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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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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건조기 시장에 ‘올인원’ 뜬다…삼성, 1위 굳힐 승부수 띄웠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결합한 '올인원 세탁건조기'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건조 성능과 편의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중구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올인원 세탁건조기 전략을 공개했다. 성종훈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 상무는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공간 절약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하며 빠르게 시장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의 기기로 통합한 제품이다. 기존처럼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올려 쓰는 '타워형'과는 다르다. 설치 공간을 최대 40% 절약할 수 있고, 세탁 후 자동으로 건조 과정이 이어져 세탁물을 옮길 필요가 없다. 삼성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올인원 제품은 지난해 첫 출시 후 점유율 22%까지 성장했다. 최근 1년간 삼성은 10만대 이상을 판매했고, 자체 집계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올인원 제품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PW컨설팅은 글로벌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이 2023년 9억8690만달러(약 1조3621억원)에서 2031년 15억9240만달러(약 2조197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연내 신형 올인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브랜드 로보락도 'H1', 'H1 라이트', 'M1' 등 라인업을 갖췄다. 삼성은 제품 성능 차별화로 경쟁 우위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성 상무는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조 성능'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며 “건조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최근 공개한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는 국내 최대 용량인 세탁 25kg, 건조 18kg을 구현했다. 외관 크기는 유지하면서도 건조 용량은 전작보다 3kg 늘었다. 열교환기의 핀 배치를 촘촘히 해 전열면적을 8.5% 확대한 것이 건조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 넓어진 전열면적은 습기를 빠르게 제거하고 건조 효율을 높인다. 공기 흐름도 개선했다. 공기가 의류를 통과한 뒤 제품 뒷면 덕트를 따라 열교환기로 바로 연결돼, 공기 순환 효율이 높아졌다. 세탁·건조 시간은 기존 99분에서 79분으로 20분 줄였고, '쾌속 코스'를 활용하면 이 시간 안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마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능도 강화됐다. 'AI 맞춤+'는 세탁물의 무게, 옷감 종류, 오염도 등을 분석해 최적의 세탁·건조 코스를 자동 설정한다. 머신러닝을 통해 옷감 특성을 스스로 학습하며, 소비자 개별 패턴에 따라 맞춤형 세탁이 가능하다. '한벌 코스', '손빨래 코스',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오토 오픈 도어+' 등 편의 기능도 추가됐다. 삼성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는 신제품 출시 국가를 기존 30여개국에서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포함한 45개국으로 확대했다. 특히 북미 시장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삼성은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건조 시 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벤트(Vent) 방식' 제품인 '비스포크 AI 벤트 콤보'를 별도로 출시했다. 북미에서는 약 90%의 가정이 벤트형 건조기를 사용하며, 이 방식은 히트펌프보다 건조 시간이 짧다. 삼성은 캐나다, 멕시코에도 해당 모델을 선보였다. 성 상무는 “북미 소비자들은 에너지 효율보다는 빠른 건조 시간에 더 민감하다"며 “선택지를 넓혀 시장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올인원 세탁건조기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탁기 시장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美 고객 만족도 평가서 스마트폰·워치 부문 1위

삼성전자가 미국의 권위 있는 고객 만족도 지표인 'ACSI' 평가에서 2025년 스마트폰 부문과 스마트워치 부문 1위에 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부문에서 종합 만족도 81점을 기록해 애플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구글(75점), 모토로라(75점)가 뒤를 이었다.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애플을 1점 차이로 따돌리며 지난해에 이어 단독 1위를 유지했다. 올해 신설된 스마트워치 부문에서는 종합 만족도 83점으로 2위인 애플에 3점 차이로 앞선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ACSI 측은 애플 워치 울트라3 출시 예정일이 지난해에서 올해 말로 연기된 게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핏빗은 72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ACSI는 1994년부터 시작된 미국 내 경제 전반 제품·서비스 분야의 고객 만족도 지표다. 이번 조사는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소비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구매 제품의 만족도와 서비스 품질 및 서비스 경험 등을 설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플래그십 신작 '갤럭시 S25 울트라'는 지난 3월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에서도 최신 스마트폰 평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4 울트라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갤럭시 S 울트라 모델이 컨슈머리포트의 최상단 자리를 유지했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컨슈머리포트의 평가 항목 10개 중 △성능 △후면 카메라 이미지 품질 △디스플레이 △내구성 △사용 편의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가장 높은 5점의 점수를 받았다. 컨슈머리포트는 “(갤럭시 S25 울트라는) 테스트한 스마트폰 중 가장 최고 성능의 카메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최고급 카메라와 큰 디스플레이를 갖춘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호평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잘나가는 中 로봇청소기에 설자리 잃어가는 삼성·LG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촘촘한 라인업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뚜렷한 대응책 없이 점차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G마켓·옥션의 '빅스마일데이' 행사에서 로보락은 약 114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체 제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드리미 또한 약 23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억5000만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쿠팡에서 진행된 '가전 세일' 프로모션에서도 중국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에코백스는 로봇청소기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유통 플랫폼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단일 요인이 아닌 제품 라인업 강화와 유통 전략, 마케팅 방식 등이 유기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등은 올해 들어 신제품 라인업을 잇따라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드리미는 이달 초 프리미엄 제품인 'X50s 프로 울트라'를 출시했다. 2만5000Pa의 흡입력과 최대 100℃의 고온 걸레 자동 세척 기술이 주요 특징이다. 에코백스는 지난 2월 롤러식 자동 세척 물걸레 시스템을 적용한 '디봇 X8 프로 옴니'를 공개했다. 로보락 역시 프리미엄 모델 'S9 맥스V 울트라'와 슬림형 'S9 맥스V 슬림', 그리고 보급형 모델 '큐레보 엣지C'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제품 라인업뿐 아니라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팝업스토어 및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단순 진열 공간을 넘어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핵심 기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0년 1500억원에서 지난해 4300억원으로 4년 새 3배 가까이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1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 속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들어 아직 신제품 출시 소식이 없다. 로봇청소기만을 위한 전략 마케팅 공간도 부재한 상황이다.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는 기술력 측면에서도 국내 업체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로보락은 이달 말 '로봇 팔'을 탑재한 신제품 '사로스 Z7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5축 접이식 로봇 팔 '옴니그립'을 통해 최대 300g의 물체를 들어 옮길 수 있으며, 주변 환경을 감지해 자동 제어하는 기능도 갖췄다. 드리미는 최근 출시한 제품에 최대 6cm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해 실사용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국내 브랜드에서는 아직 이러한 기능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 중국 업체 관계자는 “기술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성능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반응이 자연스럽게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체험 공간에서는 제품 기능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늦어도 올해 하반기 중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 업체들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보안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전망이다. 실제 로보락은 올해 초 개인정보 수집 정책에 외부 기업 공유 조항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에코백스 역시 지난해 로봇청소기 해킹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삼성과 LG는 그간 보안 강화를 제품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워 왔다. 다만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보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로보락의 'S8 맥스V 울트라'는 글로벌 보안 인증기관인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했다. 데이비드 첸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2월 신제품 발표회에서 “보안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안 이슈 이후에도 중국산 로봇청소기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이에 업계에선 기술 혁신 없이 단순히 '보안'만 강조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북미 1위 세탁솔루션 기업과 맞손…B2B 사업 확대 속도

LG전자가 북미 1위 세탁솔루션 기업과 손잡고 생활가전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최근 미국서 'CSC 서비스웍스(이하 CSC)'와 상업용 세탁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상용 LG전자 미국법인 HS담당 전무, 로드리고 카스텔라노스 CSC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CSC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약 150만대의 상업용 세탁·건조기를 운영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세탁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주로 아파트, 단지형 주택 등 대규모 주거 시설 및 대학 기숙사, 호텔에 설치된 공용 세탁실과 코인 세탁소 등을 대상으로 세탁장비 판매 및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LG전자는 상업용 세탁 시장 내 방대한 인프라를 보유한 CSC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점유율을 확대한다. CSC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을 인정받은 LG전자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 유력 세탁솔루션 기업 '워시(Wash)'에도 상업용 세탁기를 공급하는 등 B2B 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은 아파트와 같은 다세대 주거시설에서 집집마다 세탁실을 설치하는 대신, 대용량 세탁기·건조기로 빨래방 형태의 공용 세탁 공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수의 인원이 장시간 사용하는 상업용 세탁기는 세탁 시간 단축, 제품 품질, 서비스 편의성 등이 중요하다. LG전자 상업용 세탁기는 세탁통의 진동과 회전을 정교하게 감지해 대용량 빨래에도 최적의 움직임으로 세탁 시간을 단축한다. 또 제품을 이동하지 않고도 내부 수리가 가능하도록 탈부착이 가능한 전면 케이스 및 벨트 없는 인버터 DD 모터 등을 적용해 유지 보수 역시 편리하다. LG전자는 상업용 세탁기 전용 앱 '런드리 크루'로 관리솔루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앱을 활용하면 제품 관리자가 기기 원격 제어, 오류 알림, 스마트 진단 등 다양한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업계 최초로 상업용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저온제습 방식의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하며 건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뛰어난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십 년간 쌓아온 AS 역량도 장점이다. LG전자는 북미에 1900개가 넘는 서비스 센터를 활용해 전국 각지 고객에게 신속하고 전문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업용 세탁기 시장 규모는 약 14억3000만 달러(약 2조440억원)로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5.6%씩 성장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구글 스마트 안경 ‘깜짝 협업’ 연내 출시

구글이 삼성전자와 확장현실(XR) 헤드셋에 이어 스마트 안경까지 협업을 확대한다. 구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 안경을 공동 개발해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래스'라는 이름의 스마트 안경을 시범 출시했지만, 성과 부진으로 2015년 단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다시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이번 제품은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인을 맡는다. 공개된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연동돼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도 전화, 문자, 앱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구글의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이 적용돼, 사용자가 보고 듣는 정보를 AI가 카메라를 통해 인식하고 주변 상황을 파악한다. 이를 통해 질문에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중요한 사안을 실시간으로 알린다. 또한 스마트 안경에는 실시간 번역 기능도 포함돼 있다. 언어가 다른 사람들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며, 이날 시연에서는 힌두어와 페르시아어 화자가 각각 말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협업으로 구글과 삼성전자의 XR 분야 협력은 한층 강화됐다. 양사는 앞서 '프로젝트 무한'이라는 이름의 XR 전용 헤드셋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헤드셋은 안드로이드 기반 XR 플랫폼 위에 구축되며, 고급 디스플레이와 외부 현실을 함께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XR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라며 “구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XR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4대 그룹, 3년간 자산·이익 늘었지만 고용은 ‘제자리’

최근 3년간 삼성·SK·현대차·LG 등 상위 4대 그룹의 자산총액과 순이익이 늘었으나 직원 수는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30대 그룹과 4대 그룹의 자산총액·매출액·당기순이익 3년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4대 그룹의 자산 총액은 2022년 1255조7050억원, 2023년 1360조454억원, 2024년 1444조7580억원으로 3년간 15% 증가했다. 30대 그룹 전체 자산총액도 2022년 2373조7230억원에서 2024년 2721조9540억원으로 14.7% 증가했지만, 2023년(3074조3200억원)과 비교하면 11.5% 감소했다. 지난해 30대 그룹 내 4대 그룹의 자산 비중은 52.9%에서 53.1%로 소폭 상승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4대 그룹 중심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4대 그룹 매출은 2년간 0.5% 증가에 그쳤는데 당기순이익은 30.8%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은 불과 0.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4대 그룹의 수익성 확대가 돋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수익 증가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4대 그룹 직원 수는 2022년 74만5691명에서 2024년 74만6486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반면 30대 그룹은 이 기간 전체 직원 수가 140만724명에서 152만4662명으로 8.8% 증가했다. 리더스인덱스는 “4대 그룹의 수익 확대와 고용 사이 괴리가 두드러졌다"며 “많이 벌고도 고용에는 인색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풀이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두 자릿수씩 성장하는 中 가전…韓 수익성 악화에 ‘고심’

중국 가전업체들이 내수 진작 정책과 글로벌 수출 확대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디, 하이얼 등 주요 업체들이 1분기 두 자릿수 실적 개선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은 영업이익 감소에 직면하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기술력까지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중국의 공세에 한국 가전업계가 수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 24조8046억원, 순이익 2조39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38% 증가한 수치다. 하이얼은 매출 15조3000억원으로 10.1% 늘었고, 순이익은 15.1% 증가한 1조원으로 집계됐다. 하이센스는 매출 4조8000억원(+5.8%), 순이익 2172억원(+14.9%)을 기록했고, TCL그룹은 매출 7조7334억원으로 소폭 증가(+0.5%)했으나 순이익이 322% 급증하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부문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 쳤다.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가전사업부는 1분기 매출 14조5000억원으로 7.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00억원에 그치며 43.4% 감소했다. LG전자의 생활가전·TV 사업을 맡는 HS·MS 사업본부 역시 매출 11조6571억원으로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95억원으로 15.4%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사이, 중국 업체들은 내수 확대와 해외 공략을 앞세워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는 중국 내수시장의 소비 진작 정책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이 핵심으로 꼽힌다. 이구환신은 '낡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소비자가 자동차·가전·가구 등을 교체하거나 새로 구매할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4월 중국 상무부가 소비 촉진과 환경 보호를 목표로 도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하이무역관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된 이구환신 정책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으며, 보조금 지원 대상 가전제품은 기존 8개에서 12개로 확대됐다"며 “중국 가전시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전 수요 확대를 비롯한 소비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주민 1인당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전제품 수출액은 2019년 700억달러(약 97조원)에서 지난해 1124억달러(약 156조원)로 60% 이상 증가했다. 과거 중국산 가전은 '가격만 저렴한 제품'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출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의 중국 가전 수출은 15% 이상 증가했다. 하이얼은 1분기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메이디는 프리미엄 브랜드 '콜모'를 앞세워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술집약형 제품군인 TV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고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이센스는 올해 CES 2025에서 'RGB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기존 백색 LED에 컬러 필터를 씌우는 방식과 달리, 빨강(R)·초록(G)·파랑(B) LED를 각각 독립 구동시켜 색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 구조다. 하이센스는 이 제품을 삼성전자의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와 직접 비교하며 색 표현력과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우위를 주장했다. 안드레 클라크 하이센스 이사는 “세계 최초로 RGB LED 칩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QD-OLED보다 우수한 색 재현과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실현했다"며 “이 제품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가전제품의 기술 격차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좁혀졌다고 평가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CES 현장에서 확인한 중국산 TV는 기술 완성도가 이전보다 확연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저가형'으로 인식되던 중국 제품이 이제는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응해 국내 가전업체들은 인공지능(AI) 가전과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구독형 모델과 TV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우위를 이어가며, 앞선 기술력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무기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가전업계 HVAC에 힘 싣는다…삼성 ‘중동’·LG ‘인도’에 시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고성능 공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두 회사는 각각 중동과 인도에 주목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 중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최대 공조기기 기업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며 대형 시설용 HVAC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존 삼성은 가정용과 소형 빌딩 중심의 개별 공조 솔루션에 주력해 왔으나,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형 시설에 특화된 중앙 공조 시장에서는 기술력과 네트워크 부족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DCS Award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냉각수를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CDU) 방식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과 효율을 갖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한발 앞서 HVAC 사업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왔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H&A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HVAC 사업을 분리해 에너지솔루션(ES) 사업본부로 독립시켰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며 HVAC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ES사업본부는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을 포함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 분야에서의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은 HVAC 시장의 주요 수요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연산 작업을 수행하는 AI 서버는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식히는 고효율 공조 시스템이 필수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 공조 시장은 연평균 8% 성장해 2024년 610억달러(약 85조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약 139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관련 HVAC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8%로 고성장해 441억달러(약 6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은 중동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국 소주와 상하이에서 '2025 삼성 중동 에어솔루션 데이'를 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 40여명의 공조 전문 인력에게 자사 솔루션을 소개했다. 에어솔루션 데이는 매년 해외 주요 공조 전문 거래선과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시장 트렌드와 업계 현황을 공유하고 삼성만의 차별화된 공조 솔루션을 제안하는 세미나 방식의 행사다. 중동은 최근 UAE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본격화되는 지역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는 UAE에 여의도 4배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을 지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전략적 거점은 인도다. 자회사인 에이스냉동공조는 올해 1분기 인도 첸나이에 첫 법인을 설립했다. 신규 법인이 들어선 첸나이는 뭄바이와 함께 인도 내 데이터센터가 집중 구축되고 있는 지역이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 열관리에 최적화된 칠러 중심의 기업 간 거래(B2B)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SNS를 통해 “인도에서는 에너지 효율적인 HVAC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업계는 HVAC 시장의 성공 여부가 결국 '현지화 전략'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후, 전력 사정, 에너지 정책 등 지역별 변수에 대응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작지만 강하다, 삼성 생활가전의 반격

삼성전자 안에서도 생활가전(DA)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작은 부문'이다. 반도체나 스마트폰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고, 언론의 주목도도 덜하다. 같은 완제품 사업이라 해도 TV를 맡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글로벌 1위' 타이틀을 19년째 지켜온 데 비하면 생활가전은 존재감이 옅은 편이다. 내부에서도 “우리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때는 '삼성 가전'이라는 말만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브랜드들이 '가성비'를 무기로 치고 올라오고, 프리미엄 시장에는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흔히 VD 사업과 함께 'VD·DA 부문'으로 묶이지만, 실적 온도차는 뚜렷하다. TV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동안 가전은 늘 '반전'을 꿈꿔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생활가전 사업부는 최근 눈에 띄게 분주하다. '스크린 에브리웨어', 'AI 홈' 같은 혁신 전략을 통해 새로운 가전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오디오 전문 브랜드 인수에 이어, 최근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까지 품에 안으며 글로벌 공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겉으로 보기엔 작은 변화일 수 있지만, 가전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밑그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팔릴 제품만 고민해선 미래가 없다. 5년, 10년 후를 내다보며 기술력과 포트폴리오를 다듬어야 진짜 반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가전 사업부 직원들도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갖고 신기술과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으로 노태문 사장을 선임했다. 노 사장은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일군 주역으로, '갤럭시 신화'를 이끈 인물이다.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한 포석이지만, 동시에 완제품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인사로도 해석된다. 특히 노 사장이 최근 생활가전 부문에 큰 관심을 보이며 현장 스터디를 반복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조직 내부에서는 “갤럭시의 혁신 DNA가 가전에도 이식되길 기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작고 조용해 보일지 몰라도, 삼성 생활가전은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연내에는 '볼리' 등 신개념 가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덩치가 작다고 열정까지 작은 건 아니다. 삼성 생활가전의 조용한 반격이 시작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기약 없는 신규가입 모집…KT·LG U+ ‘빈틈’ 파고든다

SK텔레콤이 가입자식별모듈(유심·USIM) 해킹 사고로 신규 가입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공세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통신시장 점유율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를 받고, 이달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에 전 물량을 투입 중이며, 신규 가입 재개 시점은 유심 수급 정상화와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심 물량이 일반 소비자에게 원활히 공급될 수준에 이르러야 신규 가입 재개가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5일 기준 유심 교체를 예약하고도 대기 중인 인원은 약 692만명에 달하며, 교체 완료자(187만명) 대비 약 4배 가까운 수치다. SK텔레콤은 이달 중순 이후 공급망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 신규 영업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KT와 LG유플러스에게는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 사전예약이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양사는 파격적인 마케팅과 멤버십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 확보전에 돌입했다. 갤럭시 S25 엣지는 기존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두께(5.8mm)를 자랑하는 모델로, 슬림한 디자인을 앞세워 흥행이 예상되는 제품이다. KT는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256GB 구매 시 512GB 업그레이드' 혜택을 제공하고, 구글 원 AI 프리미엄 6개월, 윌라 오디오북 3개월, 디지털 매거진 '모아진' 3개월 무제한 구독 등을 묶은 콘텐츠 패키지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닷컴' 접속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최대 20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아울러 양사는 외식·테마파크 할인 등 멤버십 혜택도 강화 중이다. 체험형 AI존,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 전용 스마트폰인 '갤럭시 버디4'를 출시했다. 출고가 39만9300원의 이 제품은 LG유플러스 요금제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통신사 전용 모델로, 가격 민감형 소비자를 타깃으로 가입자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통신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2272만9085명으로 전체의 40.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T는 23.3%, LG유플러스는 1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0년 넘게 40%대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한 신뢰도 저하와 신규 가입 중단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1위 고착 구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해킹 사고 공지가 나온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3주간,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인원은 33만7768명에 달한다. 경쟁사들이 이탈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선 통신은 각 통신사 수익의 핵심 축"이라며 “SK텔레콤과 20%p 이상 격차가 나는 KT·LG유플러스 입장에선 이번 상황이 단순한 마케팅 기회가 아닌 실질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여부를 오는 6월 말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법률 검토를 바탕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법조계는 이번 사고가 통신 서비스 자체 중단은 아니기 때문에 약관상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어, 최종 결론에 따라 시장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위약금 면제가 결정될 경우 기존 SK텔레콤 가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KT·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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