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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 코스피, 연휴 이후 ‘AI 반도체 랠리’ 주도…강세장 이어진다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증시의 랠리를 뒤따르며 강세장을 연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고,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코스피는 3600선에 안착했다. 다만 환율 불안과 셧다운 리스크, 반도체 쏠림 현상 등 복합적인 불안 요인도 여전히 시장에 공존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73% 상승한 3610.60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3617.86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974조6464억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2일 대비 52조4200억원 증가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622억원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국의 셧다운 우려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AI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국내 반도체 업종으로 확산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에도 불구, 통화정책 완화 기대, 인플레이션 헤지 심리, AI 기술주 랠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주식, 금, 비트코인 등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랠리가 전개됐다"며 “긴 연휴 이후 개장한 코스피는 이런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을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였다. 오픈AI가 지난주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6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는 AMD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워런트(신주인수권)가 포함돼 있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됐다.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칩 'GB300'에도 삼성전자의 HBM3E가 탑재됐고,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HBM4 제품에서 사양 상향 요청을 받는 등 국내 메모리 업계 전반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부활(Resurgence)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업황 회복 기대를 높였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혁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AI 칩, 전력, 로봇' 세 가지를 꼽으며, 향후 성장 축이 이 영역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내부로 들어가면 온도 차가 뚜렷하다. 반도체·전력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고, 체감 상승 폭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10일 코스피 내 상승 종목이 270여 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 종목은 600개를 웃돌았다. 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3분기 실적 시즌과 미국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 등 거시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할 경우, '에브리띵 랠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의 AI 중심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월간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미국 나스닥,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월간 수익률 간 상관관계는 올해 4월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반도체주가 오를 때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이 미국의 AI 투자 밸류체인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AI 인프라 확대와 글로벌 유동성 확장은 국내 반도체 업종에 직접적인 수혜를 제공하며,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달러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를 주식시장의 새로운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AI 관련 투자 모멘텀이 코스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한미 간 관세 협상 난항과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업종 간 차별화가 확대되며 향후 시장은 선택적 상승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에 원하고 있는 반도체와 전력, 조선 등의 보호무역 무풍 수출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원/달러 환율, 연휴 직후 1421원대로 급등…5개월여 만에 최고

추석 연휴 기간 미 달러화 강세 등의 변수로 원/달러 환율이 10일 1420원대로 급등(원화 약세)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1.0원 뛴 1421.0으로 집계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30일(1421.0원) 이후 최고 수준이며 이날 상승폭은 4월 7일(33.7원) 이후 가장 크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0원 오른 1423.0원으로 출발했다가 곧바로 1424.5원까지 뛰었다. 이후 1420원 선 부근에서 횡보했다. 연휴 기간 한때 역외 거래에서 142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흐름이 시초가부터 반영된 결과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조61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환율 상승 폭은 눈에 띄게 축소되지 않았다. 달러 강세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63 수준이다. 지난 2일 종가인 97.881보다 크게 높아졌다.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규모 현금 투자 압박이 해소되지 않은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거론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휴 중인 지난 4일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지만, 의견 교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엔화 가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9.64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951.35원)보다 21.71원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9엔 내린 152.68엔이다. 지난 7일 2개월 만에 150엔대로 올라서고 이날도 153엔을 넘었다가 당국 구두개입에 152엔대로 내려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스테이블코인 거래 급속 냉각…하루 거래대금 2000억대로 ‘뚝’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이 2000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거래 위축세가 뚜렷해졌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스테이블코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는 한국은행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의 달러화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거래내역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3년 7월 1741억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월 3041억원, 11월 6381억원으로 불어났고 12월에는 1조22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급격히 식었다. 1월 9238억원, 2월 8794억원 수준이던 거래대금은 3~5월 평균 3000억원대로 줄었고 6월에는 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이 같은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둔화 영향으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어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전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급감했다. 올해 6월 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의 17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80% 이상 줄었다. 보유 규모 역시 감소세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89조2000억원으로 연초 최고치(121조8000억원)에서 약 30조원 이상 줄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특성상 전체 흐름을 완벽히 포착하기는 어렵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상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며 탈중앙화 거래소(DEX)나 개인 간(P2P) 거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국가·지역별 스테이블코인 거래 흐름을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IMF의 마르코 로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지역별 거래 규모를 추정했으며, 북미(4450억달러)가 가장 많고, 아시아·태평양(4260억달러), 유럽(3340억달러), 아프리카·중동(2000억달러),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1560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연휴 징크스’ 깬 코스피, 외국인 1조 매수에 3600 돌파

코스피가 추석 연휴 직후 거래일인 10일 1.7% 넘게 올라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전장보다 1.73% 오른 3610.6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38% 오른 3598.11로 출발해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넘어서는 등 오름폭을 키웠다. 한때 3617.86까지 올라 장중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590억원 순매수해 증시를 끌어 올렸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018억원, 593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발 인공지능(AI) 관련 훈풍에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07% 오른 9만4400원, SK하이닉스는 8.22% 뛴 4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9만4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43만9250원을 찍으며 장중 최고점을 다시 한번 새로 썼다. 삼성바이오로직스(0.5%), 두산에너빌리티(14.97%), 네이버(5.73%), 신한지주(0.84%), 삼성물산(2.3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상승 마감했다. 이밖에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에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유니온머티리얼(30.00%)이 상한가로 치솟았으며, 모회사 유니온(15.14%)도 급등했다. 반면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수입 장벽을 대폭 높이겠다고 예고하면서 포스코홀딩스(-3.85%), 세아제강(-1.61%) 등 철강 관련주들은 대체로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1%), 한화시스템(-3.18%), LIG넥스원(-4.95%), 현대로템(-2.65%), 풍산(-4.14%), 한화오션(-1.97%) 등 방산주들이 떨어졌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9.90% 급락했고 HD현대중공업(-2.46%), 현대차(-1.36%), KB금융(-3.42%), 셀트리온(-1.03%), 기아(-3.45%) 등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0.61% 오른 859.4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하락 전환했지만 외국인 순매수에 힙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236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16억원, 832억원을 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 중 레인보우로보틱스(7.15%), 리노공업(0.19%)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알테오젠은 2.23% 하락 마감했고 에코프로비엠(-3.44%), 펩트론(-2.00%), 에코프로(-1.69%), 파마리서치(-1.45%), 리가켐바이오(-1.12%) 등도 약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추석·설 연휴 이후 증시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티커명 EWY)와 반대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EWY는 지난 2일 83.53달러에서 전날 83.43달러로 0.12% 소폭 하락했다. 과거 사례를 감안했을 때 이날 코스피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와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2023년 이후 올해 설까지 다섯 차례의 추석·설 연휴 가운데 네 번은 EWY의 방향과 코스피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소득 환류 장치인가…기업 경영 개입 논란

정부가 기업 소득을 투자·임금·상생협력 등으로 환류시키기 위해 도입한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가 본래 취지와 달리 실효성과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기업 경영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규제성 조세라는 지적과 함께, 정책 목표 달성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25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는 기업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환류되지 않을 경우 미환류소득의 일부를 추가 과세하는 제도로, 2015년 처음 도입됐다. 당초 배당 확대, 투자 촉진, 고용 증대를 유도하는 정책 수단으로 시작했으나 2018년부터 배당이 제외되고 투자·임금·상생협력 유도에 초점을 맞춘 현행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2025년 일몰 예정이던 제도는 최근 세제개편안에서 3년 연장됐다. 그러나 입조처는 해당 제도가 기업의 소득 운용과 처분 행위에 제약을 가하는 '제재적 조세' 성격을 갖고 있어 자기책임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한다. 일본·미국의 유보이익세가 배당소득세 회피를 방지하는 목적에 집중된 것과 달리, 국내 제도는 기업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 효과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임의심층평가에 따르면 해당 세제는 투자·임금 증가·상생협력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미환류소득과 이에 따른 세수가 증가해 기업의 제도 순응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무형자산 투자는 감소하고, 투자포함 방식을 선택한 비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부작용도 확인됐다. 과세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법인세 과세표준이 0원인 기업도 미환류소득에 대해 추가 과세를 부담하고 있으며, 업종별 투자 여건과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세부담의 차별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세 기준이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를 확대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정부는 2025년 세제개편안에서 환류 대상에 배당을 다시 포함시키고 기업소득 환류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투자·임금·상생협력 지출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거나 대기업·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수출입은행, ‘한계기업’ 여신 4조 육박…고정이하여신 1.2조 돌파

한국수출입은행이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에 빌려준 돈이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위험이 큰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1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한계기업 대상 여신 잔액은 3조902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된 기업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경우가 해당된다. 수출입은행이 여신을 보유한 한계기업은 총 141곳으로 이 중 대기업이 15곳, 중견기업이 73곳, 중소기업이 53곳이었다. 대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이 2조445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견기업이 1조2853억원, 중소기업이 1718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 거래 기업 가운데 87곳이 구조조정 중이며 이 중 자율협약이 2곳, 워크아웃이 6곳, 법정 회생절차가 23곳, 파산이 6곳으로 파악됐다. 건전성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2213억원으로 전체 여신 대비 0.89% 수준이다. 부실 채권 발생 규모는 2021년 1조190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776억원, 2023년 6668억원, 2024년 2223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말 기준 114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연체율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연체 잔액은 2021년 말 1조759억원에서 2022년 말 6846억원, 2023년 말 3365억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말 359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8월 말에는 4659억원으로 상승했다. 연체율 역시 2021년 1.39%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0.40%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0.53%로 반등했다. 박 의원은 과도한 한계기업 여신과 연체율 상승을 잠재 부실 확대의 경고 신호로 진단하며, 수출입은행이 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코스피 사상 첫 3600선 돌파…삼성전자 5%·SK하이닉스 10% 상승 ‘초강세’

추석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코스피가 10일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10시 1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1.75% 오른 3611.24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8% 오른 3598.11로 출발해 단숨에 3600선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5956억원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 올리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767억원, 3226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다만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2676억원 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뉴욕 증시는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지속과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AI 산업 확장 발언 등을 소화하며 오르내렸다. 그러다 간밤에는 엔비디아를 둘러싼 훈풍에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차익 실현 매물에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인공지능(AI) 칩을 수출하는 길이 열리면서 1.8% 상승,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발 훈풍에 국내 증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에 투자 심리가 일부 위축되면서 장중 상승폭은 소폭 축소되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 급등한 142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5.73%)가 9만4100원대를 보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10.24% 급등한 43만6000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0.50%), 두산에너빌리티(7.41%), 네이버(6.52%), 셀트리온(0.23%), 신한지주(1.54%), 삼성물산(1.11%) 등도 상승 중이다. 이밖에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에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유니온머티리얼(30.00%)이 상한가로 치솟았으며, 모회사 유니온(14.32%)도 급등 중이다. 반면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수입 장벽을 대폭 높이겠다고 예고하면서 포스코홀딩스(-4.03%), 세아제강(-3.46%) 등 철강 관련 종목이 일제히 내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4.92%), 현대로템(-3.32%) 등 방산주도 하락 중이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10.28%)이 급락 중이며 HD현대중공업(-2.65%), 현대차(-0.68%), KB금융(-2.91%), 기아(-2.50%) 등도 약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16% 하락한 852.88을 보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0.54% 오른 858.86으로 출발했지만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23억원, 364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기관은 874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 중 레인보우로보틱스(2.11%), 리노공업(1.68%)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하락 중이다. 알테오젠은 3.29% 하락 중이며 에코프로비엠(-2.58), 펩트론(-4.49%), 에코프로(-1.58%), 파마리서치(-2.91%) 등도 내림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놓고 ‘은행 vs 비은행’ 격론…정무위 국감서 제도화 점검

전 세계 금융시장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국회를 중심으로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 지급결제 시스템 안정성, 금융소비자 보호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RWA 플랫폼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시장 규모는 약 27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가상자산 시장 규모 확대와 함께 2022년 초까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이후 정체기를 겪었다. 2022년 5월 테라-루나 사태, 2023년 3월 실리콘밸리(SVB) 은행 파산으로 인한 디페깅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이 침체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도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디지털 자산 시장이 회복되고 각국에서 디지털 자산 법제화에 따른 명확한 규제 도입 기대감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83% 이상은 미국 달러를 기초로 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의 USDT와 서클의 USDC가 전체 시장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실생활에서 쓰이는 경우는 적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작년 스테이블코인 거래규모는 약 26조 달러를 넘었지만, 대부분은 가상자산 거래소 내 거래로 활용됐다. 결제 목적 등으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전체의 6% 안팎으로 추정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장악한 것은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미국은 달러화 약세와 미국 재정적자 심화에 따른 국채 수요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전 세계 기축통화로 쓰인 달러가 많이 쓰일수록 미국은 시장에 더 많은 달러를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빚을 내거나 해외에 돈을 풀어야 하는 처지다. 달러가 널리 쓰일수록 미국 재정은 압박을 받고 이 때문에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트리핀 딜레마'에 맞닥뜨렸다. 이런 상황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부문에서 새로운 달러 수요를 창출해 달러 패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수록 준비자산인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의 수요도 늘어나는 구조다. 미국과 유럽 등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흐름에 맞춰서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자체는 대부분 찬성한다. 하지만 도입 방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 등은 의견이 갈린다. 가상자산업계와 핀테크 기업 등은 스테이블코인이 일으킬 금융 혁신을 강조한다. 이들은 디지털 통화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비은행 기관의 참여를 허용하고 신속하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한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토론회에서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동의하지만, 은행만 발행한다면 기득권의 잔치가 될 것"이라며 “은행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왜 혁신하겠나. 혁신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기업이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지 않으면 결국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지급결제수단이 되어서 몇 년 뒤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나 다른 나라의 스테이블코인이 민간에 통용되고, 우리는 통화주권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과 학계 일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져다줄 이익이 불확실한 데 반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은 명확한 점을 들어 신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관해 “생기는 이익은 잘 안 보이는데 화폐 제도를 흔드는 면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은 거시 경제 안정, 통화 및 외환정책의 통제력 유지,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혁신성은 인정하지만, 비은행권 발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건일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디지털화 과정에서 거스를 수 없는 요소"라며 “다만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단계적인 발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시중은행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뒤 점진적으로 핀테크 등 민간 비은행 업체로 확대해 나가는 단계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이 총재는 발행 주체를 두고 “비은행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면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은행부터 도입한 뒤 점차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28일까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오는 20일에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부문 종합감사는 28일에 열린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중앙은행 관할의 디지털화페(CBDC)와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한 정부의 입장,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통화 금융정책 유효성 및 금융 안정성 감독 전략, 금융소비자 보호 등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규제기관인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인가와 감독권한 설정 및 배분에 관한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48% 올랐는데…외국인 수익률 개미보다 4배 높은 이유는

한국 코스피 지수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5조6590억원 순매수했다. 주가는 지난해 말 5만3200원에서 이달 8만9000원으로 67.3% 뛰었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인 SK하이닉스도 작년 말 17만3900원에서 이달 39만5500원으로 127% 급등했다. 올해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수액은 3조5390억원에 달한다. 세 번째로 많이 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41% 올랐다. 지난해 말 32만1506원이던 주가는 이달 109만7천원으로 치솟으며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로 올라선 상태다. 뒤이어 많이 담은 한국전력(77%), 현대모비스(26%), 효성중공업(259%), 카카오(56%), 이수페타시스(189%), 삼성전기(58%), 현대로템(355%) 모두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5.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7.9%)의 3배를 웃돌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개인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많이 담은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올랐으며, 4개 종목은 내렸다. 개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네이버로 2조690억원 순매수했는데, 올해 들어 주가는 27.2% 올랐다. 반면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인 삼성SDI는 올해 들어 14.8% 하락했다. 순매수 3위인 현대차는 3.8% 오르는 데 그쳤으며, 4위인 SK텔레콤은 1.5% 내렸다. 이밖에 순매수 상위 종목 중 LG전자(-8.5%), CJ제일제당[097950](-8.6%)은 내리고, 알테오젠(52.3%), 한미반도체(21.9%) 등은 오르는 등 종목별 차별화 양상을 보였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7.0%로 외국인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7.9%)도 밑도는 수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농협은행 금융사고액 5년여간 800억원···최근 급증 추세”

농협은행에서 최근 5년간 금융사고 피해액에 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사고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액은 총 802억2102만원으로 집계됐다. 횡령 157억583만원, 업무상 배임 213억4254만원, 외부인에 의한 사기 430억2829만원, 내부 직원에 의한 사기 9235만원 등이었다. 연도별 금융사고액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0년 1억5316만원(6건), 2021년 67억5666만원(4건), 2022년 0원(1건, 사적금전대차), 2023년 3억9404만원(6건) 이었으나 지난해 453억7512만원(19건)으로 폭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275억4204만원(8건) 어치 사건이 발생했다. 부적정한 여신심사 등으로 부실채권이 발생한 게 지난해부터 '외부인에 의한 사기'가 늘어난 배경으로 분석된다. 허위 임대차계약서 확인 소홀로 인한 부동산 사기대출, 이중매매계약서에 의한 사기대출 취급 등 문제도 있었다. 김 의원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 사고가 많다는 것은 농협은행의 허술한 심사와 부실한 내부통제가 금융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반복되는 대형 금융사고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점검체계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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