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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네이버가 두나무 품을 때 생긴 ‘예외’…참 절묘한 우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8.18 06:00

감독관 9명 품고 채점표는 완화

김하나 기자

▲김하나 에너지경제 기자


시험 감독관을 미리 9명이나 자기 학원 강사로 데려다 놓은 학원이 있다면, 이걸 실력이라고 불러야 할까. 아니면 시험 대비를 참 잘했다고 봐야 할까. 네이버가 지금 인수하려는 두나무가 딱 이런 학원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딜을 추진 중이다. 이 결합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함께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인허가가 걸려 있다. 때마침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그 문턱을 낮춰줬다. 원래는 “위반 이력이 있으면 경중과 관계없이 불수리"였던 조항이, 이제는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수리 가능"으로 바뀌었다. 네이버가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1심 벌금형을 받아 대주주 자격에 빨간불이 켜졌던 바로 그 지점에, 딱 맞춰 비상구가 하나 열린 것이다. 절묘한 우연이다. 업계는 곧바로 “네이버-두나무 기업결합에 숨통이 트였다"고 반겼다.


채점 기준을 손보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무조건 감점하고 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다만 이 이 '경미함'을 누가 판단하느냐다. 개정안은 그 재량을 금융정보분석원장 한 사람에게 맡겼다. 그런데 이 재량이 처음 적용될 회사로 유력한 두나무는, 공교롭게도 이 재량을 쥔 기관과 이미 깊은 인연이 있다.




금융감독원 퇴직자 두나무 취업심사 현황

▲금융감독원 퇴직자 두나무 취업심사 현황. 그래픽=김하나 기자

최근 5년간(2021~올해 6월) 인사혁신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에서 취업 예정기관이 '두나무㈜'인 사례를 추려보면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 출신이 9건으로 가장 많다. 2021년 고객보호실장을 시작으로, 2022년 사내변호사, 2024~2025년에는 매해 실장·팀장급이 실원부터 준법감시팀장, 거래지원심의위원회 위원까지 자리를 잡았다. 감독하던 기관 사람들이 감독받던 회사의 감독 대응 부서로 옮겨가는 흐름이, 지난 5년간 거의 매년 이어진 셈이다.


당국은 이번 완화 조치를 두고 “위반 경중을 따지지 않는 건 규제 목적에 비해 과도한 제한"이라고 설명한다. 발언 자체는 원론적으로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경중'을 가늠할 기관 바로 옆에는 이미 그 기관 출신 인사 9명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 절묘하다. 이런 인맥을 갖춘 학원이 하필 이 채점 기준 완화의 수혜 사례가 된다는 점을, 순수한 우연으로만 봐도 될까. 우연이라면 그것참 부지런한 우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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