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쿠팡 고객정보 유출 사태] 기본기 없는 운영의 연장선…‘실질적 총수’ 김범석 어디에?

2010년 창립 후 15년 만에 '유통 공룡'이 된 쿠팡의 성공신화 뒤에는 '급속한 외형 성장'과 '기본기 없는 운영'이라는 그림자가 숨어있다.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을 비롯한 노동자 과로사·자회사 밀어주기·퇴직금 미지급 사건 등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며 '문제적 기업'과 '유통 리드 기업'이라는 정반대의 수식어를 동시에 듣는 실정이다. 쿠팡이 득세하는 과정에서 가져온 수많은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창업자 겸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직접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337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의 근본적 배경으로 외형 성장에 집착한 구조적 문제가 꼽힌다. 매출 성장세를 기반으로 짧은 시간 내 쿠팡이 초고속 성장한 기업이라는 점에는 업계에서도 이견이 많지 않다. 다만, 역효과로 내부 관리 등 질적 성장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쿠팡의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쿠팡이 기업 공시를 시작한 2013년 당시 478억원을 기록한 쿠팡의 연매출은 10년 뒤 약 31조원으로 무려 678배 급증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연매출 40조원을 넘더니 올해는 1·2·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20% 안팎의 성장세 유지 시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례적인 성장 속도를 보인 점에서 성장 동력의 성격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창립 이래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쿠팡이 첫 연간 흑자를 낸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물류 인프라·마케팅 등 광폭 투자로 매년 수천억 원, 많게는 1조원대의 '계획된 적자'를 고집하던 가운데, 2020년 비대면 쇼핑 부흥기인 코로나19 시기를 맞아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이후로도 공격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2021년 70조원의 몸값을 평가 받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유치한 대규모 자금을 물류에 퍼부으면서, 흑자 노선으로의 전환에 길을 뚫은 것이다. 2011년 8월 김 의장이 “2년 내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공언한 지 10년 만의 일이다. 문제는 외형 성장에 치중한 구조적 문제의 후유증이 이곳저곳에 남아있다는 점이다. 내수 사업 과정에서 쿠팡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며 거센 질타를 받아왔다. 택배·물류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로 노동계와 공방을 이어갔으며,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의혹, 과도한 입점 수수료 논란 등으로 내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드러내왔다. 허술한 내부 단속의 연장선으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이라는 보안 사고와도 정면으로 부딪혔다. 정보보안이 뻥 뚫린 한편, 대관 조직을 꾸준히 확장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갈수록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쿠팡의 대관 규모는 100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일반 기업 대비 많은 편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쿠팡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 지원과 함께 물류와 유통, IT 세 개 산업이 한 데 섞여 성장한 빅 블러 기업이라는 특성이 있다"며 “특히, 수 년 간 이어진 코로나19 시기 동안 거침없는 피보팅(Pivoting,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춰 사업 아이템과 방향을 바꾸는 것)을 보여 왔는데, 너무 단 기간에 양적 성장을 이루다보니 인력도 여기저기서 끌어와 잡동사니가 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반 기업 대비 대관 업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 영역이 넓고, 사고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며 “개인정보가 24시간 지속 수집되거나 처리돼 고위험 사업군에 속하는데, 이 상황에서 몸집은 빠른 속도로 키웠으나 걸맞지 않는 운영 체제를 갖춰 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확보가 핵심 경쟁력인 이커머스 특성상 기본기인 정보보안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통상 이커머스 업체들은 과거 구매 데이터·고객 정보 등을 활용한 수요 예측으로 재고 부담을 줄이거나,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고객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빈틈 있는 보안의 흔적은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22년 7.1%였던 쿠팡의 IT 전체 예산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2023년 6.9%, 지난해 5.6%, 올해 4.6%(890억원)으로 하락세다. 총 매출 대비 비용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기준 쿠팡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전체 매출의 0.2%에 불과하다. 이는 총 매출의 1%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알리바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대비 한참 모자란 수치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1인 기업과 직원이 1000명 이상이 넘는 대기업이 갖고 있는 정보량 자체가 다르다"면서 “회사 크기 대비 얼마나 정보보호 예산에 투자하는 지 봐야 하는데, 절대적 금액보다 매출 대비 비중으로 계산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통상 기업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오너가 직접 등판해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양상을 보인다. 올 5월에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태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 역시 고개를 숙였지만, 보안사고 발표 후 수일이 지났음에도 실질적 총수인 김 의장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현재까지 쿠팡은 이번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가 '한국 법인'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김 의장 책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거나, 기자 회견 등 공식 선상 전면에 나서고 있다. 2일 박 대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긴급 현안 질의에서 '김범석 의장이 직접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는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 하에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한국 법인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을 져 사태가 수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김범석 책임론'에 선을 그은 모양새다. 다만, 김 의장은 쿠팡의 클래스B 보통주 1억5780만주(지분율 8.8%) 이상을 보유 중이다. 이 주식은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져 의결권 기준 김 의장의 지배력은 73.7%로 실질적 총수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그는 미국 국적 덕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동일인(총수)'을 피해 총수로서 짊어져야 할 각종 의무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검은머리 외국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김 의장이 지난해 11월 보유했던 쿠팡의 클래스B 주식 일부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한 뒤 매각해 4846억원을 현금화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김 의장의 불통 경영이 질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영 책임자임에도 2020년부터 세 차례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 당시 어떤 사과나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미국 국적의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매번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특히, 김 의장은 2020년 말 한국 법인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 후,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이듬해에는 한국 법인 이사회 의장직·등기이사직까지 물러났다. 글로벌 경영에 전념한다는 취지지만 사실상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현재까지 한국 법인에서 김 의장은 어떤 직책도 맡지 않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김 의장이 약 73%의 의결권을 갖고 있는 쿠팡Inc가 100% 투자한 곳이 쿠팡 한국 법인"이라며 “한국에서만 매출 90%가 발생하고 있는데, 김 의장은 사실상 뒤로 물러서서 권한만 갖고 있고 책임은 면하고 있다"며 김 의장의 성명문 내지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송파드림재활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2기 패널병원’ 선정

송파드림재활병원(병원장 임시웅)은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2기 패널병원'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전국 36개 기관 중 재활병원은 6곳이며 서울에서는 송파드림재활병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회복기 재활 간호 인프라와 통합서비스 운영 역량이 국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셈이다. 제2기 패널병원은 2026년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 개선을 위한 핵심 표본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 운영기관이 아니라 적정 인력배치, 병동환경, 운영실태 등 주요 지표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정책 개발 과정에 현장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등 제도 설계의 실질적 참여자로 기능한다. 이번 패널병원 선정은 통합서비스 병동 운영 경험, 병상 규모, 재활의료기관 지정 여부 등이 종합 평가됐다. 재활병원의 경우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의료기관이어야 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비율 50% 이상, 1년 이상 안정적 운영 실적 등이 필수 요건으로 제시됐다. 송파드림재활병원은 이 모든 기준을 충족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병원은 총 207병상 중 127병상을 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운영하며, 이 중 39병상은 중증 재활환자 전담 병동이다. 서울 내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중 중증 재활환자를 대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은 송파드림재활병원이 유일하다. 중증 재활환자의 경우 개인 간병을 조건으로 하는 입원이 일반적인 현실에서, 공공성을 강화한 통합서비스 병동 운영은 특히 의미가 크다. 송파드림재활병원은 전문 간호인력 기반의 24시간 직접 간호, 보호자 상주 없는 병동, 감염관리·낙상 예방 중심의 환자 안전체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재활환자의 특성상 ADL(일상생활동작) 회복, 이동·인지·연하·언어·상지 기능 등 전반에 걸쳐 집중 관리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통합서비스는 단순 돌봄을 넘어 재활 참여도 향상, 합병증 예방, 보호자 부담 경감이라는 실질적 효과를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병원은 사회사업실을 중심으로 퇴원계획 수립, 지역사회 자원 연계, 돌봄 공백 예방 등 종합적인 회복기 재활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자 상주 의무가 없는 환경에서 의료-재활-사회복지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환자의 기능 회복과 지역사회 복귀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임시웅 병원장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가 최적의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신념 아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쿠팡 이어 G마켓서 고객 60여명 ‘무단 결제 피해’

국내 이커머스업체 G마켓에서 고객 60여명의 계정이 도용돼 무단 결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달 29일 이용자 60여명이 무단 결제 사고를 당했다며 금융감독원에 피해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무단 결제는 G마켓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에 사전 등록돼 있던 카드로 모바일 상품권이 결제돼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별 피해 금액은 3만원에서 2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G마켓은 본지에 “사고 인지 직후 결제 보안을 상향 조치했고, 이후 추가 피해 발생은 없었다"며 “현재 계정 도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피해고객에게 경찰 신고와 자체 금감원 신고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청호나이스, 홈케어 전담 조직 ‘홈케어 총국’ 출범

청호나이스가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청호인재개발원 대회의실에서 '홈케어 총국' 발대식을 개최하고, 홈케어 서비스 강화를 위한 신규 전문 조직을 공식 출범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신설된 홈케어 총국은 프리미엄 홈케어 서비스의 표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 교육을 이수한 서비스 인력을 기반으로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서비스 품질 고도화해 차별화된 홈케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청호나이스는 이번 조직 신설로 전사적으로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함께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이번 홈케어 총국 출범은 홈케어 서비스의 전문성과 고객 경험 수준을 높게 끌어올리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홈케어 조직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지원하고,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해 시장 내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경희대 김호철 교수, WHO ‘세계 21대 혁신’ 연구 선정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김호철 교수가 수행한 천연물·한의학 연구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21대 혁신' 연구에 선정됐다. 2일 경희대에 따르면, WHO는 최근 '2025년 헬스&헤리티지 이노베이션'의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전 세계 1175개 제출 연구 가운데 21개를 '세계 21대 혁신(Global Top 21)' 연구로 선정했으며, 김 교수의 '천연물·한의학 기반 연구'가 이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을 결합한 공중보건 혁신 가운데 한국 연구가 국제적 기준을 충족했음을 공식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WHO는 김호철 교수를 오는 17~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WHO 전통의학 글로벌 서밋'에 초청해 김 교수의 연구 성과를 발표·전시하도록 요청했다. WHO H21은 각 지역에서 우수 혁신 사례를 3개씩 선정한 뒤 WHO 본부에서 재평가해 최종 21개만을 선정하는 단계별 국제 심사 방식으로 운영한다. 한국이 속한 서태평양 지역은 중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전통의학과 천연물 연구가 강한 국가가 포함돼 있으며 WHO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다. 이러한 권역에서 한국 연구가 최종 혁신으로 선정된 것은 한국 한의학·천연물 연구의 국제 경쟁력이 확인된 주요한 사례라고 경희대측은 설명했다. 이번에 최종 선정된 혁신은 김호철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어린이 성장 원료 'HT042'이다. 연구팀은 이를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전통 기반 성장 과학'으로 정립하며, 성장이 영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판 기능·수면·대사·염증 등 다양한 신체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는 현재 성장생물학의 관점을 적극 반영했다. HT042는 성장의 핵심 기관인 성장판(Growth Plate)의 미세환경을 보호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새로운 성장 과학 모델을 제시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현대 아동 성장 저해의 주요 요인이 영양 결핍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 '스트레스', '비만으로 인한 저등급 염증', '환경적 요인 등 비영양적 성장 저해 요인'임을 규명하고, 이를 개선하고 생리적 기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점이 WHO의 높은 평가를 끌어냈다. 김호철 교수는 “이번 WHO 선정은 한국 천연물·한의학 기반 연구가 국제 기준의 과학성과 공공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HT042가 제시한 성장 과학의 새로운 방향이 WHO와 각국 공중보건 프로그램에 아바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AIST, ‘mRNA’ 부작용 억제기술 세계 최초 구현…“정밀치료 확장 기반 마련”

KAIST 연구진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치료제의 부작용을 억제하는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KAIST는 화학과 전용웅 교수 연구팀이 mRNA가 단백질을 만드는 시작 시점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기술로 익숙한 mRNA는 인체에 바이러스 단백질의 설계도를 전달해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암·유전질환 등 치료제 기술로 활용범위가 지속 확장되고 있지만, 투여 직후 단백질이 과다 생성되는 특성으로 폐색전증·뇌졸중 등 중증 부작용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이번 전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 이 같은 mRNA 치료제의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기술이 도출됐다는 게 KAIST 측 설명이다. KAIST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세포 내 '단백질 제조 기계(리보솜·번역 인자)'와 mRNA 설계도의 결합을 지연하기 위해 미세 손상된 DNA 조각과 mRNA를 붙이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단백질 제조 기계가 mRNA 설계도에 달라붙어 단백질이 생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늦추면, 단백질이 과다 생성되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술은 mRNA와 결합된 미세 손상 DNA 조각이 방패 역할을 수행해, 단백질 제조 기계가 mRNA와 즉시 달라붙지 못하도록 방해하면서 단백질 생성 시작 속도를 부드럽게 늦추는 방식이다. 또한, 시간 경과에 따라 인체에 존재하는 '수리 효소'가 mRNA와 결합된 손상 DNA를 복구하면서 손상 DNA-mRNA 결합 구조가 풀리고, 단백질 생성 속도는 점차 정상화된다. 이러한 작용으로 단백질이 폭발적으로 과다 생성되는 기존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손상 DNA의 길이와 손상 정도를 조절해 단백질 생성 시점과 속도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여러 종류의 mRNA를 동시에 투여하더라도 각 단백질이 의도한 순서대로 생성되도록 설계해, 복잡한 치료를 위해 수차례 분할 투여하던 기존 주사 방식도 혁신할 수 있다. 기술의 핵심인 손상 DNA는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재활용되는 안전한 생체물질로,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사 직전 mRNA와 섞기만 하면 기술 적용이 가능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기 적합하다고 KAIST는 설명했다. 아울러 뇌졸중·암·면역질환 등 정밀한 단백질 조절이 필요한 치료 분야까지 응용될 수 있어 차세대 mRNA 치료제 개발의 핵심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연구재단(NRF)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KAIST 화학과 최지훈 (3년차), 정태웅 (1년차)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앙게반테 케미'에 지난달 게재됐다. 또한 KAIST의 '미래 유망 원천기술'로 선정돼 앞선 '2025 KAIST Techfair 기술 이전 설명회'에서도 소개됐다. 전용웅 KAIST 화학과 교수는 “생물학적 현상도 결국 화학이기 때문에, 화학적 접근으로 단백질 생성 과정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며 “이번 기술은 mRNA 치료제의 안전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암·유전병 등 다양한 질환에 맞춘 정밀 치료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동아에스티, ‘혁신형 제약기업’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28일 개최된 '2025년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며, 혁신형 제약기업 중 국민 보건 향상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을 매년 선정해 표창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정부가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구축 등 연구개발 중심의 혁신 역량을 갖춘 국내 제약사를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이번 수상에서 동아에스티는 국가발전 기여, 국민생활 향상, 고객 만족, 연구개발 생산성 향상, 글로벌 경쟁력 강화, 사회적 책임 활동 등 전반에서 국민보건 향상과 제약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동아에스티는 환자와 의료계의 미충족 의료수요 해소를 목표로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다. 자이데나, 슈가논, 시벡스트로 등 자체 신약과 스티렌, 모티리톤 등 천연물 의약품을 개발했으며, 당뇨, 비만,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등 대사질환 치료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송도 바이오연구소 설립, 앱티스 인수를 통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신약 연구 등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 미국 및 유럽 출시,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DA-3880' 일본 시장 성과 창출 등 경쟁력을 강화하며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복약 편의성을 높인 당뇨병 복합제 슈가다파정, 슈가트리서방정을 선보여 환자 편익을 높였다. 또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국내 허가 및 공급 준비, 의약품 e-라벨, 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도입 등 다양한 혁신 활동을 통한 고객만족도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4년 연속 획득하며 소비자 친화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사회적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저신장 아동 성장호르몬 기부, 저소득 환자 항암제 약제비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퇴장방지의약품 및 국가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공공 보건 기여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ESG 평가에서 종합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자율준수프로그램(CP)를 운영하며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 취득, CP 등급평가 A등급 획득 등을 통해 준법 및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강화해 왔다. 아울러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선정, 태양광 설비 구축 등 친환경 경영 활동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신약 중심의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사업 성과, 사회적 책임 실천 등 국민보건 향상과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민보건 향상과 제약 산업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그룹명에 ‘화요’ 전진 배치…“글로벌 식문화 선도할 것”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화요의 광주요그룹이 화요그룹 체제로 전환한다고 2일 밝혔다. 기존에는 도자 브랜드 광주요를 앞세워왔지만, 이제는 증류주 브랜드 화요를 내세워 글로벌 식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요그룹은 화요를 중심으로 광주요의 도자 헤리티지와 가온소사이어티의 미식 역량을 결집하는 구조로 개편한다. 술과 그릇, 식문화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이 구조는 단일 브랜드를 넘어 한국 식문화를 새롭게 브랜딩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화요그룹 측은 “광주요가 이어온 도자의 정신성과 장인정신, 가온소사이어티가 만들어온 고급 한식 경험은 화요의 브랜드 철학과 결합해 술을 중심으로 한 한국적 식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세계와 연결되는 새로운 'K컬처 브릿지'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요그룹은 출범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증류주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본격화한다. 단순한 세대 확장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통용 가능한 증류주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지식재삭권(IP) 협업, RTD(Ready to Drink) 제품 개발, 글로벌 바·클럽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화요 경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다양한 소비 접점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화요그룹은 우리 증류주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역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주세 체계 개편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다. 현재 종가세 구조는 고품질 원료와 정통 방식을 고수하는 프리미엄 증류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곧 산업 전체의 혁신과 고도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화요그룹은 주세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하며, 우리 증류주 산업이 품질 중심의 경쟁 체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논의에 적극 참여해 나갈 방침이다. 조태권 화요그룹 회장은 “화요그룹의 출범은 지난 22년의 여정 위에 다음 100년을 설계하는 전환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증류주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노력뿐 아니라 산업 구조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요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 체계와 제도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 증류주의 미래를 책임지는 문화·산업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저체온치료, 뇌혈관 재개통 후 2차 뇌손상 막는 데 안전

체온을 일시적으로 낮춰 뇌손상을 줄이는 '저체온치료'가 뇌경색 치료 이후 발생하는 2차 뇌손상에도 안전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팀(분당서울대병원 강지훈·동아대병원 정진헌·계명대동산병원 홍정호·서울아산병원 장준영·충북대병원 염규선 교수)은 국내 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혈관 재개통술을 받은 뇌경색 환자에서 저체온치료의 안전성을 증명했다. 급성 뇌경색은 뇌로 가는 경동맥이나 뇌 내부 혈관이 혈전(피떡)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막히는 질환이다. 처치가 늦어질수록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뇌세포가 괴사해 영구적인 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혈액의 흐름을 복구하는 재관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제때 치료를 받아 재관류에 성공하더라도 위험은 남아있다. 혈액이 갑자기 재공급되면서 뇌손상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대량 생성함에 따라 뇌세포가 다시금 파괴되는 것이다. '재관류 손상'이라 불리는 이 후유증은 예방법이 확립되지 않았고, 치료가 잘 이뤄져 안심하는 순간 이차적 손상이 생기는 등 발병 및 손상 정도를 예측할 수 없어 뇌경색의 난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재관류 손상을 줄이는 유력한 방법으로는 저체온치료가 꼽힌다. 뇌손상이 일어나는 동안 환자의 체온을 일정 기간 떨어뜨려 뇌대사를 감소시킴으로써 큰 손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원리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심정지 후 소생한 환자의 재관류성 뇌손상을 최소화하는 효능이 입증돼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상태다. 문제는 뇌경색 환자에 대한 저체온치료는 심정지와 달리 효과, 시행 기준 등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현장에서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간 연구들이 목표 체온, 지속 시간 등의 변수가 통제되지 않은 후향적 관찰 방식에 그친 탓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6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뇌경색 재관류 치료를 받은 40명을 무작위 배정 및 대조해 저체온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전향적 연구를 수행했다. 뇌경색 발병 후 8시간 이내 혈관을 개통한 환자들이 대상이었으며, 48시간 동안 35℃의 저체온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저체온치료 과정에서 모든 환자가 기관삽관 또는 인공호흡기 없이 목표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심박수 감소와 같은 부작용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임상적 예후는 저체온치료군과 비치료군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아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효과성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저체온치료가 재관류술을 받은 뇌경색 환자에서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음을 밝혀 맞춤형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강력한 근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뇌졸중 분야 국제학술지 스트로크(Stroke)에 게재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갈근차로 속 편하게, 생강차로 몸 따뜻하게

연말을 앞두고 모임과 회식이 많아지면서 과음 후 숙취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무절제한 음주는 단순한 피로를 넘어 심한 숙취,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뿐 아니라 겨울철 저체온증 등 다양한 건강 위험 요인을 높일 수 있다. 숙취는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독성 물질의 축적, 탈수, 염증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심재종 원장(한방과)은 “술을 마신 다음 날 나타나는 두통과 메스꺼움 등은 체내 습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주독이 쌓이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음주 후에는 최소 3일 이상 간 기능 회복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고 독성 물질을 배출하여 손상된 장기를 보호하는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음주는 체온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저체온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숙취 해소뿐 아니라 음주 후 떨어지는 면역력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차는 숙취 완화와 겨울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심 원장에 따르면, 먼저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돕는 갈근차(칡차)가 대표적이다. 동의보감에서는 갈근이 '주독을 풀고 갈증을 멎게 한다'고 기록할 정도로, 예로부터 과음 후 회복을 돕는 한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특히 갈근의 주요 성분인 푸에라린과 다이드제인은 알코올 분해효소를 활성화해 독성 물질 분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을 따뜻하게 하고 메스꺼움을 줄여주는 생강차도 음주 다음 날 마시기 좋은 전통차다. 술을 마신 뒤 몸이 따뜻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말초혈관이 확장된 데 따른 착각으로, 실제로는 심부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생강의 주요 성분인 진저롤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고, 과음 후 흔히 나타나는 메스꺼움과 구역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감기 예방에도 효과를 미친다. 면역력 보강에는 유자차가 효과적이다. 음주는 비타민C 소모를 늘려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유자의 풍부한 비타민C가 피로 회복과 겨울철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간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헛개나무 열매차(지구자차), 갈증과 열감을 완화하는 오미자차, 속 더부룩함과 구역감 개선에 도움을 주는 진피차, 간 해독작용을 보조하는 울금차 역시 숙취 증상 완화에 활용할 수 있는 전통차로 손꼽힌다. 음주 후 두통에는 인삼 달인 물이나 수정과가 유효하다. 심 원장은 “숙취 두통을 이유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한데, 이는 해독 과정으로 이미 지친 간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차는 과음으로 지친 몸을 보조적으로 돌보는 관리법일 뿐 음주를 정당화하거나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법은 아니다. 금주가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과음과 폭음을 피하고, 적정 음주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