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LG전자 “맞춤전략으로 5년내 매출 2배, 유럽 1위 도약”

“사업포트폴리오 혁신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과 유럽 고객 니즈를 세심히 반영한 지역 맞춤 제품전략을 통해 유럽 가전 매출을 5년 내 2배로 키워 확고한 유럽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유럽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지난 수년간 빠른 성장을 해왔고, 고객들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가시화되고 있는 성과와 고객 평판을 바탕으로 세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 가전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5년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달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4.1%씩 커질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성장성도 크다. 류 본부장은 “북미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프리미엄 시장인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유럽 맞춤형 제품들을 구성하는데 이번 전시의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고효율, 디자인, 편의성 등 유럽 현지 맞춤형 제품군을 대거 내놓는다. 프리미엄에서 인정받은 품질과 기술을 볼륨존으로 확대하고 볼륨존에서도 수익성을 높여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모두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프리미엄 시장에서 'AI 코어테크'에 기반한 최고 수준의 고효율 제품을 통해 에너지 절감이 화두로 떠오른 유럽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LG전자 A-70% 세탁기, A-40% 바텀 프리저 냉장고, A-10% 세탁건조기는 EU A등급보다 에너지를 각각 70%, 40%, 10% 적게 쓰는 제품으로, 모두 업계 최고 효율을 갖췄다.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냉장고의 단열을 강화하는 등 유럽향 제품의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했고, AI와 모터·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 기술력을 결합한 'AI 코어테크'도 더 고도화했다. LG전자는 이러한 고효율 기술을 볼륨존 모델에도 확대 적용해 '고효율=LG' 공식을 유럽 시장에 각인시킨다. 세탁기 제품군에서는 이미 A등급 이상 제품 판매 비중이 95%가 넘으며, 냉장고 또한 2027년까지 A등급 이상 제품 판매량을 올해 대비 2배로 키울 계획이다. 질적 성장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류 본부장은 “유럽 가전사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 간 거래(B2B), 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D2C), 소프트웨어·서비스(Non-HW) 등 수요·가격 변동성이 낮고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B2B 영역에서는 유럽이 좁은 가옥 구조 때문에 빌트인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해 빌트인 가전 부문을 집중 육성한다. 빌트인은 건설사가 주거시설을 지을 때 직접 가전제품까지 같이 공급하거나, 내장재 공급 전문회사들이 가전까지 같이 공급하는 대표적 B2B 시장이다. 가전을 공급하는 브랜드를 결정할 때 사업 안정성, 제품 내구도, 유지보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지만, 지속적인 파트너십으로 대규모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중요하다. LG전자는 유럽 내 빌트인 매출을 2030년까지 10배 이상 퀀텀점프시켜 약 24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톱5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B2B 전문 조직을 강화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과 고급 기능을 함께 갖춘 매스 프리미엄 브랜드 'LG 빌트인'을 중심으로 빌트인 가전 사업을 재편한다. 빌트인 사업 운영 국가도 현재 이태리, 스페인 등 남유럽 위주에서 서유럽, 북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대 전개한다. D2C 분야에서는 온라인브랜드샵(OBS) 매출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려 영향력 있는 판매 채널로 육성한다. AI 챗봇과 AI 취향 분석 등 OBS 내 AI 서비스를 강화해 구매 경험을 제고하고 판매율을 높이는 한편, OBS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전용 모델도 늘린다. 이와 함께 개인화된 서비스와 맞춤형 마케팅으로 재구매율과 브랜드 로열티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Non-HW는 AI홈 플랫폼을 본격 사업화하고, 이를 B2B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 먼저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씽큐 온(ThinQ ON)'과 이와 연동되는 'LG IoT 디바이스'를 한국에 이어 유럽 주요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AI가전과 IoT 기기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비가역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LG 가전을 계속 구매하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지역별 특화 B2B용 AI홈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북미에서는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빌더 사업자를 위해 건물 내 가전, 에너지 사용량 등을 관리해주는 솔루션을, 유럽과 중동에서는 홈오토메이션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주거단지에 공급하는 AI홈 솔루션 패키지를 선보이며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B2B, D2C, Non-HW 등 신성장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볼륨존 공략을 강화해 성숙기에 도달한 유럽 시장에서 수익성과 외형성장 모두 퀀텀점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국제선 하늘길 공유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최한 '인천공항 인터라인 파트너십 데이 2025' 행사에 참가해 에어프레미아와 인터라인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터라인이란 서로 다른 항공사가 각각 운항하는 노선을 하나의 항공권으로 연계해 판매하는 제휴 방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환승 시 별도 체크인이나 수하물 수취 절차 없이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항공사는 네트워크 확장과 환승객 유치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협약으로 티웨이항공은 에어프레미아와 국제선을 하나의 항공권으로 묶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해외에서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인천에 도착한 승객은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으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반대로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인천을 경유해 티웨이항공의 아시아·대양주·유럽 노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와 인터라인 협약으로 승객들이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주 노선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주요 항공사와 파트너십을 확대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 전면전…영풍-고려아연, 이메일 놓고 ‘진실 게임’

고려아연과 최대주주 영풍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시세 조종 사건에 대한 연루 의혹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전면전에 돌입했다.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이 시세 조종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1000억 원대 자금을 출자했다며 내부 이메일을 '공모의 증거'로 제시하자 고려아연은 “의도적인 왜곡"이라며 해당 이메일이야말로 '무고함의 증거'라고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단 하나의 증거를 둘러싼 양측의 팽팽한 '진실 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5일영풍은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경영진이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의 핵심인 '하바나 1호 펀드'의 목적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는 '펀드에 투자한 출자자일 뿐, 투자 내용에 관여한 바 없다'는 고려아연의 기존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주장이다. 영풍이 제시한 결정적 증거는 2023년 2월 14일자 고려아연 내부 이메일이다.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에 SM엔터 공개 매수를 개시한 직후, 당시 고려아연 부사장이 재경본부장으로부터 받은 해당 메일에는 '원아시아파트너스에서 SM엔터 지분 매입을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려고 한다. 하이브에 SM엔터 주식을 12만원에 팔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영풍은 이 시점과 내용을 근거로 “고려아연의 출자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 목적이 아니라 SM엔터 주가조작 구조에 가담하기 위한 것임을 경영진이 명확히 알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이메일이 오간 바로 다음 날인 2월 15일 998억원, 24일 18억원을 추가해 총 1016억원을 하바나 1호 펀드에 출자했다. 이 펀드의 지분 99.82%를 보유한 사실상의 단독 출자자였다. 이후 펀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을 웃도는 평균 12만5000원대에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수했고, 이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영풍은 “시세를 인위적으로 형성하는 자금 흐름을 인지하고도 출자했다면 '공모' 혹은 '방조'에 해당한다"며 자본시장법 제176조(시세조종)와 제178조(부정거래) 위반 소지를 강력히 제기했다. 특히 작년 1월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시세조종 자금 제공자에게 불법 이익의 2배까지 과징금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조계에서도 자금 집행을 승인한 책임자가 불법 행위를 '예견 가능했는지'에 따라 법적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이 일관된 시각"이라고 최윤범 회장의 책임론을 정조준했다. 영풍의 공세에 고려아연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단순 재무 투자에 대한 의도적 왜곡을 멈춰야 한다"고 반박하며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스모킹 건'으로 지목한 바로 그 이메일이 “오히려 당사의 무고함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핵심은 '하이브에 SM엔터 주식을 12만원에 팔 수도 있다'는 대목이다. 고려아연은 “이는 당시 공개된 정보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12만원)에 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엑시트(Exit)' 가능성을 검토한 것"이라며 “만약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목적이었다면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안을 검토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검토 내용은 '주가를 올려 공개 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이 없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당시 상대방이 주장하는 공개 매수 저지 목적 등에 대해 전혀 사전 보고나 전달을 받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SM엔터 사건의 핵심은 '하이브의 경영권 확보를 고의로 실패하게 했는가'인데, 고려아연의 투자 검토 내용은 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이러한 명백한 사실을 외면한 채 지속적으로 사실과 다른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여 국가기간산업이자 전략 광물 공급자로서 국익과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에 기여하겠다"며 논란 확산에 선을 그었다.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1016억원 출자'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 의도를 입증할 '내부 이메일'의 해석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리며 한층 더 가열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추락사’ 브라질 감독관 유가족 지원·재발 방지에 최선 다할 것”

지난 3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선박 건조 과정에 참여하던 브라질 국적 감독관 1명이 해상으로 추락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고인은 브라질 선주사 소속의 시험설비 감독관으로, 이날 작업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한화오션은 대표이사 김희철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하신 고인의 유족에게 비통한 마음으로 조의를 표한다"며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정부와 선주 측에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사고 발생 직후 한화오션은 관련 작업을 즉시 중단했으며,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회사 측은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해 사고 원인을 규명함과 동시에 재발 방지책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철 대표이사는 “사고 소식에 놀라셨을 지역 주민과 국민들께 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구성원들의 안전을 두고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현재 관계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며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중대재해 제로’ 안전예산 3.5조 투입

HD현대가 오는 2030년까지 조선 부문에 3조 5000억 원 규모의 안전 예산을 투입한다. 4일 HD현대는 안전 예산 투자와 함께 향후 5년에 걸쳐 선진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전 시설물·설비를 정비하고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임직원 안전 인식 개선, 협력사 안전 지원 등에도 충분한 예산을 배정해 전사적인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알렸다. 꾸준히 조선 안전 부문에 예산을 투입해 온 HD현대가 조 단위의 투자 규모와 일정을 공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산업재해 사망률 감축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자 기업 차원의 선제적인 조처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HD현대 경영진은 주요 사업장을 찾아 현장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남 영암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은 자리에서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임직원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더의 결정과 행동이 안전 문화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전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제로'로 만들 때까지 현장 중심의 경영을 이어 나가달라"고 경영진에게 당부했다. 이같은 대규모 안전 예산 계획과 경영진의 현장 안전 점검에 더해 HD현대는 오는 11월 임직원, 정부 관계자, 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HD현대 세이프티 포럼'을 열고 안전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④ 롯데케미칼, 증설-해외-신사업 ‘다중 위기’…“특별법만이 살 길”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롯데케미칼의 상황 역시 여타 석유화학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위태롭다. 중국과 중동의 과도한 증설로 인한 글로벌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더해 주요 해외 투자처의 부진과 상대적으로 더딘 신사업 전환이라는 내부적 과제까지 겹치며 '다중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재무 상태는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수년 째 지속되는 영업손실 탓에 현금 창출력이 약화되자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 평가사는 올해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 등급을 'AA'에서 'AA-'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평사들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향후 2년 내 흑자 전환이 불확실하며, 단기간 내 재무 부담 완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위기는 해외 자회사에서 증폭됐다. 특히 2017년 인수한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LC타이탄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석화 기업이다. 이곳은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화 제품 원료를 생산한다. 2010년 롯데케미칼이 1조5000억원에 인수한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의 지분 74.7%를 보유한 말레이시아 상장사로, 연간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 해외 사업의 선봉이자 그룹의 주요 캐시 카우로 성장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최근에는 업황 부진 탓에 작년부터 LC타이탄 매각을 시도해왔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말레이시아 파시르 구당(Pasir Gudang)의 일부 생산 시설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하기도 했다. 결국 롯데케미칼은 2024년 4분기 LC타이탄과 관련해 1조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회계에 반영하는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이는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는 장기 부진의 가능성을 인정한 고육지책이다. 여기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3600억 원 이상의 영업권 손상차손 또한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위기는 핵심 생산 기지인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의 자료에 따르면 기초·첨단 소재를 생산하는 여수 산단 사업장의 매출액은 2022년 대비 2024년 7.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지방세 납부액은 63.7%, 신설·증설·경상 투자비는 각각 68.2%, 44.5% 급감했다. 이는 기업의 위기가 곧바로 지역 경제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상황이 악화되자 여수시는 지난달 28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산업 위기 선제 대응 지역·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생존을 위해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Purified Terephthalic Acid) 자회사인 LCPL 매각으로 약 979억 원을 확보했다. 또한 수처리 사업부와 일본 레조낙 지분 등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와 같은 자구 노력을 통해 약 1조7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대부분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소요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의 위기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헤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생산 설비 신·증설은 2028~2030년 경 마무리 돼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보지만 회복 강도는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곽기섭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경영지원본부장은 “중국·중동 등 국가 단위의 추격으로 개별 기업의 대응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특별법을 통한 빠른 사업 재편이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수요 산업 연계·스페셜티 기술 확보·탄소 중립 투자 지원과 함께 국내 기업 간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와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롯데케미칼의 재무 건전성은 부진한 범용 화학 시장의 운명에 더 직접적으로 묶여 있고 신속하고 적극적인 사업 재편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22년 9월과 2023년 3월 각각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연결편입해 사업 조직을 기초 화학·첨단 소재·정밀 화학·전지 소재로 재편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초 화학 사업과 관련, 스페셜티 확대를 위해 제품 연구·개발(R&D)를 지속하고 있고, 수소 에너지 사업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주요 종속 회사인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2차 전지 시장이 요구하는 고체전해질·리튬인산철(LFP) 양극활 물질·실리콘 음극활 물질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로 미래 가치를 높이는 R&D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사업 재편 승인 기업 공시 절차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합병·분할·양도·양수 등으로 인해 이미 발표된 공시의 변경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변경 공시'를 추가하고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치겠다고 했다. 또한 사업 재편 완료 후 이에 부합하는 공시 발표 절차도 요청하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8회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에 고려대 김종승∙포스텍 차형준 교수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이사장 이영관)은 제8회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 수상자로 기초 분야에 김종승 고려대학겨 화학과 교수, 응용 분야에 차형준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1억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김 교수는 세계 최초로 특정 질병 중 특히 종양을 선택적으로 진단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한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이다. 관련 신약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11회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에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과학계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차 교수는 자연계의 홍합이 가진 강력한 수중 접착 능력에 주목하여, 세계 유일의 '홍합 유래 접착단백질' 원천재료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매진해 온 바이오 재료 분야의 대표 공학자다. 독창적인 연구를 의료용 소재로 확장하고, 다양한 기술 이전을 통해 해양생명공학재료 분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재단은 또한 미래 과학계를 이끌어갈 신진 과학자 5명을 '한국도레이 펠로십'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3년간 총 1억5000만원의 연구비를 각각 지원한다. 올해 펠로십 수상자로는 기초 분야에 박윤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KAIST) 화학과 교수와 손창윤 서울대 화학부 교수, 응용분야에 김민규 인하대학교 화학과 교수·조수연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조힘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과 펠로십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후보자를 공모한 뒤, 국내 최고 석학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31일 개최될 예정이다. 2018년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익법인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은 화학 및 재료분야의 토대를 강화하고 차세대 인재를 육성하는 데 기여해왔다. 재단은 현재까지 과학기술상 14명, 펠로십 30명, 이공계 대학 장학생 245명에게 총 65억 원을 지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아, 호주 누적 車판매 100만대 돌파

기아가 호주 진출 이후 37년만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기아에 따르면, 1988년 호주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6년 판매법인 출범으로 현지 공략에 나서 진출 30년이 2018년에 누적 판매대수 50만대 달성에 이어 올해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다.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기아 차종은 '쎄라토'(현재 K4)로 총 20만780대가 출고됐다. 그 뒤를 스포티지(18만8159대), 리오(16만6062대), 카니발(12만3854대)가 따랐다. 3일(현지시간) 호주 북동부 퀸즈랜드 모토라마 딜러사에서 열린 '100만대 판매 달성 기념식'에서 데미안 메레디스 기아호주 최고경영자(CEO)는 “신차 누적 판매 100만대 달성은 각 딜러사가 기아 브랜드에 쏟은 노력의 증거"라고 전했다. 기아는 올들어 다양한 차량 라인업을 호주에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경차 '피칸토'를 필두로 EV3, EV5 등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했고, 상반기에 첫 픽업트럭 '타스만'도 선보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화에어로, 중동·북아프리카 방산 공략 ‘정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동·북아프리카(MENA) 총괄법인을 신설하고, 해당지역 방산시장 공략을 위한 정조준에 들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는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성일 중동·아프리카 총괄 사장,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아흐마드 압둘아지즈 알 오할리 사우디 군수산업청장 등 양국 정부와 방산 업계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괄법인 개소식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중동·북아프리카 총괄법인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의 기존 사업을 책임지면서 동시에 지역 내 다른 국가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한화그룹 방산 3사의 지역 내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비전 2030'과 연계해 사우디 군 현대화 사업과 현지화를 통한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안보와 경제 파트너십 강화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일 사장은 “중동·북아프리카 총괄법인은 한화그룹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핵심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도 “정부가 이 전진기지를 중심으로 지역 내 방위력 강화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수주 행진’ K-배터리, 전기차·ESS 앞세워 中 넘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기업들이 해외 영토를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전기차용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제품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4일 미국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Flatiron Energy Development)과 1기가와트시(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내년부터 향후 4년 간 최대 7.2GWh 규모 ESS 제품을 공급한다는 게 골자이며, 수주금액은 최대 2조원으로 추산된다. SK온은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LG엔솔도 '빅딜'을 따냈다. LG엔솔은 메르세데스-벤츠에 총 107GWh 규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벤츠 계열사에 75GWh, 벤츠 AG에 32GWh 규모다.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LG엔솔이 벤츠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를 납품할 것으로 본다. 금액으로 따지면 15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SDI도 해외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최대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4000억원대 ESS용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했다. 주력 제품은 '삼성 배터리 박스'(SBB)다. SBB는 규격화된 20피트 컨테이너를 이용해 배터리를 포함한 안전·공조 장치를 통합한 완제품이다. 이처 K-배터리 기업의 잇단 수주 성공 배경으로 ESS와 원통형 배터리 등 기존과 다른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SK온의 경우 지난해 12월 ESS 사업실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해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이후 이번에 관련한 첫 성과를 거뒀다. 이를 계기로 향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제품 라인업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LG엔솔은 주력 제품인 파우치 대신 원통형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특히 이를 앞세워 벤츠의 주력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했다는 점도 눈길을 잡는다. LG엔솔은 지난해 10월에도 벤츠와 북미 및 기타 지역에서 50.5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67GWh 물량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 6월에는 체리자동차와 8GWh 수준 계약을 맺는 등 중국 완성체 업체까지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 삼성SDI 역시 최근 유럽 글로벌 업체와 프리미엄 전기차용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헝가리 생산거점 내 신규 라인 투자를 통해 오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그러나, K-배터리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제품 라인업 다양화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한 단계 앞선 기술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K-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 공세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세계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1102만80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했으나 국내 3사의 점유율은 4.4%포인트 하락한 16.7%로 나타났다. 중국 CATL과 BYD는 각각 37.5%, 17.8%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글로벌 시장 상황은 LG엔솔, 삼성SDI, SK온 등이 원통형 제품이나 ESS 등을 통해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배경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 규모는 2023년 44GWh 규모에서 2030년 506GWh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ESS는 특히 태양광·풍력과 달리 미국 감세법 발효 후에도 청정전력 생산시설 투자세액공제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전세계 주요국은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신규 전력망 건설 등으로 ESS 수요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첨단 배터리 기술과 현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추가 고객사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