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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모바일 주문 서비스’ 도입

신세계사이먼이 모바일 식음료(F&B) 주문 서비스인 '테이스티 오더'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도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신세계사이먼이 주말 식사 피크타임에 발생하는 식음 매장 대기 지연과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기존에는 매장별로 줄을 서서 대면 주문만 가능했지만, 테이스티 오더를 도입해 모바일 주문도 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사용 방법은 신세계 아울렛 앱(APP) 또는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푸드코트와 식음 매장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스캔하고, 원하는 매장과 메뉴를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 주문이 접수된 뒤 음식이 준비되면 카카오톡를 통해 알림이 전송된다. 일부 매장은 포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테이스티 오더는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내 푸드코트인 '테이스트 빌리지' 내 입점매장뿐 아니라 점포 내 피자, 도넛, 음료, 브런치 카페 등 폭넓게 적용된다. 비회원 주문도 가능하며, 회원 대상으로는 할인코드 'FOOD' 입력 후 2만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이번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시작으로 내년 초 시흥, 여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등으로 테이스티 오더를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고객들이 쇼핑과 식사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간편한 모바일 오더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신세계사이먼만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AI가 후속질문도 예측…롯데百, 챗봇 ‘더스틴’ 공개

롯데백화점이 자체 모바일 앱(APP)에서 사용 가능한 인공지능(AI) 쇼핑 챗봇 '더스틴'을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더스틴은 롯데백화점이 롯데이노베이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개발한 AI 챗봇 서비스다. 고객이 매장 정보나 할인 혜택, 영업 시간 등 쇼핑 정보 등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친근한 AI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롯데백화점의 키즈 지적재산권(IP)인 '킨더유니버스'의 세계관 속 척척박사 캐릭터인 '더스틴'을 적용했다. 이 AI 챗봇은 AWS의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마존 베드록을 기반으로 하며, 고객 질의에 대한 의도를 스스로 분석해 백화점·아울렛·쇼핑몰의 실시간 데이터를 종합해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매장 위치만 물어봐도 매장 연락처와 할인 쿠폰, 사은행사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후속 질문도 예측해 능동적으로 제안한다. 이 같은 더스틴 도입으로 롯데백화점은 고객의 체감 혜택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AI 챗봇을 적용해 정보 탐색 과정이 기존 '키워드 검색–탐색–페이지 이동–정보 확인' 4단계에서 'AI 대화–정보 확인'의 2단계로 단축돼서다. 홍병우 롯데백화점 디지털전환(DX)팀장은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디지털로 전환해 온·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AI 챗봇 더스틴은 앞으로 롯데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쇼핑 보조로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출신 조봉준 부사장 영입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제조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신규 임원 영입에 나섰다. 차세대 백신과 신규 모달리티 파이프라인의 상업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G화학 등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공정기술 전반을 경험한 조봉준 부사장을 원액생산실장으로 선임했다고 18일 밝혔다. 조 부사장은 건국대학교 미생물공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분자미생물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LG화학에서 약 20년간 근무하며 바이오의약품 상업 생산, 신공장 구축, 공정 기술 이전 등을 담당한 제조 전문가다. LG화학 익산·오송 공장을 중심으로 미생물 및 동물세포 기반 바이오의약품 원액 생산을 총괄했으며, 신제품 기술 이전과 생산 공정 최적화를 통해 상업생산 안정화에 기여했다. 특히 오송공장 바이오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이끌며 대규모 상업 생산 시설 구축과 공정 스케일업을 수행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일본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다수 글로벌 규제기관의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실사 대응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이넥스에서 오송공장 생산부문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제약사 대상 위탁생산(CMO) 프로젝트와 생산 조직 운영을 총괄했다. 진메디신에서는 유전자치료제 생산플랜트 구축과 GMP 체계 수립을 담당하며 신모달리티 생산 경험을 쌓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번 영입을 통해 백신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원액 생산의 안정성과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안동 L HOUSE와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연계한 생산·공정 플랫폼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현장] 컬리가 추천하는 ‘연말 파티 만찬’…오감으로 느끼는 미식 경험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맞춰 컬리가 인기 식음료(F&B) 브랜드와 인기 맛집을 총망라한 오프라인 행사 '컬리푸드페스타 2025'를 개최했다. 올해는 컬리만의 큐레이션은 물론, 연말 파티 만찬으로 즐길 만한 다양한 미식을 오감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장으로 꾸렸다. 18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에서 개막한 컬리푸드페스타는 지난 2023년부터 컬리가 매년 개최하는 오프라인 행사다. 올해는 '홀리데이 테이블'을 콘셉트로 오는 21일까지 나흘 간 운영한다. 컬리는 올해 행사에 2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총 방문객 추산치인 2만5000여명 대비 낮은 수치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 행사에는 109개 파트너사의 160여개 브랜드와 함께하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신규 브랜드"라며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였지만 관람객들이 보기 편하도록 동선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식 당일 행사장에 들어서니, 컬리의 대표 색상인 보라색 식탁보 위에 접시·유리컵·커트러리·양초 조명 등이 놓인 만찬 테이블을 만나볼 수 있었다. 테이블 주변에 샹들리에·트리 등 성탄절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식물도 설치돼 곳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방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만찬 테이블을 기준으로 행사장 내부는 간편식, 그로서리, 신선·축수산, 베이커리·디저트, 음료·간식, 헬스 총 7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날 가장 관람객들로 붐볐던 곳은 행사장 뒤편에 배치된 대형 식품사 부스였다. 특히,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선 업체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 처음 컬리푸드페스타에 합류한 삼양식품은 식물성 단백질 스낵 '펄스랩'과 프로틴 파스타 '탱글' 등을, CJ제일제당은 '백설' 브랜드의 간편식 '10분쿡'을 중심으로 각각 부스를 꾸렸다. 이날 백설 부스에서 만난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는 올 7월에 선보인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10분쿡 소스 신상품 3종을 들고 왔다"며 “국내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파우치 형태인 점이 특징으로, 올해 방문객 수를 고려해 1만개 정도의 물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향후 출시할 신상품을 단독 공개한 곳도 있다. 이날 풀무원은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고농도 두부 신규 라인업 3종을 선보였다. 부스에서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 3단계에 걸쳐 순두부·두부 등을 활용해 만든 이색 요리를 직접 시식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컬리 큐레이션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브랜드 살롱'도 마련돼 있다. △도슨트 안내와 함께 5가지 쌀 품종을 경험해볼 수 있는 '라이스 테이블' △음식 소품을 활용해 크리스마스 테이블을 차려보는 '드림 테이블' △이연복·정지선·조서형 등 유명 셰프 12인이 참여하는 '셰프 테이블' 등이다. 컬리 관계자는 “또 다른 오프라인 페스타인 뷰티컬리 페스타는 보통 컬리의 큐레이션 위주로 선별한다"며서 “반면 이번 푸드페스타는 (방문객들이) 연말 식탁에서 정말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일지 찾아볼 수 있도록 카테고리별로 나눠 자신감 있게 선보인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중기중앙회, 김정관 장관과 中企 산업·통상현안 점검

중소기업중앙회가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중소기업계 산업·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소기업중앙회 한병준, 박평재, 정한성, 신용문 부회장과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중국 저가제품 공세, 중국 기술의 부상, 인건비·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위기 요인으로 언급하며, 뿌리산업 지원 강화와 국내 제조 기반 유지를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마련 등을 당부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은 대기업 단독의 산물이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등 전 분야에서 기민하게 협력하는 대·중소기업의 협력 생태계에서 나온다"며 “김정관 장관이 산업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제조업의 AI 전환(M.AX)뿐만 아니라 아직 해결되지 않은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고율관세 등 과제를 산업부와 중소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 해결해 가자"라고 당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경제는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혁신, 공급과잉 산업의 사업 재편, 미국 관세부과 조치로 인한 공급망 재편 등 산업구조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한미약품, 첫 ‘국산비만약’ 허가 신청…‘생애주기 관리’ 전략 본격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아티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신청하며 상용화 속도를 올렸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기반 '생애관리 주기' 전략을 통해 국내외 시장 공략 시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8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국내 최초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오토인젝터주(HM11260C)'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지난 17일 식약처에 제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는 성인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2·4·6·8·10㎎ 용량으로 허가 신청됐다. 이번 허가 신청은 지난달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식약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된 지 20일만에 진행됐다. 당초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됐으나, GIFT 지정과 함께 품목허가 신청도 신속히 진행되면서 출시 시점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GIFT는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현저히 개선한 혁신 신약에 대해 심사 기간 단축과 맞춤형 심사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GIFT로 지정된 의약품은 일반 심사기간 대비 약 25% 단축된 일정으로 심사가 진행된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비만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40주차 중간 톱라인 결과에서 최대 30%의 체중 감소 효과와 9.75%의 평균 체중감소율, 기존 GLP-1 제제 대비 양호한 안전성이 확인됨과 동시에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GIFT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허가신청을 계기로 '생애주기 관리(LMC)' 전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확장 가능성을 구체화해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 한미약품은 △당뇨 적응증 확대 △프리필드시린지(PFS), 멀티펜 등 제형 개발 △국내 최초 디지털융합의약품(DTx) 개발 △맞춤형 건기식·OTC 패키지 등 후속 개발을 진행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를 확대하고 종합 비만·대사관리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비만을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지는 복합 대사질환으로 보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제한하지 않고 개발 전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SGLT-2 저해제 및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3상 임상을 통해 당뇨병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해 오는 2028년 허가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특히 병용 3상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혈당 조절 능력을 입증하고 비만·심혈관·신장질환까지 포괄하는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의 도약 가능성을 규명하는 핵심 임상 단계로, 미래 적응증 확장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PFS·멀티펜 등 제형 혁신을 고려해 투여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 확보도 병행한다. 아울러,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의료기기를 융합한 디지털융합의약품(DTx) 개발에도 도전한다. 근력·운동 수행능력 향상, 체중 감소 보조, 생활습관 개선 등 통합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한미약품의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체지방 감소, 근력 강화, 혈당 조절 등을 아우르는 맞춤형 건기식 및 일반의약품(OTC) 패키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B2C 시장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통해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비만·대사 치료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치료 패러다임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신간] 23년간 세계 기행의 발자취, 9권의 여정에 담다

2001년부터 2024년까지 23년간의 세계 기행 여정을 담은 기록이 9권의 책으로 나왔다.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은 신간 '23년의 발자취, 9권의 여정' 시리즈(R.ai 펴냄)를 출간했다. 사단법인 통일문화연구원은 1998년 라종억 이사장이 설립한 비영리민간단체로 남북관계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통해 통일을 연착륙시키는 것으로 목적으로 교육지원사업, 의료지원사업, 통일문화대상 제정 및 시상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아시아의 색채 △아시아의 매력 △문화유산과의 대화 △문명의 발자취 △통일의 다리를 놓다 △열도의 사계 △중화대륙을 걷다 △신대륙과 구대륙을 잇다 △중앙아시아를 품다 등 총 9권으로 이뤄졌다. 단순한 관광 기행문을 넘어 한 개인의 세계 인식이 어떻게 확장되고 심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지적 여정의 기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미덕은 '여행'이라는 행위를 역사적·문화적 성찰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아시아의 색채'에서 저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탐방하며 전쟁의 상흔 위에 세워진 경제 발전의 역동성을 포착한다. '아시아의 매력'은 태국의 불교 문화와 소수민족 공동체를 탐구하며, 라후족의 문화에서 한국 문화와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흥미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중화대륙을 걷다'는 15년에 걸친 12차례의 중국 여행을 집대성한 역작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상해임시정부 유적지 방문 장면이다.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저자가 느끼는 감회는 개인사와 민족사가 교차하는 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계림의 산수화 같은 풍경에서 내몽골의 광활한 초원까지, 황산의 운해에서 장가계의 기암괴석까지, 저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의 다채로운 면모를 충실하게 기록한다. '통일의 다리를 놓다'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특별한 무게를 지닌 책이다. 2003년 최초의 민간인 평양 직항편 탑승 기록과 굿네이버스를 통한 인도적 지원 활동 점검 과정이 담겨 있다. 분단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통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저자의 시선은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이자 헌법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으로서의 소명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앙아시아를 품다'는 저자의 여행이 어떻게 실천적 행동으로 전환되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며 저자는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현재를 깊이 탐구한다. 스탈린 시대 강제 이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중앙아시아 땅에 뿌리내린 고려인들의 삶은 민족 정체성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진다. 국내 기행을 담은 '문화유산과의 대화'는 해외 여행기 못지않은 깊이를 보여준다. 서산 마애삼존불의 고졸한 미소에서 부여 백제 유적의 역사적 향기까지, 여수 엑스포의 현대적 면모에서 울릉도·독도의 영토적 의미까지, 저자는 우리 땅 구석구석에 깃든 이야기들을 섬세하게 길어 올린다. '열도의 사계'는 23년간 후쿠오카에서 홋카이도, 오키나와까지 일본 열도 전역을 탐방한 기록이다. 복잡한 한일 관계 속에서도 저자는 일본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동시에 역사적 상흔에 대한 성찰도 놓치지 않는다. '신대륙과 구대륙을 잇다'는 보스턴에서 알래스카까지, 사이판에서 괌까지 아메리카 대륙과 태평양을 아우른다. 사이판과 괌에서는 태평양 전쟁의 역사적 현장을 탐방하며 전쟁과 평화에 대한 묵직한 성찰을 이어간다. '문명의 발자취'는 2006년 SERI CEO 연수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두바이 탐방기다. 사막 위에 세워진 기적의 도시, 부르즈 알 아랍과 삼성건설이 시공한 부르즈 두바이, 인공섬 팜 아일랜드의 경이로움을 기록하며 저자는 인간의 도전 정신과 문명의 가능성에 대해 사유한다. 이 9권의 시리즈를 관통하는 것은 '여행자에서 세계시민으로'의 성장 서사다. 초기의 여행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에서 출발했다면, 후기로 갈수록 저자의 여정은 인도적 실천과 문화 교류, 역사적 기억의 보존이라는 사명으로 깊어진다. 저자 라종억 이사장은 현재 순천향대학교 명예교수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제분과 위원장과 문화·체육·예술분과 위원장 등을 지냈다. 시인이자 문화 평론가로서의 감수성, 통일운동가로서의 신념,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따뜻함이 어우러진 이 시리즈는 '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한 가지 응답이다. 단순히 '어디를 갔다'의 기록이 아니라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꼈으며 왜 그것이 중요한가'를 묻는 이 여행기는 세계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권할 만한 사색의 동반자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콩 없어서 못 판다”…관리체계 구멍에 쓰러지는 두부제조업

“콩(식용 대두)이 없어서 수출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국산 콩을 장려하려는 정부 의도는 알겠는데, 가격이 3배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영세업체가 국산 콩을 쓰겠습니까. 여당마저도 농림수산식품부랑 똑같은 말을 하니 참 답답한 노릇이죠." 17일 김석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타운홀 미팅 결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두부 브랜드 '맑은물에'의 대표이기도 하다. 앞서 중기중앙회는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식용 대두에 대한 수입 물량 확대와 할당 관세(0%) 적용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죄송합니다만 수입은 늘릴 수 없다"며 “다만 영세업체는 수입 콩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상황이 좀 괜찮은 대기업들은 국산 콩을 이용해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도록 잘 정리를 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업계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식용 대두는 두부나 장류, 두유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채유용 대두를 활용한 식용유 시장은 주요 식품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반면, 식용 대두를 활용한 시장에서는 중소 식품제조사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채유용 대두는 할당 관세 0%를 적용받고 있지만, 식용 대두는 제외다. 수입 콩을 둘러싼 관세 혜택이 대기업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식용 대두 수입은 국영 무역 체제로 이루어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콩을 수입해 수요가 있는 기업에 정부 지정가격으로 공급한다. 실수요자 및 실수요자 단체가 콩을 수입하려면 고율 관세가 적용돼 사실상 aT 독점 구조다. 국내산 식용 대두와 수입산 식용 대두의 가격은 약 3배 차이가 난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풀무원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수입 백태(식용 대두)의 ㎏당 가격은 1483원, 국산 백태의 ㎏당 가격은 5235원이다. 김 부회장은 “수입 콩 시장과 국산 콩 시장은 완전히 다른데, 수입 콩 시장을 제한해 국산 콩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논리"라며 “특히 두유 같은 경우는 동남아 시장에서 많이 팔린다. 콩이 없어서 수출에 제한이 걸리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수입 식용 대두를 대기업 대신 중소업체에 분배하겠다는 것 역시 비판의 소지가 적지 않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 대상 등은 수입 콩을 이용한 두부 제품과 국산 콩을 이용한 두부 제품 모두를 판매하고 있다. 여당의 계획처럼 이들이 분배받는 수입 대두 물량이 줄어든다면 시장에서 이들이 생산하는 저가 두부가 아예 자취를 감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의 정책과 관련해 기업이 입장을 밝히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국산 콩을 이용한 프리미엄 제품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저가 두부에 대한 수요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은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보다는 유기농 콩을 이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거나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난청 인공와우 수술, 국소마취로도 가능하다

노화성 난청은 나이가 듦에 따라 달팽이관(와우)을 포함한 청각기관의 퇴행으로 점차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 질환으로,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이 노화성 난청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청기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청각 재활 방법이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 대신 청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해 소리를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 수술을 통해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이식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이 최근 인공와우 수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대부분 전신마취 하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나 고령 환자는 전신마취 시 수술 후 회복 지연, 인지기능 저하, 섬망 등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국소마취 하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연구팀은 전신마취가 위험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국소마취만으로도 안전하게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2021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인공와우 수술 980건 중, 전신마취 고위험군으로 판단된 환자 16명(평균 연령 65세)을 대상으로, 17건(한 명은 양측 수술)의 국소마취 수술을 시행했다. 국소마취를 권고한 경우는 △전신마취 시 수술 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전신 상태가 취약한 환자 △전신마취 후 섬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 △국소마취를 선호하는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 △전신마취를 거부하는 환자 등 크게 4가지였다. 연구팀은 환자의 안전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소마취 방법을 적용했다. 외이도와 귀 뒤 절개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고,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정제는 기본적으로 투여하지 않았다. 수술 시간은 한쪽 귀당 1∼1.5시간으로 제한했다. 분석 결과, 17건 중 16건(94.12%)에서 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1건은 수술 전 경도 인지장애가 있던 고령 환자로, 수술 중 행동 문제가 발생해 전신마취로 전환됐다. 수술 관련 사망이나 주요 합병증 또한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면마비, 미각 장애,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소마취를 시행한 가장 많은 경우는 MELAS 증후군으로 5건(29.41%)이었다. MELAS 증후군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로 인한 희귀질환으로, 전신마취 후 근육 긴장도 회복 지연, 대사성 산증, 호흡기능 저하 등의 위험이 높아 국소마취가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어 80세 이상의 고령(4건), 심한 허혈성 심장질환(3건) 등의 순이었다. 최병윤 교수(교신저자)는 “그간 대부분 전신마취로 행해졌던 인공와우 수술이 국소마취로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라며 “특히, 전신마취가 어렵거나 전신마취 후 합병증이 우려되는 환자들에 대한 정밀의료적 접근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최병윤·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또한 방사선 피폭 없이 전극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검증에도 성공했다. 인공와우 수술의 성공은 전극이 달팽이관 내에 얼마나 정확하게 배치되느냐에 달려 있다. 청신경에 더 가까이 위치할 수 있도록 개발된 '얇은 와우축 전극'은 보다 정확한 자극을 통해 청력 회복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가늘고 유연하다는 특성상 삽입 중 '전극 끝말림'(Tip Fold-Over)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한계가 있다. 전극이 꺾이면 청력 회복 효과가 떨어지고 어지럼증, 이명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 중 전극 위치 확인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는 수술실에서 X-레이를 촬영해 확인했으나, 마취 시간을 연장시키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방사선 피폭 위험이 있었다. 연구팀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정상 달팽이관 구조를 가진 환자 98명(134건)을 대상으로 SmartNav의 효과를 평가했다. SmartNav는 수술 중 전극들 사이의 전기신호를 측정해 전극이 제대로 배치됐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무선 측정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모든 환자에서 SmartNav로 전극 위치를 확인한 후 X-레이로도 촬영해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X-레이에서 전극 끝말림이 확인된 8건(6.0%)을 SmartNav가 모두 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민감도 100%). 특히, X-레이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꺾임까지 발견했으며, 정상 배치를 정상으로 판단한 비율(특이도)도 99.2%로 매우 높았다. 평균 측정 시간 역시 기존 X-레이 촬영 시 11분 18초에서 3분으로 크게 단축했다. 또한, SmartNav는 국소마취 수술, 재수술 환자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특히 선천성 내이 기형 중 하나인 와우 신경결손 환자에서도 신경 반응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희 교수(제1저자)는 “X-레이 노출 없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밝혀낸 연구"라며 “실시간으로 전극 배치를 확인해 문제를 즉시 교정할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합병증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들은 국제학술지 'Otology and Neurotology'와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각각 게재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김동선 버거’ 파이브가이즈,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한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매물로 나온 지 5개월 만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했다. 한화갤러리아는 17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에이치앤큐에쿼티파트너스(H&Q)와 한국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의 지분 매각에 관한 지분 양해각서(MA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파이브가이즈는 2023년 6월 김 부사장이 국내로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다. 식음료(F&B) 등 김 부사장의 신사업 첫 단추로 주목받으면서, 최근까지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혀 왔다. 서울 강남·용산·서울역, 경기 판교 등 핵심 상권에 매장을 출점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외형도 커졌다. 지난해 에프지코리아의 연매출은 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4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올 7월부터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에프지코리아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해 왔으며, 이를 위해 투자안내문(티저레터)도 배포한 지 5개월 만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이다. 매각 대금은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업계 추정대로라면 예상 매각가는 600억∼700억원 수준이다. 김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올 당시 투자액이 약 200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3배 가량의 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를 매각한 자금을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재건축 등 본업인 백화점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향후 잔여 본실사 과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매각 대금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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