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들은 금리가 소폭만 올라도 연간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16만3000원 수준이다.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될수록 부담도 가파르게 늘어난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 부담은 6조4000억원 증가하고, 차주당 추가 부담은 평균 32만7000원으로 계산됐다.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전체 부담 규모가 9조7000억원, 1인당 부담은 49만원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추정치는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 약 64.5%를 반영해 산출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85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8%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부채는 최근 수년간 꾸준한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2019년 말 처음으로 1500조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가 지속됐으며, 2024년 1분기 일시적으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이후 다시 확대 흐름이 이어졌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조8000억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평균 증가액은 약 55만원으로 가계 차주보다 훨씬 크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 부담은 3조5000억원 늘어나고, 1인당 추가 이자는 평균 110만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전체 부담 증가액이 5조3000억원, 차주당 부담은 165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들의 이자 부담은 총 1조1000억원 증가하고, 차주당 연간 부담은 평균 64만원 늘어난다. 금리가 0.75%포인트 상승할 경우에는 1인당 부담 증가액이 192만원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를 합한 값이 3개 이상인 차주를 뜻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647조7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9.3%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가량이 취약 차주에 해당하는 셈이다.
다중채무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부채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64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7% 줄었지만,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약 3억9000만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한은은 앞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이나 금융자산 가격 조정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부채 규모가 큰 고위험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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