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부진에 빠진 이디야커피가 돌파구로 글로벌 사업 확장과 리브랜딩 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성급한 속도전보다 해외 현지 상황·가맹점주 환경 등을 다방면으로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디야커피가 글로벌 사업을 재개한 지 3년차임에도 해외 매장 수가 고작 2곳으로 출점 속도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 2005년 이디야커피는 중국 베이징에 해외 가맹점 1호점을 선보였으나, 3년 만에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2023년 12월 개장한 미국령 괌 1호점에 이어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1호점까지 사업 보폭을 넓혔지만, 올해 들어서는 신규 매장을 출점한 사례가 없다. 당초 예고했던 시기와 달리 출점 일자도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개장 예정이던 괌 2호점은 준비 작업을 대부분 마친 상태이나 개장 타이밍 등을 놓고 현지 가맹점주와 협의 중인 단계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1호점 개점 당시 오는 2029년까지 현지 가맹점만 200곳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반 년이 지난 지금까지 1곳에 그쳐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규 진출국 개척도 난항을 빚는 분위기다. 앞서 이디야커피는 라오스 최대 민간기업 코라오그룹 계열사인 '그랜드뷰프라퍼티'와 손잡고 이달 중 라오스 첫 현지 매장을 선보이고, 향후 캄보디아·미얀마까지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올 가을로 라오스 1호점 출점 시기를 변경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해외 사업뿐 아니라 내수 사업도 굼뜬 리브랜딩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문창기 회장이 신년사에서 경영 위기 타개책으로 리브랜딩 계획을 발표했으나, 1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유명인 광고모델·협업 상품·새 메뉴 출시 등 마케팅·제품군 강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진척도를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핵심인 인테리어 개선 부분은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 공사 등에 점주 동의·투자가 불가피한데,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투자를 압박할 수 없는 분위기다. 경영 부담은 실적에도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2778억원을 기록한 이디야커피 매출은 이듬해 2756억원으로 0.8%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12.2% 떨어진 2420억원으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2023년 82억원으로 전년(100억원) 대비 18.1% 급감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7억원으로 18.3% 올라 그나마 위안이 되나, 여전히 100억원을 밑돌고 있다. 다만, 이디야는 리브랜딩 작업을 무리한 속도전보다 지금처럼 단계적 변화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본사 차원의 투자로 마케팅과 제품 부문에서 먼저 변화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상권별 특성, 매장 상황을 고려한 인테리어 개선 등도 순차 적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