조하면서 무기 생산을 사회적으로 백해무익 산업이라며 배척해 온 EU 입장과는 정반대다. 그 여파로 EU 및 글로벌 금융권은 방위산업에 대출과 투자를 기피했다. 실례로 독일 시중은행들은 티센크루프 그룹의 총 매출 중 10% 이상이 방산에서 나올 경우 자금 대여를 해주지 않겠다고 위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0여년 간 EU 회원국 정부와 방산업체 간 신뢰관계를 무너뜨려 라인메탈·헨솔트·레오나르도·탈레스·다쏘·BAE시스템즈 등 방산기업들이 러-우크라 전쟁 이후 각국 정부의 긴박한 발주에 대응하지 못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뒤늦게 이를 의식한 듯 EU는 금융 기관의 방위 관련 기업 투자 및 대출 거래가 ESG와 택소노미 규정을 위배하지 않음을 명시해 민간 투자자의 우려 해소에 나섰다. 이 같은 EU의 집단안보 강화 및 개별 회원국의 자위권 확대 움직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 K-방산 기업들은 기존 수출 실적에 이어 유럽시장 추가수출의 기회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방산 기업들의 준비된 경쟁력으로 북한과 대치 상황에서 국가적 수요에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적시 공급이 가능하고, 숱한 국지 도발사태에서 무기 실전 경험도 쌓아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국내 방산기업들은 폴란드·루마니아 등에 현지법인을 속속 설립해 EU 수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더욱이 K-2 흑표전차·K-9 자주곡사포·FA-50 경전투기 등 K-방산 제품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EU 회원국 간 공동구매·라이선스 이전 간소화로 다국간 대량발주 가능성도 존재한다. 동시에 EU방산기업과 조인트벤처(JV)나 연구·개발(R&D) 컨소시엄을 구축해 넓어진 EU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U가 현재 20%인 역내무기구입 비중을 오는 2035년까지 65%로 대폭 상향하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원준 전북대학교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우방국과 탄약류·미사일·주요 무기체계 공동개발 등 공급망 리스크 대응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는 수출 절충 교역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②] 삼성·LG도 긴장…‘가치 초격차’로 승부

한때 '싼 맛'으로 소비되던 중국산 가전이 기술 경쟁력까지 무기로 삼으며 국내 소비재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로봇청소기, TV, 생활가전 등 전방위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도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의 약진을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레드 테크'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한 기술 기반의 전방위 공세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중국 제품이 이제는 프리미엄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 시장이다. 20일 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기준, 판매량 상위 5개 제품 중 4개가 로보락, 나머지 하나도 중국 브랜드 드리미다. 로보락은 한국 진출 2년 만인 2022년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한 뒤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유럽 가전업체조차 넘지 못한 국내 기업의 벽을 로보락이 무너뜨린 셈이다. 시장 진입 초기엔 '가성비'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로보락은 최근 5축 접이식 로봇팔 '옴니그립'을 탑재한 신제품 '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최대 300g의 물체를 집고 이동할 수 있으며, 실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팔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드리미 역시 최대 6㎝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실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브랜드에선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들이다. 샤오미, TCL 등도 생활가전과 TV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한국법인 '샤오미코리아'를 공식 출범시키며, 국내 판매 제품을 연내 20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외에도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주방가전 등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주력 제품군에는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협업한 '샤오미 15 울트라' 등 기술 고급화 제품도 포함됐다. TCL은 초대형 TV를 앞세워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존 온라인 유통에 더해 전자랜드, 하이마트,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도 확대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성비 중심 제품이 주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TCL과 하이센스는 이미 80인치 이상 대형 TV 출하량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섰다. 특히 미니LED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기업과의 '기술 간격'도 좁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중국산 가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변수로 지목되는 건 '보안성'이다. TCL의 일부 스마트TV는 사용자 동의 절차의 불명확성과 개인정보 처리 고지 미흡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로보락도 올해 초 사용자 데이터 공유 방식이 도마에 오르며 한 차례 이슈가 됐다. 글로벌 안보 이슈와 연결될 경우,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변수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는 와이파이 탑재 가전에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 '녹스 매트릭스'를 적용하고 있다. 기기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며,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연결을 차단하는 구조다. 또한 민감한 개인정보는 '녹스 볼트'라는 전용 보안 칩에 별도로 저장하고,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한 '양자내성암호' 기술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보안 프레임워크 'LG쉴드'를 AI 홈허브 '씽큐 온'에 적용했다.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활용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용자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성능이나 가격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중국산 가전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보안성, 사용자 경험(UX), 사후 서비스, 브랜드 신뢰도 등에서 '체감 가치'의 차별화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격차는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며 “보안이나 사용자 신뢰는 중국 업체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이제 단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가치 기반 소비'를 유도할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가전은 더 이상 저가 대체재가 아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겸비한 '레드테크'는 이미 한국 시장의 안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가성비'를 뛰어넘는 신뢰와 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소비자 접점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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