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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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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도 유분수”…고려아연, ‘수천억 회계 조작’ 영풍·‘홈플러스 붕괴’ MBK 맹폭”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을 향해 파상공세를 폈다. 자신들의 뼈아픈 실책인 '환경오염 꼼수 회계'와 '홈플러스 경영 파탄'은 감춘 채 무리한 흑색선전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은 이들의 행태를 두고 “남의 눈의 티만 보고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격"이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19일 고려아연은 영풍이 최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로부터 맞은 중징계 철퇴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영풍은 석포 제련소의 토양·지하수 오염 정화 비용을 고의로 축소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누락한 충당 부채만 매년 1,400억~2,300억 원에 달하며 제련소 조업 정지와 얽힌 수백억 원 규모의 유형자산 손상차손 역시 엉터리로 회계 처리했다. 이에 금융 당국은 과징금 폭탄과 함께 전임 대표이사 '해임 권고'라는 초강수를 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대표이사 해임 권고는 금융 당국이 '고의성'을 명확히 인정했을 때만 내리는 최고 수위의 제재"라며 “명백한 법적 정화 의무마저 회계 조작으로 은폐하려 한 환경 파괴 기업의 민낯"이라고 일갈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MBK를 향해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거론하며 펀드 자본의 무책임함을 꼬집었다. MBK의 무리한 차입 매수(LBO) 방식이 낳은 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비판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국민연금이 수천억 원을 투입한 상환 전환 우선주(RCPS) 가치가 사실상 '0원'으로 전락해 혈세 탕진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임금 체불과 대규모 실직 공포가 번지며 입점 업체 및 협력사의 연쇄 피해까지 현실화하자,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규탄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실정이다.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자사 종속회사 '이그니오' 부실 인수 의혹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수치와 사실관계조차 결여된 왜곡"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 측은 “손상차손은 고도의 추정이 수반되는 회계적 판단일 뿐, 실제 해당 기업의 가치는 장부가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그니오 인수는 영풍 측 장형진 고문조차 유상증자에 찬성표를 던졌던 핵심 미래 전략이었고 이그니오를 품은 자회사 '페달포인트'는 이미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기업 가치를 훼손하려는 악의적 여론전에 대해 무관용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 순자산 비율(PBR) 0.24배라는 처참한 성적표에 회계 부정 중징계까지 맞은 영풍은 본인들의 기업 가치 증발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억지 주장을 펴기 전에 수천억 원대 충당 부채 누락 사태의 전말과 책임 소재부터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순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경영진, 주주 간담회서 쏟아진 돌직구 질문에 “아시아나 합병, 통제권 안에 있다” 정면 돌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완수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시장과의 전면적인 소통에 나섰다. 19일 대한항공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한국투자증권 본사 4층 강당에서 '아시아나항공 합병 통합 관련 주주 간담회'를 열고 지난 4년간의 통합 진행 경과와 향후 미래 비전을 상세히 공개했다. 김준환 재무본부 부본부장 겸 자금전략실장(상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오문권 재무본부장(전무)·최영호 경영전략담당 상무 등 핵심 경영진이 총 출동해 합병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주주들의 날 선 질문에 직접 답했다. ◇우기홍·최영호 “물리적 결합 넘어 생태계 재편…연 매출 23조 글로벌 톱텐 도약" 마이크를 먼저 잡은 우기홍 부회장은 이번 합병을 두고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전무후무한 국적사 내 통합"이라며 “항공 산업이 역사상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까다로운 해외 경쟁 당국들의 승인 절차 등 수많은 난관을 뚫고 최종 통합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성공적으로 다다랐다"고 운을 뗐다. 우 부회장은 “두 항공사의 단순 물리적 결합을 넘어 국내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더욱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독보적인 노선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항공사로 우뚝 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항공사의 타협할 수 없는 절대 기준으로 '안전'을 꼽았다. 그는 “양사에 축적된 고도의 기술력과 안전 관리 시스템을 통합해 세계 최상급의 완벽한 안전 운영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26년 12월 17일 출범하는 통합 항공사는 중국 노선 효율화와 스케줄 최적화와 양사의 구매력 및 인프라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며 “창출되는 시너지와 견고한 수익성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될 것이며,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등판한 최영호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4년간의 합병 경과와 구체적인 청사진을 브리핑했다. 최 상무는 좁은 내수 시장과 과당 경쟁, 만성적 수익성 악화·코로나19라는 구조적 한계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020년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무산 직후 채권단의 제의를 받아 당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12월 신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4개국에 기업 결합 신고서를 제출해 약 4년간의 심사 끝에 2024년 11월 28일 유럽연합(EU)의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12월 11일에는 잔금 8000억 원(총 1조5000억 원)을 납입하고, 이튿날 아시아나 신주 약 1억3000만 주를 인수해 지분 63.88%를 확보하며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최 상무는 2026년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난 5월 각사 이사회의 합병 계약 승인을 거쳐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해 이달 말 인가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8월 중 최종 주주 승인(대한항공 소규모 합병 이사회 결의·아시아나 별도 주주총회)을 거치고 해외 42개국 운항 증명(AOC)을 취득할 것"이라고 상세한 타임 라인을 제시했다. 가장 큰 우려였던 주식 가치 희석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최 상무는 “합병 비율은 1 대 0.273643으로, 당사가 이미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에 대해서는 합병 신주가 일절 교부되지 않는다"며 “새로 발행되는 신주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5.52%에 불과해 주식 가치 훼손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시너지는 연간 약 30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여객 부문에서는 중복 스케줄 분산과 단·장거리 환승 연계, 델타항공 조인트 벤처망(JV)에 아시아나 노선을 편입시켜 미주발 승객 유치를 극대화한다. 화물 부문 역시 아시아나의 밸리 카고 물량을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로 흡수해 수익성을 높인다. 비용 절감 방안으로는 △대규모 공동 입찰을 통한 구매 단가 인하 ㅍ글로벌 중복 사무실·IT 인프라 재배치 △아시아나 리스 조건 개선, 엔진 정비 내재화를 통한 외주 수리비 절감 등을 꼽았다. 최 상무는 “이번 합병으로 소비자 편익 증진과 인천공항 허브 위상 제고, 외화 유출 방지·고용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는 항공기 230여 대, 연 매출 23조 원이라는 외형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춘 글로벌 톱텐(Top 10) 메가 캐리어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재무 현안 질의에 자신감 내비친 경영진 이후 1시간 가량 소요된 질의응답 세션에 본지는 공시 자료에 입각해 시장이 우려하는 5가지 재무 현안에 대해 질문했고, 경영진은 다소 껄끄러울 수 있음에도 투명하게 답변했다. 대한항공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2427억 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분기 연결 재무제표에 따르면 종속 기업 아시아나항공의 분기 순손실은 2516억6600만 원이어서 대한항공의 순이익은 336억 원으로 축소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배당 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기재한 바 있다. 때문에 올 연말 합병 완료 후 이러한 적자 구조가 대한항공의 재무제표로 편입될 경우 주주 환원 재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오문권 재무본부장(전무)은 “당사는 아시아나 합병 이전부터 당기 순이익의 30% 이내 배당을 공지해 매년 주당 750원씩 배당해왔다"며 “아시아나 실적이 부진하지만 대한항공 본업이 견조하고 신규 발행 주식 규모도 5% 수준에 불과한 만큼 기존에 약속한 배당 기조를 확실히 지키겠다"고 답변했다. 1분기 잠정 실적 자료를 보면 평가 환율이 1434.9원에서 1513.4원으로 78.5원 상승했다. 그 결과 1분기 연결 포괄 손익 계산서상 한 분기 만에 8651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했다. 대한항공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보잉 777-9 20대와 A350F 7대 등 장거리 초대형기·화물기 도입으로 투자 방향이 선회됐다. 향후 막대한 달러 결제와 외화 차입금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순외화 부채는 이미 장부가 기준 55억 달러 수준이다. 오 전무는 “영업상 외화 수입과 비용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업 손익 규모는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며 “최근 5년 이상 달러 차입을 억제하고 원화나 엔화, 위안화 등 잉여 통화로 차입하고 있어 부채 규모 대비 실제 외화 환산 손실은 크지 않고, 향후 항공기 도입 시에도 잉여 통화 결제를 통해 환위험을 지속 억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2022년 러시아 관세 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2024년 8월에는 납부 지연에 따른 추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과징금 규모는 원금과 지연 이자를 합쳐 총 2000억 원이 넘는 규모로, 한 분기 영업이익에 가까워 재무상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과거 행정 착오를 빌미로 러시아 측이 정치적 목적으로 83억 루블의 과징금을 부과했던 사안"이라며 “1차 소송에서 반액인 41억5000만 루블로 감액됐으나, 대러 제재로 달러 송금이 차단돼 납부를 못 한 사이 납부 지연을 명목으로 다시 2배의 추가 과징금이 부과돼 4심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초기 과징금에 대해서는 현지 모스크바 지점 수익을 압류하는 형태로 40%가량을 성실히 기납부 중이며, 추가 과징금은 재판만 진행 중일 뿐 행정 집행은 보류된 상태"라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타개책이 마련될 것이며, 당사 역시 민간 외교 사절로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 수익성·티웨이항공 우려·인력 갈등 질문 세례에도 투명한 소통 이날 현장에서는 타 매체 기자들과 주주들의 뼈대 있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자기 자본 이익률(ROE)·투하 자본 이익률(ROIC) 등 구체적인 통합 수익성 목표()의 공개 시점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원화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하는 국내 항공업 특성상 유가, 환율, 전쟁, 관세 등 대외 변수에 워낙 큰 영향을 받는다"며 “아시아나 인수를 앞둔 시점에서 변동성이 큰 지표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할 위험이 있어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밸류업은 조속히 합병을 정상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며, 추후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적절한 재무 지표를 검토해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통합 수반 비용과 시너지 창출 시점을 묻는 주주의 질의에 대한항공 측은 외부 회계법인의 인수 후 통합(PMI) 분석 결과 합병 소요 비용은 약 9000억 원에서 1조9000억 원, 시너지는 연간 30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부사장은 “내부 전략을 통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해 빠르면 2028년, 늦어도 2029년 초까지는 통합 비용을 완전히 상쇄하고 본격적인 긍정적 시너지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은 티웨이항공의 운영 차질 논란에 대해서는 우기홍 부회장이 직접 입을 열었다. 우 부회장은 “이란 사태 등의 여파로 4월부터 항공유가가 최고 배럴당 220~250달러까지 2.5배나 폭등해 장거리 노선의 수지가 전반적으로 극심하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티웨이의 일부 감편 역시 이러한 막대한 유가 부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하반기 유가가 100달러 이하 정상 수준으로 안정화되면 티웨이항공 역시 스케줄을 정상 복귀할 것으로 보며, 노선 공급 축소 문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어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양사 조종사·객실 승무원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직급 체계(시니어리티) 갈등 우려에 대해서도 우 부회장은 “직원들의 백그라운드 자체가 군 출신,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 매우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기장 승진 시기 등에 대한 내부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부 외부 언론을 통해 다소 과장되게 알려진 측면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수십 차례 노사 간담회를 거치며 누구도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투명하게 소통해 내부적으로 원만하게 융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한화비전 CCTV 기반 ‘무선충전 빔’, 스마트폰·전기차·로봇 ‘전원 끊김’ 없앤다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이 1% 남았을 때 벽면 콘센트를 찾아 헤맬 필요 없는 세상이 열린다. 천장에 매달린 감시카메라가 방전 직전의 전자기기나 매장을 누비는 서빙 로봇을 찾아내 허공을 가로지르는 '전기 빔(Beam)'을 쏴 배터리를 충전시켜주기 때문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던 공간 무선충전기술이 정식 특허로 등록돼 상용화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본지 취재 결과, 글로벌 영상보안 솔루션 기업 한화비전은 '카메라 시스템에서의 무선전력 전송' 특허를 지난 1일 최종 등록했다. 방범 전용 장비로 쓰이던 CCTV(폐쇄회로TV) 인프라를 스마트 기기와 무인 모빌리티에 원격 에너지를 공급하는 거대한 '공간 무선전력 플랫폼'으로 진화시킨 일대 혁신이다. ◇ 와이파이처럼 쏟아지는 전기…CCTV 인프라의 재발견 현재 널리 쓰이는 무선 충전은 충전 패드 위에 기기를 정확히 맞닿게 하는 '자기유도' 방식이다. 반면에 이번에 한화비전 특허에 적용된 기술은 마이크로파(RF:라디오 주파수)를 공기 중으로 쏴 수m 밖 기기를 충전하는 '원거리 방사 방식'이다. 와이파이 공유기 반경에 들어가면 인터넷이 연결되듯 CCTV 반경 안에 진입하는 순간 기기가 알아서 전력을 수신한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기존 CCTV망의 물리적 이점을 100% 활용한 설계다. 허공으로 전파를 쏘는 원거리 충전의 최대 적은 장애물이다. 실내 CCTV는 사각지대 제거를 위해 벽면 최상단이나 천장 정중앙에 위치해 공간 내에서 탁 트인 가시선(Line of Sight)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고출력 전파를 밀어내기 위해 필요한 대용량 전원까지 24시간 유선으로 튼튼하게 연결돼 있다. 수백억 원을 들여 무선 충전 송신기를 천장에 새로 공사할 필요 없이 기존 카메라 장비만 교체하면 스마트 빌딩 전체가 거대한 무선 충전소로 탈바꿈한다. ◇ '야기 안테나'부터 정조준 모터까지…전파 낭비 막는 '기구 공학' 허공에 전파를 무작정 흩뿌려 에너지를 낭비하던 과거 기술의 약점은 정교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으로 해결했다. 이와 관련, 표적을 향해 전파를 레이저처럼 꽂아 넣는 '스나이퍼 방식'을 도입했다는 게 한화비전의 설명이다. 한화비전은 렌즈를 덮는 둥근 돔(Dome) 커버 내측면이나 내부 지지대(베이스)에 전파를 직선으로 강하게 쏘는 '야기(Yagi) 안테나'와 '패치 안테나'를 매립했다. 본체 하우징(제1 바디)은 내부 부품을 보호하고 전파 간섭을 막는 금속 재질로 제작하되 안테나가 에너지를 뿜어내는 부위(제2 바디)는 전파가 100% 투과하는 플라스틱 재질로 분리 설계했다. 핵심 킬러 기술은 내부에 장착된 기계식 회전장치 '로테이터(rotator)'다. 비전 인공지능(AI)과 통신 모듈이 배터리가 부족한 이동로봇의 좌표를 파악하면 내부 모터가 돌아가며 안테나 방향을 목표물 쪽으로 돌려 정조준한다. 기기가 움직이면 그 궤적을 끝까지 쫓아가며 빔을 쏜다. 불필요한 인체 전자파 노출과 에너지 낭비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메커니즘이다. 현장 설치 편의성도 모듈형 구조로 챙겼다. 한화비전은 천장에 고정된 본체에 외부 커버를 끼워 돌리면 안쪽의 암수 전원 단자와 물리적 결합 단자가 동시에 맞물려 안테나에 즉각 전기가 공급되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aly) 구조를 고안해 냈다. ◇“기둥 뒤에 숨었어? 좌표 넘겨"…사각지대 지우는 입체 협업망 한화비전의 카메라 시스템 기반 무선전력 전송 기술에서 '다중 카메라 협업 지능'은 개별 카메라의 시야 한계를 완벽히 극복한다. 충전을 받으며 이동하던 기기가 거대한 기둥 뒤로 꺾어 들어가 1번 CCTV의 화각에서 완전히 사라져도 충전은 끊기지 않는다. 다른 각도에 위치한 2번 CCTV가 기기를 식별해 통신망으로 1번 카메라에게 위치 좌표를 즉각 넘겨준다. “네 시야엔 가려졌지만 유효 반경 내 사각지대에 타겟이 있으니, 안테나 조준각을 서쪽 30도로 틀어라"고 지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식이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서로 대화하며 보이지 않는 암흑지대까지 입체적인 충전 빔을 꺾어 쏘는 무결점 그물망을 형성한다. ◇버스 정류장부터 로봇 공장까지…전력케이블 사라질 미래 지형도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선행 연구한 '정보 및 전력 동시 전송(SWIPT)' 국책 과제의 성과물이다. 통신망에 전력과 데이터를 한 번에 실어 보내는 6G 딥테크가 뼈대를 이룬다. 그런 만큼 일상생활과 첨단산업 생태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적용사례 ① 스마트 팩토리·무인물류센터 '무한 생태계' 첨단 창고를 누비는 무인 운반차(AGV)와 자율이동 로봇(AMR)은 더 이상 '밥을 먹으러' 전용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할 이유가 없어진다. 천장 아래를 돌아다니는 내내 실시간으로 전력을 받아 '24시간 논스톱 무한 가동' 체제를 이룩한다. 공장 곳곳에 부착된 수만 개의 사물인터넷(IoT) 센서 역시 영구적으로 배터리 교체 작업에서 해방된다. #적용사례② 차세대 메타버스(AR/VR) 기기의 초경량화 도약 현재 애플 비전 프로 등 AR/VR 장치의 가장 큰 약점은 크고 거추장스러운 외장 배터리 팩이다. 실내 허공에서 CCTV가 에너지를 즉각 쏴준다면 디바이스 자체의 배터리 부피를 대폭 덜어낼 수 있어 일반 뿔테 안경 수준의 극단적인 가벼움을 구현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폼팩터의 판도를 바꿀 핵심 열쇠다. #적용사례③ 실내외 주차장의 전기차량 원격 충전 한화비전은 이 기술의 적용 대상을 전기 자동차까지 명확히 적시했다. 야외 주차장이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천장 방범카메라가 바닥에 세워진 전기차에 무선으로 전력을 쏟아붓는 모빌리티 인프라로의 확장성까지 확실하게 염두에 둔 설계다. 무겁고 불편한 충전 케이블이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적용사례④ 버스 정류장·지하철역 등 스마트시티 융합 기술의 무대는 실내 건물로 국한되지 않는다. 한화비전은 △실외 주차장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에 임플란트 형식으로 설치하거나 기차 내부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미루어 짐작해보면 시민들이 출퇴근길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거나 지하철 승강장을 걷기만 해도 머리 위 카메라가 자동으로 전자기기 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스마트시티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찬란한 K-방산의 이면, 그리고 참사의 기억법

2018년 5월 29일 폭발 사고(5명 사망), 2019년 2월 14일 폭발 사고(3명 사망), 그리고 2026년 6월 1일 폭발 사고(5명 사망·2명 부상). 불과 8년 새 국내 방위산업 현장에서는 도합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들이 유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반복됐다. K-방산의 눈부신 기술 발달과 전례 없는 수출 호황으로 매 국면마다 수조 원대 수주 잭팟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고, 국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장밋빛 전망들이 판을 쳐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는 모습이 일상화됐다. 이런 호황 속에서 중심을 잡고 현장의 안전을 객관적으로 통제해야 할 방위산업체 경영진과 유관 기관은 실질적인 유해·위험 요인 파악을 소홀히 해 무기체계 생산 실적과 시험 평가 일정에 목을 맨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비극이 채 잊히기도 전인 이달 1일, 추진제를 닦아내는 56동 세척공실에서 또다시 원인 미상의 폭발이 일어났다. 지난 8년간 무려 44건의 배기 장치 교체 등 안전 개선 요구를 받고도 묵살하고 배관이 막힌 잔류 화약 찌꺼기(슬러지)에 작업자들이 직접 손과 공구를 대도록 사지로 내몬 상황이 누적된 결과다. 왜 K-방산의 이면에서는 피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가. 최근 학계에 발표된 방위산업 안전 관련 3편의 내용을 깊이 교차 분석해 보면 이 비극은 철저히 구조화된 인재(人災)임이 명백해진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법과 제도의 방관'이다. 2024년 '안전문화연구(31호)' 실증 연구에 따르면 민간 방산 종사자들은 무기체계 시험 평가와 정비를 위해 군사 통제 구역에 들어가 위험천만한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현행 안전 지침인 '국방 안전 훈령'의 적용 범위는 국방부·소속 군 기관으로만 한정돼 있어 방산 종사자들은 철저한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온전한 적용은 커녕 사고 발생 시 명확한 피해 보상 제도조차 붕 떠 있는 실정이다. 방산 현장의 민낯은 더 처참하다. 2025년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안전보건융합공학과에서 발표된 박사 학위 논문의 '지오르기(Giorgi) 현상학적 심층 면담' 결과를 보면 종사자들은 “시험 평가 일정이 최우선이라 사소한 안전 문제는 무리하게 감수해야 한다", “사전 안전 점검은 서류상으로만 끝나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또 시야가 차단돼 위험한 장갑차 내부를 다루면서 작업자 간 의사소통 오류를 방치하거나 폭우·폭염과 같은 기상 상황 악화 속에서도 무리하게 야외 일정을 강행하는 부끄러운 행태도 목격됐다. 방산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 외부 안전 교육이나 전담 통제 인력조차 없이 사고가 터져야만 사후 대처가 이뤄지는 환경에서 작업자들은 매일같이 극도의 불안감을 안고 화약고로 출근하고 있었던 셈이다. 나아가 방산업체들은 무거운 기계 장비를 옮기거나 폭발물을 취급하는 시험 평가 현장에 전담 안전 인력도 없이 종사자들을 반복적으로 내몰아 위험천만한 작업을 강행했다. 때문에 현업자들에게 큰 위험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줬지만 이 같은 관행은 10년간 1570건의 방산 사업 현장에서 산업 재해가 발생했다는 통계로 이어졌다. 당연하게도 방위산업 조직 내 안전 관리 활동의 핵심은 '경영층의 확고한 안전 책무'를, '방산 현장에 맞춘 실질적 안전 교육'을, '투명한 의사소통'을, '사전 유해·위험 식별'을, '페널티가 아닌 포상 중심의 안전 문화'를 명시하고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무시되기 일쑤다. 시간이 지나도 실적 앞에서 참사를 대하는 업계의 자세는 변하지 않아 '현장 안전제일'은 공염불에 불과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고질적 병폐를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2025년 '한국안전학회지(40권 1호)'에 게재된 연구는 279명의 방산 종사자 데이터를 구조 방정식(PROCESS Macro Model 7)으로 분석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연구는 조직의 겉치레식 안전 관리 관행이 실제 작업자의 '안전 행동'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매개하고 조절하는 경영진과 관리 감독자의 실천적인 '안전 리더십'이 절대적임을 통계적으로 입증했다. 학계는 이를 억지로라도 끌어내기 위해 강력한 외부 통제력을 주문한다.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부가 직접 나서 방산업체 정기 안전 점검을 제도화하고, 규정 위반 업체에는 정부 방위사업 입찰 시 치명적인 타격이 될 '감산점(Penalty Point)'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스스로 안전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실적으로 직결되는 압박을 통해서라도 통제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나아가 현장 종사자들에게는 처벌(페널티)에만 급급한 문화를 넘어 자발적 안전 준수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포상 문화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러한 안팎의 엄중한 지적과 잇따른 참사 비판에 직면하자 사고 당사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지난 14일 회사는 화공 분야 권위자인 연세대 문일 명예 특임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독립기구 '안전문화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외부 전문가 11명과 노조가 추천한 현장 직원 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를 통해 화약 등 위험물 취급 사업장의 표준 작업 절차를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2단계 종합 진단을 거쳐 오는 9월 노사 합동 '신(新) 안전 문화 혁신 선포식'을 개최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전 환경 개선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도 약속했다. 2023년 538억 원, 2024년 1114억 원, 2025년 2470억 원으로 안전 투자비를 매년 배 이상 늘려왔으며, 올해는 무려 4524억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한 개선 조치를 취하고, 막대한 예산과 외부의 객관적 시선을 수혈해 무너진 현장의 신뢰를 재건하겠다는 경영진의 늦었지만 절박한 결단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러한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과 화려한 위원회 출범 그 자체가 온전한 '안전 리더십'을 단번에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 거창한 계획이 과거 종사자들이 토로했던 '서류상으로만 끝나는 요식 행위'로 또 다시 전락하지 않으려면 앞서 지적된 '44건의 배기 장치 교체 요구 묵살'과 같은 안일한 실적 지상주의부터 철저히 뜯어고쳐야 한다. 새롭게 개편될 시스템이 현장 최말단 작업자의 투명한 의사소통과 실질적 안전 행동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선포식 역시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일부 엄격한 통제 구역에서는 크레인 취급 인원 제한 등 철저한 규정 강화를 통해 대대적인 사고 예방 효과가 나타났고, 안전 선진 기업들은 대형 참사 이후 재해 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혁해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 문화를 구축했다. 참사를 기억하고 예방하는 방식이 곧 그 사회와 산업의 성숙도를 반영하는 법이다. 그런 만큼 제도적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서류로만 남기는 요식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 K-방산의 찬란한 금자탑이 언제까지 근로자의 피와 땀 위에 위태롭게 서 있어야 하는가.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칼·대한항공-삼성 금융 5사, 밋밋한 MOU 뒤 숨은 ‘초대형 빅딜’ 있을까

국내 최대 항공 그룹과 1등 금융 그룹이 다가올 '메가 캐리어(초대형 통합 항공사)' 시대를 앞두고 전면적인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겉으로는 '미래 신 수익원 발굴'과 '고객 혜택 강화'를 내세운 원론적인 양해 각서(MOU) 체결이지만 시장에서는 예사로운 움직임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번 동맹이 굳건했던 대한항공 신용 카드 시장의 독점 구도를 깨는 것을 시작으로 자사 앱 생태계 융합, 수조 원대 B2B 항공 금융의 일원화, 나아가 양 그룹 간 지분 교환으로 이어질 초대형 빅딜의 신호탄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18일 대한항공은 한진칼·아시아나항공·진에어 등 계열사와 함께 삼성금융네트웍스 산하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5개사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양 그룹 핵심 계열사 9곳의 대표이사가 총출동했다. 양측 보도자료를 종합하면 이번 협약에는 △대한항공 혜택 탑재 신규 제휴카드 출시 △삼성 통합 앱 '모니모(monimo)' 내 대한항공 서비스 탑재 △핀테크·인공지능(AI) 에이전트(Agent)·디지털 자산 등 신기술 접목 △항공 테마 금융상품 및 기체 보험 프로그램 개발 △VIP 프리미엄 서비스 교차 제공 등이 담겼다. 특히 양사는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시너지 창출과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아예 '공동 태스크 포스(TF)'를 즉각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흔들리는 '현대카드 PLCC 독점'…막 오르는 마일리지 카드 전쟁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신용 카드 업계다. 현재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기반 상업자 표시 신용 카드(PLCC) 시장은 현대카드가 단독 제휴를 맺고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흥행 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이날 삼성금융네트웍스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항공 혜택을 담은 제휴카드를 새롭게 출시하겠다"고 명문화하며 등판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현대카드와의 단독 파트너십이 축소 혹은 종료 수순을 밟게 될지, 아니면 삼성카드에서 새로운 형태의 마일리지 적립 기반 PLCC 대항마를 내놓아 복수 체제로 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니모 탑재·디지털 자산 결합…수조원대 '기체 보험·리스 금융' 싹쓸이 관측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야심작인 통합 플랫폼 '모니모'와의 결합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모니모에 대한항공의 주요 모바일 서비스를 탑재하는 한편,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대기업 협약문에 '디지털 자산'과 'AI 에이전트' 등 신 기술 적용을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플랫폼 기술이 개입하거나 항공 마일리지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증권(STO) 등으로 유동화하는 파격적인 핀테크 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관계자는 “금융과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 간의 협업으로 고객들은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삼성금융네트웍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에 걸맞는 시장 경쟁력을 갖추겠다"며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인 고객(B2C) 마케팅보다 더 큰 판은 거대 자본이 오가는 '기업 금융(B2B)'에 있다. 양측은 '항공·운송 산업 안전 관리 보험 프로그램 개발'을 공식화했다. 조만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결합체인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가 출범하면 이들이 굴리는 항공기 기체 보험·배상 책임 보험 규모는 현재보다 대폭 불어난다. 때문에 향후 막대해질 기단의 B2B 보험 주관사를 삼성화재로 일원화하려는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이 테이블에 앉은 것도 차후 신규 항공기 도입 시 수반되는 수조 원 규모의 '항공 리스 금융'을 삼성 금융 관계사들이 주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주사 '한진칼' 이례적 등판…마케팅 넘어 '자본 혈맹' 가나 재계가 이번 MOU를 가장 흥미롭게 바라보는 대목은 한진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인 지주사 '한진칼'이 직접 계약 당사자로 나섰다는 점이다. 제휴 상품 출시라면 대한항공과 삼성카드 실무선에서 마무리될 일이다. 더욱이 올해 12월 17일 대한항공과의 합병으로 법인 소멸을 목전에 둔 아시아나항공까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양 그룹 9개 핵심 계열사가 공동 TF까지 가동한 것을 두고 이번 협약이 향후 합작 법인(JV) 설립이나 양 그룹 간 상호 지분 교환 등 이른바 '혈맹' 수준의 자본 제휴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경영권 안정과 메가 캐리어 안착을 위해 든든한 우군이 필요한 한진과, 미래 성장 동력이 절실한 삼성금융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번 협약이 향후 합작 법인(JV) 설립 또는 양 그룹 간 상호 지분 교환 등 이른바 '혈맹' 수준의 자본 제휴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편 대한항공 관계자는 “큰 틀에서 업무 협약을 맺은 단계일 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양측이 9개 계열사 수장을 한자리에 모아 공동 TF까지 출범시킨 데다 삼성금융네트웍스 측이 '제휴 카드 출시'와 '모니모 연동' 등을 선제적으로 못 박은 만큼, 이른 시일 내 관련 업계 판을 뒤흔들 굵직한 결과물들이 연이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모니모에서 항공권 사고 AI가 자산 관리”…한진그룹-삼성금융, ‘초대형 메가 동맹’ 결성

대한민국 항공과 금융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18일 국내 1위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을 필두로 한 한진그룹 4개사(대한항공·한진칼·아시아나항공·진에어)와 최고의 신뢰성·디지털 역량을 갖춘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삼성금융네트웍스 5개사는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생명 사옥에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양 진영을 대표하는 9개사 최고 경영자(CEO)들이 총 출동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양사가 가진 압도적 인프라의 '유기적 융합'이다. 우선 삼성금융의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monimo)'에 대한항공의 주요 모바일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플랫폼 연동을 시작으로 양사의 방대한 멤버십을 결합하고, 여기에 △핀테크 △디지털 자산 △AI 에이전트 등 차세대 혁신 기술을 얹어 새로운 차원의 고객 경험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업의 특수성을 살린 공동 신사업도 전방위로 전개된다. B2C 영역에서는 대한항공의 혜택을 극대화한 '신규 제휴 카드'를 선도적으로 출시하며 두 브랜드의 프리미엄 자산을 결합해 VIP 고객 타깃 하이엔드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한 항공 산업 테마에 특화된 혁신 금융 상품 기획은 물론, B2B 영역의 항공·운송업 리스크에 최적화된 안전 관리 보험 프로그램까지 다각적인 협업이 예고돼 있다. 양사는 지속적인 시너지 창출과 구체적 협력 아이템 발굴을 주도할 상설 '공동 태스크 포스(TF)'를 즉각 구성해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기민하게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에 걸맞은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고객에게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금융 측 역시 “금융과 항공을 대표하는 기업 간 협업으로 고객은 더욱 차별화된 혜택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융합 시너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중동 하늘길도 정상화…항공업계, ‘유가 급락·항로 단축’ 겹호재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결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확전 우려로 꽉 막혀 있던 중동 영공이 전면 개방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요동치던 국제 유가마저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는 비행 시간 단축과 유류비 절감이라는 '초대형 겹호재'를 맞아 화려한 비상 채비를 하고 있다. ◇뚝 떨어진 항공유 가격…7월 유류 할증료 두 달 새 최대 22만 원 인하 17일 에너지 정보 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2일 마감 기준) 전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전주 대비 5.1% 하락한 배럴당 138.86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부터 4월 사이 배럴당 200달러를 훌쩍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진정세다. 유가 급락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 운임 하락으로 직결됐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해 유가가 폭등했던 시기가 반영된 지난 5월(적용 유가 평균 배럴당 214.71달러)에는 최고 수준인 '33단계'가 적용돼 편도 기준 최대 할증료 56만4000원이 부과됐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반영되기 시작한 6월에는 27단계(최대 45만1500원)로 꺾였고, 온전한 진정세가 반영된 오는 7월(적용 유가 평균 배럴당 142.09달러)에는 19단계로 대폭 낮아진다. 부과 금액은 최소 4만6400원에서 최대 34만4000원으로 불과 두 달 만에 승객 1인당 최대 22만 원의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운임 저항선이 크게 낮아지면서 폭발적인 여객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공 개방'에 노선 확장 랠리…LCC 업계, 유럽 등 장거리 공략에 '숨통' 종전 합의로 중동 영공 통과 제한이 전면 해제되면서 항공사들은 포성을 피해 1~2시간씩 먼 길을 돌아가야 했던 우회항로 대신 최단 거리 직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비용 압박에서 벗어난 글로벌 항공사들은 공격적인 노선 확장 랠리에 돌입했다. 전쟁으로 억눌렸던 여객과 화물 운송 수요의 거대한 '펜트업(Pent-up)'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후 재건 인프라 사업 및 비즈니스 여객 증가와 연계된 중동 노선 선점을 위한 전 세계 항공사들의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호재는 수익성 한계에 직면했던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에게 극적인 반전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국내 LCC들이 주력 노선인 동남아시아의 치안 문제와 무안공항 참사 이후 불거진 운항 안정성 논란 등으로 탑승객 증가율이 1%(대형사는 5% 증가)에 그치는 정체를 겪었다. 이에 주요 LCC들은 포화 상태인 단거리 노선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광동체기를 잇달아 도입하며 장거리 노선으로 영토를 확장해 왔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노선을 이관받은 티웨이항공 등은 유럽 중장거리 하늘길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장거리 비행일수록 유류비 부담이 막대하지만 이번 유가 급락과 영공 개방에 따른 직항로 복원으로 LCC들의 장거리 운항 원가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됐다. 대형사 대비 강력한 운임 경쟁력을 무기로 억눌린 여행 수요를 빨아들이며 장거리 노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전쟁 과정에서 피해를 본 중동 산유국 생산시설이 다시 정상 가동되고, 물류망이 정상화 되는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이 바로 적용되지는 않겠으나, 점진적으로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운영비 감소, 여행 심리 회복 등 실적 개선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품은 '메가 캐리어' 대한항공, 재무 리스크 털고 시너지 '폭발' 거시적 호재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는 단연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이뤄낸 국적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꼽힌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편입을 완료하며 국제 여객 점유율 50% 내외를 확보하고 여객·화물기 290여 대를 운영하는 '메가 캐리어'로 거듭났다. 그러나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뼈아픈 성장통도 따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공격적인 신형기 리스 도입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작년 3분기 기준 약 15조 원으로 치솟았고, 기재 감가상각비 증가와 LCC 자회사 부진 등으로 연결 영업이익률이 일시 하락(5.1%)한 상태였다. 한신평은 “유류비 비중이 높고 차입금 규모가 커 유가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내재해 있다"고 짚은 바 있다. 그러나 전체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30% 내외)을 차지하는 '연료 유류비'가 이번 호재로 대폭 삭감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유가 폭락과 영공 개방이 대한항공의 가장 큰 리스크인 '원가 및 재무 부담'을 단숨에 털어낼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가 내리긴 했지만 비상경영 체제가 곧바로 해제되진 않을 것이어서 아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비싼 미사일 대신 AI가 부딪힌다”…LIG D&A-니어스랩 대 드론 요격 체계, 글로벌 방공 시장 정조준

수만 달러에 불과한 소형 드론이 수백만 달러짜리 지대공 미사일 방어망을 위협하는 현대전의 '비대칭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K-방산을 대표하는 체계 종합 명가와 최고 수준의 AI 자율 비행 스타트업이 뭉쳤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efense&Aerospace, 이하 LIG D&A)는 자율 비행 유도 기술 기반의 드론 AI 기업 '니어스랩'과 손잡고 실전형 대드론 하드킬(Hard-kill) 솔루션 고도화에 나선다. 13일 LIG D&A는 제2 판교 하우스에서 신익현 LIG D&A 대표와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요격 드론 분야 사업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지난 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열린 ADEX 2025에서 하드킬 체계를 공동 전시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고, 이번 협약을 통해 본격적인 무기체계 공동 개발과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융합에 돌입한다. ◇전파 교란 뚫고 오는 적 드론, AI 기반 '초고속 직충돌'로 잡는다 초기 대드론 방어는 전파 교란이나 스푸핑 같은 전자전 중심의 소프트 킬 방식에 의존했다. 그러나 최근 전장에 투입되는 자율비행 공격 드론은 외부 통신이나 위성 항법 장치(GPS) 없이 자체 비전 AI로 지형을 인식해 침투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결국 요격체가 표적에 직접 충돌해 형태를 완전히 파괴하는 물리적 '하드킬' 방식이 최후의 방어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LIG D&A는 자사가 오랜 기간 구축해 온 세계적 수준의 레이더 탐지·지휘 통제(C4ISR) 인프라에 니어스랩의 AI 요격 드론 '카이든(KAiDEN)'을 플러그 인(Plug-in) 방식으로 이식하는 '개방형 혁신'을 택했다. 카이든은 최고 시속 250km의 기동력으로 전술 무인기를 속도에서 압도한다. 표적 반경 1km 내에 진입하면 전면에 장착된 비전 AI가 활성화돼 스스로 표적을 식별하고, 적 드론의 회피 기동까지 예측해 순수 운동 에너지로 직접 충돌하는 지능화된 킬 체인을 구현한다. 실제로 최근 군 시범 시험에서 카이든은 시속 60km로 비행하는 고정익 드론을 완벽히 격추하며 실전 능력을 입증했다. ◇170억 방사청 신속 시범 사업 정조준… 육·해·공 아우르는 라인 업 확장 양사 협력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방위사업청이 주도하는 총 170억 원 규모의 '대 드론 하드 킬 근접 방호 체계 신속 시범 사업' 수주다. 단 2년 안에 직충돌 전용 요격 드론을 개발하고 실전 운용성을 입증해야 하는 강도 높은 프로젝트다. 수많은 비행체 중 적 드론만 정확히 식별해 교전을 지휘하는 LIG D&A의 고도화된 체계 종합 역량과, 민간 상업 시장에서 검증된 니어스랩의 신속한 소프트웨어 중심 무인기 설계 역량이 결합된 이 컨소시엄은 수주전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사는 이번 사업을 교두보 삼아 전차·장갑차 상부에 장착하는 '차량 탑재형'과 해상 극한 환경을 견디는 '함정 탑재형', 보병 휴대형 등 다목적 파생형 플랫폼으로 개발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26조 원 글로벌 시장 공략…중동 사막부터 북미 대륙까지 패키지 수출 글로벌 대드론(C-UAS) 시장은 연평균 25.8% 폭발적으로 성장해 2035년 약 190억6000만 달러(한화 약 26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양사의 시선 역시 궁극적으로 이 거대한 글로벌 무대를 향해 있다. LIG D&A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시장에서 조 단위 수출 대박을 터뜨린 '천궁-II'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등 기존 대형 플랫폼에 니어스랩의 저비용 AI 요격 드론을 묶어 '다층 방공 패키지' 형태로 제안할 방침이다. 값비싼 미사일 소모에 부담을 느끼는 해외 고객국들에게 촘촘한 하층 방어망을 함께 제공하는 강력한 맞춤형 수출 전략이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진출 시너지도 크다. 니어스랩의 무인기 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중국산 기술을 철저히 배제한 독자적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미국의 까다로운 안보 심사 기준을 충족한다. 여기에 올해 초 미국 현지 독자 법인을 설립하고 유도 로켓 '비궁'으로 미 국방부 시험(FCT)을 전발 명중 통과한 LIG D&A의 굳건한 영업망이 더해지면 미군 획득망 진입도 빠른 시일 내에 가시화될 수 있다. ◇“단순 하청은 끝났다"… 2000억 상생기금으로 K-방산 생태계 혁신 이번 파트너십은 K-방산 생태계가 기존의 수직적 하도급 구조를 탈피하고 대기업과 딥테크 혁신 스타트업이 수평적으로 연대하는 '상생 협력'의 최고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다. 이를 증명하듯 LIG D&A는 이번 MOU 직후 방산업계 최초로 전담 최고위급 조직인 '상생추진단'을 신설하고, 올해 총 2000억 원 규모의 파격적인 대규모 상생 기금 운용 계획을 발표했다. 저금리 무역금융(1600억 원) 및 예금 지원(300억 원)은 물론, 대규모 해외 수출 사업 성공 시 막대한 영업 이익의 일부를 부품 협력사와 현금 인센티브로 공유하는 '수출 사업 성과 공유제(30억 원)'까지 방산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유망 스타트업을 1차원적인 하청업체가 아닌 글로벌 공동 진출의 '핵심 파트너'로 대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신익현 LIG D&A 대표는 “올해 새로운 사명과 함께 종합 항공우주·방산 기업으로 도약하는 LIG D&A의 여정에 니어스랩과의 협력은 미래 성장을 가속할 혁신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통합방공망 시장에서 대드론 요격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대한민국 방산의 주역인 LIG D&A와 글로벌 공동 전선을 구축하게 되어 책임감이 크다"며, “LIG D&A의 통합방공망에 니어스랩의 AI 요격드론 역량을 더해, 실전형 통합 대드론 솔루션을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철도 ‘운명 공동체’ 선언…현대로템, 1500억 풀고 생태계 대전환 이끈다

대한민국 철도 산업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출혈 경쟁과 수입산 저가 부품의 공세라는 내수 시장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기술 중심의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도약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이에 완성차 체계 결합 기업인 현대로템이 대규모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전격 가동했다. ◇“함께 숲을 이룬다"…1500억 유동성 수혈·860억 R&D 지원 12일 현대로템은 전날 경남 창원특례시 창원 공장에서 '2026 현대로템 레일 솔루션 상생 협력 컨퍼런스'를 열고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운명 공동체'로 규정하며 역대급 자금 지원과 기술 이전을 포괄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김종양 국민의힘 의원 등 지역구 국회의원과 50개 핵심 협력사 관계자, 현대로템 임직원 등이 대거 참석해 철도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고속철 최초 해외 수출에 이어 베트남 메트로 시장 진출이라는 값진 결실은 현대로템과 협력사가 함께 맺은 것"이라며 “글로벌 철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모든 철도산업 구성원들이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결속해야 한다"고 상생 의지를 천명했다. 현대로템은 협력사의 가장 큰 고충인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기존 700억 원 수준이던 동반 성장 펀드 규모를 올해 총 15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려 금리 감면을 돕는다. 또한 신한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 상생 금융 협약을 맺고 무역 금융과 보증, 우대 금리를 지원해 협력사의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에 든든한 금융 우산을 편다. 미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R&D 투자액은 과거 연평균 280억 원 수준에서 860억 원으로 대폭 늘린다. 아울러 올해 6500명 이상의 협력사 임직원에게 품질·생산 직무부터 AI 활용,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등 맞춤형 기술 교육을 전액 무상 제공하고 자체 보안 진단과 보안 라이선스 배포 등 전문 컨설팅으로 핵심 기술 유출을 최전선에서 차단할 방침이다. ◇생태계 위협하는 중국산 부품…현장선 “수명 주기 비용 따지는 '종심제' 시급" 현대로템이 전례 없는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벼랑 끝에 몰린 국내 공공 조달 시장의 뼈아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공공 철도차량 조달 시장에 만연한 '최저가 낙찰제'는 1단계 기술 점수만 넘기면 오직 단가만을 낮춘 업체가 수주를 독식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극단적인 출혈 경쟁 속에 원가 절감을 위한 저가 중국산 철도 부품 수입액은 2018년 약 4206만 달러에서 2023년 약 6887만 달러로 5년 만에 63.8% 폭증하며 전체 부품 수입액의 46%를 잠식했다. 검증되지 않은 저품질 부품의 범람은 최근 수도권 광역 전동차 고장 사태 등 시민 안전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50개 부품 협력사 대표들은 이날 현장에서 생존을 위한 호소에 나섰다. 이들은 검증된 기술 도입을 위한 입찰 참가 자격 조건 강화와 기술력 중심의 입찰 평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정책 건의서를 전달했다. 단순한 초기 도입 가격이 아니라, 열차의 30년 수명 주기 동안 발생하는 생애 주기 비용(LCC)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 심사 낙찰제(종심제)'로 패러다임을 당장 전환해야 한다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다. ◇국산화율 90% 달성한 'K-철도 원팀', 세계 무대 질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대로템과 협력사가 30년 넘게 이어온 끈질긴 기술 결속은 찬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대국민 영업 운행에 돌입한 시속 320km급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EMU-320)'은 경제성 등의 이유를 제외한 전체 부품의 90% 이상을 순수 국내 기술로 채우며 사실상 완전한 '기술 주권'을 증명했다. 탄탄해진 밸류체인을 무기로 현대로템은 중소 파트너사들과 'K-철도 원팀(Korea One Team)'을 꾸려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LA 메트로 전동차 사업(약 8845억 원)에서는 아예 현지에 전장품 조립 공장(HRSEA)을 세워 국내 협력사들을 동반 진출시켰고, 호주 퀸즐랜드(약 1조 2164억 원) 사업에서도 상생 진출의 활로를 뚫었다. 특히 K-철도 125년 역사상 최초의 고속철 수출인 우즈베키스탄(2700억 원) 사업과, 향후 1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베트남 북남 고속철도의 핵심 교두보가 될 호찌민 메트로 2호선(4910억 원) 턴키 수주는 대한민국 철도 기술의 우수성과 촘촘한 공급망의 위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쾌거로 평가받는다. ◇5조 규모 'KTX 대폐차' 골든 타임…생태계 살릴 국가적 결단 필요 글로벌 도약을 앞둔 K-철도 생태계의 명운을 가를 최대 분수령은 향후 수년 내 다가올 약 5조 원 규모의 'KTX-I 대폐차(노후 열차 전면 교체)' 사업이다. 2004년 도입된 1세대 KTX 46대가 설계 수명(30년) 도래로 교체가 시급하지만, 21조 원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는 코레일의 독자적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일반 광역철도와 달리 고속열차 전면 교체에 대한 국비 지원의 법적 근거가 부족해 관련 내용을 담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철도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허성무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창원 성산구)은 “차량 한 편에 들어가는 수천 개의 부품 하나하나에 협력기업의 기술과 땀이 배어 있다"며 “앞으로 추진될 KTX-I 대폐차 사업이 국내 기술과 부품 생태계를 지키고 키우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입찰 제도 개선과 철도 산업 지원 입법을 상임위에서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양 국회의원(국민의힘, 창원 의창구) 역시 “나무는 혼자서 숲을 이루지 못하듯, 현대로템과 협력사들은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며 K-철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당적 지원을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최소 5조 원 규모의 이 거대 내수 프로젝트가 구태의연한 최저가 입찰로 저가 외산 부품사들의 배를 불리는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엄격한 종심제를 통해 국내 300여 개 토종 협력사들의 생태계에 투명하게 재투자돼야만 이로써 확보된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가 인프라 수주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협력사는 현대로템의 중요한 동반자이자 철도산업 경쟁력의 핵심축"이라며 “앞으로도 상생협력 문화를 전방위로 확대해 K-철도가 세계 시장을 온전히 선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인터뷰] 최인욱 두산 WPC장 “韓 맞춤형 AI 관제로 K-풍력 생태계 굳건히 수호하겠다”

지난 8일 본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동 소재 '두산 윈드 파워 센터(Wind Power Center, 이하 WPC)'를 찾았다. 이곳에서 최인욱 WPC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두산에너빌리티의 풍력 사업에 대해 설명했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365일 24시간 끊김 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의 발전 수익을 방어하려면 교대 근무가 필수일 텐데, 현재 WPC에 상주하는 데이터 과학자·엔지니어 인력은 몇 명 규모이며 어떤 체계로 운용되는가. ▲총 11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 중 6명이 주·야간 교대 근무를 서며 24시간 관제 체계를 가동 중이다. 연내 3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풍력발전기는 기상 조건에 따라 야간에 자체적으로 일시 정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WPC에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즉각 재가동시켜 고객의 발전 수익 손실을 적극 방어하고 있다. -국산화 비율(LCR) 우대 제도가 철회되면서 중국 등 외산 터빈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다. 이 시점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창원이 아닌 제주도에 국내 최초 통합 관제 센터인 WPC를 구축한 궁극적인 목적과 O&M을 넘어 창출해 줄 실질적인 '경제적 부가 가치'는 무엇인가. ▲제주도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CFI)'로서 신재생에너지의 상징성이 가장 크다. 초기 센터 설립 결정 당시 해상 풍력 단지와 관제 센터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최적의 홍보 루트로 제주가 낙점됐다. 우수한 현지 인력을 채용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 WPC가 O&M을 넘어 기업에 창출해 줄 실질적 부가 가치는 고장 정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가동률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민간 발전 사업자들은 '경제성'을 따진다. WPC의 윈드 링크 예지 보전 솔루션을 적용했을 때 기존 사후 수리 방식 대비 운영 지출(OpEx)과 균등화 발전 단가(LCOE)를 얼마나 낮출 수 있으며, 어떤 장기 수익 모델로 연결되는가. ▲구체적인 절감 수치를 단언하긴 이르지만, 핵심 타깃은 '정비 시간 최소화'와 '계절 맞춤형 정비'다. 북해 등 유럽과 달리 한국은 봄, 가을, 겨울에 바람이 집중되고 여름에는 발전량이 크게 낮아지는 '한철 장사' 특성이 있다. WPC의 데이터 판단을 통해 바람이 불지 않는 여름에 선제적으로 정비를 마치고, 바람이 강한 계절에 발전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략이 경제성을 높이는 무기다. -제주 지역 발전 사업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빈번한 '강제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다. WPC가 전력 거래소의 준중앙 급전 제도에 맞춰 가상 발전소(VPP)의 앵커 자산으로 기능할 때 사업자의 수익 손실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가. ▲강제 급전 지시로 인한 물리적 수익 감소를 직접 보전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력거래소의 수요 예측에 맞춰 발전량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이행하느냐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주어진다. WPC는 이 예측 오차율을 최소화해 사업자가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받고 페널티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향후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특구 지정 등과 맞물려 WPC가 발전사를 대리해 전력 시장에 직접 입찰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고도화된 '에너지 애그리게이터(전력 중개 사업자)'로 도약할 청사진도 갖고 있는가. ▲크게 두 가지 모델을 준비 중이다. 단지 환경에 특화된 '발전량 예측 모델'과 하루 전 및 실시간(15분 전) 전력 시장에서 최고가로 입찰하는 '입찰 최적화 모델'이다. 현재 두산그룹 내부에서 이를 활발히 실증하고 있다. 이 솔루션들이 안착하면 향후 VPP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겠지만, 사업화 여부는 현재 사내에서 면밀히 검토 중이다. -베스타스·지멘스 가메사 등 방대한 스케일과 자본을 가진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맞붙었을 때, 복잡한 한국 전력망·급전 제도에 최적화된 두산 WPC만의 '경제적 현지화 우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유럽은 전력 계통망이 안정적이고 보장 제도가 잘 돼 있지만, 한국은 실시간 급전 지시와 출력 제어가 빈번하다. 이런 변동성 높은 환경에서는 훨씬 더 짧은 시간에 가장 낮은 오차율로 정밀하게 타기팅해 대응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복잡한 한국 계통망 특성에 가장 빠르고 유연하게 반응하는 제어 기술력을 안정화하는 것이 WPC만의 핵심 우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해외 부품망에 의존하는 경쟁사 대비 창원 본사와 연계한 신속한 부품 조달이 발전 사업자에게 수리비와 시간 측면에서 어떤 압도적 이점을 주는가. ▲컨버터나 기어박스 등 핵심 대형 부품에 결함이 생기면 외산 업체는 해외 수급과 해상 운송에만 최소 2~3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은 창원 공장의 인프라를 통해 한 달 내 조달이 가능하다. 다운타임(가동 중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압도적 이점이다. 올해는 설치와 운송 물류를 전담하는 T&I(Transport & Installation) 특화 조직도 신설해 효율을 한층 높였다. -관제실이 치명적 결함을 예측해도 현재 국내에는 투입할 선박(SOV, WTIV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로 인해 수리가 지연되는 타임 랙 리스크와 경제적 손실을 어떻게 방어할 계획인가. ▲중장비 없이 가능한 부품 수리는 각 단지가 상시 보유한 소형 선박으로 즉시 조치한다. 대형 크레인이 투입돼야 하는 결함의 경우, WPC가 AI 기반으로 3~6개월 전에 고장 징후를 선제 예측한다. 이 예측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매니저(PM)와 T&I 팀이 사전에 대형 선박 스케줄을 홀딩(예약)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타임 랙 리스크를 방어하고 있다. -글로벌 풍력 시장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로 이동 중이다. WPC 구축이 저렴한 외산 터빈으로 넘어가려는 발전 사업자들의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효과'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가. ▲가장 강력한 방어막은 결국 '발전량 극대화'다. 다난류, 계절풍 등 한국 고유의 가혹한 기후에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맞춤 설계된 국산 터빈에 WPC의 최적화된 정비 솔루션이 결합하면 외산보다 압도적인 발전량을 낼 수 있다. 나아가 선진사 수준 이상의 투명한 프리미엄 정보 공유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락인 효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향후 윈드링크 플랫폼을 베스타스의 'Vx+'처럼 타사 터빈의 SCADA까지 수용하는 '개방형 SaaS 생태계'로 확장할 비전이 있는가. ▲현재로서는 플랫폼 개방 계획이 없다. 지금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국산 기자재를 구매했을 때 WPC의 강력한 유지보수 서비스가 결합해 창출해 내는 압도적인 시너지를 고객사에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타사 터빈을 플랫폼에 수용하는 것은 독보적인 자사 레퍼런스가 충분히 축적된 이후의 과제다. -전력망 포화에 직면한 제주도라는 공간이 WPC의 전력 신사업 실증에 있어 어떤 핵심 테스트 베드 가치를 제공하는가.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침투율이 워낙 높아 육지보다 강제 출력 제어(급전 지시)가 압도적으로 자주 발생한다. 또한 국내 최초의 실시간 전력 입찰 시장도 제주에서 실증 중이다. 이처럼 시시각각 급변하는 계통망 포화 이슈 속에서 시스템이 얼마나 즉각적이고 안정적으로 반응하는지 극한으로 테스트하기에 제주도만큼 완벽한 무대는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1만 기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킨다. 80여 기 수준을 관리하는 WPC가 데이터 절대량 부족이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차별화 포인트는 질적 고도화다. 방대한 해외 데이터가 한국 환경에 100% 통용되지는 않는다. 한국은 고온 다습한 저풍속, 건조한 강풍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 복잡한 환경에서의 '정상 작동 패턴'을 집중적으로 학습해 예외 징후를 추출한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 전사가 보유한 뛰어난 AI 에이전트 역량을 결합, 단순 시계열 데이터를 넘어 정비 이력까지 종합 판단해 데이터 양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2025년 상업 운전에 들어간 제주 한림 해상 풍력(100MW)이 WPC 관제망에 편입될 예정이다. 이 자산 편입이 창출해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어떤 획기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는가. ▲두산그룹 전체 관점에서는 일부일지 모르나, 풍력 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엄청난 전환점이다. 기존 누적 공급량이 348MW 수준인데단일 프로젝트로 100MW가 편입되면서 WPC의 관리 용량이 단숨에 30%가량 점프하는 거대한 스케일 업(Scale-up)이다. WPC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들을 바짝 추격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WPC 역시 단순 고장 방지를 넘어 단지의 총수익 자체를 극대화하는 금융 공학적 제어 단계까지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인가. ▲그렇다. 그것이 WPC의 궁극적 지향점인 '어셋(Asset·자산) 관리 모델'이다. 현재 발전량 예측 모델과 입찰 최적화 모델을 융합해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고도화되면 향후 수개월 치의 기상과 고장 확률을 연계해 고객사에게 “언제 어떻게 입찰해야 최대 총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제안하는 종합 솔루션으로 진화할 것이다. -센서 기술이나 예지보전 AI 고도화를 위해 국내 IT 벤처나 데이터 과학 전문 기관 등 외부 기업과 적극 협력할 계획이 있는가. ▲풍력 관제 데이터는 아직 쌓이기 시작한 소중한 핵심 자산이라 당장 외부로 API를 개방하는 것에는 신중하다. 다행히 두산그룹 내에는 제조업 데이터 특화 AI 솔루션을 전담하는 뛰어난 AX(AI 전환)·UX 전문 조직이 있다. 현재는 자체 전담 조직의 역량을 활용해 플랫폼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향후 자산 규모가 획기적으로 커지면 외부 협력도 검토할 예정이다. -해킹이나 랜섬웨어 등으로 중앙 통신망이 마비될 경우에 대비한 관제-제어망 분리 조치와 무중단 백업 프로토콜은 어떻게 설계돼 있는가. ▲해킹으로 통신망이 끊기더라도 현장의 터빈 내부에는 독자적인 로컬 제어 프로토콜(PLC·OT 영역)이 작동하고 있어 오작동이 원천 차단된다. 또한 단지 자체는 폐쇄적인 하드 와이어링 기반으로 구축돼 있으며 두산 클라우드를 통해 이중 백업을 진행한다. 아울러 한전KDN,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국가 기관과 컨소시엄을 맺고 해상 풍력 사이버 보안의 국가 표준 가이드 라인을 세우는 국책 과제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2030년 100조 원 규모로 커질 대한민국 해상 풍력 시장에서 해외 자본의 파상 공세에 맞서 WPC가 국내 풍력 생태계를 수호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어떤 위상으로 우뚝 서길 바라는지 포부를 밝힌다면. ▲포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해외의 방대한 범용 데이터로는 결코 짚어낼 수 없는 한국 특유의 복잡한 지형과 환경 요인에 완벽히 특화된 국내 1위의 예측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다. 둘째, WPC의 뛰어난 분석 결과를 고객이 직관적이고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UI 플랫폼을 혁신하는 것이다. 셋째, 치열하게 축적한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고객사와 학계 등 국내 산업 생태계에 아낌없이 전파해, K-풍력의 체급을 견인하는 진정한 '교육과 혁신의 허브'로 우뚝 서겠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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