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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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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차이나 쓰나미②] 삼성·LG도 긴장…‘가치 초격차’로 승부

한때 '싼 맛'으로 소비되던 중국산 가전이 기술 경쟁력까지 무기로 삼으며 국내 소비재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로봇청소기, TV, 생활가전 등 전방위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도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의 약진을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레드 테크'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한 기술 기반의 전방위 공세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중국 제품이 이제는 프리미엄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 시장이다. 20일 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기준, 판매량 상위 5개 제품 중 4개가 로보락, 나머지 하나도 중국 브랜드 드리미다. 로보락은 한국 진출 2년 만인 2022년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한 뒤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유럽 가전업체조차 넘지 못한 국내 기업의 벽을 로보락이 무너뜨린 셈이다. 시장 진입 초기엔 '가성비'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로보락은 최근 5축 접이식 로봇팔 '옴니그립'을 탑재한 신제품 '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최대 300g의 물체를 집고 이동할 수 있으며, 실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팔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드리미 역시 최대 6㎝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실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브랜드에선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들이다. 샤오미, TCL 등도 생활가전과 TV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한국법인 '샤오미코리아'를 공식 출범시키며, 국내 판매 제품을 연내 20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외에도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주방가전 등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주력 제품군에는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협업한 '샤오미 15 울트라' 등 기술 고급화 제품도 포함됐다. TCL은 초대형 TV를 앞세워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존 온라인 유통에 더해 전자랜드, 하이마트,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도 확대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성비 중심 제품이 주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TCL과 하이센스는 이미 80인치 이상 대형 TV 출하량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섰다. 특히 미니LED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기업과의 '기술 간격'도 좁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중국산 가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변수로 지목되는 건 '보안성'이다. TCL의 일부 스마트TV는 사용자 동의 절차의 불명확성과 개인정보 처리 고지 미흡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로보락도 올해 초 사용자 데이터 공유 방식이 도마에 오르며 한 차례 이슈가 됐다. 글로벌 안보 이슈와 연결될 경우,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변수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는 와이파이 탑재 가전에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 '녹스 매트릭스'를 적용하고 있다. 기기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며,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연결을 차단하는 구조다. 또한 민감한 개인정보는 '녹스 볼트'라는 전용 보안 칩에 별도로 저장하고,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한 '양자내성암호' 기술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보안 프레임워크 'LG쉴드'를 AI 홈허브 '씽큐 온'에 적용했다.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활용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용자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성능이나 가격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중국산 가전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보안성, 사용자 경험(UX), 사후 서비스, 브랜드 신뢰도 등에서 '체감 가치'의 차별화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격차는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며 “보안이나 사용자 신뢰는 중국 업체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이제 단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가치 기반 소비'를 유도할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가전은 더 이상 저가 대체재가 아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겸비한 '레드테크'는 이미 한국 시장의 안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가성비'를 뛰어넘는 신뢰와 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소비자 접점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로 초격차” 삼성 부담 가중…애플 공세 대응전략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대결 구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되던 애플이 상반기 예상 밖의 판매 호조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AI 전략에 경고등을 켰다. AI 기술 선점에 나섰던 삼성은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한 전략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기술 경쟁이 소비자의 구매 선택으로 직결되지 않는 가운데, 브랜드 파워와 생태계 중심의 애플 전략이 삼성의 1위 수성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애플의 반등은 여러모로 이례적인 흐름이다.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해 전통적으로 판매가 부진했던 상반기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지난 4~5월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7.4%로,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술적으로 애플은 '시리'의 생성형 AI 전환이 지연되는 등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기반의 맞춤형 기능을 내세우며 AI 선도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동시 반등을 이뤄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 iOS 생태계의 록인 효과, 그리고 애플 사용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프 필드헥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도 “미국과 중국 수요의 증가는 AI 에이전트의 유무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핵심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삼성으로선 애플의 예상 밖 선전이 부담스럽다. AI 전략을 통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애플과의 격차를 벌리려 했던 구상이 시장에서 원하는 속도로 현실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도 빠르게 좁혀졌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는 20%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애플은 19%로 바짝 추격 중이다. 작년 1분기 3%포인트에 달했던 격차는 1년 만에 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절대적인 격차보다 상대적인 속도 변화가 삼성에 더 큰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상반기 AI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애플은 오히려 '비(非)AI 전략'으로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이며 삼성의 예측을 벗어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애플의 공세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9월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7 시리즈는 디자인과 카메라 등 하드웨어 전반의 개선이 예고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7 프로 시리즈는 알루미늄과 유리를 혼합한 후면 디자인을 채택하고, 후면 카메라는 기존보다 두 배 커진 직사각형 형태의 범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면 카메라는 2400만 화소, 후면에는 4800만 화소 망원 렌즈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시장에선 애플페이와 티머니 간 연동 서비스 개시도 예고돼, 사용성 확대와 브랜드 충성도 강화가 동시에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과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60%, 39%였다. 이 같은 구조적 위기 속 삼성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존재한다. AI 기술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 성장성과 기술자산의 가치에 무게가 실리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들은 AI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7년에는 50~6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삼성의 AI 투자와 기술 선점이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 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삼성으로서는 아이폰17보다 두 달 먼저 출시되는 '갤럭시Z 폴드·플립7'에 AI 기능을 얼마나 정교하게 탑재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신제품에 탑재될 갤럭시 AI는 손안의 카메라를 더욱 똑똑하게 진화시켜, 일상의 순간들을 선명하게 담고 더 매끄럽게 연결할 것"이라며 “메시지, 브라우징, 게임 등 일상 작업도 사용자에 최적화해 더욱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 후발’ 애플 질주…삼성 스마트폰 1위 ‘비상’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애플이 예상을 깨고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반전에 성공했다.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분기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 내외로 좁혀지며, 삼성은 '위태로운 1위'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4~5월 글로벌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기간 아이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7.4%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동시 반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에서의 회복세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현지 시장에서 애플은 지난달 화웨이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충성도 높은 생태계를 앞세워 반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인상 가능성을 앞두고, 아이폰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일본, 인도, 중동 등에서도 아이폰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반등 흐름을 뒷받침했다. 일본에선 '아이폰16e' 등 보급형 모델이 인기를 끌었고, 인도에선 신규 iOS 유입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당초 업계에선 애플의 이 같은 선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해왔지만, 기술 완성도 문제로 출시가 수차례 연기됐다. 올해 역시 관련 기능의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판매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업계에선 AI 기능보다는 브랜드 파워, 충성도 높은 폐쇄형 생태계 등이 여전히 애플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를 통해 하반기 공세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이 개선되며, 국내에선 애플페이와 티머니 간 연동 서비스도 도입돼 시장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으로서는 1위 브랜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6050만 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20%로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애플이 19%로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한 상태다. 삼성은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갤럭시 AI' 기능 고도화를 통해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 반등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AI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 채널과 가격 정책, 서비스 생태계 전반에 걸친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100대 기업, 경제 기여액 1600조 돌파…삼성전자 158조 1위

국내 100대 기업의 경제 기여액이 지난해 16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가 약 158조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100개(공기업·금융사 제외)의 2024년도 경제 기여액을 산출한 결과, 총 1615조 1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2023년(1554조 9360억원)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경제 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으로, 협력사(거래대금)·임직원(급여 등)·정부(세금 등)·주주(배당 등)·채권자(이자)·사회(기부금)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의 합계를 말한다. 지난해 100대 기업 매출은 2122조 4078억원으로 전년(1991조 7804억원) 대비 6.6%(130조6274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이 늘면서 이해관계자에게 지급하는 경제 기여액도 늘어난 것으로 연구소를 풀이했다. 이해관계자별 경제 기여액은 사회 부문만 전년 대비 3.0% 줄었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 늘었다. 협력사 부문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325조 2996억원, 임직원 부문은 10.6% 늘어난 205조 8918억원, 주주 부문은 9.8% 상승한 31조 563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부문은 26조 8627억원으로 65.8%, 채권자 부문은 24조 6461억원으로 10.7% 각각 수치를 늘렸다. 개별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위였다. 지난해 경제 기여액 157조 5376억원으로 전년(147조 1710억원) 대비 7.0% 늘어났다. 100대 기업 전체 경제 기여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9.5%에서 2024년 9.8%로 0.3%포인트 상승했다. 2, 3위는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차지했다. 현대차의 경제 기여액은 115조 2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기아는 86조 5890억원이었다. 이어 △LG전자(74조 244억원) △현대모비스(52조 1965억원) △GS칼텍스(45조 6535억원) △SK에너지(41조 2588억원) △포스코(38조 8121억원) △삼성물산(38조 4301억원) △LG화학(37조 8880억원) 순으로 경제 기여액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경제 기여액 상승률은 전년대비 12조 7023억원 불어난 기아가 수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특히 협력사 관련 비용이 12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SK하이닉스(10조 6596억원↑) △삼성전자(10조 3666억원↑) △현대건설(3조 9470억원↑) △현대자동차(3조 8289억원↑) △LG디스플레이(3조 4906억원↑) △LG전자(2조 4443억원↑) △고려아연(2조 4341억원↑) △한화오션(2조 3580억원↑) △포스코(2조 3476억원↑)가 차례로 상승률 순위를 이어갔다. 반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경제 기여액이 가장 크게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제 기여액은 2023년 26조 7467억원에서 2024년 19조 1716억원으로 1년 새 7조 5751억원이나 급감했다. 지난해 업종별 경제 기여액은 IT전기전자가 370조 2414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나머지 업종별로는 △석유화학(312조 5068억원) △자동차·부품(303조 5398억원) △건설·건자재(123조 3809억원) 등이 100조원을 넘겼다. 반면에 제약이 2조 3837억원으로 낮았다. 경제 기여액 증감률에선 IT전기전자가 18조6225억원 늘어나 최고 상승률을, 석유화학 업종은 8658억원 줄며 최고 감소율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뉴저지 북미사옥 ‘민간기술 외교무대’로 우뚝

LG전자 북미 사옥이 지역 사회의 '민간 기술 외교'의 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옥 소재지역 학생들에게 과학교육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과학관 역할부터 미국 현지 대학생에게 인공지능(AI) 홈, 로봇 등 미래기술을 선보이는 쇼룸, 주요 거래선 및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LG전자의 혁신기술 로드맵을 선보이는 역할 등 단순 사옥을 넘어 기술외교의 장 역할을 하는 지역사회 대표공간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일 LG전자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州) 잉글우드 클리프에 위치한 LG전자 북미법인은 사옥 안에 과학체험관 'LG 인스퍼레이션 랩(Inspiration Lab)'을 운영하고 있다. 440㎡(약 133평) 규모로 조성된 LG Inspiration Lab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로봇, 전기차 구동 시뮬레이터 등을 전시하고, 현지 학생들이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체험할 수 있는 과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도 북미사옥 인근 지역 초·중·고생 등 과학 꿈나무들이 LG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며 과학에 흥미를 키울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55인치 OLED 플렉서블 사이니지 32개로 만들어진 '올레드 수족관'에서는 실제 바닷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하고, '로봇 화가'가 그려주는 초상화를 선물 받고, 로봇 청소기로 축구게임을 할 수 있다. 현지 교민들로부터는 모국의 민간기업 1호 과학관 'LG사이언스홀'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LG사이언스홀은 LG그룹이 과학 교육 시설이 흔하지 않던 1987년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여의도 LG트위타워에 만든 교육시설로, 첨단 과학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형 교육 중심으로 구성해 수학여행 단골 코스로 활용 되는 등 국내 대표 청소년 과학교육 현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서울 마곡지구와 부산에 'LG사이언스홀'의 명맥을 이은 국내 최초 체험형 AI 교육기관 'LG디스커버리랩'을 운영하며 로봇지능, 시각지능, 언어지능 등 청소년들이 쉽게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LG Inspiration Lab은 신나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기술과 과학을 체험할 수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신청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은 약 4000명으로 과학관이 문을 연 지난 2023년 연간 1000여명과 비교해 1년 만에 4배가량 급증했다. 더욱이 미국 현지 대학생들도 LG전자 북미사옥을 찾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전자 미국법인은 2023년부터 인근 대학에서 한국어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초청해 LG전자의 사업과 기술력을 소개하고 멘토링을 제공하는 행사 'LG 칼리지 데이(College Day)'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프린스턴대, 예일대, 펜실베니아대, 브라운대, 뉴욕대, 웨슬리언대 등 재학생들이 찾았다. LG전자는 사옥을 찾은 대학생들에게 세계 최초 무선·투명 OLED TV인 LG 시그니처 OLED T, 이동형 무선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등에 담긴 혁신 기술과 AI홈, 로봇 등 미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브랜드 슬로건인 '라이프스굿(Life's Good)'을 앞세운 LG전자만의 기업문화는 물론,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노력들도 알렸다. 이밖에 LG전자 북미 사옥은 '외교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월 LG전자는 주뉴욕대한민국총영사관과 협업해 캐나다, 핀란드, 조지아, 일본, 파키스탄, 폴란드, 스위스, 태국, 필리핀, 튀르키예 등 10개국 총영사를 북미 사옥으로 초청해 LG 혁신기술 로드맵을 선보이고 국가간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제공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LG, 게임용 OLED 호조에 ‘함박웃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니터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및 전자업계가 수익성 제고의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게이밍을 중심으로 한 고성능 디스플레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OLED 패널의 고부가가치 특성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OLED 모니터 패널 출하량은 340만대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예상치(280만대)보다 60만대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 대비 70%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이다. 1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출하량이 20배 이상 확대되는 셈이다. 트렌드포스는 “게임 마니아를 중심으로 OLED 모니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진단했다. OLED 모니터는 선명한 화질, 넓은 시야각, 높은 주사율, 빠른 응답속도 등의 특장점을 갖춰, 1인칭 슈팅게임(FPS),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고속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게임 장르에서 특히 호응이 높다. OLED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단가가 높아 제조사 입장에서 제품당 수익률이 우수한 편이다. 이에 따라 OLED 모니터 시장의 확대는 패널 공급사들에게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는 패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글로벌 OLED 모니터 패널 시장은 사실상 양사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6.5%로 1위, LG디스플레이가 23.1%로 2위를 차지했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99.6%에 달한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시장 추격이 빨라지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OLED 모니터 분야를 '수익 방어선'으로 삼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금액 기준)은 81.3%로 중국(17.9%)을 크게 앞섰지만, 지난해에는 한국 67.2%, 중국 33.3%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불과 2년 만에 점유율 차이가 63.4%포인트에서 33.9%포인트로 축소된 것이다. OLED 강국으로 불렸던 한국이 기술 우위를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트렌드포스는 양사가 OLED 모니터 중심으로 전략을 집중하며 출하량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모니터를 전략적 사업 축으로 삼고, A5(퀀텀닷-OLED) 생산라인의 출하 확대와 가동률 제고, 수익성 유지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전략 조정에 나섰다. 트렌드포스는 “초기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가격 경쟁에 소극적이었던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출하 목표를 70만대 미만으로 잡았으나, 급증하는 고객사 수요와 제한된 패널 공급 상황을 반영해 이를 8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며 “향후 100만대까지 목표를 다시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양사는 올해 들어 OLED 모니터 신제품 출시를 잇따라 추진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초 27형 UHD OLED 패널을 출시한 데 이어, 연내 27형 QHD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고해상도와 초고주사율을 앞세운 제품군은 게이밍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도 27인치부터 31.5·34·39·45인치에 이르는 게이밍 OLED 패널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세계 최고 해상도의 OLED 모니터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고해상도·초고주사율 프리미엄 모니터뿐 아니라 메인스트림 시장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B2C와 B2B 시장 모두에서 OLED로 기술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모니터 사업의 차별화와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OLED 모니터 시장 확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완제품 제조사에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양사는 OLED 모니터를 주력 게이밍 모델로 내세우는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QD)-OLED 기술을 적용한 '오디세이' 시리즈(G6·G8·G9) 라인업을 강화 중이며, 최근에는 500㎐ 초고주사율을 지원하는 오디세이 OLED G6(27형)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브랜드 체험 마케팅도 병행 중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체험관 '삼성 킹스크로스'에서 개최한 '오디세이 언베일드 2025'에는 IT·게임 분야 스트리머, 크리에이터 등 100여명의 팬이 참석해 신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LG전자도 울트라기어 시리즈를 중심으로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CES 2025에서는 45형 울트라기어 OLED 모니터 2종을 공개했으며, 해당 제품은 기존 4K를 넘어선 5K2K 해상도(5120x2160)를 지원하는 최초의 OLED 게이밍 모니터다. 회사 관계자는 “울트라기어 등을 앞세워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中샤오미, ‘한국시장 구애’ 거세진다…전방위 가전 공세

중국의 글로벌 가전업체 샤오미(Xiaomi·小米)가 한국시장 구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달 말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직영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Mi Store)'를 열고, 체험과 사후관리(AS)가 모두 가능한 복합공간을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스토어 출점을 계기로 스마트폰부터 생활·청소 제품까지 가전 라인업을 200종 이상으로 늘려 국내 시장에서 '샤오미 생태계' 구축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속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코리아는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서울과 수도권 주요 백화점 등에 미스토어를 공격적으로 출점시킬 예정이다. 미스토어는 단순 판매공간을 넘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현장에서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 있는 복합매장으로 운영된다. 또한, 미스토어 출점은 기존에 SK네트웍스서비스 산하 '서비스엔'을 통해 위탁 방식으로 전국 38개 AS 지점을 운영했지만 지점별 수리비나 서비스 품질 차이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샤오미는 미스토어의 직영 AS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직접 관리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 코리아 관계자는 “단순한 유통 확장을 넘어서, 브랜드 체험과 사후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직영 공간을 통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가전제품 구성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 시장에 총 6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1월 '샤오미14T'와 '레드미노트14 프로'에 이어 △3월 '포코X7 프로'와 '샤오미15 울트라' △4월 '포코F7 프로' △5월 '포코M7 프로'까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지속적으로 고르게 출시해 국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TV, 공기청정기, 가습기, 제습기 등 일상제품은 물론 로봇청소기, 진공청소기 같은 청소가전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가전의 국내 출시까지 검토하고 있다. 샤오미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안에 국내 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제품 수를 200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년엔 300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샤오미가 한국을 단순 소비처가 아닌 전략적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한국이 프리미엄 소비자층이 밀집해 있는 시장이자, 브랜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마케팅 시험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지사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혁신 제품에 수용 속도가 빠른 시장"이라며 “맞춤형 서비스와 현지 유대 강화를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한국 소비자 구애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샤오미는 로보락, 드리미 등 중국 전문가전 브랜드들이 체험형 매장과 다양한 제품군을 무기로 한국시장 안착에 성공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전문 가전 브랜드가 기능과 가격을 모두 고려한 '가심비' 전략으로 한국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며 시장점유율을 넓혀간 전략을 샤오미 마케팅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한국 가전시장은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확고하며, 가전시장도 삼성·LG가 전체 제품군에 걸쳐 강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가전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만큼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고난도 시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샤오미가 자체 생태계 전략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TK 2025)'에 참가해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경험'을 주제로 스마트홈 기술과 기기연동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가전,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연결하는 '샤오미 생태계'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것이었다. 또한, 샤오미가 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전 부문도 판매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에 스마트폰과 가전의 동반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제품 경쟁력에 더해 체험 공간, 직영 AS, 통합 생태계까지 갖춘다면 한국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워갈 수 있다"며 “중국 브랜드에 거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샤오미는 중장기적으로 '위협적인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쉴더스 “1분기 의료·교육기관 겨냥 랜섬웨어 공격 급증”

올해 들어 의료 및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랜섬웨어 피해 양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K쉴더스는 2025년 1분기 KARA(Korean Anti Ransomware Alliance) 랜섬웨어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의료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랜섬웨어 피해 양상과 신종 공격 수법을 집중 분석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나 서버의 파일을 암호화한 뒤,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 수법이다. 최근에는 암호화뿐 아니라 탈취한 데이터를 유출하거나 다크웹에 게시하며 협박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총 25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157건) 대비 122%, 직전 분기(1899건)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활동을 중단했던 주요 랜섬웨어 그룹들이 재등장하고, 다크웹에서 공격 도구 거래와 협업이 활발해지면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병원과 학교를 겨냥한 공격이 두드러졌다. 의료 부문 피해는 전년 동기 대비 86%, 교육 부문은 160% 이상 급증했다. 과거에는 병원이나 학교 같은 공공 목적의 기관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별도 협상 없이 복구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들도 예외 없이 고액의 금전을 요구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 사례로 미국 캔자스주의 병원에서 22만명 이상의 환자 정보가 유출됐고, 영국의 의료복지기관은 약 2.3TB에 달하는 민감 정보를 유출당한 뒤 200만달러(약 28억원)를 요구받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지의 학교도 공격을 받아 등교 중단, 자격증명과 재무정보 유출 등 다양한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의료·교육기관이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피해는 기관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환자와 학생 등 일반 시민의 일상까지 위협받게 된다. 시스템 마비로 치료 지연, 수업 취소, 정보 유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유출된 개인정보는 신원 도용, 사기, 보험 청구 등 2차 범죄로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 보고서에서는 활동 빈도가 높은 주요 랜섬웨어 그룹과 산업별 피해 현황도 함께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가장 활발히 활동한 랜섬웨어 그룹은 Clop으로, 미국 파일 전송 플랫폼 클레오(Cleo)의 취약점을 악용해 총 341건의 공격을 감행했다. 뒤를 이어 RansomHub가 232건, Akira가 220건, Babuk-Bjorka 그룹이 179건의 공격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 피해의 절반 이상(50.4%)을 차지해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고, 캐나다와 영국이 그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5%)이 가장 많이 피해를 입었으며, 유통·무역·운송, 서비스, IT·웹·통신, 건설 등 다양한 분야가 타깃이 됐다. 또한, 이번 보고서에서는 Babuk 랜섬웨어 그룹의 활동 변화와 변종 위험성도 함께 다뤘다. Babuk은 2020년 12월 처음 등장해 북미와 유럽의 의료기관과 정부 기관을 공격하며 빠르게 확산된 랜섬웨어다. Windows뿐 아니라 NAS, ESXi 등 다양한 시스템을 노릴 수 있고, 내부 인트라넷과 같은 폐쇄망에서도 파일을 암호화할 수 있다. 최근까지도 Babuk의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제작된 변종 랜섬웨어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 침해 여부와 관계없이 데이터를 위조하거나 재활용해 협박하는 방식도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Babuk은 여전히 기술적 위협성과 수법 확산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한 랜섬웨어로 평가된다. 이에 국내 사이버보안 1위 SK쉴더스는 △최신 보안 패치 적용 △내부 시스템 접근 제어 △이상 징후 모니터링 강화 등 선제적인 보안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시간 탐지와 대응이 가능한 'MDR(Managed Detection & Response)' 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SK쉴더스의 MDR 서비스는 24시간 365일 사이버 위협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보안 전문가가 신속하게 분석·대응하는 구조다. 구독형으로 제공돼 초기 투자 부담이 적으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병원이나 학교도 쉽게 도입할 수 있다. 김병무 SK쉴더스 사이버보안부문장(부사장)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병원과 학교 같은 공공 목적 시설까지 랜섬웨어 공격이 확산되는 등 사이버 위협이 더 이상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며 “국내 역시 의료·교육·공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고, 전문적인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쉴더스는 국내 최초 민간 랜섬웨어 대응 협의체 'KARA'를 주도하고 있으며, 'EQST Insight' 등 사이버보안 보고서 발간을 통해 보안 지식 공유와 피해 확산 방지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SK쉴더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메모리 3위’ 마이크론의 약진…삼성·SK하이닉스 빅2 흔들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최근 시장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이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는 소캠(SOCAMM)과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히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양강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6세대 HBM인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기반으로 제조된 이 제품은 기존 HBM3E(5세대)보다 성능은 60%, 전력 효율은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HBM4 샘플 공급은 지난 3월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 소식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특히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채택될 예정이어서, 샘플 납품 시점이 시장 주도권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HBM은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고속 메모리다.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기준 글로벌 HBM 시장은 약 90억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130억달러(약 1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이 회사의 HBM3E 12단 제품은 동급 대비 소비 전력을 20% 절감하고, 발열 제어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 시장 점유율도 이 같은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1분기 D램 부문에서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2.7%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9.1%, SK하이닉스는 7.1%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 HBM3E 출하 확대를 꼽았다. HBM 외에도 마이크론은 '제2의 HBM'으로 불리는 소캠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소캠 개발을 의뢰했으며, 이 가운데 마이크론 제품이 가장 먼저 양산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캠은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기반 모듈로, 높은 전력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HBM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반면, 소캠은 LPDDR5X 칩을 16단으로 적층해 구리선으로 4개씩 묶은 구조다. 두 제품은 각각 AI 가속기의 GPU와 CPU에 대응하는 D램으로, 함께 장착되는 경우도 많다. 소캠은 구리선을 이용한 와이어본딩 방식으로 제작된다. 구리는 열전도율이 높아 발열 제어에 유리하며, 마이크론은 자사 최신 저전력 D램의 전력 효율이 경쟁사보다 20% 뛰어나다고 주장해왔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이르게 양산 승인을 받은 배경으로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 시점이 꼽힌다. 마이크론은 EUV 없이도 설계구조 혁신을 통해 메모리 성능과 발열 제어 기술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CXL 분야에서도 마이크론의 추격은 거세다. CXL은 서버와 데이터센터 내 다양한 반도체(CPU, GPU, D램 등) 간 데이터 흐름을 효율화하는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다. 적은 반도체로 높은 성능을 내는 기술로, 서버 구축 비용 절감 효과도 있어 주목받고 있다. CXL 메모리의 핵심은 확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CXL은 여러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장치 간 메모리 공유가 가능해지는 기술"이라며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경로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장돼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욜에 따르면 글로벌 CXL 시장은 2023년 1400만달러(약 190억원)에서 오는 2028년 160억달러(약 22조원)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는 관련 기술 개발과 제품 양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021년 CXL 기반 D램 기술을 공개한 데 이어, 2023년에는 CXL 2.0 기술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하고 고객 인증을 마쳤다. 현재는 256GB 제품의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CXL 2.0 기반 96GB DDR5 D램의 고객 인증을 완료했고, 128GB 제품도 인증을 앞두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3년부터 CXL 2.0 기반 메모리 확장 모듈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CXL 3.0 기반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마이크론이 HBM, 소캠, CXL 등 핵심 분야에서 선점을 이어간다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동시에, SK하이닉스의 1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신모델 출시…동남아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와이파이(Wi-Fi) 기능과 콤팩트한 디자인을 갖춘 1Way 카세트형 시스템에어컨 신모델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선보이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1Way 카세트형 무풍에어컨은 높이 135mm의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설치가 용이하고 공간 효율성도 높아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동남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내장형 와이파이가 탑재돼, 별도의 와이파이 키트(kit)를 구매하지 않고도 '스마트싱스'와 '빅스비' 등 스마트한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에 연결해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에너지 소비전력을 최대 2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의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통해 실내 온·습도 조절 등 다양한 에어컨 기능을 음성으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또 기존 냉매인 R410A에 비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약 32% 수준으로 낮은 R32 냉매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프리미엄 주거 단지부터 공공시설, 고급 리조트, 호텔 등 대규모 시설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냉난방공조 솔루션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간과 목적에 따라 선택 가능한 다양한 에어컨 제품을 동남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판매하는 모델은 △단일 방향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1Way 카세트 △네 방향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4Way 카세트 △원형 패턴으로 전방위로 공기를 내뿜는 360 카세트 등이다. 지난해 동남아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스템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1Way 카세트 모델의 판매량은 35% 이상 급증했다. 콤팩트한 디자인과 독보적인 냉방 기술까지 갖춘 제품을 통해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필리핀 마닐라 고급 주거·상업 지역에 위치한 '럭셔리 레지던셜 타워(Luxury Residential Tower)' 시설에 1Way 모델 1000여대와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S2', 'DVM S Mini' 400여대 등을 공급했다. 또 인도네시아 발리의 사누르 해변에 위치한 '발리 비치 호텔(Bali Beach Hotel)'에 1Way 카세트, 360 카세트, 덕트형 모델 700여 대와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S' 100여대 등 공간 맞춤형 냉방을 제공했다. 최항석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스마트한 연결 경험과 콤팩트한 디자인,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스템에어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며 “동남아에 이어 글로벌 전 지역 공조 사업을 한층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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