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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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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촘촘히 연결될수록”...AI시대, 넓어진 금융권 해킹 [뚫려버린 금융망]

은행권을 겨냥한 해킹이 잇따르면서 금융회사의 보안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과거 해킹은 공격자가 직접 정보를 모으고 취약점을 찾아야 했지만,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공격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은행 업무가 외부 플랫폼과 협력사, 직원용 시스템 등으로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공격자가 노릴 수 있는 접점도 넓어졌다. 금융권을 둘러싼 해킹공격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에서 대출모집인 서비스를 통해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BNK부산은행에서도 외부 침해 사고가 잇따라 파악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유사한 공격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별 사고 경로는 달랐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 시스템을 거쳐 고객 119명의 정보가 외부로 노출됐고, 하나은행에서는 영업지원시스템을 통해 89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부산은행은 외부 웹서버 공격 과정에서 세션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던 페이지를 통해 외주 개발인력 11명의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짧은 기간 여러 은행에서 비슷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허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금융권 공통의 취약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해킹공격에 AI가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기능에서 나아가 일정한 목표를 받아 여러 작업을 이어서 처리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여지도 커지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순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공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인터넷이나 공개 자료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공격 대상의 취약점을 찾아내며,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식의 자동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공격자의 기술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과거에는 대규모 정보를 수집하거나 특정 조직에 맞춘 공격을 준비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했지만 AI를 이용하면 이런 준비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안업계에서도 AI가 사이버 공격의 여러 단계에 활용되면서 과거에는 전문 해커 조직에 국한됐던 공격 방식이 일반 공격자에게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I가 정보 수집부터 공격 대상 선정, 메시지 작성, 취약점 탐색 등에 폭넓게 사용될 경우 공격의 규모와 속도가 지금보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이런 변화의 파급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의 보안 대상이 내부 서버나 금융 애플리케이션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 결제 플랫폼, 협력업체 시스템, 직원용 업무 도구 등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과 서비스가 연결될수록 공격자가 파고들 수 있는 접점도 많아진다. 최근 발생한 은행권 사고 역시 이런 연결 구조에서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개별 시스템의 보안 문제만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실제 사고에서 AI의 활용 여부와 범위, 구체적인 공격 기법은 각 기관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를 이용한 공격이 확대될수록 피해의 후속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름과 전화번호 정도의 정보가 유출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득이나 대출한도, 상담 내용 같은 금융정보가 결합되면 공격자가 실제 은행 직원이나 금융회사 관계자인 것처럼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개인정보를 제시하며 신뢰를 만든 뒤 추가 정보를 빼내거나 금융거래를 유도하는 정교한 피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보안업계에서는 금융회사의 방어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길목을 막는 전통적인 경계형 보안만으로는 AI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공격 지점을 찾는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침입 여부만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상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접근 권한을 세분화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침입이 발생하더라도 중요 정보와 핵심 시스템까지 이동하지 못하도록 내부 접근을 단계별로 제한하는 제로트러스트 방식의 보안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아무리 견고한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더라도 관리되지 않는 하나의 빈틈이 전체 보안체계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AI보안체계 전환을 위해 망분리 규제 긴급 완화 시행과 전면해제 검토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사들도 AI보안테스트에 적극 참여하고 AI보안체계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달러 어디에 쌓아두나 했더니”...기업예금 1000억달러 돌파

기업이 보유한 달러예금이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기업의 달러 유입에 증권사 투자자예탁금까지 더해진 데다 원화 강세를 예상한 기업들의 달러 매수 수요가 겹치면서 외화예금 잔액도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은 140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122억8000만달러 늘어난 규모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증가액은 7월의 150억1000만달러보다는 줄었지만 2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기업의 달러 보유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8월 말 기업의 달러예금은 1056억4000만달러로 전월보다 99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기업 달러예금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증가 폭은 7월의 101억1000만달러에서 소폭 축소됐다. 전체 외화예금 가운데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달러예금 잔액은 1199억1000만달러로 한 달 새 109억9000만달러 늘었다. 3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이다. 증가액은 전월 111억2000만달러보다 다소 감소했다. 달러예금 확대에는 수출기업의 외화 유입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대기업의 수출 등 경상대금 수취가 늘어난 데다 증권사를 통한 투자자예탁금이 들어온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달러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도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개인보다 기업의 외화자금 증가가 더욱 가팔랐다. 8월 말 기업 전체 외화예금은 1234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8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개인예금도 171억2000만달러로 12억2000만달러 늘었다. 통화별로 보면 유로화와 엔화예금도 증가했다. 유로화예금은 91억6000만달러로 11억달러 늘어나면서 지난 2월 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유로화예금 증가는 경상대금 수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엔화예금은 89억4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역시 2월 말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다만 증가액은 7월의 15억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유입이 엔화예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에 맡겨둔 거주자 외화예금이 1108억6000만달러로 한 달 새 7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외화예금도 297억6000만달러로 21억2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국내 기업과 내국인은 물론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문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 금융기관에 맡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대출 받은 뒤가 더 걱정”...주담대 금리 4.66% ‘3년9개월 최고’

은행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가계의 차입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넉 달째 상승해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용대출 금리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4.76%로 전월보다 0.1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4.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8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6%로 한 달 전보다 0.18%p 올랐다. 지난 5월 4.42%를 시작으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2022년 11월 4.74%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금리다. 월간 상승폭 역시 지난해 11월 0.19%p 이후 최대였다. 신용대출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폭이 더 컸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6.33%로 전월보다 0.36%p 상승했다. 2024년 1월 6.38% 이후 2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은행채 단기물 등 지표금리가 오른 데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주담대 시장에서는 금리 수준뿐 아니라 대출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8월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88%, 변동형은 4.53%로 각각 0.12%p와 0.18%p 올랐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두 금리 간 격차가 좁혀졌다.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비중은 35.3%로 전월보다 3.4%p 확대됐다.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다. 가계대출 전체에서도 고정금리 비중이 21.0%에서 23.5%로 2.5%p 높아졌다. 김성준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금리 차이가 축소될 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커지는 과거 흐름이 이번에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형 금리의 상승 폭이 커지면서 금리 격차가 좁혀졌는데 과거에도 이런 경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담대 금리 자체가 오른 데에는 단기 지표금리와 보금자리론 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변동금리 대출의 취급 비중이 줄어든 점도 전체 주담대 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9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팀장은 9월 22일까지 시장금리가 약 0.20%p 오른 점을 언급하며 “이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대출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대출금리의 상승폭은 은행별 대출 취급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8월 기업대출 금리는 4.30%로 전월보다 0.10%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4.18%에서 4.21%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22%에서 4.38%로 각각 높아졌다.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승에는 전월 금리가 낮아졌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일부 은행의 저금리 정책성 대출 등 특이요인으로 7월 금리가 낮아진 만큼 8월에는 그 영향이 되돌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4.40%로 0.13%p 상승했다. 반면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3.21%로 전월과 같았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14%로 0.02%p 낮아져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채와 CD 등을 포함한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3.53%로 0.05%p 올랐다. 한은은 특정 은행에 대규모 저금리 정기예금 자금이 유입된 영향으로 지난달 순수저축성예금 금리에 변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수신금리는 제자리에 머물면서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19%p로 전월보다 0.13%p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2%p로 0.02%p 축소됐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예금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승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예탁금 기준으로 신용협동조합 금리는 3.62%, 상호금융은 3.39%, 새마을금고는 3.57%로 각각 0.06%p, 0.14%p, 0.09%p 올랐다. 상호저축은행은 3.88%로 0.33%p 하락했다. 대출금리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이 10.23%로 0.28%p 낮아졌다. 신용협동조합은 5.28%, 상호금융은 4.93%, 새마을금고는 5.17%로 각각 0.12%p, 0.32%p, 0.02%p 상승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외환보유액 순위, 왜 갑자기 뺐나”…한은, 삭제 전 정부와 논의했다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 공개를 중단하는 과정에서 재정경제부와 사전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은 순위 자체가 공식 통계 지표가 아닌 데다 단순한 순위 변동이 국가 외환 건전성에 대한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를 중단했다는 입장이지만, 순위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떨어진 시점과 맞물리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30일 한은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한은 국제국은 지난 8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국제 순위표를 빼기로 결정하기 전 재정경제부와 관련 내용을 협의했다. 다만 별도의 공식 회의나 문서화된 협의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니며, 양 기관이 평소 업무 과정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수준이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 순위표 삭제가 특정 시점에 갑자기 결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제국과 재정경제부 사이에서 외환보유액 순위 공개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일정 기간 공유돼왔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국장이 최종적으로 순위표를 제외하기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외환보유액 순위는 공식 통계 지표가 아니라 단순 부표"라며 순위표를 보도자료에 넣지 않기로 한 것은 국제국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순위 삭제만을 안건으로 한 대내외 공식 회의는 열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3일 발표된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였다. 한은은 그동안 매달 함께 공개하던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자료를 이때 별다른 설명 없이 제외했다. 월별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순위 항목이 사라진 것은 2001년 2월 말 해당 방식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 의원실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시계열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세계 9위였던 한국의 순위는 올해 1월 10위, 2월 12위, 5월 13위까지 내려갔다. 불과 5개월 사이 네 계단 하락한 셈이다. 특히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국의 순위가 대체로 8~9위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의 움직임은 두드러졌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으로 치솟자 한은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이 순위 하락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후 순위가 다시 올라오면서 흐름은 일부 달라졌다. 6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세계 10위로 회복됐다. 7월 말 순위는 한은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7월 말 외환보유액 자체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순위 공개를 중단하면서 단순한 국가별 서열 변화가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문제로 들었다. 당시 한은은 순위 변동이 기초체력과 무관한데도 이를 근거로 펀더멘털 변화를 해석하는 사례가 반복돼 공개 방식을 손질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도 순위표를 다시 보도자료에 포함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실에는 외환보유액 순위를 계속 공개할 경우 순위가 오르내리는 현상이 대외 부문의 펀더멘털 변화로 잘못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위 정보를 아예 확인하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각국 중앙은행이 공개하는 통계를 통해 이용자가 직접 산출할 수 있고,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에서도 주요국 외환보유액을 조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IMF 통계를 활용하려면 국가별 자료를 따로 찾아 비교해야 하는 데다 대만처럼 IMF 회원국이 아닌 국가의 경우 동일한 방식으로 자료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통계 발표 시점이 다른 데다 개별 사정에 따라 공시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이 인정했다. 한은은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에코스에서 주요국 외환보유액을 보다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통계 제공 범위를 넓히고, IMF에서 자료를 얻기 어려운 대만까지 포함해 입수 대상 국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에서는 순위 공개 중단에 대한 제도적 대응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한은이 매달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편 한은은 재정경제부와의 사전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결정이 정부와의 공식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은과 재정경제부 사이에 기존부터 관련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국이 자체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배당락 맞은 삼성전자 급반전”...外人 3조 던진 코스피는 하락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짓눌렸던 코스피가 장중 낙폭을 키웠다가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누그러지며 하락폭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배당락일에도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상승 전환해 1% 가까이 올랐고, SK하이닉스는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93포인트(0.27%) 떨어진 6870.81에 마감했다. 전날 2.7% 급락한 데 이어 이틀째 내림세다. 장 초반부터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33포인트(0.66%) 낮은 6844.41에서 출발한 뒤 한때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밀리면서 장중 낙폭이 1.55%까지 확대됐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04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1조145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1200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하단을 받쳤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간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7bp 상승해 4.930%, 5.236%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5bp 오른 5.546%까지 올라섰다. 특히 장중 기준으로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30년물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만 높아진 금리가 곧바로 주식시장 전반의 급격한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이 고금리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한 데다 미국 등 주요국 기업들의 이익률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졌더라도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기업 실적 개선이 주식시장에 함께 작용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반도체주는 지수 흐름과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27만2500원에 거래를 마쳐 전 거래일보다 0.93% 상승했다. 3분기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중 주가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에는 전 거래일보다 1.48% 낮은 26만600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이후 낙폭을 빠르게 회복했고 오전 10시45분께는 27만6000원까지 올라 상승률이 2.22%에 달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결국 27만원대를 지켜냈다. SK하이닉스는 176만5000원으로 마감해 0.17% 하락했다. 장 초반 175만5000원에서 출발한 뒤 오후 한때 173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1.81%의 낙폭을 기록했으나 장 후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크게 줄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SK스퀘어와 삼성전기가 각각 1.64%, 1.93%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16% 하락했고 현대차(-1.27%), 삼성바이오로직스(-1.07%), 삼성생명(-1.86%), KB금융(-0.40%) 등은 약세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내린 1356.7원으로 집계됐다. 환율 하락에는 엔화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당국이 최근 엔화 가치 하락을 잇달아 경계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원화도 이에 동조하는 흐름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일본 재무당국은 최근 미국과 일본 양국에서 엔화 약세를 경계하는 메시지가 나온 만큼 시장이 이를 주의 깊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일본 재무상도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9.5兆 화석연료 금융했는데”...산업은행, 탄소배출 계산은 ‘공백’

산업은행이 화석연료 관련 금융에 9조5000억원 가까이 공급하고도 이와 연결된 간접 탄소배출량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배출량 공시가 충분하지 않아 정확한 산정이 어렵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지만, 다른 국책은행은 추정치를 활용해 금융배출량을 산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실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의 화석연료 관련 여신잔액은 9조453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8조2663억원과 비교하면 1조1870억원 늘어난 규모다. 최근 5년간 화석연료 금융이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확대된 점이 눈에 띈다. 2021~2025년 산은이 새로 취급한 화석연료 관련 여신은 총 10조791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해외 신규 취급액은 2021년보다 8221억원 늘어난 1조4021억원으로 141.7% 증가했다. 반면 국내 신규 취급액은 같은 기간 1조6461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신규 취급액 가운데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2%에서 지난해 77%로 높아졌다. 지난해만 놓고 봐도 해외 신규 취급액은 1조4021억원으로 전년 1조529억원보다 33.2% 증가했다. 국내 신규 취급액은 1조2268억원에서 4122억원으로 감소했다. 여신잔액에서도 해외 비중 확대가 나타났다. 해외 화석연료 관련 여신잔액은 2021년 말 3조2365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5810억원으로 2조344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잔액은 5조298억원에서 3조8723억원으로 줄었다. 연료별로는 LNG 관련 신규 여신이 5조820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석유가 4조1697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석탄은 8013억원이었다. 문제는 이처럼 화석연료 금융 규모가 상당한데도 산은이 금융배출량을 산출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산은은 의원실에 금융배출량 산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공표할 수 있는 수치는 없다고 밝혔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의 대출이나 투자로 자금을 공급받은 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가운데 해당 금융활동과 연결된 배출량을 의미한다. 금융기관이 자신이 공급한 자금과 탄소배출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산은은 기업들이 실제 탄소배출량을 충분히 공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금융배출량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배출량 공시가 의무화돼야 구체적인 산정·공시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차주의 실제 배출량 자료가 없더라도 경제활동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배출량을 추정하는 방식은 가능하다. IBK기업은행은 국제 금융배출량 산정 기준인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기준에 따라 금융배출량을 산출하고 있다. PCAF는 차주의 배출량 자료가 없을 경우 매출액이나 자산액 등 경제활동 관련 지표를 이용해 배출량을 추정한 뒤 금융기관이 제공한 자금 비율 등을 반영해 금융배출량을 산출한다. 기업 공시가 부족할 경우 산정 결과의 정확도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추정 방식까지 고려하면 금융배출량 산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의원실의 지적이다. 한창민 의원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신이 제공한 금융이 얼마나 많은 배출량과 연결되는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공시가 부족하다면 산정 가능한 범위와 추정치의 한계를 먼저 공개하고 자료의 정확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한 방 노리던 개미들 어디로”...레버리지 ETF 거래 92% 증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예탁금 규제 강화 이후 눈에 띄게 위축됐다. 거래대금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를 보여주는 회전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전 8조6400억원에서 시행 후 8000억원으로 91% 감소했다. 인버스2X ETF 2종의 거래 위축은 더 컸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600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줄면서 감소율이 95%에 달했다. 거래 빈도를 나타내는 회전율 역시 급격히 낮아졌다.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회전율은 규제 전 43.6%에서 이후 5.9%로 내려갔다. 인버스2X ETF 2종도 1110.4%에서 125.0%로 떨어졌다. 전체 16종을 합쳐 보면 변화 폭은 더욱 뚜렷하다. 이들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규제 전 한 달 동안 12조2500억원이었지만 규제 시행 이후 한 달에는 99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한 달 사이 약 92% 감소한 셈이다. 거래량 감소는 규제 직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 인버스2X를 제외한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월 27~30일 6조4400억원에서 규제 첫 주 8700억원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2주차 6200억원, 3주차 7900억원, 4주차 6000억원을 기록하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8월 31일에는 5300억원까지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흐름도 규제 전후로 달라졌다. 규제 시행 이전 5주 동안 개인은 해당 상품을 매주 일평균 순매수했지만, 7월 31일에는 1조706억원 규모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후 8월 24~28일을 제외하면 주간 단위로 매도 우위 흐름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적용되는 기본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이번 자료는 규제 시행 전 22거래일과 시행 당일을 포함한 이후 21거래일의 거래 상황을 비교한 결과다. 다만 거래가 급감했다는 이유만으로 규제의 투자자 보호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해 위험이 다른 상품군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용만 의원은 “거래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자 보호가 완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앞으로 정부는 예탁금 규제 효과가 더 장기화할지, 규제 밖에 남아 있는 상품으로 위험이 옮겨가지 않는지 등 시장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육아휴직 갈까, 수억 받을까”...삼전닉스 직원들 선택 달라졌다

'반도체 호황'이 직장인들의 육아휴직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두며 수억원대 성과급 기대가 커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이 함께 떨어졌다. 성과급 지급 규모가 커질수록 휴직에 따른 보상 공백도 커지는 만큼 고(高)성과 시기를 피해 휴직을 미루는 움직임이 실제 통계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반기 및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은 당해 출생 자녀를 둔 직원 기준 35.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2%에서 0.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성별로 보면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률은 12.4%에서 11.2%로 1.2%포인트 떨어졌고, 여성은 94.3%에서 88.2%로 6.1%포인트 낮아졌다. SK하이닉스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직원 가운데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올해 상반기 3.2%로, 전년 동기 4.0%보다 0.8%포인트 줄었다. 남성은 1.3%에서 0.7%로, 여성은 10.1%에서 8.9%로 각각 하락했다. 두 회사의 육아휴직률이 같은 시기에 함께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성과급 기대가 커진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의 성과급 제도도 휴직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이익의 10%, 10.5%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에 노사가 합의한 상태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 폭이 커질수록 직원들이 받게 될 성과급 규모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사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3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에서 개인별 성과급이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성과급 산정에서 불리해지거나 근속 기간에 따른 지급률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직원들의 선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일수록 휴직에 따른 경제적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과거 실적과 육아휴직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2023년 회사가 8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당시 육아휴직률은 8%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연간 영업이익이 2024년과 2025년 각각 23조원대, 47조원대로 급증하면서 육아휴직률은 2년 연속 6%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도 육아휴직률이 계속 상승하다 최근 하락으로 돌아섰다. 2022년 34.5%였던 육아휴직률은 2023년 37.4%, 2024년 39.5%까지 높아졌다. 이후 2025년 38.1%로 낮아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35.5%까지 추가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7.8%, 2023년 8.2%로 상승한 뒤 2024년 6.6%로 떨어졌다. 2025년 6.9%로 소폭 반등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육아휴직 기간의 성과급 지급 여부와 근속기간 산정 방식 등이 고액 성과급을 기대하는 직원들의 휴직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고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 기간에는 이러한 요인이 육아휴직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갈아타면 싸진다더니”...대환대출 금리, 신규대출보다 높았다

대출을 갈아타면 이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부 은행에서는 기존 대출을 옮겨타는 대환대출 금리가 새로 받는 대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에서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되면서 대환대출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한 16개 은행 가운데 11곳에서 대환대출 평균 금리가 일반 신규 대출 평균 금리를 웃돌았다. 은행별로 보면 iM뱅크의 격차가 가장 두드러졌다. 대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7.17%로 집계된 반면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4.84%에 그쳤다. 두 상품 사이 금리 차이는 2.33%포인트(p)에 달했다. 전북은행과 제주은행, 부산은행, Sh수협은행에서도 대환대출 금리가 신규 대출보다 0.39~0.53%p 높았다. 5대 은행에서도 금리 역전 사례가 나왔다. 우리은행의 대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71%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 4.34%보다 0.37%p 높았다. NH농협은행은 0.24%p, 하나은행은 0.18%p의 차이를 보였다. 신용대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6개 은행 가운데 10곳에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신규 신용대출보다 높았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광주은행으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신규 대출보다 1.29%p 높았다. 토스뱅크와 부산은행도 각각 1.22%p의 격차를 기록했다. 5대 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에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신규 대출보다 높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연 4.70%였지만 대환대출 금리는 5.72%로 1.02%p 차이가 났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품별 평균 금리만으로 대환대출의 금리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대출과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신용도나 담보가치가 다를 수 있고, 적용 상품의 구성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대환대출은 금융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 등 유리한 조건을 찾아 기존 대출을 다른 금융회사 상품으로 옮길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실제 금리 수준에서 신규 대출과 역전 현상이 나타난 만큼 금융당국이 상품별 금리 차이가 발생한 배경과 소비자의 실제 이자 부담 감소 효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성훈 의원은 “더 싼 금리를 찾아 대출을 갈아타도록 만든 제도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그 효과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금리 역전의 원인을 점검하고 제도가 실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매출 늘면 뭐하나, 이자도 못 갚는데”...한계기업 비중 20% 육박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 가운데 이자조차 제대로 갚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특히 중소기업과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노출이 빠르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5곳 중 1곳 가까이가 장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 셈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기관이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 공급한 여신 가운데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은 21.2%로 집계됐다. 2024년 15.6%에서 1년 사이 5.6%포인트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뚜렷했다. 중소기업 여신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9.2%에서 28.9%로 9.7%포인트 뛰었다. 대기업 역시 14.0%에서 18.2%로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의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커졌다. 비은행권이 취급한 외감기업 여신 가운데 한계기업 관련 비중은 2024년 16.6%에서 지난해 27.0%로 10.4%포인트 확대됐다. 은행권 역시 15.1%에서 18.4%로 높아졌지만 상승 폭은 비은행권보다 작았다. 전체 한계기업 여신에서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38.2%에서 42.2%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기업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금융기관 여신을 기준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14.0%에서 36.1%로 급증했다. 글로벌 공급과잉 등 업황 부진이 장기화된 가운데 대규모 차입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까지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영향이 컸다. 기업 수 자체를 놓고 봐도 한계기업은 늘었다. 지난해 말 비금융법인 외감기업 29468곳 가운데 한계기업은 5632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9.1%로, 전년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을 뜻한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 기업이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대기업보다 더 취약했다.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24년 18.0%에서 지난해 20.0%로 올라섰다. 대기업도 13.7%에서 15.5%로 상승했다. 한계기업에 한번 진입하면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계기업 가운데 3749곳은 이미 전년부터 한계 상태에 있던 기업으로, 전체의 66.6%를 차지했다. 반면 2024년 한계기업 중 지난해 정상기업으로 전환한 곳은 793곳으로, 새롭게 한계기업에 들어온 기존 외감기업 1517곳보다 적었다. 기업의 현금 여력도 한계기업과 정상기업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 말 한계기업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은 6.6%로 비한계기업의 11.0%를 크게 밑돌았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 역시 77.2%에 그쳐 100%를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계기업 증가가 곧바로 기업 부실 확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한계기업 가운데 재무지표 등을 바탕으로 추정한 부실위험기업 비중은 지난해 38.0%로 집계돼 2023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 중에서도 부실위험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6.1%로 2년째 낮아졌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자기자본 여력이 개선된 데다 수익성 악화도 일부 완화되면서 실제 부실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기업은 취약 차주 비중이 확대되고, 변동금리 여신 비중도 올라간 데다 연체율도 높다"며 취약 기업에 대한 금리 상승 부담이 가계보다 클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부실위험 지표와 최근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을 근거로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들어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면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시장성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차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특히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여신 건전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부실 가능성이 높은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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