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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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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만 사세요”...레버리지 ETF, 투자 상한선 생기나 [머니+]

국내 증시가 급변동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조기 시행한 데 이어 '투자비중 상한' 설정까지 검토 대상에 올리면서 과열된 레버리지 거래를 직접 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 “만약 수요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추가조치도 미리 검토·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우선적으로 점검하려는 것은 기본예탁금 강화 정책의 효과다. 당초 8월 중 시행 예정이던 조치를 오는 31일로 앞당긴 만큼 투자 수요가 실제로 둔화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국은 추가적인 총량 규제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개인이 보유한 금융투자상품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예시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비중 상한이 도입될 경우 진입 단계에서는 예탁금 규제가, 투자 이후에는 한도 규제가 작동하는 다층적인 관리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전 투자경험과 교육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금융위는 선물·파생상품·공매도 거래에서 운영 중인 모의거래 제도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적용하고, 정기 재교육과 최소 투자경험 요건을 새로 두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날 국내 증시는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 영향이 국내 시장에 번지면서 코스피는 장중 9% 넘게 밀렸다. 오전 9시 6분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 13분에는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가동됐다. 금융위는 특히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되는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운용업계에 리밸런싱 시점을 분산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리밸런싱 시점을 장중으로 앞당기면 펀드 수익률의 불확실성이나 추적오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종가 변동성과 예측매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펀드 운영 안정성과 시장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LP를 맡고 있는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자율적인 거래 관리 노력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시장에 일률적인 규제 도입은 한계가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업계가 유동성을 스스로 적절히 조절하는 시장 안정 노력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현재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20개가 넘는 LP가 참여하면서 LP 간 거래와 차익거래가 과도하게 늘어났다는 시장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괴리율 관리 범위 내에서 호가 단위와 물량, 주문 빈도 등을 조정해 불필요한 거래를 줄이는 방향의 자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금융위는 금융시장 최종 책임자로서 최근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며 우리 자본시장에 투자자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6일 기본예탁금 투자요건 강화와 괴리율 관리 방식 개선 등을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시장 불안이 확대되자 시행 시점을 앞당기고, 사전 교육 평가 강화와 추가 투자자 보호 장치 도입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생활비 급했는데 대출은 퇴짜”…불법사금융 내몰린 저신용자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저신용층이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되는 규모가 지난해 최대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취약차주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28일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신용 차주의 불법사금융 이용 규모는 약 7600억원에서 최대 1조5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불법사금융 이용 인원도 약 5만9000명에서 11만9000명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제도권 금융 규제 강화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이 대부업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기존 저신용자들의 대출 기회가 더욱 줄어든 결과라고 진단했다. 실제 나이스평가정보에 정보를 제공하는 43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신규 대출 차주는 19만6000명, 대출 규모는 2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신용층의 대부업 이용 여건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50% 저신용자의 대부업 대출 승인율은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9.1%를 기록했고, 대부업 이용이 막힌 뒤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5.2%에서 7.5%로 상승했다. 대출을 받은 목적은 생계 유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초생활비 마련이 41.0%로 가장 많았고,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이른바 '돌려막기'가 26.1%로 뒤를 이었다. 젊은 층의 불법사금융 노출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20대의 경우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동시에 이용한 비율이 8.9%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취약계층 상당수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불법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불법사금융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응답은 2023년 77.7%에서 지난해 50.9%로 크게 낮아졌다. 연구원은 주부와 아르바이트생 등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비자발적인 이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또한 대부업 이용자의 55.8%는 업체 이름만으로는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정책금융과 채무조정,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소비자가 불법 업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식별 표식을 보완해야 한다"며 “충동적 대출이나 과도한 채무를 막기 위해 소비자가 스스로 대출 차단을 신청할 수 있는 '한국형 대출 자율 통제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3년 안에 대부업체나 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신용등급 6~10등급) 9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59.4%는 등록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시간 없다, 31일부터”...레버리지 ETF 예탁금 ‘3천만원’ 조기 시행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규제를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한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 진입 문턱을 높여 단기 과열을 진정시키겠다는 판단으로, 기본예탁금 강화 등 핵심 보완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24일 금융위원회는 당초 다음 달 시행할 예정이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시장 불안에 보다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증권업계가 전산 개발 일정을 앞당긴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매수하거나 추가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현금 기준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갖춰야 한다. 기존 1000만원에서 기준이 세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지금까지 예탁금 산정 시 시가의 70%까지 인정됐던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행 일정도 크게 앞당겨졌다. 금융위는 당초 기본예탁금 상향은 8월 초, 대용증권 인정 제외는 8월 중순께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전산 구축을 서둘러 두 조치를 모두 이달 3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정 변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조기 시행 지시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책과 관련해 “그 시행 자체가 즉시 하거나 조기에 하는 게 아니라 한참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냐"며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전산 개발을 기한 내 완료하지 못하는 증권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신규 거래를 제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예탁금 인정 방식도 한층 엄격해진다. 앞으로는 보유 중인 대용증권을 매도하더라도 실제 결제가 완료돼 현금이 계좌에 입금되는 시점(T+2일) 이후에만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된다. 지금까지는 매도 당일(T일)부터 현금과 동일하게 인정돼 결제 이전에도 해당 자금을 활용해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할 수 있었다. 매도대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역시 기본예탁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거래 직후 반복적인 회전매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현재 일부 증권사가 거래 이력 등을 고려해 약 3개월 후 기본예탁금 요건을 완화해주던 관행도 제한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더라도 기본예탁금 기준을 낮춰 적용할 수 없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금융위는 괴리율 관리 강화 방안은 거래소 규정 개정을 거쳐 다음 달 19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단일종목 상품의 최소 매매수량을 20주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도 기존 11월 계획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에서도 규제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가 더투데이 의뢰로 지난 22일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잘못한 결정'이라고 평가한 응답은 63.7%로 집계됐다.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완대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9.2%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추가 보완책으로는 일일 거래 가능 횟수 제한(24.1%)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기본예탁금의 추가 상향(22.2%), 최소 매매수량 단위 강화(21.5%), 사전 의무교육 확대(10.6%)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1.5%가 과거 금융시장 위기에 준하는 변동성 국면으로 인식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수준보다 한층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쏠림 현상과 관련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4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증시 안정 대책으로는 환율 안정 및 외국인 자금 유출입 관리(26.0%), 불공정거래와 시세조종 감시 강화(24.1%),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으로의 수급 집중 완화(22.3%)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달러 살까 말까 고민했다면”...환율 두 달 만에 가장 낮았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로 내려서며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달러 매도 물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웃돈 2분기 성장률이 원화 강세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3.3원 내린 1466.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478.0원에서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키웠고, 장중 한때 1465.1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 5월 8일(1457.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강세의 배경에는 경기 회복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했던 전망치(0.2%)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특히 1분기 성장률이 1.8%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기 반등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제의 회복 신호가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 수급 여건도 환율 하락을 이끈 요인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265억달러 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도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수세 역시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372억원을 순매수하며 4거래일 연속 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실적 기대가 확대되며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난 점도 국내 금융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이 됐다. 반면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900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46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907.42원) 대비 7.96원 하락한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장중 899.79원까지 밀리며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9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898.51원까지 낮아졌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과 관련이 있다. 일본은행(BOJ)이 최근 기준금리를 1%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미국 기준금리(연 3.50~3.75%)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 방침도 엔화 약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제재정 운영·개혁 기본 방침'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재정 부담 확대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일본 당국은 시장 개입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전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적절하고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엔화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글로벌 달러 강세도 다소 누그러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0.988로 전일보다 0.16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기 지표 개선과 외국인 수급 변화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8월 금리인상 카드 꺼내나”...2분기 韓경제 0.6% ‘깜짝 성장’

중동발 유가 충격에도 한국 경제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경제 전반을 떠받치면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민소득은 38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이 확인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0.2%)를 0.4%포인트 웃도는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 -0.1%까지 떨어졌던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8%로 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분기 3.8%, 2분기 3.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졌음을 보여줬다. 이번 성장의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2분기 들어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오르며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1.4% 늘었고,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은 2분기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내수 역시 같은 폭인 0.3%포인트 기여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가 재화와 서비스 소비 증가에 힘입어 0.4% 늘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가 확대되면서 0.2% 증가했지만, 토목 부진으로 건설투자는 0.2% 감소했다. 특히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 투자가 늘면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전 분기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2%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면서 1.1%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1.9%,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3% 감소했으며 농림어업도 재배업과 어업 부진으로 7.1% 줄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민소득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하며 198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생산 규모를 나타내는 GDP보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더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성장과 국민소득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다시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모두 살아있는 회의, 즉 '라이브 미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신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국내총소득(GDI),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주요 판단 지표로 제시했다. 특히 1분기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GDI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지는지를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날 발표된 통계에서 실질 GDI가 3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한은의 추가 긴축 판단을 뒷받침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금리 경로 전망도 조정되는 분위기다. 당초 7월 인상 이후 추가 인상 시점은 10월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 흐름이 확인되면서 8월 금통위에서 곧바로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내 재산 얼마나 불었나”...가구당 순자산 6억3000만원 돌파

지난해 국내 자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부(富)가 큰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에 더해 국내외 증시 강세가 겹치면서 금융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함께 커지면서 국가 전체의 순자산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22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67조원(9.0%) 늘어난 규모다. 증가율은 전년(3.1%)의 약 세 배 수준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를 인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정됐다. 전년(2억5184만원)보다 9.1% 증가했다. 가구 기준 평균 순자산도 6억3427만원으로 1년 새 7.9% 늘었다. 가계 자산 확대는 금융자산이 이끌었다. 순금융자산은 3767조원으로 전년보다 674조원(21.8%) 증가하며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가 상승 영향으로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자산이 525조원 늘어 전년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현금·예금 역시 152조원 증가했고, 비금융자산도 주택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494조원(5.0%) 확대됐다.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식과 펀드 등 금융자산 비중이 커지면서 가계 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74.6%에서 지난해 말 71.9%로 낮아졌다. 반면 세부 구성에서는 주택이 50.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택 이외 비금융자산(23.0%), 현금·예금(18.9%), 보험·연금 등 기타 금융자산(13.3%), 지분증권·투자펀드(11.5%) 순으로 나타났다. 남민호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 B/S팀장은 “2024년에는 가계 주식 등 지분증권·투자펀드가 감소했지만 작년에는 코스피와 해외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자산이 증가했다"면서 “주택 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국제 비교에서는 국내 가계 순자산이 선진국과 격차를 보였다. 시장환율(2025년 평균 1422원/달러)을 적용하면 202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순자산은 19만3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기준 미국(51만4000달러), 호주(42만2000달러), 캐나다(29만7000달러)보다 낮지만 일본(17만2000달러)보다는 높았다. 가구당 순자산 역시 2025년 한국 기준 44만6000달러로, 2024년 기준 일본보다 높고 미국·호주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국가 전체의 순자산 증가세는 가계와 달리 크게 둔화됐다. 금융·비금융법인과 일반정부를 포함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531조원(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4년 증가율(5.0%)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비금융자산이 3.8% 증가했음에도 순금융자산이 326조원(-20.4%)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순금융자산 감소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금액이 커지면서 대외금융부채가 확대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국민순자산 증가 요인을 보면 자산 취득 등 거래 요인으로 319조원, 자산가격 변동 등 거래 외 요인으로 212조원이 각각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금융자산 순취득은 160조원 증가했지만,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가치가 급등하면서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해 증가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이익은 610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말 부동산 자산은 1경7836조원으로 1년 전보다 709조원(4.1%) 증가했다. 비금융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도 76.6%로 소폭 높아졌다. 주택 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8.0% 늘며 2021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증가분의 대부분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내 대출 승인 될까요”...은행권, 3분기 ‘빚 관리’ 고삐

하반기 가계대출 시장의 흐름이 자금 수요별로 엇갈릴 전망이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 구매 목적의 자금 수요는 줄고 생활비와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권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7로 조사됐다. 1분기(-1), 2분기(-2)보다 하락 폭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여신 운용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조사에서는 지수가 마이너스(-)일 경우 직전 분기보다 대출 심사가 강화되거나 신용위험 또는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플러스(+)는 대출 완화, 신용위험 확대, 수요 증가를 뜻한다. 가계대출 부문에서는 주택관련대출의 대출태도 지수가 -14, 일반대출은 -11을 기록했다. 한은은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가 지속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심사가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업대출은 전반적으로 기존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태도 지수는 모두 0으로 집계돼 특별한 완화나 강화 없이 현재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 수요는 가계와 기업 간 흐름이 엇갈렸다. 3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17로 직전 분기(24)보다 낮아졌지만, 일반 가계대출은 생활비와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14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관련대출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6을 나타내며 감소가 예상됐다. 기업의 자금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회사채 금리 상승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대기업은 6, 중소기업은 25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들은 향후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2로 2분기(29)보다는 낮아졌지만,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 등으로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지수는 25로 대기업(8)을 크게 웃돌았으며, 가계 역시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19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역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위험도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4일부터 17일까지 은행과 비은행권을 포함한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전자설문과 우편,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예금토큰 ‘실거래’ 초읽기...한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속도

예금토큰 상용화를 겨냥한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험이 다시 본궤도에 오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국회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한국은행은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기반으로 한 예금토큰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참여 은행을 늘리고 실거래 기간도 대폭 확대하면서 실제 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과 시중은행들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거래 테스트를 앞두고 시스템 구축과 참여자 모집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일정대로 준비가 진행되면 오는 9월께부터 예금토큰을 활용한 실제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2단계에서는 기존 7개 은행에 경남은행과 iM뱅크가 새롭게 합류해 모두 9개 은행이 참여한다. 이용자 편의성도 크게 강화된다.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은 물론 개인 간 송금(P2P), 생체인증, 예금토큰 자동 입출금 등의 기능이 새롭게 적용된다. 가맹점 운영 방식의 경우 1단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선정한 일부 업종 중심으로 결제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각 은행이 업무협약(MOU)을 맺은 가맹점까지 사용처를 확대해 실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프로젝트 한강'은 한국은행이 기관용 CBDC를 발행하면 이를 토대로 시중은행이 예금토큰을 발행하고, 일반 이용자가 지급결제에 활용하는 구조를 검증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4~6월 진행된 1단계 실증에서는 전자지갑 기준 8만1000여 명이 참여했고, 예금토큰 거래는 11만4880건 이뤄졌다. 당시에는 결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점검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실증 기간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앞선 테스트는 3개월로 기간을 제한했지만, 이번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허용 범위인 최대 4년 안에서 별도의 종료 시점을 두지 않고 운영된다. 기본 지정 기간은 2년이며 한 차례 연장을 통해 최대 4년까지 실증이 가능하다. 한은은 기관용 CBDC를 인프라로 제공하고 은행들이 이를 토대로 예금토큰 사업을 전개하는 구조라며, 2단계에서는 실제 서비스 도입을 위한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했다. 예금토큰 활용 범위는 민간 결제를 넘어 정부 재정 집행으로도 확대된다. 우선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지급 사업이 첫 실증 과제로 추진된다. 정부는 기존 현금 계좌로 지급하던 보조금 일부를 예금토큰 방식으로 전환해 지급하는 방안을 검증할 예정이다. 관련 사업은 지난달 말 신청 기업에 대한 서류 검증을 마쳤으며, 평가 절차를 거쳐 대상 사업자가 선정되면 예금토큰 지갑을 개설해 보조금을 받게 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예금토큰의 특성을 활용하면 사용처나 사용 기한 등을 미리 설정할 수 있어 보조금 부정 수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 업무추진비의 예금토큰 지급 실증도 재정경제부와 협의를 거쳐 연내 시범 부처를 선정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기관용 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도 추진된다. 한국은행은 국채 토큰화 역시 프로젝트 한강과 같은 디지털화폐 생태계의 연장선에 있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화폐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국채가 유통되고 기관용 CBDC로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치솟던 환율, 왜 갑자기 꺾였나...원화의 ‘깜짝 반전’

원화가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가파른 강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달 초 1560원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단기간에 1470원대로 내려왔고, 시장에서는 연내 1400원선 하향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대규모 달러 공급과 기준금리 인상, 수출 호조가 맞물리며 환율 상승을 이끌던 요인들이 빠르게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478.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5월 1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후 야간 거래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8일 오전 6시 기준 1486.0원까지 반등했지만, 전반적인 하락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환율 하락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유입이 꼽힌다. 약 265억달러 규모의 조달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기업들의 달러 매도도 잇따랐다.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떨어진 뒤에는 추가 상승 기대가 약해졌고, 조선, 중공업 등 수출기업들도 환헤지 차원에서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공급 우위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현물환 시장에도 SK하이닉스 관련 달러 물량이 유입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확산되면서 환율이 단기간에 1480원 안팎까지 낮아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외국인 자금 흐름도 환율 안정에 힘을 보탰다. 이달 초까지 원화 약세를 부추겼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가 완화된 데다 최근에는 4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 조정으로 리밸런싱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 역시 감소하면서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달러 수요 중심 시장이 공급 우위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 관련 자금 유입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됐고,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줄어들면서 환율 하락세가 더욱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통화정책 변화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3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로 전환하면서 미국과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됐고, 이는 원화 가치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원화는 다른 주요 통화와 비교해도 가장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월 말보다 4.27% 상승해 주요 20개국(G20) 통화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상승률 2위인 영국 파운드화(1.45%)를 크게 웃돌았고, 일본 엔화(0.08%), 중국 위안화(0.17%), 호주달러(0.88%), 홍콩달러(0.04%) 등 주요 아시아 통화와도 격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 하락폭은 0.4% 수준에 그쳤다. 엔화와의 움직임도 이전과 달라졌다. 엔·달러 환율은 162엔대를 유지하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화는 독자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8.11원까지 하락했다. 수출기업의 외화 매도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원화와 엔화의 동조 현상이 상당 부분 약화됐다는 관측이다. 금융권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 효과가 지속되는 데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의 달러 공급이 늘고 있고, 미국의 물가 상승세 둔화로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우려도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환율은 1380~1560원 범위에서 움직이고, 3분기와 4분기 평균 환율은 각각 1490원과 1430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기준금리 8월도 올린다?”...추가 인상 공감대, 백투백엔 신중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 직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 연속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과 글로벌 기관들도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잇달아 제시하며 한은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회의 전망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0%)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통위 역시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신 총재는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이 내수까지 확산되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전망보다 강하고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경로가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놓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다 살아있는 회의, 즉 '라이브 미팅'"이라며 향후 회의마다 금리 결정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한은이 특히 주목하는 지표로는 2분기 성장률과 7월 물가가 꼽혔다. 신 총재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DI)이 1분기의 예상 밖 호조를 이어갔는지를 확인하겠다고 했고, 근원물가와 생활물가 흐름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역시 한국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판단할 중요한 변수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이르면 8월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분기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수요 측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경우 다음 달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최종 기준금리 전망은 연 3.50%를 유지했지만 금리 인상 시점은 기존 예상보다 앞당겼다. 그는 8월과 11월, 내년 2월 '세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0.3%에서 0.7%로 상향 조정했고,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도 3.5%에서 3.7%로 높였다. 해외 기관들도 추가 긴축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이번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 흐름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치아 무디스 애널리틱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고, 유가 하락 여부도 중동 분쟁에 좌우되고 있다"며 “약한 원화, 다시 늘어나는 가계부채, 서울 주택가격 상승은 추가 금리 인상 근거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다만 무디스는 연속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안에 한 차례 추가 인상은 예상하지만, 8월 연속 인상이 현실화되려면 물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점도 수입물가와 금융안정 측면에서 한은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도 향후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여부보다 한은의 정책 신호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드위포르 에반스 아시아태평양 매크로전략 헤드는 최근 물가가 목표 수준을 계속 웃도는 데다 견조한 경기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산시장 강세까지 겹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명분은 이전보다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추가 긴축을 시사하는 매파적 메시지가 이어질 경우 원화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한국이 다른 신흥국보다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8월 연속 인상 전망이 다소 앞서간 해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한꺼번에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고, 정책 기조를 바꾼 직후 두달 연속 (백투백) 인상에 나서는 것은 지난 5월 동결 결정이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당시 결정은 실기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5월에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선택지는 있었지만 당시에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정책 판단이 늦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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